태양의 노래 새 아침의 기도
마리아의 순명 사랑의 불지르며
예수님과 성모님과 함께 기쁨을 찾는 기쁨
묵주의 기도 인생을 노래하듯
길은 열려있다네 꽃샘 바람
나는 보았네 마음을 거울처럼
  성모님을 따르면 기쁨 꽃
  귀천 어머니의 방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태양의 노래

비할 데 없이 높고 전능하시고 착하신 주님이시여!
찬미와 영광과 명예와 모든 축복은 당신의 것이오니
이것들은 모두 당신께로 돌아가야 하는 것
진실로 당신의 이름을 부르기에 어울리는 자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어.

인하여 찬미 받으소서 내주님
온갖 피조물 가운데
그 중에도 내 형제인 태양 안에서.
태양은 낮을 만들고
주님에 의하여 우리를 비추나니

그는 그 얼마나 아름다우며
그 얼마나 크나큰 광휘를 발하고 있는가.
참으로 높으신 주님이시여!
그는 당신의 소식을 예고하나니.

찬미받으소서 내 주님
자매인 달과 무수한 별로 하여,
당신은 그것들을 하늘에 뿌려
빛도 밝고 고귀하고 아름답게 해 주셨거니.

찬양하라 내 주를
형제인 바람 가운데,
또한 공기와 구름과 맑게 개인 하늘과
당신의 피조물 온갖 것을 떠받치는
일체의 날씨 가운데

찬미 받으소서 내 주님
자매인 물로 하여
물은 이로우며 겸손하며 고귀하고 맑은 것

소리 높여 찬양하라 내 주를
형제인 불로 하여
당신은 이 형제로 밤을 밝혀 주시나니
불은 지극히 아름답고
즐거우며 힘세며 늠름하여라

찬미 받으소서 내 주님
우리들의 자매 어머니인 땅으로서
땅은 우리들을 기르고 가르치며
무수한 과실과 색색의 풀과 꽃을 낳게 하나니

오오 찬양하라 내 주를
당신에의 사랑을 위해 서로 용서하고
병과 고통으로 참는 자로 하여
행복하여라

끝까지 평안하게 참아내는 자
그들은 당신으로부터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며
당신으로부터 영원의 관을 받으리라

찬양하라 내 주를
자매인 물체의 죽음으로 하여
이 세상에 삶을 받는 자
그 자매로부터 도망치지 못하리

죄 가운데서 죽는 자 지극히 두려우며
당신의 거룩한 뜻 안에 머무는 자
그 얼마나한 기쁨이랴
제 2의 죽음도 마침내
그들을 해치지 못하리.

오오 주를 찬미하고 주를 찬양하라
주께 감사하고 주께 봉사하라
겸손하게 그리고 엄숙하게.


- 성 프란치스코







새 아침의 기도


새아침에
꽃씨 하나 받게 하소서
작고 단단한 꽃씨 어루만질 때
씨앗 한 점에 우주가 담긴
그 신비, 느끼게 하소서

꽃나무 모종 하나 가슴에 품고
새봄 맞게 하소서
꽃나무 모종 하나 뜨락에 심고
실비 내리는 새벽 바라보게 하소서

햇빛 이들거리는 날
뜨거운 바람 번득일 때
백일홍, 채송화, 과꽃, 접시꽃…
사람의 마을에 붉은 꽃 가득 넘쳐
그 꽃밭에서 서로 사랑하게 하소서

마침내
산그늘 홀로 무거워지고
사람의 마을에 가을이 오면
그늘 속에 맑은 열매 줍게 하소서

흐린 하늘과 차가운 바람 속에
저희가 너무 오래 떨었사오며
거친 말, 욕된 날, 무서운 밤을
저희가 너무 오래 겪었사오니

새 아침에
단단한 꽃씨 한 점 내려 주시어
거기서 실비 내리는 새벽과
이들거리는 사랑 보게 하시고
그늘 속에 맑은 열매 기다리게 하소서

- 조창환 토마스 데 아퀴노 시인





사랑의 불지르며


맨살 바람으로 울고 있네.
지천으로 솟아 오르는
찢어진 가슴 뜨거운 사랑
실핏줄 떨리는 목간악기의
생명의 울림으로 울고 있네.

오직 한 목숨 한 생애
초개와 같이 죽어야 살으리라는
영원한 생명의 법칙.

피묻은 십자가 부여잡고
불지르며 불지르며
사랑에 불지르며

믿음의 절대음표인
우주적인 사랑의 고통으로
하늘과 땅을 가교하여
닫혀진 생명의 문 열고
주님 제단에 초석이 되어
일편단심 온전히 제물 봉헌되신
103위 순교 선열들.

그 넋 피눈물로 흩뿌려져
뜨거운 맥박 푸르게 숨쉬는 9월이 오면
절박한 sos의 구원 요청으로
목이타는 이 난기류의 시대에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샘.

구원의 주가 되신
그리스도를 심고 그리스도의 복음전하는
103위 순교 선열들의 후예답게
불지르며 불지르며
온 천지 불지르며

첫눈 뜬 새벽 같은 신선한 왕국,
그리스도의 왕국 건설하는
우리가 되어야 하리
우리가 되어야 하리.

- 순교자 성월에 부쳐 글 박송죽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 끝내는날,
가서 아름 다웠다고 말하리라.

- 천상병






마리아의 순명

예쁘게 조각된
당신의 잔잔한 미소에
저희 마음을 멈추지는 말게 하십시오.

자칫
외롭고 잔혹한 죽음을 각오하면서 자신을 바친
당신의 갈등과 고통을 잊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느 성당이나
마당에 우뚝 서 계신 당신에게
뭇 신상들에게 하듯
그렇게 절하지 말게 해 주십시오.

자칫
하늘의 여왕이 된다는 영화로움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은 채
이 세상에 사랑과 구원이 오기를 바라는 간절함에
그저 종으로 쓰이기를 원하셨던
그 순수한 겸손이 때묻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의
고백을, 수동적 응답으로 그저 다소곳한 여인네의 응답으로
생각지는 말게 해 주십시오.

자칫
교만한 자들을 흩으시고 권세 있는 자를 내치시고
부유한 자를 빈손으로 보내시러
미천한 이를 끌어올리시고 주리는 이를 은혜로 채워주시러
오실 분에게, 그 뜻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온몸을 내어던진 실천적 순명이
신비주의적인 감상으로 그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연희 수녀(천주섭리회)/ 1998년 8월



예수님과 성모님과 함께

성모님과 함께 즐겁게 살고,
성모님과 함께 모든 시련을 견디어 내며,
성모님과 함께 일하고 성모님과 함께 기도하며,
성모님과 함께 여흥을 하고, 성모님과 함께 쉬어라.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을 찾아라.
그리하여 그대의 팔에 예수님을 안고,
예수님과 성모님과 함께 나자렛에서 살 집을 마련하여라.

성모님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가고, 십자가 곁에 머무르며
그대 자신을 예수와 함께 묻으라.

예수님과 성모님과 함께 부활하고,
예수님과 성모님과 함께 하늘나라에 오르고,
예수님과 성모님과 함께 살고 죽으라.

토마스 아 캠피스

묵주의 기도

산 내음 나는 향나무 묵주 하나의
지극한 보배로움이여

평일에도 묵주를 쥐고 당신 앞에 오면
난(蘭)처럼 향기로운 마음이여

흩어졌던 생각이 한자리에 모이고
외출했던 사색도 돌아와 앉아
나의 기도는 둥글게 장미를 피움이여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를 소박한 마음으로 외울 때마다
예수를 낳은 마리아의 환희를
예수를 잃은 마리아의 고뇌를
그리고 부활의 예수를 얻은 마리아의 승리를 함께함이여

성체등 깜박이는 성당에서
촛불이 타오르는 방 안에서
산책을 하는 길가에서
묵주를 든 손은 언제나 겸허하고 따뜻한 믿는이의 손
예수와 마리아가 결합하듯 나도 그들과 하나되는 은총이여

가까운 이웃과 함께 모르는 이웃과도 하나되고
산 이들과 함께 죽은 이도 하나되는 신비여

베들레헴의 길을
갈바리아의 길을
엠마오의 길을 마리아와 함께 앉아서도 걸어 가는
가장 아름다운 나의 기도 우리의 기도

오늘도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거리는
단단한 묵주 하나의
빛나는 보배로움이여

이해인(李海仁)







기쁨 찾는 기쁨

평범하고 단조로운 일상생활
권태나 우울에 빠져들다가도
재빨리 기쁜 쪽으로
방향을 돌릴 수 있는 슬기를
구하고 싶다
매일 보물찾기라도 하듯이
'기뻐할거리'를 찾는다면
불평의 습성도 차츰 달아나고 말테지
기쁨을 찾는 기쁨만으로도
나의 삶은
더욱 풍요로울 것이다
안에서 만드는 기쁨은
늘 힘이 있다


- 이 해 인 -





인생을 노래하듯


플랫
때로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을
잃고 또 버려야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다 내 것일 수 없듯
가끔은 플랫의 내림음처럼
그렇게 조금씩 비우고 양보하여야 한다

제자리표
그래, 현실을 돌아보는 거다.
지나간 과거를 움켜쥐고 있을 필요가 없다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지금의 제자리를
둘러부는 거다


언제나 우리 인생의 결과가
더하기였음 좋겠다
무리한 요구도 아닌,
그저 반 음 올릴 수 있는 샵의 의미를
또 우리의 미래를 욕심 없이 기대해 보는 거다.
인생을 노래하듯이 말이다.


- 작자 미상 -





꽃샘 바람

속으로 나를 좋아하면서도
만나면 짐짓 모른 체하던
어느 옛 친구를 닮았네

꽃을 피우기 위해선
쌀쌀함 냉랭함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얄밉도록 오래 부는
눈매 고운 꽃샘바람
나는 갑자기
아프고 싶다.

- 이해인 -





마음을 거울처럼

당신이 착하기 때문에
좋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음을 거울처럼 하여야
거울은 사물을 비추되,
사물이 아직 오지 않았을 때는
앞서서 미리 받아들이지 않으며,

사물이 앞에 왔을 때에도
미워하거나 좋아하는
차별을 하지 않으며,

물건이 사라진 후에는
집착하여 잡아 두지 않는다.
이와 같이 마음도
항상 고요하게 비추지만

미래에 대해 성급하지 않으며,
현재에 대해 차별하지 않으며,
과거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다.

- 죽창수필 : 주굉 -




기쁨꽃

한번씩
욕심을 버리고
미움을 버리고
노여움을 버릴 때마다
그래그래
고개 끄덕이며
순한 눈길로
내 마음에 피어나는
기쁨 꽃, 맑은 꽃

한번씩
좋은 생각하고
좋은 말하고
좋은 일할 때마다
그래그래
환히 웃으며
고마움의 꽃술 달고
내 마음 안에 피어나는
기쁨 꽃, 밝은 꽃

한결같은 정성으로
기쁨 꽃 피워내며
기쁘게 살아야지
사랑으로 가꾸어
이웃에게 나누어줄
열매를 맺어야지

- 이해인 -




어머니의 방

낡은 기도서와
가족들의 빛 바랜 사진
타다 남은 초가 있는
어머니의 방에 오면
철없던 시절의
내 목소리 그대로 살아있고
동생과 소꿉놀이하며 키웠던
석류빛 꿈도 그대로 살아있네

어둡고 고달픈 세월에도
항상 희망을 키웠던
어머니의 조각보와
사랑을 틀질했던
어머니의 손재봉틀을 만져보며

이제 다시
보석으로 주워담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의 세월이

나에겐 웃음으로 열매 맺었음을
늦게야 깨닫고 슬퍼하는
어머니의 빈 방에서
이젠 나도 어머니로 태어나려네

- 이해인 -



길은 열려 있다네

누구에게나 길은 열려 있다네.
한 가닥 외길, 여러 갈래 길,
또다른 길이.

착한 영혼은 높은 길을 오르고
낮은 영혼은 낮은 길을 더듬네.
다른 영혼들은
이리저리 헤매네,

저 안개 낀 들판 사이를.
길은 열려 있다네, 누구에게나.
높은 길과 낮은 길이.

그대는 골라야 하리,
제 영혼이 가야 할 길을.

- 죤 옥센함 / John Oxenham





나는 보았네

나는 보았네,
장미꽃에 어린 주님의 피를.
그 눈의 영광은 별빛 속에 영롱하고
순백(純白)의 영원 속에 그의 몸은 빛을 뿜네.
하늘에서 떨어지는 당신의 눈물이여.

나는 보았네.
꽃송이 송이 안에 주님의 얼굴,
천둥과 새소리도 당신 목소리.

바위엔 권능으로 당신 말씀 입히시고
어딜 가도 느껴지는 당신 발자취.
고통의 심장 박동

바다 물결 일게 하고,
온 세상 가시나무 주님 머리 찌르니
나무 하나하나마다 주님 지신 십자가일세.


- 요셉 마리아 플랑켓 / Joseph Mary Plunkett




성모님을 따르면

성모님을 따르면 길 잃지 않고,
성모님을 부르면 실망치 않네.
성모님을 생각하니 헤매지 않고,
성모님이 붙드시니 떨어질 리 없네.

성모님이 감싸면 두렵지 않고,
성모님이 이끄시니 지치지 않아,
성모님의 도움으로 목표에 이르네.

- 성 베르나르도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어디에 계시든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 어머니.

제 앞길만 가리며
바삐 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혀지면서도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안은 어머니.

당신의 고통 속에 생명을 받아
이만큼 자라 온 날들을
깊이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기쁨보다는 근심이
만남보다는 이별이 더 많은
어머니의 언덕길에선
하얗게 머리 푼 억새풀처럼
흔들리는 슬픔도 모두 기도가 됩니다.

삶이 고단하고 괴로울 때
눈물 속에서 불러보는
가장 따뜻한 이름, 어머니
집은 있어도
사랑이 없어 울고 있는
이 시대의 방황하는 자식들에게
영원한 그리움으로 다시 오십시오. 어머니.

아름답게 열려 있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번번히 실패했던 어제의 기억을 묻고
우리도 이제는 어머니처럼
살아있는 강이 되겠습니다.
목마른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푸른 어머니가 되겠습니다.

- 이해인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