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주의 독서 메모 ] 130권-136권

금주의 독서 메모 #130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MEDUGORJE/메주고리예 ]

- 지은이(편역) : 서울마리아센터
- 펴낸데 : 도서출판 서울마리아센터
- 출판일(발행일) : 2002.5.7 – 104p (비매품)
- 지은이 프로필 : 서울마리아센터는 예수님을 통하여 성부의 사랑으로
우리를 이끄시고자하시는 성모님의 사랑을 선포하고자 설립
- 내 용 :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舊 크로아티아)의 메주고리예의 성모 발현과
중요 장소, 발현 증인, 공동체들, 축일, 전례기도문, 미사통상문 등이 수록된
메주고리예 순례 가이드북



[ 표지의 글 ]

- 서울마리아센터는 예수님을 통하여 성부의 사랑으로 우리를
이끄시고자 하시는 성모님의 사랑을 선포하고자 설립되었습니다.
서울마리아센터는 피정과 순례를 겸한 다양한 순례 일정이 준비
되어 있습니다. 일상 안에서 주님을 찾고자 하시는 여러분과 함께
하길 원합니다. … 신앙 여정에 큰 기쁨이 되는 순례가 되도록 늘
노력 하고 기도하겠습니다.


[ 차 례 ]

01. 성지 순례란?
02. 기도란?
03. 마리아 공경의 의미
04. 메주고리예의 발현
05. 메주고리예 중요 장소 소개
06. 메주고리예에 대한 교황님의 생각
07. 오늘날의 발현 증인
08. 메주고리에의 공동체들
09. 메주고리예의 축일
10. 교회와 발현 언덕에서의 행동
11. 슬라브코 바르바리치, 요조 조브코 신부
12. 메주고리예 전례 기도문
13. 메주고리예 전례에 따른 미사통상문
14. 묵주의 기도
15. 부록(기도문 등)


< 참고 : 본 책자의 글들은 독서 메모자 본인이 순례했던 2002년 이전까지의 내용임 >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는 유럽 동남부 발칸반도 서부에 위치하며, 수도는 사라예보.

[ 1. 성지 순례란 ? ]

- (성지란) 구세사의 업적이 펼쳐지고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의 배경이 된 팔레스티나 전역을 교회는 성지(聖地, 라틴어로 Terra Sancta)라고 부른다. 따라서 엄밀한 뜻에서 성지순례란 이곳을 찾아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체의 신심행위를 말한다. 전승에 따르면, 성모마리아께서는 그리스도의 수난, 부활, 승천 후에 예루살렘에 사는 부인들을 데리고 자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가던 길을 걸으셨다. 이를 본받아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이 살다가 가신 예루살렘을 참배하였다. 그러지 못한 이들은 ‘십자가의 길’을 하거나, 주님을 본받아 거룩하게 살다간 선조들, 특히 순교자의 무덤이나, 순교지 등을 찾아가 거룩한 얼이 스며있는 순례지들을 찾아 영성적인 유익을 얻었다. 초세기의 그리스도인들은 특히 예수님과 관련된 장소들을 성지(聖志)로 구분하여 불렀는데, 이는 ‘거룩한 땅’, ‘주님이 나신 나라’라는 뜻으로 성지라 했다. 초기에는 예수님과 관련 된 곳만을 성지라 불렸으나, 차츰 성모님과 관련된 발현장소나 사도들, 순교자들 나아가 성인들과 관련된 순례지 까지 성지라 부르고 있다.

- (순례란) 아담과 하와가 에덴 낙원을 떠나 불확실한 미래와 미지의 세계를 떠난 이래, 순례는 인간의 삶이 되었다. 성지순례는 신심 생활의 한 표현이자 하느님을 체험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차리기 위한 교과서인 것이다. 초 세기의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계시가 특별히 구체적으로 나타난 장소인 팔레스티나를 순례했다. 하느님께서는 보잘 것 없는 이스라엘 백성을 가려 뽑아 이루시고 예수께서 복음을 선포하며 활동하였던 곳들을 찾아 계시의 원천을 확인하고 자신의 신앙을 더욱 견고히 하고자 했던 것이다. 우리의 나날이 삶의 순례의 여정이며, 나아가 신앙인으로서의 한 걸음 한 걸음이 하느님을 향한 순례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예루살렘을 향해 이루어졌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순례는 그리스도교에 들어오면서 하느님께 대한 흠숭의 의미뿐 아니라 회개의 행위로 인식되어졌다. 나아가 성인에 대한 존경의 행위, 혹은 영적인 은혜를 받기 위한 행위나 받은 은혜에 감사드리기 위한 행위로 점차 그 의미가 넓게 받아들여졌다.

- (성지순례의 자세) 우리는 순례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되찾고 영적으로 새로 태어나는 체험을 하기 위해 순례를 떠난다. 이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가기 위해 순례를 떠난다. 이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가기 위해 나와 하느님을 생각하며 순례의 길을 가기로 하자. 하느님과 예수님, 성모님만을 생각하고 성인들의 발자취를 밟아보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경건한 마음과 자세로 임하며, 그분들이 뜨겁게 만났던 하느님을 우리도 만날 수 있게 마음을 열고 간절히 기도하자. … (1베드 2,11-12) … 새로운 삶을 열어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잠시 묵상의 시간을 가지자.


[ 2. 기도란 ? ]

- (기도는)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하느님께로 향하고 하느님과 대화하고 의지, 애정, 활동 전부가 하느님께로 올려져서 하느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이루는 신앙 행위를 말한다.

- (기도의 자세) 1. 진실해야 한다. 2. 계속적으로 인내심이 있고 그 의도하는 바가 하느님의 뜻에 알맞아야 하며 꼭 이루어지리라는 확실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3. 하느님의 존재를 명확하고 객관적인 사실로 하느님께 모든 것을 바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4. 내 마음이 하느님 속에 머무른다는 자세로 하느님께 모든 것을 바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동경하며 그를 사랑하고 결국 그분의 의향대로 그분을 소유하고 나도 그분의 소유가 되기를 갈망해야 한다.

- (기도의 구성) 기도의 구성은 흠숭, 감사, 청원, 그리고 통회에 있으며, 이와 같은 요소들로 구성되는 것은 다음과 같다. * 흠숭의 요소는 하느님과 위대한 초월적 존재의 나약한 인간의 절대적 의존성을 … * 감사의 요소는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를 … * 청원의 요소는 무엇을 요청함과 소망을 아룀이며 * 통회의 요소는 지은 죄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기도의 목표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도를 드리는 당사자가 몇 가지의 자질이 필요하다. 그것은 기도 중에 분심이 생기더라도 정신을 집중하여 열심히 기도해야 하고, 그 의도하는 바가 하느님의 뜻에 맞아야 하며, 꼭 이루어지리라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결코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꾸준히 해야 한다.

- (우리의 기도) 기도는 하나의 성장 과정이다.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신다는 겸허한 믿음의 자세로 맨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순간적으로 깊이 있게 기도와 친숙하게 되는 것도 하느님이 주시는 특별한 은총이다. 기도는 마음으로 쉽고 간단하게 시작하는 것이며, 하느님의 은총 안에 내 맡기는 것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시작한 기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향상될 것이다. 내일의 기도는 오늘 시작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하며, 이 순간 기도를 시작하자.


[ 3. 마리아 공경의 의미 ]

- (마리아) 그리스도의 모친으로 흔히 복되신 동정 마리아라 불린다. 성부와 같으신 그리스도가 마리아에게서 인성을 취하시고 강생하신 후 구속 사업을 수행하심으로 마리아는 구원사에서 특이하고 중요한 위치에 서신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마리아를 여러 이름으로 부르며 우리의 영적인 모친 및 교회의 어머니로 여겨졌다.

- (새 이브) 구약의 첫 여인인 이브는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으로 세상에 죽음과 불행을 가지고 왔으나, 마리아는 순종함으로써 생명의 원천인 그리스도를 낳으심으로써 세상에 축복과 구원을 가져왔다.

- (동정녀) 그리스도는 성령의 능력으로 잉태되어 나셨으며, 이것은 그리스도의 구원활동이 인간에게서 오는 것이 아닌 하느님의 권능에 의한 것임을 드러낸다. 마리아가 그리스도를 낳은 뒤에도 평생 동정으로 지내셨음을 에페소 공의회(AD 431년) 때에 공인되어 일컬어져 왔다.

- (충만한 축복을 받은 마리아) 마리아는 다른 이들이 세례 때 받은 은총을 출생 이전에 미리 입음으로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도록 불림을 받았다(무염시태). 지상 생활 후 육신과 영혼이 천사의 영광으로 올림을 받으셔서 부활한 그리스도와 일치함으로써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가 장차 그리스도와의 일치로 누릴 구원을 보여 주셨다.

-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에게서 난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성부와 동일한 신성을 지니기에 마리아는 하느님의 모친이 된다.

- (중개자와 영적 어머니) 마리아는 하느님과 인간의 유일하고 참된 중개자인 성자를 낳은 모친이시기에 그리스도의 구원활동과 밀접하고 탁월한 관계를 진니다. 자신의 신앙과 성자와의 일치를 통하여 구원활동에 완전하게 참여하고 잇을 뿐 아니라 승천 후에도 그리스도 신비체인 교회의 영적 모친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인류 구원에 온전히 이바지하고 계시며 마리아 자신의 전구로 교회에 구원의 은총을 얻어주신다.

- (마리아 공경의 의미) 우리가 마리아를 공경함은 하느님의 어머니인 거룩한 동정녀를 존경하고 자녀다운 사랑을 드리며, 마리아의 덕행을 본받기 위함이다. 마리아는 아들이신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에 뗄 수 없도록 결합되어 있기에 구원받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어머니께 드리는 응답인 것이다. 마리아의 공경은 본질상 진리와 생명, 은총과 덕행의 근원인 성자 그리스도께로 향하는 것인 만큼 그리스도 중심적 의미를 지니는 것에 그 타당성이 있는 것이다.


[ 4. 메주고리예의 발현 ]

- 1981년 6월 24일, 크로아티아(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의 메주고리예의 작은 산골 마을에서 6명의 어린이에게 성모님께서 발현하셨다. 이반카 이반코비치(여), 미리아나 드라기세비치(여), 이반 드라기세비치(남), 이반 이반코비치(여), 밀카 파블로비치(여), 비치카 이반코비치(여)는 발현의 언덕에서 아기 예수님과 함께 계시는 성모님을 보았다고 발표하였다. 다음날인 1981년 6월 25일에 이반 이반코비치와 밀카 빠블로비치는 더 이상 성모님을 뵙지 못하고 새로운 두 아이, 마리아 빠블로비치(여)와 야곱 콜로(남)가 성모님의 발현을 보게 되었다.

- (첫째 날) 이날 저녁 6시경에, 포드브로드라고 알려져 있는 언덕에서 아이들(이반카 이반코비치, 미리아나 드라기세비치, 비치카 이반코비치, 이반 드라기세비치, 이반 이반코비치, 밀카 파블로비치)은 팔에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젊은 여인을 보았다. 그녀는 그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가까이 올라 오라는 것을 몸짓으로 가리켰다. 그들은 즉시로 그분이 성모님이라고 생각하였지만 놀라고 두려웠던 아이들은 집으로 도망을 쳤다.

- (둘째 날) 1981년 6월 25일, 아이들은 성모님을 다시 보고 싶다는 희망으로 지난번에 성모님께서 나타나셨던 똑같은 장소에서 한번 더 만나기로 합의하였다. 불현 듯 갑자기 빛이 번쩍이었다. 아이들은 위를 올려다보았고 성모님을 보았다. 이때는 아기가 없었다. 성모님께서는 기쁘게 웃고 계셨고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우셨다. 성모님께서는 손으로 가까이 오라고 그들을 가리키셨다. 스스로를 버티고 있던 아이들은 성모님께 다가갔다. 그들은 즉시 무릎을 꿇고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기도하였다. 성모님께서는 그들이 성모송을 바칠 때를 제외하고는 그들과 함께 기도하셨다. 기도가 끝난 후 성모님께서 이아들과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먼저 이반카가 두 달 전에 돌아가신 그의 어머니에 관해 성모님께 여쭈어 보았다. 그리고 마리아나는 어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들이 거짓말을 한다거나 미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위해 사람들에게 보여줄 어떤 표징을 주실 것을 성모님께 요청하였다. 마지막에 성모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너희와 함께 계신다. 나의 천사들아!” 라는 말씀을 하시고 아이들을 떠나셨다. 그전에 아이들이 다음날도 성모님을 뵐 수 있는가를 여쭈어 보았을 때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하셨다. 발현증인들에 따르면 우연한 만남의 모든 일은 형언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날은 첫째날 함께 있던 2명(이반카 이반코비치, 밀카 파블로비치)이 빠졌었다. 그들 대신 마리아 파블로비치와 야곱 콜로가 있었다. 이 여섯 명의 아이들은 이날 이후로 성모님께서 그들에게 정기적으로 나타나신다고 한다. 발현 첫째 날에 있었던 밀카 피블로비치와 이반 이반코비치은 성모님을 보고싶다는 바램으로 발현 장소에 돌아가 보았으나 다시 성모님을 볼 수 없었다.

- (셋째 날) 1981년 6월 26일, 기대로 가득 찬 아이들은 6시쯤 기다렸는데 그 시간은 지난날에 성모님께서 발현하신 시간이었다. 그들은 성모님을 만나기 위해 같은 장소로 향하여 가고 있었다. 그들의 기쁨은 존재할 이 모든 일의 결과에 대하여 두려움과 걱정이 섞였으나 그들은 매우 행복하였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성모님을 만나기 위하여 그들을 이끄는 어떤 내적인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은 걸어가고 있던 도중에 갑자기 빛이 세 번 번쩍였다. 이것은 아이들과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성모님의 소재를 가리키는 표시였다. 이 셋째날 성모님께서는 그 전날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서 발현하셨다. 즉시 성모님께서는 사라지셨으나 아이들이 기도하기 시작할 때 다시 나타나셨다. 성모님은 기분 좋게 밝은 모습이셨고 잔잔히 미소 짓고 계셨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성모님의 아름다움은 말할 수 없이 압도적인 것이었다. 아이들이 그들의 집에서 출발할 때 어떤 할머니들은 그들에게 그것이 사탄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도록 하기 위해 성수를 가지고 가라고 일러 주었다. 그들이 성모님과 함께 있었을 때, 비치카가 성수를 집어 들어 “만일 당신이 복되신 어머니라면 머물러 있고, 아니라면 우리에게서 떠나라” 하고 말하며 성모님이 보이는 방향으로 뿌렸다. 이때 성모님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아이들과 함께 남아 계셨다. 그런 다음 미리아나가 이름을 여쭈었을 때 성모님께서는 “나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이다.”라고 대답하셨고 같은 날 발현산 아래에서 성모님께서는 한 번 더 발현하셨다. 그러나 이때는 “평화, 평화, 평화”라고 말씀하시면서 마리아나에게만 나타나셨다. 마리아나는 성모님 뒤에 십자가를 볼 수 있었다. 성모님께서 다음 말을 우시면서 반복하셨다. “인간 사이의 평화, 하느님과 인간사이의 평화가 있기를”. 이 일이 있었던 지역은 발현언덕의 묵주기도 장소까지 약 반 정도 되는 곳이었다.

- (넷째 날) 1981년 6월 27일, 성모님께서 아이들에게 세 번 나타나셨다. 그 때에 아이들은 모든 종류의 질문을 하였고 성모님께서는 대답하셨다. 사제들에 대하여, 성모님께서는 이 메시지를 주셨다. “사제들이 확고히 믿는다면, 그들은 사람들의 믿음을 돌볼 것이다.” 사람들은 아이들이 거짓말을 한다거나 마약에 취했다고 비난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야곱과 마리아나는 다시 한 번 어떤 표지를 요청하였다. 성모님께서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말아라”라고 대답하셨다. 헤어지기 전 다시 오실 것인가를 여쭈었을 때 성모님께서는 그렇게 하실 거라고 표현하셨다. ‘포드브로드’로 내려 가는 길에서 성모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너희와 함께 계신다. 나의 천사들아, 평안하게 가거라.”라는 말씀과 함께 발현을 끝내셨다. .

- (다섯째 날) 1981년 6월 28일, 이른 아침 일찍부터 각계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정오가 되자 약 15,000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날 본당 신부님이신 요조 조브코 신부님은 아이들에게 그 전날에 보고 들었던 것을 질문하셨다. 평상시와 같은 시간에 성모님은 다시 발현하셨다. 아이들은 성모님과 함께 기도 드렸고, 그 후에 그들은 질문을 하였다. 에를 들어 비츠카가 “성모님 저희와 신부님들에게 무엇을 원하셔요?”라고 여쭙자 성모님께서는 “사람들은 기도하고 굳게 믿어야만 한다.”라고 대답하셨다. 사제들과 관련하여, 성모님께서는 그들이 굳게 믿고 다른 이들도 같이 행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대답하셨다. 이날 성모님께서는 여러 번 나타나셨다. 여러 번 발현 중에 아이들이 왜 성모님께서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본당에 발현하시지 않으시는가를 여쭙자 성모님께서는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복되다.”라고 대답하셨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질문과 호기심들로 아이들을 짓누르는 바람에 힘들고 몹시 불쾌한 날이었으나 아이들은 마치 천국에 있는 것 같이 느꼈다.

- (여섯째 날) 1981년 6월 29일, 아이들은 의학적인 검사를 받았고 건강하다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표 의사의 발표에 의하면 아이들은 미치지 않았다. 이날 발현산에 이전보다 더 많은 군중들이 모여 있었다. 아이들은 여느 때와 같은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기도하기 시작하였고 성모님께서 발현하셨다. 이때 성모님께서는 “사람들은 굳건히 믿고 두려움을 갖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믿음을 가지기를 간곡히 타이르셨다. 이날 아이들을 따라가서 그들을 관찰하던 한 여의사는 성모님을 만져보기를 열망하였다. 아이들은 그녀의 손을 성모님의 옷자락이 있는 곳으로 가져갔고, 그녀는 따끔한 감각을 느꼈다. 무신론자이면서도 불구하고 여의사는 그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여기 무언가 이상한 것이 일어나고 있다.” 같은 날 다니엘 ‘셋카’라는 이름의 한 아이가 기적적으로 치유를 받았다. 그 여자아이의 부모는 그녀를 메주고리예에 데리고 와서 특별히 치유를 위해 기도하였다. 성모님께서 그의 부모가 기도하고, 단식하며 강하게 믿으면 이것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약속하셨고 그래서 그 아이는 치유를 받았던 것이다.

- (일곱째 날) 1981년 6월 30일, 두 명의 소녀가 아이들에게 편안하게 산책하기 위해 자동차로 좀 더 멀리 가자고 제안했다. 실제로 그들의 의도는 아이들을 그 지역에서 멀리 데리고 가서 평상시의 발현시간이 지나갈 때까지 그들을 데리고 있으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평상시의 발현시간에 포드브로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내적 부름이 차 밖으로 나오기를 요청하며 그들을 이끌었다. 아이들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기도하였고, 성모님께서는 이때 1km 이상이나 떨어져 있던 포드브로드 방향에서 그들에게로 가까이 다가 서셨다. 성모님께서는 일곱 번의 주님의 기도를 바치셨다. 그래서 그 소녀들의 속임수는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했다. 이 일 후에 곧 경찰은 아이들과 순례자들이 발현 장소인 포드브로드에 계속 가는 것을 방해하였다. 그 후 아이들과 군중들조차도 거기에 가는 것이 금지되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그들의 집이나 벌판 등 은밀한 장소에서 그들에게 계속 발현하셨다. 아이들은 이미 확신을 얻었고 숨김없이 성모님과 얘기하였으며, 성모님의 조언을 간절히 구하며 훈계와 메시지를 경청하였다.

- 메주고리예 사건은 이런 식으로 1982년 1월 15일까지 계속되었고 그 동안 본당 신부님은 성당에서 순례자들을 맞이하기 시작하여 그들을 묵주 기도에 참석하고 영성체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아이들도 묵주기도를 알렸다. 때때로 성모님께서 그 시간에 성당에서 그들에게 발현하셨다. 한번은 본당 신부님도 직접 묵주기도를 멈추고 스스로 “오! 아름다우신 당신은 가장 복되신 동정 마리아입니다.”를 노래하기 시작하였다. 모든 성당 사람들이 어떤 비범한 일이 그에게 일어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때까지는 의심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발현 소문조차도 공공연히 반대하던 그가 아이들의 보호자가 되었다. 그는 교도소에 수감되는 순간에도 발현에 대한 그의 지지를 주장하였다. 1982년 1월 15일 이후로 아이들은 본당에서 인접한 장소에서 성모님을 보았다. 본당 신부님은 최근 일어나는 어려운 일들과 때때로 목격자들에게 심지어는 위험도 있었기에 이것을 조정하였다. 사전에 아이들이 이것은 성모님의 바람에 따른 것이라고 보증하였다. 그러나 교구 주교님의 중지 때문에 1985년 4월 이후로 아이들은 발현장소로써 성당을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였다. 그 대신에 그들은 교구회관의 방으로 갔다. 발현시작부터 오늘까지 줄곧 아이들이 성모님을 뵙지 못한 날은 오직 5일 뿐이었다.

- 성모님께서는 같은 장소뿐만 아니라 같은 그룹과 같은 한 사람에게만 항상 나타나시지는 않으셨다. 게다가 발현도 항상 특별히 지정되어진 시간에 지속되지도 않았다. 때때로 발현은 2분, 어떤 때는 한 시간 지속되기도 하였다. 성모님께서는 아이들의 뜻에 따라 발현하시지도 않으셨다. 어떤 때 그들은 기도하고 기다렸지만 뜻밖에 예고도 없이 성모님께서는 조금 지나간 시간까지도 나타나시지 않으셨다. 어떤 때는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에게만 나타나셨다. 성모님께서 약속 시간을 정하지 않으신 때는 언제 발현하실지, 또 발현하실지(안 하실지)도 아무도 몰랐다. 성모님께서는 앞서 말한 발현증인들에게만 항상 발현하시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연령, 신장, 인종, 교육, 삶의 발자국을 지닌 다른 사람에게도 발현하셨다. 이 모든 것은 발현이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여 준다. 발현은 시간뿐만 아니라 장소, 바람(원의), 순례자들의 그룹 또는 발현증인들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발현은 그것을 허락하신 하느님의 뜻에 달려 있는 것이다.


[ 5. 메주고리예의 중요 장소 소개 ]

- (십자가산 : 크리자밧산, Krizevac Mountain) 크리자밧 산(십자가 산)의 십자가는 메주고리예의 조망에서 가장 의미가 깊으며 뛰어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그것은 성모님께서 이 땅 위의 당신 자녀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의 표시로써 왜 이 산과 이 지역을 택하셨는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길잡이가 된다. 계곡 남쪽으로 1마일(1.6km)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보이는 성 제임스 성당을 내려다보는 이 십자가는 성모님께서 세상에 주신 강력한 메시지인 참회와 보속을 힘주어 얘기하고 있다. 그것은 단지 우리에게 예수님의 수난을 상기시켜 줌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아주 특별한 방법인 그 십자가가 건설되어진 얘기를 통해서이다. 15톤의 콘크리트로 된 이 십자가는 1933년 이 지역 사람들이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우박을 동반한 폭풍우가 멈춘 것에 대한 감사와 구속(예수님의 구원)의 19세기를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 그들의 참회의 정신과 또 그것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認知)는 이 십자가를 세우는데 사용되어졌던 모든 재료를 그들의 손으로 1770피트(540m) 높이의 산으로 운반했다는 단순한 사실로써 알 수 있다. 그 십자가는 사람들에게 매우 소중했다. 그래서 그들은 산 이름을 시포박에서 크리자밧(Krizevac)으로 바꾸었다. (Kriz는 크로아티아어로 십자가라는 뜻) 해마다 그곳에서 거룩한 십자가의 현양 축일(9.14) 미사를 봉헌하는 것은 관습이 되었고, 성모님 발현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다. 매주 금요일 사람들은 산에 올라 본당 신부님이 주례하는 십자가의 길을 바쳤다. 확실히 메주고리예라는 작은 마을은 발현이 시작되기 전부터 믿음과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 (발현언덕 : Apparition Hill) 포드브로드(발현산)는 항상 방문객들로 붐빈다. 작은 수풀과 큰 가시덤불로 무성한 바위가 많은 경사면(언덕)은 메주고리예에서의 성모님의 첫 발현 장소이다. 비아코비치 마을에서부터 발현이 있었던 장소까지 좁다란 길이 나 있는데 이 길은 지난 14년간 이 언덕을 오른 수많은 순례객들에 의해 지금은 조금 넓혀져 있다. 이것은 발현증인들이 그 길을 따라서가 아니라 맨발로 바위와 가시덤불을 넘어 이 언덕을 뛰어 올랐었다는 것을 실감나게 해 준다. 오늘날은 순례객들이 맨발로 천천히 오르거나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참회의 의미로나 또는 어떤 지향에 대한 감사함으로 종종 행해진다. 주요 발현장소까지의 약 반 정도 되는 지점은 로브 티나(Love Tina)라고 불리는데 순례객들의 그룹이 1981년 6월 26일 발현증인 마리아에게 있었던 특별한 발현 지점을 표시하는 큰 나무 십자가를 세워놓았다. 그날 발현이 끝난 뒤 마리아는 내려오다가 어떠한 것을 보고는 길을 벗어나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 큰 십자가와 함께 성모님께서 다시 나타나셔서 슬픈 모습으로 “평화, 평화, 평화! 인간과 인간사이의 평화, 하느님과 인간사이에 평화가 있기를”라고 말씀하셨다. 그곳을 지나 순레객들은 둘레에 바위들이 높게 쌓아 올려진 큰 십자가가 발견되는 주요 발현장소(지금은 성모상이 세워져 있음)에 도착하게 되는데, 이 바위들은 순례자들이 갖다 놓은 것으로 그들의 지향을 말하여 주고 있다.

- (푸른 십자가) 성모님이 발현하신 또 다른 의미 있는 장소는 푸른 십자가라고 불리는 장소이다. 바로 이 장소에서 이반이 경찰을 피하는 동안에 성모님의 발현을 보았고, 화요일과 금요일마다 열리는 그의 기도 모임에서 이반에 종종 성모님께서 발현하시는 곳이 바로 여기다. 푸른 십자가라는 이름은 이 장소에 푸른 십자가가 세워졌기 때문에 주어졌다. 발현의 언덕이나 크리자밧산 보다 오르기에 수월하기 때문에 빈번한 기도 모임이 이루어진 장소이다. 특히 노인들인 병자들에게는 그렇다. 발현의 언덕 편에 위치한다.


[ 6. 메주고리예에 대한 교황 성하의 생각 ]

- 많은 이들이 메주고리예에 관해서 긍정적으로 말하고 글을 쓴다. 그곳에 관한 많은 책자들과 증언들이 발간되고 있다. 많은 영화와 오디오테이프들이 제작되고 있다. 순례자들, 언론인들, 의사들, 사제들, 주교들과 추기경들이 그곳에 대해 말하고 있다. … 1981년 8월 1일에 태어나지 않은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단의 의사들과의 만남에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오늘날 세계는 초자연적인 것에 의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메주고리예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도와 단식과 회개로 이러한 의미를 추구하고 발견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1992년 7월 20일에 교황님은 메주고리예에 발현이 있던 초부터 교구 사제였던 요조 조브코 신부님에게, “메주고리예를 돌보십시오. 지치지 말고, 인내하십시오. 용기를 내십시오. 내가 당신과 함께 있습니다. 메주고리예를 수호하고 따르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 1987년 발현증인들 중에 한사람인, ‘미리아나 드라기세비치-솔도’와의 개인적인 담화에서, 교황님은 “내가 교황이 아니라면, 이미 메주고리예에 있으면서, 고백성사를 듣고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다.

- 브라질의 ‘므릴로 크리에거’ 몬시뇰은 네 번째로 메주고리예를 방문 중이었다. 그의 첫 번 째 방문은 1986년이었고, 1987년에 두 번 째로 방문하였다. 1988년 나는 여덟 분의 주교님들과 33분의 신부님들과 함께 영적 부활 상태에 있었다. 우리가 로마를 떠나기 전에 교황님과 사적인 미사를 봉헌하고 나서, 교황님은 질문 받지도 않으셨는데, “메주고리예에서 나를 위하여 기도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또 한 차례 교황님께, “저는 4차례 메주고리예에 갑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교황님은 잠시 안색을 부드럽게 하시고는 “메주고리예, 메주고리예에는 세계의 영적 중심지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같은 브라질의 주교님들과 함께하는 오찬 중에 교황님께 “교황성하, 발현증인들에게 당신께서 축복을 내린다는 말을 전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예, 예.”라고 말씀하시고는 나를 포옹하셨다. 1994년 11월에 파라과이의 대주교이신 ‘펠리페 산티아고 베네테스’ 몬시뇰이 메주고리예의 정신에 따른 신자들의 모임을 허락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를 여쭈었다. 교황님은 “메주고리예에 관계된 모든 것들을 인정하십시오.”라고 대답하셨다.


[ 7. 오늘날의 발현 증인들 ]

- (이반카 이반코비치-엘레즈) 1966년 6월 21일에 메주고리예 교구의 비야코비치에서 태어났다. 그녀에게 1981년 6월 24일에서 1985년 5월 7일까지 계속해서 매일 성모님이 발현하셨다. 그 마지막 날에 성모님은 열 개의 비밀 중 마지막 것을 그에게 위탁하셨다. 성모님께서는 발현의 기념일인 매해 6월 25일에 일 년에 한 번씩 그녀의 남은 여생동안 발현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되고 있다. 이반카는 메주고리예 교구에 살고 결혼을 해서 세 자녀를 두고 있다.

- (미리아나 드라기세비치-솔도) 1965년 3월 18일에 사라예보에서 태어났다. 그녀에게 성모님은 1981년 6월 24일부터 1982년 12월 25일까지 계속해서 매일 발현하셨다. 그 마지막 날에 성모님은 일 년에 한 번 3월 18일에 그녀의 전 생애를 통해서 발현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1983년부터 오늘날까지 말씀대로 되고 있다. 매달 둘째 달도 미리아나는 마음속으로 성모님의 말씀을 듣고 성모님과 함께 믿지 않는 이들을 위해서 기도드린다. 때때로, 매달 둘째 날에 그녀는 성모님을 보기도 한다. 성모님은 열 가지의 비밀을 그녀에게 의탁하셨다. 미리아나는 메주고리예 교구에서 살고 결혼하여 두 자녀를 두고 있다.

- (비치카 이반코비치) 1964년 9월 3일에 비자코비치에서 태어났다. 1981년 6월 24일 그녀에게 성모님이 처음으로 발현하셨다. 그녀에게 성모님은 계속해서 매일 발현하고 계신다. 지금까지 성모님은 그녀에게 아홉 가지의 비밀을 위탁하셨다. 비치카는 메주고리예 교구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결혼은 아직 하지 않았다.

- (마리아 파블로빅-루네티) 1965년 4월 1일에 비자코비치에서 태어났다. 1981년 4월 1일 그녀에게 처음으로 발현하셨다. 그녀에게 매일 성모님은 발현하신다. 마리아를 통하여, 성모님은 매월 25일 마다 전 세계에 성모님의 메시지를 주신다. 지금까지 성모님은 아홉 가지 비밀을 그녀에게 위탁하셨다. 마리아는 이태리에서 남편과 두 자녀를 두고 산다.

- (이반 드라기세비치) 1965년 5월 25일에 비자코비치에서 태어났다. 1981년 6월 24일 이래로 그에게 발현하신다. 성모님은 그에게 열 가지 비밀을 위탁하셨다. 그는 매년 크리스마스에 성모님을 만나고 있다. 이반은 결혼해서 한 명의 자녀를 두고 메주고리예에서 살고 있다. - (야콥 콜로) 1971년 3월 6일에 비자코비치에서 태어났다. 1981년 6월 25일 이래로 매일 성모님은 그에게 발현하신다. 성모님은 그에게 열 가지 비밀을 위탁하셨다. 그는 매년 크리스마스에 성모님을 만나고 있다. 야콥은 메주고리예 교구에서 살고, 결혼했으며,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 8. 메주고리예 공동체들 ]

메주고리예 교구에는 프란치스코회원들, OFM(작은형제회), 프란치스코 자매 공동체 외에도 전 세계에서 온 여러 공동체들이 와서 활동을 하고 있다. 이태리에서 온 다락방공동체와 평화의 오아시스, 프랑스에서 온 뷰티튜드가 있다. 이곳에는 고아들과 가난한 아이들을 돕기 위한 마을인 ‘어머니의 마을’도 있다.

- (프란치스코 수녀회) 프란치스코 수녀님들은 메주고리예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사목을 도우신다. 전쟁 중에 비엘로 포리 수녀원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수녀원이 메주고리예에서 건축되고 있다.

- (뷰티튜드(Beautitudes) 공동체) 1973년 에프라임 형제에 의해 창설되었다. 공동체의 임무는 교회의 일치와 이스라엘의 계몽과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을 위해 기도드리는 것이다. 묵상적이고 사도적이면서 동시에 평신도적 성격을 띤 이러한 공동체는 사제들과, 부제들과, 형제자매들과 사도행전에 근거하여 초대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규칙에 따라 세워진 가족들로 구성되어 있다. 공동체는 5개 대륙에 걸쳐 60동이 존재한다. 메주고리예에서는 1989년 문을 열었다. 이곳 성모님 학교에서 20명이 한 분의 사제와 함께 세상에 성모님의 메시지를 퍼트리기 위해 그 말씀대로 살아가고 있다. 메주고리예에서의 삶은 공동체의 전례(모두에게 개방되어 있음)와 메주고리예 공동체와 함께 저녁기도 프로그램을 통하여 전개된다.

- (삶의 터 젊은이들의 다락방 공동체) 마약 중독자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이 공동체는 1982년 ‘엘비라 페트로지’ 수녀님에 의해 창설되었다. 공동체의 주목적은 그리스도적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대로 사는 것에 있다. 이탈리아의 본원 외에 유럽과 남미에 걸쳐 38동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메주고리예에 있다. 엘비라 수녀님은 진실을 추구하는 도정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은총 때문에 이곳에도 문을 열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1991년 6월 1일에 문을 열었고 후원자들의 기부금으로 유지된다. 공동체내에 사는 젊은이들은 그들의 개종에 대해 나눌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고 순례자들의 사전 예약 방문을 환영한다.

- (평화의 오아시스 마리아 공동체) 일상의 삶 안에서 메주고리예에 성모님의 메시지를 살기 위해서 성모님의 응답으로 1987년 3월 25일에 공식적으로 창설되었다. 이탈리아 베론(Verone) 출신의 열정적인 사제인 ‘기아니 세르게바’에 의해 창설되었다. 공동체는 교회 당국에 인가를 받고 10동 중에서 메주고리예에 그중 한 동을 1990년에 시작하였다. 본원은 로마에 있다. 공동체는 성직자들과, 남여 평민들과 결혼한 부부들로 구성되어 있고, 모두 자신들의 삶을 평화에 봉헌한다. 평화는 하느님께서 청하여 얻고 함께 고통당하고 나누는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은총으로 인식한다. 공동체의 삶은 묵상적이다. 공동체는 하느님과 하느님의 평화를 찾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일과 하느님과 가장 가까운 방식으로의 단순한 가정생활과 더불어, 공동체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써의 기도는 공동체의 일상적 풍요를 형성한다. 공동체는 오로지 하느님의 섭리만으로 살아가며 순례자들과 만나는데 개방적이다. 아침 시간에 순례자들에게 방문을 제공하고 개인과 단체들은 사전 예약으로 한낮이나 한밤의 성체조배 시간에 초대된다.

- (평화의 집) 1990년대에 이 건물은 메주고리예 교구에 의해서 구입되었다. 평신도들과 종교인들을 위한 기도와 단식 세미나가 개최되고 젊은이들을 위한 기도 묵상회와 세미나가 지속적으로 열리는 곳이 바로 여기이다. 이곳 평화의 집은 성야고버 성당과 성모발현의 언덕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 9. 메주고리예 축일들 ]

- 메주고리예 교구에서 발현이 일어나면서부터 3시간 저녁 전례가 시작되었고 특별한 방법으로 이곳에서의 매 저녁은 축일이다. 그러나 많은 순례객들이 메주고리예를 찾는 시기와 특별한 축일들이 있다. 새해 전날 저녁에는 많은 이들이 밤 10시에 시작되는 저녁 기도 프르그램에 모여서 성체 조배에 참여한다. 미사는 저녁 11시 20분에 시작하고 새해가 시작되는 자정에 정확하게 성체를 모신다. 사순시기 전체를 통해 많은 순례자들이 국내외서 모여들지마는, 이곳에서 그 다음으로 큰 축일은 3월 25일 성모영보 대축일이다. 성주간과 부활절에 많은 순례여행이 시작되고 성모님께 봉헌된 5월 내내 순례자들에게는 특별하다. 가장 큰 규모의 순례자들이 모여든 시기는 6월 25일 발현 기념일을 전후로 하는 시기이다. 6월 24일에 순례객들은 평화의 도보 성체 행렬에 참여하도록 초대된다. 기도와 축복 후에 행렬은 메주고리예에서 11km 거리의 후맥(Humac) 의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한다. 메주고리예에 도착하자마자 야고버
성당 앞에서 기도드리고 마지막 강복으로 끝을 맺는다.

- 교구와 순례객들의 주보성인은 야고버 성인이시다. 7월 25일을 야고버 성인 축일로 기념되고, 교회 근처에 7월 31일에서 8월 6일까지 젊은이들의 축제가 개최된다. 그 주간 동안에는 전 세계의 젊은 순례객들이 집중적으로 초대된다. 기도와 성체조배, 함께 노래하고, 연설과 토론으로 채워진다. 성모승천 대축일과 동정 마리아 성탄 축일은 비슷하게 많은 수의 순례�┻欲� 함께 기념된다. 9월 8일 이후 첫일요일에는 십자가의 승리 축일로 크리자밧산에서 기념된다. 많은 순례객들이 성모의 달이자 로사리오 성월로 알려진 10월에서 하듯이 이 역시 기념하기 위해서 온다. 대림시기는 성탄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많은 순례자들이 특별히 성탄과 마찬가지로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을 위해서 온다. 과장 없이 메주고리예에서의 매달은 성모님의 달이고 매 저녁은 진정한 축일이다.


[ 10. 교회와 발현 언덕에서의 행동 ]

- *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성지인 이 기도의 장소에서 적절한 복장과 행동을 하는 것을 명심하자. * 진정한 기도 분위기를 위해서,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연유로 교회 안팎에서, 발현의 언덕에서 가능한 조용히 하자. 교회와 교회의 뜰과 언덕은 기도의 장소들이기에 불필요한 모든 말들은 피해야 한다. 불필요하게 큰 소리로 하는 대화는 다른 이들의 기도에 방해되므로 이를 명심해야 한다. * 같은 의미에서 복장에 대하여 유의하자. 메주고리예는 순례지지 관광지가 아니다. 사람들은 취향은 서로 다르지만, 공통으로 받아들이는 품위의 기준이 있다. 불필요한 모든 신체 노출은 피해야 한다. 미사 참여시에는 특히 유념하자. * 언덕들 역시 성지이기에 그곳에 쓰레기를 남기지 말기를 청한다. 화재가 날 위험이 있으므로 언덕에서는 촛불을 켜지 말자. * 언덕에서, 교회와 교회 주변에서는 먹거나 마시지 말고 담배도 피우지 말자. * 언덕에서 상행위는 금지되어 있으므로 어떠한 물건들도 구입하지 않도록 하자. 사고파는 것은 기도하는 이들을 방해하고 기도하지 못하게 만든다. 혹시 법을 어기고 상행위를 하는 이들이 있다해도, 아무 것도 사지 말기를 당부 드린다. 그렇게 하는 것이 기도의 장소들을 신성하게 보존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 교회 안에서는 저녁 프로그램, 미사와 성체조배 시간에 사진을 찍지 말기를 당부드린다. 이는 기도분위기를 해치기 때문이다. 메주고리예는 여러분들 마음에 찍혀져서 영원히 간직되어지는 사진이다.

- (초를 피울 수 있는 장소) 자신을 위해서 혹은 부탁으로 초를 샀을 때, 저녁 미사 후에 축성을 받고 고향으로 가져갈 것을 권한다. 집에서 묵주기도를 드리는 동안에 축성된 초를 밝힐 수 있다. 만일 메주고리예에서 초를 키고 싶다면, 성당 옆에 있는 나무 십자가에서 키도록 한다.

- (성수와 성물 ) 고향에 성수를 가져가고 싶다면, 용기를 찾아서 물로 채우고 저녁미사 후에 축성을 받는다. 저녁 프로그램에 참석할 수 없어서 미사에 나올 수 없다면, 가능한 사제에게 물과 성물을 축성 받을 수 있다. 축성된 것들은 악으로부터 보호해 주심을 상시시킬 뿐 아니라, 성모님의 메시지대로 살 것과 성모님께 자신을 봉헌하였음을 상기시켜 줄 것이다.


[ 11. 슬라브코 바르바비치 신부 ]

- 슬라브코 신부님은 1946년 3월 11일에 ‘드라기시나’에서 태어났다. ‘두브로브닉’의 ‘김나지움’에서 공부했다. ‘후맥’에서 수련기간을 마친 후에 ‘비소코, 사라예보’와 오스트리아의 ‘슈와르츠’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그는 1971년 12월 19일에 사제로 서품되었다. 1973년 사목 신학으로 학위를 받았고, 1973년에서 1978년까지 ‘카플리나’에서 사제로 봉사했다. 1982년 독일의 ‘프레이버그’에서 종교 교육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시에 그는 심리요법을 공부했다. 그 후 1982년 1월부터 메주고리예에서 순례자들과 함께하기 시작했다. 그는 여러 발행물에 자신의 글을 실었다.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 ‘상처 입은 마음을 나에게 주어라’, ‘평화의 학교에서’, ‘마음을 다하여 성자 예수님을 흠숭하라’, ‘십자가의 길’, 단식, ‘어머니는 우리를 평화로 이끄신다’ 그의 저서들은 2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 1982년부터 20여 년간 메주고리예에서 순례자들과 함께 생활하던 신부님은 2000년 11월 2일 금요일 순례자들과 함께 십자가산에서 십자가의 길을 마치시고 순례자들에게 강복을 주신 다음 잠시 쉬시는 사이에 심장 마비로 그 자리에서 선종하셨다.


[ 12. 요조 조브코 신부 ]

- 요조 신부님은 1941년 성요셉 축일인 3월 19일에 ‘우자리치-시로키부리엑’에서 태어났다. 신부님께서는 열 명의 형제 중 여덟 번째로, 그 여동생은 그와 같은 프란치스코회의 수녀이다. 요조 신부님은 ‘사라예보와 루비니아’, 오스트리아의 ‘그라쯔’에서 학업을 마친 뒤 1967년 사제로 서품되었다. 1980년 초부터 메주고리예의 성야고버 성당의 본당 신부로 발령을 받고 활동하다 1981년 6월 24일 발현 사건을 접하게 된 첫 번째 본당 신부가 되었다. 요조 신부님께서는 처음에 발현을 믿지 못하시고 6명의 발현 증인들이 거짓말을 하는 줄 알았으나 신부님께서 성모님을 뵙게 되면서 6명의 아이들을 보호하며 생활하였다. 1981년 8월 17일까지 약 8개월의 메주고리예 본당 사제로써 발현 증인의 보호자로 활동하시다가 경찰에 체포되어 1년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교도소에 수감되어 생활하시게 되었다. 그 후 ‘티할리나’라고 하는 작은 마을의 본당 신부로 부임하여, 많은 순례자들의 영적인 지도를 하시다가, 지금 현재(2002년) ‘시로키부리엑’의 작은 형제회의 수도회에서 생활하고 계신다.


[ 13. 메주고리예 전례 기도문 ]

< 헤르체코비나어 -> 한국어 > - 번역문 생략
-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구원송, 삼종기도
- 복되신 동정 마리아 호칭 기도, 성령송가, 여왕이시며(Sa lve Regina)


[ 14. 메주고리예 전례에 따른 미사 통상문 ]

< 헤르체코비나어 -> 한국어 > - 번역문 생략

- 참회, 자비송, 대영광송, 본기도, 말씀의 전례, 강론, 사도신경, 보편지향기도,
- 성찬의 전례, 제대와 예물준비, 예물 준비기도, 감사기도, 거룩하시도다,
성령 청원, 축성 기도, 성찬제정과 축성문, 신앙의 신비여, 청원 기도, 영성체 예식,
주님의 기도, 평화의 인사, 하느님의 어린양, 영성체, 마침 예식

< 미사 후에 이어서 >
- 니체아콘스탄티노플 신경 7번
- 성물 축복
- 치유기도(믿음으로 치유를 위해 기도)

< 묵주의 기도 >
- 환희의 신비 1,2,3,4,5, 고통의 신비 1,2,3,4,5 , 영광의 신비 1,2,3,4,5


[ 15. 부록 (여러 기도문, 성찰 예제, 성가) ]

< 순례시 바치는 기도문 > - 기도 내용 생략

1. 성령송가 2. 아침 기도 3. 예수성심께 바치는 봉헌기도 4. 수호천사께 바치는 기도5. 성모성심께 바치는 봉헌기도 6. 성모께 자기를 바치는 기도 7. 예수님께 천하 만민을 바치는 기도 8.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9. 사제들을 위한 기도 10. 성소를 위한 기도 11. 저녁 기도 12. 하느님 자비를 구하는 5단 기도 13. 성모 호칭 기도 14. 하느님 사랑을 경험하기 위한 묵주의 기도(환희, 고통, 영광의 신비 1,2,3,4,5)

< 고해성사를 위한 성찰의 예제 >

- 고해를 위한 성찰 (1)

1. 아침, 저녁기도, 삼종기도 등 일상기도 생활에 충실 했는가?
2. 기도할 때에 일부러 다른 생각을 한 적은 없는가?
3. 미신행위를 하거나 믿은 적은 없는가?
4. 예수님이나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거나 맹세한 적은 없는가?
5. 일부러 미사에 빠지거나, 늦게 오고나 마치기 전에 나간 때는 없는가?
6. 미사에 와서 기도문의 뜻을 생각하며 기도하려고 하지 않고,
예의 없는 태도는 안 했나?
7. 부모님이나 웃어른의 말씀을 거역한 일은 없는가? 말대답을 한 일은 없는가?
8. 웃어른을 업신여기거나 놀린 일은 없는가?
9. 누구를 미워한 적은 없는가? 업신여긴 적은 없는가?
10. 성을 낸 적은 없는가? 또 욕설을 한 적은 없는가?
11. 말다툼하거나 싸운 적은 없는가?
12. 다른 사람이 잘못되기를 바란 적은 없는가?
13. 고의로 유산시킨 적은 없는가?
14. 사람을 간접 또는 직접 죽이려고 마음먹거나 행하지는 않았나?
15. 자신의 몸을 일부러 상해하거나, 자살하려고 하지는 않았나?
16. 다른 이를 죄짓게 하지는 않았는가?
17. 몸의 순결을 거스르는 말을 하거나,
음란한 책이나 그림을 호기심을 가지고 보거나,
이야기하거나, 듣기를 좋아하지 않았나?
18. 음란한 생각을 일부러 즐겨 했거나, 혼자서 또는 남과 음란한 행동을
한 적은 없는가?
19. 남의 것을 훔친 일은 없는가?
20. 내 물건이 아닌 것을 아직도 그대로 가지고 있지는 않았나?
21. 고의로 또 부주의로 남의 재물에 피해를 끼친 적은 없는가?
22. 거짓말을 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것은 없는가?
23. 이유 없이 남을 의심하거나 나쁘게 말할 때는 없는가?
24. 교회에 대한 본분을 성의껏 잘 했는가?
25. 교회법이 명하는 성사를 잘 받았는가?


- 고해를 위한 성찰 (2)

1. 덕행과 선행의 길로 나아가려고 힘쓰지 않았다.
2. 대죄가 없는데도 영성체하기를 게을리 하였다.
3. 정기적으로(적어도 연 2-3회) 고백성사를 보지 않았다.
4. 어려움 중에 주님께 의탁하며 기도하기를 게을리 하였다.
5. 일상생활 속에서 주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6. 버릇이 되었다고 충고 받은 죄를 다시 지었다.
7. 내 능력에 맞도록 가정에, 생활능력에 맞도록 생활하지 않았다.
8. 들뜬 마음으로 헛된 시간을 보내며 행동했다
9. 시간관념에 불충실했다.
10. 감정 때문에 흥분해서 주어진 일을 못 했다.
11.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고, 칭찬 받기를 원했다.
12. 야심을 가지고 돈과 재산을 탐했다.
13. 사치를 좋아해서 신분에 맞지 않게 돈과 필수품을 낭비했다.
14. 그리스도 신자로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15. 마음이 약해서 남의 좋은 의견을 배신했다.
16. 무엇을 얻으려고 돈 있는 이에게 아첨했다.
17. 내 것이 아니라고 남의 물건을 함부로 사용했다.
18. 절제가 없어서 자신과 물건에 절도를 잃었다.
19. 자녀들의 잘못을 방관했다.
20. 주어진 일을 아무렇게나 무질서하게 해 치웠다.
21. 생각 없이 함부로 약속했으며, 약속을 지킴에 허술했다.
22. 내 부주의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를 생각지 않았다.
23. 어려움이나 나의 실수 때문에 지나치게 좌절감 속에 실망했다.
24. 합당한 이유 없이 하던 일을 중간에 그만두었다.
25. 일을 더 잘하려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26. 어려움이나 나의 실수 때문에 지나치게 좌절감 속에 실망했다
27. 교만과 허영 때문에 지나치게 좌절감 속에 실망했다.
28.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행동했다.
29. 나는 내 생각, 내 행동만을 언제나 옳다고 생각했다.
30. 모르면서 아는 체하며 말했다.
31. 거만하게 말하며 남을 업신여겼다.
32. 어떤 일을 나만이 알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경솔한 말과 행동을 했다.
33. 정상적으로 내 육신을 잘 보살피지 않았다.
34. 지나치게 내 몸을 돌봄으로써 시간을 낭비했다.
35. 내 구미에 맞는 음식에 지나치게 마음을 두고 양보 없이 과식했다.
36. 좋지 못한 쾌락을 바랐거나 행동했다.
37. 가끔 술을 취하도록 마셨고 타인에게 불편을 주었다.
38. 남을 질투했다.
39. 남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중히 여겼다.
40. 공동의 행복을 위해 남과 더불어 일하기를 피했다.
41. 남의 비참한 환경에 조금도 관심을 갖지 않고, 당연한 결과라고 외면했다.
42. 음란한 쾌락을 정당한 사이가 아닌 다른 이와 하기를 바랐거나 행하였다.
43.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순결을 범했다.
44. 남의 걱정거리를 무관심하게 그대로 지나쳤다.
45. 남에게 모욕을 주었다.
46. 무식한 사람이나 어려운 사람을 경멸하였다.
47. 남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남의 사정은 이해조차 하지 않았다.
48. 위험 중에 있는 이를 도와주지 않았다.
49. 나를 도울 수 있는 사람만을 사귀고 사랑했다.
50. 남의 마음을 상하도록 심하게 말했다.
51. 사실이든, 거짓이든 필요 없이 남에 대한 말을 했다.
52.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살려고 노력하지 않았으며, 교리에 반대되는
주장을 고집하거나 태도를 취하였다.
53. 말과 행동으로 남에게 나쁜 표양을 주었다.
54. 말을 해야 할 때, 겁 때문에 할 말을 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55. 남을 도와주고 착하게 잘 하려고 하는 이를 비웃었다.
56. 주어진 자기 본분에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았다.
57. 일꾼에게 합당한 보수를 제 때에 주지 않았다.
58. 빌린 것을 필요 없이 오래 가지고 있으므로 불편을 주었거나 또는 잃어버렸다.
59. 갚을 생각 없이 돈을 꾸고 또 주지 않았다.
60. 남의 것을 내 것인 양 사용했다.
61. 남의 물건에 손해를 끼쳤다. 또 피해를 갚지 않았다.
62. 자기에게 필요한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욕심으로 가지고 있기를 좋아했다.
63. 하느님께서 명하신 부부생활을 잘 하려고 노력했는가?
64. 부모님의 일을 가정에서 잘 돌보아 주지 않았다.
65. 집을 나와 방황했으며, 또는 허락 없이 나와 다님으로써 부모님께 괴로움을 끼쳤다
66. 연구하고 알아보지도 않고 교회의 가르침을 비난했다.
67. 자기에게 능력이 있으면서도, 학교 봉사단체나 교회단체에 봉사하기를 피했다.
68. 기도할 시간을 찾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런 시간을 아까와 했다.
69. 억지로 미사에 참례했거나, 어떤 때는 하지도 않았다.
70. 부모님과 웃어른을 존경하며 사랑했는가? 또 하려고 애를 썼는가?
71. 자기 집안을 가난 때문에 부끄러워했는가?
72. 어려움이 닥쳤을 때 부모님의 충고를 받으려고 했으며, 겸손되이 받아들였는가?
73. 부모님께 거짓말을 했는가?
74. 부모님을 도우려고 애썼는가?
75. 식구들과 형제자매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는가?
76. 다른 형제들 보다 내가 먼저 어렵고 궂은일을 하려고 노력했는가?
77. 여러 식구 중에서 어떤 아이만 호사 시키지 않았는가?
78. 가정의 성화를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가?
79. 자녀들의 결점을 고쳐주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가?
80. 자녀들에게 재산, 학식 뿐 아니라 구원의 말씀을 심어 주고 자라게 하기 위해서
기도, 교리공부 등 떤 표양을 주었는가?
81. 형제자매들을 질투하지 않았는가?
82. 선생님에게 존경과 성실을 보여드렸는가?
83. 스승이 안 보이는 데서 비난하고 없는 사실까지 붙여서 말한 적은 없는가?
84. 스승을 괴롭히고 놀리기 위해서 동급생들과 작당하지 않았는가?
85. 자기의 의무와 본분에 정성을 다 기울였는가?
86. 그 외의 자기 가정과 주어진 환경 속에서, 주님의 계명을 어기었거나,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은 것은 없는가?

더 깊이 자신을 살펴, 새 사람이 되기 위한 마음의 다짐을 뉘우침 속에서 결심해야 한다


< 성가 모음 > - 제목만 발췌 메모

- 묵주기도
* 환희의 신비 : 아베 아배 아베마리아 아베 아베 아베마리-아
* 고통의 신비 : 아베마리아 그라치아 플레나 도-미누스 테—꿈 베-네디악따 뚜
* 영광의 신비 : 크리스 뚜스 빈 칫 크리스 뚜스 레낫 크리스 뚜스 임-빼 랏

01. 평화의 모후께 (한 아오스팅 역사)
02. 돌아와 돌아와 (W.H.Docne 작곡)
03. 성모 찬가 (이시몬 작사 작곡)
04. 예수와 어머니 (이시몬 작사 작곡)
05. 천상의 어머니 (이시몬 작사 작곡)
06. 오 마리아 팔을 벌려 (Trad Melody)
07. 성모님께 바치는 노래(이시몬 작사 작곡/이종철 신부 편곡)
08. 거룩한 어머니 (김진균 작곡)
09. 내 평생 살아온 길
10. 웬 말인가 날 위하여 (루카 23,44-46)
11. 어서 돌아오오
12. 태양의 찬가 (성바오로딸 수도회 역사, R.Ortolani, 임평용 편곡)
13. 내 눈을 뜨게 하신 예수 (권오륜 작곡)
14. 살아계신 주 (W.J.Gaither작곡)
15.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16. 너는 내 것이라
17. 오 자유 (흑인 영가)
18. 사랑 (1코린 13/ 정두영 작곡)

참고 : 메주고리예 성모 발현 관련 도서(역서) 일부 소개 (독서 메모자 보관분)

- 도서명 1 : 메주고예(메주고리예)의 성모마리아
* 2001년 7월 31일 발행(7쇄) - p187/ 성요셉출판사
* 지은이 : 요셉 펠레티에르/ 옮긴이 : 이동수

- 도서명 2 : 메주고리예 성모마리아의 메시지
* 2000년 4월 15일 발행 – p 408/ 도서출판 미르
* 지은이 : 웨인 와이블/ 옮긴이 : 박긍식

- 도서명 3 : 메주고리예 베일에 감싸여진 아기
* 2010년 5월 15일 발행/ - p526/ 엠미르출판사
* 지은이 : 임마누엘 마이야르 수녀/ 옮긴이 : 김철석

- 도서명 4 : 메주고리예의 평화의 모후 메시지 모음집 (1984년~2005년)
* 2006년 6월 24일 발행 - p215/ 도서출판 서울마리아센터
* 지은이 : 슬라브코 바르바리치/ 옮긴이 : 남기옥

 

#130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131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가톨릭 신앙의 40가지 보물 ]

- 지은이 : 스콧 한
- 지은이 프로필 : 1957년 출생, 장로교 목사요 교수로 활동하다가 가톨릭으로 개종,
그로브 신학대학교에서 신학. 철학. 경제학을 전공, 고든 콘웰 신학대학교에서 조직신학
석사학위, 마르케트대학에서 박사학위, 현재 스튜번빌 프란치스코 대학교 교수로 재직중 외. 저서로는 ‘영원토록 당신 사랑 노래하나이다’, ‘거룩하신 모후님, 하례하나이다’ 등 다수
- 옮긴이 : 오영민
- 펴낸데 : 바오로딸
- 출판일(발행일) : 2016.1.31 – 328p
- 내 용 : 가톨릭교회의 다양한 전통적 관습 40가지에 대해 고찰(考察)


[ 표지의 글 ]




- 예수님을 닮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전통은 예수님을 닮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 준다.

- 그리스도의 길은 순례의 길이다. 예수님은 산상 설교에서 기도와 단식과 자선에 대한 지침을 제자들에게 설명하신 후 순례 여정에 대한 가르침을 주셨다. 이 말씀에서 모든 가톨릭 신심이 풍부하고도 다양하게 생겨났다. 예수님은 우 리에게 할 일을 남기셨다. 그분은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이 주어지고 모든 고통이 그침 그대로 포장된 구원을 남기신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음 모퉁이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지 알 수 없지만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가 청 하고 찾고 두드릴 때. 곧 오래되고 익숙한 방법으로 기도 할 때 응답하실 것을 믿는다.

[ 머리말 ]

- 이 책에서는 교회의 다양한 전통적 관습 40가지를 깊이 있게 고찰한다. 40이라는 숫자는 풍부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다. 성경은 홍수가 세상을 정화한 40일,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 머물며 보낸 40년, 엘리야가 여행하며 보낸 40일, 니네베 사람들이 예언자 요나의 설교로 회개한 40일, 예수님이 광야에서 단식하신 40일, 예수님이 부활하신 뒤 승천하시기까지 제자들과 함께 머무신 40일 등에 대해 이야기 한다. 교회는 일찍이 이런 양상에 주목하여 사순 시기를 설정했다. 그래서 나는 40이라는 숫자가 좋다. 이 묵상이 성경에 나오는 40이라는 숫자가 그렇듯이 여러분과 내게 정화의 시기, 변화의 시기, 쇄신의 시기를 마련하기를 희망한다. 또한 가톨릭 신앙생활을 더욱 풍부하고 충만하게 이해하기 위한 여정에 이 책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여기서 선택한 40가지 관습의 교회법적 근거는 없다. 그리고 마구잡이로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떤 필연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선택일 뿐이다. 그러니 여러분도 여러분의 신심이 성장함에 따라 여러분 자신의 목록을 만들기 바란다. 마찬가지로 묵상에도 명확한 규정은 없다. 성인과 교황의 이야기에서 따와 내 방식대로 결합하여 성찰했다. 각 장의 차례도 내가 정한 것이다. 연속성은 없지만 효과를 높이고자 애썼으며 어떤 장은 앞 장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기반으로 삼았다.

- 이 책은 삶과 마찬가지로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굽이굽이 앞으로 움직이며 나아간다. 그러나 여러분의 관심사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천천히 읽고 묵상하도록 쓰였지만 여러분이 바라는 속도로 자유롭게 읽으면 된다. 각 장에서 우리는 가톨릭 신앙의 특별한 관습 안에 자리한 깊은 성경적. 역사적 뿌리를 고찰하게 될 것이다. 또 비가톨릭인이 제기하는 이의에 대한 답을 찾을 것이고, 흔히 있는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각 장은 ‘마음에 새기기’라는 단락으로 끝난다. 이 내용은 전승에서 택했다. 예수님 때부터 우리 시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기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세기에서 선택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모든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이러한 교의와 신심은 내 창작물이 아니며 전통에 의해 확인된다. 또한 몇 세기를 거치면서 수많은 가톨릭 신자를 천국에 들어가도록 도와주었다. 나는 다양한 저자의 글을 선택했으며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글을 선택했다. 나는 여러분이 최선을 다해 기도를 바치고 성령과 여러분의 수호천사께 여러분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이든 채워 달라고 청하기를 바란다. 또한 부디 잊지 말고 기도해 주기를 바란다. 독자를 위해 기도할 것을 약속하는 이 저자를 위해!


[ 차 례 ]


1부 : 삶의 시작 (1항-5항) -p32
2부 : 일생 (6-9) - p70
3부 : 하루의 삶(10-15) - p100
4부 : 삶의 수업 (16-18) - p140
5부 : 삶의 단계 (19-22) - p 162
6부 : 삶의 맛 (23-27) - p 192
7부 : 풍요로운 삶 (28-33) - p 226
8부 : 삶에 대한 사랑 (34-38) - p 274
9부 : 계속되는 삶 (39항-40항) - p 310


[ 1부 : 삶의 시작 ] - p32


1. 성수
- 교회 초창기부터 그리스도인의 기도에는 워터마크(watermark/물 표시, 기록, 흔적)가 있었다. 2세기 말 북아프리카 신학자 테르툴리아노는 기도 중 손을 들어올리기 전에 상징적으로 손을 씻는 관습에 대해 언급한다. 그것은 주님이 오시기 전부터 유다인의 관습이었다. 또한 성 바오로가 티모테오에게 편지를 보냈을 때 언급한 내용이다. “그러므로 나는 남자들이 어디에서나 거룩한 손(깨끗한 손)을 들어 기도하기를 바랍니다.”(1티모 2,8)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물은 창조의 여명이래 자연적 성사였다고 가르쳤다. 자연시대에는 물에 의해 인류가 갱신되고 정화되었으며, 율법시대에 이스라엘 민족이 약속된 땅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을 때 물에서 영적 재생을 얻었다. 하지만 예수님과 더불어 은총의 시대가 도래했고, 그때부터 계속해서 물은 강생하신 하느님 말씀의 거룩한 능력을 받았다. 아이들은 ‘물’을 통해 태어났고, 어른들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날 수 있다’(요한 3,5) 교부들은 예수님이 요르단 강물에 내려오심으로써 세상의 물을 거룩하게 변화시켰다고 가르쳤다. 예수님은 세상의 물을 생명을 주는 생수로 만드셨으며, 모든 초자연적 재생, 재충전, 정화의 원천으로 만드셨다. … 성수(聖水)는 사제가 신앙 예식용으로 축성한 물이다. 우리는 성당에서 성수로 자신을 축성한다. 또한 성당은 성수를 담는 그릇을 마련하여 본당 신자들이 성수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어떤 가톨릭 가정은 침실 입구마다 작은 성수대를 마련해 놓았다. 우리는 관례적으로 성수를 손끝에 찍어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복을 기원하며 십자성호를 긋는다.

* 마음에 새기기 : “당신 외아드님이신 말씀이 요르단 강에 내려오심으로써 그 물을 거룩하게 하신 것처럼 이제 이 물에 내려오시어 이 물을 영적으로 거룩하게 하소서.” - 성 세리피온의 준성사중 물 축성예식, 4세기


2. 십자 성호
- 성호경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가장 공통된 기도로서 교회가 세워진 이래 계속되었다. 성 바오로는 그의 서간 대부분에서 십자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내 쪽에서 보면 세상이 십자가에 못 박혔고 세상 쪽에서 보면 내가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갈라 6,14) 성호는 어떤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기에 그들이 가장 좋아한 신심 행위였다. 초세기에 그리스도인이 엄지손가락으로 이마에 십자표를 그었던 사실이 드러난다. 그들은 음식을 포함한 사물이나 빵, 포도주, 기름, 물 같은 성사적 요소에도 십자표를 했다. 세계적으로, 또 역사 전체를 통해 성호를 긋는 의식과 그에 대한 해석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 성호경은 삼위일체의 제3위이신 성령이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고 두 분을 결합시키는 사랑이시며 우리가 그분 은총을 통해 수난의 열매를 함께 나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호경은 세 가지 위대한 신비, 곧 거룩하신 삼위일체와 그리스도의 수난, 그리고 죄의 용서에 대한 믿음을 간결하게 선언하는 것이다.

* 마음에 새기기 : “성호를 그을 때 이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성호는 모든 표징 가운데 가장 거룩한 표징입니다. 그 표징을 여러분의 존재 전체(육신, 영혼, 정신, 의지, 사고, 느낌, 그리고 여러분이 행하는 것과 행하지 않는 것)에 받아들이고 십자표를 함으로써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리스도의 힘을 통해 존재를 강화하고 거룩하게 합시다.” - 로마노 과르디니, 20세기

3. 세례
- 인생은 세례에서 시작된다. 세례는 전형적인 ‘생명의 표징’이다. 예수님 친히 세례를 엄격한 의무의 관점에서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으로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갈 수 없다”(요한 3,5). 세례는 예수님이 내리신 마지막 지상 명령이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어라”(마태 28,19). 새 신자들이 첫 번째 교황인 베드로에게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분명히 말했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 모두 세례를 받으십시오.’(사도 2,38) 자연적 삶이 출생 없이 진행될 수 없듯 초자연적 삶은 세례 없이 진행될 수 없다. … 하느님이 아버지라는 사실은 구원에 대한 예수님 복음의 핵심 진리다. 세례로 새롭게 태어날 때 우리는 인간의 혈통으로가 아니라 천상의 혈통으로 태어난다. 하느님은 예수님 안에서 우리가 그분처럼 되게 하기 위해 우리처럼 되셨다. 사람의 자녀가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아드님이 사람의 아들이 되신 것이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 되었다’(2베드 1,4) 우리는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그분 안에서 살 수 있다. 세례는 우리가 새로운 계약 관계, 새로운 가족, 새로운 생명, 새로운 출생, 새로운 창조에 참여하는 것이다.

* 마음에 새기기 : “세례 받은 모든 이가 다음과 같은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에 다시 한 번 귀 기울이기를 권합니다. ‘기뻐하고 감사드립시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 자신이 되었습니다. … 경외심을 가지고 기뻐하십시오. 우리가 그리스도가 되었습니다.’”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20세기

4. 미사
- 신약성경이 기록되기 훨씬 전, 곧 교회가 세워지고 첫 제자들이 순교하기 전에는 미사가 교회 공동체 삶의 중심이었다. 성 루카는 사도행전에 이렇게 요약했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사도 2,42) … 미사는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삶의 중심이었으며 언제나 그랬다. 오늘날에도 미사는 사도적 가르침과 친교의 빵을 떼어 나눔과 기도를 체험하는 자리이다. … 신약의 전례는 구약의 이식에서 예시되었다. 복음서는 미사와 파스카의 음식을 분명히 연결시키고 있다.(루카 22,15)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은 미사를 예루살렘 성전에서 짐승을 희생 제물로 바치는 것에 비추어 이해한다. 현대 학자들은 미사와 예수님 시대에 가장 일반적으로 봉헌된 제물, 곧 히브리어로 토다(todah)라고 하는 ‘감사의 봉헌물’ 사이의 유사점에 주목했다. 토다는 빵과 포도주로 된 제물이었는데, 예수님은 하느님의 구원에 감사드리기 위한 그 음식을 나누셨다. 탈무드에는 메시아가 오셨을 때 “토다 외의 모든 제물이 중단될 것이다. 이 제물은 결코 영원히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고대 라삐들의 가르침이 기록되어 있다. 유다인들은 그들의 성경을 그리스어로 번역했을 때, ‘토다’를 ‘유카리스티아’라는 말로 표현했는데 이 말에서 ‘성찬례(Eucharist)’ 라는 말이 비롯되었다.

- 하느님은 새로운 계약을 통해 당신 백성, 곧 교회 안에서 우리 모두와, 또 한 사람 한 사람과 친교를 맺으셨다. 이것이 구약성경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계약’이라는 말이 신약성경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그 말이 ‘친교’라는 말로 대치된 것이다. 예수님은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1코린 11,25)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이 새 계약 안에서 그분은 미사를 ‘그리스도의 피에 동참하는 것(koinonia)’(1코린 10,16)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하느님이 친히 당신 백성과 친교를 나누실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산다는 것은 하느님의 생명 안에서 서로 친교를 나누고 그분의 생명에 참여하는 것이다. … 미사는 우리가 기다리는 그리스도의 오심이다. 하느님이 참된 친교 안에서 우리에게 오시고, ‘경이로운 전환’이 살과 피의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과 피를 나누고 있다.(히브 2,14)

* 마음에 새기기 : “우리가 거행하는 의식(미사 등)은 모두 천상의 것이다. … 교회는 천상의 것이며, 천국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5세기


5. 수호천사
- 교회 역사는 천사(天使)들의 보호와 도움에 힘입어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수호천사에 대해 믿음과 활기찬 의식을 지녀야 한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강력한 천상적 인도와 보호와 도움을 베푸신다. 천사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곧 창세기에서 묵시록에 이르기까지 성경 전체를 채우고 있다. 천사의 자의적 의미는 메신저, 곧 ‘사자(使者 : 하느님의 사자)’라는 뜻이다. 중요한 전승에서 천사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육신이 없는 모든 종류의 순수한 영적 존재에 적용된다. 우리는 각자의 수호천사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수호천사는 우리를 돌볼 책임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천사는 하느님이 보살피시는 방식을 따라 때때로 우리가 바라는 것을 제공함으로써 필요한 것을 구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 우리는 성령의 성전으로 창조되었다.(1코린 3,16 ; 6,19) 천사는 태고 때의 커릅과 마찬가지로 지성소를 보호하고 그것을 하느님이 현존하실 순수한 장소로 보존할 책무를 맡고 있다. (수호천사에게 드리는 노랫말 기도) “언제나 저를 지켜 주시는 하느님의 천사님, 인자하신 주님이 저를 당신께 맡기셨으니 언제나 제 곁에 머무시어 저를 비추시고 보호하시며 다스리시고 인도하소서. 아멘”

* 마음에 새기기 : 우리 수호자인 거룩한 천사여, 싸움 중에 있는 우리를 지켜 주시어 우리가 최후 심판 때에 멸망하지 않게 하소서. - 성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 20세기


[ 2부 : 일생 ] - p70


6. 교회력
- 교회력(敎會曆)은 우주의 주기와 일치한다. 구약에서 축제일은 신성하고 역사적인 사건뿐 아니라 파종기와 수확기도 기념했다. 예수님은 달력과 달력의 의미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계셨다. 모든 인간적 시간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중심으로 모아졌다. 한 해의 정점은 파스카 축제였지만 이제부터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루어진 구원의 축제인 그리스도교적 파스카였다. 주님의 날과 부활절은 새로 태어난 교회의 주된 거룩한 날이었지만, 주님의 잉태. 탄생. 세례. 승천 등 차츰 새로운 축일이 추가되었다. 그리스도교 교회력은 유대력과 마찬가지로 날. 주, 달 단위로 계산한다. 연중시기를 비롯하여 사순시기, 대림시기, 부할 시기, 성탄시기가 있다. 묵주기도를 하는 사람은 날마다 다른 신비들을 묵상한다. 전례력의 흐름 속에서 그리스도교 신자는 구원 역사의 주요 사건을 반복적으로 접할 기회를 갖는다.

* 마음에 새기기 : “(교회력의) 축일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공통적인 위험에 맞서기 위해 힘이 필요하거나 교활한 이단의 공격을 받을 때, 또는 신앙의 신비나 거룩한 축복에 대해 신앙적으로 검토를 해야 할 때처럼 그들의 필요나 이익이 요구됨에 따라 제정되었다는 사실을 말해 줍니다.” - 교황 비오 11세, 20세기


7. 사순시기와 부활절
- 해마다 중요한 파스카 신비의 축제인 부활절을 준비할 때 ‘사순 시기’라는 광야의 40일을 통해 정화작업을 한다. 사순 시기는 재의 수요일에서 부활 축일 전날인 성 토요일에 끝난다. 주일을 제외하면 보통 40일이다. 우리는 40일 동안 하느님께 모든 것을 되돌려 드려야 한다. 오직 좋은 것만 하느님께 제물로 봉헌해야 한다. 수확물 가운데 가장 좋은 것만 십일조로 봉헌할 수 있다. 우리는 가장 좋은 것을 하느님께 봉헌함으로써 우리 삶에서 하느님 자리에 다른 것을 두지 않아야 함을 배운다. 우리는 단식을 하면서 축제를 준비한다. … 초대 교회는 부활미사를 특별히 장엄하게 거행했다. 어떤 곳에서는 부활 전날 일몰 때부터 부활절 아침 일출 때까지 밤새도록 거행하기도 했다. 성 아타나시오에 따르면 “40일 간의 단식, 기도, 절식, 절제, 선행으로 정화 된다면, 우리는 예루살렘에서 거룩한 과월절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하였다. 부활절 신비에 자신을 일치시킬 때, 우리는 회개를 통해 죄에서 친교로 ‘넘어갈 수 있다’.

* 마음에 새기기 : “전례는 그 사건을 반복하지 않지만 그것을 기념하여 거행하고 잊지 않게 해줍니다. 따라서 역사적 진실에 근거해서는 부활 사건이 단 한 번 일어났으며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전례에 근거해서는 그 사건이 해마다 일어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례 덕분에 인간의 마음이 진실에 이르고 주님께 대한 믿음을 선포하게 됩니다.” - 히포의 성 아우구스티노, 4세기


8. 대림시기와 성탄절
- 대림 시기 전례는 구세주를 기다리는 기다림을 되새기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예언자들의 말을 듣고 그 말을 우리 것으로 삼는다. 예수님의 탄생으로 수많은 세기의 거룩한 갈망이 모두 실현되었다. 그것이 성탄절에 기념하는 기쁨이다. 하지만 먼저 갈망을 경험하지 않는다면 기쁨을 체험하기 어렵다. 대림시기는 ‘작은 사순 시기’라고도 한다. 그 이유는 예비 단식과 극기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은 그리스도가 오시기 전 세상이 겪었을 고통과 빈곤을 떠올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림 시기는 여전히 구원의 ‘이미’와 ‘아직’이라는 두 가지 국면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대림 시기는 깨어 있음과 경계와 기다림의 시기이다. 우리는 그리스도가 오시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그래서 기도와 윤리적 삶, 다른 사람을 대하는 법,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법 등에 세밀한 주의를 기울인다. 대림시기가 있는 것은 희망 때문이다. 분명 예수 그리스도는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는 ‘이미’ 그분을 알고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을 지속하면서 그 표징을 찾아내어 강생의 신비를 누려야 한다.

* 마음에 새기기 : “성 베르나르도는 말합니다. ‘우리는 삼중으로 병에 걸려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쉽게 다른 길로 가고, 행동에 있어 나약하며, 저항하는 힘이 미미합니다. 따라서 주님의 오심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우리의 먼눈을 밝혀 주시기 위함이고, 둘째는 우리의 나약함을 도와 구원해 주시기 위함이며, 셋째는 우리의 연약함을 보호해 주시기 위함입니다.’” -야고보 드보라진, 13세기


9. 9일기도
- 9일기도(Novenas)는 현대의 가장 대중적인 신심 형태에 속한다. 9일기도는 그 역사가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성경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9일기도 형태와 대중적 추세는 교회의 관점에서 볼 때 겨우 1600년대의 근래의 것이다. 9일기도는 아홉 단계를 필요로 하는 기도다. 그래서 어떤 특정 기간에 암송할 아홉 개의 기도가 필요할 수도 있고, 아니면 똑같은 기도를 아홉 번 반복할 수 있다. 이 말은 아홉을 뜻하는 라틴어 노뱀(novem)에서 유래한다. 독실한 신자들은 그 기도의 실천적 기원을 예수님의 승천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예수님이 창시하셨다는 것이다. “그들은 모두 일치하여 여러 여자와 예수님의 어머니와 함께 한 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다”(사도 1,4-14). 제자들은 9일 동안 기도했고 10일째 되는 날, 곧 성령강림일에 성령을 받았다. 9라는 숫자는 충만과 완전을 의미하는 완전한 숫자 10에서 하나가 모자라는 숫자라는 점을 들어 인간의 부족함과 불완전함을 상징한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특별한 지향으로 9일기도를 바치기에 이러한 해석은 현실과 일치한다. 9일기도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서 마음에 드는 9일기도를 자유롭게 바칠 수 있다.

* 마음에 새기기 : “나는 여러분과 세상 모든 교회가 함께 바치는 이 기도를 반복할 때 감동을 받습니다. … 우리는 굳게 믿습니다. 성령이 이 세상의 모습을 새롭게 만들어 주실 것을!”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20세기


[ 3부 : 하루의 삶 ] - p100

10. 몸가짐
- 우리는 육체와 영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로마노 과르디니’는 “육체의 모든 부분은 영혼을 표현하는 도구이고, 영혼은 사람이 집에 거주하듯이 육체에 거주하지 아니하며 각 지체, 각 조직 속에서 살고 활동하면서 육체의 모든 태도와 외형과 움직임을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고 표현했다. 따라서 영혼의 모습은 개인기도든 전례기도든 기도를 통해 드러나며, 우리의 말뿐 아니라 몸짓과 행동하는 방식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성경은 서는 것, 무릎을 꿇는 것, 절하는 것 등 여러 기도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한다. 교회는 이 모든 자세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엎드릴 때에는 바닥으로 얼굴을 향하고 몸과 팔을 완전히 펼친다. 이 자세는 주교나 사제 서품식, 성금요일 전례와 같이 가장 엄숙한 순간에 취한다. 개인기도를 할 때에도 엎드릴 수 있다. 무릎을 꿇는 것은 기도생활을 신체 언어에 반영하는 또 하나의 복음 실천이다. 신약성경에서 무릎을 꿇는 것은 어머니들, 지도자들, 나환자들, 그리고 예수님의 기도자세였다. 기도할 때는 전통적인 모든 자세가 모든 몸가짐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의미를 지닌다. 기도는 마음의 문제만이 아니다. 마음먹기에 달린 것도 아니다. 기도는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에 대해 모든 것으로 응답하는 것이다.
* 마음에 새기기 : “우리는 성체 앞에 무릎을 꿇고 당신과 함께 파스카 축제를 거행하도록 허락하시는 ‘어린양’을 흠숭할 때 사람이 만든 우상 앞에 고개 숙이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되고 우리가 교회와 세상의 유일한 주님으로 인정하는 그분을 충성과 순명과 공경의 정신으로 따를 수 있다.” - 교황청 경신성사성, 21세기


11. 아침기도
- 예수님 시대에는 열심한 유대인들이 아침마다 바치던 기도가 있었다. 유대인들은 그 기도를 오늘날에도 바친다. 예수님도 그 기도를 외우셨다. 그리고 당신 말씀을 듣는 사람 모두가 그 기도와 친근한 것을 당연하게 여기셨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마르 12,29-30 ; 신명 6,4-5) 성전 사제들은 아침에 제물을 봉헌할 때 이 기도를 바쳤다. 또한 모든 유대인들도 세상 어느 곳에서나 이 기도를 바쳐야 했다. 이것이 예루살렘 성전의 제물 봉헌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는 것이고, 아담이 봉헌하지 않은 것, 곧 온 마음과 온 영혼, 온 정신과 온힘을 확실히 봉헌하는 것이었다. 19세기 중엽 이후 교회는 신자들에게 날마다 거룩한 미사성제에 일치하여 같은 종류의 사제적 봉헌을 하도록 촉구했다. 아침기도는 가장 먼저 예수회 회원에 의해 적극적으로 추진되었다. 마침내 그 기도는 매달 발표되는 교황의 기도 지향을 신자들에게 장려하기 위해 세워진 ‘기도의 사도직’이라는 기관의 영성의 주춧돌이 되었다. … 아침기도에 이용할 수 있는 기도는 많다. 자신만의 기도를 만들 수도 있다. ‘사도직’이 권장한 기도문은 지난 한 세기 반에 걸쳐 발전해 왔다. “오 예수님, 당신의 지극히 거룩하신 뜻을 따르기 위해 온 세상에서 봉헌되는 미사성제의 거룩한 희생 제물과 하나 되어 원죄 없으신 마리아의 성심을 통해 오늘 하루 제 모든 기도와 일과 기쁨과 고통을 당신께 봉하나이다. 또한 제 잘못을 보속하고 제 모든 친척과 친구들의 뜻을 따르고 특히 거룩하신 성부의 뜻을 따르기 위해 오늘 저의 하루를 봉헌하나이다.”

* 마음에 새기기 : “모든 일, 기도, 사도적 활동, 결혼생활, 가정생활, 일상 노동, 심신의 휴식 등을 성령 안에서 행하며 생활의 번민을 인내로이 참아 받는다면, 이 모든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뜻에 맞는 영적 제물이 될 것이며 미사 때 주의 몸과 함께 정성되이 성부께 봉헌될 것이다. 이와 같이 평신도도 어디서나 거룩한 생활로 예배를 드림으로써 이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한다.”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20세기


12. 화살기도
- 그리스도교 초기에 사막 수도자들과 은수자들은 엄격한 단식을 하는 가운데 하느님 말씀으로 영혼을 살찌웠다. 어떤 곳에서는 날마다 시편 전체를 기도했다. 평범한 세상살이를 하는 사람이라면 날마다 시편 전체를 기도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또 사막 교부들처럼 단식하면서 주의를 집중하여 노동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성경을 암송하며 풍부한 기도를 바치던 방식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회 전체에 그들의 기도 방법을 제안하면서 시편에서 간단한 구절을 기억해 두었다가 유혹에 맞설 때 불화살처럼 날려 보내라고 권고했다. 우리 앞에는 그 옛날의 수도자들과 마찬가지로 예수님이 설정해 놓으신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루카 18,1) 라는 중대한 과제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성 바오로는 그 과제를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1테살 5,16)라며 권고했다. 초기 그리스도인이 짧은 화살기도를 많이 했다는 증거는 신약성경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성바오로가 기도한 히브리 민족의 “마라난타”(1코린 16,22)는 ‘저희의 주님, 오십시오!’라는 의미이다. 신약성경 자체가 화살기도의 보고(寶庫)이다. 예를 들면, 요한 21,17/ 마태 26,39/ 마르 9,24/ 마르 10,47/ 마태 19,26/ 요한 3,30 등의 내용을 화살기도로 인용할 수 있다.

* 마음에 새기기 : “마음을 드높여 짧고 열렬하게 끊임없이 하느님께 간구하십시오. 그분의 탁월하심을 찬미하고 그분의 도우심을 구하며,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을 그분의 십자가 아래 내려놓고 그분의 선성을 흠숭하며 여러분의 영혼 전체를 날마다 봉헌하십시오.” -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17세기


13. 삼종기도
- 전통적으로 가톨릭교회가 정오에 바치는 기도를 삼종기도(Angelus)라고 한다. 그 기도는 두 사람 이상이 교송으로 이루어진 기도문과 각 응답 뒤에 성모송을 바치게 되어 있지만 혼자서도 할 수 있다. 그 기도문은 예수님의 수태 이야기에서 발췌한 것으로서 루카복음서(1,26-28 ; 1,38)와 요한복음서(1,14)에 담겨 있다. 따라서 우리는 하루의 전환점에서 인류 역사의 전환점을 떠올리게 된다. 곧 천사가 마리아라는 젊은 여인에게 나타나 그녀에게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를 아기로 보내겠다는 하느님의 계획을 알려주던 순간을 떠올린다. 모든 역사와 창조 활동은 마리아의 동의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삼종기도문) … 삼종기도는 아침 6시와 정오, 저녁 6시에 바친다. 그 이유는 교회가 그 시간에 종을 치기 때문이다. 중세에는 교회의 종에 가브리엘 천사의 이름을 새겨 넣는 관습이 있었다. 부활 주일부터 성령강림 50일 동안은 같은 시간에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부활 삼종기도문) … 그리스도인은 정오에 기도하기 위해 잠시 일을 쉬었는데, 사도 시대에는 일출에서 여섯 번째 되는 시각에 바치는 기도라고 해서 ‘육시경’이라고 했다. … 우리는 정오 무렵 힘이 빠져 지쳐 있거나, 함께 일하는 사람이나 가족에게 화가 나 있거나, 또는 어려운 상황 때문에 낙담했을 경우 마리아께 도움을 청할 수 있다. 또한 천사의 도움에 의지할 수 있고, 우리는 위한 계획을 갖고 계신 하느님의 섭리에 의존할 수 있다.
* 마음에 새기기 : “삼종기도는 말씀의 강생의 신비에 대한 묵상, 동정녀 마리아께 대한 인사, 그녀의 자비로운 전구에 대한 의탁 등의 가치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습니다. 또 시대적 상황이 변했음에도 많은 사람에게 활동 시간의 전환점이 되고 있으며, 기도하며 잠시 쉴 것을 권하는 아침. 정오. 저녁이라는 하루의 시간적 특성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 교황 바오로 6세, 21세기


14. 식사기도

- 물에 적용되는 의미는 우리가 먹는 ‘매일의 빵’에도 적용된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빵은 물과 마찬가지로 자연 질서 속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을 제공하며, 또한 ‘자연적’ 상태에서는 파스카 축제의 누룩 없는 빵과 광야에서 비처럼 내린 만나의 원형이 되었다고 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은 예수님이 은총의 시대에 세우신 성체성사의 예표였다.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식사를 식사답게 만들어 주는 것은 빵이었다. 빵이 없는 식사는 완전한 식사가 아니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가정에서 빵은 모든 식사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차지했다. 그래서 관습적으로 식사 때 바치는 기도(식사기도)를 당시에는 ‘빵에 대한 축복기도’라고 했다. 그것은 자연적인 일, 곧 음식 먹는 일을 거룩한 일로 변형시키는 축복기도였다. 고대 유다인의 식사 축복기도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미사전례문에 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 신약성경은 예수님이 이 모든 식사를 활기차게 실현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루카복음서의 극적 사건은 여러 식사 장면이 펼쳐지다가 엠마우스에서의 최후만찬과 성체성사에서 절정을 이룬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우리는 식사 전에(또는 후에) 기도할 때, 가정 식사를 하느님 잔치의 ‘성사’로 변형시킨다. 그 기도는 모든 식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중요한 품격을 부여한다. 우리가 인용할 수 있는 기도는 많다.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기도를 만들 수도 있다. “주님,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저희에게 강복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식사 전 기도) … (식사 후 기도).

* 마음에 새기기 : “당신은 저희가 이 세상 삶을 끝낸 후 즐기게 될 또 다른 삶을 약속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의 음식과 음료를 축복해 주시고 저희가 죄를 범하지 않고 그것을 취할 수 있게 하소서. 당신께서 모든 은혜로운 선물을 저희에게 베풀어 주심에 감사드리며 당신께 영광을 드리나이다.” - 익명의 기도자, 고대 그리스 기도서


15. 양심성찰
- 성 요한은 묵시록에서 생명의 책에 대해 이야기할 때 회계(會計)장부를 떠올리게 한다. 만일 우리가 날마다 회계를 하지 않는다면 매일 또는 매달의 사정을 개선하지 못하고, 마지막 회계감사에 직면에서는 이익을 낼 가능성이 적다. 날마다의 영적 ‘회계(會計)’를 양심성찰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그날 일어난 일과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위를 돌보는 시간이다. 곧 그날을 하느님이 보시는 것처럼 보고 그분이 판단하시듯 우리 행위를 판단하려고 노력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은 우리의 현재 상태와 우리가 행동하는 것과 현재와 같이 행동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에게 완전히 정직해지는 기회다. 우리는 성찰을 통해 우리의 발전이나 퇴보를 인식하고 현실에 초점을 맞춘다. 영적 저자들은 보통 양심성찰을 일반성찰과 특별성찰로 나눈다. 일반 성찰은 그날 우리가 행동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말한 것 또는 하지 못한 것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돌아보는 것이고, 특별성찰은 우리가 특별한 싸움, 곧 어떤 죄를 물리치거나 덕행을 쌓는 일에 있어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살피는 것이다. 성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는 성찰에 대해 “일반 성찰은 방어용 무기이고, 특별성찰은 공격용 무기다. 전자는 방패고 후자는 검이다.”라고 표현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자는 시간 직전에 일반성찰을 하며 그날을 마무리한다. 어떤 사람은 특별성찰을 정오에 삼종기도와 함께 함으로써 그날의 남은 시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결심한다.

- 성찰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느님의 현존 앞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그분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기억하고 나서 그분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 얼마동안 열심히 성찰하고 나면 그것이 일상에서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성찰은 하나의 습관, 곧 시간과 시간, 행동과 행동을 이어주는 삶의 일부가 된다. 우리는 생각과 행위의 모든 삶을 하느님이 보시는 관점에서 살고 있는지 더욱 분명히 보게 되고, 그 결과 행위 과정의 옳고 그름을 알 수 있다. 또 우리 대화, 우리 일, 우리 선택을 주님께 의탁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다. 만일 규칙적으로 양심성찰을 하고 있다면 규칙적으로 고해성사를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하느님께 죄를 고백함으로써 용서에 대한 그분의 보장을 받을 준비를 하게 된다. 고백은 성사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풍부한 은총을 준다. 은총은 일반적으로 또 특별히 죄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힘이다.
* 마음에 새기기 : “1.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고치고 싶은 결함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결심을 하라. 2. 낮 동안이라도 잘못한 것을 깨닫게 되면 곧바로 내적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라. 그리고 가슴에 손을 얹고 앞으로는 좀 더 조심하겠다고 약속하라. 3. 일반 성찰을 하는 저녁에는 모든 잘못을 살핀 후 한 가지 잘못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라. 4. 두 번째 날을 첫 번째 날과 비교하고 세 번째 날을 두 번째 날과 비교하라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덕행이 발전하고 있는지, 또 특별성찰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지 어떤지를 알게 될 것이다. 5. 어떤 덕행을 특별성찰의 주제로 삼을 수도 있다. 낮 동안에는 물론 잠자리에 드는 저녁에도 특별성찰과 일반성찰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짧은 시간 안에 덕행의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 - 안젤로 론칼리, 20세기


[ 4부 : 삶의 수업 ] - p140

16. 성경 공부
- 우리는 가톨릭 신자로서 성경을 글로 쓰인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믿는다. 성경은 “하느님의 영감으로”(2티모 3,16) 쓰인 것이며, 죽은 글이 아니라 ‘살아서 활동하는’(히브 4,12) 글이다. 성경은 ‘이루어져야 하고’(루카 22,37) ‘폐기될 수 없으며’(요한 10,35), 나아가 단순히 임의로 해석해서는 안 되고(2베드 1,20) 교회에 의해 식별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쉽게 ‘곡해하여 스스로 멸망을 불러올 수 있기’(2베드 3,16) 때문이다. 성경은 어떤 쌍칼날보다 더 날카롭다.(히브 4,12) 그렇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구체적으로 다뤄야 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성경 공부에 참여하기를 권고하고(1티모 4,13) ‘날마다 성경을 연구하는’(사도 17,11) 사람들을 칭찬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전례 없는 성경 공부의 기회를 맞고 있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성경에 몰두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과거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글을 읽을 수 없었고, 책을 소유할 여유가 없었으며 인쇄기술이 발명(15세기)되기 전까지는 책을 어렵사리 손으로 베껴야 했다. 오늘날에는 온라인 성경의 발달로 옛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성경을 탐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에도 여러 조사에 따르면 성경에 대한 지식이 쇠퇴하고 있으며, 성경을 읽는 면에서도 가톨릭 신자와 개신교 신자 사이에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 이는 그리스도인이 ‘교회의 마음으로 성경을 읽는’ 습관을 잃어버렸기 때문인 것 같다. 이 표현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특히 우리가 성경을 가까이 대할 때 취해야 할 마음가짐을 암시한다. 우리는 하느님과 우리 어머니인 교회의 신뢰를 받는 자녀다. 우리는 어떤 지역 성경 공부 그룹보다도 훨씬 더 큰 공동체 안에서 성경을 읽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을 자연적. 초자연적 환경에서 읽어야 하고, 또 전례의 빛에 비추어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초대교회는 성경을 전례서로 여겼다. 성경 자체에서 미사의 상황이 추정된다. 사도들과 복음사가들은 마음속에 전례적 선포를 담고 성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가 그들이 쓴 대로 성경을 읽는다면 교회의 마음으로 읽게 될 것이다. 그 마음은 성찬례의 마음이며 예수님의 마음이다. 1970년대에 가톨릭교회는 미사 독서, 곧 미사를 위한 성경 독서 순서를 개정했다. 독서는 3년 주기로 전개되며 신구약성경 거의 전체를 포함한다. 그 독서 체계는 하느님 말씀을 전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미사 독서가 중요한 것은 그것이 성경을 제시할 뿐 아니라 성경을 이해하는 방법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독서는 매일 약속과 성취의 일관된 양상을 보여주는 구약에서 신약으로의 계시의 움직임을 제시한다. 신약은 구약에 감추어져 있고 구약은 신약에서 드러난다. 주일미사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매주 그들의 삶 전체를 체험하게 되며, 성경은 그들이 미사를 드릴 때마다 듣게 되는 책이다.

* 마음에 새기기 : “… 리트비아에서 우리는 살아 있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합니다. 우리는 행렬을 하고 순례 여행을 하며 노래를 부르고 기도하며 말합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 안톤 유스트 주교, 21세기


17. 영적 독서
- 4세기를 이끈 지도적 인물 가운데 성 에피파니오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도교 서적을 손안에 넣는 일은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히 그 책을 보는 것만으로 죄로 기우는 것을 줄일 수 있고 올바른 것을 더 확고히 믿게 되기 때문이다.” 영적 독서는 하나의 수련이다. 영적 독서는 다른 책 읽기와 다르다. 영적 독서는 덕행과 교리지식과 하느님과의 일치 면에서 성장을 돕기 위해 영적 지도자의 요청에 따라 받아들이는 공부이기 때문이다. 사실 영적 독서는 오락을 위한 독서도 아니고 교육을 위한 독서도 아니다. 그것은 기도로서 이어져야 하며, 그 자체가 기도의 한 형태다. … 영적 독서를 한꺼번에 많은 양을 탐욕스럽게 읽는 것은 좋지 않다. 날마다 읽는 양을 정해 규칙적으로 읽는 것이 좋다. 또 천천히 읽음으로써 말마디에 동화되어야 한다. 적게 읽고, 기도하고, 섭취한 것을 소화시킬 시간을 가져야 한다. 독서를 한 만큼 묵상하는 침묵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좋다.

- 영적 독서는 식사 때처럼 기도로 시작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시작기도는 교회가 인준한 성령께 바치는 기도다. “오소서 성령이여, 믿는 이의 마음에 오시어 사랑의 불을 놓으소서. 당신의 영을 보내시어 그 마음이 창조되게 하시고 이 땅의 얼굴이 새로워지게 하소서.” 또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화살기도로 시작할 수 있다. “예수님,, 이 책을 통해 제게 당신을 내어 주소서.” … 독서는 규칙적이어야 한다. 날마다 읽어야 하지만, 결코 부담스런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정된 책은 흥미가 없더라도 꾸준히 읽어야 한다. 기억하자. 우리는 심미적 기쁨을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영적 양식을 얻기 위해서 읽는 것이다. 우리가 보아야 하는 책의 범주는 그리스도론, 성인들의 삶, 형이상학, 천사론, 마리아론 교리 등 방대하다. 영적 지도자들은 우리에게 적합한 일반 서적도 영적 독서 목록에 추가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성 아우구스티노가 귀 기울였던 부르심(집어 들어 읽어라! 집어 들어 읽어라!)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 부르심은 책에 중독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매우 유익한 수련으로서의 부르심이고, 그다지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 마음에 새기기 : “… 규칙적으로 시간을 내어 읽으십시오. 남은 부분에 마음 쓰지 말고 현재 읽고 있는 내용에 모두 정신을 집중하십시오. 무엇보다도 책이 이야기하는 위로와 순수한 진리의 의미에 공감하십시오. 그러나 추론적으로 사색하기보다는 실천적 방법으로 하십시오.” - 장 피에르 드코사드, 18세기


18. 피정
- 영성 생활이 발전하기를 바란다면 먼저 피정(避靜)을 해야 한다. ‘영적 피정’은 외딴곳에서 조용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하느님 뜻을 깊이 생각하며 기도하는 것이다. 모세의 피정은 하느님께 마음을 여는 피정이었다. 그는 계명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 준비는 단순히 수동적이지 않았다. 그는 하느님의 활동에 대비하여 스스로 수련을 행했다. “모세는 그곳에서 주님과 함께 밤낮으로 사십 일을 지내면서 빵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다.”(탈출 34,28) 예언자들은 주님의 말씀을 듣고자 할 때 잡다한 일상생활을 떠났다. 엘리야 예언자는 동굴로 들어가고 나서야 하느님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1열왕 19,12)를 식별할 수 있었다. 하느님은 어린 사무엘을 열러 번 부르셨으나 사무엘은 누가 부르는지 몰랐다. 바로 그때 사무엘은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라고 기도한다. 예수님의 피정은 우리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기에 그만큼 더 교육적이다.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루카 5,16) “… 배를 타시고 따로 외딴곳으로 물러가셨다.”(마태 14,13) “…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루카 6,12) 예수님이 최후만찬 때 당신 행위에 대해 하신 말씀은 그분이 하신 피정과 잘 어울린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요한 13,15) 제자들도 예수님의 인도하심을 따랐다. 사실 그분은 제자들의 첫 번째 피정을 직접 지도하셨다.

- 성서에서 보게 되는 선조들의 피정의 결실은 다양하다. 예언자들과 사도들은 광야에서 홀로 보낸 삶에서 확고한 영성과 강력한 사명감을 얻었고, 모세와 요한의 경우 그들의 새로운 통찰은 하느님 계시로 인정되었다. 피정의 결실은 우리 경우에도 분명 다양할 것이다. 이상적으로 말하면 일 년에 한 번 정도 피정 계획을 세워야 하고 그 시간을 아낌없이 할애하여야한다. … 피정은 우리에게 노력을 기울일 시간과 은총을 가까이 할 시간을 제공한다. 교회는 많은 영적 가족을 통해 개인피정, 단체피정, 부부피정, 가족피정, 침묵피정, 대화피정, 성령피정, 묵상피정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 피정들은 수도원, 야영지, 호텔뿐 아니라 피정에만 제공되는 특별한 장소에서 갖게 된다. 돌아봄과 결심은 영적 성장에 유익하고 정확한 척도로 이용된다. 오직 좋은 피정을 할 때 우리는 자신 있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마음에 새기기 : “… 나는 이제까지 불투명한 유리를 통해 희미하게 보아오던 사물 전체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즐겁고 기쁘고 들뜬 마음으로 온전히 보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내가 가톨릭 신자가 되었을 대, 그리고 내 모든 독서를 통해 영성생활의 가르침과 지도방식에서 기대했던 것입니다.” - 도로시 데이, 20세기


[ 5부 : 삶의 단계 ] - p162

19. 견진성사
- 하느님은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서뿐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로 사는 것을 위해 구원하시려고 사람이 되셨다. 구원된다는 것은 곧 하느님 본성에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성령의 선물 때문이다. 성령을 보내시는 것이 예수님이 하실 일이었다. 그분은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요한 16,7.13) 예수님은 약속하신대로 사도들에게 나타나시어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 교회가 맞은 첫 오순절에 성령이 온 교회에 임하셨다.(사도 2장) 이 사건은 메시아 시대에 대한 구약의 여러 예언에서 예시되었다. 성령의 선물은 세례와 함께 주어졌으나 어떤 점에서는 다른 의식에 의해 완성되었다. 전승은 견진성사를 성령의 ‘증표’로 묘사한다. 견진성사는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로 만들어 준다. 그것은 우리에게 성숙함을 부여하여 우리가 믿음을 증거하고 신앙을 옹호하며 교회 안에서 책임 있게 살아갈 힘을 갖게 한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은총이다.

- 우리는 그리스도교 전승이 ‘성령의 선물’이라고 부르는 것, 곧 슬기. 통달. 의견. 지식. 굳셈. 효경. 주님을 두려워함의 은총을 받는다. 또한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함. 관용. 온유. 성실. 겸손. 절제. 순결 등과 같은 성령의 열매도 받는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 의견 차이나 투명하지 못함, 또는 무지에 따른 고집스런 태도 때문에 분열이 일어날 때 성령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때는 어두움을 불평하기보다 삼위이신 성령께 간구해야 한다. 또한 성령께 대한 신심과 견진성사를 받은 날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한다. 견진성사를 받으면 성령이 우리 안에 거하신다. 우리는 그분의 성전이다.(1코린 6,19) 우리는 그분을 알기 위해 멀리 갈 필요가 없다.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성령을 주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다. 그리고 성령이 교회에 내려오게 하시려고 성부께 올라 가셨다. 이러한 하느님의 활동과 구원 역사 속에서 하느님의 거룩한 발현이 드러났다. 성령이 성령강림 대축일에 교회에 내려오심은 성부와 성자에게서 영원히 발현하심의 표상이다. 성령의 본질적 활동은 그리스도의 생명. 고난. 죽음. 부활을 우리 안에 재창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성령을 무시한다면 그리스도를 무시하는 것이다.

* 마음에 새기기 : “… 성령 청원기도후 성체성사의 빵이 더 이상 빵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인 것처럼, 성령 청원기도 후의 그 거룩한 도유식은 더 이상 평범한 기름 바름이 아니라 거룩하신 성령의 현존을 통해 그분의 신성을 우리 안에 스며들게 하는 그리스도의 은총을 바르는 행위입니다.” - 예루살렘의 성 치릴로, 4세기


20. 혼인
- 성경을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한다. 성경이 하느님 사랑을 기술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 교회는 성경을 혼인으로 시작해 혼인으로 끝나도록 배치했다. 창세기에서 창조사화의 절정은 하느님이 남자와 여자, 곧 한 몸이 되는 최초의 두 사람 아담과 하와를 만드신 장면(창세 2,23-24)이다. 그리고 요한묵시록에는 그 절정이 가장 마지막, 하늘에 대한 예언자의 환시에 있는데, 천사는 그 환시를 “어린양의 혼인잔치”(묵시 19,9)인 그리스도와 교회의 친교 거행으로 묘사한다. 그 두 사건 안에서 사랑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느님은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실 때 이스라엘 백성과 당신의 계약을 혼인으로 묘사하셨다. 하느님은 당신 백성을 신부로 맞는 신랑으로 오시는 분, 더 정확히 말하면 메시아에 대해 말씀하셨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인간의 혼인은 하느님의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세속적 이미지였다. 유다인 학자 존 레벤슨은 분명히 말한다. “… 고대에 동산 위에서 일어났던 일은 하느님이 사랑이고 이스라엘 백성이 신부인 혼인의 완성이었다.” 따라서 혼인은 하느님과 그분이 선택하신 백성의 결합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 창세기를 혼인의 차원에서 가장 먼저 해석하신 분은 예수님이다. ‘혼인’이라는 말이 아담과 하와 이야기에 직접 나타나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 이야기가 혼인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안다. 예수님이 그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이다.(마르 10,2-16 참조) 예수님은 창세기 사화가 ‘창조 때부터’의 하느님 뜻을 반영하고 있으며 ‘하느님이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성 바오로는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창세기를 인용하며 그 동산에서의 혼인 계약은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계약이라고 설명했다.(에페 5,21-33 참조) … 성체성사에서 우리는 하느님이 각 사람을 대상으로 하시는 사랑의 친교에 깊이 감사하며 각자 ‘그리스도와 약혼한다’(2코린 11,2), 모든 성체성사는 우리의 혼인잔치다.

* 마음에 새기기 : “혼인을 만드신 분은 하느님이시다. 혼인은 태초부터 하느님 아드님의 육화에 대한 예표였습니다. 혼인 안에는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재적인 것, 사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본성적으로 지닌 거룩하고 종교적인 무언가가 있습니다.” - 교황 레오 13세, 19세기


21. 사제직
- 구약성경에서 보면 사제직의 역사는 성조(聖祖)시대와 레위 시대로 나눈다. 성조 시대는 창세기에서 볼 수 있고, 레위 시대는 탈출기에서 시작하여 예수님이 오실 때까지다. 창세기에는 사제 제도와 계급 제도가 분리되지 않아 성전이 희생 제사를 바치는 장소로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가장들이 제단을 만들고 그들이 택한 장소와 시간에 따라 제물을 봉헌했다. 아버지들이 사제의 권한을 받은 것이다. 사제직의 원초적 근거는 부권(父權)이다. 사제직의 의미 자체는 가정에서 가족을 대표하고, 영적 권위를 가지며,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아버지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제직은 처음부터 아버지와 그의 축복을 받은 아들의 차지였다. 그러한 양상은 탈출기로 이어져 하느님은 모세에게 “이스라엘은 나의 맏아들이다.”(탈출 4,22)라고 선언하셨다. 세상의 수많은 민족 가운데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상속자요 사제라는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하느님이 요구했던 ‘조건’을 지키지 못하자 사제직 축복권을 레위 지파에게 넘겨주어야 했다.(탈출 32,25-29) 이는 이스라엘 지파들이 금송아지를 숭배하였기 때문이며, 레위인들은 우상숭배에 대한 유혹을 물리쳤기 때문이다. 그 뒤 예수님이 오실 때까지 수세기 동안 레위 지파만이 이스라엘의 사제직을 독점적으로 유지했다.

- 우리 종교 역사에는 사제의 영적 부성(父性)의 포괄적 실체가 깊이 뿌리박혀 있다. 때가 차자 하느님 아버지는 예수님을 충실한 맏아들로, 사제로 보내시어 자연적 사제직을 회복시키셨을 뿐 아니라 교회라는 거룩한 가정 안에 초자연적 사제직을 세우셨다. 예수님과 더불어 아버지들의 사제직이 회복되었고 신약의 사제들의 아버지 성직이 제정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는 하느님이 주신 자녀들이고, 형제이고, 새로운 아브라함의 후손들로서 하느님의 집안을 함께 형성한다. 그 집안을 예수님이 세우시고 아드님으로서 다스리신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와 동일시되기에 교회는 ‘맏아들들의 모임’이다. 성베드로는 교회에 대해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1베드 2,9)이제 사제들은 다시 ‘하느님의 보편적 가정’이 된 교회 안에서 아버지들이다. 그리스도의 첫 사제들인 사도들은 아버지 역할을 분명히 깨달았다. 성 바오로는 자신의 영적 아버지의 자격을 명확히 주장했다(1코린 4,15 외 다수) 바오로가 결혼하지는 않았으나 아버지였던 것은 사제였기 때문에, 곧 ‘복음을 전하는 사제직을 수행하는 사람’(로마 15,16)이었기 때문이다. … 교회는 그들을 아버지(神父)라 부른다. 가톨릭교회는 아들들을 낳아 그들이 온 세상에서 교회의 첫 아버지들의 일을 계속하게 했다. 이것이 참된 성경적 가르침이다. 아버지인 사제는 하느님 앞에서 많은 사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의 부권은 단순히 비유적인 것이 아니며 참된 부권은 삶의 친교를 필요로 한다. 사제는 세례성사와 성체성사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생명과 인성을 전한다. 수품된 사제는 그의 영적 부권 때문에 공경을 받고, 모든 사제는 그들의 나약함과 죄에도 불구하고 존중되어야 한다.

* 마음에 새기기 : “사제들의 관심은 육체적 자손이 아닌 거룩한 자손들을 얻는 일에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한두 명의 자녀가 아니라 무수한 자녀를 동시에 낳아,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교육을 시키고 일상적으로 보살피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 체사레아의 에우세비오, 4세기

22. 병자성사
- 예수님이 열두 제자에게 사명을 부여하시자 그들은 세상으로 나아갔고 곧바로 성과를 볼 수 있었다. 마르코복음서는 그들이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주었다.”(마르 6,13)고 전한다. 분명 그들은 자신들을 통해 흘러나간 능력에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 앞에 놓인 책무에 대한 단순한 암시일 뿐이다. 예수님이 마르코복음에서 분명히 언급하셨듯이 중병에 걸린 사람들을 고쳐주는 것보다 죄를 용서하는 것이 더 큰 일이기 때문이다.(마르 2,9 참조) 예수님이 중병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고쳐주신 것은 영적 치유의 표징이었다. 육체적 표징은 영적 실체를 위한 것이었으며 인간적 나약함에 대한 대응책이었다.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많은 기적을 보여주신 후에 “그보다 더 큰 일”(요한 14,12)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씀하셨다. 직무 초기에 사도들은 예수님처럼 육체적 건강을 회복시켜 줄 수 있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성령강림 후 교회를 통해 성취하게 될 더욱 의미 깊은 치유의 표징이었다. 야고보 서간에서 교회의 영적 치유 직무에 대한 내용을 엿볼 수 있다. “여러분 가운데 앓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교회의 원로들을 부르십시오. 원로들은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십시오. 그러면 믿음의 기도가 그 아픈 사람을 구원하고, 주님께서는 그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또 그가 죄를 지었으면 용서를 받을 것입니다.”(야고 5,14-15)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병자성사로 알고 있는 내용이다.

- 육체적 질병이 영적 치유를 위한 기회가 되는가의 이유는 충분하다. 극심한 육체적 고통은 어려운 영적 시련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급박할 때는 하느님의 선정과 능력, 나아가 그분의 존재까지도 의심하게 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 성사적 도유(塗油)는 우리에게 시련에 맞서는데 필요한 은총을 준다. 기름은 병을 낳게 할 뿐 아니라 힘을 북돋아 주었다. 기름은 많은 약의 주성분이었다. 이 모든 현세적 가치는 그리스도인에게 도유의 영적 가치를 상징한다. 도유는 우리를 영적으로 치유하고 영적 힘을 강화시켜 악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하고, 악마와의 싸움을 견디게 한다.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게 한다.’(로마 8,37) 더욱이 도유는 예수님이 마르코복음서에서 암시하신 큰 기적, 곧 죄를 용서하는 기적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우리는 죽음이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이 되리라는 희망 속에서 어떤 죽음도 평온한 마음과 평화로운 양심으로 맞을 수 있다. 육체적 도유가 영원 구원에 도움이 되는 경우, 성사적 도유를 통해 초래되기도 한다. 그런 일은 좋은 일이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도유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훨씬 더 많이 준다. 곧 우리 고통을 그리스도의 고통과 일치시키고 특히 자신의 죄를 속죄하는 의미에서 겸손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도유는 육체적 고통을 더 깊이 치유하고 진실로 구원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변화시키도록 돕는다.

* 마음에 새기기 : “바오로가 자신의 육신을 공격한 고통에서 구해 달라고 빌었을 때 주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2코린 12,9) 바오로는 교회를 위해 자신의 육신으로 ‘그리스도의 환난에서 모자란 부분을’(콜로 1,24) 채웠습니다.” - 애메 조지 마르티몰트, 20세기

[ 6부 : 삶의 맛 ] - p192

3. 향
- 가톨릭을 이따금 ‘종소리와 향’의 종교라고 한다. 우리 전통은 전인적(全人的) 인간을 포용(包容)한다. 하느님은 우리를 육신과 영혼의 결합체로 창조하셨으므로 우리는 예배를 드릴 때 그분께 우리 자신을 온전히 봉헌한다. 우리는 그분께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드리며, 영적 예배 안에서 ‘우리의 몸’을 또한 ‘산 제물’로 바친다. 교회의 예배는 우리를 있는 그대로, 곧 우리의 육체적. 정신적 감각을 모두 포용한다. 전례에서 우리는 복음을 묵상한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듣고, 보고, 느끼고, 맛보고, 냄새 맡는다. 또한 주님의 현현(顯現)을 알리기 위해 종을 치고, 그분의 제단 앞에 향을 피운다. … 실제로 분향은 성경적 신앙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그것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분향은 구약 시대 사제들의 본질적 의무였으며, 고대의 율법은 향. 향로. 의식 규정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사제들은 모세 시대부터 예수님 시대를 거쳐 현재까지 그렇게 해왔다. 예수님의 친척 즈카르야는 천사 가브리엘이 그에게 나타났을 때 성전에서 분향하는 의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것은 분향하는 동안 가까이서 기도하려는 온 백성의 무리를 위한 일상적인 관습행위였다.(루카 1,9-11참조)

- 분향은 가장 상징적인 형태의 예배가 되었다. 향가루가 빨갛게 타오르는 향로에 떨어지면 하늘로 향기로운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것은 진실한 기도의 내적 신비를 외적으로 상징하는 것이다. 1세기 유다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필론은 향로에서 하늘로 피어오르는 향 연기의 자유로움을 하느님의 모상에 따라 만들어진 인간의 영적. 이성적 특성의 상징으로 보았다. 그는 제물인 동물과 함께 향을 봉헌하는 것은 하느님께 봉헌된 인간의 본성과 육신과 영혼 전부를 상징한다고 보았다. … 고대 사람들에게 향을 피우는 것은 예배를 풍성하게 봉헌하는 상징적 행위였다. 성 요한은 천사들의 천상 예배를 묘사할 때 그 예배에서 많은 향 연기가 피어오른다고 했다.(묵시 5,8참조) 그리고 지상에서 성도들이 바치는 기도는 향 연기처럼 하늘로 올라간다고 말했다.(묵시 8,3-4참조) 분향은 예배에 속한다. 분향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거룩한 예배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가치 있게 한다. 하느님은 율법에 그것을 규정하셨는데, 당신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 그렇게 하셨다. 그 결과 그 상징적 표징을 통해 예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 마음에 새기기 : “우리는 이 향을 당신께 봉헌하며 기도하나이다. … 오, 하느님, 당신은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는 분이니,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신 당신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나이다.” - 성 야고버의 거룩한 전례 가운데 분향기도, 4세기


24. 초
- 신약성경을 끝맺는 묵시록에서, 성 요한은 우리에게 지상의 예배를 반영하는 상징적 이미지로 천상 예배를 보여준다. 곳곳에 등잔대가 있고 교회의 생명을 상징하는 등불이 밝게 빛난다. 요한은 교회의 신앙이 추락한다면 하느님은 교회의 등잔대를 치워버리실 것이라고 경고한다.(묵시 2,5 참조) 눈부시게 아름다운 전례의 영상 속에 그리스도가 사제의 복장을 하고 많은 등잔불 한가운데 나타나신다.(묵시 1,12-13) 이것은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전례를 봉헌한 그리스도교적 성직자의 친근한 이미지였다. 등잔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했다. 그분은 일관되게 복음에 대해 이야기 하셨고, 나아가 빛의 관점에서 당신 자신에 대해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요한 8,12) 오늘날에도 부활성야 때 사제는 파스카 초를 높이 들어올리고 ‘그리스도 우리의 빛’이라고 세 번 외친다. 등잔은 우리 가운데 하느님의 현존하심을 나타내는 그리스도의 상징이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길을 밝혀 밝혀주기 위해서만 오신 것이 아니라 당신의 빛을 우리에게 주기 위해 오셨다. 당신 자신을 세상의 빛으로 드러내신 하느님이며 인간이신 그분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 알렉산드리아의 성 아타나시오는 봉헌 초를 밝히는 것을 신자들의 ‘봉헌’이라고 했다. 수많은 봉헌 초를 예수님과 성모님, 성인들의 성상 앞에 환희 타오르게 하는 것은 당신의 영광을 우리와 함께 나누신 하느님께 큰 영광을 드리는 것이다.

* 마음에 새기기 : “… 여러분이 밝히는 등불은 조명(세례)의 성사입니다. 우리는 그 성사를 통해 밝게 빛나는 순수한 영혼들로서 밝게 빛나는 신앙의 등불을 들고 잠드는 일 없이 신랑을 만날 것입니다. … 지혜로운 사람은 연료가 마련된 밝게 타오르는 등불을 들고 그분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4세기

25. 성화상(聖畵像)
- 8세기에 동방교회에서 종교적인 그림을 멀리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그 운동은 엘리트, 곧 지식인. 신학자. 황제들이 벌인 운동이었다. 그들은 성화상이 그림으로 묘사할 수 없는 하느님의 영광과 위엄을 모욕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초월자이신 하느님은 오직 지성으로만 숭배해야 한다고 했다. 그들은 황제에게서 교회의 성화상을 파괴할 수 있다는 허락을 받았기에 ‘성화상 파괴자들’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그러나 열심한 신자들이 이 엘리트들의 주장에 반대하여 승리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성화상 공경자들’이라고 부르며, 하느님이 황송하게도 인간의 육신을 취하셨기에 평범한 사람들이 사람이 되신 그분을 묵상할 권리를 갖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인물인 성 테오토로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비물질적이고 제한될 수 없는 당신 신성의 드높은 실체를 버리지 않으셨다. 그렇지만 이제 당신의 영광이 당신의 육신 안에 제한되는 숭고한 방법을 택하시어 우리 수준에까지 당신 자신을 낮추신다. 그리스도는 물질 곧 육신이 되셨고 존재하는 모든 것을 유지하는 분이 되셨으며, 당신이 취하신 것이 되시고 그렇게 불리는 것을 전혀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신다.” 인간 예수님이 1세기에 당신의 지상 생활을 통해 드러내 보이셨던 모습을 오늘날 성화상이 보여준다. 어떤 그림이 그리스도를 통치자와 심판자로 묘사할 때조차 그 그림은 그분을 인간으로 묘사하며, 그분의 겸손이 나약함을 지닌 인간적 조건에 기꺼이 참여하신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 마음에 새기기 : “우리는 복음서가 만들어진 재료나 십자가의 재료를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상징하는 내용을 흠숭하는 것입니다. 대단히 조예 깊은 성물 해설자 ‘바질’이 이야기 하듯, 성화상에 바치는 공경은 그것이 성화상의 원형(原型)으로 넘어갑니다.” - 다마스쿠스의 성 요한, 8세기


26. 성해(聖骸)
-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성인들의 유해에 커다란 믿음을 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고고학자들은 이러한 신심이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가 로마에서 사망했을 당시 널리 퍼져 있었다는 많은 증거를 찾아냈다. 신자들은 사도들의 유물을 잘 보존했으며 후세의 순례자들은 그것을 공경하고 만지기 위해 로마로 밀려들었다. 교회는 그러한 공경을 사도들의 유해에만 한정하지 않았다. 초기 그리스도인은 순교자들의 무덤 위에 많은 교회를 세웠다. 이것은 로마인과 유다인 전통과의 명백한 결별이었다. 로마인과 유다인은 인간의 주검을 생명을 주기보다는 또 다른 죽음을 가져오는 더럽고 불결한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것을 믿었다. 곧 그리스도가 우리와 같이 되셨기에 우리도 그분과 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분은 우리의 육신과 영혼, 살과 뼈와 피에 신성을 부여하기 위해 오셨다. 그리고 이제는 성인들의 몸이 그분의 생명을 세상에 전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그 사실을 대단히 기쁘고 엄숙하게 기념하여 거행했다. 특히 성 베드로 대성당과 성 바오로 대성당 같은 큰 성당은 성해 보관 성당으로서 묘지 위에 세워졌다. 대성당 내부의 제대는 사도들과 순교자들의 관 위에 설치되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모든 가톨릭 성당의 제대에 성인들의 유해 일부를 넣어 봉인하는 것이 서서히 관습으로 굳어졌다. 따라서 지상의 모든 교회는 성 요한의 천상으로 들어 올려져 잠시 보았던 영적 예배를 실용적이고 편한 방법으로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 마음에 새기기 : “… 복음을 읽어 보십시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십니다.(마태 22,32) 따라서 그들이 살아 있다면 그들은, 당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계속해서 공경을 받아야 합니다.” - 성 예로니모, 5세기


27. 단식과 금육
- 지상의 모든 것은 좋은 것이다. 하느님이 만드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많은 것에 대한 우리의 욕구가 고장 나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우리는 기회만 있으면 몸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이 먹는다. 그것은 무리의 몸보다도 정신에 더 좋지 않다. 우리를 피조물과 피조물이 주는 쾌락에 더 집착하게 하여 언젠가는 영적 선보다 쾌락을 선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죄는 하느님에게 등을 돌리고 선으로 향하려는 열의가 약화될 때 시작된다고 했다. 죄를 짓는다는 것은 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그분의 뜻보다 못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 육신은 우리를 그런 성향으로 기울어지게 한다. 원조가 죄를 지은 이후 우리의 신체적 욕구는 무질서해졌다. 그래서 우리는 육체를 지니고 있는 한 그것을 단련해야 한다. 육체는 필요 이상을 원하기 때문에 육체가 원하는 대로 해서는 안 된다. 현세적 목적이나 천상적 목적을 위해 우리는 육체를 단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질서가 뒤집혀 이성이 육체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다. 초기 그리스도인은 이런 사실을 잘 알았기에 자주 단식했다. … 교회는 우리에게 절제를 요구한다. 우리는 영성체 전에 한 시간 동안 단식해야 한다. 그것은 작은 희생으로 우리 내면에 성사적 갈망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일 년에 이틀 단식을 하게 되는데,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이다. 또한 그 이틀과 사순 시기의 모든 금요일에는 고기를 단식한다. 실제로 교회는 우리가 모든 금요일에 육식을 자제하거나 희생을 하기를 권한다.

* 마음에 새기기 : “때를 맞춰 단식하고 기도하고 자선을 베풀어 우리가 취한 것을 하느님께 바칩시다. 악마가 우리 마음에 땅과 재산을 쌓아 두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오래도록 쌓아둘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 성 토마스 모어, 16세기


[ 7부 : 풍요로운 삶 ] - p226


28. 고해성사
- 고해성사는 하느님 백성이 언제나 실천해 온 회개와 치유와 화해의 방법이다. 구약성경을 살펴보면,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자기네 죄를 고백하고 그에 대해 희생 제물과 속죄제, 번제 등으로 보속하는 여러 방법을 가르치셨음을 알 수 있다. 그 방법은 힘들고 값비싸고 피를 흘리는 일이었다. 고백에 대한 인간적 욕구는 예수님의 오심으로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더 산뜻하고 간편하고 힘 있는 방법으로 충족되었다. 예수님이 교회 안에 참회의 직무와 성사를 세우심으로써 완벽하게 대응하신 것이다. 고해성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며 나름대로 모두 타당성을 지닌다. 하느님의 심판이 이루어지는 법정으로 볼 수도 있고, 빚을 계산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나는 그것을 치유 곧 치료로 보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고해성사는 의사, 식이요법사, 물리치료사, 약사가 육신을 치료하듯이 영혼을 위해 하는 것이다. 깨끗한 영혼과 훌륭한 고해 사제의 충고만큼 가정생활과 직장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없다. 반면에 죄와 죄의식만큼 인간관계와 정신 건강을 해치는 것은 없다. 고해성사는 무료 치료이고 무료 생명보험이다. 그리스도는 ‘하느님’ 의사시다. 그분은 인간 의사와는 달리 우리에게 매번 완치를 보장해 주신다. 그분은 우리에게 불사불멸을 보장해 주실 수 있다. 우리에게 용기 있게 고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이 우리를 위해 하실 수 있는 것에 대한 강한 믿음이다.

- 예수님은 당신이 선택하신 성직자, 곧 사도들에게 죄를 용서하는 능력을 나누어 주는 권한을 지니셨다. 그리고 그 일을 바로 부활하신 날 행하셨다.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2-23) 예수님은 이스라엘 사제들의 권한보다 더 큰 권한을 사도들에게 부여하셨다. 라삐들은 이 오래된 사제적 권한에 대해 ‘맺고 푼다’는 관점에서 이야기했다. 예수님도 바로 그 ‘맺고 푼다’는 표현을 당신이 제자들에게 부여하신 권한을 묘사하는 데 사용하셨다. 교회는 육화하신 하느님의 권한을 나누어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권한에 이르기까지 그 권한이 확장되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 18,18) 교회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할 수도 있고, 죄에 합당한 벌을 덜어주거나 면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고백을 전제로 한다. 사도들은 이 같은 권한을 행사했고 첫 그리스도인들에게 고백하라고 가르쳤다. “우리가 죄를 고백하면, 그분은 성실하시고 의로우신 분이시므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해주십니다.”(1요한 1,9) 성 바오로는 ‘고백’이 마음이나 생각으로가 아니라 ‘입으로 고백하는’ 것임을 명백히 한다.(로마 10,10 참조)

* 마음에 새기기 : “마음을 굳게 닫기보다 우리 죄를 고백하는 것이 좋습니다.”
- 교황 성 클레멘스 1세, 1세기


29. 대사
- 대사(大赦)는 빚의 탕감이 아니라 그 빚을 갚는 것이다. 이를테면 누군가가 나타나 빚진 이를 대신해 빚을 갚아주는 것이다. 대사는 그리스도가 마리아와 성인들에게 우리가 빚진 것을 대신 갚을 권한을 부여하시는 것이고, 또 우리에게도 다른 사람을 위해, 심지어 이미 세상을 떠나 연옥에 있는 사람을 위해 대신 빚을 갚을 권한을 부여하시는 것이다. 우리가 대사를 얻을 때, 교회는 그리스도와 성인들의 무한한 공로의 보고(寶庫)에서 꺼낸 공로를 우리에게 적용하는데, 그때 교회는 우리가 이미 은총의 상태(중죄를 짓지 않은 상태)에 있고 다른 조건(고해성사, 영성체, 교황을 위한 기도)을 채웠다고 전제한다. 대사에는 우리 죄에 해당하는 벌을 모두 사해 주는 전대사와 부분적으로 사해 주는 부분대사가 있다. 대사는 성경적 신앙만큼이나 오래된 개념이고 언제나 성경적 신앙의 한 부분이었다.

-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말씀하셨다. “다 이루어졌다.” 완전한 구원사업이 완성된 것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의미에서 그것은 이제 막 시작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순간 그리스도는 당신 성령을 발하시어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당신 자신의 삶과 죽음과 부활에 참여할 권한을 부여하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당신이 공로로 받으신 모든 것을 우리에게 양도하셨다. 그래서 그분은 당신의 지상 여정의 끝에 ‘다 이루어졌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었고 당신의 구원사업을 성령께 맡길 수 있었다. 성령은 그리스도가 삶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공로로 얻으신 것을 성인들과 우리 모두에게 부어주신다. 하느님이 사도들과 그들의 후계자인 교황과 주교에게 맺고 푸는 권한을 부여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는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행사한 권한, 곧 성인들의 공로를 요청할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는 교회의 모습을 본다.

* 마음에 새기기 : “그리스도께 속하여 그리스도의 성령을 모시는 모든 사람은 한 교회를 이루며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교회헌장 49항, 에페 4,16 참조)


30. 성인들의 전구
- 가톨릭교회의 모든 그리스도인은 그들이 받은 세례 덕분에 ‘성도(聖徒)’가 된다. 성도란 ‘거룩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리스도인은 그들이 배우거나 행한 것에 의해 거룩하게 되지 않고 전능하신 하느님이 내재하심으로써 거룩하게 된다. 우리가 거룩한 것은 우리가 성령의 성전이기 때문이다. … 거룩함 곧 성도의 자격은 그리스도인의 공통 소명이다. 우리는 소명을 함께 나누는 지상의 성도들에게는 사랑을, 그리고 빛의 나라 성도들에게는 공경이라는 특별한 영광을 바친다. 성 바오로는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성도들의 전구를 청했다.(콜로 4,3 참조)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과 거룩한 본성에 참여하기에 “하느님과 사람사이의 중개자”(1티모 2,5)로서 그분의 유일한 직무에 참여한다. 그래서 성 바오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청과 기도와 전구와 감사를 드리라고 권고”(1티모 2,1)할 수 있었다. 나아가 그는 성도들에게 그들을 위해 자신의 전구를 약속한다. …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성인들의 통공에 대해 적극적인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은 성인들을 죽어서 존재 자체가 없어진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인들은 지상 교회에 더 많이 살아 있었다. 성인들은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살기 때문이다. 성인들은 죽지 않았다. 실제로 그들은 지상 교회에서보다 더 활기차다.

- 영광중에 있는 성인들은 교회의 대가족의 일원이었으며, 그들의 사망일은 그들보다 오래 산 그리스도인에 의해 새로운 ‘탄생일’로 기념되었다. 그 기념일의 상당수가 가톨릭교회 전체의 달력에 끊임없이 기념되고 있다. 성인들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신심을 지녔던 사람들은 고대 그리스도교 사상을 연구한 위대한 성경학자들이었다. 그러한 신심은 성 예로니모, 성 아우구스티노,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같은 현재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성경학자들의 작품을 통해 가장 웅변적으로 설명된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오랜 시대에 걸쳐 계속 사랑받는 성인들, 곧 유다 태대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성녀 카타리나, 리지외의 성녀 테레사, 성 막시밀리아노 콜베, 파드레 비오를 향한 똑같은 기도 소리를 듣는다. 이런 분들에게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 마음에 새기기 : 묵시록을 보면 한 천사가 자신에게 경배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도 너와 같은 종이다. … 너의 형제들과 같은 종일 따름이다.”(묵시 19,10) - 히포의 성아우구스티노, 4세기


31. 순례 여행
- 순례 여행은 예수님 신앙생활의 핵심이었다. 고대 유다이즘의 핵심은 예루살렘 성전의 희생제였다. 다른 신이 없는 것처럼 다른 성전도 없었다. 하느님이 한 분이신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오직 하나의 거룩한 도시만 있었으며, 하느님은 당신 백성에게 그리로 순례하도록 명하셨다. “너희 가운데 모든 남자는 해마다 세 번씩, 곧 무교절과 주간절과 초막절에, 주 너희 하느님께서 선택하시는 곳에서, 그분 앞에 나아가야 한다.”(신명 16,16) 마리아와 요셉은 해마다 이 계율을 지켰다. 예수님은 성년(成年)에 이르러서도 줄곧 그 의무에 충실하였다. 성 바오로도 그 규정된 여행을 했으며, 개종 이후에도 했다. 하지만 사도들은 그러한 순례 여행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될 때를 예견했다. 성 바오로는 지상 도시를 천상 도시와 대비시키면서 이 사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성 요한도 묵시록에서 세 번이나 “하늘에서 내 하느님으로부터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묵시 3,12)에 대해 이야기했다. ‘새 예루살렘’은 지리적 장소가 아니라 성찬의 장소다. 천상 예루살렘은 이제 지상에 이르게 되었고 주일 미사만큼이나 가까워졌다. 기원후 70년의 예루살렘 성전 파괴는 의무적인 성지순례에 대한 모든 문제를 없애버렸다. 교회는 그리스도인에게 성지순례를 요구하지 않았으나 그리스도인은 열심히 또 자발적으로 성지순례를 실천하고 있다. 초기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생활하신 곳을 방문하고자 했다.

- 예루살렘은 매력적인 힘을 지니고 있었다. 주님 수난의 유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루살렘은 더 이상 유일한 성지순례지가 아니었다. 열심한 신자들은 이제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무덤에 경의를 표하고 그들의 순교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 로마로 밀려들었다. 이집트의 성 안토니오는 명성이 자자하여 많은 사람이 그가 사는 사막으로 몰려들었다. 순례자의 발길을 끌어당긴 다른 순례지는 예수님이나 마리아가 현현하신 곳, 성인에 대한 이야기로 유명해진 곳, 기적의 힘을 지닌 개울, 샘, 연못, 성해가 모셔진 곳, 빼어나게 아름다운 성당, 유명한 성상 등이었다. 그리스도교 신앙이 생겨나면서 유다인에게 부과되었던 성지 순례의 의무가 사라져 성지순례가 약화되었을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나 오히려 더 강화되었다. … 현대의 가톨릭 세계지도는 순례가 가능한 수많은 성지순례지를 제공한다. 예루살렘과 로마는 계속해서 가장 선호하는 순례이지만, 루르드와 파티마의 마리아 기념 성지도 인기가 있다. 중세 이후 여행자들은 스페인에 있는 성 야고버의 성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도 몰려들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는 어떤 순례자도 실질적으로든 비유적으로든 혼자서 걸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신비스러운 엠마오의 순례자’와 함께 가고 있다. … 우리에게 순례 여행은 하나의 준성사다. 곧 내적 은총의 외적 표지다. 순례 여행은 이 지상에 살고 있는 나그네들이며 영광스러운 최고 목적지를 향해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 마음에 새기기 : “ 바울라는 예루살렘으로 들어갔습니다. … 그녀는 성지를 방문할 때는 장소 하나하나에 너무나도 깊은 열정과 열의를 느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십자가 앞에서 그녀는 십자가에 매달리신 주님을 실제로 보기라도 하듯 온몸을 바쳐 경배 드렸으며, 부활이 이루어진 무덤에 가서는 천사가 무덤 입구에서 치워버린 바위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 - 성 예로니모, 4세기


32. 하느님의 현존
- 유다인들은 하느님이 성전에만 현존하시고 그 밖의 다른 피조물에는 존재하지 않으신다고 여기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가 오늘날 고백하였듯이 하느님은 어디에나 계시다고 고백했으나 하느님이 예루살렘 성전과 그곳에서 행해지는 의식에서 특별히 당신의 현존을 당신 백성에게 드러내신다고 주장했다. 성전은 그들이 세상의 오염에서 벗어나 하느님 현존을 순수하게 깨달을 수 있는 곳이었다. 그렇지만 성전은 말씀이 사람이 되셨을 때, 당신 몸을 하느님 성전이라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다.(요한 2,19-21 참조) 더욱이 예수님은 당신 몸의 성전을 당신 백성 곧 교회라고 하셨다.(사도 9,4참조) 이 계시는 성 바오로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으며, 그의 설교의 주요 주제가 되었다. 교회는 이제 하느님 현존의 특별한 장소이며 희생제사의 중심지가 되었다. … 하느님의 현존과 그분의 정화의식은 이제 단 하나의 장소에 국한되지 않으며 단일한 소수 민족 집단의 절대적 특권이 아니다. 성전에는 담이 없다. 성전은 보편적인 것, 다시 말해 가톨릭적인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계속 이어진다. 거기서 우리는 성전 구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교회 신경(信經)의 모든 특징, 곧 교회는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온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 하느님의 현존을 감지하기 위해 가톨릭 전승은 우리에게 여러 방법을 제시해 준다. 이 책의 주제들 모두가 하느님 현존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하느님을 좀 더 알아감으로써 그분의 현존을 감지할 수 있다. 성경을 공부하고 기도하면서 주님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 그분의 방법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된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하느님 현존에 대한 기도’로 알려진 좀 더 특별한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기도서에는 하느님 현존을 드러내는 공식적인 기도가 많이 있다. 다음은 그 기도중의 하나이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저는 당신이 이곳에 계시고, 저를 보시고, 제 말을 들으신다고 믿습니다. 저는 당신을 깊이 경외하며 흠숭합니다.’ 십자가나 상본 등 여러 가지 성상(聖像)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실천하는 기도와 성경 공부는 마치 우리가 일생 동안 심는 포도나무와 같으며, 주님께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순간이다.

* 마음에 새기기 : 로렌스 수사는 말했습니다. “내게 일하는 시간은 기도하는 시간과 다르지 않습니다. 또 나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여러 가지 요청할 때 주방의 소음과 마음 써야 하는 일 가운데서도 무릎을 꿇고 성체성사에 임할 때처럼 지극히 고요한 마음으로 주님을 모십니다.” - 로렌스 수사에 대한 익명의 기억, 17세기


33. 자선
- 자선은 경건한 심신과 관계가 매우 관계가 깊다. 자선은 자연적으로 또 초자연적으로 우리 기도에서 흘러나온다. 우리는 예수님께 가까워질수록 그분의 모습 그대로를 보게 되며 그분께 순종하기를 바라게 된다. 그분은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분명한 말씀으로 자선을 베풀라고 하셨다.(루카 12,33) 우리는 그분과 가까워질수록 그만큼 더 그분과 같아지기를 바란다. 그런데 그분은 당신이 가진 것을 모두, 더는 줄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다 내어 주셨다. 자선은 그 자체로 강력한 기도다. 성경은 말한다. “기도와 단식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이 둘보다 더 나은 것은 의로운 자선이다. 금을 쌓아 두는 것보다 자선을 베푸는 것이 더 낫다. 자선은 사람을 죽음에서 구해 주고 모든 죄를 깨끗이 없애 준다. 자선을 베푸는 이들은 충만한 삶을 누린다.”(토빗 12,8-9) 자선은 기도와 단식을 다 포함하며 이는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다. 자선의 힘은 진실한 기도에서 나온다. 기도 없는 자선은 자부심을 들어 높이는 정도의 자선 활동으로 쉽게 전락하고 만다. 반면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는 우리를 더욱더 너그럽게 베풀도록 이끌어 준다.

* 마음에 새기기 : 그리스도는 당신 자신을 생명의 빵으로 만드시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지 않으면 살수도, 사랑할 수도, 섬길 수도 없다.” - 복녀 콜카타의 마더 데레사, 20세기

[ 8부 : 삶에 대한 사랑 ] - p274

34. 삼위일체 신심
- 우리는 기도를 시작할 때 십자 성호를 그으면서 성호경(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을 바친다. 그리고 기도를 끝낼 때 같은 방법, 또는 삼위일체께 바치는 영광송(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을 바친다. 삼위일체 신비는 기도의 시작과 끝에 하는 마침의 표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도의 종합이요 주체요 대상이다. ‘가톨릭교리서’가 삼위일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음 내용을 깊이 생각해 보자. ‘지극히 거룩한 삼위일체 신비는 바로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삶의 핵심적인 신비다. 이는 하느님 자신의 내적 신비로, 다른 모든 신앙의 신비의 원천이며, 다른 신비를 비추는 빛이다. 이는 ’신앙 진리들의 서열‘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교리다. ’구원의 역사‘는 바로 성부. 성자. 성령이신 참되고 유일한 하느님께서 당신을 알리시고, 죄에서 돌아서는 인간들과 화해하시고 그들을 당신과 결합시키려는 길과 방법의 역사이지 그 밖에 다른 것이 아니다.’ - 교리서 234항

- ‘삼위일체’라는 용어는 성경에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마음에 들어 있는 하느님 계시의 실체를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 낸 신학 용어이다. 마태오복음에서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마태 28,19) 세례를 베풀라고 하시는 명령으로 끝난다. 이 대목은 하나의 ‘이름으로’라고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세 위격을 일컫는 수수께끼 같은 대목이다. 성 바오로는 미사에서 사용되는 축복의 기도를 할 때 바로 이 신비를 그대로 취한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빕니다.”(2코린 13,13) 사실 성 바오로에게 그리스도교 신앙의 모든 양상은 삼위일체의 신비였다. … 미사에서는 많은 기도가 그 신비를 상기시킨다. 미사 자체가 삼위일체적 기도다. 곧 우리는 성령 안에서 예배를 드림으로써 성자가 당신 자신을 성부께 봉헌하시듯 우리 자신을 성자와 결합시킨다. 우리는 십자성호를 긋고 성 바오로의 축복기도를 한다. 미사에서 우리는 ‘자비송’과 ‘거룩하시다’ 등과 같이 기도를 세 번(삼중)씩 바친다. 이는 암시적으로 삼위일체께 기도하는 것이다. 영광송과 니케아 신경 같은 미사 기도에서는 명확히 삼위일체께 기도한다.

* 마음에 새기기 : “… 삼위일체 진리는 내가 몇 천 번이라도 목숨을 바치고 싶은 참으로 위대한 진리입니다. 이 세 위격 안에는 한 위격이 다른 두 위격 없이는 아무것도 하실 수 없도록 하나의 의지, 하나의 권능, 하나의 통치권밖에 없습니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16세기


35. 묵주기도
- 묵주기도는 역사를 통해 입증된 묵상기도 방법이다. 묵주기도는 여러 세기에 걸쳐 교황들이 추천한 기도이며 성인들이 날마다 바친 기도다. 묵주기도는 노동자들, 어린이들, 통근자들, 뛰어난 과학자들도 다 같이 사랑하는 기도다. 특히 유명한 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가장 좋아하는 기도였다. 묵주기도를 할 때는 예수님과 마리아의 삶에서 특정한 사건(신비)을 깊이 생각하며 열 개 단위로 엮은 묵주알을 한 알씩 굴리면서 성모송을 바친다. 어떤 사람은 묵주기도를 ‘성모 찬송’으로 끝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성모 호칭 기도’로 끝내고, 어떤 사람은 교회를 위한 기도로 끝낸다. 또 어떤 사람은 앞에 언급한 기도 모두로 끝내기도 한다. … 교회는 묵상하기에 적절한 스무 개의 신비를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그것을 좀 더 효과적으로 묵상하려면 성경에서 그 내용을 모두 찾아보아야 한다. 그 신비들은 각각 다섯 개의 기쁨(환희)의 신비, 빛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네 종류의 신비를 특정한 요일에, 곧 기쁨(환희)의 신비는 월요일과 토요일에, 빛의 신비는 목요일에, 고통의 신비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영광의 신비는 수요일과 주일에 바칠 것을 제안했다. … 하느님께, 또 성모님께 기도하려는 모든 노력은 값진 것이다. 우리가 묵주기도를 꾸준히 계속할 때 우리는 어린이처럼 되어 마리아의 자녀, 천상 아버지의 자녀가 된다.

* 마음에 새기기 : “그리스도인은 묵주기도를 바침으로써 성모님의 학교에 앉아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며 그분 사랑의 깊이를 체험하게 됩니다. 묵주기도를 통해 신자들은 구세주의 어머니의 손에서 받듯이 풍성한 은총을 받습니다.”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20세기


36. 스카풀라 성패(聖牌/medal)
- 성패는 초대교회부터 줄곧 가톨릭 신심 생활의 일부였다. 고고학자들은 이러한 개인 장신구를 무수히 발굴해 냈다. 가장 흔한 것은 십자가인데, 십자가 자체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성패에 십자가 형상을 새긴 것도 있다. 성인(聖人)들의 성패도 오래전부터 신자들에게 애용되었다. 이집트 초대 교회는 특별히 성 메나스에 대한 신심이 깊었다. 그의 무덤은 치유의 물로 유명한 샘터가 있고, 그의 성상은 멀리 떨어진 프랑스에서도 볼 수 있다. 몇 세기에 걸쳐 신자들은 훨씬 더 많은 성인의 신심을 간직했다. 우리는 스카플라(scapular)도 착용한다. 스카플라는 성패와 마찬가지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스카플라는 관상생활을 하겠다는 서약의 상징적 표지다. 그것은 수도복의 일부로 생겨났다. 스카플라는 옛날에 수도자가 일할 때 튜닉(소매 없는 헐렁한 윗옷)위에 걸치던 넓은 겉옷이다. 보통 모직물로 만들어졌으며, 어깨에 걸쳐 튜닉의 앞뒤로 내려뜨리게 되어 있어 십자가 모양으로 보였다.

- 스카플라는 어깨를 가리키는 라틴어 scapula에서 유래한 것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수도복의 가장 독특하고 특징적인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작은 스카플라는 수사나 수녀들이 봉헌 생활에 참여하는 것을 상징하는 표지다. 특히 갈색 스카플라는 내가 가르멜수도회의 선익과 선업에 참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 성모 마리아께 대한 굳센 믿음을 지니고 있는 가르멜수도회는 일반적으로 성모님의 이미지를 갈색 스카플라에 담고 있다. 13세기에 성모님은 가르멜회 수사 성 시몬 스톡에게 발현하시어 “이 의복을 입고 죽은 사람들은 영원한 불의 고통을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만일 우리가 스카플라를 열심히 착용한다면 우리는 가르멜적 삶, 곧 엘리야와 엘리사와 요한의 삶과 예수님과 마리아의 삶에 충실하게 될 것이다. 갈색 스카플라외에도 수많은 스카플라가 있다. 베네딕토 회원, 도미니코 회원, 노르베르토 회원도 저마다 스카플라를 지니고 있다.

* 마음에 새기기 : “… 스카플라는 마리아와 신자사이의 계약과 상호 친교의 표지가 됩니다. 스카플라는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요한에게 주셨고 또 그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주신 어머니라는 선물의 의미, 사랑하는 사도와 우리 모두를 우리의 영적 어머니가 되신 성모님께 맡기는 행위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해석해 줍니다.”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20세기

37. 마음기도
- 마음기도는 지극히 평범하고 내 집처럼 편안한 것이다.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그 기도를 요약해서 “그것은 친구 사이의 친밀한 나눔일 따름입니다. 곧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알고 있는 그분과 지내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라고 했다. 어떤 의미에서 모든 기도는 ‘마음기도’다. 다마스쿠스의 성 요한은 기도를 ‘하느님께 마음을 들어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마음을 하느님께 조용히 들어 높이는 우리의 정신적 능력, 곧 친밀한 내적 대화를 강조하는 기도 형태가 있는데, 가톨릭 전통에서는 이 기도를 마음기도라고 한다. … 하느님과 지속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내적 친밀성이 필요하다. 우리는 마음기도를 위한 시간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시간만 몇 분이 소요되고, 하느님 말씀을 우리의 영혼으로 듣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그런 준비를 잘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시간이 하느님과 대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인지는 이른 아침이나 밤늦은 시간이 좋을 것이나 어느 시간이 하느님과 대화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인지는 여러분 자신이 알 것이다. 가장 좋은 장소는 성당의 감실 앞이다. 그러나 만일 그곳에 갈 수 없다면 적어도 산만하게 하는 것들이 없는 조용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 하느님 현존을 마주하고, 하느님께 직접 말을 건네는 짧은 기도와 함께 하느님 현존을 의식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저는 당신이 이 자리에 계시며 저를 보시고 제 말을 듣고 계심을 분명히 믿나이다.” 이 기도는 눈으로 보는 그분을 바라보게 해주며 대화가 훨씬 쉽게 진행되게 한다. 마음기도가 하느님께 우리의 의향을 줄줄 읊어대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관심사를 기도 안에 담아 그에 대해 하느님께 말씀드려라. 우리는 또한 편히 앉아 듣는 법을 배워야 한다. 여기에는 믿음이 필요하고, 하느님 말씀을 우리 영혼에 받아들여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을 깨달으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영혼은 우리의 감각과 뇌가 의식하는 대로 똑같이 작동하지 않는다. 마음기도에는 여러 가지 장애물과 어려움이 따른다. 우선 주위를 산만하게 하는 것을 극복해야 한다. 때로는 우리의 관심거리가 되지 말아야 할 것들, 곧 불순한 생각이나 잡다한 기억으로 주위가 산만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고 끈기 노력한다면 많은 은총을 얻게 될 것이다. 성모 마리아가 큰 도움이 되어 주실 것이다. 그분은 우리가 잘 극복해 내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모든 기도를 마음기도로, 더 나아가 찬미의 노래로 변화시켜야 한다.

* 마음에 새기기 : ‘주님의 기도’나 ‘성모송’, 그 밖의 기도들을 암송하는 것은 염경기도입니다. 그러나 마음기도없이 염경기도를 할 때 얼마나 형편없는 소리를 내개 되는지에 주목하십시오.“ -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16세기

38. 감실에 대한 경외심
- 가톨릭 신자임을 드러내는 몸짓은 많다. 무릎 꿇기는 그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건하게 허리를 굽혀 깊은 절을 한다-편집자 주)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요한 1,14) 사람이 되신 말씀이 이 지상에 당신의 거처를 정하신 것이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그 사실을 매우 기뻐했다. 사제가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면 그것은 완전히 또 영원히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이 상징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신앙이 없는 것이고, 그 변화가 전례가 진행되는 동안에만 지속된다는 것은 이단이다. 초창기부터, 로마와 북아프리카처럼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는 성체의 보존과 경외심을 교회의 성체신심의 특징으로 삼았다. 그리스도교 신앙이 합법화되자 교부들은 훨씬 더 많은 기록을 남겼다. 성 바실리오(4세기)는 비둘기 형상으로 된 감실을 제대 위에 메달아 사용했으며, 놀라의 성 바울리노는 오늘날 감실과 비슷한 형태의 감실, 곧 새로이 건축한 성당에 붙박이로 만든 알코브(벽 일부를 안쪽으로 쑥 들어가게 만든 부분) 형식의 감실에 대해 기술했다. 그 당시 그들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듯이 성체 안에 예수님의 몸과 피, 영혼과 신성이 실제로 현존한다고 믿었다. 그 현존은 지속적인 것이다. 현존이 지속되고 있다면 그것은 인정되어야 하고 그분은 마땅히 흠숭 받으셔야 한다.

- 교회가 감실을 거룩한 예배장소가 되게 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는 해야 할 것을 해야 한다. 감실 앞을 지날 때마다 우리는 허리를 굽혀 깊은 절을 한다. 미사에 참례하는 것과는 별도로 성당에 들러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방문해야 한다. 젊은이들을 데려간다면 그들에게 예수님의 현존에 대한 교리를 가르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이는 예수님의 현존에 대한 교리를 가르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고 수백 번의 교리교육보다 더 설득력이 있으며 기억에 남을 것이다. … 우리 사랑은 성체성사적 신앙생활의 표현이며, 그리스도의 몸에 대한 경외심을 전제한다. 그 경외심은 제대 앞에서 시작되어 우리가 가는 곳 어디든 함께 간다.

* 마음에 새기기 : “하느님이 실제로 거처하시는 놀랍고도 두려운 이 세상에서 거룩한 믿음을 지닌 어떤 사람이 어린아이에게 믿음의 진리를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세례 안에서 믿음이라는 큰 선물을 받은 아이였습니다. 내가 그 선물에 대해 알지 못한 그때에도 주님은 내가 알기를 바라시는 좋은 것들을 사실로 터득할 수 잇도록 내 어린 마음을 준비시키셨습니다. 그때 나는 좋은 것을 알았습니다.” - 로널드 롤러 신부, 20세기


[ 9부 : 계속되는 삶 ] - p310

39. 죽음에 대한 준비
- 우리는 일생 동안 죽음에 대한 근심에서 떠날 수 없다.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마태 25,13) 우리는 죽는 순간을 예측할 수 없지만 그 순간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라는 것은 안다. 사실 그리스도교적 삶 전부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먼 준비와 가까운 준비를 구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가능한 한 미리 해야 하는 최선의 준비는 아직 정신이 맑고 힘이 있을 때 바르고 철저하게 고해성사를 보는 것이다. 분명하고 간결하게, 그리고 깊이 뉘우치며 철저히 잘 준비한 고해성사보다 더 영혼에 평화를 안겨주는 없다. 중병에 걸리면 곧바로 병자성사를 받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또한 미사에 참례하거나 그럴 수 없을 때는 병원 원목사제나 본당에 알려 가능한 한 자주 성체를 받아 모시도록 해야 한다. … 임종을 앞두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던 일을 잘 정리하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목적이 있으며 우리는 그 목적을 제때에 달성하기를 바란다. 만일 우리가 임종을 준비하지 않고 주의를 다른 데로만 돌려 시간을 낭비한다면 결국 우리는 실패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임종에 대한 생각이 우리를 계속 짓누르는데도 그에 대처할 준비를 하지 않아 결국 참담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인들을 좇아 ‘마지막 네 가지 일’, 곧 죽음. 심판. 천당. 지옥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 좋다. 교회는 건강할 때라도 그렇게 함으로써 언제나 영원의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라고 권고한다.

- 이 세상 너머에 또 다른 삶이 있다고 하지만 이 세상 것도 중요하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삶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을 잘 정리해 놓으면 뒤에 남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그 일을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때 우리는 그 일을 일상적인 노동을 봉헌할 때처럼 기도로 봉헌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 고통을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에 합치시킬 수 있으며, 그 결과 고통의 의미를 살릴 수 있고, 고통에 구원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가톨릭 신앙은 사후(死後)에 우리 육신이 도착할 곳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다. 교회는 우리가 육신의 부활에 대한 신앙의 표지로 가톨릭 공동묘지를 택하기를 바란다. 우리 육신은 세례로 거룩해졌으며 영성체로 예수님의 육신과 하나가 되었다. 그러므로 육신의 영면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가톨릭 공동묘지를 거룩한 땅, 신성한 공간으로 생각했다. 마침내 죽음에 임박하면 성당에 알려 마지막 성사인 노자성체를 청해야 한다. 아름다운 이 의식은 임종하는 사람이 자기가 할 일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장례미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을 반복한다. ‘삶은 바뀔 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는 한번 살았던 사람은 모두 여전히 살고 있다는 의미이다. ‘여러분도 나도 죽을 것이다. 그러나 ’죽어가는 것 같지만 이렇게 우리는 살아 있다.’(2코린 6,9 참조)

* 마음에 새기기 : “그들은(영혼들) 여전히 어딘가에 살고 있으며, 그들이 과거에 실제로 행한 것이 그들의 현재 운명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들은 반드시 오게 될 그날을 위해 유보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모든 민족이 하느님 앞에 서게 될 그날을 위해!” -존 헨리 뉴먼 추기경, 19세기


40. 죽은 이를 위한 기도
- 인생은 짧다. 우리는 늘 다른 사람들을 사랑해야 할 때, 곧 그들이 마땅히 사랑을 받아야 할 그때, 그들을 사랑할 시간이나 지혜를 갖지 못한다. 때때로 우리는 그들에게 진 빚을 그들이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에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아는 바람에 제대로 감사하지 못한다. 따라서 인간관계가 죽음으로 끝나버린다면 엄청난 비극일 것이다. 모든 기회가 완전히 상실되어 영원한 상처로 고스란히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연옥에 대한 교리는 구약성경으로 올라간다. 마카베오기 하권(12장)에 따르면 마케베오는 전사한 유다 군인들의 몸에서 이교도 우상들의 패(얌니아)를 발견하는데, 이것은 군인들이 우상숭배의 죄를 범했다는 증거다. 그래서 “각 사람에게 모금을 하여 속죄의 제물을 바쳐 달라고 은 이천 드라크마(화폐단위)를 예루살렘으로 보냈다. … 그러므로 그가 죽은 이들을 위하여 속죄를 한 것은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었다.”(2마카 12, 43-45) 유다교에서는 비슷한 관습이 예수님의 공생활 시기에 보편화되어 있었다. 신약성경은 비록 암시적이긴 하지만 연옥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한다. 예수님은 “성령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현세에서도 내세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마태 12,32)라고 말씀하심으로써 내세에 용서의 길이 있음을 암시하신다. 성 바오로는 충실하지 못한 그리스도인은 ‘구원을 받겠지만 불 속에서 겨우 목숨을 건지듯 할 것’(1코린 3,15) 이라고 했다. ‘불’이라는 표현은 연옥의 정화를 의미한다. 묵시록(21,27)에서는 “부정한 것은 그 무엇도”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연옥은 영혼의 모든 부정한 것, 곧 인생 여정에서 비롯된 죄의 모든 결과가 정화되는 사후(死後) 세계다. 천국에 들어가는 사람 대부분이 이 단계를 거쳐야 한다. 성 바오로의 말대로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하느님의 영광을 잃어버렸기“(로마 3,23) 때문이다.

- 우리가 죄를 고백한다면 하느님은 우리를 용서하신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에게 입힌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이 치유는 현세적 치유와 마찬가지로 고통을 수반할 수 있다. ‘플레너리 오코너’ 가톨릭 작가는 “물이 정화의 상징인 것처럼 불도 또 다른 정화의 상징이다. 내 생각에 물은 하느님이 우리의 노력이나 가치와 상관없이 베풀어 주시는 정화의 상징이고, 불은 연옥처럼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초래하는 정화의 상징이다. 악은 하느님 가까운 곳에 이르면 저절로 타 없어진다.” 카타콤과 그 밖의 고대 그리스도교 묘지에는 죽은 이들의 영혼에 대해 가졌던 관심에 대한 증언이 담겨 있다. 그리스도인은 묘소를 찾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 사람을 기억하도록 묘비에 기도문을 새겼다. 성 치프리아노는 3세기에 연옥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집트의 오리게네스의 저서에서도 그 교리를 발견할 수 있다. 성 아우구스투스의 어머니 성녀 모니카는 아들에게 자기가 죽으면 미사를 봉헌해 달라고 당부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도 신자들에게 죽은 이를 위해 기도 할 것을 당부했다. … 구약성경에서 신약성경에 이르기까지, 사도들에서 중세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어느 누구도 그리스도인 사이에서 이어지는 관계의 연속성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없었다. 세상에 남겨진 사람들은 죽음으로 넘어간 사람들과 관계 맺는 법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종교개혁으로 없어졌을 뿐이다.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교 전통을 폐지할 수도 약화시킬 수도 없었다. 교의는 창조될 수도 파괴될 수도, 변경될 수도 종결될 수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장례미사에서 다음과 같이 기도한다. “주님, 당신의 충실한 백성에게는 삶이 바뀔 뿐 끝나지 않나이다.” 우리는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 그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하느님은 자비로우시며 그분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 마음에 새기기 : “우리는 심판 날에 앞서 작은 죄를 위해 연옥 불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 구세주는 누구든 성령을 거슬러 말하는 사람은 현세에서도 내세에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 교황 성 대 그레고리오, 16세기

[ 맺는 말 ]

-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태 7,7) 청하고, 찾고, 두드려라! … 그리스도인의 기도의 길은 순례의 길이다. 그 길은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산상설교에 있다. 예수님은 기도와 단식과 자선에 대한 지침을 제자들에게 설명하신 후 순례여정에 대한 가르침을 주셨다.(마태 6장) 이 말씀에서 모든 가톨릭 신심이 풍부하고도 다양하게 생겨났다. 우리는 아직 사랑, 찬미, 감사. 바람. 경탄. 뉘우침을 표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시도하지 않았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할 일을 남기셨다. 그분은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이 주어져 있고 모든 고통이 그친 상태로 이미 만들어져 선물용으로 포장된 구원을 남기신 것이 아니다. 그분은 모험의 길, 좁은 문을 향해 가는 좁은 길을 따라 그분을 따르라고 명하신다. 그분의 길은 우리를 영광으로 인도하지만 오직 갈바리아의 길을 통해 인도하신다. 우리는 다음 모퉁이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며 우리가 청하고 찾고 두드릴 때, 곧 오래되고 익숙한 방법으로 기도할 때 응답해 주실 것이다. …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지만 아직 고향에 이르지 못했다. 하느님은 우리 아버지이지만 천상에 계시다. 우리가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은 우리가 아직 순례 여정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성부는 지금 이 순간을 이용하시어 우리를 변화시키고 우리가 그 길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게 하시며, 순례자인 우리를 성인으로 변모시킨다. 우리는 청하고 찾고 두드린다. 우리는 순례의 길을 간다. 우리는 완전하신 성부가 고향을 향해 가는 당신 자녀에게 주고자 하시는 은총을 받고 있다.


# 131 독서 메모 끝. - p328

금주의 독서 메모 #132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날마다 성서를 읽고 실천합시다 ]

- 지은이: 이홍기, 까를로스 메스터즈
- 펴낸데 : 성서와 함께
- 출판일(발행일) : 1995.11.25 – 79p
- 내 용 : 성서를 읽고 공부하는 길을 제시해 주는 성서 읽기 지침서


[ 표지의 글 ]



“성서를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 - 성 예로니모
“여러분은 생명의 양식을 멀리하여 죽는 일이 없도록 자주 성서를 봉독하십시오.”
- 성 아우구스티노


[ 펴내면서 ]

- 최근 들어 성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 정작 성서를 읽어도 그 뜻을 잘 모르거나 어떻게 읽어야 될지 몰라 답답해하는 신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나아가 성서를 읽어야 되는 까닭도 모르고 아예 성서에 무관심한 신자들도 아직 꽤 있습니다. 이 책은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성서가 무엇이며 왜 읽어야 하는지, 또 어떻게 대하는 것이 바람작한 일상의 보기를 들어 쉽고 자세하게 일러줌으로써, 성서를 읽고 공부하는 길을 제시해 주는 성서 읽기 지침서입니다. … 이 책의 1부는 월간 ‘성서와 함께’ 1988년 4월(145호)부터 11월(152호)까지, 2부는 1월(202호)부터 1993년 12월(213호)까지 실렸던 같은 필자의 글을 모아 엮은 것입니다. 아울러 이 “땅에 야훼 하느님을 아는 지식이 넘치게”(이사 11,9)되길 바라고 청합니다.


[ 차례/ 짜임 ]

(제1부 날마다 성서를 읽고 실천합시다)

1. 성서에 대한 우리의 태도, 이래도 좋은가?
2. 성서와 교회
3. 성서는 하느님이 보내신 참사랑의 편지
4. 성서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고 대화한다.
5. 생명의 양식인 하느님의 말씀
6. 성서는 인생 여정의 길동무요, 진리의 교과서이다.
7. 날마다 성서를 읽기 위한 구체적 방안
8.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제2부 성서를 충실히 읽는 열 가지 지침)

1 지침 : 성서가 하느님의 말씀임을 믿으십시오.
2 지침 : 하느님의 말씀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됩니다.
3 지침 :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말씀으로 계시하십니다.
4 지침 : 예수님은 성서를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5 지침 : 성령의 영감을 받은 책을 모두 받아들이십시오.
6 지침 : 성서는 교회의 책입니다.
7 지침 : 믿음의 기준을 고려하십시오.
8 지침 : 실제 현실의 기준을 마음에 새기십시오.
9 지침 :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서를 읽으십시오.
10 지침 : 모든 해석은 복음화를 도와야 합니다.


[ 제1부. 날마다 성서를 읽고 실천합시다 ]


[ 1. 성서에 대한 태도, 이래도 좋은가? ]

- “교우 여러분, 성서는 하느님의 말씀이며 우리 마음의 양식이요 신앙의 힘입니다. 그러니 날마다 성서를 읽고 실천하도록 노력하십시오!” 요즈음 우리들이 미사강론이나 신자 재교육 또는 예비자 교리 시간에 종종 듣는 말이다. 세례를 받은 지 오래된 구교우들은 최근의 이러한 성서 열풍을 의아하게 여길 것이다. 그것은 가톨릭교회 안에 성서붐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다소나마 성서를 자주 읽어야 할 필요성을 깨닫기 시작한 것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부터이다. 물론 공의회 이전에도 성서를 하느님의 말씀으로 대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이를 날마다 읽고 생명의 양식으로 삼은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 성서가 아무리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영원한 진리의 말씀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인간은 곧잘 그 말씀을 등지고 살았던 것이다. 교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가톨릭 교인들은 성서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거나 아예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없애고 성서가 명실공히 “살아 있고 힘이 있는 하느님의 말씀”이 되기 위하여, 이 책에서는 ‘날마다 성서를 읽고 실천합시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성서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하에 먼저 성서읽기의 역사와 현황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고, 왜 우리가 성서를 가까이 해야 하는지를 여러 관점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 교회는 과거에 성서를 어떻게 대하여 왔던가 >

- 신약성서가 없었던 초대교회 시대에는 온 공동체가 친교, 빵의 나눔, 기도 등과 함께 하느님의 말씀으로 여기던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는 일에 전념하였다(사도 2,42). 그들은 또한 열심한 유대인들처럼 구약성서도 열심히 읽었다. 대부분의 신약성서가 구약성서를 직접 간접으로 풍부히 인용한다는 것은 당대의 독자들이 구약성서를 잘 알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사도시대 이후에도 그와 같은 현상이 지속되었음은 거의 확실하다. 교부들의 문헌이나 단계적 입교예식의 교육내용들이 하나같이 성서를 중심으로 펼쳐졌기 때문이다. 5세기 말의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에 관해 고귀한 증언을 한다. “여러분은 여기서 강론을 들을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성서를 열심히 읽어야 합니다. 이는 내가 항상 권고하고 또 권고하는 바입니다.” 그 이후의 중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성서 신심은 큰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12세기 말경부터 서서히 일반 신자들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한다. 일부 교구의 주교나 주교회의가 성서번역 또는 번역 성서의 소유나 독서를 금지시켰다. 비록 교회 전체의 상황은 아니지만 성서 독서에 제동이 걸리게 된 주된 원인은 잘못 번역된 성서와 그로 말미암은 이단을 들 수 있다. 지역 교회 지도자들은 성직자와 신자들이 오류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교회가 공식으로 인정한 불가타 성서나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신학 저서만을 권장하는 편이었다.

- 16세기에 일어난 종교개혁은 교회가 성서에 대한 제한 규정을 더욱 강화시키고 전체 교회로 확대시키게 한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교황청에서는 더 이상의 불행을 막기 위하여 교회법으로 공식허가를 받지 아니한 성서 번역과 그러한 성서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그 결과, 교회가 공인본으로 선언한 라틴어로 된 불가타 성서를 읽는 극소수의 성직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우들은 자연히 성서와 담을 쌓기 시작했다. 이에 반하여 교회교리를 조직적으로 정리한 스콜라 신학이 발달함으로써 성서에 대한 필요성을 별도로 느끼지 못하게 되기도 했다. 17-18세기는 가톨릭이나 개신교 모두가 성서를 거의 잊고 지낸 시대라고 할 수 있다.

- 교회가 성서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완화하고 성서 대중화 운동을 전개한 것은 19세기 말엽부터이다. 이때에 일어난 성서와 전례운동에 힘입어 레오 13세는 회칙 ‘섭리의 하느님’(1893년)을 통해 성서연구와 독서에 활력을 주었고, 비오 10세에 이르러서는 모든 신자가 가정에서 날마다 성서를 읽도록 적극 권장하였다. 특히 비오 12세는 그의 성서 회칙 ‘성령의 영감’(1943년)을 통하여 현대 성서 대중화의 초석을 놓았다.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20세기 초반에서 중반에 이르기까지 각종 성서 활성화 운동이 전개되었고, 그 영향은 그대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까지 미치게 되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성서를 교회쇄신의 원천으로 삼았고, 계시헌장과 전례헌장을 비롯한 각종 문헌을 통하여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존경심과 친밀감을 높이고 영적 생활에 새로운 충격을 주었다. 그 영향으로 우리는 누구나 미사 중에 우리말로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우리말로 번역된 성서를 날마다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 우리는 지금 성서를 어떻게 대하고 있나 >

- 한국 가톨릭교회도 공의회 직후에는 극소수의 성직자를 제외하고는 성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1970년대에 들어서서 성서 읽기와 성서 공부 등이 활발해지기 시작하였고, 80년대 이후로 성서가 서서히 일반교우들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성서에 눈을 뜨기 시작하게 된 것은 미사 독서를 비롯한 각종 전례서가 성서의 보고(寶庫)를 널리 개방하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70년대 중반에 완역된 ‘공동번역성서’ 및 몇몇 수도회에서 시작하여 여러 교구에까지 확산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성서교육 등이다. 그 외에 신학교 교육, 성서 원문에 충실한 ‘200주년 신약성서’, 일부 신심운동, 각종 피정이나 연수회 등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에 봉사할 사명을 지닌 교회 종사자들의 상당수가 아직도 성서 연구나 교육에 큰 관심이 없다. 따라서 그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 일반 신자들은 자연히 성서에 대한 기본 지식을 얻지 못하였다.

- 삼백만 명이 넘는 한국 가톨릭교인들 가운데 날마다 성서를 규칙적으로 읽거나 하다못해 신구약 성서를 한 번만이라도 다 읽은 사람은 별로 없다. …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론에서 포로 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 성서는 바로 이스라엘의 회개와 재건의 기틀이 되었다. 하느님께서는 지금 이 시대에도 성서의 중요성을 일깨어 주시어 그것을 당신 백성인 교회의 쇄신과 인류 복음화의 길잡이로 내세워 주셨다. 이러한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분의 뜻을 실천해야 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성서를 피하는 태도가 이래서는 안 된다.


[ 2. 성서와 교회 ]

- 그리스도교인들은 대부분 성서를 자주, 되도록 날마다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대로 이행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그들이 신앙인으로 태어나고 성장하는 데 하느님의 말씀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깊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서와 우리가 속해 있는 교회와의 긴밀한 관계를 설명해 보기로 한다.


< 복음 선포를 통해 자라나는 교회 >

-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교회의 뿌리 내지 원조상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이 세우신 교회가 어떻게 해서 우리에게 까지 전해 내려오고, 어떤 경로를 통해 예수께서 주님이시며 구세주이심을 믿게 되었을까? 이는 입에서 입으로, 또는 책으로 전해진 하느님의 말씀 때문이었다. 교회의 창시자인 예수께서는 몇 년 안 되는 짧은 기간이나마 하느님 나라에 관한 기쁜 소식을 전하는 데 전심 전력하셨다(루카 4,43). 사도들 역시 스승의 명령을 따라 복음 선포를 지상 과제로 삼았으며 그들의 활동에 힘입어 예루살렘, 안티오키아, 로마 등지에 신앙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이들 신앙 공동체 또한 사도들의 가르침을 꾸준히 전하였으며 그 가운데 공동체의 규모는 날로 커졌다. 신자수는 급증하고 있는데, 그리스도를 직접 대하였던 사도들은 점차 세상을 뜨게 되자, 교회는 입으로 전하던 복음을 단편적으로나마 글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들 기록문서들을 일부 저자들이 정리 편집한 것이 바로 신약성서이다. 이 신약성서는 사도들이 전해 준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그분의 생애 외에 초대교회의 생활상을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기록한 하느님의 말씀이다.

- 교회는 성서와 입으로 전해 오는 사도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복음을 전하였으며, 이러한 복음이 최종적으로는 우리들에까지 알려져 우리도 그리스도인이 된 것이다. 이상의 과정을 요약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와 교회 창설 –> 사도들의 복음 선포 –> 초기 공동체의 형성 –> 신약성서의 탄생 > 교회의 계속적인 복음 선포 –> 현대 교회와 우리 자신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한 것은 구두나 문서로 전해진 하느님의 말씀이었다. 성서야 말로 우리를 신앙인으로 다시 나게 하고 자라게 한 뿌리와 줄기의 책이다. 이 책에는 초대교회가 사도들로부터 듣고 믿고 실천하면서 다시 선포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가장 순수하게 보존되어 있다. 이러한 성서를 통하여 하느님의 백성이 된 우리는 거듭하여 성서를 읽고 전함으로써 항상 살아 움직이는 성서적 인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 하느님 말씀을 듣는 교회 >

- 교회의 역사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듣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사도행전 2장은 예루살렘 공동체의 탄생모습을 구약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백성으로 탄생하던 출애굽기(탈출기) 19장의 장면과 연관시켜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먼저 성령을 가득히 받은 사도 베드로는 군중에게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나자렛의 예수는 하느님께서 예언자들을 통하여 미리 알려 주시고 유대인들이 그토록 고대하던 메시아이시며 주님이심을 선언하셨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설교를 듣고 믿어, 거기서 첫 번째 신앙 공동체가 탄생하였다. 이렇게 출발한 초대교회는 친교를 이루며 성찬례를 거행하고 기도하는 일 외에도 그들이 복음이라고 여기는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는 일에 전념하였다(사도 2,42). 말씀을 듣는 이러한 교회의 모습은 그 후에도 변함이 없었으며, 한국 교회도 비슷한 모양으로 형성. 발전되었다.

-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주인공은 18세기에 중국에서 흘러 들어온 한역(漢譯) 서학서였다. 당대의 남인계 소장 학자들은 천주실의, 칠극(七克), 변학유독(辨學遺讀), 서학범(西學凡) 등의 서학서를 연구하다가 우연히 천주교를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벽, 정약전, 이승훈 등의 학자들은 천진암, 주어사 등지에서 천주교 서적들을 연구하고 토의하였으며 여기에서 최초의 조선 교회 공동체가 태어났다. 비록 우리 선조들은 직접 성서를 접하지는 않았지만 그 내용을 풀이한 교리서들을 통하여 천주교 신자가 되었던 것이다.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서 태어난 하느님의 백성이며 계속해서 그 말씀을 들으면서 자라나는 신앙 공동체이다. 교회 공동체의 일원인 ‘신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읽는다는 것이 생명과 성장에 직접 관계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 때문에 교회는 전례행사, 강론, 교리교육 등을 통하여 끊임없이 하느님의 말씀을 들려주며 개별적으로도 성서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삼도록 권한다. 이러한 성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것은 하느님의 뜻을 소홀히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교회 >

-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교회’는 그 말씀을 전하는 교회이기도 하다. 말씀을 듣기만 하고 전하지 않는 교회는 얼마 안 가서 사라지고 만다. 말씀을 전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들을 수 있고, 들어야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로마 10,15.17). 그만큼 말씀을 전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이다. 복음 선포로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처럼 사도들은 그분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선교로 교회 시대를 열었다. 사도들은 무엇보다도 복음 선포의 사명을 띤 말씀의 봉사자(1코린 9,16)요, 복음의 종들(콜로 1,23)이었다. 이방인의 사도라 불리는 바오로는 사도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얼마나 열성적이었던 가를 잘 대변한다(1코린 9,16). 사도들의 선교 정신을 이어받은 교회는 2천년 역사를 거치는 동안 숱한 역경과 환난을 겪으면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온 세상에 기쁜 소식을 퍼뜨렸으며 앞으로도 세상 마지막 날까지 예언자로서의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 안타까운 일은 대부분의 신자들이 이렇게 중요한 복음 선포를 성직자나 선교사만의 고유 직무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세례와 견진성사로 그리스도의 예언직에 참여한 사람들은 그 누구이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할 권리와 의무를 지닌 복음의 사도요 선교사들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사도적 권고 ‘현대의 복음선교’에서, “복음 선포는 신자들의 본연의 사명이자 제일가는 사명이다.”(25항)라고 하셨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복음 선포를 위하여 존재한다. … 우리는 ‘가장 새롭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기자들’이다. 신앙의 기자들이 추적하여야 할 사건 현장은 바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성서이다. 우리는 성서가 담고 있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상 최대의 기쁜 소식’을 배우고 전하기 위하여 그 어느 기자 못지않게 열과 성을 다하여야 한다.


[ 3. 성서는 하느님이 보내신 참사랑의 편지 ]

< 사랑하는 이들의 편지 >

- 1950년대 초에 수사 신부가 되고자 머나먼 외국으로 떠나간 큰 아들한테서 편지가 올 때마다 이모님은 어김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당시는 휴전 직후라 편지만이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유일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외국에서 날아오는 편지 한 통이 얼마나 귀한지 몰랐다. 매월 정기적으로 오던 편지가 끊어지다가 오랜만에 편지기 와 편지를 읽어 드렸다. 이모님은 반가워서 울고, 애처로워서 우셨다. 세상에 그렇게 편지에 푹 빠져드는 사람이 있었을까. 도대체 편지가 무엇이기에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가. 겉으로 보면 겉봉에 주소 성명이 있고, 그 속에는 길어야 200자 원고지 네댓 장에 해당하는 글자가 적힌 종이가 있음에 불과한데, 그러나 이편지가 맡은 구실은 매우 크다. 멀리 떨어져 있어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은 편지를 통하여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지는 수백리 수천리 헤어져 살고 있는 부모형제나 친구를 잠시나마 만나게 하고, 사는 모습과 마음을 보여 준다. 이모님도 이 한 장의 편지(서간/書簡) 안에서 그렇게 그리던 아들을 만나고 그 목소리를 들으셨기 때문에 줄곧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던 것이다.

< 성서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편지다 >

- 편지가 인간들 사이의 긴요한 통교 수단이듯이, 성서 역시 하느님과 인간을 연결시켜 주는 일종의 영적 편지이다. 이 편지는 다소 특이하여 봉투, 보내는 이의 주소, 성명, 우표 등 일반 편지가 갖고 있는 요건이 구비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우리가 날마다 수없이 대하는 두툼한 책의 일종이다. 하지만 거기에 쓰인 글들을 찬찬히 읽어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편지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편지를 보낸 이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하느님이시다. 인간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하느님의 참 모습을 뵐 수 없고 그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에, 하느님은 성서라는 편지를 통하여 인간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방법을 취하신 것이다. 하느님은 이 편지 안에서 지상 나그네의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천상 고향과 가족 소식을 들려주시고 이곳 임시 거처에서 올바로 사는 방법을 가르쳐 주신다. 악에 휩쓸리면 꾸짖으시고 그릇된 길에 들지 않도록 미리 경고도 하시며, 멀지 않은 미래에 온 가족이 천상 아버지의 집에 모여 행복한 나날을 보낼 때 까지 굳세게 살도록 힘을 북돋아 주신다. 그 안에는 구구절절이 그분의 자애로운 경고, 교훈, 책망, 지침, 격려가 깃들어 있다. 이 세상 어느 부모가 이토록 사랑에 넘치는 편지를 보내 주실까. … 하느님께서 우리가 이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이라도 줄곧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사랑의 대화를 나누고자 하신다. 성서의 글자 하나하나, 그 안에 전개되는 이야기, 노래, 시, 사건, 역사 등 모두가 하느님께서 친히 우리 각자에게 띄우신 사랑의 편지이다.

< 사랑의 편지를 매일 반갑게 읽자 >

- 타향살이를 하는 외로운 처지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가까운 이의 편지를 받으면 반갑게, 그리고 즉시 읽기 마련이다. 성서는 옛날 옛적에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지만 동시에 언제나 새로운 하느님의 편지이다. 하느님께는 과거가 없듯이 그분의 말씀에도 묵은 것이 없다. 비록 성서는 과거의 사건이나 말씀을 전할지라도 우리가 성서를 읽을 때마다 하느님은 언제나 새로운 영을 불어 넣어 주신다. 따라서 성서는 우리의 참된 부모이신 하느님께서 매일 친필로 보내 주시는 사랑의 편지이다. 내가 신품을 받을 때에 불행이도 나의 어머니는 거리 관계로 참석지 못하셨다. 그 대신 맞춤법도 안 맞는 옛 글씨로 장문의 편지를 써 보내셨는데, 나는 그 편지를 몇 번이나 읽었는지 지금도 그 내용을 거의 다 기억하고 있다. 어느 어머니보다도 자상하신 하느님께서는 지금도 우리에게 날마다 성서라는 애정 어린 편지를 보내신다. 이 고마운 편지를 우리는 참으로 감사하는 마음과 뜨거운 사랑으로 날마다 읽고 그분과 함께 더욱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4. 성서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고 대화한다 ]

- (하느님이 방문하신다면) 우리는 흔히 세계적으로 유명하거나 지체 높고 귀한 사람을 만나보고 싶어 하며 악수라고 한다면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한다. 1984년에 교황님이 한국에 오셨을 때에도 그분이 가시는 곳마다 신자, 비신자 할 것 없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만일 하느님이나 예수님이 친히 우리나라를, 우리 가정을 방문하신다면 어떨까? 성모님이 발현하신지 이미 130여 년이 지났건만 해마다 수백만 명의 순례자나 관광객이 루르드를 찾아가는 것을 보면, 하느님이 직접 어느 장소에 나타나신다면 당장 그곳은 세계적인 순례지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하느님은 특별한 경우나 특정 인물에게가 아니면 당신의 빛나는 모습 그대로 사람들 가운데 나타나시거나 방문하신 적이 없다. 나타나실 때에는 고작해야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나 빵과 포도주, 또는 일상적인 인간의 말과 글의 모습을 취하시니, 믿음의 눈이 없으면 그분이 바로 곁에 계셔도 도무지 알아낼 길이 없다. 실제로 이천 년 전에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께서 나자렛에서 30여 년이나 사셨지만, 제자들과 일부 군중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수를 좀 똑똑하고 이적(異蹟)도 행하는 별난 인물 정도로만 생각했을 뿐이다.

- (하느님의 말씀이신 성서) 우리는 성서를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한다. 교회기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할 때는 그 말씀 안에 하느님의 거룩한 얼과 생명이 들어 있다는 점을 더욱 강조한다. 계시헌장에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성서 안에서 당신 자녀들을 언제나 친히 만나 주시고 그들과 말씀을 나누신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읽을 때에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다”(헌장 6,21-25). 달리 말하면 하느님은 성서 안에 현존하시면서 직접 말씀하신다는 뜻이다. …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계기로 성서에 대한 과거의 미온적인 태도를 거쳐 하느님께서 성서 안에 현존하심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깨우쳐 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성서적 현존을 이 세상에서 실제로 사셨던 역사상의 예수 그리스도 및 성체 현존과 비교하는 점이다. 즉, “하느님의 말씀이신 성자께서 연약한 인간의 모습을 취하시어 2천 년 전에 이 세상에 오셨으니 곧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그 말씀이 인간의 언어로 표현되었으니 바로 성서이다.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이 성체 성혈이고, 인간의 말 안에 영원히 머물러계시는 하느님의 말씀이 성서이다.”(계시헌장 3,13 ; 6,26 참조)

- (성서라는 주님의 거울) 예수께서 승천하신지 수십 년이 지났을 때, 사도들의 전교로 주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하던 신자들의 대부분은 주님을 직접 뵙지 못했기 때문에 그분이 공동체 가운데 현존하심을 피부로 느낄 수가 없었다. 이러한 현상을 감지한 복음사가 루카는 엠마오의 제자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 주께서 여전히 그들 안에 살아 계심을 설명하였다(루카 24, 13-35). 루카는 이 극적인 이야기를 통하여 당대나 후대의 신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여러분은 부활하신 주님이 하늘나라에 계시다고만 생각하는데 그것은 잘못입니다. 그분은 부활하시어 영광을 누리고 계시지만 동시에 여러분이 모여 그분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할 때에, 성서를 읽을 때에, 그리고 빵을 나눌 때에 여러분 가운데 계시며 가르치시고 빵을 나누어 주십니다” … 그리스도께서는 성체의 형상 안에 온전히 현존하듯이 당신의 말씀 속에도 현존하신다. 우리가 미사 중에 성서 말씀을 들을 때나 사사로이 성서를 읽을 때에, 우리 귀에 들리는 소리는 인간의 소리고 우리 눈에 보이는 글은 인간의 글이지만 우리에게 말씀을 들려주시는 분은 하느님 자신이시다. 우리는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던 모세나 갈릴래아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던 사도들처럼 성서 안에서 하느님을 모시고 그분의 말씀을 듣는다. 성서는 사람이나 사물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과 같다. 우리는 천상에서는 하느님을 계신 그대로 대면하겠지만, 지상에 사는 동안은 성서라는 거울 안에서 그분을 관상하며 모든 것을 받는다(계시헌장 2,7참조).

- (하느님을 뵙고 싶으면) 가정에서도 날마다 가족과 함께 또는 개인적으로라도 성서를 읽어 주님을 만나 뵙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특은을 놓치지 말자. 그분을 만나는 데는 교황님이나 대통령을 만날 때처럼 까다로운 절차도 없고 고생할 필요도 없다. 단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성서를 펼쳐, 믿는 마음으로 읽기만 하면 그분은 언제든지 우리를 반가이 맞아 주신다. … 우리는 어느 면에서 하늘에 오를 때까지 이산가족이다. 하지만 하느님은 결코 우리를 이산의 아픔 속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자연, 이웃, 고통과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 특히 성체와 성서를 통하여 우리에게 오신다. 성서는 하늘의 하느님과 지상의 인간이 서로 만나는 거룩한 만남의 장소이다. 사도 베드로가 로마 백인대장 고르넬리오의 집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에 성령께서 거기에 있던 모든 사람에게 내려 오셨다(사도 10, 34-38 참조). 마찬가지로 우리도 하느님의 말씀인 성서를 읽으면 하느님께서 내려오시어 우리 마음을 당신 영으로 가득히 채워 주신다. 정녕 하느님을 뵙고 싶으면 날마다 성서를 듣고 읽으라.



[ 5. 생명의 양식인 하느님 말씀 ]

< 성서의 가르침 >

-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생명의 양식’ 또는 ‘영혼의 빵’이라고도 한다. 성서를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성서나 교부들이 이미 알려준 전통적인 용어를 교회가 다시금 일깨어준 준 것뿐이다. 예수께서 사십 주야를 단식하시고 나서 몹시 허기지셨을 때에 악마가 돌을 들고 와 빵으로 만들어 보라고 유혹하였다. 웬만한 사람 같으면 별 저항 없이 그런 유혹에 넘어가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아담과 하와처럼 간단히 악마의 속임수에 휘말릴 분이 아니셨다. 오히려 그런 기회를 통하여 아담의 후손인 인류에게 참된 양식인 하느님의 말씀의 가치를 알려 주셨다. “사람이 빵으로만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 예수께서는 이와 비슷한 내용의 말씀을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들르셨을 때에 다시 하셨다. “마르타, 당신은 많은 일 때문에 걱정하여 부산을 떨지만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 사실 마리아는 그 좋은 몫을 택했다”(루카 10-38-42). 음식 대접도 좋지만 참다운 말씀인 그분의 말씀을 듣는 일이 더욱 중요할 뿐만 아니라 가장 필요하다는 말씀이다. 초세기의 교부들도 하느님의 말씀을 가끔 양식에 비겨 설명하곤 했다. 오리게네스는 하느님의 말씀을 하늘에서 내려오는 만나라고 불렀으며, 이레네오는 “하느님의 말씀은 낙원에 있던 생명나무처럼 신자들을 양육하는 빵이다.”라고 하면서 성서를 자주 봉독하라고 권하였다.


< 현대 교회의 가르침 >

- 교회는 중세기를 거치면서 빵이나 양식이라는 단어를 성체성사의 신비를 설명하는데 주로 사용하였다. 중세 중엽 이후에는, 하느님의 말씀은 양식으로서의 개념이 흐려진 대신 “성령의 감도로 쓰여진 하느님의 말씀”, “진리의 원천” 등 다소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면이 강조되었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들어와서 성서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전통 가르침인 양식으로의 특성도 되살아났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주요 문헌인 계시헌장 21항에서 하느님의 말씀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과 성체의 식탁에서 생명의 빵을 얻고 신자들에게도 준다.” 사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교령 18항에서도 양식의 의미를 살려 ‘성체와 성서의 두 가지 식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특히 성체와 하느님의 말씀이 같은 영혼의 양식이라는 점을 가장 훌륭하게 소개한 것은 1970년에 개정된 미사전례이다. 여기서는 미사의 기원인 최후의 만찬의 식사적인 형식과 의미를 살려 미사의 구조를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로 양분하고, 말씀의 전례에서는 말씀의 식탁을 마련하여 신자들에게 말씀의 양식을 풍부히 제공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되었다.

< 인간 생명에 필요한 두 가지 양식 >

- 양식이란 크게 나누어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있다. 물질적인 양식은 인간의 육신 생명에 절대 필요한 요소다. 양식은 인간의 생명을 보존하고 자라게 하며 활동할 수 있는 힘과 영양을 공급하는 생명의 자원이다. 양식은 이렇게 생명과 직결되는 요소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평생을 땀 흘려 일해서 양식을 장만한다. 그런데 사람은 동물과는 달리 먹고 마시는 물질적인 양식 외에 마음의 양식도 필요하다. 요즈음 병원 못지않은 의료시설 등 초현대적인 시설을 고루 갖춘 서양의 양로원은 언뜻 생각하면 그런 환경 속에서 사는 노인들은 그야말로 행복한 노후를 즐기는 것 같았으나 내가 만난 대부분의 노인들은 더없이 처량하고 불쌍하였다. 그들은 일 년 내내 몇 번 찾아 주지 않는 자식들을 원망하면서 고독, 소외, 죽음에 대한 공포 등 갖가지 정신적인 시련과 인정을 목말라 하고 있었다. 반면에 한국은 비록 가난하고 고생은 되지만 손자 녀석을 업고 가족과 함께 사는 시골 노인들이 훨씬 부유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한국은 노인들의 천국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자랑도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기적적인 경제 성장을 이룩하여 과거보다 물질적인 양식이 훨씬 많아진 우리네 노인들이 마음의 양식이 부족하여 굶주리는 서양 노인들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우리 모두가 물질적 양식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피부로 체험하고 있다.


< 신앙인의 양식인 하느님의 말씀 >

- 신앙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믿으며, 하늘나라의 영원한 생명과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신앙인에게는 그가 받은 신앙 생명을 위한 영혼의 양식이 필요하다.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우리의 사정을 잘 아시고 성체와 성서라는 양식을 주셨다. 신앙인은 하느님의 말씀과 성체의 양식을 취함으로써 영혼의 생명을 키우고 힘을 얻으며 영원한 생명에 접근한다. 물질적인 양식을 얻기 위해서는 그토록 열심히 일하면서도,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양식은 그 창고인 성서를 눈앞에 두고서도 차분히 봉독하며 묵상하기가 싫어서 굶기를 밥 먹듯이 한다. … 메마른 사막을 여행하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은 만나, 메추라기, 맑은 물 등을 주시어 그들의 생명을 보호하셨다. 같은 하느님께서는 세상이라는 사막에서 천국을 향하여 긴 여행을 하고 있는 신약의 백성에게 천상 양식인 성체와 성서를 주신다. 우리는 이 고마운 양식을 날마다 취하여 우리 신앙 생명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직장에서나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세끼 밥은 꼭꼭 챙긴다. 그런 정성을 생각해서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은 생명의 빵을 먹었던가?”하고 생각해 보고, 먹지 않았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성서를 펼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성 아우구스티노가 당대의 신자들에게 한 말은 우리에게도 교훈이 된다. “여러분은 생명의 양식을 멀리하여 죽는 일이 없도록 자주 성서를 봉독하십시오.”


[ 6. 성서는 인생 여정의 길동무요, 진리의 교과서다 ]

< 인생은 하나의 긴 여정 >

- 유행가 가사에도 나오는 말이지만 사람들은 곧잘 인생을 나그네 길에 비유한다. 모태에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를 하나의 긴 여정에 비긴 것이다. 이 인생 여정은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순풍을 안고 달리는 돛단배처럼 마냥 순탄치는 않다. 이 여정에는 맑고 쾌청한 하늘이 나타나는가 하면, 비바람이 몰아치고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어둠이 계속되기도 한다. 때로는 성난 파도에 파선의 위험도 겪으며 방향을 잃고 망망대해를 헤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 변화무쌍한 인생항로를 거치면서 길을 잃지 않고 안전한 항해를 하기 위하여 부모와 종교, 스승, 학교, 책 등 많은 인생 인도자나 길잡이의 도움을 받는다. 그런데 이들 인도자나 길잡이가 모두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방황하거나 아예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 토비야의 길동무 라파엘 천사 >

- 기원전 721년경 아시리아 제국은 북부 왕국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볼모로 잡아갔다. 그 가운데 토빗이라는 경건하고 신심 깊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운 좋게도 왕의 신임을 얻어 비교적 넉넉하고 평온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이방인 가운데 살면서도 하느님의 율법을 충실히 지키고 열심히 기도하며,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고 죽은 사람들의 장례를 치러 주는 등 율법과 예언서의 가르침을 성실히 실천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장님이 되면서부터 그에게도 끝없는 시련이 계속되었다. 그는 흐느껴 울면서 하느님께 그의 생명을 거둬달라고 탄원할 정도였다. 하느님께서는 토빗의 눈물어린 기도를 들으시고 그가 전에 메대의 라게스에 사는 가바엘에게 돈을 맡겼던 일을 기억하게 해주었다. 그는 즉시 아들 토미야를 불러 돈을 찾아오라고 일렀다. 그는 멀고도 험한 길을 인도할 동행인을 구하여 그와 함께 길을 떠났다. 그런데 그 인도자는 길만 안내할 뿐 아니라 토비야를 위험에서 보호하기도 하고, 생각지도 않은 여러 행운까지도 안겨 주었다. 그래서 토비야는 돈도 되찾고 아름답고 의로운 여자 사라와 결혼도 하였다. 그리고 아버지의 잃었던 시력도 되찾게 해주었다. 그 신비한 인도자는 토빗의 거룩하고 의로운 생활을 보고 하느님께서 보내신 라파엘이었다.


< 인류를 보호하고 인도하시는 하느님 >

- 인류를 창조하고 보호하시는 하느님은 토비야의 여행을 도우셨듯이, 모든 사람을 지상 나그네 길에서 돌보시어 구원과 생명의 고향으로 이끄시는 분이시다. 우리는 성서가 전하는 구원 역사와 교훈 등을 통해 그분의 보호와 인도하심을 익히 알고 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그의 여정에 많은 복을 내리시고 모든 신앙인들의 선조로 삼아 주셨고, 모세에게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노예 생활에서 해방시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들어가 그 땅을 차지하고 행복하게 살게 해주셨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을 완전한 구원의 인도자로 세상에 파견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와 똑같은 나그네 길을 걸으시면서 당신의 생애와 가르침을 통해 모든 사람을 영원한 가나안 복지로 이끄는 “길과 진리와 생명이”이 되셨다(요한 16,6).


< 성서는 인생 여정의 길동무요, 진리의 교과서 >

- 성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느님께서 특별히 선택하신 백성과 인물, 사건과 교훈을 통하여, 인류 전체를 영원한 천상 고향으로 가장 안전하게 인도하는 구원의 길잡이이다. 하느님은 이 성서 안에서 우리가 어디서 왔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일러 주시고, 그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다. 토빗기가 하느님께서 세상에서 나그네 생활을 하는 인류를 돌봐주시고 바른길로 이끌어 주심을 밝히는 한 단편이라면, 신구약 성서는 그 종합편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하느님께서 최상의 인생 지도자로 점지해 주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을 대리하는 교회를 만나고, 여행 중에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 할 구원의 지식을 발견한다. 성서는, 끝없는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동서고금의 심오한 철학으로나 우주 공간을 누비는 초현대적 과학기술로도 해답을 얻지 못하는 우리에게 참된 행복과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과 방법을 제시하여 준다. 하느님의 영감을 받은 이 책은 인생 여정의 참된 길동무이다. 하느님께서는 이 책 안에서 구원으로 이끄는 “진리를 확고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그르침 없이 가르치신다”(계시헌장 3,11). 그래서 교회는 성서를 성전(聖傳)과 함께 자기 신앙의 최고 규범과 삶의 지침서로 늘 간직하고 모든 사람에게 읽으라고 권한다. 성서는 그리스도교인 뿐 아니라 온 인류가 읽어서 믿어야 할 신앙 교리서요, 배워서 익혀야 할 교과서이며, 들어서 실천해야 할 삶의 법전이다.


< 성서를 인생 여정의 길잡이로 삼자 >

- 우리는 방랑생활에서 빨리 벗어나 하느님께서 인생 여정의 길잡이로 보내 주신 성서의 인도를 따라야 한다. 내가 이직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비신자라면, 신앙적인 차원을 떠나서라도 그토록 수많은 사람에게 값진 삶을 안겨 준 성서를 한 번쯤은 친근한 벗으로 삼는 것이 무익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미 교리를 배우기 시작한 예비신자라면, 교리 강의나 교리서에만 의존하지 말고 신앙의 원전인 성서와 함께 본격적인 신앙의 여정을 계속해야 한다. 그리스도교의 표준 교과서인 성서, 특히 네 복음서를 외면하고 그 심오한 진리를 깨달으려 하는 것은 모순된 일이다. 나아가서 이미 세례를 받은 신자라면 초보의 입장에서 벗어나 좀 더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 위하여 날마다 성서를 열심히 읽고 기도하며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회가 진리와 생명의 책으로 들려주는 성서와 친숙할 때에만, 우리는 더욱 자주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분의 인도를 받으며 그분을 닮아 간다. 성서 연구와 번역에 일생을 바친 예로니모 성인은 “성서를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성서를 등지고는 그리스도를 본받을 수가 없는 것이다.


[ 7. 날마다 성서를 읽기 위한 구체적 방안 ]

- 그리스도인 가운데 많은 이는 성서의 의미와 가치를 깊이 깨닫고 있지만 매일 성서를 읽기를 선뜻 시작하지 못하거나, 시작은 하였지만 며칠 안가서 손을 놓고 만다. 그 지속적이 읽기가 안 되는 원인이 몇 가지 있다. 첫째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독서를 싫어하는 데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책하고 담고 쌓고 사람들이 많다. 둘째는, 성서를 계속해서 읽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데 있다. 성서 읽기도 일종의 마음 수련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분과 대화할 수 있는 조용한 장소와 시간이 필요하다. 셋째로, 성서를 읽어야 할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교회가 주일미사처럼 성서 읽기를 의무화시킨 적도 없고, 또 신앙의 기본교리는 대강 알고 있는데 굳이 성서를 또 읽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 말씀 전례 중에 성서를 경건히 읽거나 들을 것 >

- 성서는 전례 안에서 제 가치를 발휘한다. 그리고 하느님은 성서 안에 언제나 현존하시지만, 그 중에서 전례 독서 때에는 특별한 방법으로 현존하시며 말씀하신다. 따라서 평소에 성서를 이끼고 사랑하려면 먼저 전례 때에 성서 독서를 하느님의 말씀답게 경건히 읽거나 한 마디도 빠뜨리지 않고 열심히 들어야 한다. 전례 독서에 대한 자세를 고치는 것이 성서와 가까워지는 첫 걸음이다.


< 성서를 신앙인의 필수품으로 여기고 갖출 것 >

- 성서는 한 가정에 한 권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고 한 사람에 한 권씩, 아니면 두 세 사람에 한 권 정도는 있어야 수시로 읽는 데 불편이 없다. 성서는 기도서, 성가집, 묵주 등과 같이 신자 개개인의 필수품이다. 신자라면 묵주를 가지고 있듯이 개인성서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성서를 읽을 장소 장소와 시간을 별도로 마련할 것 >

- 성서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소리를 들으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적절한 대화 장소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별도의 성서 독서실을 마련하라는 것이 아니다. 일상 거처하는 방에라도 성서를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특히 잊지 말 것은, 눈에 쉽게 띄고 손이 쉽게 갈 수 있는 곳에 성서를 두어 언제라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성서를 자주 보면 읽기도 쉽지만,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두면 잊고 살기 십상이다.


< 읽는 순서 >

- 성서를 읽는 순서에 대한 모범적인 답은 없다. 각자가 자신의 환경, 능력, 성서 지식 등에 따라 독서 순서를 정하는 수밖에 없다. 초보자의 경우에는 비교적 쉬운 책에서 시작하여 어려운 책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신약성서의 4복음인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복음과 사도행전 그리고 구약의 창세기, 탈출기, 전기 예언서들이다. 어려운 책부터 읽기 시작하면 중도에서 포기하기 쉽다. 약간의 성경 지식이 있으면 모세오경, 4복음, 예언서, 바오로 편지, 성문서와 제2경전, 신약의 나머지 책들 순이다. 그 어떤 순서를 따르든지 반드시 유의할 점은, 부분 독서나 편독에 머물지 말고 성서 각 권과 신구약 전체를 완독하는 일이다. 성서는 그 방대한 양과 종류에도 불구하고 한 분이신 하느님의 말씀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신구약성서 전체를 통독해야 각 책이나 부분의 내용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 독서법 >

- 성서 읽기는 일반 독서와는 달리 하느님의 말씀을 직접 듣고 그분과 대화하며 기도하는 일이기 때문에, 성서 고유의 독서법을 따르면 영성적으로 매우 유익할 것이다.

(독서전) 본 독서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조용히 마음을 가다듬고 하느님의 말씀을 올바로 깨닫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주님, 말씀하십시오. 종이 듣고 있습니다.”(1사무 3,9) 등 … 성서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에는, 우리가 미사의 핵심 부분인 성찬의 기도를 시작할 때에 마음을 올려 주님을 향하듯이 경건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독서중) 성서 읽기에도 그 목적에 따라 정독, 속독 등 여러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성서가 쓰여진 본래의 의미를 살리려면 묵상식 독서가 정상이다. 묵상식 독서란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려고 노력하면서 가끔 읽기를 멈추고서 잠시 생각하고 기도하는 독서법이다. 계속해서 마음의 양식으로 남기자면 주요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해 두는 것도 유익하다. 성서의 본 용도를 살려 가끔 소리 내어 낭독하면 더욱 좋다. 독서 중에 잊지 말 것은 읽고 있는 책이 하느님의 말씀임을 믿고 진지하게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 말씀을 받아들여야 한다.

(독서후) 독서가 끝나면 즉시 일어나지 말고 다시 한 번 들은 말씀을 상기하면서 생활 속에 반영할 것을 결심하고 하느님의 도움을 간청한다. 성서공부를 할 때에는 다독(多讀)도 좋다. 그러나 공부를 위한 성서 읽기와 생명의 양식을 얻기 위한 성서 읽기는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 교회가 가르치는 참다운 성서 읽기는 성서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회개하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복음적 인간이 되는 계기로 삼는 것이다.


[ 8.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사람들입니다 ]

- 최근 교회의 성서 읽기 장려와 교육에 힘입어 성서를 열심히 읽는 신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성서 전체를 1~2년 안에 완독한 신자나 부지런히 성서 공부를 받아 성서 봉사자로 활동하는 신자들도 있다. 하느님의 말씀이 그만큼 빛을 발하고 있으니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성서를 아직도 멀리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이제부터라도 날마다 조금씩 성서를 읽으시라고 간곡히 부탁드린다. 어떤 분들은 성서 공부를 어느 정도 한 다음에 성서를 읽으려고 하는데, 가장 좋은 성서 공부는 성서 본문을 읽는 것이다. 공부는 그 다음 문제이다.

- 성서를 읽기만 하는 것과 읽고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가에 대해서 예수님께서는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 일기 쉽게 가르치신다. 어떤 사람이 들에 나가 씨앗을 뿌렸는데 어떤 것은 길가에 떨어져 새들의 먹이가 되었고, 어떤 것은 돌밭에 떨어져 말라버렸으며,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져 조금 자라다가 숨이 막혀 시들고 말았다.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 그 열매가 백배, 육십 배, 삼십 배가 되었다(마태 13,1-9). 초대 교회는 이 비유를 당대의 상황에 맞추어 풀이하는데, 길가와 돌밭, 가시덤불 등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도 깨닫지 못하거나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 등에 못 이겨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반면에 좋은 땅은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들을 뜻한다(마태 13,18~23).

- 말씀을 듣고 실행한 사람들로서 우리는 먼저 열 두 사도를 꼽을 수 있다. 그들은 “나를 따르시오”라는 예수님의 부르심을 듣고 곧 모든 것을 버리고 그분을 따랐으며, 그분이 승천하신 뒤에는 철저히 복음적 생활을 하여 교회의 기초를 튼튼하게 다졌다. 초대 공동체 역시 그 시대의 성서인 사도들의 가르침을 꾸준히 듣고서 서로 한 마음 한 뜻으로 일치하여 한 가족같이 살았으며, 날마다 성전이나 집에 모여 기도하고 빵을 나누었으며, 재산을 기쁘게 내놓아 가난한 이웃을 도왔다(사도 2,42-47 ; 4, 32-35).

- 성서를 읽지만 말고 읽고 실천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성서 자체의 역사와 내용이 증명한다. 먼저 성서 형성과정을 보면, 모든 성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단순히 그대로 기록한 책이기에 앞서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과 초대 교회가 예언자나 사도들을 통해 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실생활로 체험한 바를 기록한 책이다. 그 말씀에는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에 대한 옛 선조들의 반성, 질책, 훈계, 격려가 들어 있다. 또 성서의 내용을 보아도 그 핵심은 하느님께서 얼마나 인류를 사랑하셨으며 그 사랑을 어떻게 실천하셨는가에 모아지고 있다. 한 마디로 성서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사랑을 말과 행동으로 고백하고 증명하신 구원역사의 책이다.

-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신앙인의 양식이라고 하는데 양식이란 생명을 보존하고 키울 뿐 아니라 활동할 힘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 양식을 취하고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양식인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행동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하였듯이(야고 2,26), 항상 살아 있고 힘이 있는 하느님의 말씀이지만 행동하지 않는 사람 안에서는 그 생명력이 사라지고 만다. 하느님의 말씀은 사람이 되셔서 사람들과 함께 하셨다(요한 1,14). 예수께서 승천하시면서 세상 끝날 까지 항상 사람들과 함께 살겠다고 약속하셨다(마태 28,20). 사실 그분은 약속대로 교회와 성체, 그리고 사람의 글로 된 성서 안에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

- 우리가 성서를 읽을 때에도 하느님은 같은 마음의 결단과 실천을 요구하신다. 따라서 우리는 성서를 읽는 도중이나 읽고 나서 가끔 자신이게 물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하느님의 뜻을 알았다면 망설이지 말고 그대로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 … 우리는 흔히 복음적 인간, 그리스도를 닮은 인간이 되는 방법을 매우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한다. 물론 힘들고 고생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방법을 날마다 조금씩 응용하여 힘을 기르면 그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사람들입니다”(루카 8,21).


[ 제2부. 성서를 충실히 읽는 열 가지 지침 ] - 카를로스 메스터스

< 설명에 앞서 – 해석과 성실성 - >

- 하느님께서는 성서 단어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며, 오늘 우리는 성서를 거쳐서 그분의 말씀을 듣는다. “강생하신 말씀에 대해 충실함과 현대인에게 충실함, 이 두 종류의 충직함사이에는 어떠한 모순도 있을 수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된다”(교황바오로 6세). 성서를 해석할 때 교회와 전승과 교도권에 충실함은 나무에 있어 뿌리처럼 중요하다. 뿌리가 없으면 나무는 죽는다. 어느 누구의 해석이 믿을만 하다든가 아니면 믿지 못하겠다든가 하는 것은 그 해석자가 전승이나 교도권의 가르침에 순종함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마태 21,28-32). 그리스도인들이 성서를 읽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해석상의 규정들로, 교회의 전승과 교도권의 가르침을 거쳐 재2차 바티칸 공의회의 ‘계시헌장’에 집약되어 있다. 이를 열가지 지침으로 정리한 것은 기억하기 좋게 하고 이해를 도우려는 의도에서 한 것이다.

< 제1지침. 성서가 하느님의 말씀임을 믿으십시오 >

- 이 믿음이 우리들의 성서 읽기의 대부분을 특정 짓는다. 이것이 성서로 들어가는 문이다. 이 믿음이 없으면 누구도 성서에 흥미를 갖지 못할 것이다. 성서는 하느님의 계시로 이루어진 책으로 하느님의 말씀이다. 하느님께서 이 책의 저자이시다(계시헌장 11).
- 하느님의 말씀이기에 성서는 권위를 지닌다. 성전(聖傳)과 함께 성서는 믿음의 최고 규범이다(계시헌장 21). 하느님의 말씀은 교회를 세우는 구성요소이다. 교회는 공동체로서 물이 샘에서 솟아나듯 성서에 의지한다. ‘교도권은 하느님의 말씀보다 높은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섬긴다. 교도권은 충실하게 진술하기 위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보존해야 한다’(계시헌장 10)

- 하느님의 말씀으로서 성서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성서에 기록되기를 원하신 진리를 성실하게, 그르침 없이” 우리에게 전달한다(계시헌장 11), 그러므로 해방과 구원을 향해 가는 길 위에 있는 하느님 백성인 교회 공동체는 그 길을 인도해 줄 빛을 성서에서 찾는다. 하느님께서는 삶 안에서, 삶과 자연을 통해서, 역사 안에서도 말씀하신다.

- 하느님 말씀의 현존으로서 성서는 가르침을 전달할 힘을 지니고 있다. “하느님의 말씀은 교회에 대해서는 지탱과 힘이 되고, 교회의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힘, 마음의 양식, 영신 생활의 깨끗하고 마르지 않는 샘이 되는 힘과 능력을 간직하고 있다(계시헌장 21).


< 제2지침. 하느님의 말씀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됩니다 >

- 강생의 신비를 통하여 하느님의 말씀은 인간의 언어 형태와 특성을 취하셨다. 예수께서는 죄를 제외한 모든 점에서 우리처럼 되셨다. 따라서 성서 안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와 통교하기 위하여 사용하신 언어는 오류와 거짓이 없다는 점 외에는 우리의 언어와 비슷하다. 하느님의 말씀은 역사 과정에서 동떨어져 있거나 추상적이거나 낯선 메시지가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적인 방법으로 인간을 통하여 성서 안에서 말씀하신다, 하느님의 말씀인 성서는 반드시 신앙에 합당한 기준의 도움을 받아 해석되어야 한다, 하느님의 말씀이 인간의 언어 안에 있는 한, 인간의 언어를 해석하는 그러한 기준의 보조를 받아 해석되어야 한다” (계시헌장 12).

- 20세기 초부터 성서 해석가들은 문학비평과 역사분석 및 인종학, 고고학, 고문서학, 그리고 여타 과학의 진전된 결과를 이용해 왔다. 최근 들어 사람들의 신앙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문제들이 내리누르는 가운데, 특히 라틴 아메리카에 있는 성서 해석가들은 이러한 방법들을 독특하게도 사회분석에 적용하기도 했다. 이런 방법들의 일부에는 그리스도교 신앙에 어긋나는 철학적 전제도 내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이해하는 바와 같이, 성서의 의미를 발견하는 데 매우 유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 그 전제까지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이 아니다. “모든 방법은 그 나름의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한계 인식은 과학정신의 일부이다. 신앙을 지닌 성서 주석가들은 자신들이 찾아낸 과학적 탐구의 상대성을 의식해야 한다. 이러한 겸손은 참되고 올바름을 보증해주며, 그의 주해가 복음화에 이바지할 수 있게 해준다(요한 바오로 2세).


< 제3지침.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으로 계시하십니다 >

- “하느님께서는 계시를 통해 당신 자신 및 인류 구원에 대한 당신의 거룩한 뜻(聖意)의 영원한 결정을 드러내 보이고 전달하기를 원하셨다”(계시헌장 6). 그러므로 성서는 진리들의 목록으로 나타나기에 앞서, 우리를 원하시는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과 자비를 뚜렷하게 표한한 것이다(계시헌장 2). 성서와 성서 해석의 으뜸가는 목적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자비롭고 은혜로운 현존을 발견하고 자유롭게 해주시는 그분의 사랑을 체험하도록 돕는 것이다.

- “성서가 우리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중요한 내용은, 그분은 당신 백성들의 삶과 역사 속에 현존하시며, 그들이 해방될 수 있도록 도우신다.” 이것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이름으로 표현된 모든 계시의 핵심이다. 하느님께서 고통 받는 당신 백성에게 드러낸 계시는 역사를 통하여 점진적으로 실현되어 왔다(계시헌장 2,14). 그 역사의 전체 기간 중에서 하느님 백성의 기억과 의식에 가장 영향을 끼친 것은 출애굽(탈출) 사건이었다. 신약성서에서도 우리 삶에서 예수가 갖는 의의를 설명하기 위해 출애굽 사건의 이미지와 주제를 이용할 정도이다. 이 사건은 몹시 중요해서 심지어 오늘 날 성주간 전례에서도 이야기되고 있다.

-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졌고 예수 안에서 드러난 계시를 능가하는 더 이상의 공적 계시는 예수 재림 이전에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계시헌장 4).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 안에서 실현되었고 신구약성서에서 기록된 이 계시는 여전히 근원적인 체험과 경전, 규범이 되고 있다. 이것들을 통하여 하느님은 현존하시고, 모든 민족들의 역사 안에서 당신을 계시하신다. 이렇게 하여 “구원의 경륜”(계시헌장 14), 하느님의 계획, “인류 구원에 대한 당신 성의의 영원한 결정”(계시헌장 6)이 드러났다. 교회사를 통해 교도권은 신약에 계시된 하느님과 구약에 계시된 하느님 간에 다른 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계속 비난해 왔다. 신구약성서 안에서 당신을 드러내는 하느님은 같은 분이시다! 궁극적으로 하느님 계시의 충만함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계시헌장 4).

< 제4지침. 예수님은 성서를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

- 이는 모든 전승을 통하여 계속 반복되어 온 진리이자 교도권에서 끊임없이 가르쳐 왔다. 예수님은 세상 창조 이래, 그리고 아브라함 이후로 하느님께서 실현시켜 오신 계시의 목적이자 완성이며 중심이다(계시헌장 2.3.4 ..). 이 말은 구약성서가 폐기되었음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구약성서는 하느님의 계약이 어떠한지를 계시해 주고(계시헌장 14),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를 알도록 도와주며, 예수의 재림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복음을 선포하는데 구약성서 전체가 온전히 인용되어 신약성서에서 그 완전한 의의를 얻고 드러내며, 동시에 신약성서를 빛내고 설명한다(계시헌장 16).

- 구약성서가 없으면 우리들의 삶에서 예수께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온전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신약성서가 예수께 부여한 주요 명칭들, 이를테면 주님, 그리스도, 종, 사람의 아들, 예언자, 대사제, 하느님의 아들 등은 모두 구약성서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 스스로도 당신의 사명과 가르침의 의미를 밝히기 위하여 구약성서의 주제 및 구절 그리고 표현방식을 썼다. 예컨대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마르 1,15) ... 등등.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께서 구약성서 안에 숨어 계셨다고 단언하게 되었다. 그들은 구약의 모든 약속에 대한 성부의 긍정적인 응답이 예수님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은 구약성서를 통하여 예수의 정체를 찾아내고자 했다. 신약성서는 그리스도인들이 공동체의 한가운데에 살아 계신 예수를 체험한 그 빛으로 구약을 해석해서 얻은 결실인 것이다. 우리를 위해 이 모든 것은 몹시 의미심장하고 풍부한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

- (첫째로) 예수를 통하여 구약성서를 읽어야 한다는 것은 예수를 어떤 이론이나 이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인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그분은 사람들의 신앙을 고취시키며 오늘날 교회 안에, 공동체 안에, 바로 여기에 계신 그리스도이시다. (둘째로) 이는 단지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구약성서 안에서 예수라는 인물을 어떻게 해석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 그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이는 근본적으로, 그들을 본보기로 삼아 계속 배우는 것을 의미하며 오늘날에도 그들과 같은 성취를 이루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구약성서, 곧 우리의 역사가 부활의 충만함인 예수의 영에 의해 어떻게 신비롭게 형성되어 가는지를 발견하는 것이다. (셋째로) 교부들이 행한 성서 주석의 중요성이 이제 나타난다. 그들은 성서의 각 쪽마다 담겨 있는 성령의 열매를 발견하고자 노력했다(성 예로니모).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성서의 옛본문이 그리스도의 생생한 현존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또 공동체의 상황과 그리스도인 각자의 삶을 어떻게 비추는지 밝혀내려고 애썼다.


< 제5지침. 성령의 영감을 받은 책을 모두 받아들이십시오 >

- 성령의 영감을 받은 책의 목록에는 두 가지가 있다. 구약성서에만 있는 유대인들의 목록과 구약성서와 신약성서가 모두 포함된 그리스도인들의 목록이다.(가톨릭과 개신교의 목록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책의 목록을 모두 받아들인다 함은 신약성서와 구약성서의 통일성을 받아들이고, 신약성서의 빛으로 구약성서를 읽는다는 뜻이다(계시헌장 16). 가톨릭교회의 정경은 피렌체 공의회(1441년)와 트리엔트 공의회(1546년)에서 완전히 확정되었다. 공의회는 정경 목록의 정의를 공표하면서 “구약과 신약의 모든 성경과 그 모든 부분을” 영감 받은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선언하였다(계시헌장 11). 이는 그 누구도 어느 성서본문이나 성서 낱권, 신약이나 구약 중 어느 것도 배제할 수 없음을 뜻한다. 오직 복음서만이 확실한 으뜸자리를 차지한다(계시헌장 18). 어느 성서본문이나 성서, 신약이나 구약에서 우선순위를 두게 되는 것은 상황이나 시간에 따라서 달라진다. 공의회는 신약에 우선을 두었고, 그중에서도 특히 바오로 서간을 뽑아 썼다는 것은 명확하다. … 그리스도인 공동체 구성들이 어떤 상황이나 문제에 직면해서 성서의 모든 낱권을 하나도 제외시키지 않고 있음은 통계에 나타나 있다.

- 이 5지침에는 과거에 대한 단순한 신학적 물음 이상의 것이 함축되어 있다. 성령의 영감을 받은 책의 목록을 모두 받아들인다는 것은 유일하고 동일한 하느님의 섭리가 하나로 된 해방의 구원계획 안에서 신구약성서로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임을 뜻한다. 그 계획은 구약이 신약으로 계승되어 있는 한해서만 완전히 계시된다. 구약에서 신약으로 옮겨지는 과정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는 순간에 시작되었으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구약에서 신약으로 가는 이 옮겨감에는 모든 것,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창조하신 모든 사람과 사물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각 개인, 집단, 공동체, 백성과 국민은 그 나름의 특유한 옛 계약에 살고 있으며, 새 계약을 향해 옮겨 가고 있음을 깨달아야만 한다. 신약성서는 모두 하느님께서 주신 규범 또는 법규이므로, 성서를 통해서 우리는 구원과 해방으로 가는 우리들의 경로를 식별하고 가져오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제6지침. 성서는 교회의 책입니다 >

-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가며 그리스도의 몸이다(계시헌장 21).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모일 때, 거기에 작은 성소(聖所)가 생겨난다. 성바오로가 말한 대로 살아 있는 성전(聖殿)이 만들어진다(에페 2,21). 이 작은 성소들 안에서 사람들은 성서를 공동체의 책, 곧 교회의 책으로 해석한다. (소)공동체는 교회지역 공동체 안에서 생활화 되고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보편교회의 신앙이다. 지역 공동체는 보편교회의 신앙을 자체 안에서 구현하며, 자신의 지역성을 전체교회의 신앙으로 극복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해석하는 일은 모든 이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참여하는 공동체 활동으로써 이루어진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방법으로 함께 하느님의 뜻을 발견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발견한다. 성서주석가는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연구 결과로 참여한다. 이로써 공동체에 봉사하고 기여한다.(계시헌장 12). 이러한 방식으로 모든 이들이 받아들이고 함께 나누는 공동의 인식이 점차로 생겨나고 성장한다. 공동체가 스스로를 하느님께 맡김으로서 ‘교회의식’, ‘신자들의 신앙의식’, 또는 ‘교회의 신앙의식’을 갖추게 된다.

- ‘교회의 신앙의식’은 사목자들이 신자들과 나누는 가르침에 우선을 두기보다는 하느님의 사랑스러운 현존을 은혜롭게 발견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둔다. 이는 “하느님은 당신의 넘치는 사랑으로 마치 친구를 대하듯이 인간에게 말씀하시고, 인간과 사귀시며, 당신과 공동체를 이루도록 인간을 부르시고 받아들이시기”(계시헌장 2) 때문이다. 교회가 성서 안에서 발견하는 신앙의 의미는 거대한 강과 같다. 그 강은 작고 보잘 것 없는 ‘성소들’의 한 복판에서 흘러나와 세상 곳곳으로 뻗어 나간다. 지류들은 합쳐져서 더 큰 물줄기를 이룬다. 공동체들은 사목자들의 조정을 받으며 서로 만나서 그들의 신앙을 비롯하여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깨닫는 방식을 나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일치를 이룬 16개의 공의회 문헌에서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비추어 볼 때 무엇이 하느님의 뜻으로 발견되는지를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공표함으로써 ’교회의 신앙의식‘은 성장해 간다.

- 교도권의 사려 깊은 배려 하에서 충실하게 보호되고 전해진 이 ‘교회의식’이란 맥락 안에서, 성서는 읽혀지고 해석되어야 한다. 공동체가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생겨난 교회 의식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성서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성전과 교도권에 따른 성서 해석은 교회의 가르침에 이론적으로 일치될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교회의 삶과 실제적으로 일치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왜냐하면 교회 안에 현존하시고 살아 계신 성령의 활동에 끼어들 때 공동체의 삶을 통하는 것이 정상적이기 때문이다. 이 성령 없이 거룩한 경전을 해석하기란 불가능하다(계시헌장 12).

- “성전과 성경과 교회의 교도권은 하느님의 가장 현명하신 계획에 의하여, 어느 하나가 없으면 다른 것이 성립될 수 없고,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또한 각기 고유한 방법으로 한 성령의 작용 아래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효과적으로 기여하도록 상호간에 연관되어 있고 결합되어 있음은 명백한 일이다”(계시헌장 10). 교도권은 신자들에게 순종을 촉구하기에 앞서, 그 자체가 성전과 성경에 순종하며 그것들과 굳게 결합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계시헌장 10) 교도권의 권위를 행사할 수 있다.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나 전해지는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유권적 해석 임무는 교회의 살아 있는 교도권에만 맡겨져 있다”(계시헌장 10). 교도권의 역할은 거룩한 성서를 읽도록 격려하고 활기를 불어 넣어주며, 있을 수 있는 이탈로부터 성서를 지키고, 하느님의 말씀이 모든 신앙인들의 일용할 양식이 되도록 성서를 하느님의 백성가운데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계시헌장 21-25참조).


< 제7지침. 믿음의 기준을 고려하십시오 >

- 성서의 온전한 의미를 파악하려면 이성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기록된 성경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읽고 주해(註解)해야 한다(계시헌장 12). 그러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교 신앙에 걸맞는 세 가지 기준, 곧 성서 전체의 내용과 통일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온 교회의 생생한 성전(聖傳), 그리고 신앙의 유추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계시헌장 12).

(성서 전체의 내용과 통일성에 유의하십시오)
이 기준은 성서 전반을 포괄하는 전체적인 시야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드러낸다. 이 넓은 시야는 성서본문의 의미를 넓혀주고, 문학적. 역사적. 신학적 맥락 안에서 성서본문의 위치를 잡아주며, 다채로운 측면과 세세한 사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밝혀준다.

(온 교회의 살아 있는 성전에 유의하십시오) 성전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성서를 포괄한다. 성서가 기록되기 전에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왔다. 한 백성의 역사와 가르침 및 관습과 전통은 전해 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기록된 형태를 갖추게 되었고, 나중에 가서 성서는 문헌으로 되었다. 그리고 일단 기록된 성서는 살아 있는 전승 안에서 세세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다 마침내 오늘에 이르렀다. 여기서 우리는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로, 어떠한 성서본문도 단순히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각 본문은 하느님 백성의 생생한 신앙의 전통 안에서 성장했으므로, 갈등으로 가득한 그들의 순례길 한가운데에 그 본문의 위치가 놓여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세대를 걸쳐 읽고 또 읽는 가운데 성서본문은 강물에 흘러가는 배처럼 전통에 의해서 전해 내려 왔다. 이같이 읽고 재해석하는 과정은 성서의 근원에 속해 있다. 둘째로, 교회의 살아 있는 전통 안에 있는 성서는 위와 같은 과정을 계속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의 전통과 분리된 채 성서본문만 존재하기란 불가능하다 . 성서 해석은 시대를 거쳐 오면서 성서의 의미를 밝혀냈고 또 분명히 하였다. 셋째로, 이 모든 것은 교부들의 주석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계시헌장 23). 이 주석은 성서를 직시하고, 읽고 해석하는 실제적인 시야를 언제나 열어 준다는 점에서 특별히 중요하다.

(신앙의 유추에 유위하십시오) 각 성서 본문은 같은 성서의 맥락 안에서뿐만 아니라 성전의 맥락 안에서, 특히 동시대 교회의 맥락 안에서 읽혀져야 한다. 나아가 신앙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 “… 그리스도는 특정한 백성의 동시대인이 되셨고 그 시대의 언어로 말씀하셨다. 그리스도께 충실하려면 이와 같은 동시대를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 그 안에서 성전, 교도권, 설교 등과 함께 교회의 임무가 온전하게 이루어진다”(바오로 6세). 이로써 성서는 모든 과장이나 부당한 축소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계획안에서 제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 제8지침. 실제 현실의 기준을 마음에 새기십시오 >

- 현실을 설정하는 두 가지 차원의 기준이 있다. 곧 성서가 써졌을 당시의 사람들이 처했던 현실과 오늘 성서를 읽는 사람들의 현실이다. 성서본문을 해석할 때는 이 두 차원에 내포되어 있는 도전적인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는 성서본문이 우리의 현실에 주는 의미를 발견하고자 열린 자세를 갖추는 문제이다. 성서본문이 생성된 시대의 사람들이 처해진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이 점에 관해 교도권의 입장은 분명하다. “주석가는 그 옛날 근동의 사고 유형 속으로 들어가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비오 12세). 주석가는 저자의 시대에 통용되던 문화와 상황을 탐구하고 그러한 표현을 낳은 여건을 찾아냄으로써, 본문 자체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계시헌장 23).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과학적 방법을 원용해야 한다. 사회과학의 분석방법들은 그 시대 사람들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이념적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성서본문을 공들여 만든 저자 당시의 현실을 고려함은 하느님의 말씀이 인간의 역사 안으로 육화되었다는 우리 신앙의 자연스런 귀결이다. 또한 이는 교부들의 전통에 충실한 방법이다. 그들은 성령의 열매를 수확하기에 앞서, 성서본문의 글과 역사를 충분히 탐구하라고 권고했다.

- 독자들이 성서본문이 시작된 구체적인 현실을 역사적으로 탐구하면 근본주의 방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근본주의(성서에 대한 모든 학문적 탐구를 반대하여 쓰여진 문자 그대로 이해하고 믿을 것을 주장하는 기독교의 한 사조)는 성서를 믿음으로 이해하는 이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그리고 오늘 성서를 읽는 사람들의 처지를 고려해야 한다. 성서본문은 각 시대의 투쟁가운데서 동일하신 하느님의 부르심을 찾아내고자 하는 열망에서 생겨났다. 예수께서도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그들이 처한 특정한 상황에서 출발하여 성서를 설명해 주셨다(루카 24,13-25). 바오로 6세는 성서본문을 역사적으로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성서본문은 동시대의 사람들에게도 반드시 설명되어져야 한다. “곤란하고 어려운 일이긴 하겠지만, 성서의 메시지에 충실하게 머물려면 현 인류에게 충실하게 머물러야 할 필요가 있다”(바오로 6세).


< 제9지침.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서를 읽으십시오 >

- 성령의 도우심으로 쓰여진 성서는 같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읽고 주해(註解)해야 한다(계시헌장 12). 이 말은 해석자가 믿음의 기준을 사용해서 현실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요구이다. 성서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부뿐 아니라 사람들과 더불어 신앙과 삶을 실제로 나누는데 몰두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령께서 활동하시는 방식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오늘 우리를 위해 그 본문이 담고 있는 뜻, 흔히 ‘영적 의미’로 알려져 있는 그 뜻을 밝혀내는 태도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함축하면 다음과 같다. 1) 침묵하며 경청하는 자세. 2) 사람들의 삶 및 삶의 도전이 주는 의미를 지속적으로 깊이 적용함. 3) 경건한 자세로 기쁨과 슬픔을 받아들임. 4) 공부뿐 아니라 말씀의 전례 의식을 거행하는데 시간을 봉헌함. 5) 성서공부의 정점을 나눔과 기도와 구체적 실천에 둠. 6) 전례, 성사 생활, 성무,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살찌울 경건한 신심표현 등의 중요성을 충분히 강조함. 7) 하느님의 말씀이 공동체 한가운데 살아 계신 그리스도의 성사로서 지닌 가치를 경축하면서 알도록 함.

- 이 모든 것은 그리스도인 기초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증언을 통해 우리들에게 일깨워 준 바 그대로이다. … 말하고 행동하는, 선포하고 일으키는, 가르치고 생동케 하는, 밝게 하고 강하게 하는 이것은 빛과 힘이며, 곧 말씀과 성령이다. 교회는 이런 유형의 숙고(熟考)를 ‘영적 독서’라 불렀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장려하였다(계시헌장 25). … “성서에 자신을 봉헌하는 이들을 고무시키는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언어에 얽힌 문제에 정통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성서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스스로 기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바오로 6세).


< 제10지침. 모든 해석은 복음화를 도와야 합니다 >

- 주석가(註釋家)는 자기만족을 위한 목표를 갖지 않으며 교회의 삶과 사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 핵심적인 사명은 사람들과 사회를 변혁시키는 관점에서의 복음화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성청 성서위원회에게 한 연설에서 복음화의 방법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교회 안의 모든 방법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복음화에 봉사해야 한다.” 실제로 주석가는 일의 성격상 그가 하는 학문적 직업 안에 갇혀 하느님 말씀의 근원적인 목표를 놓쳐버릴 위험을 늘 안고 있다. 그러므로 “주석가들이 해석의 임무를 충실히 한다는 것은 성서 본문의 부차적인 측면에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듣는 이들 각자와 온 인간 사회를 변혁시키고 하느님의 교회로 이끌어 들일 수 있는 종교적 메시지요. 구원의 기쁜 소식이자 회개에로의 초대인 성서의 중심 메시지를 좀 더 완전히 밝히는 것이다”(요한 바오로 2세).

- 여기에는 두 가지가 전제되어 있다. 첫째, 성서학자는 주석 작업을 하는 내내 복음화의 메시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현실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둘째, 교회 및 각 공동체는 말로써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증인으로서, 복음화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정신을 비추고 의지를 강하게 하며 사람의 마음을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 불타오르게”(계시헌장 23) 하는 하느님의 말씀이 그들의 실존 전체에 스며들게끔 하는 동시에 그 말씀에서 자양분을 받아야 한다.

#132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133 (본문 중에서 부분 요약 발췌)


[ 책 이름 :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

- 지은이 : 매튜 핀토, 톰 알렌, 마르셀리노 데 암브로시오, 마크 셰어, 폴 티펜
- 옮긴이 : 박금옥(수녀)
- 펴낸데 : 도서출판 다른우리
- 출판일(발행일) : 2004. 4.3 – 159p
- 지은이 프로필 : 매튜 핀토(Ascension Press의 창설자이자 대표), 톰 알렌(인터넷 포털사이트 CatholicExchange.com과 Envoy 매거진의 공동 창설자), 마르셀리노 데 암브로시오(철학박사), 마크 셰어(유명한 가톨릭 작가이며 연설가), 폴 티펜(철학박사)
- 내 용 :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관한 100가지 질문과 대답 등


[ 표지의 글 ]

- 이 간결하고도 열광적인 책은 멜 깁슨의 영화 <The Passion of The Christ>에 대한 의문을 문. 답 형식을 빌어 잘 해결하고 있다. 복음의 메시지에서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서 영화에서 그려진 사건들의 신학적 중요성을 현대적 언어로 알릴 수 있는 여러 가지 대답을 준비해 두고 있다. “예수님의 죽음이 끔찍할수록 우리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 진실을 높이 평가해야 합니다. 참된 사랑은 희생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자신을 온전히 봉헌함을 수반합니다. 사랑은 심지어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요한복음 15,13)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 못 박히셨던 이유에 대한 본문의 답) ... CatholicExchan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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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최대 도서 사이트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3위,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6위

[ 머리글 ]

- 여러분은 모두 놀랍고도 감동적인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을 보시고 저처럼 크게 감동하셨을 것입니다. 또한 이 영화를 보시고,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흔히 잘못 이해되고 있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무덤에서 승리하신 이야기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졌을 것입니다. … 이 영화는 십자가에서의 희생과 미사 중의 성체성사의 희생을 아주 깊고도 단단하게 연결시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영화는 성서와 가톨릭의 가르침을 충실하게 묘사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많은 가톨릭 신자들은 수난과 성체성사의 관계를 잘 모릅니다. 가톨릭 신자로서의 깨달음이 부족했던 10년 전의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가톨릭 신자 가정에 태어나서 자란 사람에게도 수난과 미사의 관련은 분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관련이 실제로 없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가톨릭 신자들이 이렇게 두 가지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볼 수 있게 해 주는 신앙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가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확실한 사실이며, 교회의 가르침 안에 규명되어 있습니다.

- 여러분이 영화를 보면, 분명히 영화 속 장면들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 이 영화가 던지는 많은 질문들에 필요한 대답을 제공할 책의 필요성을 절감하였습니다. … 이 영화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주의 깊게 공부한다면, 긍정적인 변화와 진정한 회개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영원으로부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내리신 사명을 인식하고 추구하는 길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필요한 은총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그리스도의 수난(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은 반대 받는 표적입니다. 영화 관람이 여러분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성스러운 놀라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이 영화가 가지는 깊은 의미를 풀어내어 여러분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권능이 충만하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 톰 알렌_편집자겸 사장

[ 차례 ] ->바로가기 클릭

1장. 100가지 질문에 관한 대답
2장. 그리스도에 관한 진실
3장. 계속되는 이야기
4장. Quo Vadis? (어디로 가십니까?)
부록, 참고자료, 저자약력

[ 1장. 100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 ]

1. 영화 제목중 ‘패션’은 무엇을 의미하나?
- 패션은 수난과 고통을 뜻한다. ‘그리스도의 수난(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은 일반적으로 예수님이 제자들과 나눈 마지막 만찬과 함께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게쎄마니 동산에서 고뇌하심과 배반당하심, 본시오 빌라도 앞에서 재판 받으심과 기둥에 묶여 채찍질 당하심, 십자가를 지심으로 계속되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으로써 끝나는 죽음의 과정이다. 영화는 예수님의 일생에서 이 마지막 사건을 압도적으로 다루고 있다.


2. 영화 도입부에서 나오는 장소는 어디인가?
- 예루살렘의 성문 바로 바깥, 올리브산 자락의 게쎄마니 동산이다. 오늘날에도 동산에는 몇 그루의 올리브 나무가 있는데, 나무의 수령은 3,000살 정도이다. 그러므로 이 나무들은 예수님의 시대에도 거기 있었고 예수님께서 실제로 그 아래에서 기도하시던 나무들일 수도 있다.


3.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동산에서의 고뇌’라는 말을 한다. 이 구절이 뜻하는 바는 무엇이고 그 중요성은 어디에 있나?
-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육화라고 고백하는 예수님은 당신께서 곧 심한 고통을 당하실 것을 아시고 보통 사람들처럼 그 생각으로 괴로워하셨다는 것이 일반적인 믿음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지금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라고 말씀하시고는 하느님 아버지께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마태 26,38-39)라고 기도하셨다.


4. 예수님을 부를 때 ‘하느님의 육화’라고 하는데, 이 말은 어떤 뜻인가?
- 육화(강생/降生)란 ‘사람이 되심’을 뜻한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서 특정한 시기(기원전 4년경)에 인간성(육체뿐 아니라 영혼까지도)을 취하셨다고 믿는다. 육화는 실제적이고 완전한 인간의 본질을 의미하므로, 의복이나 치장으로 가려진 인간의 겉모습을 의미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육화의 신비는 성탄과 더 나아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그리스도인들이 축하하며 그토록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5. 예수님은 실제로 생존하셨고, 영화에서 묘사된 사건들은 정말로 일어났으며, 그러한 확실한 증거가 있는가?
- 예수님은 분명 존재하셨다. 영화에서 그려진 사건들도 실제로 발생했다는 역사적 증거도 많다. 진지한 역사가는 물론, 가장 비종교적인 역사가라도 예수님의 존재를 의심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비종교적 출처에서 나온 정보들도 예수님의 존재를 증명하며, 성서에 기록된 많은 사건들 또한 확인해 주고 있다. 하지만 주된 증거의 출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주의깊게 검토된 책인 ‘성서’ 그 자체이다.


6. 신약성서가 ‘수난’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정확하다고 볼 수 있나? 이 사건들이 일어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쓰인 것은 아닌가?
- 신약성서(예수님의 삶과 교회의 기원을 기록한 성서의 한 부분)의 가장 오래된 책은 아마도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이후 20년 내에 쓰인 것 같다. 바오로의 편지들이 그것이다. 바오로는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전모를 이미 전해들은 교회들을 위해 편지를 썼다. 이 편지들에 담겨 있는 정보는 사도 바오로와 그를 따르던 사람들 모두가 공유하던 자료에 대한 지식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복음서(이 당시에는 아직 글로 씌어지지 않았다)에서 찾을 수 있는 자료와 동일한 것이다. … 복음서는 바오로의 편지보다 약간 나중인 60년대와 70년대에 쓰였다. 그 사건을 직접 목격한 사람들(마태오, 마르코, 요한)이 4복음서중 셋을 썼다. 루카 복음은 바오로의 가까운 동료이자 그의 복음서에 기록된 사간 당시에 자리했던 사람들의 증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이가 썼다. … 복음서는 그리스도의 직무와 관련 있는 사건들을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으며, 실제 사건에 아주 가깝게 쓰였다. 더구나 복음서는 놀랍도록 서로의 내용을 확증하고 있는 동시에, 실제 목격자의 증언에 조금씩 다른 강조점을 담아내고 있다.


7. 동산에서, 예수님은 당신이 곧 죽음을 당하실 것이라는 점을 알고 계셨나?
- 그렇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다. 그분은 당신이 곧 돌아가실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분은 또한 완전한 인간이셨기 때문에, 감내해야 할 고통과 죽음에 대해 크나큰 번민으로 괴로워하셨다. 우리는 인류의 일원으로서 인간적 본성을 지니고 있다. 예수님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으로서, 인간성과 신성이라는 두 가지 본성을 지니셨다. 그런 까닭에, 예수님은 신적인 본성 안에서 오직 하느님만이 아시는 일들을 아셨고, 인간적인 본성 안에서 원죄만을 제외하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을 경험하셨다. 예수님은 배고프셨고, 목마르셨으며, 고통을 느끼셨다.


8. 예수님을 언급할 때 ‘그분’이라고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예수님은 우주의 창조자이시며 하느님으로서의 신적 위격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그분께 존경을 표시하기 위해서이다.


9. 예수님은 고뇌 중에 실제로 피땀을 흘리셨나?
- 루카 복음에 의하면 실제로 일어났던 일처럼 보인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의 고통과 싸우면서도 굽히지 않고 더욱 열렬하게 기도하였다. 그러는 동안 핏방울 같은 땀이 뚝뚝 흘러 땅에 떨어졌다”(루카 22,43-44). 그런 현상(혈안증)은 의학적으로도 알려져 있고,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로 시달리는 사람들에게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발견된다. 예수님은 당신에게 앞으로 닥칠 일들을 아시고 괴로워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성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셨다. 그러나 그분은 참된 인간이셨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과거 현재 미래의 세계가 모두 범한, 범하는, 범할 모든 죄의 무게를 경험하셨고, 이 죄의 무게가 너무나 커서 그분이 피땀을 흘리셨다고 해야 할 듯하다


10. 게쎄마니 동산에서, 군인들에게 체포되기 전에 예수님은 “아버지,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라고 말씀하신다. 무슨 뜻인가?
- 예수님은 인간의 본성을 가지셨기 때문에, 성부께 곧 받게 될 십자가를 피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잔’은 쓰라린 고통과 죽음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훗날 예수님은 완전한 사람이 아니셨다고 주장 할 때 이 구절은 그분이 인간적 욕구를 가지셨다는 근거로 인용된다. 본래 인간은 고통과 죽음을 피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에게 닥쳐온 그 순간을 돌이킬 수 없음을 아셨다. 타락한 인성을 하느님과 일치시킬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분은 인류가 결코 값을 수 없는 빚을 짊어지셔야 했다. 그분은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해 당신의 목숨을 내어 놓으셨다. 성서는 예수님이 이러한 구원사업의 계획에 동의하셨고(“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성부께서 천사를 보내 예수님의 고난을 위로하셨다고 전한다.


11. 성부께서는 왜 예수님께 그렇게 크나큰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고통을 짊어지도록 요구하셨나?
- 하느님은 자녀가 고통받기를 원하시는 가혹하고 위압적인 아버지가 아니시다. 아담과 하와에서 시작된 교만, 불복종, 이기심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인간이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과 하느님 사이에 큰 벽을 만들도록 유도했다. 예수님은 큰 겸손과 순종과 사랑의 행위로 그 벽을 허물기 위해 자신의 뜻으로 세상에 오셨다(요한 10,18). 인간의 죄와 악마의 분노는 협력하여 예수님이 자신의 사명을 포기하시도록 갖은 형벌과 고문을 가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의도한 바와는 반대로, 예수님의 사랑이 온전함을 증명했을 뿐만 아니라 구원의 도구인 십자가를 그분께 드렸다.


12. 영화에서 보면 동산에 예수님 말고도 세 사람이 더 등장하는데, 누구인가?
- 그 셋은 베드로, 야고버, 요한이고 성서에 등장하는 횟수와 예수님과 함께 한 중요한 경험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세 사도이다. 베드로는 어부였다. 원래 이름은 시몬인데. 예수님께서 ‘바위(아람어로 게파, 그리스어로 페트로스)’라고 새로 이름 지어 주셨다. 예수님은 베드로, 즉 바위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말씀하시고(마태 16,18), 그에게 큰 권능을 주신다. 가톨릭 신자들은 그리스도께서 베드로를 사도들의 으뜸이자 교회의 수장인 첫 번째 교황으로 임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야고보와 요한은 제베대오의 아들로 형제이다. 성서는 그들도 어부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복음서중의 하나인 묵시록, 사도들이 쓴 편지중 세 편이 요한의 이름으로 되어 있다.


13. 동산에는 다섯번째 존재가 있었는데, 나중에 그것이 악마를 상징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왜 그곳에 악마가 있었나?
- 악마는 예수님을 유혹하기 위해 그곳에 있었다. 감독은 악마를 동산에 배치하여 루카복음을 충실히 옮겨 놓았다. 다른 세 복음서가 광야에서만 예수님을 유혹하는 악마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비해서, 루카복음(4,13)에서는 광야에서의 유혹에 이어 악마가 다음 기회를 노리면서 떠나갔다고 말한다. 루카복음에서는 그분이 체포되던 순간, 예수님은 “암흑이 판을 치는 때가 왔다.”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악마가 유혹을 계속할 다음 기회는 수난 때였다고 보는 게 당연한 결론이다.


14. 악마는 동산에서 예수님께 “한 사람이 이 세상의 모든 죄를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가?”라고 묻는다. 정말로 있었던 일인가?
- 이 악마의 질문은 성서에는 나오지 않으므로, 이 부분은 영화 감독이 예술가에게 허용된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한 예라고 보아야겠다. 하지만 예수님이 유혹당하셨던 다른 예들을 성서에서 찾아본다면 그와 같은 시도가 있었을 법도 하다. 악마는 우리가 극심한 고통을 겪을 때와 같이 우리의 결심에 파고들어 갈 수 있는 순간을 ‘황금 같은 기회’라고 노리고 있다.


15. 영화 도입부의 그리스도와 악마의 대화를 놓고 볼 때, ‘죄의 무게’에 대한 질문이 전체 줄거리에 기초가 되었다고 봐도 되는가?
- 그렇다. 이 대화는 실제로 영화의 기본 전제인 피할 수 있는 권능을 지닌 하느님이신 예수님의 고통과 죽음이 갖는 의미를 구성한다. 예수님은 인간의 죄 사함을 위해 흠없고 죄 없으신 어린양의 자신을 바치신다.


16. 그렇다면 왜 예수님은 죽음을 당하셔야만 했나?
- 죽음은 우리 죄의 공정한 결과이다. 왜냐하면 죄를 짓는 동안 우리는 우리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께 등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우리 죄의 결과인 죽음을 인간으로서 받아들이신다. 예수님의 죽음이 끔직할수록 우리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 진실을 올바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참된 사랑은 희생을 내포하고 있다. 사랑은 자신의 온전한 봉헌을 수반한다. 사랑은 심지어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요한 15,13)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희생과 고통에는 초월적인 의미가 있다. 다른 이의 행복을 위해 인내하는 것은 실로 신성한 일이며 구원을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사도 바오로는 2천 년 전에, “멸망할 자들에게는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을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입니다.”(1코린 1,18)라고 썼다.


17. 하느님께서는 인간과 당신의 관계가 회복되었다고 말씀으로 선언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왜 하느님께서는 세상과 당신이 화해하는데 그토록 많은 피를 흘려야 하는 끔직한 방법을 택하셨을까?
- 우리는 고통 속에서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드러내신다는 생각은 부활 후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 나타나셨던 성서의 한 장면에 명확하게 나타난다. “그리스도는 영광을 차지하기 전에 이런 고난을 겪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루카 24,26) 최초의 인간이 불순종 때문에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통이 있어야 했다. 불순종으로, 그들은 하느님의 율법을 어기는 죄를 지었고, 모든 사람의 마음 안에 으뜸이 되셔야 할 하느님을 사랑하기 보다는 자신과 다른 것들을 더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하느님과 더불어 누리던 생명의 특권을 잃었고, 그때 우리도 그 권리를 잃었다. 낙원에서 쫓겨난 이후 인간은 자신에게 이로운 것만을 찾고 난잡하고 병든 존재였다. 우리를 위한 그리스도의 구원(모든 죄를 그분께서 짊어짐으로써 이루어진)을 통해서 그분은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되돌려 놓았을 뿐 아니라 우리에게 사랑의 참된 의미인 희생을 가르쳐 주셨다. 행동을 통해서만 우리는 사랑을 증명할 수 있다. 사랑을 위한 고통을 이해한다면 하느님을 이해할 수 있으며, 하느님을 이해하면 삶을 이해할 수 있다.


18. 그리스도께서는 왜 유다인들의 과월절에 수난당하셨나?
- 성서에는, 히브리인들이 이집트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던 밤, 하느님께서 죽음의 천사를 보내어 모든 집안 첫배(맏배)의 목숨을 빼앗으셨다. 그러나 주님은 죽음이 그분이 선택한 백성을 지나칠 것인데, 백성들은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발라 표시하라고 명하신다. 그 피는 그들을 구했고(탈출 11-12장), 약 천 년이 흐른 뒤에도 유대인들은 이 과월절의 사건을 기억한다. 예수님은 과월절의 마지막 제물로 오셨고 그 의미를 완전히 드러내신다. 티 없으시고 죄 없으신 하느님의 어린양인 그분의 피 흐림으로써 죄와 죽음은 마침내 정복되었다. 탈출기의 과월절 행사는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히심에 대한 전조이다. 완전한 ‘어린양’이신 예수님의 피는 그분을 따르는 사람을 위해 십자가(문설주)위에 뿌려질 예정이었다. 그분의 피로 인해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그분의 계명을 따르는 사람들은 모두 구원을 받을 것이다. 그들은 영원한 삶을 가졌기에, 죽음은 그들을 지나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더불어 거행한 과월절 만찬을 성체성사로 변경하면서 자신의 수난을 시작하신 이유이다. 지금 우리는 그분의 몸인 빵과 그분 피인 술을 먹고 마심으로써 죽음으로부터 영원히 구원받게 된다.


19. 그것이 영화에서 그렇게 많은 피가 흐르도록 하는 이유인가?
- 그렇다. 피는 세상의 죄를 없애는 어린양이신 예수님의 희생을 이해하는 열쇠이다. 자신의 나라를 위해 생명을 바치는 군인들에게서, 아이를 낳는 어머니에게서 피가 흐르는 것처럼 희생적인 사랑은 흔히 피 흘림을 수반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이 정확히 유다교의 과월절에 시작된 것은 우연히 아니다. 그것은 구약의 예언을 이루는 많은 성취 중 하나이며, 인류 구원의 역사를 통해 하느님이 행하시는 바를 이해하는 데 근본이 되는 사실이다.

20. 동산에서 예수님과 악마가 나누는 대화에서, 악마는 사람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대가가 너무 크다고 말한다. 이 말은 무슨 뜻인가?
- 그것은 단지 악마가 예수님이 십자가를 받지 않고 사명을 완성하지 못하시도록 하기 위해 행한 헛된 시도이다. 악마는 예수님께 참아 내야 할 고통이 너무도 클 것이라고 말한다. 악마는 하느님을 거부해 왔기 때문에 창조주에 대한 엄청난 증오를 품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우리는 또한 성서로부터 악마가 하느님의 특별한 창조물인 인간을 상대로 영적인 전투를 벌이려는 것을 안다. 창세기에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창세 3,15)는 말씀이 있다. 인간이 구원을 받지 못하도록 하려는 시도도 이 원한에 포함된다. 그러므로 악마는 예수님이 자신의 구원사업을 달성할 수 없도록 방해하고 단념토록 하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이다.


21. 악마가 게쎄마니 동산에 뱀을 풀자 예수님이 그것을 발로 짓밟으신다. 이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 이 행동은 성서에 언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예술적으로 용납되는 표현의 다른 예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예수님의 행동이 상징하는 바는 성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창세기에서 하느님은 “여자의 후손(인류와 인간의 아들이며 궁극적으로 모든 인류를 대표하는 예수님 양쪽 모두를 포함)이 뱀의 머리를 밟으리라”(창세 3,15)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는 ‘새로운 아담’(1코린 15,22참조)이며, 첫 번째 아담이 죄를 범하므로써 잃은 것을 되찾아주신다. 그래서 예수님이 뱀을 짓밟으시는 장면은 그분의 고통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 죄악과 악마를 쳐 이기시는 그리스도의 승리를 보여 주는 전조로써 사용되었다.


22. 영화의 등장인물인 악마는 실제로 영적 존재인가? 아니면 단지 세상의 악을 상징하는가?
- 악마는 ‘악’의 추상적인 의인화가 아니다. 악마는 실제 영적인 존재인 타락한 천사 또는 마귀이다. 이런 생각은 현대인들에게는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가톨릭교회는 꾸준히 악마가 만만치 않은 의지를 가진 지능적인 존재라고 가르쳐 왔다. 순전히 영적이기 때문에 악마는 물리 법칙들에 제한받지 않는다. 성서와 교회의 전통 모두 악마가 천사들 중에서도 아주 큰 영광을 누리던 존재였으나, 교만과 시기로 그와 그의 추종자들이 하느님께 반기를 들었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 반란의 결과로 사탄과 다른 타락한 천사들, 또는 마귀들은 하느님 앞에서 쫓겨나서, 영원히 갈라져 나간 것이라고 한다. 악마가 하느님을 거부했다면, 우리는 그가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에 따라 창조된 인간에 대한 증오에 휩싸여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영화에서, 특히 동산의 장면에서 그의 목표는 지상에서 그리스도의 사명(사랑과 진리와 구원의 사명)이 실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23. 그리스도교 신자인 선생님을 포함해서 몇 사람들로부터 사탄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다.
- C.S. 루이스가 그의 책 ‘스크루테이프 편지’에서 지적했듯이, 널리 유포된 사탄의 실존에 대한 불신이 실로 사악한 존재의 가장 교묘한 속임수이다. 악마는 사람들에게 사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부기맨(옷장속의 괴물) 정도의 존재일 뿐임을 확신시켜, 우리가 그에 대한 방어를 소홀히 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우리가 사탄의 술책에 대비하지 않는 동안 우리를 확실히 함정에 빠뜨린다. 왜냐하면 그는 간절하게 우리의 영혼이 타락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성서에서 여러 번 악마에 대해 말씀하신다.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 부하들을 위하여 준비된 영원한 불속으로 들어가라”(마태 25,41)라고 책망하신다. 사도 요한은 예수님이 하셨던 주된 사명을 그의 첫 번째 편지에서 분명히 밝힌다. “악마가 한 일을 없애 버리시려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나타나셨던 것입니다”(1요한 3,8).


24. 악마가 우리를 노리고 있다면, 어떤 것이 죄악인가?
- 죄악은 알면서도 하느님을 욕되게 하고 그분의 율법을 어기는, 자유로우면서도 의도적인 모든 행동이다.


25. 왜 죄가 그렇게 큰 문제인가?
- 무엇보다도 우리의 창조주, 사랑하시는 아버지이신 하느님은 우리의 모든 사랑과 존경과 순종을 받으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분은 실제로 우리가 하는 순종을 필요로 하시진 않는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우리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가 자신을 이해하는 것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시기 때문이다. 소죄라고 할 수 있는 몇몇 죄들은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약화시킨다. 반면에 대죄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파멸시킨다. 이 관계를 회복시키려면 죄로부터 벗어나 하느님의 은총을 입어야 한다.


26. 어째서 사람들은 그토록 많은 죄를 범하고 하느님을 거부하나?
- 첫 번째 부모의 죄(아담과 하와의 원죄) 때문이다. 우리는 죄를 짓는 자연스러운 속성을 물려받았다. 사탄은 사람을 속이는데 아주 능수능란하다. 그는 에덴동산에서 그랬던 것처럼 죄를 매혹적이고 탐스럽게 포장한다(창세 3장). 그는 하느님께서 금하신 일들을 우리가 하도록 설득한다. 그것들이 원래 해로운 게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처럼 되도록 도와주는 것들이며 그분이 우리를 발아래 두고 부리시려고 그것들을 금하셨다는 식으로 말이다. 사탄은 죄를 해방인 양 선전하지만, 정반대로 그것은 첫 번째 부모가 빠져들었던 것처럼, 우리 또한 빠져들 수 있는 노예의 길이다. 사람들의 죄는 교만, 분노, 시기, 탐욕, 시음, 탐식, 그리고 나태에 근원을 두고 있는데, 이것들을 ‘7죄종’이라고 한다. … 한때 빛의 천사였던 루치페르는 악마로서 하느님께 반기를 들고 지상에 자신의 왕국을 세우려 했다. 그 이후로 하느님께서는 진실과 자기희생과 빛이신 당신의 길, 그리고 거짓과 이기심과 어두움인 악마의 길 사이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셨다.


27. 죄가 그토록 중대한 일이라면 우리가 세상에서 그런 이야기를 왜 자주 들을 수 없나?
- 오늘날 우리는 죄를 덕인 양 받아들이는 도덕적으로 느슨한 사회에 살고 있다. 하느님의 길과 세상의 길이라는, 사람들이 살아 갈 수 있는 아주 다른 두 길이 있는 것이다. 각종 보도 매체들은 종종 ‘뭘 해도 괜찮아’ 또는 ‘죄는 별로 대수로운 일이 아니야’라는 암시적인 메시지들로 가득차 있다.


28. 동산에서 예수님께 입 맞춘 사람이 사도들 중 한 명 이었던 유다임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는 왜 예수님을 배반했나?
- 돈 때문이었다는 설(요한 12,6참조) 외에 또 다른 이유는 유다는 예수님이 로마의 압제자들 속박에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수 있는 현세적 구세주이기를 희망했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수님의 기적을 지켜 봐 왔기 때문에, 유다는 예수님의 신성을 믿었거나 적어도 그분을 예언자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때때로 유다는, 예수님께서 권능을 떨치고 이스라엘에 지상의 영광을 되돌리시도록 압박하기 위해 당국에 넘긴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29. 유다는 어떤 인물인가?
- 실상, 성서는 그의 이름(유다 이스가리옷)과 사도들의 회계라는 그의 직분을 빼고는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는다. 그는 예수님을 배반한 뒤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하고 목을 매달아 죽었다. 유다를 언급한 성서 구절로부터 그에 대해서 일종의 심리학적 분석을 할 수 있다. 그는 권력이나 돈과 같은 현세의 일들에 매우 집착했다. 유다는 예수님의 발에 비싼 향유를 부은 베다니아의 마리아를 꾸짖었고, 그 돈이 가난한 이들을 위해 씌어져야 한다고 불평했다. 유다는 제자들의 회계로 일했는데, 성서는 그가 돈주머니를 맡아 가지고 거기 들어 있는 것을 늘 꺼내 쓰고는 했다고 전한다(요한 12,6). 성서는 그가 예수님을 배반한 대가로 받은 은화 30닢을 성소에 내동댕이치고 나가서는 목매달았다고 밝힌다(마태 27,5 참조). 베드로가 예수님을 배반했듯, 그가 자신의 죄로부터 돌아섰다면 위대한 성인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는 대신, 그는 하느님의 자비로움을 단념하고 죽음을 택했다.


30. 유다의 배반 이후, 동산에서 성전 경비병들과 예수님의 제자들이 싸우는 장면에서 베드로는 한 병사의 귀를 칼로 베고 예수님이 그 병사를 치료해 주시어 병사는 황홀하여 넋을 잃었다고 한다. 실제로 있었던 일인가?
- 성서는 싸움, 상해, 그리고 예수님이 행하신 치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마태 26,51 참조). 그러나 부상당한 병사가 격은 것 같은 영적 체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영화에 부가된 장면들은 작가적 상상력이 반영된 것이긴 하지만 매우 논리적이다. 그와 같은 싸움은 굉장히 위험하고 흥분된 상황이었을 듯하다. 여러분이 성전의 경비병이라고 상상해 보자. 자신의 귀가 칼에 베이는 날카로운 통증을 느낀다. 즉시 자신의 귀에 손을 뻗어 피가 흐르는 것을 느낀다. 충격과 불신이 몰려온다. 그리고 갑자기, 자신이 체포하러 왔던 바로 그 사람이 조용히 귀를 만지고 치유해 준다. 그래서 감독은 그 병사가 앉은 채로 벌어지는 일들을 멍하니 바라보도록 결정했고, 이 결정은 매우 강렬한 것이며 극적 기법상 적절하다. 여러분은 성전 경비병의 눈을 통해서 예수님에 대한 경이감을 읽을 수 있다. 그리스도께서 치료해 주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 사람이 일종의 회개를 경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31. 베드로가 병사의 귀를 자른 뒤, 예수님은 그에게 칼을 버리도록 명하시면서, 유명한 말씀을 남긴다.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는 법이다.” 정말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나?
- 그렇다. 이 유명한 말은 마태오 복음(26, 52)에서 찾을 수 있다. 상습적으로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폭력에 의해 살해될 수 있다는 표면적인 의미 말고도, ‘살인하지 마라’라는 계명을 어겨서 불멸의 영혼을 위태롭게 하는 것에 대한 보다 깊은 차원의 경고가 들어 있기도 하다.


32. 유다를 돈으로 유혹하여 예수님을 배반케 한 유다 지도자의 무리는 누구인가?
- 사제, 율법 학자, 원로들로 구성된 유다 지도자들의 평의회인 최고회의이다. 이 무리들은 각기 다른 종류의 의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항상 합의를 이루어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위험한 인물이며 예수님의 입을 막아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유다 민중. 로마인들과 함께 그들의 권력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평의회의 우두머리는 대사제였다. 당시 대사제는 가야파였고, 그는 예수님께 유죄 판결을 내리도록 평의회를 설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33. 최고회의(산헤드린)가 예수님을 제거하려 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 그들은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성서는 종교 지도자들 중 일부가 예수님을 질투했음을 보여 준다. 예수님은 순회 설교자이셨다. 그분은 사제, 학자 또는 원로가 아니었다. … 유다 민족의 지도자들은 그분의 덕망이 자신들의 역할을 위태롭게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예수님께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임을 분명히 밝히셨다는 점이다. 이는 최고회의에 있어서 생각할 수도 없는 신성 모독 행위였다. 그분은 하느님(‘나는 있다’)의 이름이 당신을 의미한다고 하셨고,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요한 8,58)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종말에 세상을 심판하러 오실 거라는 말씀도 하셨다. 그분은 구세주의 호칭인 ‘다윗의 아들’, ‘사람의 아들’, 그리고 ‘그리스도,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이름을 받아들이셨다. 이러한 가르침과 행적은 분명히 예수님과 유다 종교 지도자들 사이에 열띤 논쟁을 일으켰다. 이런 논쟁 때문에 최고회의가 열렸고, 최고회의는 예수님의 행동이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그 결과를 로마인들이 자신들을 교체하여 유대인들을 더욱 탄압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가야파는 자신들의 해결책에 대해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의 백성을 대신해서 죽는 편이 더 낫다.”(요한 11,50)라고 말한다. 죄없는 예수님께 유죄 판결을 내린다는 점을 제외하면, 가야파의 판단은 로마 통치기의 잔혹한 압제에 비추어 이해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34. 이 영화에 묘사된 유다 지도자들의 모습 때문에 여러 단체들이 논쟁을 하고 있다. 가톨릭 신자들은 유다인들 모두가 예수님의 죽음에 대해 죄가 있다고 믿는가?
- 절대 그렇지 않다. “누가 예수님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은 분명하고 명확하다. 일부 잘못된 지식을 가진 지식인들(일부 가톨릭신자를 포함하여)은 ‘유다인들은 모두 예수님의 죽음에 관해 책임이 있다. 그리고 그들만이 단죄되어야 한다.’는 관념을 가고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분명히 이러한 관념을 기각했다. “그리스도께서 수난하실 때에 저질러진 범죄를 당시에 살고 있는 모든 유다인들이나, 오늘날의 유다인들에게 무차별하게 책임 지울 수 없다. 마치 성서상의 귀결인 양 유다인들을 하느님에게서 버림받고 저주받은 백성이라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가톨릭 교회교리서 597).

- 누가 진정으로 예수님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교회는 우리 개개인이 거울을 들여다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교리서는 이렇게 말한다. 교회는 ‘죄인들 자신이 하느님이신 구세주께서 겪으신 모든 고난의 장본인이었고 그 도구였다.’는 것을 결코 잊지 않았다. …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아담과 하와의 죄 많은 모든 후손들에게 있다. 예수님의 죽음에 대해 유다인만을 비난하는 반유다주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은 내 죄 사함을 위하여 돌아가신 게 아니야. 그분은 저 쪽에 있는 사람들의 죄 사함을 위해 돌아가셨어.”라고 고백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그리스도인들이 결코 말해서는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가톨릭 신앙이 항상 가르쳐온 진실은 “모든 죄인들이 그리스도의 수난을 유발시킨 장본인들이다.”이다.


35. 감독은 회상 장면들로 예수님 삶의 다른 면들을 수난과 연결 짓고 있는데, 첫 번째 회상 장면은 예수님이 목수 일을 하면서 어머니와 함께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 장면을 연출한 감독의 의도는 무엇인가?
- 우선 급박한 긴장감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예수님과 마리아가 주고받는 사랑이 담긴, 인상 깊은 이 장면은 예수님 30년 동안 당신의 어머니와 함께 사셨다는 경이로운 사실을 우리들로 하여금 곰곰이 생각하게 해준다. 예수님은 신적인 존재이셨지만, 살아가는 방식에는 매우 인간적이셨다. 그분은 음식을 드셨고 목수로 일하셨으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웃도 가족도, 그리고 친구도 가지고 있었다. 예수님은 웃기도 하셨고 의심할 여지도 없는 일이지만, 어머니와 농담도 나누셨다. 마리아가 아주 평범한 어머니로서 예수님과 나누었던 관계는 마리아가 예수님의 수난을 목격하는 동안 겪어야만 했을 깊은 고통을 더욱 절실하게 했다.


36. 로마인들이 예수님을 박해했을 때, 마리아는 의연히 “주여, 시작되었습니다. 당신 뜻대로 하소서.”라고 말했다. 마리아는 자신의 아들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 실제로 알고 있었을까?
- 예수님의 제자들과 평범한 유다인들은 영광 속에서 통치하기 위해서 고통을 겪어야만 하는 구세주를 기대하지 않았지만, 예수님의 고통들에 대한 마리아의 이해는 자신과 요셉이 처음으로 예수님을 성소로 모셔가던 날 받은 특별한 예언에 대한 깊은 묵상을 통해 이루어진 것 같다. 예언자 시므온은 그녀에게 “당신의 마음은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루카 2,35)라고 말한다. 이는 아들의 구원사업으로 인해서 그녀가 겪게 될 슬픔에 대한 명백한 예견이다.


37. 예수님의 아버지인 요셉은 왜 영화에 나오지 않는가?
- 만약 감독이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 대한 다른 회상 장면을 포함시켰다면 아마도 우리는 요셉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상 성서에는 12살이던 예수님을 성전에서 찾았을 때를 제외하고 요셉에 대한 언급이 없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예수님이 사명을 시작하시기 전에 요셉이 죽었다고 본다. 예수님이 당신의 어머니를 도와 사도 요한이 돌보도록 맡기신 데 견주어보아도 그렇다.

38. 어째서 빌라도의 부인인 클라우디아는 예수님의 운명에 대해서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나?
- 아마도 두 가지 이유가 있는 듯하다. 첫째 그녀가 비밀리에 그리스도를 믿었다는 진지한 견해가 있다. 물론 다른 몇 사람을 제외하고 단지 빌라도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둘째 그녀는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하느냐는 문제에 대해 깊은 동정심과 지혜를 보인다. 성서에 의하면 그녀는 남편에게 이렇게 경고한다. “당신은 그 무죄한 사람의 일에 관여하지 마십시오. 간밤에 저는 그 사람의 일로 꿈자리가 매우 사나웠습니다.”(마태 27,19).

39. 예수님이 가야파와 원로 회의 앞에 불려 나왔을 때 그분에 대한 마지막 고발 명목은 신성 모독죄이다. 신성 모독이 무엇인가?
- 가톨릭 교리 교리서에 의하면 “신성 모독은 둘째 계명을 직접 거스르는 것이다. 이것은 생각으로나 말로써 하느님을 증오하거나 비난하거나 도전하고, 하느님을 나쁘게 말하며, 그분께 대하여 불경스러운 말을 하고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가톨릭교회 교리서 2148)이다. 신성 모독을 죄로 규정하는 계명은 또한 교회, 성인과 성스러운 일들을 거슬러 말하는 것을 금지한다. 신성 모독은 중죄이다.

40. 신성 모독에 대한 벌은 실제로 사형이었나? 그렇다면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
- 하느님의 이름을 더럽힌 데 대한 벌은 레위기에 기록되어 있다. “돌로 쳐 죽여야 한다”(레위 24,16). 이 율법은 기적으로 그들을 이집트 노예 생활에서 해방시켜 주신 참된 하느님을 인정하는 대신 황금 숫송아지를 경배하던 이스라엘 인들을 모세가 이끌던 시기에 기록되어 있다. 로마 점령기에, 유다 법정은 사형을 선고할 수 없었다. 예수님이 로마 총독인 본시오 빌라도에게 보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야파가 투석 형보다 십자가형을 내리도록 요구한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이는 그가 어떤 방법을 쓴다고 해도 율법으로는 죽일 수 없었기 때문에 율법에 따른 예수님의 유죄 판결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41. 예수를 고발하던 증인 중 하나가 예수님이 자신을 ‘생명의 빵’이라고 주장했으며, 그리고 계속해서 자신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이야기를 했다고 고발했다. 성서에 이런 내용이 있나?
- 예수님이 강론하셨던 요한복음 6장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생명의 빵’(6,48)이라고 하시며 ‘만일 너희가 사람의 살과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을 간직하지 못할 것(6,53)이라 말씀하신 부분에 나와 있다. … 예수님은 배반당하시기 전 날인 성 목요일 밤에 똑같은 가르침을 내리신다. 마지막 만찬 중에 빵을 드시고 축복하시고 제자들에게 떼어 나누어 주셨다. “받아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건네시자 그들은 잔을 돌려가며 마셨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이것은 나의 피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마르 14,22-24). 처음 듣는 이에게 이 가르침(‘만일 너희가 내 살을 먹지 않으면’)은 이상하게 들린다. 하지만 그 배경(탈출기 12장 파스카 축제, 과월절)을 이해할 때 그것이 이치에 닿음을 깨닫게 된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어린양을 죽이고 문설주에 피를 뿌린 가족들이 어린 양을 먹어야만 했다. 예수님은 완전한 어린양이시다. 십자가 위에서의 희생을 온전히 나누기 위해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생명의 빵을 먹어야 한다.

42. 최고회의가 예수님을 군중들 앞에서 재판할 때 예수님을 변호하던 두 유다 지도자는 누구인가?
- 영화에 그다지 분명하게 나와 있진 않지만, 아마 니고데모와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인 듯 하다. 복음서에는 두 사람 다 최고회의의 다른 동료 의원들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예수님의 가깝고도 비밀스러운 제자가 되었다고 묘사되어 있다. 실제로 니고데모는 밤중에 예수님을 찾아와 질문했다(요한 3장). 다른 한 명은 아리마태아의 요셉인데, 십자가에서 예수님을 내릴 때 곁에 있었고, 예수님의 부유한 추종자로서, 자신의 새 무덤에 예수님을 모셨다.

43. 예수님은 진정 신성 모독의 죄를 범했나?
- 예수님은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의 물음에 당신이 대중 앞에서 가르친 말씀들로 당신을 재판하라고 요구하셨다. 그러나 대사제가 예수님과 맞서서 “그대가 과연 찬양을 받으실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인가?”라고 묻자, 예수님은 답했다. “그렇다. 너희는 사람의 아들이 전능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아 있는 것과 하늘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마르 14,62). 대사제는 이 말을 듣고 자신의 옷을 찢으며, 그분이 신성 모독을 저질렀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신성 모독이란 예수님이 거짓말을 하셨을 때에만 성립된다. 사실상 사람이 되신 하느님께서 그들의 바로 앞에 서 계셨던 것이다.

44. 요즘 사람들은 자주 헛되이 하느님의 이름을 부른다. 이것도 신성 모독인가?
-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적어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하느님의 이름을 헛되이 부르는 것이 엄격하게 말해 신성 모독이 아닐지라도, 두 번째 계명은 우리가 최대한의 경외심을 갖지 않은 채 하느님의 이름을 쓰는 것을 금하고 있다(교리서 2146).

45. 성서에 의하면, 베드로가 불가에서 몸을 덥히는 동안 세 번 예수님을 부정하는 장면은 매우 조용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왜 영화에서는 그 장면을 아주 다르게 그려냈나?
- 이것은 감독이 앞으로 펼쳐질 제자 중에 으뜸이며 교회의 우두머리가 될 베드로의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완벽하게 구체화하기 위해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한 예라고 볼 수 있다.


46. 왜 감독은 베드로가 마리아의 발취에 쓰러져 “어머니! 저는 그분을 배반했습니다.”라고 울부짖도록 했나?
- 이 장면은 여러분이 하느님께 불경했을 때 예수님의 어머니에게 간구하면 받아들여진다는 가톨릭의 가르침을 묘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유다의 왕들이 통치하는 기간 동안 그들의 어머니인 왕후는 영향력과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들의 왕의 어머니에게 간청하는 것은 아주 온당한 일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마음과 마리아의 마음은 서로 아주 가깝게 묶여 있기 때문이다.


47. 마리아가 어떤 곳으로 들어가서 돌바닥 위에 엎드린다. 그 돌바닥 밑에 방이 있고, 이 돌바닥 아래 부분은 예수님이 쇠사슬에 묶여 매달려 있는 천정이었다. 이 장면의 더 깊은 의미는 무엇인가?
- 감독이 이 장면에서 예수님과 어머니 사이에 영원한 연결을 묘사하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때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전 생애를 바치신 마리아는, 고대 예언의 완결자이며 구세주이신 예수님과 영원히 결합되어 있다.


48. 그리스도의 수난에서 마리아가 능동적인 참여자였다고 가정하는 것은 확대 해석 아닌가?
- 전혀 그렇지 않다. 성서에 의하면, 마리아는 몇몇 예수님의 기적에 함께 했다. 그리고 사실 카나의 혼인잔치로 아마도 당황했을 주인을 위해 술을 제공토록 요청함으로써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도록 도왔다. 전승에 따르면 마리아는 예수님을 골고타 언덕(그분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에 오르는 길에 뵈었다고 한다. 그리고 또한 성서는 마리아께서 마리아 막달레나와 성 요한과 함께 십자가 가까이 서 계셨다고 전한다.

49. 왜 유다가 고뇌하는 중에 마귀 아이들이 둘러싸고 있었는가?
- 이것은 감독의 또 다른 창조적 장치이다. 어린아이들처럼 순진무구한 존재들이 시끄럽고 어지러운 음악을 배경으로 놀고 있는 모습은, 죄의 결과로 진선미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왜곡이 생겼음을 알려준다. 오늘날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이기심에 둘러싸인 현대사회가 아이들을 보물이기보다는 짐으로, 축복이기보다는 저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50. 그곳에 있던 군인들은 모두 로마 군인인 것 같은 데, 그들은 유다 지도자들과 어떤 관계였나?
- 로마인들은 100여 년 전 이 지역을 정복했다. 자신을 11년 동안이나 거기 주재시켰다고 본시오 빌라도가 영화 속에서 불평한대로, 로마 제국은 그곳을 전혀 중요한 지역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 유다 총독이던 빌라도와 유다 지도자들은 반목하고 있었고, 성전 지도자들이 뽑아 든 최후의 카드는 폭동의 위협이 있다고 선언하는 것이었다. 빌라도는 로마의 카이사르로부터 치안을 유지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었는데, 성서에 예언된 적들(역사적으로 이 시기에는 로마인들)의 점령에서 그들을 자유롭게 할 군사 지도자로서의 구세주를 유다 민중들이 희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폭동의 위협은 빌라도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다.


51. 로마 병사들은 실제로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잔인했나? 아니면 할리우드의 창작인가?
- 기록에 의하면, 그들은 실제로 잔인했다고 한다. 십자가형은 아마도 지금까지 고안된 처형 수단 중에서 가장 고통스럽고 끔찍한 방법인 것 같다. 지배 기간 내내 로마 제국은 피지배 민족들을 압박하기 위해서 십자가형을 정기적으로 시행했다. 예수님의 경우는 분명히 폭동의 가능성이 있다고 추론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한 유다 지도자는 예수님이 카이사르에 반대하는 납세 거부 운동을 선동했다고 허위로 고발함으로써 로마법에 규정된 십자가형을 구형하도록 유도한다.


52. 빌라도는 다른 사람에게 예수님을 보내면서 자신을 대신해 그가 판결내려주기를 바랐는데, 이 사람은 누구인가?
- 유해보이지만 사악한 이 인물은 헤로데 안티파스이다. 그는 일찍이 세례자 요한이 자기 동생의 처를 맞아들인 일을 들어 그의 결혼을 꾸짖자 요한을 감옥에 가두었다. 어느 날 왕의 수양딸인 살로메가 고혹적인 춤으로 그를 기쁘게 했다. 그래서 헤로데는 그녀에게 무엇이든 청하는 대로 주겠다고 약속한다. 자기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살로메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달라고 청했다. 헤로데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지만 요한의 목을 베어 그녀에게 주었다(마태 14,3-12). 예수님이 활동하시던 시기에, 헤로데는 로마와의 협정 아래 갈릴래아 지역을 다스리고 있었다.


53. 빌라도는 왜 스스로 판결을 내리지 않고 예수님을 헤로데 왕에게 보냈나?
- 아마도 빌라도(유다 총독)가 예수님은 무죄이며 유다인 권력자들이 그분을 시기하여 자신에게 떠넘겼음을 알고 있었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결과, 그는 예수님에 대한 판결을 피하고자 한다. 또한 빌라도의 아내인 클라우디아는 그에게 무죄한 사람의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권고한다(마태 27,19). 처음에 빌라도는 재판 관할권을 이유삼아 이 문제에서 벗어난다. 예수님은 갈릴래아 사람이었고, 그 지역에 대한 주된 권한은 헤로데 왕(갈릴래아 지역 관리)에게 있었다. 그러나 헤로데가 조처를 거부함에 따라 빌라도는 결국 자신이 판결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54. 그리스도인들은 빌라도를 단죄해야 하나? 그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을 내린 것 같은데?
- 빌라도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였다. 빌라도가 총독으로 임명되었던 이유는 예루살렘 치안을 유지하는 일이었다. 만약 그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다면, 군중들이 폭동을 일으킬 수도 있었고, 카이사르와의 사이가 나빠져 빌라도 자신이 어렵게 쌓아온 경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빌라도는 계속해서 예수님을 풀어 주려고 하기는 했지만, 끝내는 궁극적인 선보다 자신의 이익을 선택했다. 빌라도는 예수님의 유죄 판결과 죽음에 대해서 손을 씻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다. 그는 예수님이 무죄임을 선포하고 풀어 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을 살해한 자가 되었다.


55. 예수님은 헤로데 앞에서 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는가?
- 예수님은 헤로데가 동생의 처를 빼앗고 세례자 요한을 살해한 것을 분명히 아셨다. 본질적으로 헤로데는 앞으로 다가올 구원의 사건들에서 아무런 역할을 맡지 못했기 때문에 예수님은 단지 그 어리석은 자를 무시함으로써 고통스럽게 하셨다. 예수님의 침묵에 관한 또 다른 중요한 신학적 설명은 가톨릭교회교리서 608항에서 지적하듯이, 예수님이 “묵묵히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같이 고통 받는 종”(이사 53,7)이시란 점이다.

56. 영화에서 빌라도는 아내에게 진리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이 진리를 들을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왜 그랬을까?
- 이 장면은 진리가 사람의 마음에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아름답게 보여 준다. 예언자 예레미야와 사도 요한은 성서에서 이러한 생각을 감동적으로 논한다. 그 장면은 또한 빌라도가 예수님께 던진 진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마음에서 우러나왔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빌라도가 애수님으로 인해 마음이 동요되고 심지어 고뇌에 시달렸으며, 그가 수행할 역할로 인해 진심으로 비탄에 잠겼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한 비애를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내 자신의 권한으로 죄 없이 사람이 되신 하느님께 십자가형을 내린다.

57. 빌라도가 자신과 헤로데가 모두 예수님의 잘못을 찾을 수 없었다고 선포한 뒤에 범죄자 바라빠가 등장한다. 빌라도는 그 시점에서 왜 죄수를 석방해 주겠다고 하나?
- 그렇게 행동했던 것은 단지 그의 임기 동안, 매년 과월절마다 로마의 ‘선의’를 나타내는 행사로 죄인 한 명을 풀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여론 조성을 위해서도 그와 같은 선전을 하기에 아주 적절한 때였다. 왜냐하면 여러 지역에서 순례자들이 몰려들어와 예루살렘을 꽉 채웠기 때문이다. 바라빠의 석방은 골칫거리였다. 바라빠는 잘 알려진 살인자이자 정치적으로는 로마 군에 반항하던 열성당원이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한없는 사랑을 받으며 기적을 보았던 그분의 백성들은 죄 없으신 하느님의 아들 대신 살인자를 풀어 주도록 선택한다.

58. 영화에서 압도적인 부분은 예수님이 채찍질 당하시는 장면이었다. 감독은 이 장면을 왜 그렇게까지 참혹하게 연출했나?
-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채찍형은 소름끼치는 피투성이의 잔인한 형벌이었다. 미국의 경우 수백 년간 억압받았던 흑인 노예들의 경험을 통해 이런 사실이 전해지고 있다. 다른 증거로, 예수님이 묻히실 때 입었다고 믿어지는 토리노의 수의를 들 수 있다. 성의 등 쪽에는 심한 상처 자국과 핏자국이 남겨져 있다. 이 영화를 만드는 동안 감독은 자신의 의도가 예수님이 경험하셨던 잔혹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있다고 공언했다. 그 고통이 어떤 것인가를 위해서는 단지 채찍형의 도구를 보기만 하면 된다. 그 도구는 ‘삐에르 바르베의’의 책 ‘갈바리아 언덕에 선 의사’에 이렇게 묘사되어 있다. “로마인들은 독특한 기구가 쓰였는데, 플라그럼(일종의 채찍)이라 한다. 짧은 손잡이에 여러 개의 길고 두꺼운 가죽 끈이 달려 있고, 끝 쪽에는 납으로 된 구슬이나 양의 작은 뼈들이 박혀 있다. 그 가죽 끈은 살을 찢고 구슬과 작은 뼈들은 상처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영화에서 악마는 예수님이 채찍질 당하실 때 곁에 자리한다. 사탄은 그들이 최대한 폭력적이고 잔인해지도록 격려한다. 이때야 말로 그가 하느님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생각한 악마의 발악적 순간이었다.

59. 그 장면이 그토록 긴 이유는 무엇인가?
- 예수님이 채찍질 당하시는데 그 정도 시간이 거렸기 때문이다. 채찍형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전에 거의 숨이 멎을 만큼 참혹한 것이었다. 예수님께서 내려진 채찍형은 우리가 외면하거나 피해야 할 어떤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묵상해야 할 괴로운 사실이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묵주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묵주 기도는 그리스도의 삶에 대한 묵상이다. 이 효과적인 기도는 스무 가지의 신비로 구성되어 있다. 고통의 신비는 예수님의 수난 중에 있었던 피땀 흘리심, 매 맞으심, 가시관 쓰심, 십자를 지심,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히심이라는 핵심적인 사건들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신비의 기도는 그리스도 수난의 깊은 의미를 경험하게 해주고 삶 안에 그분의 수난을 받아들이도록 도와준다.

60. 예수님의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던 회상 장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 예수님은 봉사하려고 오셨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에게 가르치러 오셨다. 그분이 이 장면에서 나누어 주시는 가르침은 하느님이신 분께서 우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낮추셨다는 것이다. 세상의 주인이신 그분은 피조물인 우리의 종이 되신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심을 통해, 예수님은 우리에게 참된 사랑의 본질을 보여 주신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랑의 길은 희생이다. 사랑은 다른 이의 발을 씻어주는 미천한 행위처럼 크고 작은 방법으로 자신의 삶을 다른 이에게 바치는 것이다.

61. 빌라도의 아내가 마리아께 수건 한 다발을 바치는 장면이 보여 주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 이는 우리를 위해 흘리신 그리스도의 성혈, 우리를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성혈에 대한 신심을 시각적으로 묘사하는 아름답고도 예술적인 장치라고 하겠다. 성서는 “그분이 매 맞고 상처 입으신 덕택으로 여러분의 상처는 나았습니다.”(1베드 2,24)라고 말한다. 어머니이신 마리아는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단순한 사랑을 넘어서 그 이상의 무언가를 내 보이신다. 그녀는 예수님의 피 흘리심이 갖는 거룩한 의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신다.

62. 예수님이 간음하다 들켜서 돌로 맞아 죽게 된 여인을 구하시는 장면에서 그분은 모래 위에 무언가 쓰신다. 이러한 행위의 의미는 무엇인가?
- 이 장면은 신약성서(요한 8,3-11)로부터 직접 따온 것이다. 몇몇 신학자나 성서학자들은 예수님이 그녀에게 돌을 던지려던 이들의 죄를 적어내려 가셨을 거라고 생각해 왔다. 또 다른 이들은 예수님이 시나이 산에서 처음으로 율법을 내려 주신 한 분뿐이신 하느님을 상기시키기 위해서 행동하셨다고 주석을 달기도 했다. 왜냐하면 탈출기는 ‘하느님의 손가락’이 십계명(‘간음하지 말라’를 포함해서)을 돌 위에 쓰셨다고 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행위는 율법을 내린 하느님께서, 이제는 용서를 베푸신다는 뜻과 잘 맞아떨어진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요한 8.7)는 도전적인 말씀을 얻는다.


63.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악마 품에 안긴 아기 마귀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
- 이는 감독에게 허용된 예술적인 선택의 또 다른 예이다. 이 상징은 혼란스럽지만 인상적이다. 가능한 몇 가지 의미를 제시해 본다. 첫째로, 악마는 하느님의 피조물인 인간 안에 있는 좋고 아름다운 것들을 무엇이든 더럽히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소름끼치는 아기 마귀의 모습은 도덕적 추악함에 관한 매우 실질적인 묘사로 이해된다. 두 번째는 생명의 선물인 인간의 아이가 아주 타락한 풍습 속에 있음을 보여 준다. 이 장면은 현 시대의 문화가 어린이들을 경시(낙태와 아동 학대의 현실)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마지막 의미는 마리아가 자신의 아들인 예수님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것과 사탄이 이 아이를 포옹하고 있는 상황 사이의 대비에 있다. 여러분은 아마도 아기 마귀의 입가에 번진 미소를 감지했을 것이다. 이는 그가 예수님의 고통을 즐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관람자들에게 전한다.


64. 빌라도는 ‘엑체 호모(이 사람을 보라)’라고 말한 뒤 처참하게 고문당하신 예수님을 사람들에게 보여 준다. 그는 그것으로 군중의 피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었다고 생각했을까?
- 우리는 마음속에 동정심의 편린을 가진 사람이 커다란 구경거리로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가진 성난 폭도에게 대항하는 장면을 통해 이 둘 사이의 현저한 차이를 본다. 이것은 인간이 처해 있는 상황을 정확히 그려 낸 통찰이다. 우리가 죄와 악에 탐닉하기 시작하면, 그런 것들에 대한 욕구는 점점 더 강해지고 절대로 만족되지 않는다.

65. 빌라도가 ‘손을 씻었던’ 행위와 마지막 만찬 때 예수님이 당신의 손을 정결하게 하셨던 행위를 대비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것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손을 씻음’은 역사적인 사건으로부터 직접 유래되어 우리 시대에도 흔히 쓰이는 표현이 되었다. 빌라도는 예수님께 십자가형을 선고하고는 자신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손을 씻었다(마태 27,24참조). 이 상징적인 행위로 빌라도는 자신이 옳은 일을 했고 예수님을 풀어주려 했지만 성전 지도자들과 군중이 허락하지 않았음을 표현한다. 그 결과 그런 결정을 내렸으며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그건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강변한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주신 의무(하느님은 구약에서 식사 전에 손을 청결히 하도록 명하신다)를 수행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66.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 언덕으로 오르는 길을 떠나실 때, 예수님 곁의 죄인이 예수님 비웃는 이유는 무엇인가?
- 이 장면은 성서에 나와 있지 않다. 이는 감독에게 허용된 창조적 표현의 또 다른 예이다. 예수님과, 그분과 함께 유죄 판결을 받은 두 죄수가 십자가를 지고 갈바리아 언덕으로 향하는 힘든 여정을 시작할 때, 죄수 하나가 예수님이 십자가를 짊어지는 것을 보고 그분을 조롱한다. 전통적으로 ‘악한 도둑’이라 불리는 이 남자는 우리가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예수님이 고통을 껴안으셔야 했음을 이해하지 못한 게 틀림없다. 하느님의 계획안에서, 모든 것은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유익을 위해 작용한다(로마 8,28 참조).


67. 십자가에 못 박히러 가시는 중, 예수님은 당신의 십자가를 어루만지는 듯했는데, 제대로 본 것인가?
- 우리의 현대적인 감성에는 이것이 매우 당혹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가톨릭교회는 구원에 있어 고통이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을 인정한다. 예수님은 우리의 고통을 피하거나 바꿀 수 없으며, 그것을 기꺼이 껴안을 필요가 있다고 가르친다. 우리가 하느님께 고통을 봉헌할 때 그것은 구속적(救贖的) 가치를 지니며, 그리스도의 속죄 안에 우리도 하느님과 함께 참여하고 있음을 뜻한다.(콜로 1,24 참조)


68.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 감독은 악마와 마리아와 서로 반대편에서 그분을 따라 걷는 장면을 번갈아 보여준다. 그러다가 서로의 눈이 놀랍도록 조용하게 마주치는데,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 가톨릭 신자들은 하느님께 대한 마리아의 순종을 악마의 반란에 반대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악마가 하느님의 적수라고 믿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것은 놀라운 일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도 하느님과 대등한 이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마리아는 하느님과 떨어져서는 악마의 대적자가 될 수 없다. 보통의 경우에 악마는 타락한 천사로서, 어떤 인간보다 월등히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브리엘 천사가 찬송했듯이 마리아는 ‘은총이 가득하신’ 분이다. 그녀는 하느님의 생명으로 가득차 있으며, 그리하여 수난시기뿐 아니라 영광되이 천상에서 자리하신 지금도 악마에 대항할 수 있다. … 갈바리아 언덕으로 향하시는 예수님에 대한 장면은 마리아와 악마 사이에 전투가 있었음을 묘사하고 있다. 세상에 구세주를 낳으신 역할과 마음의 순결, 하느님 앞의 중재자로서의 역할, 그리고 그녀의 완전한 신앙심 때문에 악마는 마리아를 혐오한다. ‘그 여자’를 혐오한 증거는 성서의 시작과 끝에 모두 나타나 있다. 창세기에서, 하느님은 “너(뱀으로 표상되는 악마)를 그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3,15)라고 말씀하신다. 묵시록에서 악마(용으로 표시되는)는 그 여자의 아기를 삼켜 버리려고 호시탐탐 노린다. 그러나 그녀는 광야로 도망쳤다(묵시 12,6 참조).


69. 가톨릭 신자들은 마리아를 숭배하는가?
- 아니다. 가톨릭 신자들은 마리아를 공경하며 모든 성인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성인으로 간주할 뿐이다. 그녀는 단순히 말하자면 하느님께서 뽑으신 새로운 ‘계약의 궤(하느님의 아들을 운반할 배)’이다. 그러므로 깊은 존경과 헌신을 받을 자격이 있다. 구약에서 계약의 궤가 하느님의 말씀(십계명이 새겨진 명판)과 천사의 빵(만나)을 담고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마리아 또한 그녀의 태중에 하느님의 말씀이자 천상의 양식인 예수님을 품고 있었다. 마리아가 특별히 하느님께 가까이 있기 때문에, 가톨릭 신자들은 마리아에게 우리를 대신하여 하느님께 특별히 중재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는 마리아에 대한 신심이 우리의 영성 생활에서 그토록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적인 이유이다.


70. 십자가의 길에 관해 들어 본 적이 있다. 십자가의 길이 영화의 몇몇 장면들을 기념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데, 정확히 십자가의 길이 무엇인가?
- 전통적이고도 대중적인 가톨릭의 기도인 십자가의 길은 몇 가지 다른 형태로 약 1,000년간 계속되어 왔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갈바리아 언덕을 오르셨던 길을 따르며, 14개의 중요한 사건 또는 장소를 상기 시키며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통해 우리는 마지막 몇 시간 동안의 예수님을 영적으로 따라 간다. 영화 속의 사건 중에서 예수님이 사형 선고를 받으심, 십자가를 지심, 세 번 넘어지심과 마리아를 만나심은 기도로써 기념되는 일들이다. 각각의 장소에서 드리는 기도는 서로 다르다. 그리고 다양한 십자가의 길 기도문들이 있다. 십자가의 길을 기도할 수 있도록 준비된 14처는 세계의 거의 모든 가톨릭교회 안에 다 있다. 고대 양식과 근대 양식, 양쪽 모두 다양한 예술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71. 예수님이 갈바리아 언덕까지 걸어가셨던 길은 얼마나 되나?
- 예수님이 갈바리아로 향해 가셨던 길은 비아 돌로사(Via Dolorosa/고통의 길) 또는 ‘슬픔의 길’로 알려져 있다. 빌라도의 법정에서 갈바리아 언덕에 이르는 길은 대략 600미터 정도이다. 길의 표면은 매우 거칠었으며, 기둥에 묶여 채찍질 당하신 후에 무거운 형틀을 지고 가시는 일은 예수님께 참으로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수 세기 동안 엄청나게 많은 이들이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이 길을 걸었다. 예루살렘에서는 채찍의 수도원으로부터 갈바리아까지 이어지는 십자가의 길 기도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72. 예수님이 십자글 지고 가시는 길에 한 여자가 군중 속을 헤치고 나와 그분의 얼굴을 닦아 드린다. 이 여자는 누구인가?
- 그녀의 이름은 베로니카이다. 이 사건은 성서에는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신앙인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기념되는 일반적인 이야기이다.


73. 예수님의 피투성이 얼굴이 베로니카의 베일에 찍히는 장면은 영화 제작사의 예술적 기교인가?
- 아니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베로니카의 베일은 수 세기 동안 전시되고 공경되어 왔다. 어떤 이는 이 이미지가 예수님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 수 있는 주된 출처였다고 생각한다. 그리스도교 전승에 따르면, 베로니카는 베일을 보관했고 거기에서 치유하는 능력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녀는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의 병을 베일을 써서 고치고는 클레멘스 교황(성베드로의 세 번째 계승자)과 그의 계승자들에게 그것을 맡겼다고 전해진다.


74. 베로니카의 베일은 지금도 남아 있나?
- 베로니카의 베일이 오랫동안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믿어온 것처럼 성 베드로 성당에 실제로 있는지에 관해서는 다소 의문점이 있다. 성당에 들어가면 주 제대 옆에, 라틴어로 베일이 안에 보존되어 있다고 쓰인 베로니카의 상이 있다. 14세기 이전의 교회 문헌들은 베일의 존재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성년(聖年)이었던 1300년, 베로니카의 베일은 로마에서 대중들에게 공개되었다. 일반적으로 베일은 얇은 재질로 양면에 눈을 크게 뜬 채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의 이미지가 눈에 띄는 핏자국과 함께 남아 있었다고 묘사된다. 역사 고증의 어려움은 1608년에 시작된다. 교황 바오로 5세는 성 베드로 대성당을 개축하기 위해서 베일을 보관하던 교회를 철거하도록 명한다. 어떤 이는 그 시기에 도둑맞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616년 교황 바오로 5세는 성 베드로 대성당의 참사회원이 만들지 않은 베일의 복제품을 금한다. 사실상 이 시기 이후에 만들어진 복제품들은 그리스도께서 눈을 감은 모습을 담고 있지만, 이전의 이미지들은 그리스도가 눈을 뜨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학자들은 실제의 베일이 남아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생각한다.


75. 영화에 등장한 네 명의 여자들은 아주 긍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영화감독이 여성 신학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은 아닌가?
- 감독은 의도적으로 영하 속의 여성을 긍정적으로 묘사했다. 감독은 어떤 종류의 정치적인 요구에도 굴복하지 않은 대신, 가톨릭의 가르침에 이 여성들에 대한 일반적 가톨릭 신심을 더하여 표현했다. 성서는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그리스도의 수난동안 그 곁에 있었다고 알려 준다. 가톨릭 신심은 또한 베로니카와 빌라도의 아내인 클라우디아의 모습도 거기에 포함시킨다. 성서와 전승이 공통으로 인정하는 것은 그리스도와 삶을 같이 하던 남자들이(사도 요한을 제외하고) 거의 모두 달아나 버렸다는 점이다. 이는 깊이 생각하고 묵상할 가치가 있는 사실이다.


76.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돕는 사람은 누구이며, 그는 성서에 등장하나?
- 그는 북아프리카 해변에 위치한 소도시인 키레네 사람 시몬이라는 사실을 성서들로부터 안다. 그는 과월절 축제기간 동안 예루살렘을 방문한 순례자들 가운데 하나였던 것 같다. 여러 지역에 사는 유다인들이 중요한 이 축제기간 동안 예루살렘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시몬에 대한 성서의 표현은 간단하다. 그는 단지 로마 군인에게 붙들려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졌을 뿐이다(루카 23,26). 그러나 마르코 복음에는 그의 아들들인 알렉산더와 루포(마르 15,21 참조)이야기가 실려 있다. 키리네 사람 시몬은 우리 모두를 표상한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부름을 받아 매일 자신의 십자가를 들고 그분을 따라야 한다(루카 9,23 참조). 예수님은 우리의 삶을 희생적으로 바쳐서 당신의 구원사업에 참여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신다.


77. 예수님의 가르침 중에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는가?”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어디에 있나?
- 산상수훈(마태 5,7 참조)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왕국이 도래했음을 선포하시고 당신 가르침의 정수를 요약하신다. 질문에서 인용된 부분은 마태오 복음 5장 46절에서 유래한 것으로, 예수님이 사랑의 참된 본성에 대해 말씀하셨던 부분이다.


78. 예수님이 갈바리아 언덕으로 향하실 때, 형틀의 가로 부분만을 지고 가셨다는 말을 들었다. 왜 영화는 십자가 전체를 지고 가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나?
- 로마의 관례상, 십자가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단지 형틀의 가로 부분만을 지고 처형 장소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도착한 뒤에 가로 부분을 세로부분에 붙여 전체 십자가를 만들어 세웠다. 예수님의 경우도 같은 방식이었다는 점은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수많은 그리스도교 예술 작품들이 지난 1,000여 년간 예수님을 전체 십자가를 지신 모습으로 그려 왔기 때문에 감독은 예수님이 십자가를 그런 방식으로 지고 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을 선택했다. 형틀의 가로 부분은 30~50킬로그램 정도의 무게였으므로 예수님은 충분히 괴로우셨을 것이다. 감독이 부정확한 묘사를 선택했다기보다는 역사 속의 사건에 관람객이 쉽게 감응할 수 있는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79. 영화에서는 못을 예수님의 손에 박던데, 몸의 무게를 지탱하려면 손이 아니라 손목에 못을 박아야 하지 않나?
- 전형적인 로마의 십자가형에서 일반적으로 못은 손이 아니라 손목에 박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손에 못 박는 것을 보여 준 감독의 결정은 예술적 표현의 또 다른 예이다. 예수님의 손에 못 박힌 것으로 그려진 전통적 그리스도교 예술 작품의 영향으로 인해 이러한 표현이 선택되었다. 두 가지 간능성은 똑같이 끔찍하므로 감독의 선택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재미있는 사실은 토리노의 수의가 이 문제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정확하다는 점이다. 수의에 찍혀 있는 사람의 못자국에는 손이 아니라 손목에 상처가 나 있다.)

80. 감독인 멜 깁슨은 이 영화에 출연하나?
- 그렇다. 멜 깁슨은 왼손으로 예수님의 손을 뚫고 들어가는 못을 쥐고 있었다. 깁슨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죄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는 점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이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81. 로마의 십자가형 집행 절차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까?
- 처형장에 도착한 뒤, 죄수의 옷을 벗기고 형틀의 가로 부분에 긴 못으로 손목을 고정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로마 십자가형은 시작된다. 그 후, 수직 기둥에 달린 나무 조각에 죄수의 발을 못 박는다. 이 모든 과장이 극도로 고통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처도 치명적이지는 않다. 몸의 무게는 극도의 피로와 가사 상태를 불러오고 그 결과로 희생자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 죄수는 말 그대로 질식사하는 것이다. 로마인들은 그들 자신이 처형 수단으로서의 십자가형이 갖는 예외적인 잔인함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로마 시민들이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항상 십자가형이 아니라, 참수형(斬首刑)을 선고했다.


82.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장면에 끔직하고 메스껍게 생긴 새가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또 다른 역사적 세부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맹금류나 육식성 새가 종종 십자가형 도중에 희생자에게 내러앉고는 했다. 어떤 희생자는 개에 물려 죽기도 했던 것 같다. ‘악한 도둑’의 운명을 ‘선한 도둑’의 그것과 대조시키기 위하여 등장한 것 같기도 하다. ‘선한 도독’은 성서에 의하면, 십자가에 매달린 상태로 11시경에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고백했고 예수님은 그에게 왕국의 자리를 약속하였다(루카 23,43 참조).

83. 영화는 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회상 장면으로 최후의 만찬 모습을 보여 주었나?
- 예수님이 사도들과 더불어 과월절 음식을 축성하신 것은 옛계약(구약)을 완결하기 위해 예정되었던 방법이다. 그분은 과월절 빵이 당신의 몸이며 술이 당신의 피임을 선포한다. 그리고 당신을 기억하며 이 새로운 제사를 실행할 것을 명하셨다 오늘날 우리는 성체성사나 영성체로 알고 있다. … 이로써 과월절에는 새로운 의미가 주어졌다. 왜냐하면 그 목적이 완결되었기 때문이다. 흠 없고, 죄 없으신 하느님의 아들은 희생 제물이 되었다. 과월절 음식을 그 새로운 형식인 성체성사를 통해 먹고 마심은 생명을 여러분 안에 갖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다”(요한 6,35). 이 핵심적인 가르침에 대한 예수님의 자세한 설명은 요한복음 6장(22-71/생명의 빵과 영원한 생명의 말씀)에 있다.

84. 예수님이 못 박히신 십자가가 뒤엎어졌는데도 땅 위에 떠 있는 장면이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은 ?
- 스페인의 수녀였던 가경자 아그레다 마리아(1602-1665)는 자신의 신비주의 저작에서 놀랍도록 자세히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의 생애를 그려내고 있다. 이 영화는 그녀의 저작과 가경자 앤 캐서린 에머리히(1774-1824)의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묵상에서 그림과도 같은 세부 묘사를 차용했다. 이 두 수녀가 경험한 환시는 종종 문자 그대로 이해되기 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가톨릭교회는 그런 현상을 초자연적인 현시라고 선언한 적은 없지만,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출판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85. 예수님은 십자가형을 받은 보통의 죄수들보다 빨리 돌아가셨는가?
- 그런 것 같다. 성서는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 세 시간 정도 매달려 있다가 돌아가셨다고 진술한다(마태 27, 45-46 참조). 많은 이가 죽는 데 며칠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비교적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 예수님이 그분 죽음의 순간을 택하셨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분은 자유의사로 당신의 생명을 우리를 위하여 내놓으셨다. 사람들이 그분에게서 생명을 빼앗은 것이 아니다. 당신의 영혼을 떠나보내시고 죽음에 이르렀을 때, 예수님은 “이제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신다.


86. 예수님의 머리 위에 붙여졌던 명패에는 무슨 말이 적혀 있나?
- 본시오 빌라도의 명령으로 십자가 위에는 히브리어, 라틴어, 그리스어로 ‘유다인들의 왕 나자렛 예수’라고 적힌 명패를 붙였다(요한 19,19-20 참조). 우리는 십자고상에 적힌 INRI라는 표지를 흔히 볼 수 있다. 영화에는 그려지지 않았으나, 성서는 유다 지도자들이 빌라도에게 돌아와서 빌라도에게 명패에 적힌 문구를 ‘자칭 유다인의 왕’으로 바꾸도록 종용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빌라도는 요구를 거절하면서, “한 번 썼으면 그만이다”(요한 19,22)라고 말했다. 로마에 있는 성십자가 성당에는 이 명패의 조각으로 보이는 물건을 포함하여 수난 당시의 유물이 다수 남아 있다.


87.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이 하신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라는 말씀은 무슨 뜻인가?
- 아람어로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뜻이다. 예수님은 당신의 인간적 본성의 깊은 곳으로부터 성부께 아픔을 울부짖으신다. 어떤 이는 이 말이 예수님이 자포자기 상태에 있었다는 것과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바라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오해한다. 이 말을 자포자기를 표현한다는 분들의 말씀으로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신 인간으로서, 영원으로부터 구원의 모든 계획을 알고 계셨다. 그분은 성부와 성령과 더불어 똑같은 본성을 가지고 계셨다. 더욱이 우리는 여기서 예수님의 진정한 인간적 본성을 본다. 그분은 우리와 똑같아 보이지는 않으셨지만, 우리가 느끼는 대로 느끼셨다.

- 예수님이 겪으신 십자가 위의 고통은 단지 육체적인 것만이 아니었다. 과거. 현재. 미래 모든 인간의 죄를 짊어지셨기 때문에 그분은 영신적으로도 깊이 고통스러우셨다. 십자가위에서의 이 말씀은 실제로 시편 22장의 첫 번째 말씀이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통해서 시편의 예언이 당신께 일어난 모든 일로써 완성되었다는 점을 지적하신다. 시편은 그것을 승리로 결론짓고, 하느님께서 마침내 당신의 약속을 입증하셨다고 확실하게 선포하고 있다.


88. 우리는 영화를 통해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하신 모든 말씀을 들을 수 있나?
- 아니다. 그분의 모든 말씀이 이 영화에 나오는 건 아니다. 예수님이 마지막 일곱 가지 ‘말씀’(가상칠언)에 대한 내용은 부록C(그리스도의 마지막 일곱 가지 말씀)를 참조하면 된다.


89. 영화에서 예수님의 피가 십자가 발밑으로 흘러 떨어질 때, 마지막 만찬에서 포도주를 봉헌하시던 예수님의 모습을 회상 장면으로 보여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 마지막 만찬 때, 예수님은 술잔을 드시고 “너희는 모두 이 잔을 받아 마셔라. 이것은 나의 피다.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마태 26,28)라고 말씀하신다. 십자가 위에서 쏟아지던 예수님의 피는 인류의 모든 죄를 속죄하기 위해 필요한 희생물이었다.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라는 예수님의 명으로, 매일 가톨릭교회의 모든 제대에서는 성체성사가 거행된다. 정교회의 성찬식도 마찬가지다.


90. 예수님 옆에 있던 죄수 하나가 그분을 비웃는 것은 사실인가? 아니면 극적 효과를 위한 것인가?
- 성서는 그 범죄자들 중 하나가 예수님께 “당신은 그리스도가 아니오? 당신도 살리고 우리도 살려보시오!”(루카 23,39)라고 말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가톨릭 전승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매달렸던 ‘선한 도둑’을 디스마라고 부른다. ‘악한 도둑’의 말을 듣고 그는 “너도 저분과 같은 사형 선고를 받은 주제에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느냐? 우리가 한 짓을 보아서 우리는 이런 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저분이야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이냐? … 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루카 23,40-42)라고 응수한다. 예수는 그 말을 들으시고 디스마에게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루카 23,43)라고 대답하신다. 예수님이 디스마를 용서하심으로 인해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의 힘으로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죽는 순간에라도 예수님을 믿고, 용서를 청하면,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


91. 예수님이 정말 하느님이라면, 왜 십자가에서 내려오는 기적을 보이지 않으신 건가?
-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예수님은 나자로를 죽은 지 나흘 만에 무덤에서 일어나게 하시고(요한 11장 참조), 장님을 치료하시어 눈을 뜨게 하기도 하셨다(요한 9장 참조). 분명히 기적이 항상 신앙에 이르도록 해주는 것은 아니다. 보았다고 해서 믿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내려오셨다면,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목적(그분은 우리의 모든 죄로부터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가 천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도록 해주시기 위해 오셨다)은 수포로 돌아갔을 것이다. 예수님은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위에 계셔야 했다.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하도록 하고 우리 죄의 속박을 풀기 위하여 예수님은 희생제물이 되셔야만 했다.


92. 예수님이 당신의 어머니와 사도 요한에게 하신 마지막 말씀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
-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와 요한(복음서에 ‘사랑받는 제자’라고 소개되는)“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6-27)라고 하신 말씀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모든 그리스도인의 영적인 어머니로 세우신다. 우리는 성서와 전승으로부터 요한이 마리아의 친아들이 아님을 안다. 복음사가 요한은 이 사건을 통해 예수님께서 이제부터 우리가 예수님 대신 당신의 자리에 였던 곳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기 바라신다고 설명한다. 그런 이유로 예수님은 마리아를 우리의 어머니로 주신 것이다.


93.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이제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신 이유는 뭔가?
- 예수님의 말씀은 너무나도 깊어 많은 뜻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장 명백한 사실은 그리스도의 수난이 완성되었다는 점이다. 그분은 성취하시기 위해 세상에 오신 사명, 인간을 죄로부터 구원하는 일과 잃어버렸던 것을 회복시키는 일을 끝내셨다. 인간의 구원은 이루어졌다. 모든 사람은 이제 그분의 은총을 받아들이고 끝까지 신앙 안에 머물며 영원한 생명을 받을 기회를 얻게 된다. 사랑은 끝까지 성실함을 의미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예수님의 ‘끝까지 가는 사랑’(요한 13,1 참조)이 십자가 위에서 자신이 희생하신 일에 구원의 가치를 부여한다고 가르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616).


94.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어둠이 내리고, 천둥번개가 치고, 지진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 하느님의 아들로서 사림이 되신 분, 예수님 죽음의 중대함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이 일들은 단지 극적인 효과를 노리고 영화에 삽입한 것은 아니다. 어둠과 지진은 신약성서(마태 27,45-54)에 묘사되고 있다. 또한 구약에서, 예언자 아모스는 어둠과 지진에 대해 말한다. “그리하여 땅은 뒤틀리고 … 그 날이 와서 대낮에 해가 꺼지고 백주에 땅이 캄캄해지거든 모두 내가 한 일인 줄 알아라. 주 야훼의 말씀이시다”(아모 8,8-9)


95. 성전에서 무슨 일이 생겼기에, 유다 지도자들이 그렇게 놀랐나?
-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조각으로 찢겨져 나가며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곳으로, 일 년에 한 번 욤 키푸르(속죄의 날)에 대사제를 제외하고는 들어갈 수 없는 성스러운 장소인 ‘지성소’를 드러냈다. 참된 대사제이시며, 진정한 희생 제물이신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하여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불화가 끝나고, 지금 우리는 두려움 없이 하느님께 다가가 은총을 통해 친교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96. 왜 악마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데 대해 그렇게 격분한 건가?
- 이 장면이 묘사한 대로, 고립에 두려움을 느낀 악마는 그의 패배에 분노와 고통을 표현한다. 동산에서 악마는 한 사람이 모든 죄의 무게를 감내할 수 없다고 예언했지만, 이는 거짓 이였음이 드러난다. 예수님은 실제로 수난을 마치시고 구원사명을 완수하신다. 악마는 갈바리아 언덕에서 완벽하게 패한 것이다.

97. 한 로마 군인이 결국 그리스도교에 귀의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에 대해서 알려진 사실이 있나?
- 성서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곁에 있던 백인대장 하나가 예수님의 죽음에 감화되어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루카 23,47)하고 말했음을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복음사가는 그가 “참으로 이 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태 27,54/마르 15,39) 하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가톨릭 전승은 이 군인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고 알려주고 있다. ‘성의’라는 책과 영화는 이 군인이 주사위를 던져 예수님의 옷을 따냈음을 그리고 있다.


98. 영화 끝 부분에 마리아가 십자가 아래서 죽은 아들을 안은 채 우리를 똑바로 바라보는 장면은 마음을 뒤흔들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이 장면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 어떤 이는 이 장면의 아름다움과 통렬함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에 필격 한다고 주장한다. 상처받고도 사랑으로 가득한 마리아의 눈길은 우리의 죄로 인해 예수님이 돌아가셨고 그분의 죽음이 인류에게 희망을 가져다 주었음을 절실히 깨닫게 해준다.


99. 이 영화는 예수님의 부활과 함께 막을 내린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이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셨다고 믿나?
- 물론이다. 부활은 가톨릭 신앙에 가장 중요한 교의 중 하나이다.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첫 번째 편지에서 부활의 교의를 가장 감동적으로 천명한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가 전한 것도 헛된 것이요, 여러분의 믿음도 헛된 것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1코린 15,14). 예수님은 당신의 부활로 죽음의 권세를 정복하시고, 우리 몸도 다시 살아난다는 희망을 주신다.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은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우리의 믿음에 달려 있다.


100. 예수님이 무덤을 떠나신 뒤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 신약성서의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찾아보면 된다.




[ 제 2장. 그리스도에 대한 진실 ]


- 역사와 하느님의 말씀(성서와 성전)은 공히, 모든 사람들 중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독특하고 유일하심을 보여 준다. 그분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예수님과 달리, 부처나 마호메트, 공자 같은 이들은 결코 자신들이 신이라고 주장하지도 않았으며, 스스로 신성을 보여준 적도 없다. 반면에 예수님은 설교와 기적을 통해서, 자신이 진정 메시아이며, 영원한 말씀이신 하느님으로서 사람이 되었고 사람들 사이에 오셨음을 보여 준다. 가장 잘 알려진 종교적 인물들은 진리를 여러 가지 불완전한 방법으로 선언했으며, 그들 중의 몇 사람은 하나의 신만이 존재한다는 진리를 가르치기도 하면서 하느님에 대하여 설명만 했다. 착하고 위대한 많은 사람들이 수 세대 동안 이런 일을 했으나 예수님은 다르시다. 그분은 자신이 하느님이라고 말씀하신다. 복음에서 핵심적인 문제는 예수님 자신이 제자들에게 물으신 질문,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는 것이다. 그리스도에 관한 진실은 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사람들이 내놓은 다양한 주장을 토대로 한다. 그 중에 다섯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볼 수 있고, 그것들은 모두 문자 엘(L)로 시작한다.

1) 예수는 단지 전설(Legend)일 뿐이다?
- 대부분의 신약성서는 예수님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사건을 목격한 이들이 실제로 살아 있을 때 기록되었다. 그리고 저자들뿐 아니라 그들의 글을 수 세기 동안 보전해 온 사람들에 대한 언급을 미루어 볼 때, 그들은 전설을 만들기 위해 역사를 ‘조작’하는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 복음서를 썼던 사람들은 광신도, 컬트주의자, 거짓말쟁이, 사기꾼 또는 역사 수정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정직한 사람들이었다. 이 정직한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당신이 하느님이라고 말씀하셨다는 놀라운 사실을 증언한다.

2) 예수는 거짓말쟁이(Liar)다?
- 예수님은 그 당시에 가장 강력한 힘을 가졌던 유다인과 로마인들을 철저히 멀리하셨다. 유다인인 대사제는 다시 “그대가 과연 찬양을 받으실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인가?”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다”하고 대답하셨다(마르 14,61-62). 로마인인 빌라도는 예수님께 “네가 유다인의 왕인가?”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은 네 말이다.”하고 대답하셨다(마르15,2). 예수님은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농담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예수님의 목숨을 놓고 재판이 벌어졌을 때, 그분은 당신을 수치스럽고도 끔찍한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말씀을 두 번이나 하신다. 예수님이 만약 세상의 권략을 추구하셨다면, 그것을 아주 이상한 방식으로 보여주신 셈이다.


3) 예수는 미치광이(Lunatic)이다?
- 마태오복음 5장부터 7장까지의 산상 수훈을 읽어 보자. 미치광이가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그분을 옭아 넣으려 하는 사람들에게 하신 그분의 재치 있는 대답들(마르 12,13-17)과 간음한 여자들에게 돌을 던지려던 사람들에게 하신 기지가 넘치는 미묘한 말씀을 보자(요한 8,1-11). 이런 재치는 광기의 증거로 보기 어렵다. 예수님을 속이려던 사람들이 “그의 답변에 놀라 입을 다물고 말이다.”(루카 20,26)라는 말씀을 통해서도 그분이 미친 것이 아니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예수님의 명석함, 균형 잡힌 시각, 반어적 표현, 유머 감각은 그분이 제정신이었음을 증명한다. 예수님은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자신의 삶을 “모든 사람들을 위한 대속 제물로”(1티모 2,6) 바침으로써 죽음을 정복하도록 명받았다고 믿었다.


4) 예수는 경박(Light)하고 모호한 뉴에이지 운동가다?
- “예수는 자신이 하느님이라고 주장했다 … 그는 유다 민중들에게 한마디로 말해 구루(스승)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그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말했을 때 그는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며, 진정으로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면 하느님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은 그게 아니라 예수님은 하느님이 하늘과 땅 자체가 아니라, 하늘과 땅을 주재하는 분이라고 단언하셨다. 결코, 예수님은 하느님이 창조물과 똑같다고 말하지 않았다. 철저히 유다적인 관점에서 하느님이 초월적인 창조주, 판결자이시며 아버지라고 말씀하신다(마태 19,4-6, 14-15 참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그들이 하느님의 일부라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단지 그들이 모두 구원을 필요로 하는 죄인이며 하느님으로부터 떨어져서는, 구원도 다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요한 15,5 참조). 생명에 이르는 길은 우리의 신성을 찾는데 있지 않고, 우리의 믿음을 오직 예수님께 두는데 있다고 강조하신다. 기록들을 믿을 만하다면, 분명히 예수님은 그냥 좋은 사람도, 거짓말쟁이도, 미치광이도, 뉴에이지지 구루도 아님을 알 수 있다.


5) 예수님은 주님(the Lord)이시다!
- 우리가 모든 증거들을 고려해 볼 때, 오직 한 가지 진정으로 만족스러운 가능성만 남았다. 즉, 예수님은 말씀하신대로의 그분이시다. 예수님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시다. 영원하신 하느님의 아들이며, 구세주이시다. 예수님은 세상을 죄로부터 구원하기 위해 오셨다. 예수님은 진정으로 온 세상의 주님이시며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 예수님은 거짓 없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셨으며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셔서 천상에 오르셨다. 이제 예수님은 당신의 사랑, 자비, 용서, 기쁨, 권능과 평화 이 모든 것을 풍성하게 성령의 선물로써 우리에게 주신다. 하느님 아버지와 더불어 사는 영원한 삶을 예수님의 몸인 교회의 성사들을 통해 주신다.


< 예수님을 따르기 위한 기도 >

예수님, 당신이 하느님이 보내신 유일한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
당신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로서, 당신의 아버지를 공경하는 길로
저를 인도하여 주실 수 있고 제가 당신 제자로서 당신의 길을 걷도록
가르쳐주실 수 있음을 믿습니다. 당신께 청하오니 제 마음에 오시어.
제가 성인들의 통공 안에서 성령의 부유함을 풍성히 누리도록 인도해 주소서.
당신을 구세주로 받아들이며, 주님으로 경배하기를 원합니다.
당신이 게신 곳에서, 당신 아버지의 집에서, 당신의 몸인 교회의 성전에서
당신을 찾아뵙도록 도우소서. 아직 제가 가지고 있는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찾도록 도우시고믿음과 신뢰로 당신을 따르도록 도우시며,
신앙에 머무르고 당신께 순종하는 일에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바라오니, 참된 평화와 사랑 그리고 행복에 이르는 길을 보여 주소서. 아멘




[ 3장. 계속되는 이야기 ] -> 예수님 부활 이후의 간출인 가톨릭교회사


- 예수님 생애의 마지막 몇 해 동안, 한 무리의 제자들이 그분과 함께 여행하였다. 그때 예수님은 갈릴래아와 유다 지방을 순회하며, 치유하고 가르치셨다. 이 제자들 가운데서, 그 분은 12명을 골라 사도로 세우셨다. 그 분은 이 사도들 중에 하나를 선택하시고, 시몬이라는 그의 이름을 베드로(바위)로 바꾸어 주시고는 이 바위 위에 그분의 교회를 세우라고 선포하셨다(마태 16,18 참조).

- 사도들은 예수님과 3년간 같이 살면서, 그분의 가르침을 듣고 기적들을 목격하였다. 그러나 예수님이 체포되었을 때, 하나(유다)를 제외하고는 모두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망쳤다. 베드로조차 그분을 부정했다.

- 놀랍게도 처음에는, 예수님의 부활이 그들을 많이 변화시키지는 못한 것 같다. 남은 열한 사도들은 이 일을 ‘부질없는 헛소리’로 간주했다(루카 21,11 참조). 사도 토마스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상처에 자신의 손가락을 넣어 볼 때까지 믿기를 거부했다.

- 결국 예수님께서 그들 앞에 나타나셔서 온 세상에 당신을 알리라고 명하셨다. 그렇지만,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아버지의 약속’(사도 1,4)을 기다려야 했다. 예수님이 천상으로 올라가신 지 아흐레째 되는 날, 사도들과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그리고 백여 명의 사람들이 예수님이 뜻하셨던 바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오순절 축제기간의 일이었다. 그때에 그들은 성령의 능력으로 가득해졌고 그 이후로 결코 전과 같지 않았다. 겁이 많고 말을 더듬던 그들은 용감해지고, 기쁨으로 충만하게 되고, 열정으로 넘치게 되었다.

- 사도들은 분연히 일어섰고, 베드로는 사도들의 대변자로서 두려움 없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증거하였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그들이 선포하는 것을 각자의 모국어로 알아들었고, 삼천 명이 세례를 통해 용서와 기쁨, 자유의 새로운 공동체로 들어왔다. 그것은 마치 바벨탑 사건(창세기 11)을 역전시켜 놓은 것 같았다. 본래 죄의 결과로 분열되었음을 알리는 표시였던 서로 다른 언어들이 이제는 하느님께서 흩어졌던 인간 가족을 다시 하나로 모아 주신다는 표지가 되었다.

- 이날, 오순절은 진정으로 교회가 태어난 날이었으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는 날이었다. 죄는 우리에게 심한 상처를 입히고, 우리를 속박하여 약화시켜서, 우리와 거룩한 힘의 근원 사이의 연결을 끊어 버리고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망쳐 버린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를 하느님께 다시 연결시키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시는 아버지이신 하느님과 우리가 친교를 맺도록 하기 위해서 돌아가셨다. 그때부터 하느님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는 형제자매가 되었다. 성령을 통하여, 우리는 성서가 ‘은총’이라고 부르는 하느님의 자비로우시고 치유하시는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 교회는 탄생할 때부터 가톨릭(보편적)이라 불리었다. 베드로(바위) 위에 세워진 새로운 공동체는 이국적인 색다른 종파도 아니고, 거룩한 사람들만을 위한 특별한 모임도 아니다. 오히려 인종과 피부색, 잘못이나 실패와는 상관없이, 모든 이가 구성원으로 환영받는 하느님의 가족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보편적인 ‘죄인을 위한 병원’이다. 치유하고 변화시키는 하느님의 은총을 모두가 경험할 수 있고, 하느님께서 그런 사람이 되게 해주는 곳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다고 해서, 모든 이가 금방 완전해 지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그리스도인들은 계속해서 중죄를 저질렀고, 다른 이들은 심각한 논쟁에 빠져들었다. 사도들은 베드로를 중심으로 모여 논쟁을 가라앉히고 교회 안에 기강을 유지하며, 일치와 보편성을 지켜 나갔다.

- 베드로와 사도들은 또한 교회를 양육하는 책임을 지고 있었다(요한 21,15-19). 그래서 죄인들이 성인이 될 수 있었다. 사도들이 이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한 방식 하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포함하여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들을 전하고, 이런 것들이 그들의 생활양식에 주는 의미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 사도들이 교회를 양육한 또 한 가지 방식은 삶을 변화시켜 주는 예수님의 은총을 눈에 보이는 방법으로 신자들이 체험하는 성사를 거행하는 것이었다. 세례성사, 견진성사, 병자성사, 고해성사, 혼인성사, 신품성사는 모두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것이며, 오순절의 힘이 삶 속으로 흘러 들어오도록 하는 시각적인 표시이다.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여 거행하는 성체성사는 대 교회에서부터 그리스도인 삶의 중심이 되어 왔다. 빵을 떼어 나누어 먹게 함으로써(사도 2,42)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몸, 생명의 빵(요한 6,48-59)으로 교회를 먹여 살렸다.

- 사도들은 성품성사를 통해서 보조자를 성품 했고(사도 14,23), 그 후에도 후계자들은 사도들이 한 것처럼 계속해서 교회를 먹이고, 하나로 모우며, 완전한 진리 안에 머무르게 했다. 사도의 후계자들은 주교(감독자)가 되었다(필리 1,1). 베드로가 사망한 장소인 로마의 주교는 베드로의 후계자라는 특별한 역할을 맡았다. 로마 그리스도인들의 아버지인 그는, 좀 더 넓은 의미에서는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아버지로 전 인류 가족의 아버지인 교황이 되었다.

- 사도들이 설교한 예수님에 대한 진실의 일부는 사도들과 그들을 따르던 이들이 책으로 기록하였다. 교회는 서기 2세기경에, 교회에 의해 수집되고 보존된 이 글들이 성령의 감도로 기록되었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오늘날 우리는 그것을 신약성서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짧은 글들은 사도들이 예수님과 함께한 3년 도안 그분에게서 배운 모든 것을 다 전달하려고 기록된 것은 아니었다. 입으로 전해진 말, 사례, 산 체험으로 전달된 많은 진실들은 거룩한 전승(성전/聖傳)으로 보존되고 있다(2테살 2,15).

- 그리하여 베드로와 사도들의 후계자들이 인도하는 이 공동체는 성서와 성전과 성사들을 통해 양육되고, 계속 자라나 다신교를 믿는 로마 제국과 그 너머로 퍼져 나갔다. 로마 전제정치의 잔인함은 예수님의 사랑을 멈추게 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교회를 통해 그 분의 사랑이 퍼져나가는 것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삼백년 동안의 간헐적이지만 끔찍한 박해 후에, 로마 황제인 콘스탄티누스까지도 예수님께서 주님이심을 고백하고야 만다.

-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예수님과 사도들이 실제로 무엇을 가르쳤는지에 관한 논쟁이 일어났다. 신약성서의 모범(사도 15,6-29)을 따라, 사도의 후계자들은 베드로의 후계자와의 친교 속에서 이런 문제들을 결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공의회에 모였다. 이러한 로마 교황의 권위를 받아들이길 거부하며, 많은 무리들이 가톨릭교회로부터 떨어져 나갔다. 그들은 전체에 대한 성실함보다는 진리를 부분적으로 선택하기로 하였다. (이단 ‘heresy’은 ‘선택’의 뜻을 지닌 그리스어에서 유래) 그 결과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힘은 악화되고 바벨탑 사건을 상기시키는 분열이 일어났다. 우리는 과거의 분열에는 책임이 없다. 그러나 예수님이 보여주신 진리의 완전함을 일치된 목소리로 모두 함께 증거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다. 진리의 완전함, 생명의 풍부함, 은총을 받는 방법들로 충만함. 이것이 가톨릭이 의미하는 바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 그리고 이 세상이 참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 하지만 십자군 전쟁에서 가톨릭신자들이 범한 잔혹한 행위들, 르네상스 시대 교황의 사생아들,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적 남용과 같은 일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여러 교회 구성원들이나 지도자들의 잘못을 부정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신약성서도 유다의 배신이나 베드로의 배반을 덮으려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교회는 ‘죄인들의 병원’이기 때문이다.

- 그럼에 도 불구하고, 불완전한 사람들이 이끄는 불완전한 구성원들의 가톨릭교회는 2,000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 있으며, 번영하기조차 하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가톨릭교회는 10억이 넘는 신자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단독으로는 가장 큰 종교 단체이다. 하느님의 은총이 교회를 지탱해 왔고 하느님은 세상 끝날 까지 그렇게 하실 거라고 약속하셨다(마태 28,20 참조).- 그보다 더 놀라운 일도 있다. 모든 시대에 죄인들이 이 병원에 들어와 오순절의 변화시키는 힘을 통해 성인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베드로는 겁쟁이에서 바위가 되었고, 바오로는 살인자에서 순교자가 되었으며, 캘커타의 마더 테레사의 한없는 사랑은 20세기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여러분의 경우는 어떠한가? 예수님은 여러분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해지도록 하기 위해 오셨다(요한 10,10). 여러분은 어째서 부족한 곳에 머물고 있는가?




[ 4장. 어디로 가십니까?(Quo Vadis?) ]

- 전설에 의하면 옛날, 사도들의 으뜸이며 로마의 첫 번째 주교였던 성 베드로가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를 피해 로마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한다. 길을 가던 중에 베드로는 맞은편에서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만났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여쭈었다. 예수님께서는 또 다시 당신의 백성을 위해 로마로 가신다고 대답하셨다. 이 말씀에 놀라, 베드로는 즉시 발걸음을 되돌려 로마로 향하였다. 이제 우리는 이 전설과 비슷한 교차로에, 결정할지 미룰지 또는 행동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 막 도착하였다. 지금 여러분은 예수님에 대한 진실을 아는 바대로 행동할 것인지의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은 예수님을 따르라는, 부르심을 신중하게 숙고하고 응답할 때이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일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세 가지를 지금 말씀드린다.

1. 성서를 구입하여 복음을 읽으십시오. 성서는 삶을 변화시키는 영원한 진리를 담고 잇기 때문에 항상 이해하기 쉬운 책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성 베드로는 사람들이 ‘(성서를) 곡해함으로써 스스로 파멸을 불러들이고 있다.’(2베드 3,16)고 말했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성서를 읽을 때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만든 법을 어기는 것은 한 가지 잘못이다. 하느님의 가르침을 잘못 해석하는 것은 더 나쁘다. 그것은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잘못일 수도 있다.

2. 여러분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면 근처 성당을 찾아가 신부를 만나보자. 가톨릭교회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가르칠 수 있는 권한을 그분에게서 받았다. 예수님이 세운 교회를 따름으로써, 여러분은 사도들의 신앙에 결합될 것이 확실하다. 이 사도들의 신앙은 성사들, 하느님이 주신 교도권, 세상 끝날 까지 성실하겠다는 약속을 선물로 받았다. 교회에 속한 개인도 죄에 빠져 잘못을 저지를 때가 잇기 때문에, 우리는 교회가 거룩하면서도 인간적임을 알아둘 필요가 잇다. 그러나 교회는 어떤 상황에서도 진리 이외의 것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성령의 힘으로 보호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완전한 복음과 함께 교회가 세상 끝날까지 이 세상에 있도록 정하셨다. 여러분이 냉담자라면 고해성사를 통해 교회와 화해하자. 어떤 이에게는 조금 두려운 일일지 모르지만, 고해는 해방이다. 여러분의 고해는 고해의 비밀에 의해 보호된다. 고해소는 지상에서 하느님의 용서를 청하기에 가장 안전하고 좋은 장소이다.

3. 기도하고 공부하며, 성사를 자주 받으면 여러분은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가톨릭 신자는 교회의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사도직 활동을 하고 기도생활을 하는 적극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여러분의 교우들이 당신을 위해 기도한다는 점을 굳게 믿자. 여러분이 헌신적인 기도생활을 하는 소박한 사제, 수녀, 수사 그리고 평신도를 한 번도 못 만났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있으며 그들이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야 한다.




[ 부록_참고자료_저자약력 ]

(부록A) 묵주의 기도의 고통의 신비

- 고통의 다섯 신비는 전통적으로 화요일과 금요일에 묵상한다. 이 신비는 예수님의 수난 중에 있었던 다섯 가지 특별한 순간들을 기념한다. 이 신비는 그 분이 게쎄마니 동산에서 받으시는 깊은 고통에서 시작하여, 본시오 빌라도 앞에서 벌어지는 재판 중에 있었던 두 가지 모욕으로 계속되며(채찍질과 가시관을 쓰심), 십자가를 지신 후 그분의 십자가형과 함께 끝난다. 이 사건들은 우리 구원의 기초가 된다. 이 사건들은 가장 깊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사랑은 희생을 포함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예수님 자신께서 말씀하신대로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요한 15,13).


(부록B) 십자가의 길

- 가장 널리 알려진 전통적 가톨릭 기도 중의 하나인 십자가의 길은 수난 중에 있었던 열 네 번의 특별한 순간들을 기념한다. 적어도 1,000년 이상 신자들은 여러 가지 형태의 십자가의 길을 기도하고 있다.

(부록C) 그리스도의 마지막 일곱 가지 말씀(가상 칠언)

- 일곱 ‘말씀’들은 예수님이 십자가의 고통 증에 말씀하신 것들이다. 이 말씀들은 신학적으로 풍부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에님의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나 우리가 하느님의 구원계획과 우리를 위한 크신 사라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말씀들이 너무나 감동적이기 때문에 훌륭한 음악가들이 작곡하여 아름다운 작품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 말씀들의 초월적인 힘은 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십자가의 궁원의 능력을 더욱 깊이 믿고 공경하도록 감동시켜 주었다.

말씀1 :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말씀2 :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요한 19,26-27)

말씀3 : "목마르다."(요한 19,28)

말씀4 :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카 23,43)

말씀5 : "저의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마태 27,46 ; 마르 15,34)

말씀6 : "이제 다 이루어졌다"(요한 19,30).

말씀7 :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카 23,46)


( 참고자료/저자 및 역자약력 ) - 생략





# 133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134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지도자의 도(道) ]

- 지은이 : 존 하이더
- 옮긴이 : 유철
- 펴낸데 : 도서출판 새남
- 출판일(발행일) : 1994. 2.14 – 174p
- 지은이 프로필 : 하버드대학에서 동양 언어와 문화 과정 공부,
듀크대학에서 임상 심리학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주 에살렌 연구소 근무,
‘인간 잠재력 학교’의 학장(1975-1980), 모임의 지도자이면서 지도자들의 선생
- 내 용 : 새로운 세대를 위한 지도력 전략 (81가지 주제)


[ 표지의 글 ]

나의 ‘도’를 이용한 성공은 그것의 폭 넓은 적용성, 특별히 지도자의 역할과 인적 자원의 능숙한 관리에 깊이 매료되어 있는 새로운 세대를 보게 만들었다. 나는 이 ‘도덕경’의 각색 이 가정이나 소모임, 교회나 학교, 회사나 군대, 정부나 정부 기관 어디에서든지, 지도자다움의 자세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 에게 가치 있는 것이 되리라 믿는다.
- 본문 중에서


[ 머리글 ]


- 노자의 ‘도덕경’은 중국에서 가장 애독하는 지혜서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원래 기원전 5세기경의 현자들과 슬기로운 정치 지도자들에게 들려졌던 것이다. 그리고 세계문학의 고전으로서 우리에게 전해오고 있다. 이 책은 간결하고 이치에 닿으며, 중요한 것은 ‘도덕경’이 설득력 있게 지도자다움의 기술과 ‘우리의 일이 우리의 인생행로’라는 지도자의 좌우명과 합치된다는 사실이다. 필자의 ‘도(道)’를 이용한 성공은 그것의 폭 넓은 적용성, 특별히 지도자의 역할과 인적 자원의 능숙한 관리에 깊이 매료되어 있는 새로운 세대를 보게 만들었다. 이 ‘도덕경’의 각색이 가정이나 소모임, 교회나 학교, 회사나 군대, 정부나 정부 기관 어디에서든지, 지도자다움의 자세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치 있는 것이 되리라 믿는다. 이 ‘도덕경’은 일(德)이나 일이 생겨나는 방법(道)에 대한 책(經)이다.

-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제를 지니고 있다. 1) 자연법칙이나 만물이 생겨나는 방법, 2) 삶의 길이나 자연 법칙과의 의식적인 조화 안에서 사는 방법, 3) 지도자다움의 방법이나 자연법칙과의 일치 안에서 타인들을 이끌고 교육하는 방법이다. 이 도덕경에 대한 각색(脚色)은 바로 노자 자신의 말의 의미에 대한 필자 자신의 해석인 것이다. 이 ‘도덕경’의 각색 본은 말하는 식의 문장 형식을 취했다. 그래서 그 말들을 큰소리로 읽을 때, 더욱 뜻이 명확해 진다. 큰소리로 읽는 것은 건강에도 좋은 습관이다.


[ 차례 ]

1. 도는 방법을 뜻한다 ~ 81. 보상


1. 도는 방법을 뜻한다.

- 도(道)는 방법을 의미한다. 즉 만물이 생겨나는 방법, 만물이 작용하는 방법을 뜻한다. 도는 모든 창조에 근원을 두는 유일한 원칙이다. 도는 신(하느님)이다. 도는 모든 것에 적용되기 때문에 어떤 원칙으로 규정지울 수 없다. 도는 하나의 원칙이다. 창조는 하나의 과정이며, 그것은 존재해 있는 모든 것이다. 모든 창조는 도에 의하여 전개된다. 그 밖에 달리 길이 없다. 도는 규정지울 수 없지만, 드러날 수는 있다. 그 방법은 명상이나 무엇이 생겨나고 있는가에 대한 자각함으로써, 그것이 생겨나고 있는 방법을 의식하기 시작한다. 나는 바로 도를 의식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무엇이 생겨나고 있는가를 자각하기 위해서, 나는 열린 마음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개인적 편견이나 선입견을 버려야만 한다. 명상의 방법은 원칙과 과정이기 때문에 분리될 수 없다. 모든 과정은 기초가 되는 원칙을 드러낸다. 그것은 도를 알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결국 나는 신을 알 수 있다. 도를 앎으로써, 만물이 생겨나는 방법을 안다.


2. 양극단(兩極端)

- 모든 행동은 정반대거나 양극단으로 이루어진다. 되풀이해서 어떤 것을 행한다면, 그것은 양극단이 나타날 것이다. 예를 들면, 아름다워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그를 추하게 만드는 것이며, 과잉 친절을 베푸는 것은 이기심의 한 형태가 되는 것과 같다. 지나치게 단호한 행동은 그것의 정반대를 낳는다. * 생명에 연연함은 죽음에 대한 걱정을 암시한다. * 진정한 단순성은 복잡함이다. * 허풍떠는 사람은 아마도 왜소함과 불안함을 느낄 것이다. * 첫째가 되려는 사람은 말째가 될 것이다. 현명한 지도자는 양극단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앎으로써, 억지로 일을 꾸미려고 닦달을 하지 않으며 과정 그 자체가 순리에 맞게 전개되도록 내버려둔다. 지도자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에 대해 훈계보다는 모범으로 가르친다. 지도자는 즐기찬 간섭들이 모임의 과정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안다. 그는 외곬의 방법으로 일이 해결되기를 주장하지 않는다. 현명한 지도자는 분에 겨운 보수나 칭찬을 바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요소가 다 충만되어 있다.


3. 자연스럽게 처신하라

- 현명한 지도자는 거룩함을 과시하거나 훌륭한 업무수행의 공과에 현혹되지 않는다. 그러한 것은 성공과 실패의 풍조를 조성할지 모른다. 경쟁심과 질투심이 뒤따르게 된다. 물질적인 성취를 강조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것을 가진 이들은는 탐욕스런 이가 되고, 적게 가진 이들은 도둑이 된다. 현명한 지도자는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모든 행위에 주위를 기울인다. 사람들이 모든 것에 자신들의 마음을 열어 놓고 당장 스승에게 호감을 사려 하지 않을 때, 많은 것을 배운다. 지도자는 형식이 내용을 대신하지 못한다는 것, 어떤 사실을 아는 것이 단순한 지혜보다 더 힘이 없다는 것, 그리고 어떤 감명을 주려 하는 것이 줏대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보다 영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4. 도는 어떤 사물이 아니다.

- 도는 어떤 사람이 아니다. 도는 원칙이거나 법칙이다. 도는 방법을 뜻한다. 모든 사물은 도에 따라서 움직이지만, 도는 움직이지 않는다. 도는 결코 하나의 대상이나 과정이 아니다. 도는 모든 사물과 사건들의 법칙이다. 도는 모든 창조의 공통된 밑바탕이다. 창조는 사물과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사물과 사건들은, 그것들이 협조적이든 충돌적이든, 조화를 이루든 혼란스럽든 자체의 꼴을 갖추고 도(道)와 일치하여 해결된다. 그러나 도는 진동하는 일이 아니다. 도는 어떤 소리가 아니다. 도는 하나다. 도는 일치다. 어느 것도 도에 앞서 오는 것은 없다. 어느 것도 도를 만들지 않았다. 아무 것도 신을 창조하지 않았다.


5. 동등한 대접

- 현명한 지도자는 사람들을 그들 자신으로부터 막으려고 하지를 않는다. 깨달음의 빛은 유쾌한 것이든 유쾌하지 못한 것이든 동등하게 비춘다. 사람들은 다른 창조물보다 나을 것이 없다. 인간 존재에 기초를 둔 똑같은 원칙이 모든 것에도 동등하게 기초를 두고 있다. 어느 누구도 타인의 인간성보다 우월한 사람은 없다. 똑같은 원칙은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이다. 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소중하다. 지도자는 그것을 앎으로써 특별한 존재 인척하지를 않는다. 그는 다른 이들에 대하여 입방아를 찧거나 자기 이론을 펴기 위해 허튼 소리를 하지 않는다. 침묵은 훌륭한 힘의 원천이다.


6. 계곡 속의 물

-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것은 음(陰), 여성다움, 혹은 계곡이라 불린다. 그러한 계곡 속에 하나의 못이 있다고 상상해 보라. 어떤 두려움이나 욕망도 그 못의 표면을 휘젓지 못할 때, 그 물은 하나의 완전한 거울이 된다. 당신은 그러한 거울 속에서 도의 반영(反影/그림자)을 볼 수 있다. 당신은 신을 볼 수 있고 창조물을 볼 수 있다. 계곡으로 들어가라. 평온해져라. 그리고 그 못을 주시하라. 당신이 원할 때마다 가라. 당신의 침묵은 성숙될 것이다. 그 못은 결코 마르지 않는다. 그 계곡, 그 못 그리고 도는 모두 당신 안에 있다.


7. 사심 없음

- 참된 이기심은 사심을 품지 않는 것을 가르친다. 하늘과 땅은 단순한 이기심이 아니라 창조물을 위하여 존재하기 때문에 지탱한다. 이것을 아는 현명한 지도자는 자기중심적인 것을 억제하고, 그렇게 되도록 함으로써 더욱 더 영향을 미치게 된다. 깨달은 지도자다움이란 이기심이 아니라 섬김이다. 그런 지도자는 더욱 더 성장하고 자신만의 행복보다는 모두의 행복을 중요시함으로써, 더 오래도록 견뎌 낸다. 사심을 품지 않음으로써, 지도자는 자아를 강화시킨다,


8. 물

- 현명한 지도자는 물과 같다. 물은 분별심이나 판단함 없이 모든 창조물을 깨끗하게 하고 새롭게 한다. 물은 자유롭고 두려움 없이 사물의 표면아래 심연을 흐른다. 물은 유동적이고 즉각 반응한다. 물은 자유롭게 그 법칙을 따른다. 지도자는 불평 없이, 어떤 사람이나 터무니없이 제기되는 어떤 문제에도 개의치 않고 어떤 환경에서나 일한다. 그는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행동하며, 보수에 연연하지 않고 열심히 봉사한다. 그는 간단하고 솔직하게 말하며, 빛을 비추고 조화를 창출하기 위해서 중재한다. 지도자는 물의 흐름을 보고 행함의 속도 조절이 아주 중요한 것임을 배워 왔다. 지도자는 물처럼 양보하는 사람이다. 지도자가 들볶지 않을 때만이 모임은 원망하거나 저항하지 않는다.


9. 충실한 모임

- 충실한 모임이 굉장한 모임보다 낫다. 극소수의 슈퍼스타들만이 현실적이다. 명성은 명성을 낳는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그들은 자기도취에 빠지고 만다. 그 다음에 그들은 중심에서 벗어나 추락하게 된다. 현명한 지도자는 좋은 업적을 받아들이며, 다른 이들이 발언권을 행사하도록 한다. 그는 이루어지는 일을 자기 공적으로 돌리지 않으며, 명성의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절제된 자아는 지혜를 드러낸다.


10. 편견 없는 지도자다움

- 자양분이 있는 자세로 이끄는 것을 배워라. 소유하려는 것 없이 이끄는 것을 배워라. 공로를 인정받으려 하지 않고 돕는 것을 배워라. 강압적인 것이 없이 이끄는 것을 배워라. 만약 당신이 편견 없이 깨끗하게 실제적인 자세를 견지한다면, 그것을 행할 수 있을 것이다.

11. 모임의 활동 영역

- 침묵에 주의를 기울여라. 모임 안에 아무 일도 일어나고 있지 않을 때, 무언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모임의 활동 영역이다. 모임의 구성원들이 원을 그려 둘러 앉아 있지만, 모임의 활동 영역의 본질을 결정하는 것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는 곳, 바로 그 원의 중심 속에 서려 있는 분위기이거나 정신이다. 비어 있음(空)을 보는 것을 배워라.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들은 도식적인 사건들이다. 그것들이 모임의 형식과 내용을 설정한다. 다른 한 편, 침묵과 빈 공간들은 모임의 본질적 분위기,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배경을 나타낸다. 그것이 모임 활동의 영역이다.

12. 숙고를 위한 시간

- 모임에서의 끝없는 극적(劇的) 사건은 의식을 흐리게 한다. 너무 지나친 잔소리는 판단력을 무디게 한다. 쏟아지는 정보는 진정한 통찰력을 모호하게 한다. 배움을 흥미 본위(인기 끌기)로 대신하지 마라. 침묵의 숙고를 위한 규칙적인 시간을 할애하라. 내면으로 들어가 일어났던 일을 곱씹어 보라. 분별력을 쉬게 하고 또 한층 성장하게 하자.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얄팍한 정신적인 번잡함과 강박 관념을 내버려 두도록 가르쳐라. 모임의 지체들이 숙고할 시간을 가질 때, 그들은 자기 자신과 타인들 속에 깃들어 있는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더욱 명확히 볼 수 있을 것이다.


13. 성공

- 좋은 평판을 지니려고 하거나 당신의 업적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은 보다 나은 당신의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 명성은 스스로 적절히 돌보아야 하는 것인 만큼 성가신 것이다. 좋은 평판이 어떻게 장애물일 수가 있을까? 좋은 평판은 당연히 좋은 업적을 이루는 것으로부터 야기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자신의 평판에만 연연해하거나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면, 당신은 보다 나은 자신의 발전에 필요한 자유와 정직성을 잃고 만다. 훌륭한 업적을 이루기 위하여 당신은 자신을 잘 돌보아야만 한다. 당신은 자기 자신을 평가해야 하며, 다른 이들도 또한 당신을 평가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너무 자신에 치우치게 된다면, 당신은 지기 중심적이 될 것이다. 자기중심주의는 자아(自我)와 업적 모두에 해를 끼친다. 당신이 성공의 결실을 얻을 수 있고, 적절히 자기 자신을 돌볼 수 있다면, 당신은 다른 사람들 속에서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14.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 당신이 모임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을 때, 너무 지나치게 골똘하지 마라. 긴장을 풀고 당신의 내적인 눈으로 천천히 보라. 당신이 어떤 사람이 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지 못 할 때, 모든 말을 다 납득하려 하지 마라. 당신의 그러한 노력들을 포기하라. 내적으로 침묵하고 당신의 가장 깊숙한 자아로 귀를 기울이도록 하라. 당신이 보거나 들은 것 때문에 당황하게 될 때, 사건을 해결하려고 애쓰지 마라. 잠시 동안 뒤로 물러서서 마음을 가라 앉혀라. 사람은 냉정을 되찾을 때, 복잡한 사건들도 간단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덜 채근을 하며, 마음을 활짝 열어 자각하라. 지나치게 너무 골똘히 보지 마라. 힘겹게 귀 기울이기보다 오히려 조용히 귀 기울여라. 사건을 해결하려 애쓰기보다 오히려 직관력과 심사숙고함을 활용하라. 당신이 애쓰는 것을 내버려 두면 둘수록, 당신이 이루는 것을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면 들일수록, 당신은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더욱 쉽게 알게 될 것이다. 또한 현실 속에 머물러라. 현실은 과거의 기억들이나 미래의 환상들보다 훨씬 유용하다. 따라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전념하라.


15. 지도자의 스승들

- 그들은 명상을 수련했다. 명상은 그들에게 만물이 어떻게 생겨나는가를 보도록 하는 데 적합했다. 명상은 그들에게 무한성에 근원을 두게 했다. 바로 그 점이 때때로 심오하고 헤아릴 길 없고, 때때로 위대하게조차 나타나는 이유다. 그들의 지도자다움은 침묵과 주의를 기울이는 자신들의 능력에 의존했다. 그들은 은총과 깨달음에 따라 행동했으며, 무사히 복잡한 상황들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그들은 이해심이 많았다. 그들은 해를 끼치지 않았다. 그들은 손님처럼 정중히 하고 정숙했다. 그들은 품위 있게 양보하는 방법과 자연스럽게 눈에 띄지 않는 방법을 알았다. 그들은 언덕 사이에 있는 계곡처럼, 마음이 열려 있었고 포용력이 있었으며 쓸모가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 체험했기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일어난 사건들을 명백하게 설명해 줄 수 있었다. 그들은 자기 자신들의 심각한 갈등과 장벽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내면 깊숙이에 와 닿도록 말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이기심을 내버렸기 때문에 다른 이들을 돋보이게 할 수 있었다. 그들은 깨달았기 때문에 깨닫기 위해 애쓰지를 않았다.


16. 이기심을 포기 하는 것

- 더욱 깊이 있게 되려면, 당신의 이기심을 내버려라. 완전해지거나 풍요로워지거나 안정되거나 칭송받으려는 당신의 노력들을 그대로 놔두어라. 그러한 노력들은 단지 당신을 제약할 뿐이다. 그것들은 당신의 보편성을 가로막는다.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죽는 것과 같다. 모든 것은 드러나고, 꼴을 갖추게 되며, 죽는다. 당신이 죽을 때, 당신은 이기심을 내버리게 된다. 당신은 그 밖의 모든 것과 하나가 된다. 모든 창조물은 유일한 원칙에 따라 활동하는 유일한 통일체다. 나는 전체를 위하여 행동한다. 나는 나를 이롭게 하며 남도 이롭게 한다. 나는 어느 누구와도 낯설지 않다. 나는 일어나고 있는 일을 거부하지 않기 때문에 평화롭게 용서할 에너지를 지니게 된다. 내가 그대로 놔두는 방법을 알고 영원한 것의 본질을 알기 때문에 죽음은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니다.


17. 산파(産婆) 역이 되는 것

- 현명한 지도자는 불필요하게 간섭하지 않는다. 지도자의 현존이 느껴지긴 하지만, 모임은 자주 스스럼없이 움직여 간다. 무지한 지도자들은 많은 것을 행하고 말하며,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숭배자 집단을 형성한다. 더욱 형편없는 지도자들은 모임의 활기를 주기 위해 공포감을 이용하고, 반대 입장을 제어하는 데 힘을 사용한다. 오직 가장 무서운 지도자들만이 나쁜 평판을 지닌다. 당신이 타인의 과정을 수월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러나 그것은 당신의 과정이 아니다. 억지로 끼어들지 마라. 통제하려 하지 마라. 당신 자신의 필요성과 통찰력을 최전면에 부각시키려 하지 마라. 만약 당신이 어떤 사람의 과정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산파역을 맡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라. 당신은 바로 누군가의 탄생을 돕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일어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오히려 일어나고 있는 일을 수월하게 하라. 만약 당신이 앞장서야만 한다면, 단지 산모를 돕듯이 이끌라.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자유롭게 책임감을 지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산모는 당연히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우리들이 함께 새로운 탄생을 이루어 냈군요!”


18. 이것 대 저것

- 유일한 원칙, 즉 모든 것이 작용하는 방법을 잊지 마라. 그러한 원칙을 도외시하고 과정에 대해 명상하는 방법을 게을리 한다면 지적인 논쟁에 빠지게 되고, 모임은 곧 다투게 되고 의기소침해 지게 된다. … 사람들이 모든 창조물이 일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릴 때, 가족과 본고장 팀이나 직장과 같은 보다 덜 전체적인 것에 헌신하게 된다. 민족 우월주의, 인종 차별주의, 계급 분리주의, 성 차별주의 - 이런 모든 것들은 일치 의식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편을 가르고 이것 아니면 저것을 편애한다.

19. 자기 수양

- 어떠한 교묘한 기술과 자기 수양의 계획들을 잊어라. 그러면 모든 이들의 형편이 좋아질 것이다. 사람들을 치유하고, 좋게 느끼도록 만들고, 건전하거나 공정하거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마라. 이기심을 부추기게 하는 계획들, 부유하고, 힘 있고, 성적 매력 있는 - 그리고 게걸스럽고, 과대 망상적이고, 교활하게 다루는 사람이 되는 방법을 가르치는 계획을 제공하지 마라. 어떤 스승도 당신을 행복하고 풍요로우며 건강하거나 힘 있는 사람으로 만들 수 없다. 어떤 규칙들이나 기술들로 그러한 자질들을 강화시켜 줄 수 없다. 만약 당신이 자기 수양을 원한다면, 침묵하거나 점차적으로 당신의 참된 헌신적 자아를 당신에게 보여줄 어떤 다른 정화 훈련에 힘쓰라.


20. 전통적 지혜

- 우리의 일은 과정을 용이하게 하고 갈등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다. 그러한 능력은 정규 교육보다는 일반 상식과 전통적 지혜에 달려 있다. 교육수준이 높은 지도자는 이런저런 이론적 방식으로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 당신이 지녀야 할 어떤 방식은 전통적 지혜와 모순되는 것이 아님을 확신하라. 모든 종교의 현자들을 동경하라.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행동한다. 그들은 세상이 자신들을 섬긴다고 믿는다. 그러나 현명한 지도자는 다른 이들을 섬기고 비교적 욕망이 없으며 심지어 무방비 상태이기조차 하다. 대다수 사람들은 끝없는 욕구에 의해 괴로움을 당하지만, 현명한 지도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에 만족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분주한 삶을 영위하지만, 현명한 지도자는 평온하고 사려 깊다. 대다수 사람들은 자극적이고 신기한 것을 찾지만, 현명한 지도자는 일반적이고 자연적인 것을 더 좋아한다. 만족한다는 것은 삶 속에서 단순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것은 보편적이다. 자연적인 것은 창조의 원천에 가깝다. 이것이 전통의 지혜다.


21. 도는 보편적이다.

- 모든 힘과 효력은 창조의 법칙을 따름으로써 온다. 모든 것은 그러한 원칙에 묶여 있다. 그 원칙은 모든 것을 위한 청사진과 같다. 모든 힘은 그 원칙과의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협조관계에 의하여 파생된다. 유일한 원칙은 언제 어디에서든 분명이 드러난다. 전에 일어났거나 일어나고 있는, 또는 미래에 일어날 모든 태어남과 성장과 죽음은 그러한 하나의 실존의 규칙에 따라 이루어진다. 과연 새로운 형태들은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나타나지만, 그것들은 여전히 똑같은 옛 원칙에 따른다. 나는 도가 보편적이라는 것을 침묵하는 것으로부터 안다. 나는 그것을 신(하느님) 덕분에 안다.


22. 버림의 역설

- 내가 나 자신을 버릴 때, 나는 나다워질 것이다. 내가 지니고 있는 것을 버릴 때, 나는 필요한 것을 얻는다. 다음의 것들이 여성다움이나 음(陰)의 역설들이다.
* 양보함으로써 나는 참아 낸다.* 빈 공간은 채워진다.* 내가 나 자신을 내어 줄 때, 나는 더 얻게 된다.* 내가 극도로 파괴되었을 때, 나는 더 얻게 된다. * 내가 아무것도 갈망하지 않을 때, 나는 훌륭한 대접을 받는다. 내가 모임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을 포기할 때, 나는 아주 깊은 감명을 주게 된다. 그러나 내가 바로 나 자신을 뽐내려고 할 때, 모임은 그것을 알아보고 탐탁하게 여기지 않게 된다. 나의 최상의 일은 내가 나 자신의 관점을 잊을 때 이루어진다. 내가 나 자신을 덜 내세우면 덜 내세울수록, 나는 더욱 더 나다워진다. 내가 사람들의 일하려는 원의를 따를 때, 나는 저항감 없이 그들과 만나게 된다. 이것이 여성다움의 지혜다. 이루려면 버려라. 현명한 지도자는 그것을 증거한다.


23. 고요하게 머물러라

- 현명한 지도자는 좀처럼 말하지 않거나 간략하게 말한다. 아무튼 자연적인 유출 현상도 계속되는 것이란 없다. 비도 오다가는 멈춘다. 천둥도 치다가는 멈춘다. 지도자는 행하는 것을 통해서보다는 존재하는 것을 통해서 더 가르친다. 사람의 침묵의 질은 긴 연설보다 많은 것을 전해 준다. 고요하게 머물러라. 당신의 내적 지혜를 따르라. 당신의 내적 지혜를 알기 위하여 당신은 고요하게 머물러야만 한다. 고요하게 머무르고 마음 깊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아는 지도자는 아마도 많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수다스럽고 자랑하며 모임에 영향을 끼치려는 지도자는 중심을 잃고 극히 미약한 힘만을 미칠 것이다. 도는 도를 따르는 이들을 위해 작용한다. 신은 신을 섬기는 이를 돕는다. 숙고하라. 고요하게 머물러라.


24. 서두르지 마라

- 너무 지나치게 발버둥치는 것은 예기치 않은 결과들을 초래한다.
* 충동적인 지도자는 안정성이 결여되어 있다.
*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닦달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 순간적인 번뜩임은 깨달은 것이 아니다.
* 불안한 지도자들은 자신들을 돌보기에 급급하다.
* 무력한 지도자들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다.
* 당신이 얼마나 고귀한가를 강조하는 것은 전혀 고귀한 것이 아니다.

- 위의 모든 행위들은 불안감으로부터 온다. 그런 행위들 중 어떤 것도 일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어떤 것도 지도자의 건강에 이바지하지 못한다. 어떻게 일이 생겨나는가를 아는 지도자는 그러한 행위들을 하지 않는다. 다음을 숙고하라. 당신은 명성을 원하는가? 명성은 당신 삶을 복잡하게 만들고 당신의 오락가락하는 줏대 없음으로 단순성만을 잃게 할 것이다. 돈인가? 부를 얻으려고 안간힘 쓰는 수고는 당신의 시간을 도둑질 할 것이다. 자기중심적이거나 이기심의 어떤 형태는 당신의 깊은 자아를 어둡게 만들고 당신을 만물이 생겨나는 방법에 눈멀게 된다.


25. 도인 것과 아닌 것

- 다음은 도가 아닌 것들이다.
* 도는 사물이 아니다. * 도는 하나의 소리나 어떤 다른 진동이 아니다.
* 도는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도는 변화하지 않는다.
* 도는 희석되거나 증가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도는 상대방 또는 보완물을 갖지 않는다.

- 다음은 도인 것들이다.
* 도는 하나다. 도는 일치다. * 도는 모든 것을 결정한다.
* 도는 모든 것에 앞서 생겨났다. * 도는 모든 것의 법칙이다.

- 도는 모든 것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원칙이기 때문에, 내가 아는 한 도를 표현하기 위해 가장 명확하게 도움 되는 말은 “어떻게”, 즉 방법이다. 도가 형태나 질을 띠지 않을지라도, 그것은 언제, 어느 곳에서든 영원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사람들은 지구에 종속되어 있다. 지구는 우주에 존속되어 있다. 우주는 도에 종속되어 있다. 그러나 도는 어떤 것에도 예속되지 않는다.


26. 중심과 뿌리

- 중심이 서 있고 뿌리가 있는 지도자는 변덕스러운 사람들과 비평적인 모임의 분위기 속에서도 해를 입지 않고 활동할 수 있다. 중심이 서 있다는 것은 심지어 행동하는 가운데에서조차 자신의 균형을 찾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뜻한다. 중심이 서 있는 사람은 일시적인 변덕이나 돌연한 자극에도 굴복하지 않는다. 뿌리가 있다는 것은 현실적이며, 진지함과 진중함을 지녔다는 것을 뜻한다. 나는 내가 서 있다는 것을 알고 내가 무엇을 나타내는가를 안다. 그것이 뿌리가 있다는 것이다. 중심이 서있고 뿌리가 있는 지도자는 안정성과 자아의식을 가지고 있다. 무게 없는 사람은 강력한 지도력에 의해 쉽게 넋을 잃게 되고, 판단하는 데도 실수를 저지르거나 오히려 궁지에 빠진다.


27. 기교를 넘어서

- 현명한 지도자의 능력은 기교나 꼼수 또는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과정에 대한 자각의 방법은 모든 사람들과 모든 상황에 적용된다. 지도자의 개인의식 상태는 개방적인 분위기를 창출한다. 중심과 뿌리는 지도자에게 안정성, 융통성 그리고 인내를 부여한다. 지도자는 명확히 보기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빛을 발산할 수 있다. 모임의 구성원들은 이끎과 용이함을 위하여 지도자가 필요하다. 지도자는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과 도와주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만약 지도자와 구성원들이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상호간의 필요성을 자각하지 못한다면, 각기 다 목적을 상실한다.


28. 전사, 치유자 그리고 도

- 지도자는 전사(戰士)나 치유자로서 행동할 수 있다. 전사로서, 지도자는 능력과 결단력을 가지고 행동한다. 그것은 지도자의 양(陽) 또는 남성다움의 모습이다. 그러나 지도자는 시간의 대부분을 치유자로서 행동한다. 그리고 마음을 열어 놓고 받아들이며 자양분을 공급해 주는 입장을 취한다. 그것은 지도자의 여성다움 또는 음(陰)의 모습이다. 그러한 행함과 존재, 전사와 치유자의 뒤섞임은 모두 생산적이고 잠재적인 것이다. 지도자의 세 번째 모습은 도다. 나는 일어났던 일에 대해 나 자신을 비우고 나의 영을 다시 채우기 위해서 뒤로 물러난다. 훌륭한 전사는 가능한 모든 명쾌한 중재를 하려 하지 않는다. 총명한 치유자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자아를 풍성하게 할 시간을 갖는다. 그 같은 단순성과 경륜은 가치 있는 가르침이다. 그것은 모임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29. 지나침의 모습

- 너무 지나친 강요는 역으로 맞불을 놓을 것이다. 끊임없는 간섭과 충동질은 좋은 모임을 만들지 못한다. 최상의 모임의 과정은 섬세한 것이다. 그것은 무자비하게 다루어질 수 없다. 강압적으로 모임을 지배하려는 지도자는 모임의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강압적인 힘은 모임의 구성원들을 당신이 부양(扶養)하도록 할 것이다. 지도자들이 과정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에 휩싸이는 때가 사실상 과정을 방해하고 있는 때다. 지도자들이 좋은 모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때가 사실상 그 모임의 결속력을 파괴하고 분파를 조성하는 때다. 지도자들이 끊임없이 간섭을 하나의 능력의 척도라고 생각하는 때가 사실상 그 같은 간섭이 조잡하고 온당하지 못한 때다.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지도력의 위치가 자신들에게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때가 사실상 그들의 행위가 존중받지 못하는 때다. 현명한 지도자는 중심이 서 있고 뿌리가 있으며 효과적으로 행동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힘을 활용한다. 그는 자기중심주의를 버리고, 행하는 것보다 오히려 존재하는 것을 강조한다.


30. 강압과 충돌

-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아는 지도자는 가능한 한 적게 강압적인 힘을 사용하며, 사람들을 억누르지 않고도 모임을 움직인다. 강압적인 힘이 사용될 때, 충돌과 논쟁이 뒤따른다. 모임의 활동 영역도 퇴보한다. 그 분위기는 적대감으로 가득 차 모임 구성원들의 마음을 개방시키지도, 자양분을 공급하지도 못한다. 현명한 지도자는 정해진 방식으로 일을 도모하기 위해 다투지 않으면서 모임을 움직인다. 그의 어루만짐이 빛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방어도 공격도 하지 않는다. 이기심이 아닌 의식이 가르침의 수단이며, 가르침 자체라는 것을 기억하라. 모임의 구성원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이끌려는 이의 아집에 도전할 것이다. 그러나 사심 없이 조화롭게 모임을 이끄는 이는 성장하고 지탱해 나갈 것이다.

31. 지나친 간섭

- 사람들은 마치 강력하고 급작스럽게, 그리고 심지어는 거칠게 간섭해야만 되는 것처럼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나 현명한 지도자는 다른 모든 방법이 실패했을 때만 그렇게 한다. 거친 간섭은 지도자가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무엇이든 간에 집중되어 있지 않거나 감정적인 집착에 연연할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경고다. 거기에 특별한 깨달음이 요구된다. 비록 거친 간섭이 굉장히 성공을 거두었다손 치저라도, 축하를 받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 그 성공으로 상처받은 이가 있다. 누군가의 간섭이 침해받은 것이다. 나중에, 그 과정을 침해받은 사람이 마음을 덜 열게 되고 더욱 방어적이 되리라는 것은 당연하다. 거기에는 더 심각한 반감, 어쩌면 한층 더 분노가 서리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당신의 승리가 실제로는 실패한 이유다.


32. 일치

- 도는 규정될 수 없다. 사람은 도가 모든 사건이나 일에 책임질 수 있는 유일한 원칙이라고 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도자가 그러한 원칙과 그에 못지않은 이론들에 대해 고려할 때, 모임의 구성원들은 지도자를 신뢰한다. 지도자는 일어나는 모든 일에 공평하게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에 거기에는 모임을 분열시키는 어떤 편견들도 없다. 일치만이 있을 뿐이다. 모임의 활동이 명확하고 당연한 정의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규칙이나 규정들에 얽매여 행동할 필요는 없다. 비록 유일한 원칙이 규정될 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모임 속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설명하는 것은 가능하다. … 너무 많은 이론적인 말은 일어나고 있는 일, 즉 과정 자체로부터 모임을 빗나가게 만든다. 모임의 활동 영역의 에너지를 저하시키는 일이 생길 때, 현명한 지도자는 다시 한 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자각과 일어나고 있는 일의 이면에 놓여 있는 유일한 원칙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원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장 유력한 지도력의 모습니다.


33. 내적인 방편

-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아는 것은 정보를 얻는 것이지만,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지혜를 얻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통제하는 것은 세력을 얻는 것이지만, 나 자신의 삶을 제어하는 것은 참된 힘을 얻는 것이다. 만약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면, 나는 소박하게 살 수 있고 번영과 자유로운 시간을 모두 누릴 수 있다. 만약 내 목표들이 명확하다면, 야단 법석 떨지 않고도 그것들을 성취할 수 있다. 만약 내가 스스로 평화롭다면, 나는 내 생애를 충돌로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가 버리는 것을 배웠다면, 나는 죽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34.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

- 유일한 원칙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든지 발견될 수 있다. 모든 것들은 그것에 의해서 활동한다. 모든 삶은 그것에 따라서 전개된다. 유일한 원칙은 이것에 대해서는 “예”하고 저것에 대해서는 “아니오” 하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도가 모든 성장과 발전의 원천이라 할지라도, 도를 이롭게 하는 아무 것도 없다. 도는 보상이나 편견 없이 모든 것을 이롭게 한다. 당신은 도를 소유할 수 없으며 도는 당신을 소유하지 않는다. 도의 위대함은 자체의 보편성에 있다. 도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현명한 지도자는 이 원칙을 따르며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거나 그들의 삶을 지배하려고 하지 않는다. 지도자다움은 승리의 문제가 아니다. 활동은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간에 자각의 빛을 발산하기 위하여 이루어진다. 또한 편견 없는 헌신적 봉사는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35. 단순해 져라

- 모임의 과정에 넋을 잃지 않도록 하라. 유일한 원칙을 고수하라. 그때 당신은 좋은 일을 하게 되며, 혼돈과 갈등으로부터 자유를 유지하고, 모든 상황 속에 존재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피상적인 지도자는 비록 곳곳에 징후가 있다 하더라도,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반복해서 과정에 대한 깨달음을 체험하는 지도자는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깊이 의식한다. 그러한 지도자는 그것에 대해 조촐한 시간을 갖는다. 어려운 시기가 순조롭게 지나가든, 모임이 끝장나던, 그는 오직 선한 영혼 안에서 고요히 머물러 있는다.


36. 양극단, 역설 그리고 수수께끼들

- 모든 행위들은 그 정반대 현상을 내포한다. * 과대한 팽창은 붕괴하게 된다. * 세력의 과시는 불안함을 암시한다.* 상승하는 것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관대하라.
- 또한 * 여성다움은 남성다움보다 오래간다.* 여성다움은 수동적이지만, 남성다움은 능동적이다.* 여성다움은 짐으로써 결국 이긴다. - 그리고* 물은 바위를 뚫는다. * 정신은 폭력을 압도한다. * 연한 것이 강한 것을 꺾을 수 있다. 사물을 거꾸로, 자주 뒤집어 보는 법을 배워라.


37. 적게 일을 하는 것

- 능력 있는 지도자가 실제로 얼마나 적게 일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것을 얻는가를 보면, 처음에 사람들은 당황한다. 그러나 지도자는 그것이 일이 작용하는 방법임을 안다. 결국 도는 아무 것도 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이루는 것이다. 지도자가 너무 분주해 질 때가 사심 없는 침묵으로 되돌아가야 할 때다. 사심이 없게 되면, 중심이 서게 된다. 중심은 질서를 창조한다. 질서가 있을 때, 행하는 것이 적다.


38. 유력한 지도력

- 유력한 지도력은 모임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자각하는 것과 거기에 따라서 행동하는 것의 문제다. 영향력은 고의적이거나 교묘하게 조작될 수 없고, 좋게 보이려고 해서 되는 문제도 아니다. 지도력에 있어서 능력의 다른 정도를 조명해 주는 세 가지 실례가 있다. 1) 능력이 있음 : 바로 지금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의식적이면서 또한 자발적인 응답을 한다. 그것은 고의적이거나 꾸민 것이 아니다.2) 능력이 적음 : 옳다는 것을 하려고 애쓴다. 그것은 옳다는 개념에 바탕을 둔 계산된 행위이며, 일어나야만 하는 것에 대한 생각에 근거를 둔 의도적인 행위다.3) 능력이 없음 : 강요된 도덕이다. 그것은 전적으로 해야만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에 의존한다. 그것은 모두 계산되고 의도된 것이다.


39. 힘의 원천

- 현명한 지도자는 신경질적이고 자기중심적이 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을 알고 있다. 능력은 일어나는 것을 알고 그것에 따라서 활동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역설적으로, 자유는 자연 질서에의 순응으로부터 나온다. 모든 창조물은 하나의 통일체이기 때문에, 분리되는 것은 하나의 망상이다. 우리는 좋든 싫든 간에 같은 팀의 선수들이다. 힘은 협동관계를 통해, 자립심은 섬김을 통해, 그리고 보다 위대한 자아는 무사 무욕(無私 無慾)을 통해 나온다.


40. 명상 하라

- 당신 자신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배워라. 침묵하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 일어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당신은 일어나고 있는 일과 일어난 방법 사이의 차이점을 말할 수 있는가? 당신은 일어나고 있는 일이 어떻게 일어난 것인지를 의식할 수 있는가? 과정 … 그리고 원칙.


41. 지혜를 어지럽히는 것

- 현명한 지도자는 일이 일어나는 방법을 배우는 것에 따라 생활한다. 평범한 지도자는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배우긴 하지만, 머뭇거리며, 당장은 그것에 따라 행동할 지라도 곧 그것을 잊어버린다. 가장 형편없는 지도자는 일이 일어나는 방법을 배우나, 그 유일한 원칙을 완전히 허튼 소리로 무시해 버린다. … 현명한 지도자의 유일한 일념은 일이 일어나는 방법인데, 그것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당연히 현명한 지도자의 행동이 현실성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도자의 침묵과 존재 양식이 그들을 어지럽히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근거에 바탕을 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42. 창조적인 과정

- 원칙은 어떤 사물이 아니다. 그것을 영(零/0)이라고 부르자. 행동의 원칙은 창조물의 일치다. 그러한 일치는 유일한 통일체다. 그것을 하나(一)라고 부르자. 모든 창조물은 정반대되는 쌍이나 양극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들을 양극단 또는 둘(二)이라고 부르자. 그러한 양극단이 상호 작용할 때 창조가 이루어진다. 그것들의 상호 작용이 제3의 요소다. 그것을 셋(三)이라고 부르자. 예를 들면, 한 남자와 한 여자는 둘이다. 그들의 상호작용이나 성관계, 즉 제3의 요소가 아이를 낳는다. 그것이 창조적인 것이다. 그것이 모든 창조가 일어나는 방법이다. 현명한 지도자는 정반대되는 쌍과 그것들의 상호 관계에 대하여 안다. 그는 창조되는 방법을 안다. 지도자는 타인을 이끌기 위하여 남을 따르는 방법을 배운다. 그는 풍요롭기 위하여 남을 따르는 방법을 배운다. 그는 풍요롭기 위하여, 소박하게 사는 것을 배운다. 두 경우에서, 창조를 이루는 것은 바로 상호 작용이다.

43. 온화한 간섭

- 만약 온화한 간섭들이 명확하기만 하다면, 완고한 반대들을 극복 할 수 있다. 만약 온유함이 실패한다면, 양보하거나 완전히 뒤로 물러나도록 하라. 지도자가 양보할 때, 저항은 진정된다. 대체로 지도자의 의식은 많은 간섭이나 설명보다는 일어나고 있는 일에 더욱 빛을 발산한다. 소수의 지도자만이 적게 행하는 것이 얼마만큼 많이 이룰 수 있는지를 실감할 뿐이다.


44. 소유하는 것이나 소유되는 것?

- 많은 것을 소유하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더욱더 얻으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당신이 가지면 가질수록, 얻으면 얻을수록 당신은 점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니면 더 많은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이것이 소유하는 것이거나 소유되는 것일까? 그러나 만약 당신이 재물을 포기한다면, 당신이 재물을 돌보는데 쏟는 정력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당신의 내적 안정을 찾기 위하여 고요하게 머물도록 힘써라. 만약 당신이 내적 평온함을 지닌다면, 당신은 어떻든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될 것이다. 또한 당신은 덜 괴로워질 것이며, 보다 오래도록 인내할 것이다.


45. 어리숙함

- 어리숙하게 보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당신은 추울 때, 따뜻해지도록 당신의 팔을 휘젓는다. 그러나 너무 더워지면 가만히 있게 된다. 이것이 상식이다. 지도자의 고요함은 모임의 설렘을 압도한다. 지도자의 깨어 있는 의식은 그러한 일의 으뜸가는 방편이다.


46. 승리란 없다

- 잘 움직여 나가는 모임은 이기심의 싸움터가 아니다. 물론 거기에는 충돌이 있겠지만, 그 에너지는 창조의 힘이 된다. 만약 지도자가 일이 일어나는 방법을 모른다면, 다툼과 두려움이 모임의 활동 영역을 황폐케 한다. 그것은 마음가짐의 문제다. 모임의 활동에서 이기거나 지는 것이란 없다. … 현명한 지도자는 일어날지도 모르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에 정신을 빼앗기는 것보다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만족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47. 지금 여기에

- 현명한 지도자는 지금 여기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각함으로써, 모임 속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안다. 그것은 여러 가지 학설에 미혹되거나 당연한 상황에 대해 복잡한 해석을 시도하는 것보다 더 능력 있는 것이다. 고요함과 명료함과 깨어 있는 의식은 인간의 마음에서 크게 동떨어진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많은 탐구보다 훨씬 더 급한 것이다. 지도자는 현실에 발을 딛고 일어나고 있는 일을 자각함으로써, 적게 일하지만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


48.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마라

-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방법을 배워라. 당신의 일을 단순화시키는 방법을 배워라. 당신이 해야 할 일에 덜 얽매이면 덜 얽매일수록, 당신의 일은 더욱 직접적으로 보다 강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의식의 질이 어떤 기술이나 이론, 또는 해석보다도 훨씬 더 능력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당신이 꼭 옳은 일을 하겠다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날 때 벽에 부딪혀 있는 모임이나 개인이 어떻게 부지불식간에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가를 배워라.


49. 부각되는 것이 무엇이든 마음을 열라

- 현명한 지도자는 모임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 피력이나 가치 체계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한 지도자는 모임의 지침을 따르며, 무엇이 부각되든 마음을 열어 놓는다. 그는 어느 누구도 판단하지 않으며,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모두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어떤 사람이 진실을 말하든 거짓말을 말하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음을 열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그것은 사람들이 선하고 진실한 자세로써 받아들여질 때, 자연이 선하고 진실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개방성은 지금까지 고안된 어떤 판단 체계보다도 훨씬 더 영향력이 있다.


50. 존재– 삶과 죽음

- 존재는 삶과 죽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삶이나 죽음 어느 하나에 애착을 갖는 것은 존재를 부정하고 긴장을 낳는다. 긴장은 비판적 상황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실수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실수는 존재 자체보다 훨씬 더 죽음과 같은 것이다. 사람들의 30%는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또 다른 30%는 죽음을 더 좋아하고 삶을 회피한다. 또 다른 30%는 삶과 죽음 모두를 두려워한다. 단지 10%의 사람만이 삶과 죽음 모두를 사실로서 받아들이는 지혜를 가졌고, 소박하게 실존의 춤마당을 즐긴다. 현명한 지도자는 모든 것이 돌고 돈다는 것을 안다. 사나운 개는 흥분한 사람을 문다. 의식이 깨어 있고 중심이 잡힌 사람은 물리지 않고 그 곁을 지나간다. 현명한 지도자는 죽음을 사랑하거나 죽음을 두려워하는 일 없이 살아나간다. 그러한 자유가 그를 위험한 재해(危害)로부터 지켜준다.


51. 원칙과 과정

- 모든 것, 즉 모든 행위는 진동(振動)하는 양식이거나 과정이다. 그러한 과정은 유일한 원칙에 따라 나타나고 발달했다가는 쇠태 한다. 사람들은 그 원칙에 대해 자연스런 경외감을 지니며, 자연히 그 원칙에 순응하려는 진동의 에너지를 사랑한다. 그 진동의 힘과 원칙은 무한한 각양각색의 형태들을 만들어 내는 협력관계를 이룬다. 그러나 그 협력관계는 어떤 이익도 취하지 않으며 그것의 힘을 얻지도 않는다. 거기에는 전혀 어떤 대안도 없다. 달리 어떤 길도 없다. 원칙과 과정의 그러한 협력관계는 우리 삶과 일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다.


52. 자궁(子宮/陰部)

- 모든 창조는 양극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창조의 기본적인 양극단은 +/-, 음/양 또는 여성다움/남성다움이라고 불린다. 그러한 기본적인 양극단은 자아 수정(受精)이다. 그것은 모든 것을 만들어 내는 남녀 양성을 지닌 자궁이다. 모든 것은 나를 포함한다. 나는 유일한 원칙에 의하여 발전하는 양극단으로 구성된 하나의 과정이다. 나는 신의 자녀다. 나는 창조의 자궁으로부터 나온다. … 나는 일이 작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으로부터 역시 유연해지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성장하는 모든 것은 유연하다. 모든 영구적인 힘은 유연하다. 나는 원칙과 과정에 대한 나의 헌신이 내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뜻함을 또한 알고 있다. 나는 어떤 것도 잃지 않는다. 나는 나 자신이 영원한 것의 한 단면임을 안다. 내 집은 창조의 자궁이다. 죽는 것은 내 집으로 가는 것이다.


53. 물질 만능주의

- 현명한 지도자는 고요하고 명상적인 삶을 영위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될 수 있는 한 많은 재물을 얻기 위하여 분주하다. 고요한 인생행로는 더욱 의식적인 존재를 위하여 이끌린다. 분주한 인생살이는 지나친 물질 중심주의를 낳는다. 보다 의식적으로 되어가는 것은 신과 모든 창조물의 일치에 대한 자각으로 이끌리는 것이다. 그러나 과소비는 누군가를 착취함으로써만 가능한 것이다. 세상의 재화는 고르게 분배되어 있지 않다. 몇몇 사람만이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주 적게 가지고 있다. 우리는 골고루 나누어 가질 만큼 충분한 자원들을 쓸데없이 낭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재물의 노예가 되어버린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것을 거두어들인다. 부당하게 재물을 소유하는 것은 신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을 교묘하게 속여 얻은 것이다.


54. 잔잔한 파문의 효과

- 당신의 행위는 잔잔한 파문의 효과를 통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잔잔한 파문의 효과는 모든 이들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작용한다. 강한 사람들은 강한 영향을 미친다. 만약 당신이 활발하다면, 당신은 가족에게 영향을 미친다. 만약 당신의 가족이 활발하다면, 당신의 가족은 지역 공동체에 영향을 미친다. 약 지역 공동체가 활하다면, 당신의 지역공동체는 국가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당신의 국가가 활발하다면, 당신의 국가는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당신의 세계가 활발하다면, 잔잔한 파문의 효과는 전 우주로 번져 나간다. 당신의 영향력은 자신에게서 시작되어 밖을 향하여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러므로 당신의 영향력이 건전하고 쓸모 있다는 것을 확신하라. 모든 성장은 비옥하고 영향력 있는 핵으로부터 바깥으로 뻗쳐 나간다. 당신은 하나의 핵(씨앗, 사물의 중심)이다.


55. 생명의 에너지

- 자신의 모든 장애와 갈등을 벗어 던진 사람들은 생명 에너지의 자유로운 흐름을 체험한다. 그들은 어린아이처럼 빛나 보인다. 그들의 몸은 느슨하고 유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정기와 힘은 전륜(絶倫/매우 뛰어남)하다. 그들은 인위적으로 성욕을 자극하지 않고도 자연스런 성 충동을 느낀다. 그들은 긴 시간을 노래 부르거나 심지어 큰 소리를 질러 대더라도, 결코 목이 쉬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그들이 한 사람이 아닌 모든 창조물과 새로이 사랑하는 것과 같으며, 그들의 에너지는 모든 창조물만큼 충만하다. 생기 넘치는 깨달음의 흐름과 흥분이나 자극을 혼동하는 것은 하나의 잘못이다. 흥분은 에너지를 낭비시키고 생명력을 고갈시킨다. … 깨달음의 생명력은 계속적인 흐름이다. 그것은 어떤 저항에도 부딪히지 않으며 압박감 없이도 계속 흘러간다. 흥분은 스쳐 지나가는 욕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생명 에너지는 영원한 것으로부터 솟구친다.


56. 지도자의 성실성

- 현명한 지도자는 사건들의 진정한 본질이 말로써 표현될 수 없음을 안다. 횡성 수설하며 남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은 지도자가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모른다는 하나의 명백한 표지다. 그러나 말로 표현될 수 없는 것도 설명될 수는 있다. 즉 침묵하고 의식할 수 있는 것이다. 의식은 작용한다. 의식은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빛을 발산한다. 의식은 갈등을 해소하고 동요하는 개인이나 모임의 활동 영역을 조화롭게 만든다. 지도자는 또한 모든 존재가 하나의 유일한 통일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그는 불편부당한 중립적인 관찰자다. 지도자는 뇌물이나 협박에 넘어 갈 수 없다. 돈, 사랑, 혹은 명성을 얻든 잃든 그는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다. 지도자의 성실성은 이상주의적인 것이 아니다. 그의 성실성은 일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실용적으로 아는 데 있다.


57. 적게 행하고 많이 얻는 것

- 모임을 정직하고 솔직하게 관리하라. 당신의 일은 일어나고 있는 일을 용이하게 하고 명백히 하는 것이다. 될 수 있는 한 적게 간섭하라.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간섭은 지도자에 대한 예속 상태를 유발시킨다. 규칙이 적으면 적을수록 더 낫다. 규칙은 자유와 책임감을 축소시킨다. 규칙의 시행은 강압적이고 속임수다. 당신이 강압적이면 강압적일수록, 모임은 더욱 반발하게 한다. 당신의 교활한 기만술은 단지 핑계만을 부추긴다. 어느 법이든 법을 지키지 않는 이가 생긴다. 법은 모임이 잘 움직이도록 하는 방법이 아니다. 현명한 지도자는 모임의 장소에 깨끗하고 건전한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모임은 깨달음의 빛 안에서 자연히 건전한 방식으로 행동한다. 지도자가 침묵을 견지할 때, 모임은 중심을 잃지 않는다. 그가 규칙을 강요하지 않을 때, 모임은 자체의 선함을 발견한다. 그가 사심 없이 행동할 때, 모임은 행해야 할 것을 다만 할 뿐이다. 좋은 지도자는 적게 행하고 많이 얻는다.


58. 전개되는 과정

- 모임의 과정은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그것은 자율적이다. 간섭하지 마라. 그것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과정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수고들은 항상 실패한다. 그것들이 과정을 가로막거나 혼란스럽게 만든다. 일어나고 있는 일을 신뢰함을 배워라. 침묵이 흐르거든 그것이 성숙하도록 내버려 두라. 무언가 드러날 것이다. 폭풍우가 치든 그것이 노도(怒濤)하도록 내버려 둬라. 잔잔해질 것이다. 모임 안에 불만이 고조된다면, 당신은 모임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 현명한 지도자는 전개되는 모임의 과정을 어떻게 용이하게 하는 가를 알고 있다. 왜냐하면 그도 역시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모임의 과정과 지도자의 과정은 똑같은 원칙에 따라서 똑같은 방법으로 전개된다. … 치우침이 없는 태도는 편견보다 훨씬 힘 있다. 빛을 발함은 사람들을 고무시키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빛을 발함은 그들을 주눅 들게 만든다.


59. 능력의 원천

- 당신이 모임을 이끌어 가든 아니면 부지런히 자신의 일상생활을 영위하든, 당신은 의식적일 필요가 있다. 당신은 일어나고 있는 일(ing)과 일이 일어나는 방법(how)에 대해 자각할 필요가 있다. 만일 당신이 이를 자각한다면 당신은 그것에 따라 활동할 수 있다. 그 때 당신은 근심거리를 덜 수 있으며 생기 넘치고 효과적일 수 있다. 당신도 역시 하나의 필연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일이 일어나는 방법을 자각하는 것은 당신 자신을 자각하는 것을 포함한다. 당신의 삶은 다른 모든 사물의 전개를 주관하는 똑같은 원칙에 따라서 전개된다. 당신은 모든 창조물과 공통된 근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다른 모든 것과 같다는 것은 당신이 평범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당신이 다른 모든 것과 같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아는 것은 비범한 것이다. 의식과 자각은 당신 능력의 원천이다. 더욱 더 의식적이 되는 것을 배워라.


60. 일을 억지로 야기시키지 마라

- 만일 당신이 일을 억지로 야기시키려 한다면, 당신은 그러한 일을 행할 때에 부당한 압력이나 강제력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그것들은 당신의 압력에 대한 반응으로, 어떤 가치 있는 목표를 빗나가게 하거나 망치는, 불분명하거나 혼란스러운 에너지일 수 있다. 그러나 강제력들은 모임 안에 실제로 존재한다. 그러나 강압적으로 하지 마라. 그러한 강제력이 받아들여질 준비가 되었을 때 그것이 들어나도록 하라. 감추어진 쟁점과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표출될 때, 그것들은 자체적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그것들은 해롭지 않다. 사실상 그것들은 다른 생각이나 느낌들과 다를 바가 없다. 모든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발생해서, 꼴을 갖추고, 강하게 성장하며, 새로운 해결책이 되고, 마침내 소멸된다.


61. 낮추인 마음

- 훌륭한 지도자가 다른 이들보다 우월하다고 믿든 것은 잘못이다. 역설적으로, 위대함은 낮아지고 비워지며 포용력을 갖고 섬기는가를 아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생명력이 강이나 바다의 물과 같음을 생각해 보라. 강보다 더 큰 바다는 하류에 위치해 있으며 열려 있고 수용적이다. 분주하게 흐르는 강물은 바다로 들어가 흡수되고 변형된다. 또한 지도자는 낮은 곳에 머물러 있고 열려 있으며 비어 있고 수용적인 여성다움이라고 생각해 보라. 모임의 구성원은 위에 위치해 있고 무뚝뚝하며 꽉 차 있는 남성다움이다. 여성다움은 남성다움을 받아들이고 남성적인 발산을 흡수한다. 현명한 지도자는 포용하고 양보하며 따를 줄 아는, 즉 섬기는 사람이다. 모임의 구성원의 활기가 두드러질 때에 지도자는 뒤따른다. … 만약 지도자가 섬기고 뒤 따르며, 열려 있고 낮은 곳에 머무르는 지혜를 지닌다면, 지도자와 구성원 모두는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게 된다.


62. 알든 모르든

- 어떤 사람의 경우는 모임에 참석해서는 안 되거나 일을 성취하는데 현명한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생의 과정은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일이 일어나는 방법을 알든 모르든 간에 갈등은 조만간 자체적으로 해소된다. 어떻게 일이 일어나는가를 자각하는 것이 사람의 말을 더욱 설득력 있게 하고, 그의 행동을 더욱 효과적이게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일이 작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지도자에게 세상이 제공할 수 있는 어떤 학위나 칭호보다 훨씬 참된 능력을 부여한다. 그것이 모든 세대, 모든 문화 속에서 일이 일어나는 방법을 알았던 이들이 존중받았던 이유다.


63. 만남

- 현명한 지도자는 효과적으로 행동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효과적으로 행동하려면 깨어 있고 선입견을 버려라. 만약 당신이 깨어 있다면, 당신은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게 될 것이고, 무모하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선입견을 버린다면, 당신은 조화 있게 중심 잡힌 태도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이끌어야 할 모든 사람과 문제들을 존중하라. 대수롭지 않은 어떤 만남도 도외시하지 마라. 그렇다고 해서 그런 만남을 염려하거나 당황해 하거나 난처해해서도 안 된다. 만약 당신이 공격받고 비난받게 된다면 어느 정도 그 사건에 빛을 발산하도록 반응하라. 그것이 중심 잡힌 자로서의 태도이며, 당신의 자아나 실존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것을 아는 자로서의 태도다. 진실을 말하라.


64. 처음, 중간 그리고 끝

- 일의 시작을 인지하는 것을 배워라. 태동 시에 사건을 처리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가벼운 간섭으로도 쉽게 그것을 구체화시키고 이끌 수 있다. 그리고 잠재적인 어려움들을 피할 수 있다. 현명한 지도자는 거의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것을 알고 있다. 천릿길의 여행도 한걸음부터 시작한다. 사건이 완전히 활기에 차고 꼴을 갖추게 되는 순간, 될 수 있는 대로 뒤로 물러나 있어라. 불필요한 간섭들은 일어나고 있는 일에 혼돈을 주거나 장애가 될 뿐이다. 특히, 미리 예정된 계획이나 방식에 사건을 갖다 맞추려고 애쓰지 마라. 너무 많은 것을 하지 마라. 너무 도움을 주려 하지 마라. 어떤 것을 이룸으로써 체면을 세우려고 속을 끓이지 마라. 현명한 지도자는 아무런 기대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결과도 실패라고 할 수 없다. 그는 주의를 기울이고 자연스런 전개를 받아들이며, 대부분의 시간을 뒤로 물러나 관조(觀照)하고 있기 때문에 사건이 만족할 만한 결과에 도달한다는 것을 안다.


65. 이론과 실천

- 지도자의 스승들은 복잡한 이론들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들은 의식과 지혜에 기초한 삶의 길을 실천하고 가르쳤다. 이론에 입각하여 세상을 보는 사람들은 종종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아주 복잡한 시각을 갖는다. 그들은 함께 일을 하기가 어렵다. 만약 당신이 복잡한 해설로써 모임들을 가르친다면, 당신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자각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면, 당신은 그들을 명료하게 할 뿐 아니라 계몽하게 될 것이다. 이론과 실천을 구별하는 능력은 당신의 많은 수고로움을 덜어 줄 것이다. 삶의 길을 실천하라. 그리고 유일한 원칙과의 의식적인 협조 관계를 유지하라.


66. 낮춤과 개방

- 왜 대양은 물의 가장 커다란 몸체인가? 왜냐하면 대양은 모든 강들과 시냇물보다 아래에 위치해 있고, 그것들 모두를 향해 열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도력이라 부르는 것은 주로 어떻게 따르는가를 아느냐에 달려 있다. 현명한 지도자는 배후에 머물러 있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과정을 용이하게 해준다. 그가 행하는 가장 위대한 일은 드러나게 사람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또한 그는 들볶거나 인위적으로 하지 않으며, 교묘하게 남을 속이지 않기 때문에 어떤 분노나 저항에도 부딪치지 않는다. 모임의 구성원은 천성적으로 어떤 개인적인 의사일정을 추진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들의 삶을 용이하게 해주는 지도자를 고맙게 생각한다. 그들은, 지도자의 마음이 열려 있기 때문에, 어떤 문제건 제기할 수 있다


67. 지도력의 세 가지 특성

- 다음의 세 가지 특성은 지도자에게 매우 귀중한 것이다.
* 모든 창조물에 대한 자비, 물질에 대한 소박함과 검소함, 평등 의식 또는 중용의 정신.
자비로운 사람은 모든 이들의 생존권을 위하여 활동한다. 물질에 대한 소박함은 사람에게 나눔의 풍요로움을 더해 준다. 평등 의식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진정한 위대함이다. 자기 이익에만 관심을 갖는 일, 과소비하는 일, 거만스럽게 행동하는 일들은 모두 자기중심적인 행위들이다. 그것들은 사람을 공통된 실존의 뿌리로부터 고립시킨다. 그리고 경직과 죽음을 초래한다. 한편 자비심, 나눔, 그리고 평등은 삶을 지탱시켜 준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하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당신을 돌볼 대, 나는 전체의 조화로운 에너지를 강화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삶이다.


68. 기회

- 전술 중에서 가장 뛰어난 전술은 너그러움이다. 너그러움은 공격자에게 승복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 가장 훌륭한 장군은 아무 전투에나 뛰어들지 않는다. 그는 적에게 자멸(自滅)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될 많은 기회들을 제공한다. 가장 뛰어난 관리자들은 통제나 제한을 통해서 생산 목표량을 달성하지 않는다. 그들은 기회를 제공한다. 훌륭한 지도력이란 사람들에게 의무가 아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제일 높은 단계까지 이르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자연스럽게 일이 일어나도록 하는 방법이다. 삶은 하나의 기회이지 의무가 아니다.


69. 다툼

- 만약 모임의 구성원이 당신과 다투기를 원한다면, 게릴라 지휘관의 전략을 고려하라. 결코 다투려 하지 마라. 만약 당신이 다투어야 한다면 한 발짝 뒤로 물러서라. 과잉 반응하는 것보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것이 훨씬 낫다. 당신의 힘은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자각하는 훌륭한 지성이다. 당신의 무기는 의식의 빛이다. 공격을 시작한 그 사람은 중심을 잃고 쉽게 쓰러진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어떤 공격자든 존중해 줘라. 자비심을 버리지도 말고, 불필요하게 남을 해치는 기술도 사용하지 마라. 어떤 경우에서든, 보다 의식적인 힘이 승리하게 된다.


70. 그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 모임을 이끌어 가고 영위하는 방법은 누구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행하기가 쉽다. 그런데 많은 지도자들은 그러한 접근법을 이해하지 못한다. 다만 아주 소수의 지도자만이 자신의 일에 그것을 사용한다. 그러나 그것은 많은 주의를 끌기에는 솔직히 너무 단순하고 진부하다. 모든 것이 생겨나는 방법인, 유일한 원칙을 고수하는 현명한 지도자는 절대 새롭거나 독보적인 일을 꾀하지 않는다. 현명한 지도자는 전통적 지혜가 평범한 현상 속에서 감추어진 보물이라는 것을 인식할 줄 아는 극소수의 추종자들에게만 매력 있는 사람이다.


71. 모든 해답

- 모든 해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위장된 전문지식은 노이로제 증상의 일종이다. 그러므로 허풍떠는 것을 멈춰라. 어쩌면 모든 지도자들이 한때는 그러한 허세를 부렸을 것이다. 현명한 지도자는 앎을 도둑질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가를 알고 있다. 현명하게 되고 그런 고통을 원치 않을 때, 지도자는 겉치레에 빠지지 않는다. 어떻든 “나는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나의 위안이다.


72. 정신적 자각

- 경외심 없이 타인에게 경외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지나친 불쾌감을 안겨 주는 일이다. 아무리 모임의 구성원이 감정을 상하는 일이 있다손 치더라도 전통적 종교에 대해 기꺼이 말하라. 신이란 말에 대한 편견(偏見)을 극복하라. 우리의 정신적 뿌리의 위대한 힘은 좋든 싫든 간에 전통과 얽혀 있다. 현명한 지도자는 정신적 행동을 본받고 정신적 가치들과 조화를 이루며 산다. 거기에 이성보다 뛰어난 앎의 길이 있다. 자기중심적인 것보다 더 훌륭한 자아가 있다. 지도자는 무사무욕(無私無慾)의 힘과 모든 창조물과의 일치를 드러낸다.


73. 자유와 책임

- 용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라. 하나는 사람을 죽게 하는 외적인 용기이며, 다른 하나는 사람을 살게 하는 내적인 용기다. 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를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각각은 모두 자체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도는 어떤 것에도 치중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당신이 해야 할 바를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자유이며 책임이다. 충고를 구하기보다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더욱 분명히 의식하는 것을 배워라. 그때 당신은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스스로 터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도는 설교를 하거나 행위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행하는 것은 그들 자신의 책임이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양식은 자연법(자연계의 사물을 지배하는 필연적 법칙)을 따른다.


74. 재판관과 배심원

- 지도자의 역할은 ‘나쁜’ 행동을 한 사람에게 벌주는 재판관과 배심원 노릇을 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처벌은 행위를 통제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그러나 비록 처벌이 시행되었다 하더라도, 어떤 지도자가 감히 공포 분위기를 가르침의 수단으로 삼지는 않는다. 현명한 지도자는 모든 행동엔 자연스런 결과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의 과업은 행위 자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자연스런 결과에 빛을 비추어 주는 일이다.


75. 무욕(無慾)

- 만약 지도자가 잘 마무리된 좋은 일의 공적을 혼자서 독차지하려고 한다면, 모임은 번창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지도자가 정해진 방식에 따라 일을 도모하기 위해 엄격한 통제를 가한다면, 모임은 반발하고 저항할 것이다. 만약 지도자가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가혹하게 군다면, 모임의 구성원은 무감각해지고 반응이 없어질 것이다. 현명한 지도자는 탐욕스럽거나 이기적이지 않으며, 방어적이거나 남에게 지나치게 요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 점이 지도자가 어떤 사건을 전개되도록 하면서도 신뢰받을 수 있는 이유다.


76. 유연함과 견고(경직)함

태어날 때에 사람은 유연하고 유순하다. 죽을 때에 사람은 딱딱하고 폐쇄된다. 식물이나 나무들이 자라는 것을 숙고하라. 그것들이 크게 자랄 때 까지는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유연하다. 그러나 그것들이 다 자랐거나 시들해지기 시작할 때는 단단하고 탄력성을 잃는다. 경직된 모임의 지도자는 반복적이고 조직적인 훈련을 시킬 수 있지만, 모임의 과정을 생기 있게 꾸며 나갈 수는 없다. 유연하고 유순한 것은 무엇이든지 성장하기 쉽다. 딱딱하고 폐쇄된 것은 무엇이든지 퇴화하고 시들어 버린다.


77. 순환

- 자연적인 사건들은 항상 한쪽 끝에서부터 반대편으로 변화해 가는 순환적인 것이다. 활과 화살을 생각해 보라. 궁수가 활시위를 힘주어 당기면 활줄과 활대 사이의 좁은 공간이 넓어지고 느슨했던 활줄이 팽팽해질수록 화살은 멀리 나간다. 궁수가 화살을 쏘았을 때, 팽창력이 완화되는 것처럼, 다시 한 번 그 과정은 원래대로 되돌아간다. 팽창되었던 것이 완화되는 것, 비웠던 것이 채워지는 것, 흘러넘치는 것이 줄어드는 것, 그것이 바로 자연의 이치다. … 현명한 지도자는 사건의 지연 질서를 따르고 소비 사회를 모범으로 삼지 않는다. 그는 다른 이들을 섬기고 아낌없이 주면서 풍요로움을 느낀다. 그는 자기를 비우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각하도록 돕는다. 그는 칭찬이나 대가에 개의치 않고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으며 일을 용이하게 하는 이가됨으로써, 영향력을 지니며 좋은 결과를 맺는다.


78. 부드러움과 강함

- 물은 유동적이고 부드러우며 순응한다. 그러나 물은 굽힐 줄 모르는 바위를 뚫을 수 있다. 대체로, 유동적이고 부드러우며 순응하는 것이 어떤 것이든 간에 딱딱하고 견고한 것을 모두 이겨 낼 것이다. 양보할 줄 아는 현명한 지도자는 어떤 저항도 이겨낸다. 그리고 그의 온화함은 완고한 방어 태세도 누그러뜨린다. 지도자는 모임의 물리적 힘과 맞서지 않고, 순리대로 양보하며 동화되어 그대로 자신을 내 맡긴다. 때로 지도자는 많은 욕설을 견뎌 내야만 한다. 만약 지도자가 물을 닮지 않는다면, 그는 파멸할 것이다. 부드럽게 되는 능력이 지도자를 지도자로 만든다. 부드러운 것이 강하다는 것, 그것은 또 하나의 역설이다.


79. 이김 또는 짐

- 당신의 모임의 구성원과 논쟁을 벌여 의도했던 대로 결과를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당신의 진실된 감정들을 억누르면서 타협하는 척 하지 마라. 품위 있게 당신의 입장을 양보하라. 일어나고 있는 일을 용이하게 하는 면으로 입장을 바꾸어라. 옳은 것을 가리거나,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당신의 일은 아니다. … 이기든 지든, 일어나는 일이 어떤 것이든 그것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당신의 일이다. 우리는 모두 하나이기 때문에 어떤 편도 취할 게 없다. 모든 것이 말해지고 행해질 때, 현명한 지도자는 어떻든 일어나고 있는 일과 함께 나아간다.


80. 소박한 삶

- 만약 당신이 자유롭기를 원한다면, 소박하게 사는 법을 배워라. 당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사용하고, 당신이 현재 처해 있는 위치에 만족하라. 다른 장소로 옮기면서까지 동료나 직장을 바꾸면서 당신의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애쓰지 마라. 복잡한 컴퓨터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시 연필과 종이를 사용하도록 하라. 쏟아져 나오는 모든 신간 서적을 읽기보다는 오히려 고전을 다시 읽으라. 자연 식품을 먹어라. 수수하되 질긴 옷을 입어라. 청소하기에 간편하고 손쉬운, 식구에 맞는 작은 집을 지녀라. 번잡하지 않은 여유와 시간을 가져라. 정신 수련을 하고 가정적인 습관을 키워라. 물론 세상은 신기한 것과 모험적인 일로 가득 차 있다. 새로운 기회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밀려온다.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이 있는가?


81. 보상

- 단순하고 투박한 진리를 말하는 것이 듣기 좋게 꾸민 말을 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 모임은 웅변 대회장이 아니다. 모든 사람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논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 모임은 설전을 벌이는 집단이 아니다. 일어나고 있는 일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은 명확한 이론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현명한 지도자는 일련의 성공 사례를 수집하는 사람이 아니다. 성공의 길은 다양하다. 다른 이들과 함께 성공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모든 창조물에 서려 있는 유일한 원칙은 우리에게, 참된 이익이란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며, 어느 누구도 거기에서 제외될 수 없는 것이라고 일깨워 준다. 현명한 지도자는 일을 행하는 것에 대한 보상은 자연스러이 그 일 중에서 생겨난다는 것을 안다.


[ 옮기고 나서 ]

- 모두들 도를 말한다. 그러나 실천하는 사람이 적다. 더욱이 도를 아느냐의 문제보다는 도를 어떻게 행하느냐가 참지도자의 됨됨이를 말해 준다. 어떻든 도는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발가벗음이다. 창세기 동산에서의 아담 내외가 “알몸이면서도 서로 부끄러운 줄을 몰랐다”(창세 2,25)는 그 모습이 우리의 진면목이다. 그렇듯 창조 속에 감추어진 인간 본성의 신비를 깨끗하고 진솔하게 베끼는 노력이 바로 노자 ‘도덕경’의 결실일 것이다. 악이 있음으로 선이 있고, 그릇됨이 있음으로 옳음이 있으며, 더러움이 있으므로 거룩한 것이 있음을 아울러 아는 지혜가 바로 노자가 그토록 입을 닳도록 외쳤던 차별 없는 무상심(無常心/모든 것이 아무 보람도 없이 헛되고 덧없음을 느끼는 마음)일 것이다. 말로만 국민들을 위하는 현존 지도자들의 몰염치성과 허구도 양극단의 원리를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낮춤이 없는 곳에 무슨 높임이 있겠으며, 비움이 없는 곳에 무슨 채움이 있을 수가 있겠는가. 저자인, 한 서양인이 나름대로 ‘도덕경’에 대해 재해석(각색)을 시도한 수고에 동양인의 한사람으로서 감사한다. 동양과 서양 정신의 올바른 만남이야말로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 모순들, 즉 각박함과 차별 현상, 비인간성과 자연 파괴의 피해로부터 벗어 날 수 있는 진정한 힘, 잔잔한 파문이 되리라 믿는다.

- 역자가 어떤 지도자 과정에서 묵상했었던, ‘지도자의 길’(작자 미상) 이란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번역의 변을 마무리한다.
* 지도자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왜 가고 있는지 어떻게 갈 수 있는지를 안다.
* 지도자는 실망을 모르고 용기를 잃지 않으며 변명하지 하지 않는다.
* 지도자는 독단에 떨어지는 일 없이 지도를 받고 지도할 줄 안다.
* 지도자는 자기만족을 찾지 않고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고자 목적하고 행동한다.
* 지도자는 끝없이 배우고 가르침으로써 지도자를 양성한다.
* 지도자의 머리는 드높은 이상 속에 있지만, 그의 발은 언제나 땅을 딛고 있다.* 지도자는 자신의 지도력을 절대적 봉사의 기회로 생각한다.


< 옮긴이 프로필 >

- 로마 교황청 성서 대학원에서 성서 주석학 전공, 성그레고리안 대학원에서 성서 신학 학위, 목민 지역 발전 연구소 소장, 저서로는 ‘하늘을 배우고 땅을 익히라’ 등, 역서로는 ‘그의 말을 들어라’ 등 다수

 

#134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135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가슴으로 가는 돛대 ]

- 지은이 : 김인호
- 펴낸데 : 성바오로
- 출판일(발행일) : 2005. 6.10 – 177p
- 지은이 프로필 : 1983. 삼육 중학교 졸업, 1987. James Monroe 고등학교 졸업,1988. 장애인협회 표창장 수상, 1993. UC Berkeley 주립대 물리학 학사, 1995.
W DC. Catholic 대학교 천체 물리학 석사, 1998. 2001. 제1, 2차 특수교육학 교사 자격증 취득, Northridge 주립대학교 특수교육학 석사, 2005. Los Angeles 교육청
재직 등
- 내 용 : 뇌성마비 전신 부자유자인 김인호씨의 체험 수기로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진 이 시대의 ‘작은 예수’ 이야기


[ 표지의 글 ]



멀리 바라보고 높이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궁금한 것 도 많았던 열세 살 소년에게 세상은 거저 주는 것 이 하나도 없습니다. 혼자 힘으로 앉을 수도 없지만 훈련을 통해서는 가능합니다. 입에 붓이 떨어지면 줍 지는 못하지만 더 꼭 물고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래 도 소년은 어머니의 미소를 위해 꿈을 그립니다. 그 리고 어머니와 소년은 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 운 거짓말을 합니다.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

가슴으로 가는 돛대는 바람으로 간다. 희망의 바람, 사랑의 바람, 미래로 나가는 도전의 바람, 바닷바람 이 없어도 가슴으로 가는 돛대는 바람을 만들어 영원까지 나아간다.


# 본 체험수기는 전 내용이 존대어로 쓰여 있으나 독서 요약 메모상 일반어로 수정 기록하였으며, 각 주제별로 이야기 소재(장소, 인물, 사건 등)를 부기하였음.


[ 인사의 글 ]

- 나의 수기 ‘돛대도 아니 달고’ 가 다시 출판된다니 감회가 새롭다. 25년 전 처음 책이 나왔을 때 모든 매스컴에서 ‘김인호’를 기사화했다. 어린 나이에도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동시에 책임감을 느꼈다. ‘앞으로 나는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주변 사람들도 또 나도 궁금했다. 이제 어른이 된 정도가 아니라 늙어가는 나이인데도 이곳 한인 성당 교우 중에 내 책을 읽은 분들은 아직도 짓궂은 소년으로 착각한다. … 한국에서 ‘백만인 걷기 운동’ 행사에 참석했을 때, 내 휠체어를 밀며 걷는 어머니께 당신의 점심 도시락을 내주셨던 김수환 추기경님, 우리가 미국에 온 후에도 계속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신 김수환 추기경님의 영적지도가 없었다면 오늘의 나 또한 없었을 것이다. 이제 ‘가슴으로 가는 돛대’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판되는 이 책이 모든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에게 희망을 준다면 더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낄 것이다. 또 장애인이 아닌 정상인들 중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던 사람들 또한 이 책을 통해 장애인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리라 믿는다. 또한 그들이 장애인을 동정하지도 무시하지도 않고 동등한 사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나의 사명은 성취된 것이다. 훗날 ‘장애인’과 ‘정상인’이란 명칭조차 사라지는 사회가 올 때까지 나는 더 배우고 사람들에게도 이 사실을 인식시키며 살아갈 것이다.


[ 차례 ]

1. 첫 번째 이야기 : 쿵쾅쿵쾅 조선소
2. 두 번째 이야기 : 가슴으로 가는 돛대
3. 세 번째 이야기 : 파도를 넘어서

[ 첫 번째 이야기 : 쿵쾅쿵쾅 조선소 ]

엄마는 방중에도 나를 업고 서성대다가 피로에 지친 나머지 이불을 높이 고여 놓고 그 위에 엎드려 잠깐 눈을 붙이곤 하셨답니다.

< 아이러브스쿨 >
* 이야기 소재 : 무악산,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청송대 봉우리, 재활원, 특수초등학교, 지체장애아들, 김인호, 심한 뇌성마비, 그림, 타자기, 엄마, 선생님들

- 서울 서대문 북쪽에는 무악산이 있다. 그 산의 줄기가 재활원 뒷산에서 아름답게 끝난다. 그 넓고도 아음다운 곳에는 연세대학교 교정이 있고, 그 대학교의 의과대학의 부속병원인 세브란스병원이 있으며, 그 병원의 부속시설인 재활원이 있다. 재활원은 입원시설 겸 특수초등학교로 숙식하며 공부하는 아이들은 모두가 지체장애자들이다. 그런데 신체의 장애부분이 저마다 달라서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며 모양도 여러 가지이다. 손을 못 쓰는 아이는 발가락 사이에 연필을 끼우고 글씨를 쓰며 그림까지 그린다. 하지만 발가락마저 못쓰게 된 아이는 입으로 그림을 그린다.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며, 막대기를 물고 전동타자기의 키를 눌러서 글씨를 쓴다. 그 아이가 바로 나 ‘김인호’ 어린이이다. 이 재활원에서는 아이들을 치료도 해주면서 초등학교 교육도 시켜준다. 나는 지금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세브란스병원 부속 재활원 부속 초등학교 6학년이다.

- 재활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공부한지도 어언 6년이 되었다. 손도 못 놀리고 발도 못 쓰는 나는 입으로 그림을 그리고 타자를 친다. 이제 내가 그린 그림은 제법 나무와 소와 집모양도 닮아가고 있고, 입으로 친 타자편지는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 … 이는 나 혼자서만 노력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었다. 엄마가 힘을 다 쏟아 주셨다. 그리고 선생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 누구든지 어려움을 이겨내려면 남다른 인내와 노력이 기울여야 한다고 나는 배웠다. 나는 정상아가 아니지만 절대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청송대 아래 울창한 숲 속에 지리잡은 작은 우리 학교는 나 같은 지체부자유아들에게 용기와 희망과 꿈을 신어주는 사랑의 전당이다. 나는 우리학교를 깊이깊이 사랑한다.

< 내가 태어나던 날 >
* 이야기 소재 : 아빠(대졸), 부여, 대천 이사, 할아버지(탄광), 할머니(식당), 엄마(고졸, 은행), 장항선 열차, 결혼, 엄마(천주교 신자), 아빠(교리후 세례), 첫 임신, 난산(집에서 해산)

- 나는 엄마한테서 갖가지 우리 집안 이야기를 들었다. … 엄마와 아빠는 장항선 열차 내에서의 첫 만남이후 사귀다가 결혼까지 하시게 되었다. 대학생이었던 아빠와 은행원이었던 엄마는 아빠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 가을에 결혼식을 올렸다. 부부가 되신 엄마 아빠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대천에 사시면서 아빠는 할아버지의 탄광일을 도우시고 엄마는 할머니의 식당을 도우셨다. 신혼 초부터 엄마 아빠는 손에 익숙지 않은 힘든 일을 매일 하시게 되었다. 엄마는 자랄 때의 생활과 너무도 차이가 크고, 일이 고되었으며 부부간에 얘기할 환경도 안 되어 서럽고 괴로워 홀로 우신 적이 많으셨다. 어려운 시집살이에 적응을 못하고 의지로 버티며 살아갈 즈음에 첫 아기인 나를 잉태하셨다.

- 첫 임신이었기에 엄마는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몇 번이나 가서 아기와 엄마의 건강 상태를 진단받으셨다. 하지만 대천과 서울은 거리가 멀고 집안일이 너무 바빴기 때문에 정작 아기를 낳을 때에는 미처 병원에 갈수가 없어서 그대로 집에서 해산하셨다. 조용한 가정에서 자란 엄마에겐 매일의 일도 고역이었지만, 주위가 너무 시끄러웠기 때문에 극도로 몸이 약해지고 마음도 지쳐있었다고 한다. 그런 중에 진통이 와서 첫 아기를 낳게 되자 엄마는 아기의 머리가 만쯤 나왔을 때 그만 의식을 잃으셨다. 무척 위험한 난산을 하신 것이다. 황급히 손을 써서 아기를 낳기는 하였지만 나올 때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렸고, 또 충격을 받아서인지 아기도 거의 질식 상태였다. 그 후 며칠이 지난 뒤부터는 상태가 좋아져 엄마는 비로소 안심하셨다. 그런데 생후 두 달쯤 되면서부터 아기가 거의 24시간 우는 상태였으니 그때부터 나는 무척이나 엄마를 괴롭혔나 보다.


< 엄마를 독차지한 울보왕자 >
* 이야기 소재 : 추운 겨울밤, 야경대 아저씨들, 뇌성마비 증상, 외갓집, 세브란스병원 진찰, 뇌성마비 진단, 이유식, 50여 명의 식당 식구들, 마태오 세례명, 여동생 경미와 경란 출산

- 그해 겨울 어느 날 밤, 온 식구가 곤히 잠들어 있는데 내가 하도 울어대자 나를 솜포대기에 싸서 밖으로 나가셨다.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추운 겨울밤, 엄마는 우산을 받쳐 들고 집 앞을 서성거렸다. 내가 얼마나 심하게 울어댔으면 엄마가 밤마다 나를 업고 눈길을 서성대셨을까. 이렇게 내가 아무리 엄마를 괴롭혀도 엄마는 나를 애처로워하시며 조용히 달래기만 하셨고, 귀찮은 표정 한 번 안지으셨다. 3개월이 지나자 엄마는 나의 발육성장이 비정상임을 알게 되면서부터 뇌성마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뇌성마비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식구들은 그냥 아기의 발육이 늦어지는 줄로만 아셨다. 7개월이 지나서 엄마는 나를 데리고 서울 외갓집으로 갔는데 큰 소동이 났다. 내가 발육이 늦어진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외할머니와 엄마는 나를 데리고 세브란스병원으로 급히 갔다. 유명한 소아과 박사님의 진찰을 받았는데 뇌성마비라는 진단을 내리셨다.

- 뇌성마비는 병균에 의한 것도 아니고 유전도 아니지만 원인이 확실치 않으며 치료법도 개발되지 않았다고 박사님은 설명을 하신다. 엄마는 눈앞이 캄캄해 지셨단다. 그때부터 25세의 젊은 우리 엄마의 가슴에 못이 깊이 박히셨다. 돌이 되면서 젖을 떼야 할 때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나의 어려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엄마는 한 번에 한 숟갈씩 열 번이면 열 숟갈이 된다는 일념으로 이유식을 먹여주셨다. 엄마는 누가 뭐라고 해도 아기의 건강은 오로지 엄마의 손에 달렸다는 것을 깊이 명심하고 아기의 건강만을 생각하며 키우셨단다. 식당을 경영하는 우리 집안은 무척이나 생활이 복잡했다. 종업원까지 합하면 식구가 50명이나 되어 매일 잔칫집같이 소란했다. 이 많은 식구를 통솔하시는 할머니는 성격이 괄괄하여 엄마는 할머니를 무척 무서워하셨다. 거기다 내가 항상 아프고 울어대서 엄마는 언제나 피곤하셨다. 그 와중에도 나는 마태오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았다. 내가 세 살이 되던 해에 여동생 경미가 태어났고, 그 후 또 여동생 경란이가 태어났다.

< 병보다 독한 치료 >
* 이야기 소재 : 침 할아버지, 한약방 의사, 뜸 의사, 중양의료원, 뇌검사, 보행기

- 엄마와 아빠는 나를 어떻게 해서라도 고쳐보려고 유명하다는 의사 선생님에게 데리고 다녔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루는 할머니가 침을 놓은 할아버지를 모시고 왔다. 내 손가락 끝, 손목, 팔목, 심지어 목과 머리에까지 침을 꽂으셨다. 난 비명을 지르며 울었다. 이틀에 한 번씩 20번 이상을 이렇게 무서운 침을 맞아야 했다. 침을 맞고 나면 온몸은 땀에 젖고 너무 악을 쓰며 울었기에 목이 다 쉬었다. 그러나 이 고통스러운 침도 소용이 없었다. 그 뒤로 약을 잘 짖는다는 한약방에 갔다. 한약 두 재만 먹으면 고칠 수 있다고 장담하여 지어준 약을 먹었다. 그런데 그 약은 냄새가 나고 너무 써서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 약을 먹으면 메스꺼워서 다 토해내고 속이 울렁거렸으나 참고 먹었다. 침도 약도 소용없게 된 나는 뜸으로 고칠 수 있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허리에 뜸을 떠야만 했다. 이번 의사는 허리에 뜨거운 불을 놓아 지졌다. 얼마나 뜨겁고 아픈지 숨이 막히는 것 같았고 힘만 있으면 뿌리치고 싶었다. 뜸을 뜨고 나면 지쳐 밥을 먹을 수 없었고, 상처만 건드리면 무척 아팠다. 여러 방법을 썼지만 아무 소용이 없이 고생만 하였다. 엄마는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용한 의사가 없나 끊임없이 알아보셨다.

- 그러던 중 내가 다섯 살이 되던 해에 엄마는 유명한 신경외과 박사님이 계시다는 중앙의료원에 찾아가 뇌수술을 해서라도 고칠 수만 있다면 하겠다고 하셨다. 한 달 동안 의료원에서 온갖 어려운 검사들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매번 검사때 마다 하루 전부터 굶어야 하는 일은 무척 괴로웠다. 내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밖으로 업고 나아가 노래를 불러 주셨다. 그때 엄마가 불러주시던 노래들 중에 “애들 에들‘하는 노래를 나는 제일 좋아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그때 한창 유행하던 ’에델바이스‘라는 노래였다. 엄마와 나는 같이 굶고 같이 고통을 나누면서도 오직 한 가지, 나의 병을 고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에 참을 수 있었다. 나는 마취하고 머리에 구멍을 내어 특수기계로 들여다보는 무서운 검사도 받았다. 이런 온갖 어려운 검사도 헛되이 한 달 후의 결과는 뇌수술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고칠 방법은 없었지만 내 몸에 적합한 보행기를 물리치료사가 맞춰 주셨다. 전신을 가누지도 못하던 내가 보행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큰 다행이었다.


< 사랑의 갈마리 언덕 >
* 이야기 소재 : 대천 갈마리 동네, 갯벌, 간척지, 해산물, 오리 떼, 석양, 복숭아 과수원, 딸기밭, 군청 등 여러 기관, 어린이 미사참례, TV 레슬링, 음악 듣기, 책, 다람쥐, 고양이, 발바리, 친구 이혜규, 목욕, 자라새끼, 극장, 피서객, 모래사장

- 그때 아빠가 다른 직장에 취직을 하셔서 우리 식구는 분가하게 되었다. 갈머리라는 동네 언덕의 작은 집이었다. 내가 집을 떠나 지금 있는 재활원에 오기 전까지 이 집에서 정말 행복한 생활을 했다. 온갖 복잡한 환경에서 벗어난 엄마는 우리에게 더할 수 없는 친구이며 선생님이 되어 주셨다. 집 앞에서 내려다보면 간석지를 막아서 만든 논들이 펼쳐져 있었다. 지평선 끝 갯벌에는 통통배들도 보였다. 갯벌에 나가 여러 해산물들을 구경했고,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해다. 석양이 빨갛게 물드는 하늘을 보며 산책도 하고, 작은 시냇물에서 노니는 오리 떼들도 보았다. 복숭아밭 옆에는 딸기밭도 있어서 딸기도 먹고, 여름에는 복숭아도 사 먹기도 했다. 나는 엄마 등에 업혀서 간척지와 과수원말고도 군청, 읍사무소, 은행 등 여러 기관에 갔다. 비록 걷지는 못해도 같은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상식이 더 많아졌다.

- 주일에는 어린이 미사에 참례하고 주일학교에 가서 재미있는 말씀도 많이 들었다. 그때 나는 신부님이 너무 좋아서 이담에 커서 신부님이 되겠다고 했다. 또 군인 중에서는 해병대 아저씨들이 제일 씩씩해 보여서 나도 커서 해병대에 간다고도 했다. 또 그때 나는 텔레비전에서 하는 레슬링을 참 좋아했는데, 그 중 김일 선수의 열렬한 팬이었다. 엄마는 음악 듣기를 좋아하셔서 항상 아름다운 음악을 틀어주셨다. 그래서 나도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 때때로 엄마는 작곡가와 그 음악에 얽힌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들려주셨다. 그때 들은 베토벤의 ‘운명’이란 곡은 잊을 수가 없었다. 하루종일 엄마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나는 어느덧 엄마를 많이 닮게 되었고 항상 읽어주시던 책 덕분에 뛰어 놀며 직접 경험하지는 못해도 간접적으로 상식과 경험을 많이 얻게 되었다. 후에 내가 재활원에 입원하던 날, 공교롭게도 그곳에 ‘운명’이 흐르고 있었다. 내가 “베토벤의 운명이다!”라고 하니까 간호사 선생님들이 깜짝 놀라며 칭찬해 주셨다. … 엄마와 동생들과 같이 행복했던 2년을 나는 평생 동안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난 이러한 안일한 생활에만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다. 엄마와 아빠는 내 불편한 몸의 발육과 공부를 위하여 나를 세브란스병원 부속재활원에 보내기로 결정하셨다.


< 낯선 곳으로 >
* 이야기 소재 : 가족과 이별, 서울역, 세스란스병원 재활원, 선생님들, 재활시설

- 내가 7살 되던 해 가을, 나를 재활원에 입원시키기로 결정하셨을 때 엄마의 얼굴은 슬픔과 동시에 굳은 결의에 차 있었다. 떠나기 전날, 엄마는 “지금 헤어지는 것은 엄마도 너도 괴롭지만 불편한 몸의 건강을 위해서 물리치료를 받고 또 거기 부속학교에서 공부도 하면서 앞날의 길을 찾아야 한단다. …” 하시며 나를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 세상에 태어나서 단 하루도 엄마와 떨어진 적이 없던 나는 이별의 감정이 무엇인지 몰랐으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 드디어 재활원에 도착했다. 들어가 보니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아이, 목발을 짚고 다니는 아이, 보행기를 타는 아이, 심지어 바퀴가 달린 침대에 엎드려서 손으로 바퀴를 굴리며 다니는 누나도 있었다. 큰 침실에는 침대가 30개쯤 놓여 있었고 교실은 3개가 있었는데, 학년별로 나누어 공부를 한다. 굳어진 신체를 운동시키는 물리치료실, 여러 동작을 개발해주는 작업 치료실, 다 같이 사용하는 식당, 목욕탕 등 시설이 있었다. 이 집에는 나 같은 어린이 약 30명가량 함께 생활하며 공부하고 있다. … 엄마와 아빠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인사시킨 후에 떠날 채비를 하셨다. 그렇게 안 우시시던 엄마도 우시더니 눈물을 닦으시고 끝없이 우는 나를 선생님께 맡기고 떠나가셨다. ‘이제로부터 나는 혼자구나’하고 생각하니 울음이 멈추지 않았다.


< 고독을 삼키는 아이 >
* 이야기 소재 : 현미 누나, 동생뻘 석재, 외할머니, 엄마 입원, 이모, 이상덕 간호사,
외출

- 집에 있는 두 동생이 보고 싶었고 엄마 아빠 생각에 정말 어쩔 줄을 몰랐다. 침대에 누었지만 잠도 안 오고 눈물만 나왔다. … 이곳은 6시에 일어나서 7시에 아침식사를 하기 때문에 한 시간 동안 모든 준비를 해야 한다. 모두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일어나서 옷 입는 것, 세수하는 것, 화장실 가는 것 등을 일일이 보살펴주시는 선생님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래서 손을 쓸 수 있는 어린이는 먼저 혼자 한 후 다른 친구들을 도와준다. 식당에서 엄마 생각이 나서 또 울었다. 밥상 앞에서 다 같이 식사 전 기도를 노래로 하는데 난 울기만 했다. “날마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고마우신 아버지, 늘 감사합니다.” 누구나 재활원에 들어오면 이 노래부터 배운다. 식사 후에 나는 늘 엄마가 해주시는 기도를 듣기만 했는데 그날은 혼자 기도를 드렸다. “하느님, 난 엄마가 보고 싶어 죽겠습니다. 우리 엄마를 꼭 좀 보게 헤 주세요.” 그러나 기도를 해도 하느님은 나의 소원을 곧 들어주지 않으셨다. 그런데 뜻밖에도 저녁에 외할머니가 오셨는데 엄마는 몸이 나빠져서 입원을 하셨기 때문에 나에게 오실 수 없다는 것이었다.

- 엄마는 이튿날에도 여전히 오지 않으셨다. 난 엄마 걱정 때문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울기만 했었다. 그때 이모가 오셔서 엄마의 상태를 물어보니 “엄마가 인호 동생을 임신했는데 너무 무리해서 뱃속의 아이가 죽었고, 수술을 해야 하는데 시기가 너무 늦어져 잘못되는 바람에 지금 주사를 맞으며 산부인과에 입원해 계시다”고 하셨다. 이모께 누워있는 엄마를 봐야겠으니 제발 데려다달라고 사정을 하여 간호 선생님의 허락을 받아 산부인과 병실로 갔다. 엄마는 그래도 미소를 지으면서 “인호야 미안하다. 엄마가 이 주사만 아니었다면 벌써 너에게 갔을 텐데 … 빨리 회복되는 대로 갈 테니 너무 울지 마”라고 하셨다. 나는 오래 있을 수도 없었으므로 가엾은 엄마를 뒤로 하고 다시 이모 등에 업혀 재활원에 돌아왔다. … 재활원에서는 2주에 한 번씩 주말외출이 있었다. 토요일 오후에 보호자들이 와서 데리고 나갔다가 월요일 아침에 데려다주는 방식이다. 나는 집이 대천이고 엄마가 아프셔서 외출은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었다. 다들 집으로 가고 엄마도 알아보지 못하는 아기 두세 명과 현미 누나와 나만 조용해진 재활원에 남게 되었다. 현미 누나와 나는 더욱 친해졌다. 어린 내가 용케도 잘 이겨낸다며 선생님들은 나에게 ‘고독을 삼키는 아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셨다.


[ 두 번째 이야기 : 가슴으로 가는 돛대 ] -p53

머리와 손이 제멋대로 흔들려 물그릇을 뒤집어 엎었고,
화첩에선 물감이 줄줄 흐르고 온몸엔 물감이 튀어 얼룩투성이가 되었습니다.


< 홀로 앉기 >
* 이야기 소재 : 보행기, 빨래와 간식, 이모, 이모부, 독감,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물리치료, 혼자 앉는 연습

- 보름 후 완쾌된 모습으로 퇴원하신 엄마는 곧장 나에게 오셨다. 휠체어에 묶여 꼼짝 못하는 나를 보시고는 대천으로 바로 연락해서 내가 타고 다니던 보행기를 가져오게 하셨다. 역시 엄마만이 내 모든 것을 잘 알아주시는 것 같았다. 엄마는 동생들과 집안 살림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를 보러 올 것이고, 이곳에 가까이 계시는 신촌의 이모가 자주 다니며 돌보아 줄 것이라고 하셨다. 이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꼭 일주일에 두 번씩 빨래보따리와 간식을 사들고 오셨다. 그리고 이때에는 재활원에서 목욕을 시켜주셨다. 이모의 아이들도 세 명이나 되고 바쁜 일도 많으실 텐데 조카인 나를 위해 이토록 애쓰시는 것이 참 고마웠다. 그 당시 독감이 한찬 유행했는데 나도 감기에 심하게 걸렸다. 이젠 그런대로 적응해서 지내던 내가 아프게 되니 엄마 생각이 났고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엄마같이 나를 사랑해주시던 이모는 그해 겨울이 지나자 사촌들과 함께 이모부가 계시는 미국으로 떠나셨다. 그 후로 능곡에 계시던 외할머니가 빨래와 간식을 맡아 주셨다. 다행히 그때부터는 재활원에 세탁기가 생겼고 빨래 아줌마도 오셔서 빨래문제는 해결되었다. 고혈압에다 심장이 약하신 외할머니는 재활원 언덕을 올라오기에 힘드셨음에도 그 먼 곳에서 한 주일도 거르지 않고 손수 가꾸신 과일들을 따 오셨다.

- 대소변 시중을 들어주시는 선생님이나 엄마, 할머니께도 항상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빠짐없이 해서 예의 바른 어린이라는 칭찬도 많이 들었다. … 고통스런 물리치료를 받을 때는 몹시 아팠다. 몸을 움직이지 못해 굳어 있던 나의 신체는 뼈가 부러지는 듯 너무 아파 참을 수가 없어 나는 끝내 울었다. 나는 물리치료를 받는 동안 울면서도 매번 받는 동작의 가짓수를 세었다. 하루는 물리치료를 받으며 ‘한 가지, 두 가지, ...’ 하면서 울면서 속으로 세워가고 있는데 선생님이 순서를 잊으셨는지 한 가지를 빼고 다음 동작으로 가셨기에 “선생님, 팔 돌리기 동작 안했어요.”라고 했더니 선생님은 “이렇게 관심을 갖고 노력하니까 틀림없이 좋은 결과가 있을거야”라고 칭찬해주셨다. 그때까지 앉지도 못하던 나는 앉는 연습을 했다. 피나는 노력 �L에 한 5분 정도 앉아있는데 성공했다. 그 5분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허리도 아프고 구부린 양다리도 아팠다. 물리치료시간 외에 자유시간이나 휴식시간에도 침대에서 혼자 앉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 엄마가 오시던날 내가 보행기나 휠체어에 앉아 있는게 아니고 등받이도 없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걸 보시고는 놀래셨다. 나는 8살이 되어서야 겨우 흔들흔들 불안하게 앉아 수 있게 되었으면서도 엄마와 나는 무슨 개선 장군이나 되는 것처럼 자랑스러웠다.


< 학생 김인호 >
* 이야기 소재 : 특수초등학교, 최신옥 선생님, 읽기 공부, 편지, 봉사단 선생님들, 미술 선생님, 친구 진상이

- 8살 되던 해 봄에 난 재활원 부속 특수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재활원 안에 교실만 따로 있는 학교이다. 교실이 3개밖에 없어 1.2학년, 3.4학년, 5.6학년이 같은 교실에서 책상만 따로 넣고 공부했다. 난 전신장애아이기 때문에 손으로 쓰는 공부는 할 수 없고 눈으로 읽는 공부만 했다. 선생님을 따라 한 구절 한 구절 읽는 국어, 산수, 자연, 그고 사회 등 모든 것이 다 재미있고 신기하기만 했다. 아침식사 후, 9시 수업이 시작되는 전까지 주어지는 자유 시간에도 교실에 가서 몸을 구부려 이마와 혀로 책장을 넘기며 예습과 복습을 했다. 공부에 취미가 붙고 시간도 바빠지니 집 생각과 엄마 생각도 덜 났다. 자주 못 오시는 엄마는 대신에 편지를 보내 주셨다. … 편지내용 소개 … 다정한 엄마의 편지를 선생님이 읽어주실 때면 마치 엄마를 대하는 것 같았다. 빨리 공부하여 엄마의 편지를 내가 직접 읽고 싶었다. 1학년 1학기가 끝나기 전에 난 한글을 거의 읽을 수 있게 되었다.

- 재활원에는 학교 선생님들 외에 봉사단 선생님들, 누나, 형들이 자주 오신다. 대학생들이나 교회 단체에서 틈나는 대로 와서 우리와 함께 놀아주고 숙제도 해주었다. 내가 숙제를 할 때는 입으로 말하면 봉사단 누나나 형들이 대신 써주었다. 봉사단 선생님들 중에 미술 선생님이 계셨다. 그 선생님은 소아마비로 한 다리를 사용하기가 불편해 아주 힘들게 걸어 다니셨다. 이 소아 재활원을 졸업하시고 미술대학까지 다니면서 그림솜씨를 훌륭하게 다진 분으로 일 주일에 두 번씩 오셔서 미술을 지도해 주셨다. 처음에는 팔이 심하게 아프고 힘들어 다른 친구들이 그리는 것을 구경만 했다. 그런 나를 선생님은 안타까워하시며 “인호도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하고 걱정하셨다. … 하루는 새로 들어온 진상이라는 아이와 침대 위에서 장난으로 레슬링을 하다가 화가 난 진상이는 허리띠를 풀어 내 얼굴을 후려쳤는데, 쇠고리 부분으로 이마를 직통으로 얻어맞아 눈 부위를 심하게 다쳤다. 그날 이후로 며칠 동안 일어날 수가 없어서 학교에도 못가고 밥도 누운 채로 선생님이 먹여주시는 것을 받아먹어야 했다. 엄마가 다녀가신 후에 나는 이미 맘속으로 용서를 했었는데, 진상이는 용서를 청하며 나의 손을 잡았다. 그 후 진상이는 내 침대 옆에서 내 손 역할을 하는 많이 해주는 친한 친구가 되었다.


< 입으로 그린 꿈 >
* 이야기 소재 : 미술 선생님(이정숙), 엄마의 편지, 그림공부, 미술공모전 참가

- 1학년 때 한글을 완전히 익히고 2학년이 되었다. 다른 친구들이 하는 공부는 나도 할 수 있는데 그림만은 그릴 수 없어 안타까웠다. 하루는 미술 선생님이 오셔서 붓을 입에 물고서라도 그림을 그리고 싶냐고 물으셨다. 난 그때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도 모르고 그림을 그린다는 말에 무턱대고 응답했다. 그러면 아빠와 엄마의 허락을 받은 후 시작하자고 하셨다. 그리고 부모의 허락 없이 시작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해 주셨다. 얼마 전에 다른 곳에서 장애가 심한 아이를 지도하셨는데 손보다 발을 쓰는 편이 더 자유로워 발가락에 붓을 끼워 그림을 그리게 한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그 사실을 아신 아이의 부모님이 크게 화를 내시며 동물같이 발을 사용하게 할 수는 없다며 아이를 데려가셨다는 것이다. 얼마 후 엄마가 오셨을 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엄마는 기뻐하시며 입이든 발이든 무슨 방법으로든지 공부를 할 수 있는 데까지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미술 선생님을 뵙지 못하는 대신 편지를 써놓고 가셨다. … 편지를 전해 드리니 선생님도 기뻐하셨다. 그림공부는 곧 시작되었다.

- 붓을 물로 깨끗이 닦은 후 막대 끝, 이로 물만한 자리에 칼로 자국을 내고 입으로 붓을 물었다. 팔레트에 짜놓은 물감을 풀어 배합한 후 화첩에 그리는 법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머리와 손이 제멋대로 흔들려 물그릇을 뒤집어엎었고, 화첩에선 물감이 주르르 흐르고 온몸엔 물감이 튀어 얼룩 투성이가 되었다. 붓을 문 입에선 침이 흘러 얼굴도 온통 엉망이었다. 친구들이 내 모습을 보고 웃었고, 선생님과 나도 따라 웃고 말았다. 그러나 웃으면서도 마음이 서글펐다. ‘입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무엇이든지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멋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 용기를 북돋워주셨다. 선생님과 나는 일주일에 두 번씩 물감을 뒤집어쓰는 그림공부를 끈기있게 했다. 그해, 2학년 가을에 미술교육학회가 주최하는 미술공모전이 있었는데, 그때 우리 재활원 어린이들의 그림들도 출품했다. 그때 내 그림은 입선을 했다. 그 후로 기독교 시청각주최, 국제 키비탄 주최, 문교부 주최 등 미술대회가 있을 때마다 참가해서 입선, 가작, 장려상을 받았지만 첫 수상작인 그 작품은 잊을 수가 없다. 나를 그림의 세계로 이끌어 주신 이정숙 선생님은 독일로 유학을 떠나시면서 김승림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다.


< 마태오, 축하해요 >
* 이야기 소재 : 10일간의 휴가, 자가용, 대천 새집, 수녀님 교리, 첫영성체, 축하 잔치

- 우리에게는 정상아들같이 긴 방학이 없고 일 년에 큰 휴가만 두 번 있다. 매일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라 긴 방학은 없다. 여름 가장 더울 때 약 10일,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초에 약 10일간 휴가를 얻어 집에 갈 수 있다. 다른 친구들이 2주에 한 번씩 하는 주말외출도 할 수 없는 내게는 일 년에 두 번 있는 휴가야말로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4학년 여름휴가가 다가왔다. … 다른 친구들이 외출하는 주말에 자기네 차를 타고 가는 것을 보면 부러웠는데 나도 이제는 아빠가 새로 마련한 우리 차로 집에 갈 수 있게 되었다. 큰 보행기는 뒤에 싣고 엄마와 나란히 앉아 기분도 상쾌하게 집으로 달렸다. 우리 집은 내가 어렸을 때 살던 갈마리 언덕 위의 집에서 아파트로 이사했었는데 새 집에 처음으로 온 것이었다. 동생들이 큰 종이에 “오빠 환영, 어서 오세요!”하는 플래카드를 만들어 벽에 붙여놓았다. … 저녁식사 후 엄마는 “인호야, 이번 여름휴가는 의미 있게 보내자. 교리를 배우고 가능하면 이번에 첫영성체(세례를 받은 뒤 처음으로 성체를 모시는 것)를 하도록 하자”라고 하셨다. 성당에 가서 신부님께 말씀드리자 수녀님이 바쁘신 중에도 걸을 수 없는 나를 위해 매일 우리 집에 오셔서 교리를 가르쳐 주셨다. 성경말씀을 풀어 설명해 주시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주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셨다.

- 드디어 첫영성체 날이 왔다. 엄마가 마련해 준 하얀 셔츠, 흰 바지, 흰 양말, 하얀 신으로 단장한 나는 가족과 같이 성당에 갔다. 성스러운 성가가 오르간 반주에 맞추어 울려 퍼지며 미사가 시작되었다. 영성체할 때가 되었을 때 그날의 주인공인 나를 위해 모든 교우들이 순서를 양보했고 엄마와 아빠의 부축을 받으며 앞에 나아가 첫 번째로 성체를 영했다. 나도 모르게 감격의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미사 후 신부님께서 “축하한다”하시며 악수를 청하셨다. 어른이 된 기분이었다. 수녀님께서는 십자가가 달린 목걸이를 목에 걸어 주시며 “마태오, 축하해요.” 하셨다. 모든 교우들의 축복을 받으며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꼬마 친구들을 초대하여 축하잔치를 해주셨다. 그리고 가족들은 각기 준비한 선물들을 주셨다. 이 모든 선물이 너무나 기뻐서 정말 천당에라도 간 듯한 기분이었다. 이렇게 나의 여름휴가는 뜻 깊고 재미있었다. 그것이 아빠와 같이 지낸 마지막 여름이었다.


< 춤추는 타자기 >
* 이야기 소재 : 담임 유복희 선생님, 타자기, 초대장 편지

- 즐거운 여름휴가를 보내고 서울의 재활원에 돌아오니 벌써 친구들이 많이 들어와 있었다. 이튿날 학교에서 휴가 동안 지낸 일을 발표하는 시간이 되었다. 난 첫영성체와 파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내가 말하면 동생 경미가 일일이 받아써준 일기장과 숙제도 모두 냈다. 선생님은 아주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그러나 언제까지 남이 써준 숙제로 칭찬을 받아야 하는지, 내 손으로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하면서 나도 내 손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손은 글을 쓰기는커녕 밥도 떠먹을 수도 없는 상태다. 한 달 후 엄마가 오셔서 담임선생님과 무슨 중요한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았다. 엄마의 표정이 아주 희망차 보였다. 잠시 후 “인호야, 너는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썩 잘 그리니 이번엔 막대기를 물고 타자를 쳐보면 어떨까?” 하셨다. 난 어떻게 타자를 치는지 몰랐지만 글을 쓸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견딜 결심이었다. 엄마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시다가 막대기를 물려 전동타지기를 치게 하면 어떨까 해서 급히 상경하여 담임이신 유복희 선생님과 상의하신 것이었다.

- 엄마 같고 누나 같은 담임선생님은 그때부터 전동타지기 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손으로 치도록 만들어진 입으로 치자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 막대기를 입에 물면 끝이 입천장에 닿아 아프고 한참 물고 있으면 이가 시큰거리기도 했다. 또 침을 삼키지 못하니까 침이 입 밖으로 흐르기도 했다. 그러나 선생님과 나는 열심히 자판을 외우려고 애를 썼다. 마음 같아서는 몇 시간이라도 계속하고 싶었지만 너무 무리하면 물리치료에 지장이 있다는 말씀이 있어서 오랫동안 할 수는 없었다. 나는 꾸준히 한자 두자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긴 글을 찍을 수는 없었지만 제일 먼저 엄마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었다. 마침 성탄절이 가까이 다가왔기에 초대장을 찍기로 했다. “아버지 어머니께 … 중략 …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으니 엄마아빠 같이 꼭 와 주세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1977년 12월 3일 인호 올림” 내 편지는 날아 갔고 드디어 엄마의 답장이 왔다. “사랑하는 인호에게 네가 타자로 친 편지를 읽고 엄마는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께 감사드렸다. … 중략 … 네 편지는 액자에 넣어 우리 집에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놓겠다.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길 바란다. 파티 때 반갑게 만나자. 안녕.
1977년 12월 8일 인호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


< 자던 모습 그대로 >
* 이야기 소재 : 상진이 형, 의사 선생님, 형의 죽음, 현미 누나

-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무렵, 우리는 연극, 합창, 무용 등 여러 가지 연습에 무척 바빴다. 상진이 형만 할 수가 없었다. 형은 나보다 4살 위였는데 심한 마비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가만히 누어서 겨우 손만 약간 움직일 수 있었다. 머리는 무척 좋았고 책을 많이 읽어 아는 것이 많았다. 나도 책을 좋아했고 알고 싶은 것이 많았기 때문에 내 침대 바로 옆에 있으면서 형한테서 배우는 것이 많았다. … 어느 날 영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니까 상진이 형이 “인호야, 왜 안자니? 어서 자자.”하며 내 손을 꼭 쥐어주었다. 그리고 아침 이른 새벽에 다시 잠이 깨어 형의 얼굴을 본 나는 깜짝 놀랐다. 형의 얼굴이 몹시 창백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우리 침대는 나란히 붙어 있어서 간신히 몸을 굴려 형의 손에 내 얼굴을 대어보니 차디찼다.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더니 선생님이 황급히 달려오셨다. 얼굴이 노래지신 선생님은 형의 가슴에 귀를 대보고 손목도 짚어보시더니 여기저기 전화를 하셨다. 잠시 후에 의사 선생님이 오셨으나 이미 늦었다. 상진이 형은 하늘나라로 갔다. 선생님들은 다른 애들이 눈치 채기 전에 얼른 형의 시체를 흰 보로 뒤집어 씌어서 밖으로 운반했다.

- 난생 처음 죽음을, 그것도 바로 옆에서 자던 형의 죽음을 본 나는 너무 놀라고 질려서 그 당시 울지도 못했다. 현미 누나는 너무 울어서 실신했다. 또 한 차례 난리가 났다. 얼마 만에 깨어난 누나는 열이 오르더니 며칠간 상진이 형을 헛소리로 부르며 앓았다. 언젠가 선생님들이 상진이형은 언제 죽는지도 모르게 자다가 고통 없이 죽을 때가 올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우연히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가 이렇게 빨리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전화를 받고 달려온 형의 엄마는 거의 실신상태기 되어 울지도 못하셨다. 순간, 나는 나와 우리엄마를 생각했다. 상진이 형의 죽음이 남의 일 같지 않았고 우리도 언젠가 그렇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씨 좋은 형은 천당에 갔을 것이다. 난 하느님께 기도드렸다. “… 이 세상에서는 힘들었으나 이제 편안하게 해주세요. 우리 재활원 형제들 모두가 만날 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텅 빈 형의 침대를 보면 누워 있던 형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몸이 약한 현미 누나도 걱정되었다. 형은 갔지만 우리는 계속 크리스마스 준비를 열심히 했다.


< 산타 할머니도 있다 >
* 이야기 소재 : 재주 발표, 현미 누나, 가족동반 노래자랑, 가족 장기자랑, 시상, 산타 할아버지, 산타 할머니, 선물

- 드디어 우리가 지금까지 준비한 재주를 발표할 날이 왔다. 대천에서 엄마와 동생들이 왔고, 다른 부모님들도 다 오셨다. 그날은 우리의 재주발표 외에 특별히 가족동반 노래자랑이 있었다. 우리는 흥분해서 며칠 전의 슬픔을 까맣게 잊은 듯했다. 여러 가지 순서 중에서 나이 어린 아이들의 무용이 아주 인기가 좋았다. 우리는 대사를 열심히 외어 연극을 했는데 장내가 혼잡하여 제대로 대사가 전달되지 못했다. 그러나 매 순서가 끝날 때마다 박수 소리는 우렁찼다. 잘했든 못했든 다 우리의 부모님들이라 박수인심은 후했다. 얼굴도 예쁜 현미 누나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침대차에 엎드려서 ‘사랑의 기쁨’이란 노래를 독창했다. 이어서 가족별 노래자랑 시간이 되었고, 우리 가족 차례가 되었다. 아빠는 나의 휠체어를 밀고 엄마는 동생들의 손을 잡고 무대 위에 올라섰다. 가족이 함께 쉽게 부를 수 있는 ‘고향의 봄’을 불렀다. … 이어서 가족 장기자랑 시간이 되었다. 동생인 경미와 경란이는 둘이서 피아노로 ‘윈 행진곡’을 연주하여 사람들이 칭찬해주는데 내 어깨가 으쓱해졌다. 우리가족의 노래는 단란상을 받았고, 동생들의 연주는 장려상을 받았다. 일등, 이등이 없이 가족 수만큼 행복상, 단란상, 아차상, 깜짝상 등의 상 이름을 만들어서 선물을 안 받은 사람이 없었다.

- 그때 갑자기 전등불이 다 꺼지고 캄캄해졌다. 현관에만 불이 켜지더니 멀리서 들리던 방울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커다란 선물보따리를 등에 짊어지고 들어오셨다. 잠시 뒤이어서 산타 할머니도 들어오셨다. 온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너무들 웃는 통에 한참 진행을 못하고 기다린 후에 산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선물을 나누어 주셨다. 일일이 이름을 적어 포장한 선물을 한 명씩 불러서 주시는데, 한 사람 한 사람 성격을 다 아시고 좋은 점은 칭찬해 주시고 나쁜 점은 야단치시면서 나눠주시는 것이었다. 어린 동생들은 “야! 귀신같이 알아맞히신다!”하며 감탄했다. 나한테는 “인호야,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눈이 상할까 염려되니 너무 오랫동안 독서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여자애들을 놀려서 울리는 일이 많은데 그러면 못써!”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무전기, 동생들은 원더우먼 인형을 선물로 받았다. 어떻게 우리가 원하던 것을 꼭 알아맞혔는지 궁금했다. 알고 보니 선물은 보호자들이 사 온 것이었다. 그때 받은 이 무전기는 아빠에게서 받은 마지막 선물이 될 줄은 몰랐다.


< 현미 누나와의 이별 >
* 이야기 소재 : 현미 누나, 이별, 삼육재활원, 소나 누나의 편지

- 즐거웠던 성탄절과 겨울 휴가도 지나고 새 봄이 왔다. 우리는 몇몇 누나, 형들과 이별을 하게 되었다. 재활원은 소아재활원이고 초등학교 과정밖에 없기 때문에 학교를 졸업하거나 나이가 차면 정든 이곳을 떠나기 싫어도 떠나야 한다. 현미 누나는 2년 전에 졸업했지만 혼자 공부하며 동생들을 많이 도와주었다. … 다들 외출을 나간 주말에는 누나와 같이 주말 영화를 보았다. 보통 때는 8시에 잠자리에 들어야 했으나 주말엔 선생님이 늦게까지 볼 수 있도록 특별히 허락해 주셨다. 영화를 본 이후에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작년 여름에 2주 동안 휴가로 집에 가 있을 때에도 누나는 나에게 편지를 보냈었다. 희생정신이 많고 좋은 누나로 우리는 헤어질 수 없는 남매 같았으나 이제는 헤어져야 할 때가 되었다. 현미 누나와 몇몇 누나, 형들이 우리 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현미 누나는 우리와 같은 장애인들이 있는 삼육재활원으로 가게 되었다. 밖에는 현미 누나를 데려갈 하얀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재활원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현미 누나가 떠난 후 재활원은 쓸쓸해 졌다. … 난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해서 텅 빈 교실로 가 벽에 붙여 놓은 누나의 그림, 누나가 쓴 붓글씨를 돌아보았다. 다른 누나와 형들은 주말이면 가끔 놀러 오기도 했으나 앰뷸런스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누나만은 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소나 누나한테서 편지로 현미 누나의 소식을 접했다. 퇴원하여 집으로 간다니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 현미 누나를 꼭 한 번이라도 만나보고 싶으나 누나도 나도 움직일 수 없으니 우리는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 휠체어 타고 간 봄소풍 >
* 이야기 소재 : 용인자연농원(에버랜드), 교장 선생님, 귀신나오는 집, 동물원, 관광객

- 봄이 되었다. 재활원 주위의 잔디밭이 파랗게 되었고 장미들도 아름답게 피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는 밖의 세계가 무조건 신비롭고 아름답기만 했다. 그런데 좋은 소식이 있었다. 용인자연농원으로 소풍을 간다는 것이었다. 그곳에는 요술의 집도 있고 동물원도 있다는 것을 선생님에게 들어서 알고는 있었다.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갈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나 이제 갈 기회가 오다니 꿈만 같았다. 선생님을 통해 그날은 엄마도 꼭 오시도록 부탁해 놓았다. … 버스를 두 대 전세 내어 맛있는 도시락과 우리에게는 바늘과 실같이 떨어질 수 없는 휠체어, 변기, 간단한 약품과 물통들을 모두 실었다. 아스팔트길을 신나게 달려 자연농원에 도착했다. 우리는 마냥 기뻐서 함성을 질렀으며, 각자 보호자들이 미는 휠체어를 타고 인디언 마을, 비행기, 공중전차, 귀신 나오는 집을 차례차례 구경했다. 그런데 거기에 온 많은 관광객들이 우리를 이상하다는 듯 뚫어지게 쳐다보고 심지어는 따라다니며 동물원의 동물 보듯 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외치고 싶었다. “여러분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고맙지만 지나치게 우리의 행동을 쳐다보는 건 싫어요.”라고. 동물원에서는 사자들, 아름다운 새들, 그리고 곡예를 하는 멧돼지들을 재미있게 보았다. 아무 생각도 할 줄 모르는 동물들도 훈련을 받으면 저렇게 재주를 부릴 수 있다는 것을 보면, 좋은 머리를 가진 우리는 노력만하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 통과 의례 >
* 이야기 소재 : 수두, 소아과병동 의사, 박경숙 간호사, 귀가, 10일간의 휴식, 복귀

- 즐거웠던 소풍도 지나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며칠 후, 온몸에 이상하게 빨간 두드러기가 나며 가렵고 열이 났다. 처음엔 가벼운 식중독으로만 알았는데, 의사의 진찰 결과 수두였다. 열이 올라 입술이 타고 밥맛은 뚝 떨어져 보행기를 탈 기운조차 없었다. 공부는 물론 책도 읽을 수 없었다. 이튿날, 소아과병동 격리실로 옮겨졌다. 며칠간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한 나는 지칠 대로 지쳤고, 열이 심해 눈은 충혈 되었으며 온몸은 가려워 손을 쓸 수 없는 나는 너무 힘들었다. 혼자 누워있으니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저절로 흘렀다. … 재활원의 수간호사인 박경숙 선생이 다녀가셨다. 박 선생님은 밤 9시가 넘도록 얼음찜질도 해주시고 탄 입술을 물로 축여주기도 하셨다. 박 선생님은 재활원에 오시기 전에 나환자촌에서 환자들을 위해 오랫동안 많은 봉사활동을 하셔서 민족상을 받으신 훌륭한 분이시다. 재활원에 오신 후에도 얼마나 자애로우신지 꼭 엄마 같았다. 선생님이 가신 뒤에 혼자 여러 공상을 하다 어렴풋이 잠들었는데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오신 것이었다. 엄마는 전화를 받자마자 밤차로 달려오신 것이다. … 이튿날 의사선생님은 오시더니 열꽃이 다 피어서 이젠 그것이 가라앉을 때까지 안정만 취하면 되니까 집에 데려가서 한 10일 푹 쉬게 한 다음에 데려오라고 하셨다. 10일 동안 엄마가 만들어 주신 맛 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니 몸이 한결 좋아졌다. 나는 다시 제2의 집, 재활원으로 돌아왔다.


< 꿈의 대화 >
* 이야기 소재 : 책 읽기, 편지, 나의 꿈, 동생들(경미, 경란)의 꿈, 엄마의 꿈

- 다시 물리치료를 받고 공부를 하는 정상생활로 돌아왔다. 집에 가있는 동안 수업을 많이 빠졌기 때문에 더 열심히 공부했다. 난 책읽기를 좋아해서 위인전, 공상과학소설, 탐정소설, 역사소설 등 무슨 책이든지 읽었다. 우리 학교문고에는 책이 200여 권 있는데, 한글을 깨치면서부터 읽기 시작한 것이 이젠 거의 다 읽어서 읽지 않은 책을 고르려면 한참 찾아야 했다. ‘한국사 이야기’ 12권을 다 읽고 나니 국사시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삼국지’와 ‘수호지’는 4번씩 되풀이해 읽었고 노벨 등 유명한 사람들의 전기도 몇 번씩 읽었다. 그런데 책을 보려면 책장 넘기기가 퍽 어려웠다. 처음에는 누가 옆에서 일일이 넘겨주었는데, 나중엔 이마와 혀를 이용해 넘기는 방법을 스스로 생각해 냈다. 일단 혀로 책장을 넘겨서 이마로 다시 넘어가지 않게 꾹꾹 누르는 방법이다. 연습을 거듭하니 이젠 남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 재활원에 오기전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늘 책을 읽어주셨고, 재활원에 온 후에도 나는 밖에서 놀 수 있는 정상아들처럼 경험을 얻기가 힘드니 책을 많이 읽어서 간접적으로 경험을 쌓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늘 편지를 말씀해 주셨다. … (엄마의 편지 내용. 1977년 3월 29일. 인호를 사랑하는 엄마로부터) … (동생 경미의 편지 내용. 사랑하는 경미 올림) …

- 지난 휴가 때 이 다음에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고 엄마가 물으신 적이 있다. 나는 노벨 같은 과학자가 되어 많이 공부하고 연구하여 인류를 위해 봉사하기도 싶기도 하고, 어떤 때는 의사가 되어 나 같은 뇌성마비 아동을 위한 연구를 하고 싶기도 하다고 대답했다. 경미는 피아노를 잘 치는 유치원 수녀님이 되어 어린이를 가르치고 싶다고 했고, 경란이는 식물학자가 되고 싶고, 겸해서 의학도 공부하여 식물을 연구하러 미개척지에 갔다가 주민들이 아프면 치료도 해주겠다고 했다. … 엄마는 경란이와 우리들의 꿈이 다 좋다고 칭찬하시며, 그러나 꾸준한 노력 없이 생각만으로는 이룰 수 없으며 착한 마음을 갖고 공부를 개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우리가 엄마는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으니, 엄마는 우리를 구김 없이 키우시는 게 가장 큰 꿈이고, 다음에는 좋은 책을 될 수 있는 한 많이 읽고 피아노도 좀 더 열심히 연습하며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고 하셨다.


< 고마운 아저씨 >
* 이야기 소재 : 남자애들 시중 돌보는 아저씨

- 우리가 점점 커짐에 따라 간호사 선생님들이 우리 시중을 들기가 어려워졌다. 덩치가 커졌으니 목욕과 대소변 시중을 들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남자애들 중 나를 비롯해서 7명은 아저씨께서 시중을 거의 들어 주신다. … 이젠 아저씨도 내가 처음 재활원에 들어오던 때에 비하면 많이 늙으셨다. 얼굴에 주름살과 흰 머리카락도 많이 생겼다. 우리가 너무 고생을 시켜드려서 더 늙으셨나 보다. 내년이면 정년퇴직을 하시게 된단다. 아저씨가 목욕을 시켜주실 때는 우리의 몸을 세심히 조사하시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곧 간호사 선생님에게 보고해주신다. 한 번은 발가락에 무좀이 생겼는데, 난 가렵기는 했지만 직접 볼 수 없어 왜 그런지 몰랐었다. 그런데 아저씨가 목욕을 시켜주시다가 무좀을 발견하시고 곧 간호사 선생님에게 연락하셔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이렇게 좋은 아저씨가 정년퇴직을 하시면 우리는 어떡하나 하고 벌써부터 걱정이 되었다.


< 멋진 회장님 >
* 이야기 소재 : 어린이회의, 국기에 대한 맹세, 도서부장, 총회장 선거, 청소하기

- 재활원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어린이회의를 갖는다. 30여 명의 원아들이 모두 참석하여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 중 잘된 일은 격려하고 나쁜 일은 반성하며 우리 나름대로 진지하게 토론을 한다. 회의가 시작되면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 다음, 발음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제각기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한다.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라고 소리 높여 외는 동안 난 가슴이 뭉클해지고 벅차오름을 느낀다. 비록 육신으로는 사회에 봉사할 수 없지만 마음만은 어느 국민 못지않게 애국심에 불타고 있었다.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사회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충실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다. 4학년 때는 내가 도서부장이 되었다. 학교문고에는 200여 권의 책이 있다. 그 책을 빌려 보려면 선생님이든 학생이든 다 나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나는 임무를 충실히 하여 한 권의 책도 분실하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잘 정리했다. 5학년이 되어 총회장 선거를 하게 되었다. 어린이회장 후보는 나를 포함해 4명이었다. 그런데 개표결과 압도적으로 내 표가 많았다. 여학생들과 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나보다. 나는 회장직에 있을 때 온 정성과 성의를 다했다.

- 여러 안건들 중에 ‘우리 손으로 청소하기’라는 안건이 통과되자 우리는 휠체어를 밀고 다니며 클러치로 책상을 똑바로 해놓고, 손을 쓸 수 있는 어린이는 걸레로 책상 위를 닦으며 교실 안을 깨끗이 정돈했다. 출근해서 교실을 본 선생님은 깜짝 놀라시며 대단히 기뻐하셨다. “여러분이 비록 신체에 장애가 있으나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하려는 마음가짐이 정말 훌륭해요. 앞으로도 가능한 한 무슨 일이든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라고 말씀하실 때, 난 가슴이 뭉클하며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는 누구든지 넘어지면 가능한 한 혼자 일어난다. 신발을 신을 때에도 남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밥을 먹을 때도 나같이 심한 경우가 아니면 흘리면서도 혼자 먹는다. 재활원에 있는 우리 모두는 언니, 오빠, 동생이며 어느 친형제보다 마음과 마음으로 맺어져 있다.


[ 세 번째 이야기 : 파도를 넘어서 ] -p121

푸르른 하늘에 아빠의 미소 짓는 얼굴이 떠오르는 듯합니다. 엄마, 합창해요! 하느님과 아빠가 뒤에서 우리를 지켜주실 거예요.


< 엎친데 덮치다 >
* 이야기 소재 : 아빠의 입원, 순천향병원, 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할머니 별세, 작은아빠 부도, 간암, 집으로 이송

- 아무 걱정 없이 학교생활과 물리치료에 열중하던 내게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아빠가 편찮으셔서 서울 순천향병원에 입원하셨다는 것이다. 약 보름동안 궁금하게 보내던 나는 아빠가 또다시 성모병원으로 옮기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학교의 박 선생님과 이 전도사님이 아빠가 계신 병원에 문병을 다녀오셔서 다른 선생님들과 심각하게 이야기하시는데 난 퍽 불안했다. 꼭 아빠를 보지 못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 혼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며칠 후에 또 다시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기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혼자 걸으실 수도 없어 앰뷸런스를 타고 오셨다고 한다. 엄마 혼자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동동 뛰어다니며 애쓰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대천에서 앓고 계시던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드디어 나는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병든 아들과 신체장애인 손자를 가슴아파하시며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가엾은 할머니!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아빠는 편찮으시고 엄마는 아빠 옆에서 꼼짝을 못하시니, 대천에 있는 동생들이 어떻게 됐는지 무척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 하루는 아빠가 잠든 사이에 잠시 틈을 내어 엄마가 야윈 모습으로 재활원에 오셨다. 난 눈물이 쏟아졌다. “엄마, 어떻게 된 거에요?” 묻자 “아빠는 무서운 병에 걸리셨어. 너무 걱정하지 마”하시는 것이었다. 우리 아빠는 돌이킬 수 없는 병에 걸리셨다는 것을 그때 알았고, 나중에 아빠의 병이 간암임을 알았다. 며칠 후 엄마가 다시 오셔서 아빠가 나를 찾으신다며 나를 휠체어에 태워 아빠께 데려가셨다. 아빠는 “인호야! 넌 비록 신체는 자유롭지 못하지만 하느님은 누구나 다 똑같이 사랑하신단다. 부디 실망하지 말고 꿋꿋하게 살아 엄마와 동생들에게 기쁨을 주어라. 아빠는 병원생활을 그만두고 집으로 내려가야겠다. 아마 한참 동안 볼 수 없을지도 몰라”하시며 내 손을 꼭 잡으셨다. … 어제 내가 재활원으로 돌아온 후, 아빠는 계속 피를 토하고 대단히 아파하시며 한시라도 집에 가고 싶다고 하셔서 링거와 피주사를 꽂으신 채 새벽에 집으로 가신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는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 아빠 안녕 >
* 이야기 소재 : 공주 사촌누나 편지, 아빠 별세, 가족들의 내원, 엄마의 말씀

- ‘설마 우리 아빠가 돌아가시지는 않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걸며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엄마와 아빠가 집에 가신지 20일 후에 엄마에게서 편지가 왔다. “사랑하는 인호에게. … 아빠는 여전히 아프시단다. 인호와 아빠의 건강을 위해서 하느님께 기도드리자.” 아빠 때문에 경황이 없는 중에도 엄마는 내 생각을 잊지 않으셨나 보다. 어느 날 공주에 사는 사촌 명옥 누나에게서 편지가 왔다. 편지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읽던 나는 몇 줄 읽다 말고 편지를 던지며 ‘으앙!’하고 소리 내어 울었다. “아빠는 하늘나라에서 편안하실 거야”란 글이 씌어 있었다. 아! 아빠가 돌아가신 것이다. 이 사실을 엄마와 선생님들은 아직 알려주지 않으셨다. 그런데 누나는 내가 알고 있는 줄 알고 위로의 편지를 보낸 것이었다. 점심을 먹다 말고 우는 나 때문에 여러 선생님들도 같이 우셨고 친구들, 형, 누나들도 다 따라 울었다. 아빠가 돌아가신 날은 1978년 7월 2일인데 난 보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 돌아가신지 한 달 후에 드디어 엄마가 동생들을 데리고 오셨다. 그런데 내가 마음을 굳게 먹고 엄마를 위로하려고 준비했던 말들은 다 어디로 가고 엄마를 보는 순간 “아빠!”하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엄마도 울고, 자리에 같이 있던 모든 분들도 다 우셨다.

- 앞으로의 생활을 걱정하자 엄마는 “그런 걱정은 엄마가 하는 거고, 너희는 전과 다름없이 놀며 공부나 하면 돼, 엄마가 다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마.” 하시며 아빠가 대천에 내려가신 후 어떻게 병상생활을 하였으며 얼마나 훌륭한 죽음을 맞이하셨는지 이야기 해주셨다. 아빠는 집에 가신 후, 거의 한 달 동안 물 한 모금도 마실 수 없어서 영양주사를 계속 맞으셨지만 몸은 말할 수 없이 야위셨단다. 그렇게 기운이 없으면서도 아프다는 불평은 한 번도 안 하시고 남겨진 우리만 걱정하셨단다. 엄마와 같이 하루에도 몇 번씩 묵주기도를 바치시고 매일 봉성체(신부님이 방문하여 성체를 영해주시는 것)로 성체를 영하시며 다가오는 죽음을 준비하셨단다. 엄마는 “인호야, 너도 꿋꿋이 너의 어려움을 이겨내며 명랑하게 사는 것이 아빠에게 보답하는 것이다.” 하셨다. 난 “그렇게 하겠습니다. 꼭 하고야 말겠습니다.”하고 결심했다.


< 쓸쓸한 여름 휴가 >
* 이야기 소재 : 미국 거주 이모, 아빠 병문안, 여행 취소

- 엄마는 나와 동생들을 데리고 외갓집으로 갔었다. 마침 미국에 계신 이모가 사촌들의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국에 나오셔서 같이 지내게 되었다. 이모는 모국을 방문하고 싶기도 하셨지만 아빠의 병이 완치될 수 없다는 것을 아시고 마지막 인사를 오신 것이다. 이모는 귀국하시자마자 그 다음날로 사촌들을 데리고 대천에 내려가 아빠를 만났다. 아빠는 이모의 손을 꼭 잡고 “고맙습니다. 먼 곳에서 일부러 이렇게 …” 라고만 하시고는 말끝을 맺지 못했다. 아빠는 이모가 서울에서 떠났다는 시간부터 초조히 시간을 자꾸 물어보셨단다. 이모는 많은 선물을 갖고 오셨으나 아빠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 학생 시절에 정구선수였던 이모는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엄마를 무척 위해주셨다. 몇 년 만에 돌아 온 이모 가족과 서울에 있는 다른 이모 가족들은 다 같이 여행을 가기로 했다가 우리 가족을 생각해서 그만두기로 하였다. 친척이란 이래서 좋은가 보다. 아픔도 같이 나누고 싶어 하니…. 하지만 엄마와 우리 형제의 외로움은 나누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오로지 스스로 용기와 인내를 갖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 엄마도 나도 동생들도 ….


< 최초의 인터뷰 >
* 이야기 소재 : 삼육재활원 대회장, 경진대회, 노래대회, 그림대회, 장려상, 교육방송 인터뷰

- 아빠가 안 계셔도 세월은 변함없이 흘렀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되었다. 다시 공부하고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잡고 평상시 생활로 돌아갔다. 그러던 중 10월에 한국특수교육협회와 문교부 주최로 삼육재활원에서 경진대회가 있었다. 연세재활원생들도 대부분 그림부문에 참가했다. 선생님에게 연락을 받은 엄마도 올라오셨다. 이튿날 우리는 휠체어, 그림도구, 소변기 등을 버스에 싣고 삼육재활원 대회장으로 갔다. 우리는 전국에서 모인 수많은 지체부자유 참가자들을 보고 놀랐다 그 중에는 소아마비로 인한 장애인이 가장 많았고, 뇌성마비 장애인도 꽤 되었다. 큰 강당에서 행사의 첫 순서로 각 학교별 노래대회를 했다. … 점심식사 후에는 기다리던 그림대회가 열렸다. 난 선생님의 도움 없이 입에 붓을 물고 물통에 붓을 빨아가며 열심히 그렸다. 이마에선 땀이 흐르고 붓을 꼭 물고 있는 입에선 침이 흘렀다. 나의 이런 모습을 창밖에서 선생님들과 엄마가 지켜보셨다. 여태까지는 공모전에만 참가했기 때문에 대회장에 나가 직접 나가 그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백 명의 장애아동들 중에서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어린이는 나뿐이었다.

- 잠시 후 수상자 발표가 있었다. 난 장려상을 받았다. 엄마와 나는 뛸 듯이 기뻐했다. 순간 아빠 생각이 났다. 우린 기쁨과 슬픔의 두 감정이 일어났지만 한 감정만 애써 표현하려고 했다. 나는 속으로 가만히 기도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장애가 있는 저를 내버리지 않으시고 이렇게 해낼 수 있는 힘을 주시니, 그리고 주님께서 그토록 사랑으로 돌봐주시니 엄마와 저는 모든 고통을 이기고 살 수 있을 겁니다.” 얼마 후 교육방송 프로그램의 사회를 보는 아나운서누나가 왔다. ‘고난을 극복한 장한 어린이’라는 방송의 인터뷰를 하러 온 것이다. 아나운서 누나는 “비록 몸은 장애가 심하나 우리 가운데 누구보다도 굳은 의지로 고난을 극복하는 장한 어린이를 소개하겠습니다.” 라는 말로 방송을 시작했다. 난 묻는 대로 대답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공상과학소설을 좋아하며 아인슈타인 같은 훌륭한 과학자가 되어 인류에 봉사하고 싶다는 이야기 등의 희망사항도 말했다. … 비록 내가 남보다 뛰어난 점은 없다 해도 나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다른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용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이 마음 놓고 공부하고 일하며 자립할 수 있고, 나아가 사회에 봉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세상이 되리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믿고 있다.


< 허전한 ‘메리 크리스마스’ >
* 이야기 소재 : 아빠 생각, 인하, 인하 아빠와 누나, 저녁미사, 음식과 복권 판매, 유치원 강당, 축제, 복권 추첨, 1등 당첨, 성모상, 자정미사

- 항상 실내에서만 사는 우리는 계절의 변화를 잘 느낄 수 없으나 그래도 창밖의 등나무 잎이 누렇게 물들고 바람에 팔랄팔랑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바쁜 중에도 우연히 창밖을 내다보다 그런 풍경을 보면 마음이 서글퍼지곤 했다. 대천에서 청라저수지로 야외미사를 갔을 때 사진을 찍어 주시던 아빠, 5년 전에 이 재활원에 함께 와 주신 엄마와 아빠, 서울에 오실 때 마다 선물들을 사 오시던 아빠! 아빠 생각에 울적해지곤 했다. 아빠 산소가 멀리 있어 가보지도 못했다. 내 옆 침대에는 인하라는 11살짜리 동생이 있다. 인하는 소아마비로 양다리가 마비되어 목발을 짚어야 겨우 다닐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아빠가 돌아가시고 한 달 뒤에 인하의 엄마가 돌아가셨다. 그래서 인하의 아빠와 누나가 엄마대신 자주 찾아오셨다. 인하의 아빠가 퇴근길에 들러서 인하의 손을 잡고 걸음마를 시켰는데, 그런 인하의 아빠의 얼굴은 무척 수척하고 쓸쓸해 보였다. 나는 아빠가 그리웠고 인하는 엄마가 그리웠을 것이다. 어느 누구나 이렇게 어려운 점이 있게 마련인가 보다. 그러나 이겨내고 넘어서서 명랑하게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성탄 축하파티 연습으로 바빠졌다. … 엄마는 “이틀만 있으면 성탄 전야 축제와 자정미사가 있는데, 동생 경미는 모든 음악 프로그램에서 반주를 하고 경란이는 연극과 무용을 하게 되었단다. 그리고 순서 중엔 어린이 코미디 프로그램도 있어.”하시며 내 마음을 들뜨게 하셨다.

-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미사 후 성당 마당에서는 천막을 치고 여러 음식을 팔았고 학생회에선 복권을 팔았다. 우리는 이 천막 저 천막을 돌아다니며 음식을 사 먹고 식구수대로 복권을 네 장 사 가지고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유치원 강당으로 갔다. 축제는 꼬마들의 귀여운 무용과 노래로 시작하였다. 한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복권을 추첨했는데, 우리 것 중애는 하나도 당첨되지 않았다. 번호를 부를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 했는데 끝내 당첨되지 않았다. 밤 11시가 되어 프로그램이 거의 끝나 가는데 동생들과 나는 기분이 나빠져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고 엄마를 졸랐다. 엄마는 이제 한 프로그램만 끝나면 마지막 1등짜리 복권 추첨이 남아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자고 하셨다. 잠시 후 “1등!”하고 번호를 부르는데 복권을 갖고 있던 경미가 무대 위로 막 뛰어 올라 갔다. 우리 복권이 1등에 당첨된 것이다. 상을 받기 전에 그 대가로 노래를 해야 한다고 해서, 우리 네 식구는 무대 위로 올라가서 ‘너하고 나는 친구가 되어 사이좋게 지내자’라는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상으로 커다란 성모상을 받았다. 우리는 모든 사람의 축하를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하느님이 아빠와 함께 있을 수 없는 우리에게 성모님을 보내신 것 같았다. 곧 엄마는 자정미사를 드리러 다시 성당으로 가셨다.


< 아줌마 친구들 >
* 이야기 소재 : 피아노 선생님, 인수 엄마, 약사 누나, 이 양 누나, 식사초대

- 그즈음 엄마는 피아노 선생님이 되셨다. 아빠가 계실 때는 동생들만 가르치시고 남들은 가르치지 않았는데, 아빠가 돌아가신 후부터는 피아노 선생님이 되셨다. 엄마한테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들은 대개 누나들과 아줌마들이었다. 그중 인수 엄마, 약사 누나, 이 양 누나 등 엄마한테 피아노를 배우는 8명의 누나들과 아줌마들이 다 나의 친구가 되었는데 휴가가 끝날 즈음에는 무척 섭섭했다. 그래서 엄마는 송별파티를 한다고 그분들을 초대하여 점심식사를 함께 하였다. 아줌마들과 누나들은 내 옷과 과자를 사 가지고 오셨다. 엄마는 미안해 하셨지만 난 기분이 좋았다. 아빠가 안 계셔서 쓸쓸하긴 했지만 여러 이웃들이 아주 잘 해주셔서 즐거운 성탄과 휴가를 보내고 다시 재활원으로 들어 왔다. 그 겨울 휴가가 대천에서의 마지막이었다.


< 재활원에서 나홀로 >
* 이야기 소재 : 구정, 재활원에서 홀로 지내기, 그림 그리기, 엄마 전화, 책읽기, 떡국, 신촌이모 방문

- 크리스마스와 신정을 집에서 지내고 왔는데 구정이 다가오니 또 울적해졌다. 아빠가 계실 때는 차가 있어서 엄마가 쉽게 오실 수 있었는데, 기차가 혼잡하기도 하고 겨우 하루를 쉬는데 대천까지 갔다 올 수는 없었기에 아예 집에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 대천의 엄마로부터 에서 장거리전화가 왔다. “인호야, 친구들은 다 외출했지? 넌 지금 뭐하고 있니?” 하시기에 “지금 그림 그리고 있어요. 엄마는 뭘 하세요?” 하고 일부러 명랑한 소리로 되물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대답하시자 “엄만 피아노나 치세요.”하고 말했다. 엄마도 내 마음같이 쓸쓸하신 모양이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엄마는 피아노나 치실 수밖에 없는 지금의 형편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다른 친구들이 하나 둘 다 나가고 아무 분간도 할 수 없는 아기들 두어 명과 나만 남았다. 나는 교실로 갔다. 책상 앞에 앉아서 읽다 만 ‘그리스 신화’를 폈다. 난 언제나 읽던 책을 덮어 둘 때는 그 쪽수를 외워둔다. 그래야 다시 읽을 때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이마와 혓바닥으로 책을 펼 수 있다. 책은 나의 쓸쓸함과 엄마를 보고 싶은 마음을 잊게 해주는 가장 고마운 친구이다. 이렇게 고마운 친구와 사귈 수 있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설날 아침에 재활원에서는 떡국을 주었다. 30명이 앉을 수 있는 식탁에 선생님과 둘이 앉아 선생님이 먹여주시는 떡국을 먹었다. … 며칠 전에 엄마가 보낸 편지에서 동생들과 같이 성당에 가서 아빠를 위한 연미사를 드릴 거라고 하셨으니, 오전엔 성당에 가셨을 테고 오후엔 철없는 동생들을 기쁘게 해주시려고 윷놀이라도 하며 보내셨을 것이다. 난 보지 않아도 엄마와는 잘 통한다.

< 나도 그분들처럼 >
* 이야기 소재 : 다정한 아줌마, ‘여성중앙’ 6월호, 대천에서 서울로 이사,
미옥이 누나 등

- 하루는 책을 보고 있는데 어떤 아줌마가 찾아오셨다. 아줌마는 “인호를 오늘 처음보지만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단다. 그래서 인호를 꼭 만나고 싶어서 왔어”라고 말씀하셨다. 어떻게 오셨는지를 묻자 아줌마는 엄마가 ‘여성중앙’ 6월호에 쓴 수기를 보고 오셨다는 것이었다. 아줌마는 엄마의 수기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재활원에 있는 우리 모두를 보러 꿀떡 한 광주리와 바나나 다발을 사 가지고 오셨다. 그 아줌마는 식구가 8명이나 되고, 희윤이와 희석이라는 두 아기도 두고 있다고 하셨다. 집안일만 해도 바쁘실 텐데 어쩌면 이렇게 신경을 써주시는 난 아줌마가 정말 고마웠다. 처음 보는 아줌마였지만 아주 가까운 친척처럼 생각되었다. 아줌마는 그 뒤에 두 아기를 데리고 오시기도 하셨으며, 바빠서 오지 못할 때는 편지를 보내주기도 하셨다. 이렇게 다정한 아줌마와 그 후에 서울로 이사 오신 엄마는 약속을 해 이곳 재활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셨다. … 엄마의 수기가 동기가 되어 신앙심 깊은 미옥이 누나와 항상 몸이 약한 영림이 누나, 또 멀리 사우디아라비아에 계신 아저씨 등 여러분을 알게 되었다. 그분들도 찾아와 주시거나 편지를 보내 주시며 따뜻한 인정을 베풀어주셨다. 남을 위해 마음을 써주는 것이 얼마나 큰일인지 나도 많이 배웠다. 나도 자유롭지 못한 몸이지만 남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노력하여 남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겠다.


< 우리가족 상경기 >
* 이야기 소재 : 서울로 이사, 재활원의 주말 외출, 연립주택 2층

- 아빠가 돌아가신 후 엄마는 무척 바쁜 생활을 하고 계시다. 훗날 내가 소아재활원 부속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퇴원해야 하기에 그때 집에서 같이 살게 될 것을 대비해 운전면허도 받아놓으셨다. 그러면서도 나와 가까이 살 수 있는 서울로 이사 오시는 것에 대해서는 결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셨다. 대천은 10년 동안 아빠와 정답게 사시며 우리 삼 남매를 낳으신 곳인데다 언제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슴없이 도와주시는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모든 교우들이 계신 곳이기에 차마 떠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엄마는 앞날을 위해 결단을 내리시고 드디어 서울로 이사 오셨다. 서울에 오신 후에도 엄마는 계속 바쁜 나날을 보내셨다 … 이삿짐도 대충 정리되었을 때, 마침 재활원에서 2주일에 한 번 외출하는 주말이 되었다. 재활원 생활 5년 동안 한 번도 주말 외출을 할 수 없었던 나도 이번엔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도로변에 잇는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들, 모습도 씩씩한 을지문덕장군의 동상을 보며 날아가는 듯한 기분으로 집에 도착했다. 낯선 동네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다 나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커다란 내가 걷지 못하고 엄마의 등에 업혀 가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다. 이젠 그런 시선을 받는 데 익숙해졌지만 왠지 좀 부끄러웠다. 그런데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나를 업고 연립주택 2층인 집으로 올라가셨다.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우리 삼남매는 서로 소리를 찌르며 껴안았다. 엄마는 웃으시며 우리를 보고 계셨다.


< 마음의 통로 >
* 이야기 소재 : 외할아버지 생신, 선물 준비, 외갓집 방문, 친척들, 엄마의 타이르기

- 식구들이 서울로 이사 온 뒤 나는 주말 외출도 할 수 있고 동생들과도 자주 만날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언젠가 내가 외출하는 주말이 외할아버지 생신이어서 엄마와 같이 능곡에 있는 외갓집에 갔다. 가보니 이모들, 이모부들, 사촌형제들이 다 모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라 무척 반가웠고 사촌형제들을 앞 다투어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사 후 아이들은 냇가로 나가 놀았으나 나는 휠체어를 갖고 올 수가 없어 나가지 못하고 방안에 가만히 누워있기만 했다. 처음엔 견딜만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우울해졌다. 재활원에서 나 같은 장애아끼리만 있을 때는 못 느꼈던 슬픈 생각이 들었다. ‘다른 형제들은 저렇게 신나게 뛰어다니는데 난 이게 뭔가?’하고 생각하니 괜히 눈물이 나서 울었다. 일하다 말고 들어오신 엄마가 “인호야, 답답해서 그렇지? 그러나 인호야, 신체장애 때문에 가끔 아주 어려울 때가 있다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단다. 세상을 네 마음대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마. 정상인과 어울려 살 때는 답답할 때도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우쳐야 한단다. 그러나 네 심정 엄마가 충분히 이해해.” 하시며 나지막한 음성으로 타일러 주셨다. 사실 엄마의 말씀이 옳다. 세상이 다 우리를 위해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다 우리 재활원 같을 수는 없다. 나는 혼자 누워 그런 생각을 하며 눈물을 삼켰다. …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주위 사람들을 웃기며 재미있게 이야기도 잘 하셨다. 엄마가 다시 명랑해져서 참 좋다고 하시는 이모들은 엄마 마음을 모르시는 것 같다, 그러나 난 알고 있다. 엄마의 진짜 마음을 …. 엄마와 나 사이에는 남이 모르는 마음의 통로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 희망의 돛이 되어 >
* 이야기 소재 : 세계 아동의 해, 자선초대전, 출품, 기념 패넌트, 특수학교 미술실기대회, 방송기자 취재, 우수상 수상, 신문기자 취재

- 올해는 ‘세계 아동의 해’라서 그런지 특히 우리 같은 장애아들에게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그 하나로 뇌성마미아이들을 위한 자선초대전이 한국뇌성마비아복지회 주최로 세종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렸다. 거기에는 뇌성마비아들이 그린 작품들이 전시되었고 기성 화가들의 작품들도 희사되었다. 나의 작품 ‘나무들’과 ‘얼굴들’ 두 점도 내 사진과 함께 출품되었다. 내 그림은 인기가 좋았다. 엄마가 가보셨을 때 ‘나무들’은 이미 팔려서 빨간 딱지가 붙어있었고, 그 그림 밑에는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리는 나의 사진도 붙어 있었단다. 아마 입으로 그린 그림이기에 더 관심이 컸나 보다. 기념 패넌트는 새마을 봉사단 총재께서 희사해 주셨는데, 그 기념패에는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리는 내 사진이 박혀있었다. 엄마는 무슨 보물이나 되듯이 그 패넌트를 방 한가운데 걸어두고 자랑스러워하신다. 그 후 경복궁에서 제1회 특수학교미술실기대회가 열렸다. 서울 시내에 있는 모든 장애아학교에서 400여 명이 모여 각기 그림솜씨를 자랑하는 행사이다. … 잔디밭에 나와 화판을 받쳐놓은 다음, 물통과 팔레트를 들고 계시는 엄마 곁에서 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가장 잘 그리며 좋아하는 나무들을 그렸다. 주위에서 에워싸고 그림 그리는 방법이 신기한 듯 보고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고 열심히 그렸다.

- 텔레비전 방송기자 아저씨들이 사진을 찍고 나에 관한 것들을 취재해 갔다. 그것은 그날 저녁 뉴스 시간에 보도되었고 ‘소년한국일보’에도 나의 사진과 기사가 실렸다. 우리는 무슨 큰 자랑거리나 되는 듯이 그 기사를 읽고 또 읽었다. 며칠 후에 그림대회 수상자 발표가 있었는데 우리 재활원에서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원유철이 최우수상을 받았고, 김동수와 내가 나란히 우수상을 받았다. 장학사 선생님이 우리 재활원에 오셔서 시상을 해주셨다. 그 후 신문사 기자아저씨가 나의 이야기를 기사화하겠다고 오셨다. 그래서 주말 화제란에 ‘어느 뇌성마비 소년의 인간 승리’라는 제목으로, 입으로 그리고 타자를 치는 이야기가 크게 실렸다. 난 갑자기 유명해진 것 같았다. 엄마가 말씀하셨다 “유명하다는 것과 행복하다는 것은 달라. 또 아무리 유명하다해도 지금 상태로는 특수하게 뛰어난 재주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 남과 다른 신체적 악조건에서 많은 노력을 해서 그렇다는 것뿐이니, 그것으로 마음이 들떠서는 결코 안 된다. 우리는 차분히 앞날을 개척하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만 한단다.” … 부모나 주위의 몰이해로 교육도 받지 못하고 방에 누워만 있을 우리 같은 장애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늘 속에 갇힌 그 모든 어린이들이 하루 속히 빛을 보며 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다른 선진국같이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나아가서는 직업도 가질 수 있어서 어른이 된 후에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복지사회가 하루빨리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 우리 지체부자유아 모두의 간절한 소원이다.

< 굿바이 마이 스쿨 >
* 이야기 소재 : 6년을 살아 온 정든 터전 연세재활원, 초등학교 졸업 예정 4명

- 아름다운 잔디밭과 장미에 둘러싸인 아담한 연세재활원! 집을 떠나 거의 6년을 살아온 정든 나의 터전! 나와 같은 처지의 어린이들이 아무 부족함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온실같이 따뜻하고 평화로운 곳! 난 이제 이번 크리스마스와 겨울을 지내면 이곳을 떠나야 한다. 초등학교 과정만 있는 이곳에 더는 머무를 수가 없다. 엄마 같고 누나 같고 친구 같은 정든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분들. 이제 우리는 이곳을 졸업하고 뿔뿔이 헤어져야 한다. 내면에 졸업예정인 학생들은 나를 포함해 4명이다. 그중 유철이와 수미는 그래도 장애가 가볍기 때문에 일반 중학교 진학을 지망하고 있다. 불편한 몸이라도 일반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교육법이 통과되어서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 엄마! 합창해요 >
* 이야기 소재 : 숲의 풍경 그림, 신부님에게 선물, 초등학교 졸업예정, 아빠의 유언,
합창

- 우리 가족은 이제 아빠도 안 계시고 정든 고향도 떠나, 낯선 서울에서 새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엄마는 대천을 떠나오신 후에도 고향의 고마운 분들을 잊을 수가 없으시단다. …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기 위해 대천을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 난 우리 가족이 이사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내가 좋아하는 숲의 풍경을 정성껏 그렸다. 내가 처음으로 성체를 영하게 해주셨고 아빠가 죽음을 잘 맞이하게끔 도와주신 신부님께 드리기 위해서다. 몸은 떠나도 우리의 마음만은 영원히 고향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전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제 내 나이 13살이다. 내년이면 초등학교도 졸업한다. 아빠가 마지막으로 내게 남기신 말씀을 나는 잘 기억한다. “하느님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시단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인호에게는 꼭 희망적인 길이 열릴 것이다.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여 엄마와 동생들에게 항상 기쁨을 주며 꿋꿋하게 살아다오.” 아빠가 안 계시더라도, 내 몸이 불편하더라도, 난 굳세게 살아갈 것이다. 엄마, 합창해요! 하느님과 아빠가 뒤에서 우리를 지켜주실 거예요.


< 서쪽 나라에서 >
* 이야기 소재 : 어머니(이선화)의 글, 미국에서의 이민 생활, 인호, 경민, 경란

- 미국으로 이민 온 지 20여 년이 흘렀다. 이곳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외곽도시인 ‘노스리지’에 도착했을 당시 나는 39살이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인호(14살), 경미(13살), 경란(12살) 이를 데리고 막연히 고국을 떠났던 것이다. 모든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기 위해서였다. … 인호는 특수고등학교에 입학시키고 경미와 경란이는 우리가 살던 아파트 부근에 있는 중학교에 입학시켰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지체장애 학생들은 대부분 지능에도 장애가 있기에, 학교 측에서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더구나 언어장애까지 있는 인호에게 당연히 지능장애가 있을 것이라고 오해했다. 난 학교에 찾아가 인호는 신체에만 장애가 있지 지능에는 장애가 없고 한국에선 어려운 수학을 배웠다고, 짧은 영어로 몇 번 되풀이하다 그만 울어버렸다. 그러자 교장과 담임선생님은 특수학교 바로 옆에 있는 일반 고등학교에 수학시간만 우선 보내보자고 결정을 내렸다. 다음 해, 인호는 일반 고등학교로 옮겨 건강한 학생들과 같은 교실에서 전 과목 수업을 받았다. 인호는 ESL(영어가 제2외국어인 학생들이 공부하는 반)부터 시작해서 12학년(고3) 때는 전 과목 우수반으로 편입되었으며 우수상인 금상을 받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 8학년(중2) 때 전학한 경미도 ESL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날에도 역시 금상을 받았으며 졸업생 중 ‘학교를 빛내준 학생’ 한 명에게 주는 장학금 1,000달러도 받았다. 전 과목 A학점을 받았을 뿐 아니라 피아노 콩쿠르에서 여러 번 우승하였고 학교합창단의 반주자로 공헌했기 때문이다. 7학년(중)부터 시작한 경란이는 고등학교 졸업 때 우량상인 은상을 받았고 미술부문에서 재질을 보였다. 하루는 학교에서 미술전시회 초대장이 와서 가보니, 로터리 클럽 후원으로 경란이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다. 학교에서 미술시간마다 그린 작품들을 표구하여 출품한 것이었다.

- 이제는 아이들 모두 서른 넘은 성인이 되었다. 인호는 버클리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워싱톤 D.C에 있는 가톨릭대학에서 천체물리학 석사과정을 이수하던 중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백악관에 직접 초대받는 영광까지 얻었다. 또 석사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다시 주립대학에서 특수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박사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필수 준비과정으로 4년간 고등학교 교직생활을 했다. 지금은 교육청에서 일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라스 캠퍼스UCLA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경미는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USC에서 피아노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 강사가 되었는데, 내과의사인 남편과 두 살 된 아들 캐빈과 잘 살고 잇다. 경란이는 어빙대학교UCI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후 검안 의대를 졸업하여 검안의사가 되었으며, 외과의사인 남편과 신혼의 단꿈을 즐기고 있다.

- 아이들이 모두 대학으로 떠나보낸 후 아파트에 혼자 남게 된 나는 학생 시절에 못 다한 음악 공부를 다시 하기로 결심했다. 마흔다섯 살에 대학 1학년생이 된 나는 반도 알아듣지 못하는 강의를 녹음해 운전 중 되풀이해 듣고 아들딸 같은 급우들에게 노트를 빌려 복사해서 공부했다. 드디어 3년 후에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에는 보조교사 시험을 거쳐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다. 아이들이 대학으로 떠난 후 7년간 아파트에서 혼자 살았는데, 꿈에도 원하던 정원이 넓은 집을 9년 전에 구입하여 지금은 인호, 타미(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다 … 토요일마다 놀러오는 손자 캐빈과 정원에서 노는 것도 기쁘고 타미와 장난치는 것도 재미있다. 내 학생들에게 전염된 기분으로 젊게 사는 것도 즐겁다. 아빠 없는 유년 시절을 보내고 낯선 세상에 뚝 떨어져 걸음마도 배우지 않은 채, 뛰어서 사춘기를 넘긴 내 아이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복을 주심에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뼈를 깎던 고독의 폭풍을 잠재워 주신 하느님의 위대한 은총에 감사드리며 이젠 꽃, 나무, 그리고 타미와 더불어 소박하게 살고픈 나의 ‘아메리칸 드림’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 2005년 봄 이선화

 

# 135 독서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136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두 여인의 만남 ] 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

- 지은이 : 마리아 청년운동
- 옮긴이 : 김인규
- 펴낸데 : 가톨릭출판사
- 출판일(발행일) : 2000. 6.25 – 173p
- 내 용 : 두 여인(성모님, 카타리나 라브레)의 만남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


[ 표지의 글 ]

이 책은 뤼 뒤 박의 메시지에 대한 묵상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파리의 심장부에 있는 한 소성당에서, 성모 마리아께서는 카타리나(가타리나) 라부레를 찾아오시어 그녀에게 이 세상을 위한 애정 어린 메시지를 말씀하신다. … 메달이 라는 방법을 통하여 성모 마리아께서는 당신이 하느님 사랑의 신비에 마음을 열었듯이 우리도 마음을 열도록 초대하시면서 하나의 징표를 주신다. 그래서 우리는 우 리 자신을 다른 사람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하 는데 투신할 수 있게 된다. 그들과 함께 우리는 정의가 지배하는 새로운 세계를 건설 할 수 있게 된다.

[ 차례 ]

추천의 글 1,2/ 머리말/ 소개

제1부 : 목격자, 가타리나 라부레
제2부 : 발현
제3부 : 원죄 없으신 잉태에 관한 조명
제4부 : 그들의 생애 속에 계시는 성모 마리아
제5부 : 뤼 뒤박의 우리 성모님과 함께 하는 기도
부 록 : 기적의 메달 성당에서 발간된 홍보유인물


[ 추천의 글 ]

< 추천의 글-1 >
- 우리가 성모님을 공경하고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성모님이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사랑했기”(마태 22,37) 때문이다. 즉, 그리스도인들이 행해야 할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는 모범을 직접 보여 주셨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걸어야 할 십자가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뤼 뒤 박(Rue du Bac)에서 카타리나 수녀에게 나타난 성모님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성지순례 중 파리에서 꼭 방문하는 성당이다.

- 성모님의 메시지들을 성서와 연관시켜 소개하고 있으며, 또 오늘날 우리가 그 메시지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묵상케 하는 방법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이 책을 통해 성모님 발현의 의미를 올바로 이해하고,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 정의철 신부

< 추천의 글-2 >
- 전 세계적으로 기적의 메달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기적의 메달을 목에 걸고 다닌다. 이 메달의 제작 과정과 그와 관련된 성녀 그리고 메달에 대한 확실한 메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어 메달의 의미가 가끔 왜곡되기도 한다, …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성모님과 침묵의 성녀 카타리나 라부레 이 두 여인의 만남을 생생하게 보여 줄 뿐 아니라 성모님께서 은밀히 털어놓으신 메시지를 친밀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라 생각한다. 성모님께서 특정한 장소에서 발현 하실 때 그 곳의 현실적 상황과 관련된 복음을 반복하여 외치신다.

- 성모님께서 성녀 카타리나가 주님의 말씀을 깊이 새기며 살았던 삶을 우리도 함께 참여하여 같은 길을 걷도록 초대하고 있는 것이다. 4단계(찾아라, 반기어라, 충만한 삶을 살아라, 봉사에 투신하라)의 각 주제마다 카타리나의 체험을 생생하게 들려주면서 그것을 잘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는 설명 그리고 이에 맞는 복음 말씀을 제시하여 묵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주제마다 제시된 내용들을 묵상하는 모든 이들이 성모님께서 주신 참 메시지를 발견하고 그 안에 숨겨진 주님의 뜻을 찾아 그 뜻대로 삶을 투신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성빈첸시오아바오로 사랑의 딸회 강 레지나 수녀


[ 머리말 ]

- 이 책은 뤼 뒤 박(Rue du Bac)에서의 발현에 관한 많은 질문들 때문에 씌어졌다. 카타리나는 성모님이 제시해 준 세계에 관한 어떤 메시지의 요점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었다. 메시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써 복음의 기쁜 소식을 누리라는 부르심이요, 마음을 변화시키라는 부르심이요, 특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하여 자기 자신을 헌신하라는 부르심이다. 성모님과 카타리나는 뤼 뒤 박에서 만났는데, 이 소성당은 비천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늘 모여드는 곳이었다. 성모님은 당신을 무염시태로서,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기쁜 소식의 증언자가 될 것을 제일 중요한 사명으로 삼고 있는 교회의 모델로서 당신을 정의하셨다.

-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사목서한 ‘구속자이신 그리스도의 파견’에서 이 점을 우리에게 상기시키고 있다. 즉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윤리적, 인격적 상태에 관계없이 우선적인 배려를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도록 하느님의 모상 안에서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지음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모상은 손상당하고 심지어는 모욕당하고 있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들을 보호하시며 사랑하고 계신다.” 카타리나는 전 생애를 통해 이러한 복음적인 메시지를 증언했다. 이 소책자는 어떤 것을 증명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의 일상적인 삶을 위한 약간의 통찰력을 얻도록 도와주려는 것뿐이다. 카타리나에게 찾아오셨던 방법으로, 성모님은 우리의 회개를 통하여 우리의 삶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발견하도록 도와주시기 위해서 오셨을 것이다. - 국제마리아 청년운동의 총 지도신부 리챠드 맥컬렌


[ 소개 ]

< 파리 뤼 뒤 박 >

- 소성당 : 파리의 한복판에 있는 한 소성당. 이곳은 전 세계, 각계각층으로부터 온 수 백만 이상의 남녀 어른과 어린이들이 기적의 메달 성모님께 기도하기 위해서 매년 찾아오기 때문에 설립된 성당이다. 1830년 이 소성당에서 성모님은 카타리나 라부레에게 하나의 특전으로서 당신 자신을 보여 주셨다. 성모님이 특별한 장소에 참여하실 때에는 그 시대의 실제 조건과 연관하여 복음에 대한 외침을 반복하신다. 만약 순례의 장소들에서 오늘날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면, 그 장소들에서 다음과 같은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즉, 서로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형제자매로서 사는 것을 배우며 친교를 이루는 곳이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투신하도록 깨닫게 하는 곳이다. 그 장소들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하는 곳이다. 성모님은 우리의 삶 안으로 그리스도를 맞아들이는 방법을 보여 주시기 위해 계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그분을 알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도 거기에 계신다.

- 메시지 : 이 소성당에서 성모님은 세상을 위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녀는 크리스찬들에게 예수께서 초대하시는 모임을 일깨워 주시는데 그 모임은 함께 성찬례를 거행하는 모임이며, 그 성찬적 모임에 의해 거듭나기 위하여 성령을 영접하는 모임이다. 성모님은 하나의 징표를 남겼다. 이 징표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이 징표를 통하여 하자없으신 성모님은 당신 자신을 우리의 어머니로서, 그리고 교육자로서 우리에게 드러내셨다. 그분은 우리를 예수님께로 인도하는 것이다. 성모님은 또한,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세계는 정의의 세계라는 점도 되풀이해서 말씀하신다. 보다 정의로운 세상을 건설하려는 모든 사람들과 협력하시기 위하여 젊은이들의 운동이 결성되기를 요구하신다. 이러한 운동 안에서 모든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하게 될 것이며, 그리하여 버림받은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를 지니는 보다 나은 미래의 건설자가 되는 법을 배울 것이다.


[ 제1부. 목격자 카타리나 라부레 ]

< 카타리나 라부레(Catherine Laboure) >

- 카타리나는 프랑스 파리 부르고뉴지방의 한 시골 마을인 휑레 무티에르에서 1806년 5월 2일에 태어났다. 거기서 그녀는 형제자매와 부모님들과 함께 평화로운 행복 속에서 9년간을 살았다. 카타리나는 생존한 10자녀 중 8번째였다. 불행하게도 1815년 카타리나는 아홉 살 나이에 고아가 되었다. 그녀의 어머니 마들렌이 돌아가신 것이다. 카타리나가 12살이 되었을 때에, 그녀의 언니는 성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의 수녀가 되기 위하여 농장을 떠났다. 그래서 카타리나는 농장 일을 대신해야 했다. 그리고 카타리나는 아버지와 여덟 형제자매들을 위해서 밥을 짓고 빨래를 했다. 카타리나는 읽고 쓸 줄을 몰랐다. 그녀는 18살 되던 해에 읽기를 배웠다. 스무 살이 되었을 때, 그녀는 파리로 가서 노동자 식당에서 요리하고 시중드는 사람으로 취직했다. 그곳에서 카타리나는 노동자와 돈 없는 사람들의 비참함을, 그리고 어린나이에 공장에서 일하는 어린이들의 비참함을 알게 되었다. 복음을 잘 숙지하고 있었던 그녀는 오로지 하느님께만 속해 있기를 원했다. 그녀는 비천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권리를 박탈한 사람들, 거의 잊혀진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등, 이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예수께서 “미소한 이에게 한 모든 것은 곧 나에게 한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을 알고 있었다.

- 1980년 4월, 카타리나는 ‘사랑의 딸 수녀회’의 수녀가 되었다. 그 당시 그녀의 나이는 24세였다. 그녀는 파리의 뤼 뒤 박에 있는 ‘수녀회원 모원 수련소’에서 수련에 전념했다. 카타리나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를 대단히 좋아했는데,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우리의 주인’이라고 부를 만큼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한 사람이다. 그녀는 이러한 사랑과 자비심이 되살아나야 한다고 여겼다. 이러한 그녀의 바램은 더욱 열렬해졌다. 하느님께 대한 그녀의 열정이 이렇게 강해졌기 때문에, 하나의 특전으로써, 그녀는 뤼 뒤 박에 있는 소성당에서 두 번(7.18/ 11.27)에 걸쳐 동정 성모님을 뵙게 되었다. 거기서 성모님은 세상을 위한 메시지를 카타리나에게 전해 주었다. 수련기간을 다 마친 카타리나는 1831년 2월 5일 파리의 동남부 근교에 있는 빈민가로 보내졌는데, 거기에서 그녀는 극빈자수용소(救貧院)에서 노인들을 돌보았다. 카타리나는 비참함이 만연되어 있는 노동자 계층 지역에 있는 이 수용소에서 자신의 모든 삶을 보냈다.

- 강하고 늘름한 일꾼 카타리나는 여러 가지 빈곤과 고통스러운 처지에 직면하였다. 그녀는 병자들을 간호했으며 집이 철거될 위험 속에 있는 이들을 위해 집세를 낼 방법을 궁리하기도 했다. 그녀는 두 차례(1948, 1871) 일어났던 혁명(정치, 종교상의 이유나 전쟁으로 인한)중에는 피난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다. 이러한 일들로 인하여 그녀는 체포당할 뻔 했다. 그녀는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서 음식을 마련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갔는데, 그들의 정치적 혹은 종교적 신념은 거의 개의치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저항할 수 없는 하느님의 선한 힘이 간직되어 있었다. 단순하고도 겸손한 봉사생활 45년이 지난 후 카타리나는, 그녀의 나이 70세가 되는 해인 1876년 12월 31일에 눈을 감았다. 카타리나는 1933년에 ‘복자’롤 선포(5.28)되었으며, 그 후 1947년 7월 27일에는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서 ‘성인(聖人)’으로 시성되었다.


< 카타리아나 생애의 사회, 정치, 경제, 종교족 상황 >

- 1815년, 프랑스 국민들의 85%는 아직도 시골에서 살고 있었다. 혁명가들과 제정 통치자들은 소규모적이거나 중소 규모의 소유주들을 지지했지만, 여전히 자기 땅 없이 날품팔이로 혹은 가사노동자로 고용되어 있는 수백만의 소작농들이 있었다. 1815년 이후부터 옛 귀족들의 위신은 쇠퇴하게 되고, 조금씩 중산층이 힘을 얻게 되었다. 석유, 철, 섬유 및 증기 기관을 이용한 대규모의 프랑스 산업 혁명이 시작된 것은 바로 이 시기 동안이었다. 이 시기에 경제가 크게 번영했다. 이러한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많은 소작인들이 자신의 생계유지를 위해서 도회지로 나갔으나, 생활 상태와 근로 조건은 극히 어려웠다. 게다가 생활품들은 공평치 않게 분배되었다. 19세기 전반에, 노동자들은 사회 전반적인 부의 증가와는 대조적으로 처참한 생활조건 아래서 살고 있었다. 중산 계층의 번영은 바로 노동 계층의 비참한 생활 조건의 반대급부였다. 그래서 교회와 노동자들 사이에는 틈이 생기게 되었다.

- 뤼 뒤 박에서 동정 성모 마리아께서는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가져야 할 관심을 다시금 일깨워 주셨다. 그 당시의 교회는 어느 특정한 사회계층에만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개방되어 있지 않았다. 도회지의 노동 계급들은 기근과 어린이 노동과 문맹과 질병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 기근 : 노동과 생활 조건은 대단히 나빴다. 그 얼마 안 되는 봉급을 타기 위해서 하루에 12시간에서 16시간에 이르는 노동을 해야 했다. 그들의 집은 건강에도 나쁘고 누추했으며, 음식은 보잘 것 없었고, 위생 시설은 아예 없었다. * 어린이 노동 : 10세에서 12세 나이의 어린 소녀들이 아침 4시나 5시부터 저녁 10시나 11시 심지어는 자정까지 일을 했다. 8세 나의의 어린이도 광산에서 일을 했으며, 그보다 더 어린 아이들은 직물 공장에서 일을 했다. * 문맹 : 5세에서 15세에 이르는 프랑스 어린이들의 절반은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했다. * 질병 : 일을 해야 하는 어린이들에게 닥친 또 하나의 결과는 취약한 그들의 건강이었다. 곱사병과 부상으로 고통당하는 대다수의 어린이들이 해고되었으며, 그들은 ‘의료게시판(고통 받는 어린이들이 치료의 대상이 아니고 단지 의학적 관심임을 나타내는 용어)’이라 불렸다.

‘참고 도표 : 1804~1879년 사이의 프랑스 정치상황’ - 생략

< 봉사의 생애 : 1831~1876 >

- 파리의 남동쪽 가난한 교외에 있는 ‘뢰이유’에서 카타리나는 뤼 뒤 박 성모님의 메시지를 따라 단순함과 용기, 충실성을 지니고 겸손하게 전심을 기울여 살았다. 성모님께서 그녀에게 계시해 주신 이 메시지는 복음과 다른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의 부르심으로, 예수님으로부터 우리에게 오게 될 하느님의 사랑을 반겨 맞으라는 부르심이요, 회개하라는 부르심이요, 봉사하라는 부르심이었다. 46년 동안 카타리나는 구빈소에서 노인들과 그 지역의 가난한 이들, 고통 받는 사람들, 슬퍼하는 사람들, 천한 사람들을 돌보면서 살았다. 그녀는 그들 모두를 사랑했으며, 그들이 행복하게 되기를 바랐다.

- 그녀가 수련을 하는 몇 달 동안은 기쁨과 성령의 감도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레이유에 부임한 카타리나는 인간의 비참함에 부딪히게 된다. 즉 노인의 외로움, 노동 계층을 지치게 하는 노동, 건강을 해치게 만드는 그네들의 생활 여건, 심리적 고민, 알코올 중독 등이 그것이었다. 카타리나가 별난 일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영성은 일상적인 생활의 영성이었다. 즉 사람들의 희망과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 매일 매일 같은 일을 받아들이며,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주면서 모든 일에 당신의 애정을 함께 나누기 위하여, 그들과 만나는 일에 착수한 것이다. 카타리나는 그녀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언제든지 하느님을 사랑하는 단순한 방법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사람들이 하느님에 대해 별 관심 없이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고 있을 때조차도 성령께서 그들 안에서 이미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늘 한결같은 사랑으로 그들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그들에게 회심이 일어나도록 하느님께 맡겨 드렸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했다.

- 발현 당시 성모님께서 요구하신 바에 따라 카타리나는 1838년에 설립된, 젊은이들을 위한 새로운 마리아 운동의 조직과 발전을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이 운동은 노동 계층 지역에 사는 젊은이들에 대한 인성교육과 크리스천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이들 젊은이들은 그 나이에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문맹이었으며, 또 학교에 다니는 것도 방해받고 있었다. 카타리나는 자신의 형제자매들에 대한 겸손하고도 단순한 봉사로 보낸 삶 속에서 그리스도를 묵상하는 증인이었다. 그녀는 참으로 깊이 있게 복음을 생활화한 사람이었으며, 또한 자신의 시대의 문제점들을 나누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이러한 그녀의 영성이야말로 1830년 성모님 발현 시에 그녀에게 건네진 메시지의 신빙성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카타리나는 단지 하나의 목격자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먼저 그 메시지를 믿는 신앙인이었다.


[ 제2부. 발현 ] -p43

< 뤼 뒤 박의 메시지 – 복음을 일깨워 주는 것 >

“내 형제들을 찾아 가라. 그리고 그들에게 전하여라”(요한 20,17)

- 뤼 뒤 박 사건은 수녀인 카타리나 라부레와 성모님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이다. 자모이신 하자 없으신 성모님은 성교회의 어려움을 도와주시기 위해서 이러한 방법으로 보여 주신 것이었다. 성모님은 단순한 말씀과 몸동작으로 복음을 되풀이하여 말씀하셨고, 또 세상에 메시지를 전달할 메달을 선사하셨다. 그 이래로, 뤼 뒤 박의 메시지는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과,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이러한 만남을 살아가라는 부르심인 것이다. 그것은 카타리나의 생활 여러 면에서 발산되는 빛, 곧 복음의 빛을 향해 각자의 삶을 활짝 열어젖히는 시간을 내라는 하나의 초대인 것이다. 그 메시지는 4단계로 요약된다.

* 만남의 시간 : 진실하고 깊이 있는 우정을 누리며 산다는 것은 경이로운 현실이다. 질적으로 모든 관계는 하느님의 어떤 것을 드러내 준다. 사랑자체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처럼 우리도 그렇게 사랑으로 살 수 있도록 힘을 주신다.

* 기도의 시간 : 사랑 자체의 모델이시며 원천이신 하느님을 관상한다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더 강렬한 삶으로 연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사랑의 바다에 젖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의 사랑을 영접할 때, 우리는 서로 서로 하느님 품 안에서 발견되는 나눔과 결합의 생활을 누리도록 초대되는 것이다.

* 진리의 시간 : 하느님의 사랑을 만나게 되면,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진리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하느님의 사랑은 진정한 자유의 통로로 우리를 인도한다. 하느님의 진리는 진실하고도 영속적인 관계를 정립하고 싶은 욕구를 우리 안에 일깨워 준다.

* 투신의 시간 :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삶은 모든 이에게 정의를, 보다 나은 자원의 분배를, 생필품의 더 올바른 사용을, 그리고 그 누구도 제외시키지 않음을 소망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교회의 일원으로서 평화와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전파를 위해 투신함을 의미한다.


< 발현의 역사 >

- 1830년 4월에 카타리나는 뤼 뒤 박 수녀회의 모원에서 수련생활을 시작했다. 그녀가 하나의 특전으로서 뤼 뒤 박 소성당에서 동정 성모 마리아님을 만났던 것은 이 수련 기간이었다.

- (첫 발현 1830년 7월 18일) 카타리나는 이렇게 기록했다. 밤중에 어떤 이상하고 신비로운 소년이 침대 발치께에 있었는데, 그는 어서 일어나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복되신 동정녀께서 당신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카타리나는 그 소년을 따라갔다. 그 소년은 나를 앞장서 갔으며,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광선이 발산되어 나의 왼쪽을 비추었다. 카타리나는 소성당에 도착했고, 다음날에 있을 대미사를 위해 놓여 있는 지도신부님의 의자 왼편 지성소에 멈추어 섰다. “여기 복되신 동정녀께서 계십니다.” 하고 그 소년(안내자)이 말했다. 그때에 나는 동정녀께 다가가, 제대 앞 계단 위에 무릎을 꿇고, 나의 손을 복되신 동정녀의 무릎 위에 놓았다. 그곳에서 나는 내 일생에서 가장 감미로운 순간을 체험했다.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나에게 내 영적 지도자나 그 밖의 다른 것들에 대해서 내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셨다. “하느님께서 너에게 사명을 부여하려 하신다. 앞으로 너는 반박을 받게 될 것이다.”

- 카타리나는 자기에게 주어질 말씀들과 비전들을 자신 있게 서술해야 했다. 그것은 메달 제조와 관련된 것이었다. 성모님께서는 “이 세상은 사악해 질 것이다. 온 세상이 온갖 종류의 불행으로 뒤덮일 것이다. 그러나 믿음을 가지고 구하면 모든 사람에게 은총이 내려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리아께서는 새로운 청년 협회의 설립에 대한 계획을 카타리나에게 전달하셨다. 카타리나는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마쳤다.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거기에 머물러 있었는지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이라고는 그분이 떠나가실 때, 무엇인가 소진되어 버린 것 같았다. 그 때 만남은 2시간 반 동안 지속되었다. 아침이 올 때까지 꼬박 깨어 있던 카타리나는 자신이 꿈을 꾸었던 것은 아님을 확신했다. 카타리나는 자신의 영적 지도자인 알라델 신부님에게 이 발현을 말씀드렸다. 그러나 그는 그 이야기에 관해서 의심을 품게 되었다.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다. 4달 후에, 카타리나는 또 새로운 메시지를 받도록 약속이 되어 있었다.

- (두 번째 발현 1830년 11월 27일)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기간인 대림 제1주일, 밤샘 기도를 하는 토요일이었다. 소성당에서는 공동기도 중이었다. 침묵 속에서, 카타리나는 또 다시 그분이 오시는 소리를 들었다. 이번에는 복되신 동정녀께 중앙 제대 오른 편에 나타나셨다. 마치 ‘태양을 입고’(묵시 12) 계신 것처럼 현란한 광채에 휩싸여 있었다. 카타리나는 거의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다른 이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카타리나는 마치 그림이 서로 섞인 듯한 두 개의 그림을 보았다. 첫 번째 그림에서, 마리아께서는 당신의 발로 뱀을 밟으신 채로, 지구 모양의 반구 위에 서 계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분은 손에 금빛 나는 작은 구형체를 들고 계셨다. 두 번째 그림에서 마리아의 손에서 빛줄기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 빛은 마리아님이 서 계신 구형체를 비추고 있었다. 바로 그때 카타리나는, “저 빛은 마리아께서 세상 모든 이를 위하여 얻으신 은총의 상징들이다.”라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러고 나서 메달 형상의 원이 그 발현 주위에 형성되었다. 위 부분에서, 카타리나는 반원의 상단부에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기도문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 ‘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의탁하는 저희들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그리고 나서 그 메달이 뒤집혀지고, 카타리나는 메달의 뒷면도 볼 수 있었다. 거기에는 마리아의 첫 글자 M자가 십자가로 덮혀져 있었고, 그 아래로 두 개의 심장이 있었는데, 하나는 가시나무관이 씌어져 있었고 다른 하나는 점으로 꿰뚫려 있었다.

- 그때 카타리나는 이런 소리를 들었다. “이러한 형태로 만들어진 메달을 지녀라. 믿음을 가지고 그 메달을 몸에 지닌 사람은 모두 커다란 은총을 받을 것이다.” 카타리나는 고백소에서 알라델 신부에게 이 새로운 발현도 말씀드렸다. 겸손하고 단정한 그녀는 전 생애 동안 자신이 알려지게 되는 것을 거절했다. 그녀에게 있어서 정말 주요한 것은 메시지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침묵의 성녀’라고 불리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수녀회의 지역 공동체를 책임지고 있던 수녀가, 1830년 마리아께서 카타리나에게 발현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카타리나가 죽기 얼마 전인 1876년이었다. 그 첫 메달은 1832년에 만들어졌다. 끔찍한 전염병인 콜레라가 파리에 발생하여 많은 이가 죽었다. 메달은 병원에 있는 아픈 사람들에게 나뉘어졌다. 그리고 아픈 사람들이 치유되었다. 그들은 “이 메달은 기적의 메달이다!”라고 말했다. 메달 자체가 기적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니다. 기적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사람들은 그 메달에서 짧게 되새겨주는 복음서의 기쁜 소식이 사람들의 마음과 생활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차츰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 해가 지남에 따라 그 메달은 전 세계 도처에 전파되었다. 카타리나의 임종 즈음에는 십억만 개 이상의 메달이 이미 보급되었다.


< 11월 27일과 7월 18일의 메시지를 읽는 길잡이 >

- 다음은 뤼 뒤 박의 메시지를 다시 읽는 관점에 대한 제안이다. 풍요로운 이 메시지를 탐구하는 데에 많은 방법이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어지는 본문에서 제안되는 방법은 동일하다. * 펜슬(pencil) 아이콘 : 카타리나가 준 설명 * 촛불(candle) 아이콘 : 도움을 주는 해설 * 성서(bible) 아이콘 : 하느님의 말씀으로부터 오는 깊은 의미 * 사람(people) 아이콘 : 우리가 반성하도록 용기를 주며, 그것을 우리의 생활과 연결시키는 몇가지 질문들

[ 1980년 7월 18일, 마리아께서는 카타리나의 생애
한가운데에서 그녀를 만나신다 ] -p59

- 마리아께서는 이 단순하고 교육조차 받지 못한 시골 처녀인 카타리나 라부레와 의미 있는 만남을 위해서 시간을 내셨다. 거기에는 만남의 기쁨뿐만 아니라, 명확한 사명에 대한 부르심은 물론 그녀의 전 인생을 함께 나누시겠다는 뜻도 있다. 오늘날에도 마리아께서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하나의 징표를 주신다. 그녀는 다음의 4단계를 포괄하여 카타리나가 걸었던 길과 똑같은 길로 따라오도록 우리를 초대하신다.

* 찾아라 : 찾는다는 것은 자신으로부터 빠져나오려는 어려움을 감수하는 것이며,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만나기 위해서라도 사물을 보는 자기만의 방식을 버리는 것이다. (일어나 오너라/ 빛을 선택하라/ 너의 마음을 준비시켜라/ 보는 법을 배워라.)

* 환영하라 : 환영한다는 것은 보다 풍요로운 삶의 질을 가져오는 더 강렬한 삶으로 자신을 여는 것이다. (과감히 마주하여라)

* 충만한 삶을 위하여 : 충만한 삶을 산다는 것은 삶을 보다 더 의미 있게 하기 위하여 삶을 함께 나누는 것이며, 그래서 각자 자신의 특별한 삶의 질을 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너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너에게는 가능성이 있다/ 사건에 주의를 기울여라)

* 봉사하는 삶에 투신하라 : 하느님의 생명에 접하는 것은 바로 다른 사람들의 삶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즉 그들의 호소를 듣는 것, 해답을 발견하기 위해서 그들과 함께 일하는 것, 그들의 모습 안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발견하는 것이다.
(성찬의 삶을 살아라/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라/ 그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라/ 매일의 생활에서 교회적인 삶을 살아라)

# 본문에서는 펜슬(pencil), 촛불(candle), 성서(book/bible), 사람(people)의 아이콘들은 뤼 뒤 박의 메시지를 다시 읽는 관점에 대한 제안들이다. 이중에서 펜슬 아이콘(카타리나가 준 설명)과 성서 아이콘(하느님의 말씀으로부터 오는 깊은 의미) 만을 발췌하여 메모함.


[ 찾아라 ]

< 일어나 오너라 >

- 펜슬(pencil) : -> 카타리나가 준 설명나는 커튼을 열어졌혔다. 한 소년을 보았는데,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빨리 일어나서 소성당으로 가보세요. 복되신 동정녀께서 당신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 성서(bible) : -> 하느님의 말씀으로부터 오는 깊은 의미예수님께서 그곳을 떠나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 오너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마태 9,9).

< 빛을 선택하라! >

- 펜슬 : 나는 그 소년을 따라갔다. 그가 지나가는 곳마다 밝은 빛이 발했다. 우리가 지나가는 곳마다 모든 빛이 비춰졌으며, 그래서 나는 크게 놀랐다.

- 성서 : 예수님께서는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사람은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요한 8,12) /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 5,14.16).

< 너의 마음을 준비시켜라 >

- 펜슬 : 그 소년은 지도 신부님의 옆에 있는 지성소로 나를 인도했다. 거기에서 나는 무릎을 꿇었고, 그 소년은 내내 그곳에서 서 있었다. 나는 그 시간이 길었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그 시간은 그 소년이 나를 준비시키는 시간이었다. “여기 복되신 동정녀께서 계십니다. 그분이 계십니다.”라고 소년이 말했다.

- 성서 : 예언자 이사야의 글에, “보라, 내가 네 앞에 내 사자를 보내니 그가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기록된 대로,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마르 1,2-4).

< 보는 법을 배워라 >

- 펜슬 : 거기에 있었던 그 소년이 나에게 말했다. “여기에 복되신 동정녀께서 계십니다.” 내가 그 순간에 내 안에서 일어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느꼈는지를 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나는 복되신 동정녀를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그 소년이 반복해서 말했다. “여기에 복되신 동정녀께서 게십니다.” (그러나 카타리나는 그분이 좀 떨어져 있었으므로 그분을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바로 그때 그 소년이 나에게 말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라 마치 어른 남자처럼 아주 강하고 커다란 소리로 말을 했다. “복되신 동정녀를 바라보아라.” (이 때서야 카타리나는 복되신 동정녀를 알아차리게 되었다.)

- 성서 : 그들이 이러한 이야기(부활하신 예수님에 관해)를 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들은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로 생각하였다. … 그들은 너무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놀라워하는데, …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 성경의 말씀을 깨닫게 해 주셨다(루카 24, 36. 37. 41.45). 그 뒤에 예수님께서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다시 제자들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는데 … 어느덧 아침이 될 무렵, 예수님께서 물가에 서 계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다. …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그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십니다.”하고 말하였다(요한 21,1.4.7).


[ 반기어라 ]

< 과감히 마주하여라 >

- 펜슬 : 그 때, 복되신 동정녀를 바라보면서 나는 그녀에게로 접근해 갔다. 제단 앞의 계단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복되신 동정녀의 무릎 위에 놓았다. 나는 거기서 내 생애의 가장 감미로운 순간을 경험했다. 내가 그 때 느낀 것을 말로 표현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 성서 : 길에서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서를 설명해 주실 때에 우리가 얼마나 뜨거운 감동을 느꼈던가! 하고(엠마오의 두 제자들은) 서로 말하였다(루카 24,32). 예수께서 오시어 그들 가운데 서시며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예수를 보자, 그 제자들은 기쁨에 가득 찼다(요한 20, 19-20).


[ 충만한 삶을 살아라 ]

< 나는 너희 삶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

- 펜슬 : 성모님은 내가 장상에게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슬픔의 때가 왔을 때 내가 행동해야 될 방법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다.

- 성서 : 두 사람이(제자가) …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 예수께서 그들에게 “길을 걸으면서 무슨 이야기들을 그렇게 하고 있느냐?”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그들은 … “요새 며칠 동안에 거기에서 일어난 일을 …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 그때에 예수께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루카 24,13-27 발췌).

< 당신에게는 가능성이 있다 >

- 펜슬 : 하느님께서 그대에게 사명 하나를 맡기고 싶어 하신다. 그대는 큰 슬픔을 갖게 될 것이다. … 그대는 반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대는 은총을 입을 것이다. 확신을 가지고 단순하게 모든 것을 말하라 … 확신을 가져라.

- 성서 : 예수께서 당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떠나라. 이제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이 마치 어린양을 이리떼 가운데 보내는 것 같구나. 다닐 때… 누구와 인사하느라고 가던 길을 멈추지 말라.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먼저 ‘이 댁에 평화를 빕니다!’하고 인사하여라(루카 10,3-6). 예수께서 그들(11 사도)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제자들은 사방으로 나가 이 복음을 전하였다. 그리고 주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셨으며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게 하심으로써 그들이 전한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증명해 주셨다(마르 16,15.20).

< 사건에 주의를 기울여라 >

- 펜슬 : “시대는 악해질 것이다. 불행이 프랑스를 덮칠 것이다. 온갖 종류의 악들이 세상을 정복할 것이다.”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그 말씀을 하실 때, 대단히 슬픔 모습이셨다. - 성서 : 주님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나는 내 백성이 이집트에서 고생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고 억압을 받으며 괴로워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이 얼마나 고생하는 지 나는 잘 알고 있다. 나 이제 내려가서 그들을 이집트인들의 손아귀에서 빼내어 그 땅에서 이끌고 젖과 꿀이 흐르는 아름답고 넓은 땅, …으로 데려 가고자 한다. … 가서 내가 네 힘이 되어 주겠다”(탈출3,7.8.10.12).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마리아는 미 모든 일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였다.(루카 2,19.51).

[ 봉사에 투신하라 ]

< 성찬의 삶을 살아라 >

- 펜슬 : “이 제대 아래로 오너라. 그 곳에서 확신과 열정을 가지고 은총을 구하는 사람이면 신분에 관계없이 모든 이에게 은총이 가득히 내릴 것이다.”
- 성서 :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10). 그 때에 야이로라는 회당장이 예수께 와서 그 바로 앞에 엎드려 자기 집에 와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그의 열 두 살쯤 된 외딸이 거의 죽게 되었던 것이다. … 예수께서 아이의 손을 붙잡으시고, “아이야, …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 아이는 숨을 다시 쉬며 벌떡 일어났다.(루카 42-42 ; 54-55).

<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라! >

- 펜슬 :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경멸받게 될 것이다. 십자가가 땅바닥에 내팽개쳐질 것이다. 피가 흐를 것이다. 우리 주님의 옆구리의 상처가 다시 벌어질 것이다. 거리는 피로 가득 찰 것이다. 전 세계가 비탄에 빠지게 될 것이다.’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더 이상 말씀을 잇지 못하시고,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셨다.)

- 성서 :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 목마른신 것을 보고 … 아프신 것을 보고 … 감옥에 갇히신 것을 … 뵈었습니까?”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면 임금은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하고 말할 것이다(마태 25,37-40).

< 그들의 외침에 귀기울여라! >

- 펜슬 : 카타리나는 자신의 영성지도자인 알라델 신부님에게로 간다. 그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선교회의 한 사제였다.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네가 선교활동을 수행해 주시기를 바란다. … 너는 그 활동의 설립자이자 지도자가 될 것이다. 네가 할 일은 성모 마리아님의 어린이를 위한 단체를 설립하는 것이다.”

- 성서 :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한 마리를 잃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아흔 아홉 마리는 들판에 그대로 둔 채 잃은 양을 찾아 헤매지 않겠느냐? 그러다가 찾게 되면 기뻐서 양을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 와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모으고 ‘자, 같이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양을 찾았습니다.’하며 좋아할 것이다(루카 15,3-6).

< 매일의 생활에서 교회적 삶을 살아라 >

- 펜슬 : ‘내가 얼마 동안이나 그 곳에 있었는지는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마리아님께서 떠나가셨을 때 마치 무엇인가가 소진된 것 같았다는 것이다. … 그러고 나서 내가 침대로 돌아왔을 때는 새벽 두 시였다. 나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를 들었다. 나는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었다.’
- 성서 :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모르니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마태 24,42).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 1980년 11월 27일, 성모마리아님과 함께,
빛의 세계를 향하여 ] -p109

- 마리아께서는 카타리나와의 두 번째 만나시는 동안 지구 모양의 반구 위에 서서 나타나셨다. 그녀의 얼굴은 몹시 아름다웠다. 그분은 십자가를 얹은 작은 금색 지구를 손에 쥐고 계셨다. 그 때 그녀의 손에서 빛이 발했다. 마리아가 쥐고 계셨던 그 작은 지구의(地球儀)는 빛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메달 형태의 원 하나가 마리아님을 에워쌌다. 오늘날에도 마리아께서는 우리에게 계속해서 하나의 징표를 주신다. 마리아께서는 이렇게 우리를 초대하신다.

* 세계를 사랑하라 : 그것은 세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을 인식하기 위함이며 또한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책임질 수 있는 남자와 여자로서, 또한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아름다움 자체와 사랑 자체이신 주님을 위해 위험을 무릅쓸 수 있는 남자와 여자로서 살기 위한 것이다.

* 사랑으로써 완전한 삶을 살아라. :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개방하는데 가능하다. 교회와 결합되어 있는 기쁜 소식을 누리며 살아라.

* 성모 마리아님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는 미래의 세상에서 할 역할이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리기 위해 또다시 오신다.


[ 세계를 사랑하라는 부르심 ]

< 무한한 아름다움에 응답하라 >

- 펜슬 : ‘나는 성요셉상과 같은 높이에 계신 복되신 동정녀를 보았는데, … 그분은 보통 키에 흰 옷을 입고 계셨으며, 그 얼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그분은 새벽처럼 하얀 실크로 된 겉옷을 입고 계셨다.’

- 성서 : “여인들이여, 여러분은 머리를 땋거나 금으로 장식하거나 옷을 차려입거나 하는 겉치장을 하지 말고 썩지 않은 장식, 곧 온유하고 정숙한 정신으로 속마음을 치장하십시오. 이것이야말로 하느님께서 가장 귀하게 여기시는 것입니다”(1베드 3,3-4). 예수께서는 …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행하는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다.”하고 말씀하셨다(루카 8,21). 사랑은 무례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사욕을 품지 않습니다(1코린 13,5).


<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

- 펜슬 :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위에 작은 십자가가 얹어진 금빛 지구의를 손에 들고 계셨다.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시며 여유 있게 지구의를 들어 하느님께 봉헌하셨다. 그 때 나는 이렇게 들었다. “이 지구본은 전 세계를 나타내며, … 그리고 특히 모든 사람 하나하나를 나타낸다.”

- 성서 :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 …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지어 내시되 남자와 여자로 지어내시고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복을 내려 주시며 말씀하셨다. …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니 참 좋았다 (창세 1,26-28.31). 하느님께서는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 하시고는 … 말씀하셨다(탈출 3,5).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귀염둥이, 나의 사랑이다“(이사 43,4).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 그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요한 36, 16-17).


[ 사랑에 의해서 완전한 삶을 살라는 부르심 ]


< 빛으로 오너라 >

- 펜슬 : ‘지구의를 들고 계시던 복되신 동정녀의 손가락들이 갑자기 귀한 보석이 박혀 있는 반지들로 덮였다., 찬란한 빛이 보석 다발에서 번쩍이며 빛났다. 그 순간 어떤 목소리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빛은 복되신 동정녀께서 당신께 청하는 사람들을 위해 간직하고 있는 은총들을 상징한다.” 실제로 몇몇 보석들은 광선을 발하고 있지 않았다. 이들은 청하기를 잊은 영혼들을 위한 은총들을 상징한다.
- 성서 :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미하게 하여라”(마태 5,14-16).


[ 메달, 교회와 결합된 삶을 살라는 기쁜 소식 ]

< 사랑의 징표 >

- 펜슬 : ‘내가 파악한 그림둘레에, 금색 글씨로 다음의 기도문이 있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에게 의탁하는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잠시 후에 그 그림은 뒤집어 졌는데, 그 뒷면에 작은 십자가가 얹혀 있는 ’엠(M)’ 자와 그 아래에 있는 예수님의 성심과 성모님이 성심이 분명하게 보였다.”

- 촛불(candle) -> 도움을 주는 해설

메달의 앞면/ 하자 없으신 마리아, 모든 이의 어머니


이 메달을 통하여, 마리아께서는 크리스천적 메시지의 진수를 우리에게 주신다.


(서 계시는 마리아) 마리아께서는 삶의 순례자처럼 선 채로 계신다. 성모님은 그침 없이 우리를 향해 오신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성모 님과 함께 양심적이고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라고 이르신다. (반기시려고 벌리고 계신 두 손) 마리아는 팔을 벌리고 꾸밈없이 우리에게 오신다. 그분은 자비로운 모습으로 모든 이를 환영하시면서 우리에게 귀 기울일 채비를 하시고 거기에 계신다. 그분은 당신을 내세우지 않으시고 우리의 처분에 맡기시며 진실한 만남의 길을 우리에게 보여 주신다. (뱀을 짓밟으시는 마리아님의 치유) 마리아께서는 생애의 첫 순간부터 죄 없이 사셨다. 구원의 첫 번째 분이신 성모님은 언제나 늘 반겨 드렸던 하느님의 사랑의 권능 덕택으로 죄를 이기셨다. 마리아님은 우리에게 모든 크리스천적 삶 속에서 싸워야 할 일들을 알려 주신다. 사람이면 누구나 마음을 타락시키는 것에 대항하여 싸워야 한다. 그것은 뱀으로 상징되는 (창세 3,10) 죄이다. 또한 사람은 성숙, 곧 사랑을 가져오는 것을 발전시켜야 한다.

- 빛나는 광선들 : 마리아께서는 빛을 발하는 광선의 의미로 우리가 빛 안에서 살도록 사랑으로 만들어졌음을 일깨워 주신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매일 하느님께 ‘접속’하야 한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위탁하는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 마리아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진실한 실체를 드러내신다. 그것은 당신이 정말 누구이신지를 말하는 것이다. 그분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분이시다. 마리아께서는 생의 첫 순간부터 온전히 하느님의 사랑을 반겨 맞으셨다. 그분 안에서는 저항이나 거절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분을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람이 되셨다(요한 1,14). 오늘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통하여 이 세상 안에서 계속 태어나시기를 바라신다.

-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 마리아께서는 우리가 봉사하는 곳에 계시며, 또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에 신경을 써 주신다. 그분은 마치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하셨던 것처럼, 우리 각 사람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하신다. 마리아께서는 ‘우리’라는 말로써, 우리가 매일매일 배워야 하고 한 가족의 형제자매들로서 살며 서로 일치단결하여 모두 함께 기도하여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신다.

- 당신께 의탁하는 우리 : 우리가 짜증날 때, 너무 많은 불의나 혹독한 타격에 짓눌려 부스러질 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그 때 우리의 마지막 의탁처럼 성모님이 남아 계신다. 어머니가 자기 아이들의 외침을 듣는 것처럼, 그렇게 성모님께서도 우리 곁 아주 가까이에 계신다. 그분은 우리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는 모든 것을 들으시고, 또 이해하실 수 있다. 그분은 우리를 당신 아드님 쪽으로 이끄신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그분은 당신의 용기와 확신을 우리에게 전달하신다. 메달의 뒷면/ 사랑의 삶이 비결이다. -P132

메달의 뒷면은 인류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계획을 말한다.


(십자가를 떠받치고 있는 마리아의 첫 글자 M : <초월적 사랑의 힘!>)
예수님은 우리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을 보여 주시는 분이시다. 그분은 하 님이 누구이신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다. 예수님은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사랑하셨으며, 당신을 그들과 동일시하셨다. 그러나 인류는 그 완전무결한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돌아가시게 했다. 예수께서는 사랑을 통해 기꺼이 십자가의 길을 받아들임으로써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을 우리에게 활짝 열어 놓으셨다. 목격자들은 그분이 부활하신 후에 ‘그분과 함께 먹고 마셨음’을 보고하였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의 핵심이다. 이제부터는 그분의 사랑이 모든 사람의 마음 안에서 영원히 살고 계신다. 오늘,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이 우리 삶의 중심에서 일어나고 있다.

- 이러한 초월적 생명과 사랑의 길에서 마리아님의 위치를 무시할 수가 없다. 하느님의 계획안에서 그녀가 차지하는 결정적인 역할과, 아드님과 신중하게 동참하시며 십자가 아래에 머무시는 그 위상은, 예수님의 사명과 밀착된 마리아님의 협력상을 보여준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마리아님을 우리에게 어머니로 주셨다. 그 이후로, 생명의 진리에 이르는 길이 예수님 안에 있음을 가르쳐 주시는 분은 바로 마리아님이신 것이다.

(두 개의 심장 : “항상 사랑해야 할 때이다.”) 두 개의 심장, 하나는 예수님의 것이고, 하나는 마리아님의 것이다. 세상의 언어에서 ‘심장(heart)’이라는 말의 상징은 환영과 부드러움과 사랑과 동의어이다. 예수께서는 전 생애에 걸쳐 하느님 마음의 선함을 드러내셨다. 예수께서는 항상 성부와 일체가 되시어, 생명과 모든 사람들의 삶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하셨다. 예수님을 만난 모든 사람들은 더욱 활기에 넘치게 된다. 예수님은 우리를 신뢰하신다. 그분은 우리를 믿으신다. 그분은 우리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신다. 우리의 불충과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계속 우리를 사랑하신다. 마리아님은 한 여성이시며, 우리와 같은 사람이시다. 마리아님은 우리의 어머니이신 동시에 자매이시기도 하다. 그분은 온 마음을 다해 우리를 사랑하신다. 성모님은 어머니요 교육자로서, 우리가 서로서로를 한 가족의 형제자매로 받아들이도록 가르치신다. 그분의 당신의 마니피캇에서 활기 있게 찬미하고 계시듯이, 정의롭고 형제애 넘치는 세계가 건설되도록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위해 봉사하라고 촉구하신다.

- 심장 하나는 가시관이 씌어져 있으며 다른 심장은 칼에 찔리운 채 있다. 가시관과 칼은, 사랑하는 것이 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이야기해 준다. 모든 사랑은, 설령 그것이 진정한 것이라 해도, 언젠가는 고통을 가져올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을 잊는 다는 것도 그렇고, 다른 이를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않고 내버려둔다는 것이 사실은 어렵기 때문이다. “위에 십자가가 놓여 있는 엠(M)자와 두 개의 심장은 그것을 충분히 말해 준다”라고 카타리나는 말했다. 그 두 심장의 결합은 ‘서로를 향한 각각의 다른 마음’을 표현해 주고 있다. 복음의 삶에서 성공하기 위해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밝히고 있다. 복음은 삶에서 성공하기 위해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밝히고 있다. 사랑이 없다면, 가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을 가늠하는 것은 그가 지닌 학위나 지위가 아니라 사랑하는 능력인 것이다. 삶과 세상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선택이 요구되며, 더 나아가 초월적 사랑의 절정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떤 죽음’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이기심을 죽이지 않는 한 진실한 사랑은 없고 자신의 이익을 죽이지 않고는 정의도 없다. 그러나 ‘사랑’이 없으면 행복도 실제로는 없는 것이다.

(12개의 별들 : <교회를 위한 기쁜 소식!>) 예수께서는 사도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12개의 별들) 위에 교회를 세우셨다. 오늘 예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과 계약을 맺으신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복음서와 일치하는 삶을 살도록 끊임없이 사람들을 부르신다. 그렇지만, 복음서와 일치하는 삶은 반드시 함께 살아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의 구성원으로서 기쁜 소식을 생활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신다. 그분은 우리가 당신의 말씀에 귀 기울이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권할 것을 기대하신다. ‘복음 선포의 별이신’ 마리아께서는,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남을 위한 봉사와 사랑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신다. 우리는 다른 이들의 삶에 닿아 잇는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참여하면서, 우리의 사명을 위해 각 사람을 모두 받아들이며 특별히 가장 가난한 사람에게서 좋은 점을 발견하도록 해야 한다.

- 성서 : 하느님께서는 천사 가브리엘을 보내시어 …. 천사는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하고 인사하였다(루카 1,26-28). 시므온은 …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의 마음은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루카 3, 34-35). 병사들은 가시나무로 왕관을 엮어 예수의 머리에 씌우고 …(요한 19,2). 예수의 십자가 밑에는 그 어머니와 … 가 서 잇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하시고 그 제자에게는 “이 분이 네 어머니이시다”하고 말씀하셨다(요한 19,25-27).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있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있으며 하느님께서는 그 사람 안에 계십니다(1요한 4,16).

< 선교를 위한 도약대! >

- 펜슬 : 그 때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러한 모형으로 만들어진 메달을 지녀라. 믿음을 가지고 그것을 몸이 지니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은총이 풍성해 질 것이다.”

- 성서 : 예수께서 … 하느님을 전파하시며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 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마르1, 14-15)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며… (루카 4,18). 예수께서 그들(11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 제3부. 원죄 없으신 잉태에 관한 조명 ] -p139


[ 원죄 없으신 잉태(The immaculate conception) ]

< 하나의 사건 >

- 1830년 파리의 뤼 뒤 박 소성당에서 동정 마리아께서는 당신의 ‘원죄없으신 잉태’의 특전을 세상에 명확히 드러내셨다. 루르드에서 그것을 다시 확증하신 것은 그 후 28년 뒤의 일이었다. 1854년 12월 8일에 교황 비오 9세께서는 원죄 없으신 잉태에 관한 교리를 밝히셨다. 교황께서는 성령의 빛을 받아 마리아님의 위대함을 선언하셨다. 찬미가 마리아님을 통해서 하느님께 올려진 것이다.

< 교회는 원죄없으신 잉태를 관상한다 >

- 하느님께서 간택하시어 예수님의 모친이 되도록 하신 마리아는 은총으로 채워지고 모든 죄로부터 보호되셨다. 예수님이 진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한 여인에게서 태어나셔야 했다. 그와 동시에, 죄라면 생각의 그림자라도 없애시기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머무실만한 거처를 마리아 안에 예비하신 것이다.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특별한 은총을 내리시어 지음 받는 첫 순간부터 죄가 없으셨다.

- 마리아께서는 전혀 죄에 물들지 않으셨다. 마리아의 사명을 비추어 볼 때, 마리아는 잉태되시는 첫 순간부터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미리 구원되셨던 것이다. 이러한 특전은 마리아의 자신만을 위한 것도 아니며, 그녀의 영광만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그 특전은 마리아의 이례적인 사명을 위해서 마리아에게 주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마리아는 우리와 같은 인간이셨다. 성모님은 우리 편에, 곧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그리스도에 의해서 구원된 사람들 편에 계신다. 하느님께서 마리아를 위해 이 모든 것을 미리 다 해놓으셨음에도 불구하고 마리아께서도 당신 생애 내내 애를 쓰셔야 했다. …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에 관한 주장은 복음 말씀에 기초를 둔 것이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 주님 탄생 예고의 시작부터, 마리아께서는 ‘은총이 넘쳐흐르는 …’이라는 신비로운 이름으로 하느님을 대신하여 인사를 받으셨다. 복음서에 나오는 일련의 이야기들은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든, 골고타에서든, 또는 최후만찬에서든 마리아께서 하느님께 항상 “예”라고 대답하셨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 원죄 없으신 잉태는 교회를 위한 하나의 도전이다 >

-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는 우리에게도 지대한 관심사이다. 마리아를 보면,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이루시고자 하신 모든 경이로움을 발견할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다. 마리아는 교회의 표상이시다. 마리아는 우리의 모범이시자 어머니이시다. 마리아의 영성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영성의 본보기이다. 우리가 마리아는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고 말할 때, 그분이 온전히 죄가 없이 투명하셔서 하느님을 전적으로 받아들여 그대로 반사하실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마리아께서는 하느님 앞에서 자신이 초라하고 작은 존재임을 인식하시고,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끊임없이 마리아에게 은총을 내려 주신다.

- 이런 의미에서 마리아께서는 우리의 모범이시다. 우리는 주님의 성령을 영접하고 그분이 우리 안에서 우리를 통해서 활동하실 수 있도록, 우리의 부족함을 깨달아야 한다. 주님께서 활동하시는 것을 막는 것은 우리의 부족함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교만이다. 우리는 자만심이 강한 존재이다. 우리는 하느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주님은 당신을 강요하지 않고 기다리실 만큼 우리를 사랑하시며, 또한 그분을 영접하기 위해서 우리 마음을 열도록 할 만큼 우리를 사랑하신다.

< 맺음 말 >

- 뤼 뒤 박에서, 마리아께서는 모든 이의 어머니로서 당신의 사명을 계속하신다. 성모님은 다양한 종족과 언어와 문화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불러 모으신다. 그분은 그들에게 복음서의 기쁜 소식을 상기시키신다. 성모님은, 그들이 살며 일하는 환경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증언하도록 그들을 파견하신다. 뤼 뒤 박에서의 성모님은 발현은 언제 어디서나 수행하시는 그분의 사명을 내보인다. 그 사명은 당신 아드님께로 우리를 인도하는 것이다. “이 제대 아래로 오너라”, 그리고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


[ 제4부. 그들의 생애 속에 계시는 성모 마리아 ] -p147


성모님은 세계의 여러 나라들, 즉 미국, 유럽, 이프리카, 호주, 아시아에서 깊은 신심의 대상이시다.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서는 또한 모든 사람들의 어머니이시며, 모든 이를 사랑하시며 지켜주시는 하느님 애정의 인장이시다. 성모님은 권력자의 불의로부터 고통받는 자들과 인간적 수준에서 보잘 것 없는 자들을 좋아하시는 하느님의 성향을 구체화 하신다. 한편으로 마리아께서는 크리스들을 열악한 환경 속에 사는 사람들과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도록 하여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 안에서 예수님을 만나도록 하신다는 이야기는 쉽게 할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자주 가난한 사람들이 성모님을 통하여 복음을 발견하게 된다. 다음에 나오는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성모님의 자리를 증언하는 수많은 크리스천들 가운데 19세기와 우리 시대에 가장 잘 알려 진 몇 사람들이다. 요한 보스코, 베르나뎃따 수비루, 막시밀리안 콜베, 요셉 브레진스키, 헬더 까마라.

< 요한 보스코(1815-1888) >

- 1815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요한은 일찍이 위대한 지성과 보통 이상의 독창성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냈다. 1841년 그는 사제가 되었다. 돈 보스코는 복되신 동정녀의 초대로 가난한 지역에 사는 직업이 없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바쳤다. … 그는 “특히 오락 시간에 젊은이들과 어울려 친숙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 젊은이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을 그들과 함께 좋아하면서 그들이 즐기는 것들에 적응해야 한다”라고 늘 말하곤 했다. … 그는 자신이 벌이고 있는 일을 발전시키기 위해 평신도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또한 1859년 살레시오 수도회를 같이 창설했던 교사 사제들을 자기 주위에 모았다. 교육에 대한 돈 보스코의 사랑은 동정 성모마리아께 대한 끝없는 확신에 깊게 뿌리를 두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설립한 수도회의 수도자들이 어머니를 위한 아들로서 ‘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모든 애정을 쏟아 마리아님을 사랑하기를 원했다.

< 베르나데따 수비루(1844-1879) >

- 피레네에 있는 루르드에서 태어난 베르나데따는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 제분업자였던 그녀의 아버지는 사업실패와 실업에 직면해 있었다. 수비루 가족은 완전히 비참한 상태에 빠졌다. 그녀는 굶주림과 추위와 부끄러움으로 고통스러워하면서 12살 나이에 하녀가 되었다. 그녀는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다. 14살 때 그녀는 18번이나 성모님의 발현을 목격했다. 그녀는 이렇게 증언했다. “그분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것처럼 나를 바라 보셨다. … 그분은 나를 ‘너’라는 말로 불르셨다. 그분은 사투리로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라는 말로 베르나데따에게 말을 거시고, 또 그녀의 모국어인 루르드 사투리로 그녀에게 말씀하신 성모님의 이러한 상냥함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모습이 그녀에게 계시되었다. 그녀는 사랑으로 바라보아 주고 미소를 보이며 손을 내밀어 주는 한 사람으로서 하느님을 발견했다. 이러한 확신과 존경의 분위기 속에서, 그녀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 되어 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무지하고 가난하였지만 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대담하게도 이렇게 말을 했다. “가서 샘물을 마시고 그 물로 너 자신을 씻어라. … 회개하라.… 죄인들을 위해서 기도하라.… 행렬 속으로 들어오라…” 22살 나이의 신앙이 깊은 베르나데따는 소박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감으로서 선교의 업무를 계속했다. 그녀는 사랑과 용기, 그리고 충직함 속에서 루르드의 메시지대로 살았다.

< 막시밀리안 콜베(1894-1941) >

- 레이몬드 콜베는 1894년에 폴란드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성모님은 폴란드인들의 생활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레이몬드의 어머니는 하느님의 어머니를 사랑하라고 그에게 가르쳤다. 레이몬드는 16살 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들어가서, 거기서 막시밀리안이라는 수도명을 받았다. 1918년 사제로 서품된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선포하고 싶은 한 가지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위대한 마리아운동을 창시했고 단ㅇ순한 방법으로 크리스천 신앙을 설명하는 신문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의 목표는 널리 퍼져있는 많은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것이었다. 막시밀리안 콜베는 하느님의 사랑이 성모님을 통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랐다. 콜베는 오랜 동안의 고된 일에도 불구하고 열성적으로 기도하는 사람으로 일생을 살았다. 그는 하자 없으신 성모님과 친밀하게 일치하기를 원했다. 그는 온 세상에 자신의 삶을 봉헌하면서 자신을 온전히 선물ㄹ로 만드는 법을 성모님으로부터 배웠다.

- 1939년에, 폴란드는 나치스 군대의 침공을 받았다. 막시밀리안은 자신의 신문에서 나치스 제3제국의 반종교정책, 소수민족에 대한 부당한 대우, 허약하고 늙은 사람에 ㄷ한 안락사 실행을 주저하지 않고 규탄하였다. 그는 그의 핵심 협력자들과 함께 1941년에 체포되었다. 그는 3개월 동안 감옥에 수감된 후, 아우슈비츠의 집단수용소로 이송되었다. 그곳의 생활조건은 비인간적이었다. … 1941년 7월에 한 죄수가 탈출했다. 그 수용소를 책임지고 있던 독일군 장교는 그에 대한 보복으로 무작위 10명의 죄수들을 골라 죽음의 벙커 안에서 굶어죽도록 선고했다. 막시밀리안 콜베는 사형선고를 받은 열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을 대신하여 자신의 생명을 내주었다. 9명의 다른 구속자들도 죽음의 벙커 안에서 서서히 죽어갔다. 그러나 막시밀리안 콜베는 1941년 8월 14일에 독약 주사를 맞고 생을 마쳤다.

< 요셉 브레진스키(1917-1988) >

- 요셉은 1917년 앵거스의 노동자 계급 구역에서 이민한 폴란드 출신의 아버지와 스페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배척과 궁핍으로 얼룩진 가정에서 자라났다. 그는 13살 때 제빵 일을 하는 견습생이 되었다. 요셉은 1946년 사제가 되어 선교 사명을 띠고 파견되었다. 그리고 몇 년 뒤에는 파리 지역에 있는 초라한 시가지의 중심지로 파견되었다. 그는 거기에서 가난하고 천하며 소외된 무리들과 함께 살았다. 그는 산업화된 나라 안에 존재하는 극심한 가난의 문제를 사람들에게 깨닫도록 하기 위해 그곳에서 진창과 추위 속에 살고 있는 252세대와 함께 ‘제4세계의 모든 고통에 대한 원조’운동을 창시했다. 그 운동은 매우 빠르게 퍼져 나가 여러 나라에 뿌리를 내렸다. 그 운동은 궁핍의 상황에 대항하여 싸우기로 한 모든 신앙인들과 극빈자들을 집결시켰다. 요셉 신부는 종신 자원봉사단을 창설했다. 자원봉사자들은 그들의 생활 구역 내로 합류하여 그들과 함께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적 존엄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였다.

- 요셉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성모 마리아님께 올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기도 소리를 우리가 들을 때,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들과 함께 기도하게 된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바로 우리를 안내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들 가운데에 계신다.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가고 계시는 예수님을 우리는 성모 마리아와 함께 만난다. 가난한 사라들과 함께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반갑습니다, 성모마리아님’ 당신은 완벽한 시녀로 살아오셨으니 복되십니다. … 성모마리아님, 당신의 아들 예수님이 복되신 바로 그 이유로 해서 당신은 복되십니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어머니이신 당신한테 배우신 그 똑같은 길을 따르셨기에, 주님은 항상 가장 비천한 자, 가장 버림받은 자들을 향해 당신의 손을 펼치실 것입니다. … ‘주님의 기도’와 마찬가지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 양쪽 모두를 재결합시키는 기도문은 바로 ‘성모송’입니다.”

< 헬더 까마라 >

- 헬더 까마라는 1909년 브라질의 동북부에 있는 포르탈레짜에서 태어났다. 1931년에 사제서품을 받고, 1952년에 주교가 되었다. 그는 1955년, 리오데자네이로의 초라한 시가지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바치기로 결심하였다. 그 날 이후로 그는 가난한 사람들의 주교가 되었다. 그는 가장 불이익을 당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비폭력 항의를 이끌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념한 결과 그는 어느날 이렇게 말했다. “만약 우리가 억압받는 이들의 편에 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박해자의 편에 서는 것이다. 불공평이 판치는 분야에서 중립이란 사실 불가능하다. 억압받는 사람을 억압하는 사람의 편으로 바꾸는 것은 대단히 유혹적이고, 이는 매우 쉽다. 증오심에 빠지지 않고, 또 증오하라는 설교를 하지 않으면서 불의를 비난하고 대항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 ” 그는, 변두리 빈민 가족들이 집단을 이루고 사는 곳에서 기초적 크리스천 공동체를 용기있게 지탱해 나갔다. 이러한 가족들은 복음 읽기와 자신들의 일상 생활에 대해서 말하기를 배웠다. 그들은 서로서로의 어려움을 나누며 함께 해결책을 찾았다. 인권의 열렬한 옹호자인 헬더 까마라는 성모님의 열성적인 친구이기도 하다. 겸손한 시녀이신 성모 마리아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그의 의견에 생기를 불어 넣어 주신다.

-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며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님, 우리는 이러한 이유로 당신을 깊이 생각합니다. 즉 당신의 사촌 엘리사벳이 당신을 여인중에 가장 복된 여인이라고 선언했을 때 당신께서 노래하셨던 찬미의 노래가 감사의 완전한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 마니피캇(Magnificat)에서, ‘권세 있는 자를 내치시고, 미천한 이를 끌어 올리셨으며, 주린 이를 배불리시고, 부유한 이들을 빈손으로 돌려 보내셨습니다’라고 선포하시는 동안, 당신의 말과 목소리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누가 감히 당신을 파괴분자로 판단할 것이며, 누가 감히 당신을 범죄자로 생각하겠습니까? 당신의 목소리를 우리들에게 빌려주시어, 우리와 함께 노래 불러 주십시오! 우리 모두 안에서, 아버지 하느님의 계획이 충만하게 실현되도록 당신의 아드님께 전구해 주십시오!”

[ 제5부. 뤼 뒤 박의 우리 성모님과 함께 하는 기도 ] -p159

<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의탁하는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님, 당신께 의탁하는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성모마리아님, 당신은 150년 전, 바로 이 장소에서 카타리나 라부레 성녀에게 이 기도를 하라고 하셨나이다. 그 후 기도문은 메달에 새겨 넣어졌고, 지금은 전 세계의 신심 깊은 많은 신자들이 그 메달을 몸에 지니고 기도하게 되었나이다! … 당신은 모든 여인들 가운데에서 축복받으셨나이다. 당신은 우리 구세주의 모든 일에 친밀하게 관련되었으며, 우리 구세주의 십자가와도 관련되어 졌나이다. 당신의 마음은 주님의 마음 옆에서 찢어지셨나이다. 그리고 지금은, 당신 아드님의 영광 속에서, 불쌍한 죄인인 우리를 위하여 중재하시기를 그치지 않으시나이다. 당신은 교회의 어머니로서 교회를 지키고 계십니다. 당신은 당신의 자녀들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계시나이다. 당신은 당신의 벌린 팔에서 발하는 광선으로 상징되는 이 모든 은총들을, 우리를 위해서 하느님께로부터 얻으셨나이다. 이제 유일한 조건은 우리가 감히 그 은총들을 당신께 청하며, 담대함과 어린이가 지니는 단순함으로 신뢰하며 당신께 나아가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하느님이신 당신 아드님께로 우리를 지속적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 요한 바오로2세(1980)


< 인간사를 돌보시는 우리 성모님 >

어머니, 당신 손에 놓인 지구의를 보고 저는 몹시 기쁩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작습니다! 저는 몹시 두렵습니다.
저희의 문제와 고뇌가 그 작은 지구의에서 심하게 축소되거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저는 성모님의 모성어린 손에 쥐어진 지구의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조그만 지구의에는 비극들을 정확한 비율로 축소시키는
힘이 있음도 알았습니다. 우리에게는 비극이 거대하게 보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두 손 안에서는 어찌 그리 자그마해지는지요….
- 돔 헬더 까마라

< 우리에게 표징을 주시는 성모 마리아님 >
- 2차 바티칸 공의회 사목헌장 1항


< 마리아 청년 운동의 기도문 >

주 예수님, 우리는 하자 없으신 마리아님과 함께 당신께로 나아왔나이다.
보잘 것 없는 자와 가난한 자들의 친구이신 당신, 우리는 당신을 찬미합니다.
당신께서는 그토록 큰 사랑으로 우리 각 사람을 대해 주십니다.
경이와 진리와 행동의 길로 우리를 나아가도록 하시는
당신 성령의 힘찬 동력을 지니고 우리 함께 사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마음의 눈으로 다른 사람들을 보도록 해 주소서.
당신께서 다른 사람들 안에서, 특히 불이익을 당하는 모든 사람들 안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놀라움을 알게 하소서.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화기애애한 세상을 이루도록 도와주소서.
우리가 힘이나 지배가 아니라, 봉사의 정신으로 겸손하게 행동하게 하소서.
- 마리아 청년 운동


[ 부록 ] -p170

< 기적의 메달 성모성당 >

하느님께서 사람들의 삶 안에 들어오시는 곳
* 기도, 침묵, 고백성사, 미사



< 메달 >
메달 앞면에 씌어 있는 기도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마리아여, 당신께 달아드리는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메달 뒷면 * 십자가 * M문자와 사랑의 심볼인 2개의 심장 * 사도들 위에 세워진 교회의 심볼인 열두 개의 별

이 메달은 * 육화강생 * 구속의 구원의 신비를 상기시켜 준다.
그것은 인류에 대한 하느님 자비의 표지이다.
* 길 – 진리 – 생명이신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살도록 이 메달은 우리를 부르고 있다.
성모마리아가 우리를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해 주신다.

< 기적의 메달 성모성당 >

1. (성모의 첫 발현) 제대 상부의 프레스코 그림은 1930년 7월 18일에서 19일에 걸쳐 카타리나 라부레 수녀가 성모의 첫 발현을 뵙게 된 밤을 상기시킨다.

2. (우측 하단의 성모님) 4개월 후 11월 27일 카타리나 수녀는 기도의 침묵 속에서 두 눈을 하늘을 향해 계시는 성모님을 보았다. 성모는 작은 십자가가 달린 지구를 하느님께 봉헌하고 계신다. 그것은 전 세계,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다.

3. (제대 가운데의 성모) 성모마리아는 지구위에 서 계신다. 그 손에서 나오는 광선은 은총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성모마리아께서 내려 주시는 은총을 나타내고 있다. 성모마리아는 악의 상징인 뱀을 짓밟고 계신다. 머리에 열두 개의 별의 관을 쓰고 계신 성모 마리아는 열두 명의 사도들 위에 세워진 교회의 어머니이며 또한 우리의 어머니이다. 예수와 성모마리아의 두 개의 심장은 빛 안에 있다. 성모마리아는 고난의 예수와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 지금, 천국에서 주의 영광에 참여하고 계신 성모마리아는 이 지상의 나그네인 우리를 전구해 주고 계신다.

4. (아치에 씌어진 기도) 성모마리아가 우리에게 권고하시는 기도가 아치에 씌어져 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마리아여, 당신께 달아드는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5. (성모가 우리를 부르심) 성모마리아가 우리를 부르고 계신다. “이 제단 아래로 오십시오. 거기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은총이 내려지겠지요.”

6. (성당 지하묘지) 카타리나 수녀는 류이에서 46년간 노인들을 돌보면서 겸손히 생애를 보냈다. 1876년에 선종하여 류이의 하우스의 성당 지하묘지에 묻혔다. 1933년 성녀의 유해는 이 유골함에 안치되었다. 입고 있는 것은 1964년까지 사랑의 딸회 회원들이 착용하고 있던 수도복이다.

7. (성녀의 유언)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와 함께 사랑의 딸회를 창립한 사람. 유골함 위에 있는 모자이크와 제단 아래의 십자가는 성령과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성녀의 깊은 신심을 나타내고 있다. 금으로 된 문자로 씌어져 잇는 글은 사랑의 딸들에게 남긴 성녀의 유언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에 마음을 가지십시오. 그리고 특히 주님의 일치와 생애를 모방하기 위해 서로 사랑하고, 깊은 일치와 참마음으로 함께 잘 살도록 하십시오. TLS 여러분들의 유일한 어머니로 계시도록 복되신 동정녀께 열심히 기도하십시오.”
8. (기념관) 교황 바오로 2세의 방문 1980년 5월31일

9. (좌우에 있는 타원형의 2개의 돌) 이는 혁명기간 동안 아라스와 앙제에서 순교한 딸회 회원을 상기한다.

10.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의 상) 이 상은 불꽃에 둘려 쌓여 있다. 그것은 그의 가슴을 불태운 애덕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예수의 복음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렸다. 이것은 17세기에의 파리의 거리에서 그에게 발견되어 수용한 어린이를 데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많은 수의 남녀를 애덕의 길로 인도하였다. 특히 전교회와 사랑의 딸회를 창립하였다.

 

#136 금주의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137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멋진 세상, 아름다운 사람들 ]

- 지은이 : 코나리출판사 편집부
- 옮긴이 : 성찬성
- 펴낸데 : 열린
- 출판일(발행일) : 1997.10.20 – 295p
- 내 용 : 친절을 통한 멋진 세상과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

[ 표지의 글 ]

- 바쁘게 살다보면 생명의 소중함을 망각하기 쉽습니다. 너 무나 빨리 움직이노라면 우리 곁에 있는 아름답고 기품있는 사물들을 놓치기 십상입니다. 우리 앞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황금빛 나비며, 길가에 앉아 있는 커다란 왜가리, 미루나무 에 스치는 바람소리, 작은 마을에 높다랗게 솟아 있는 낡은 교회 뾰족탑 같은 것들 말입니다. 삶은 자세히 바라보지도 않고 그냥 달리기에는 실로 더없이 짧고 소중한 것입니다. 그러니 발걸음을 늦추고 놀라운 보화들을 찾아내어 음미하 도록 하십시오.

[ 차례 ]

- 머리말, 친절의 범주
- 친절은 자세이자 행동이다
- 친절은 가정에서부터
- 사랑과 연민을 찾는 친절
- 육체와 영혼을 먹여 기르는 친절


“인간을 강력한 영적 존재라고 일컫는 것은
지상에 선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 선은 많은 경우 용감한 행위들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기보다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친절로써 실현된다.
이런 하찮은 일들이 중요한 까닭은
그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대가 참으로 누구인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 데니온 브링클리

[ 머리말 ]


#137 독서 메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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