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주의 독서 메모 ] 138권-145권
[ 금주의 독서 메모 ] 목록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금주의 독서 메모 #138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거룩한 미사 ]
- 지은이 : 카타리나 리바스
- 펴낸이 : 하 안토니오 몬시뇰
- 펴낸데 : 아베마리아출판사
- 출판일(발행일) : 2016. 3.14(개정) – 59p
- 내 용 : 거룩한 미사에 대한 카타리나의 증언
- 지은이 프로필 : 남아메리카 중부 볼리비아의 코차밤바에 사는 가정주부, 1993년 회개의 여정 중 예수님과 성모님에게서 메시지를 받기 시작, 1994년 성모님의 파티마 발현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 주의 콘이어 시를 여행 중에 매우 특별한 체험을 하면서 예수님의 성흔을 받음. 고등학교를 제대로 마치지 않았지만 1998년까지 받았던 메시지를 담은 8권의 책을 썼으며, 그 글은 신학, 사회학, 인간의 삶에 관한 것은 물론 영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음. 지역 대주교로부터 이 책에는 아무런 오류가 없다는 인정과 함께 교회 인가를 받았고, 대주교의 권고로 1999년부터 ‘새복음화 사도직’에서 봉사하고 있다.
[ 표지의 글 ]
- "미사는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보내시는 가장 위대한 은총의 순간을 함께하는 기적중의 가장 큰 기적이다. 그러나 너희는 그것을 소중히 할 줄 모른다.” … “마지막 만찬은 내 제자들과의 가장 위대한 친교의 순간이었다. 그 사랑의 시간에, 나는 사람들의 눈에 가장 어리석어 보이는 행동, 사랑의 미친 짓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성사를 제정했다. 바로 나 자신을 사랑의 포로로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성체성사 를 제정했다. 너희와 함께 너희 안에서 세상 끝 날까지 함 께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내 사랑은 내 생명보다 더 사랑하는 너희가 고아로 남아 있는 것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 차례 ]
헌정, 교회 인가
거룩한 미사에 대한 카타리나의 증언
1. 입당 ~ 18. 마침 강복
미사 후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성체성사의 중요성
평신도의 역할
맺음말
카타리나 리바스에 관해
[ 헌정 ]
새복음화 운동의 첫 번째 사도이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 이 책을 바칩니다. 평신도들은 한없는 감사와 사랑을 그분께 드리며 그분의 모범을 통해 믿음과 용기와 자비심을 배웁니다. 아울러 하느님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탯줄인 모든 사제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그들은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중개하기 때문입니다. - 예수성심성체의 평신도 선교사 카타리나 리바스
[ 교회 인가 ]
나는 이 책자, 예수 성심 성체의 평신도 선교사 카타리나 리바스의 증언 ‘거룩한 미사’를 주의 깊게 읽고, 그 안에서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어떤 내용도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이 책자가 거룩한 미사의 신비에 대한 심오한 가르침을 주리라고 확실히 믿는다. 그러므로 더 나은 삶의 자세를 얻고 제대 위에서 거행되는 거룩한 희생을 내적으로 함께 체험하기 위해, 특히 사제들과 또 평신도들이 이 책자를 읽고 묵상하기를 권고한다.
- 2004년 3월 2일 몬시뇰 호세 바라호나 엘살바도르 산 비센트 주교
< 일러두기 >
이 책은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평신도 선교사인 카타리나 리바스에게 발현하여 거룩한 미사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보여 주시고, 깨우쳐 주신 것을 “모든 인류에게 알려야 한다.”는 성모님의 원의에 따라 받아 적은 글이다. 이 책은 2004년 3월 2일에 엘살바도르 산 비센트의 주교에 의해 교회 인가를 받았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재위 시 성하께 헌정되었다. * 성체(빵)에 관한 복음 말씀 : 요한 6,32-33. 35-40. 53-58
[ 거룩한 미사에 관한 카타리나의 증언 ]
- 주님과 성모님께서는 거룩한 미사에 관해 가르치기에 앞서 묵주기도 바치는 방법을 경이로운 문답을 통해 먼저 가르쳐 주셨다. 즉 묵주기도를 바칠 때, 우리는 항상 마음 깊이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묵상하며, 하느님과 복되신 성모님을 만나는 순간을 기뻐해야 한다. 그리고 두 분은 우리가 깊이 통회하여 고해성사를 잘 받을 수 있는 방법도 가르쳐 주셨다. 또한 이 책에 기록된 경이로운 문답에서 보듯, 거룩한 희생 제사인 미사 중에 일어나는 지극히 거룩한 일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과 미사를 온 마음으로 체험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이것은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 그리고 주님께 마음을 열어 드리고자 하는 모든 이의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위해, 온 세상에 주고 싶고 또 주어야만 하는 나의 증언이다.
- 하느님께 봉헌된 많은 영혼이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의 불을 새로이 점화하도록 나는 이 증언을 할 것이며 또한 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양식이 되도록 그분을 이 세상에 모셔 오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이며, 또 그리스도를 단순히 피상적으로 모시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경외심을 지니고 새로운 마음으로 사랑이신 그리스도를 매일 만나는 체험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온 세상의 평신도 형제자매들이 모든 기적 중의 가징 경이로운 기적인 성체성사를 온 마음으로 매번 새로이 함께 거행하여 내적으로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서 이 증언을 한다.
< 1. 입당 >
-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에 성당에 조금 늦게 들어갔을 때, 대주교와 사제들은 이미 제대에 올라서고 있었다. 그 순간, 하느님의 어머니께서는 듣는 이의 영혼을 황홀하게 하는 너무나 아름다운 여인의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오늘은 네게 매우 교훈적인 날이다. 나는 네가 아주 집중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너는 오늘 겪을 모든 일의 증인이고, 모든 인류에게 그것을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너무나 놀랐다. 일어난 일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정신을 집중하려고 몹시 애썼다. 내가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마치 아주 멀리서 들리는 듯 노래하는 너무나 아름다운 합창소리였다. 그 소리는 가까이서 그리고 멀리서, 음악처럼 또는 살랑되는 바람소리처럼 들렸다.
< 2. 참회 >
- 대주교가 거룩한 미사의 시작 예식을 마치고 참회 예절을 시작하자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께서 말씀하셨다. “주님께서 내 마음 깊은 데서부터 네가 행한 모든 잘못에 대한 용서를 청하여라. 네가 주님의 마음을 상해 드린 일에 대해 용서를 청하여라. 그러면 너는 거룩한 미사에 나아와 봉사하는 특전을 누릴 합당한 자격을 얻을 것이다.” …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그래, 너는 정말로 지난밤부터 지금까지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았다고 믿느냐? 너에게 몇 가지 일을 상기시켜 주겠다. 오늘 여기에 오려고 집에서 나올 때, 네 집의 하녀가 무엇을 좀 부탁하려고 네게 다가왔다. 그러나 너는 시간이 늦어서 서두르고 있었다. 마음이 조급했던 너는 그녀에게 불친절하게 답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적 이웃 사랑에 반하는 잘못이었다. 자, 아직도 네가 하느님을 아프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겠느냐? 이곳에 오는 길에 버스 한 대가 네 앞을 지나갔다. 거의 너를 칠 뻔했지. 그러자 너는 그 불쌍한 버스 기사에게, 네 이웃에게, 무례한 말을 많이도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성당에 늦지도 않았고, 거룩한 미사를 준비하는 기도를 바칠 수 있었을 텐데 …. 너는 이웃 사랑이 부족했고, 그래서 평화와 인내심을 잃었다. 그런데도 너는 주님을 아프게 하지 않았다고 말하겠느냐? 네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제들이 입장하고 있었다. 너는 마음의 준비도 하지 않고 이 미사에 참례하려 했다.”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성모님. 더 이상 말씀하지 마십시오. … ”.
- “왜 너희는 미사 시간이 되어서야 들어오느냐? 너희는 그보다 먼저 성전에 들어와, 기도를 바치고 성령을 보내 주시기를 주님께 청해야 한다. 그래야 주님께서는 너희에게 평화와 화해의 성령을 보내시어 너희에게서 이 세상의 영, 매일의 걱정, 개인의 문제, 산만함을 몰아내신다. 그러면 너희는 성체성사의 지극히 거룩한 순간을 올바르고 합당하게 거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미사가 이미 시작된 다음에야 도착해서 미사가 마치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인 양, 영적인 준비도 없이 미사에 참례한다. 왜 그러느냐? 미사는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보내시는 가장 위대한 은총의 순간을 함께하는 기적중의 가장 큰 기적이다. 그러니 너희는 그것을 소중히 할 줄 모른다.” 나는 너무나 잘못했다고 느꼈다. 잘못이 너무나 많아서 하느님께 용서를 청해야만 했다. … 나는 내 영혼이 완전히 죄 중에 있었음에도 감히 거룩한 미사에 참례했던 수없이 많은 그 모든 것에 대해 용서를 청해야 했다.
< 3. 대영광송 >
- 사랑하올 성모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네 온 마음과 사랑을 다해서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께 영광을 드리고, 그분을 찬미하여라. 삼위일체 하느님의 피조물인 너 자신을 온전히 깨달아라.” 갑자기 나는 아득히 먼 곳에 있는, 빛으로 가득한 하느님의 옥좌 앞에 서 있는 자 자신을 보았다. 나는 한없는 사랑으로 가득차서, 지극한 감사를 끊임없이 드리고 또 드렸다. “… 주 하느님, 하늘의 임금님, 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 주님을 기리나이다. 찬미하나이다. 주님을 흠숭하나이다. 찬양하나이다. 주님 영광 크시오니 감사하나이다.” 나는 한없이 선하고 자애로우신 성부의 얼굴을 떠올렸다.
- “외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하느님, 성부의 아드님,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그러자 갑자기 예수님께서 내 앞에 서 계셨다. 한없이 자애롭고 자비하신 얼굴로 …. “홀로 거룩하시고, 홀로 주님이시며, 홀로 높으신 예수 그리스도님, 성령과 함께 아버지 하느님의 영광 안에 계시나이다.” 지극히 아름다우신 사랑의 하느님, 바로 그분이 그 순간 내 온 존재를 전율케 하였다. 나는 마음속 깊이 간구했다. ‘주님, 모든 악한 영에서 저를 자유롭게 하소서. 제 마음은 오로지 주님께 있나이다. … 하느님의 성령이시여, 저를 바꾸소서. 제 안에서 일하소서. 저를 이끌고 인도하소서! 오, 하느님, 주님을 좀 더 잘 섬길 수 있는 은총을 주소서!’
< 4. 말씀의 전례 >
-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께서 당신을 따라 말하게 하셨다. “주님, 저는 오늘 주님의 말씀을 아주 주의 깊게 듣겠나이다. 그래서 풍성한 열매를 맺겠나이다. 주님의 성령으로 제 마음 바닥까지 깨끗하게 하소서. 그래서 주님의 말씀이 제 안에서 자라나고 꽃 피울 수 있게 준비시켜 주소서. 제 마음과 영혼을 깨끗하게 하시어 주님의 말씀을 듣기에 합당하게 하소서.” 성모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네가 독서 말씀과 사제의 강론 전부를 주의 깊게 듣기를 바란다. ‘하느님의 말씀은 열매를 맺지 않고는 그냥 돌아가지 않는다’(2코린 9,10참조)는 성경 말씀을 명심하여라. 주의 깊게 듣는다면 네가 들은 것 중에서 무엇인가가 네 안에 남게 될 것이다. 너는 네 안에 남겨진 그 말씀을 하루 종일 되씹고 기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 두 절일 수도 있고 복음 말씀 전부일 수도 있고 한 마디일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지 네 안에 남아 있는 그 말씀을 종일토록 음미하며 맛보아야 한다. 하느님의 말씀이 너를 바꾸어 주시도록 맡기는 것이 네 삶을 변화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제 주님께서 오늘 네 맘속에 계시하고자 하는 것을 기꺼이 들으려고 네가 여기 있다고 말씀드려라.”
- 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다시 내게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다. 그리고 용서를 청했다. 내 마음이 그 많은 세월 동안 그렇게도 완고했음을. 나는 거의 대부분, 의무와 공동체의 강요 때문에 그렇게도 많은 미사에 참례했었고, 그러면서도 당연히 구원을 받으리라고 믿었다. 거룩한 미사를 생활하고 함께 체험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보지 않았다. 독서나 사제의 강론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더군다나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그 모든 세월, 지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그 세월에 대해 마음으로 얼마나 큰 고통을 느꼈는지! 혼배, 장례미사와 사람들과 공동체에 보여야 한다는 의무 때문에 참례하는 미사 등등으로 우리가 미사에 대해 갖는 태도는 얼마나 겉치레로 가득한가!
< 5. 예물 준비 >
-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께서 말씀하셨다. “이렇게 기도하여라.” 나는 따라 했다. “‘주님, 저는 주님께 저의 전부를 봉헌합니다. 제가 가진 모든 것,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주님 손안에 드립니다. 오, 주님, 작고 보잘것 없는 저를 써 주십시오. 주님 아드님의 공로를 통해 저를 바꾸어 주소서. 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 제 가족과 제 은인과 사도직의 모든 회원과 저희를 공박하는 모든 사람과 제 보잘것없는 기도에 맡겨진 모든 사람을 위해 주님께 청합니다. 제 마음을 그들이 가는 길바닥에 놓는 법을 제게 가르치소서. 그리하여 그들의 삶의 여정이 그렇게 힘들지 않고 그들이 온유한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하소서.’ 성인들은 이렇게 기도하였다. 나는 너희도 이렇게 기도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우리 마음을 바닥에 펼쳐 놓아서 그들이 거친 길을 느끼지 않게 하고, 그들의 발걸음마다 고통을 가볍게 하고 덜어 주는 것, 이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기도 방법이다.
< 6. 우리의 기도와 희생을 봉헌하는 수호천사들 >
- 갑자기 성당 좌석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어서기 시작했다. 그들은 내가 전혀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마치 성당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의 옆구리에서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한 다른 사람이 튀어나온 것 같았다. 그들은 빛나는 햐안 겉옷을 입고 있었고, 좌석에서 중앙 통로로 나와 엄숙하게 제대로 나아갔다. 그때 성모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저들은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의 수호천사들이다. 신자들의 수호천사들이 주님의 제대 앞에 신자들의 희생 제물과 청원을 가져가는 순간이다.” 그 순간 나는 너무 놀랐고, 그 광경에 완전히 압도되었다.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그들의 얼굴은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롭고 경이롭게 빛을 뿜고 있었다. … 그들 중 몇 명은 빛나는 무언가가 든 금빛 대접 같은 것을 손에 들고 있었는데, 거기서 흰색과 금색의 빛이 나왔다. 그것에 대해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 “이들은 많은 청원을 드리기 위해 이 거룩한 미사를 바치는 사람들의 수호천사들이다. 이 미사의 의미를 참으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의 수호천사들이다. 주님께 바칠 것과 희생으로 바칠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수호천사들이다. 이 순간 모든 것을 희생 제물로 바쳐라. 너의 슬픔, 너의 고통, 너의 꿈, 너의 낙심, 너의 기쁨, 너의 청을 주님께 바쳐라. 거룩한 미사는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기억하여라. 그러므로 너희의 소망과 간청을 희생 제물과 봉헌물로 풍성하게 드려야 한다.” 그 천사들 뒤로 손에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은 또 다른 이들이 걸어 나왔다. 그들은 빈손으로 거기 서 있었다. 지극히 거룩한 동정녀께서 말씀하셨다. “이들은 여기 있기는 하나 아무것도 희생하지 않은 이들의 수호천사들이다. 그들은 이 거룩한 미사의 모든 전례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들에게는 하느님의 제대 앞에 가져갈 희생 제물이 하나도 없다.” 그 맨 뒤에 아주 슬픈 표정의 천사들이 나왔다. 그들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면서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제대 앞으로 나왔다. 성모님께서 말씀하셨다.
- “이들은 여기에 있기는 하나 있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수호천사들이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마지못해서 또는 미사 참례의 의무 때문에 억지로 나와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 자신은 거룩한 미사에 참례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 수호천사들은 제대에 바칠 수 있는 것이 자신들의 기도밖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슬퍼하며 나온다. 너희의 수호천사를 그렇게 슬퍼하게 하지마라. 그냥 많은 것을 간청하면 된다. 죄인들의 회개를, 세상의 평화를, 너희 가족과 너희 이웃과 너희에게 기도를 부탁한 사람들을 위해 청하여라. 너희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도 많은 것을 청하고 요구하고 졸라라. 무엇보다 너희의 원수를 위해서. 너희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는 것을 주님께서는 가장 마음에 들어 하신다는 점을 명심하여라. 너희가 그렇게 하면 예수님은 거룩한 미사 중에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오실 때, 당신의 공로로써 너희를 변화시키고 바꾸신다. 아버지께 자기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는 방법은 무엇인가? 자신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고 보잘 것 없음을 인정하면서, 자신이 지은 죄를 비롯한 모든 것을 예수님의 공로와 함께 아버지께 희생 제물로 바칠 때, 그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받아들여진다.” 그 광경이 너무나 경이롭고 초자연적인 아름다움을 발하기에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 7. “거룩하시도다!”를 노래하는 천사들 >
- 예물 준비가 끝나고 하느님의 백성이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를 외치자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들 뒤에 있던 모든 것이 갑자기 사라졌다. 대주교의 왼쪽 뒤편 비스듬한 방향에서 수천 명의 천사들이 모두 사제와 복사가 입은 흰색 제의 같은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모두 기도하는 자세로 두 손을 모우고 무릎을 꿇고 흠숭의 표시로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다른 음색을 가졌지만 하나의 소리를 내는 거대한 합창단이 모두 한 목소리로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 노래했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 8. 무릎 꿇는 성인들의 현존 >
- 모든 기적 중의 가장 경이로운 기적의 순간, 성변화의 순간이 왔다. 대주교의 오른쪽 뒤편에 많은 사람의 무리가 보였다. 그들은 똑같은 여러 가지 밝고 연한 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똑같이 기쁨에 가득 차 빛나고 있었다. 얼굴은 모두 비슷했으며, 주름도 없고 행복한 표정이었다. 그들은 모두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라고 노래하며 무릎을 꿇었다. 그때 사랑하올 성모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들은 모두 하늘나라에 있는 성인들과 복자들이다. 그들 중에는 이미 하느님 앞에서 기쁨을 누리고 있는 네 친척들의 영혼들도 있다.”
< 9. 성변화때 무릎을 꿇고 계시는 성모님 >
- 나는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를 보았다. 미사를 집전하는 대주교의 오른편에 바닥에서 조금 떠 계셨다. 성모님은 매우 곱고 투명하며 마치 수정으로 된 물처럼 빛을 발하는 천위에 무릎을 꿇고 계셨다. 거기서 마리아께서는 나를 보지 않은 채 아주 낮은 목소리로 내 마음속에 직접 말씀하셨다. “대주교보다 뒤에 있는 나를 보고는 놀라지 않았느냐? 그것은 당연하다. 나의 아들이 내게 큰 사랑을 베풀어 주었지만, 사제들에게 준 그런 존엄과 권능, 즉 사제의 손이 매일 거행하고 이루어내듯이 매일 내 손으로 예수님을 이 세상에 데려오는 힘은 내게 주지 않았다. 그러므로 나는 사제에게 그리고 하느님께서 사제를 통해 이루시는 모든 기적에 이리도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서 그들 뒤 여기에서 무릎을 꿇는 것이다.” 나의 주님이신 하느님께서는 이렇듯 큰 존엄과 많은 은총을 사제들의 영혼에 부여 주신다. 그런데도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어쩌면 많은 사제들도 그것을 알지 못하리라!
< 10. 미사에 참례한 연옥 영혼들 >
- 제대 앞에 회색빛을 띤, 두 손을 위로 쳐든 몇몇 사람들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께 말씀하셨다. “이들은 위로 올라가기 위해, 정화되기 위해, 너희의 기도를 기다리는 연옥의 복된 영혼들이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멈추지 마라. 그러면 이 복된 영혼들은 자신을 위해서는 기도할 수 없지만 너희를 위해서는 기도하게 될 것이다. 이 영혼들이 연옥에서 나와 영원하신 하느님을 뵙고 영원히 하느님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이는 바로 너희들이다.”
< 11. 성체와 늘 함께 계시는 성모님 >
-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너는 내가 이곳에 계속 머무는 것을 보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발현했던 곳들을 찾아 성지 순례를 간다. 그곳에서 많은 은총을 받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나는 네게 분명히 말한다. 내 발현지에서도, 세상의 어느 곳에서도 거룩한 미사에서처럼 내가 그렇게 오래 있지는 않는다. 거룩한 성체성사가 거행되는 제대 발치에서 너희는 나를 언제나 만날 수 있다. 나는 감실 아래에서 천사들과 함께 머문다. 나는 언제나 주님 곁에, 주님과 함께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아름다우신 하느님의 얼굴을, 다른 모든 얼굴처럼 빛나고 있는 그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그 순간은, “거룩하시도다!”가 불리는 그 순간은, 온 누리에서 언제나 새롭게 끊임없이 거행되는 저 위대한 기적을 두 손을 모우고 무릎을 꿇고서 기다리는 그 순간은, 이미 하늘나라에 들어가 있는 그 자체였다. … 거룩하신 동정녀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을 때보다 더 값진 순간은 결코 없다는 점을 모든 사람에게 말하여라.”
< 12. 예수님의 성체 축성 >
- 집전 사제(대주교)가 밀떡을 들고 성변화의 축성문을 발했다. … 성체가 들어 올리자 나는 그의 손을 보았다. 그의 손등에는 표시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크고 강력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바로 예수님이었다! 예수님은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사제의 손을 감쌌다. 그리고 집전 사제의 몸을 당신의 몸으로 휘감으셨다. 이 전대미문의 순간에 성체가 커지기 시작하더니 점점 더 커져서 그 안에 예수님의 경이로운 얼굴이 나타났다. 예수님은 당신 백성을 바라보고 계신 것 같았다. 내가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이려하자, 사랑하올 성모님께서 말씀하셨다.
- “네 머리를 숙이지 마라. 시선을 들어 올려 주님을 보아라. 주님을 똑바로 바라보고 그분의 시선을 피하지 마라. 파티마의 기도를 바쳐라. ‘저의 하느님, 당신을 믿고 찬미하며 의지하고 사랑하나이다. 당신을 믿지 않고 찬미하지 않으며, 의지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오니 용서해 주소서.’ 이제 주님께 네가 얼마나 주님을 사랑하는지를 말씀드려라. 왕 중이 왕이신 주님을 흠숭하여라.” 그래서 나는 주님께 그렇게 말씀드렸다. 주님께서는 거대한 성체 안에서 나만을 바라보시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주님께서 똑같은 방법으로 거기 있는 모든 사람을 사랑 가득한 눈으로 응시하고 계신다는 것을 나는 마음으로 알았다. 그러고 나서 나는 모든 천사와 하늘의 성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마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깊이 머리를 숙였다. 성체는 사제의 손이 내려갈 때 다시 전처럼 작아졌다. 뺨 위로 눈물이 펑펑 흘러내려서 내 얼굴은 완전히 젖었고, 나는 너무나 큰 놀라움에서 도저히 헤어날 수가 없었다.
< 13. 예수님의 성혈 축성 >
- 곧이어 대주교가 포도주를 들고 성변화의 축성문을 발했다. 축성문을 발함과 동시에 하늘과 제대 뒤쪽에서 밝은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 갑자기 나는 공중 높은 곳에서 머리를 아래로 푹 떨어뜨리고 십자가에 못 박혀 계신 예수님을 보았다. 십자가 양쪽 가로 막대는 크고 힘센 팔이 받치고 있었다. 그 빛 중앙에서 한 작은 빛줄기가 흘러나왔다. 그 빛줄기들은 성전 안을 온통 떠다녔다. … 공중 위에서는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 얼굴을 오른쪽 어깨 위에 떨어뜨리고 계셨다. 그분의 얼굴과 팔에서 보이는 것이라곤 온통 찢어져서 살점이 너덜거리는 상처뿐이었다. 가슴 오른편에 상처가 있고 그곳에서 피가 왼쪽으로 솟구쳐서 오른쪽 옆구리로 흘러내렸다. 그것은 액체로 보이지만 아주 눈부시게 빛났다. 그것은 거기 있는 신자들을 향해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쏟아지는 빛줄기 같았다. 성혈이 성작에서 넘쳐흘러 온 제대를 적실 거라고 생각했지만 한 방울도 넘치지 않았다! 그 순간 동정 마리아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기적중의 기적이다. 내가 이미 여러 번 네게 말했었지. 주님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신다고, 성변화의 순간에 미사에 참례한 모든 신자는 갈바리아의 예수님의 발아래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던 그 순간으로 데려가 진다고.” 바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던 순간에, 예수님께서 당신을 죽이는 사람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죄 하나하나를 위해서 성부께,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하며 용서를 청하시던 그 순간에 우리가 서 있는 것이다. 그날부터 나는 모든 사람에게 간절히, 자비로우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이 특전을 할 수 있는 한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해 체험하라고 간청했다.
< 14. 주님의 기도 >
-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바치려고 할 때,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미사 중에 직접 말씀하신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기다려라. 나는 네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깊이 집중하여 기도하기를 바란다. 이 순간, 네 평생 네게 가장 큰 고통과 상처와 증오를 준 사람들을 마음에 떠올려라. 그들을 네 품에 꼭 끌어안고 그들에게 온 마음을 다해 말하여라. ‘예수님의 이름으로 나는 당신을 용서하고 당신의 평화를 빕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나는 당신에게 용서를 청하고 당신의 평화를 바랍니다.’ 그 사람이 평화를 받을 만하면 그 사람은 그것을 받고 좋아질 것이며 많은 선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사람이 그 평화에 마음을 열 수 없다면 그 평화는 네 마음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먼저 네 마음속에 그 평화를 주지도 받지도 말기를 바란다.”
- 주님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너는 주님의 기도를 외운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네가 용서는 하되 잊을 수 없다면, 많은 사람이 강조하듯, 너는 주님의 용서에 조건을 두는 것이다. 이는 곧 ‘제가 남을 용서할 수 있을 만큼만 저를 용서하십시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된다.” 우리가 주님을 얼마나 많이 아프게 하는지를 깨달았을 때, 나를 엄습한 그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원한과 나쁜 감정을 품고 우리 자신의 편견과 신경과민에서 비롯된 노골적인 악의의 말을 함으로써 우리 자신에게 얼마나 심한 상처를 내고 있는가? 나는 용서했다. 나는 진심으로 용서했다. 그리고 주님의 평화를 맛보기 위해, 아주 마음 깊이 느끼기 위해, 내가 여러 번 상처를 준 모든 사람에게 용서를 청했다. 집전 사제가 말했다. “… 평화롭게 하시고 하나 되게 하소서.”
< 15. 평화의 인사 >
- 집전 사제가 말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그 순간 서로 포옹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모두에게서가 아니라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 갑자기 매우 강렬한 빛이 비치기 시작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 즉시 나는 그 빛이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온 힘을 다해 내 옆 사람을 안았다. 나는 정말로 그 초자연적인 빛 속에서 주님의 포옹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를 포옹하고 내게 주님의 평화를 주시는 분은 바로 그분, 예수님이었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용서할 수 있었고, 내 마음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모든 미움과 아픔을 몰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뻐하고 서로를 포옹하고 예수님의 평화를 원하는 것, 이것이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다.
< 16. 사제의 영성체 때 신자들이 바쳐야 하는 기도 >
- 집전 사제가 성체를 영하는 순간이었다. 대주교가 성체를 모실 때 동정 마리아께서 말씀하셨다. “지금은 집전 사제와 그를 보좌하는 모든 사제를 위해 기도할 때다. 나를 따라 하여라. ‘주님, 주님 사랑으로, 주님 사랑 안에서, 사제들을 축복하시고, 거룩하게 하시고, 도와주시고, 깨끗하게 하시고, 사랑하시고, 돌보시고, 지켜주소서.’ 이 순간 세상의 모든 사제를 기억하고 하느님께 봉헌된 모든 사제와 수도자들을 위해 기도하여라.”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때야말로 사제들을 위해 우리가 기도해야 할 순간이다. 왜냐하면 우리 평신도들이 교회이듯이 그들도 교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회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 평신도들은 사제들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들을 위해 기도하지 않고, 그들도 인간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않고, 사제들을 둘러싸고 있는 고독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제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하고 돌봐야 한다. 그들은 우리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그들은 특히 우리의 존경이 필요하다. 그들은, 예수님이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그분께 자신의 삶을 바쳤기 때문이다.
< 17. 영성체 >
- 사람들이 성체를 모시러 나가기 시작했다. 위대한 만남의 순간, 영성체의 순간이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잠시 기다려라. 네가 보아야 할 것이 있다.” 나는 어떤 내적 이끌림에 의해 눈을 들어 어떤 사람을 보았다. 그녀는 막 자신의 혀 위에 성체를 받아 모시는 중이었다. 그녀는 우리 기도회의 부인인데 어제 저녁에 고해성사를 받지 못하고 오늘 아침미사 시작 직전에 성사를 받았었다. 사제가 주님의 몸을 그녀의 혀 위에 놓는 순간 희고 찬란한 금색의 빛 한 줄기가 나오더니 그 빛이 처음에는 그녀의 등을, 그리고는 등에서 어깨로, 그리고 머리로 그녀의 몸을 관통하며 그녀를 휘감았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이 완전히 깨끗한 마음으로 나를 모시러 오는 영혼을 내가 기뻐하며 껴안는 방법이다!” 예수님의 음성은 몹시 기쁘고 행복한 사람의 음성이었다. … 우리는 자주 한탄한다. 우리가 원할 때면 언제라도 고해성사를 줄 수 있는 사제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하지만 문제는 또다시 고해하는 순간이 아니라,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금 죄에 떨어지고 마는 데 있다. … 우리는 우리의 마음이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상태로 예수님을 아무 때나 모실 수 있다는 무례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 내가 성체를 모시러 나가자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마지막 만찬은 내 제자들과의 가장 위대한 친교의 순간이었다. 그 사랑의 시간에, 나는 사람들의 눈에 가장 어리석어 보이는 행동, 사랑의 미친 것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성사를 제정했다. 바로 나 자신을 사랑의 포로로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성체성사를 제정했다. 너희와 함께 너희 안에서 세상 끝날 까지 함께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내 사랑은 내 생명보다 더 사랑하는 너희가 고아로 남아 있는 것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성체를 받아 모셨다. 주님의 몸을! 그런데 그때, 그것은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맛이었다. 그것은 피와 향이 섞인 것이었는데, 나를 완전히 충만하게 했다. 너무나 큰 한없는 사랑에 눈물이 주체할 수 없도록 뺨 위로 흘러내렸다. 내 자리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있을 때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들어보아라.” 그 순간 갑자기, 내 앞에 앉아있는, 방금 성체를 모신 부인의 기도소리가 내 안에 들리기 시작했다. … 그때 대주교가 말했다. “기도합시다.” 모든 신자가 마지막 기도를 바치기 위해 일어섰다.
- 예수님께서 슬픈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그녀의 기도를 들었느냐? 이제 알겠느냐? 그녀는 한 번도 내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녀는 한 번도 내가 준 선물에 감사하다고 한 적이 없다. 나는 그녀를 내게로 끌어올리기 위해 내 신성을 보잘것없는 인성에 담아 그녀에게 선물했지만 그녀는 그 선물에 대해 한 번도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 오로지 요구 사항만을 계속 나열할 뿐이다. 그리고 나를 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역시 그렇다. 사랑 때문에 나는 죽었고 또한 그 사랑으로 나는 부활했다. 사랑 때문에 나는 너희 한 사람, 한 사람을 기다린다. 사랑 때문에 나는 너희와 함께 있다. 너희는 내가 너희의 사랑을 필요로 하고 너희의 사랑에 목말라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영혼을 위한 이 장엄하고 극히 본질적이고 의미심장한 순간에 내가 ‘사랑을 구걸하는 자’라는 사실을 명심하여라.” 사랑 그 자체이신 주님께서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고 청하고 구걸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그대는 깨닫고 있는가? 사랑 중의 사랑이신 분, 영원한 봉헌으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주신 오직 사랑이신 분을 만나러 가는 것을 우리가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 18. 마침 강복 >
- 대주교가 마침 강복을 주기 위해 나오자, 거룩하신 동정녀께서 말씀하셨다. “집중해라. 너희가 어떻게 하는지 주의해서 보아라. 너희는 거룩한 성호 대신에 그저 ‘꺾인’ 십자 표시를 할뿐이다. 명심해라. 이 강복은 너희가 사제의 손에서 받는 마지막 강복이 될 수도 있다. 이 성전을 나간 뒤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너희는 알지 못한다. 다른 사제에게서 강복을 받을 기회가 또 있을지 없을지를 너희는 알지 못한다. 축성된 손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의 이름으로 너희를 강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에 네 일생에서 받는 마지막 강복인 것처럼 지극한 공경과 흠숭의 마음으로 십자성호를 그어라.”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알려 하지도 않고 더욱이 거룩한 미사에 매일 참례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잃어버리는 공로가 얼마나 많은지! 왜 우리는 거룩한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30분 일찍 일어나 30분 일찍 하루를 시작하고, 그래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부어 주시려는 그 모든 축복과 은총을 받으려는 그 작은 노력을 하지 않는가? 매일이 아니라 일주일에 최소한 두세 번이라도 미사에 참례하는 것이 신자의 의무라고 나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아주 사소한 핑겟거리를 대면서 일주일에 미사에 참례하지 않는다. … 우리는 공부할 시간, 일할 시간, 즐길 시간, 놀 시간, 쉴 시간, 운동할 시간, 영화관에 갈 시간, 개를 산책시킬 시간, 신문이나 잡지를 읽을 시간은 있으면서, 일요일에 겨우 한 시간 거룩한 미사에 참례할 시간은 없다.
< 19. 미사 후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
- 미사가 끝나서 예수님께서 잠깐 동안 당신과 함께 머물러 있으라고 청하셨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사가 끝났다고 그렇게 서둘러 성전을 떠나지 마라. 잠시, 아주 잠시만 내 곁에 머물러, 나의 현존을 향유하고, 너희가 내 곁에 있다는 기쁨을 내가 누릴 수 있게 하여라.” 주님께 여쭈어 보았다. “영성체 후에 얼마 동안 저희 안에 머무시나요?” 나는 주님께서 내 어리석음에 그리고 이 어리석은 질문에 웃으실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네가 나와 함께 있기를 원하는 만큼 내내. 네가 하루 종일 있어 달라고 청하면, 네가 일상의 일을 하면서 내게 단 몇 마디라도 하면서 하루 종일 나와 함께 얘기한다면, 나는 언제나 네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나를 떠나는 것은 너희다. 나를 혼자 내버려 두는 것은 너희다. 미사가 끝나면 너희는 성전을 떠나고, 그것으로 신자로서의 의무도 끝낸다. 나와의 관계도 그로써 끝낸다. 너희는 그것으로써 주님의 날을 지켰고 그것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 내가 너희의 일상을 함께 나누는 것이 내게 기쁨이 될 것이라고는 너희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는다. 너희는 너희의 집에 네 모든 일을 위한 장소를 마련하고 심지어 각 용도에 맞게 각기 따로 장소를 마련하고 있다. 나를 위해서는 어떤 장소를 마련했느냐? 성상 하나 달랑 놓여 있는, 일 년 내내 한 번도 청소하지 않아 먼지가 잔뜩 쌓여 있는 그런 곳이어서는 안 된다. 적어도 하루에 5분이라도 온 가족이 찾아와 그날에 대한 감사를 드리고, 생명을 주심에 감사하고, 그날에 필요한 모든 것을 청하고, 축복과 보호와 건강을 청하는 그런 곳이어야 한다. 너희 집에는 모든 것이 다 자기만의 장소가 있는데, 나를 위한 곳만은 없다.
- 온 가족이 내게 와서 내 앞에 앉아 나와 얘기하고, 지난 번 이후로 그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내게 설명하고, 그들이 가진 어려움과 문제들을 내게 맡기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내게 청하고, 그들의 삶 속에 나를 포함시키는 가정, 그런 가정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나는 모든 것을 안다. 나는 너희의 가슴 가장 밑바닥에 있는 것을 읽고 또 너희의 비밀스런 생각을 안다. 그럼에도 너희가 직접 너희의 일을 말해 주는 것이 난 좋다. 너희가 나를 한 가족처럼, 가장 가깝고 가장 친한 친구처럼, 너희의 삶에 그렇게 포함시킬 때 그것이 나를 기쁘게 한다. 내게 자신의 삶 안에 아무런 자리도 내어 주지 않는 사람들, 그들이 얼마나 많은 은총을 잃어버리는가? 주님과 함께 있던 그날 그리고 많은 다른 날에, 주님께서는 계속 우리를 가르치셨다. 오늘 나는 그 가르침들을 그대와 함께 나누면서 주님께서 내게 맡기신 의무를 다하고 싶다.
< 20. 성체성사의 중요성 >
-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나의 창조물을 구하고자 했다. 내가 십자가 위에서 너희에게 천국의 문을 열어 주었던 그 순간에 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심한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 지금까지 어떤 어머니도 자신의 살을 떼어 자녀를 먹인 적은 없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아라. 그러나 나는 내 공로를 너희에게 주기 위해 그처럼 사랑의 극단까지 갔었다. 거룩한 미사는 바로 나 자신이다. 십자가 위에서 바친 나의 생명과 나의 희생을 너희 안에서 영원히 연장시키는 바로 그것이다. 내 생명과 내 피의 공로가 없다면, 너희가 무엇을 가지고 성부 앞에 올 수 있겠느냐? 아무것도 없으리라. 초라함과 죄밖에는 …. 너희는 은총에서 참으로 천사와 대천사를 능가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너희처럼 잔치에 와서 나를 양식으로 받아 먹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생명수의 샘에서 단지 한 방울을 마시지만, 나를 받아 먹는 은총을 누리는 너희는 생명수를 마실 수 있는 바다를 통째로 가지고 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받아 모시고 당신을 만나는 것이 그저 습관이 되고 타성이 된 사람들 때문에 몹시 괴로워하시며 또 다른 것을 말씀하셨다. 주님께서는 당신과의 만남에서 놀랍고 경이로운 느낌을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그런 ‘틀에 박히고’ 진부한 자세로 영성체를 하는 사람은 미지근해지고 무관심해져서, 성체 안에 계신 주님을 만날 때 예수님께 새롭게 말씀드릴 것이 전혀 없다. 주님께서는 또 말씀하셨다. 당신께 봉헌된 적지 않은 이들이 열정을 잃어버리고 주님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자신이 받은 영적인 부르심을 다른 모든 일처럼 일종의 직업이나 의무로 만들어 버렸다고, 필요한 것을 포기하기만 하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어 버렸다고, 초자연적인 일들에 대한 아무런 느낌도 없이 그저 자신의 부르심에 대한 의무만을 채울 뿐이라고 …. 그러고 나서 주님께서는 우리가 영성체를 통해 맺는 열매에 대해 내게 말씀하셨다. 매일 주님을 받아 모시지만 삶은 전혀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시간을 기도로 보내고 많은 활동을 하지만 그들의 삶은 변화되지 않는다. 변화되지 않고 바뀌지 않는 삶은 주님을 위한 참된 열매를 맺지 못한다. 우리가 성체성사 안에서 받는 은총은 바로 우리 안에서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하고, 우리의 형제 자매를 대하는 태도에서 사랑과 자비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
< 21. 평신도의 역할 >
- 우리 평신도들은 교회 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의 권리는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데 있지 않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세례를 받은 우리 모두에게 가서 기쁜 소식을 전파하라는 명령을 내리셨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자신이 아는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고 혼자 가질 권리가 없다. 우리 손에 그렇게도 많은 빵을 가지고 있으면서 우리의 형제들을 굶주려 죽게 할 권리가 우리에겐 없다. 우리는 본당 안에, 우리 가정 안에 편안하게 있으면서, 우리 교회가 비틀거리는 것을 마냥 바라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주님에게서 주님의 말씀, 사제의 강론, 성지 순례, 화해의 성사 안에 있는 주님의 자비, 생명이며 양식인 성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놀라운 일치 등 많은 것을 받았고 또 여전히 계속 많은 것을 받고 있다.
- 그런데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받으면서도 우리를 가두는 안일함에서 뛰쳐나와 교정원이나 감옥을 찾아가서 주님을 전할 용기가 없다.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과 대화할 용기가 없다. 비록 지금은 고통과 어려움 속에 있지만 포기하지 말라고, 그들도 가톨릭 신자로 이 땅에 태어났다고, 우리의 교회이며 그들의 교회인 가톨릭교회는 그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그들에게 말할 용기가 없다. 그들의 고통과 곤궁은 다른 사람을 구원하는 데 이바지하며, 그들의 희생과 힘든 시간을 통해 그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고 말할 용기가 없다. 병원에서 죽어가는 환자들을 찾아가 그들 곁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묵주기도를 드리고, 악마의 유혹에서 그들을 구하기 위한 선과 악의 싸움의 순간에 기도로써 그들을 돕는 그런 힘과 용기가 우리에겐 없다.
- 죽어 가는 모든 사람은 두려움을 갖는다. 그때 그저 그들의 손을 잡고서 이미 이 세상에서 불려 간 주님의 백성들의 나라인 하늘나라에서 예수님과 성모님 곁에서 살게 될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하느님의 사랑과 놀라운 일들에 대해 말해주는 것은 그들에게 위안과 힘을 준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 이 시간은 미지근한 마음으로 생각과 힘을 낭비하고 잃어버리는 걸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미지근함은 하느님께서 싫어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제의 손이 되어서 그들이 갈 수 없는 곳에 가야하고, 그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사제가 성사를 집행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일을 행하고 성취할 수 있으려면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예수님을 우리 안에 받아들이고 예수님과 함께 살고 예수님을 먹고 살아야 한다.
-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고 겁낸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33 ;루카 12,31참조) 이 말씀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된다. 이 말씀이 뜻하는 것은 이것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하느님의 나라를 찾아라. 그러고 나서 다른 모든 덤을 얻으려 손을 벌려라.’ 그분은 주님이시다. 그분은 우리에게 필요한 아무리 작은 것도 아시고 그것을 위해 애쓰시는 유일한 분,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주님이시기 때문이다.
< 22. 맺음말 >
-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내가 받은 임무, 즉 이 말씀들을 여러분에게 전하는 일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다음번 미사에 참례할 때는 살아 잇는 미사가 되게 하십시오. “네가 드리는 미사는 다시는 전과 똑같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신 주님의 약속을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이루어 주실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받아 모실 때 그분을 사랑하십시오. 여러분에게 당신의 교회와 어머니를 주시기 위해, 그리고 여러분에게 아버지의 집에 들어가는 문을 열어 주시기 위해 뚫렸던 그분의 옆구리에 기대어 달콤한 휴식을 즐기십시오. 아울러 이 증언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십시오. 그리고 순수한 사랑으로 주님께 보답하도록 노력하십시오. 이 부활절에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축복하시기를빕니다. - 살아계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성심성체의 평신도 선교사 카타리나 리바스
< 란치아노의 성체 기적 >
약 700년경 이탈리아의 란치아노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아침, 성 바실리오 수도회 소속의 한 신부 수사가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실제로 현존하시는지 의심을 품은 가운데 미사를 봉헌하고 있었다. 그 신부가 빵과 포도주의 성변화를 위한 축성을 막 끝낸 순간이었다. 그의 눈앞에서 갑자기 성체가 진짜 살로, 성혈이 진짜 피로 변하는 게 아닌가? 너무나 엄청난 기적에 충격을 받고 당황한 그는 한참을 꼼짝 못한 채 황홀경에 빠져 서 있었다. 그때 영적인 위로가 그의 영혼을 가득 채우면서 그에게 두려움과 의심을 완전히 사라지게 했다. 그리하여 그때 미사에 참례하고 있던 모든 신자들이 직접 이 기적을 확인했으며 이 소식은 란치아노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예수님의 살과 피는 은으로 만든 성광과 크리스털 성작에 담겨 오늘날까지 소중하게 보존되고 있다.
< 카타리나 리바스에 관해 >
- 카타리나 리바스는 남아메리카 중부에 위치해 있으며 국민의 95%가 가톨릭 신자인 볼리비아의 코차밤바에 사는 가정주부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예수님 성상이 코차밤바에 있다. 1993년 3월, 카타리나는 가족이 겪는 아픔 때문에 주님의 자비를 간구하면서 회개의 여정을 걷게 되었다. 그리고 그해 후반부터 그녀는 예수님과 성모님에게서 메시지를 받기 시작했다. 1994년에 그녀는 10월13일 성모님의 파티마 발현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 주의 콘이어 시를 여행했다. 그때 그녀는 매우 특별한 체험을 한다. “홀리 힐에서 커다란 예수님 상 앞에 무릎을 꿇고 있을 때 나는 그 성상을 에워싸고 있는 매우 강한 빛을 보았다. 그때 나는 내 생명을 주님께 봉헌해야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분이 원하시는 대로 사용하시고, 또 그분이 내게 하신 모든 일에 감사를 드리고 싶어서였다. 그리고서 눈을 감고서 기도했다. 눈을 떴을 때 두 줄기 강한 빛이 주님의 두 손에서 나와 마치 번개처럼 강하고 곧게 내 두 손으로 들어왔다. 그 순간 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또 주님의 발에서 나온 빛은 두 개로 갈라져 내 발로 들어왔다. 세 번째 빛이 그분의 옆구리에서 나와 내 가슴으로 직행했다. 그때 나는 엄청난 통증을 느끼며 바닥에 쓰러졌다.”
“이틀 후에 코스타리카로 갔을 때 주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내가 콘이어 에서 준 선물을 기쁘게 받아라. 내 십자가의 고통을 나누어 받고 싶다고 요청한 사람들은 많지만 내가 필요로 하는 만큼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들만을 위해 나는 이 선물을 남겨 두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받은 주님의 성흔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해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주님의 대답은 이러했다. ‘지금은 보이지 않겠지만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모두 드러나게 하겠다.” 주님의 이 말씀은 1996년 1월에 그대로 이루어졌다. 그때껏 눈에 보이지 않던 성흔이 그때부터 드러났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리카르도 카스타논 박사가 카타리나가 받은 메시지와 성흔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여러 번에 걸쳐 카타리나를 조사하고 시험했던 리카르도 카스타논 박사는 이런 의견을 피력했다.
- “카타리나는 고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않았지만 8권의 책을 썼다. 그녀는 단 2주 만에 900쪽 분량의 글을 썼으며, 그 글은 신학, 사회학, 인간의 삶에 관한 것은 물론이요 영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여러분이 볼 때 그녀의 지적인 배경은 보잘것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200, 300, 400쪽에 달하는 글을 썼으며 더욱이 거기에서 신학적인 오류도 찾아볼 수 없다. 이렇게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데, 예수님께서 그녀에게 말씀하시고 그럴 때면 그녀의 심장은 매우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는 것이 카타리나의 설명이다. 그녀는 한 번 쓰기 시작하면 멈추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써내려 간다. 도중에 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분명히 말하지만, 카타리나는 신학, 사회학, 인간의 삶 그리고 영성에 관한 내용의 글을 4,000 내지 5,000쪽 썼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쓴 그 많은 글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의 글은 매우 격조 높은 스페인어를 구사하고 있다.”
- 카타리나는 단지 예수님과 성모님의 성실한 도구였고 펜(pencil)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예수님께서 하신 일이다.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위해 펜을 들어라. 넌 내가 말하는 것들을 따라 움직이는 나의 펜이다. 그리고 네가 쓴 것들은 다른 목소리들에 의해 반복되고 더 풍성해져서 보존될 것이며 지구를 채우게 될 것이다.” 카타리나의 거주 지역 대주교도 이 문제에 관한 보고를 받고는 모든 것을 면밀히 조사한 후, 1998년 4월 카타리나가 그때까지 받았던 메시지를 담은 8권의 책에 아무런 오류가 없다는 인정과 함께 교회 인가를 허락해 주었다. 카타리나는 대주교위 권고로 1999년부터 지금까지 ‘새복음화 사도직’에서 봉사하고 있다. 볼리비아의 코차밤바에 본부를 둔 새복음화 사도직은 1997년 코차밤바 대교구장이 조직한 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138 금주의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139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삶이 고통으로 휘청거릴 때 ]
- 지은이 : 송봉모
- 펴낸데 : 바오로딸
- 출판일(발행일) : 2024.02.28 – 152p
- 내 용 : 고통을 통해 더욱 성숙하고 자유로운 인간이 되기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안내
- 지은이 프로필 : 예수회 신부, 로마 교황청립 성서대학원에서 교수 자격증 취득, 아메리카 가톨릭대학에서 신약 주석학으로 박사학위,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약 과목 강의, 현재 예수회 서강공동체 원장으로 봉사하면서 집필에 몰두, 저서로는 성서와 인간 시리즈, 성서 인물 시리즈 등 다수
[ 표지의 글 ]
- ‘삶이 고통으로 휘청거릴 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고개를 들어 하늘을,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신 창조 세계를 올려다보자. 또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자. 창조 세계가 지닌 아름다움과 장엄함이 창조주요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선하심을 벽력같이 일깨워준다. 우리를 향한 그분의 돌보심을 깨닫고 그 사랑에 마음이 벅차오른다. ‘아, 지금껏 나를 괴롭혔던 것들은 얼마나 사소한가.’
[ 차례 ]
이야기를 시작하며
1부 : 고통, 삶의 실제
2부 : 고진감래
3부 : 고통의 용광로에서 작품이 되기 위하여
4부 : 애도의 시간
5부 : 하느님의 창조 세계가 주는 위로
이야기를 마치며
[ 이야기를 시작하며 ]
- 파리 대교구장이었던 피에르 뵈이요 추기경은 삼 개월에 걸친 단말마의 고통을 겪은 뒤 임종하기 직전 동료 주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우리는 고통에 대하여 훌륭히 설명하려고 애를 쓰며 또한 그런 것에 능숙한 것처럼 행동합니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고 감동적인 강론을 해 왔지요. … 하지만 사제들에게 차라리 침묵하라고 이르십시오. 사실 우리는 고통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합니다. 이걸 깨닫고 나서 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 고통은 지극히 사적이요 주관적인 것이라서, 내가 경험하기 전까지는 상대방이 겪는 고통이 어떠한지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에 내 식으로 상대방의 고통을 가늠하고 섣불리 충고한다거나 위로의 말을 하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그러니 고통 중에 있는 사람과 함께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태도는 침묵이다. 또 다른 최선은 경청이다. 고통 중에 있는 이들과 함께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경청이다. 단 상대방이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먼저 꺼냈을 때이다. 실제로 암에 걸린 이들 중에는 의지하고픈 사람이 찾아오면 자신의 병과 치료 과정에 대해 하나하나 말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럴 때 우리는 적당히 듣지 말고 온 마음을 다해서 경청하도록 하자.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하는가하고 속으로 짜증을 내지 말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나의 경청을 통해서 그가 다시금 힘을 내어 일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 고통에 대한 책을 다시 쓰려고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고통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욕구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이성을 가진 존재로서 고통 앞에서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고통은 인간 실존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는 것이기에,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통에 대한 성찰이 요구된다. 비록 그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지라도 필연적으로 그것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것이다. 필자가 이 책의 제목을 ‘삶이 고통으로 휘청거릴 때’로 정한 것은, 고통이 인간의 실존이기 때문이다.
- 불교 신자가 아니라 해도, 우리 모두는 ‘고성제’가 진리임을 인정한다. 곧 삶의 모든 과정이 생로병사란 고통임을 알고 있다. 우리는 나이 들면서 늙을 운명을 갖고 있고, 병들 운명을 갖고 있고, 죽을 운명을 갖고 있다, 이런 운명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 만약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없다면 우리의 삶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시는 삶의 고통에서 피어나는 꽃이고 내 인생의 향기도 고통에서 피어난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 <가시>의 한 구절을 상기하며 오늘도 고통의 신비에 마음을 열고 삶의 문을 열어본다.
[ 1부. 고통, 삶의 실제 ]
< 1. 고통에 대한 종교들의 태도 >
-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대표적인 종교들을 살펴보면 하나 같이 고통을 삶의 실재로 규정하고 있다. 불교의 창시자 석가모니는 “나는 단지 고통과 고통의 소멸에 대해서만 가르칠 뿐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불교에서는 인생 자체가 고통이라고 한다. 태어나는 것이 고통이요, 늙는 것이 고통이요, 병에 걸리는 것이 고통이요, 죽는 것이 고통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없는 것이 고통이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하는 것도 고통이다. 또 번뇌의 종류를 108개로 분류한다. 이른바 백팔번뇌다. 불교 신도들은 백팔번뇌를 끊고자 108개의 알을 엮은 염주를 돌린다. 또 대웅전 부처님상 앞에서 백팔배를 올리기도 한다. 인생 자체가 고통이요, 존재 자체가 고통이기에 불교는 고통을 그냥 받아들이라고 가르친다. … 불교에서는 고통에 대해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스러지는 것이 진리이고, 그 진리로 인해 고통이 있는 것이기에, 그러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고통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 이슬람교의 태도도 불교와 비슷하다. 고통을 겪을 때 불평하지 말고 감수하라고 가르친다. “그대가 고통을 겪게 된다면 그 고통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므로 굴복하는 것만이 그대의 의무다. 신(알라)이 그대를 그렇게 만들어 주었으니 불평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이슬람 경전). 그리스도교 역시 불교나 이슬람교와 마찬가지로 고통은 삶의 실재이기에, 참고 견디라고 가르친다. 다음은 삶이 고통임을 알려주는 성경 구절들이다. “너는 사는 동안 줄곧, 고통 속에서 땅을 부쳐 먹으리라”(창세 3,17).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창세 3,19). … 시편 103,15-16, 욥 7,6, 시편 144,4, 야고 4,14 …
- 우리는 누구나 예외 없이 한 줄기 연기와 같은 생로병사의 코스를 그대로 밟아간다. 육십 대는 해마다 늙어 가고, 칠십 대는 달마다 늙어가고, 팔십 대는 날마다 늙어간다. 오십 대는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 브뤼크네르에 따르면, 인생무상을 처음 깨닫는 나이다. …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요한 16,33). 이는 예수님이 지상에서 제자들에게 직접 하신 마지막 말씀이다. 삶이 본성상 고통을 수반한다는 사실은 예수님이 처음 우리를 불러 하신 말씀에서도 발견된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매일 같이 제 십자가(=고통)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 …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안락한 삶이라는 보증수표를 받는 것이 아니다. 삶에서 어떤 끔직한 일도, 나쁜 일도 경험하지 않을 것이란 보증수표도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환란과 고통 중에서도 구원받은 존재이지, 환란과 고통에서 구원받은 존재가 아니다
< 2. 현실을 직시할 때 >
- ‘대지’의 저자로 잘 알려진 펄 벅에게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딸이 있었다. 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 펄 벅은 딸아이가 네 살이 될 무렵 아이의 정신발달이 멈추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어느 날 펄 벅이 병원 복도를 걷고 있을 때, 의사가 진료실로 그녀를 불러 진지한 눈초리로 펄 벅을 바라보면서 잔인한 진실을 전했다. 그녀의 딸은 절대로 정상이 될 수 없으며 한 평생을 자폐아로 살 것이라는 말이었다. 펄 벅은 나중에 그 순간을 평생 감사해야 할 순간으로 고백한다. 펄 벅이 의사의 말을 즉시 받아들였던 것은 아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의사의 말을 떠올리면서 현실을 직시하려 애썼다. 그녀가 십 년 동안 고난의 과정을 거치면서 배운 것이다. “사람은 감내해야만 하고, 감내해야 하는 고통 속에 자기의 선물이 담겨있음을 알아야 한다. … 고통은 기쁨을 가져다주지는 못하지만 내면적 행복을 가져다주는 지혜로 변화될 수 있다.”
- 딸의 장애를 인정한 펄 벅은 그 고통 속에서 ‘선물’을 발견한다. 상황이 달라진 것이 없어 여전히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통해서 ‘내면적 행복’을 누리게 된다. 그녀는 더 이상 한숨을 쉬거나 신음하지 않았다. 대신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다른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를 위해서 도움이 되고자 했다. 장애에 대한 편견이 심했던 이십 세기 초반에 자폐와 관련된 계몽운동을 하고, 자폐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그 자녀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강의했다. 또 자폐 증상을 연구하는 기관을 설립하고 그 기관에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 우리는 불교, 이슬람교, 그리스도교 모두 고통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가르쳐 주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것은 고통이 삶의 실재요 삶의 실상이기 때문이다. 충만한 생활은 많은 고통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가 자신에게 닥친 고통을 감내하고 품에 안기를 회피한다면, 우리는 생애서 많은 것을 제외하게 될 것이다. 고통 때문에 우리 생을 더욱 생기 있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다른 많은 것을 상실하게 된다. 인생을 쉽게 살고 싶다면 재미없게 살면 된다. 고통이 있기에 우리가 이루는 꿈이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이다.
[ 2부. 고진감래(苦盡甘來) ]
- 고통은 내가 그것을 수용하느냐 수용하지 않느냐의 문제이지, 해결하느냐 해결하지 못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고통은 괴로운 것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고통스러운 상황은 그대로 존재하더라도 그 안에서 살아 갈 힘을 얻게 된다. 반면 고통을 거부하고, 운명을 탓하고, 삶을 증오하면 더욱 힘들어질 뿐이다. 그런 태도에는 어떤 선한 의지도 없고, 단지 고통에 고통을 더하는 파괴적 기운만 있을 뿐이다.
< 1. 고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
-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삶은 파괴될 수도 있고, 더욱 풍요로워질 수도 있다. … 고통이 무조건적으로 우리를 성장시켜 주는 것은 아니다. 고통을 대하는 자세에 따라서 그것이 우리에게 성장을 가져다줄 수도 있지만 우리 생을 삼켜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도스토옙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세상에서 한 가지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고통이 가치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어려움과 시련 중에 있을 때 우리는 이 말을 꼭 기억해야 한다.
- 고통을 겪고 나면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된다. 고통을 겪은 다음에도 고통을 겪기 전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는 경우는 없다. 사목 심리학자인 로버트 윅스에 따르면, 고통의 바다를 헤쳐 나온 사람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감정에 깊이가 있고 기쁨이나 슬픔을 체험할 때 겉치레가 없다. 필자가 아는 한 사람은 “제 생을 되돌아보았을 때 가장 풍요로웠던 시절은 투병생활을 하던 때였습니다.”라고 고백한다. 영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 맬컴 머거리지도 인생 말년에 다음과 같이 고백을 했다. “당시에는 너무 절망스럽고 고통스러웠던 경험들이 지금 돌아보니 뜻밖에도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 사실, 내가 이 세상에서 75년간 배운 모든 것, 내 존재를 진정으로 풍요롭고 빛나게 만든 모든 것은 행복이 아닌 고통 속에서 배운 것이라고 정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고진감래란 말이 있듯이, 이들은 괴롭고 버거운 고통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견디어 냈던 것이다.
- 미국 흑인들의 인권을 위해서 투쟁하다가 고통을 겪게 된 마틴 루터 킹의 말이다. “내게 고난이 쌓일 때마다 나는 내 처지에 응답할 수 있는 두 가지 길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고통에 반항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통을 창조적인 힘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는 후자를 택하기로 결심했다. … 고통에서 나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이 있다면, 내 개인적인 시련으로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지금 비극적인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도와줄 기회로 삼는 것이었다.” 마틴 루터 킹의 이러한 생각은 그의 연설문,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에서 잘 볼 수 있다. 링컨기념관에서 이루어진 이 연설은 흑인 인권운동의 가장 상징적인 연설로 남아 있다. 마틴 루터 킹의 창의적 고통, 그야말로 내가 원치 않는 나로부터 비롯되지 않은 나의 고통이지만, 내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임으로써 나와 우리에게 구원이 주어질 것이라는 신념, 그것이 바로 창의적 고통이다. 또한 우리는 자주 ‘창작의 고통’ 또는 ‘창작의 고통은 산고(産苦)와 같다’는 말을 듣는다. 창조적 고통이란 삶의 고통을 능동적으로 끌어안아 창조적 열매를 얻는 것이다.
< 2. 환경이 삶을 결정하는가 >
- 고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우리는 내면의 태도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그중 하나가 환경에 대한 인식이다.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환경이나 사건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고아가 세계를 주도한다>는 논문의 저자인 피에르 렌취니크는 고아 출신의 저명한 인물 삼백 명을 분석했다. 세례자 요한, 알렉산더 대왕, 카이사르, 나폴레옹, 조지 워싱톤, 빅토리아 여왕, 바흐, 톨스토이, 사르트르, 장 자크 루소, 파스칼, 데카르트, 이스라엘 초대 수상 골다 메이어,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 프랑스 퐁피두 대통령, 공자님 또한 고아이다. … 이 논문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 존재라고 말하지만 이 말이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인간이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경이 우리의 삶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환경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10퍼센트도 되지 않고, 환경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90퍼센트다. 환경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우리의 삶이 결정되는 것이다.
- 우리는 이 세상에 내동댕이쳐져 환경의 지배 아래에서 예정된 운명을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존재할 것인지, 그리고 다음 순간 어떻게 존재할 것인지에 대해 항상 판단하며 살아가는 귀한 존재다. …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아니라 그 환경 앞에서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다. 이 진리는, 모든 인격이 박탈된 처참한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 척박한 환경에 있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 강제수용소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
[ 3부. 고통의 용광로에서 작품이 되기 위하여 ]
< 1. 고통을 안고 갈 수 있다면 >
- 고통의 용광로에서 작품으로 거듭나려면 고통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자세를 예수님의 언어로 표현하면, 십자가를 기꺼이 품는 자세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안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7 참조). 우리가 흔히 십자가를 진다고 하는데, 그리스 성경에서 보면 ‘십자가를 진다’는 단어는 바스타제인의 번역이다. 이 단어가 지닌 첫 번째 의미는 ‘귀중한 것을 품고 가다’이다. 어머니가 아기를 품에 안고 갈 때 이 동사를 쓴다. 십자가는 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안고 가는 것이다. 십자가에 눌려 오직 그 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선뜻 받아 안고 가는 것이다. 안고 가는 것은 단순히 견디어 내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이다. 십자가를 내 삶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준주성범’의 저자 토마스 아 켐피스의 말이다. “당신이 즐겁게 십자가를 안고 간다면, 그 십자가는 당신을 원하는 목적지까지 데려다줄 것이다. 당신이 마지못해 십자가를 진다면, 당신은 스스로에게 새로운 짐을 지우는 것이며 그 짐은 점점 무거워질 것이다. …”
- 19세기 말 일본의 대표적인 그리스도교 시인 야기 주키치가 쓴 시이다. “고통의 한가운데 들어가니 고통은 이미 사라지고 그저 인생을 사는 것뿐이더라” … 십자가를 안고 간다는 것을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언어로 표현하면 ‘완수해야 할 시련’ 이다. 릴케는 우리가 일을 해낸다고 하는 것과 같이 ‘시련을 완수한다’고 한다. … “인간은 언제나 자신만의 무거운 짐을 반복해서 지게 되어있다. 시시포스가 밀어 올린 돌의 원자 하나, 산을 이루는 미네랄 한 조각, 이 모든 것으로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 진다”(시시포스 신화에서). 영원한 형벌을 자신의 운명으로 바꿔놓는 태도는 일찍이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셨던 가르침이다.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주어라”(마태 5,41).
- 니체는 편두통을 비롯해서 온갖 질병을 앓았고 그로 인해 한평생 고통을 겪었다. 건강의 운도, 명예의 운도 없이 고통스런 날들이었지만 니체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했다. 심지어 자신의 삶에 있었던 지난날의 고통이 영원히 반복된다 해도 기쁘게 받아들이겠다는 말까지 했다. 조선시대 최고의 개혁 사상가였던 다산 정약용의 비문을 보면, ‘하늘은 나를 버리지 않고, 곱게 다듬으려 했다’는 말이 적혀 있다. 정약용은 정쟁으로 인해 십팔 년 동안 유배를 살았다. 그러나 그 오랜 질곡의 세월을 창조적인 시간으로 승화시켰다. 그가 유배시기에 쓴 책들은 오백여 권으로, 이 가운데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같은 실학서들은 나라와 백성을 섬기고자 쓴 것이었다. … 그의 저술로 인해서 오늘날 우리는 정약용을 ‘죄인 정약용’이 아니라 ‘실학을 집대성한 대학자’라 칭송한다.
< 2. 고통을 적극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
-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사건보다 그 사건에 대한 해석이다. 우리가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내적 태도가 결정되고,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우리 마음이 부정적 에너지지로 가득 차 맥없이 주저앉을 수도 있고, 반대로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면서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우리의 인생을 궁극적으로 결정짓는 요소는 사건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우리의 해석이다. 우리 생을 결정짓는 요소로 사건이 10퍼센트에 해당된다면, 90퍼센트는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해석과 그 해석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길을 가다 돌을 만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 생각한다’는 명언을 남긴 사람은, 영국의 평론가이자 역사가인 토머스 칼라일이다. 이 명언은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상심에 빠져 있을 때 얻은 깨달음이다. … 고통스러운 사건을 두고 어떤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그 상황을 축복으로 경험할 수도 있고 저주로 경험할 수도 있다. 삶에서 만나는 사건을 운명이나 우연으로 여겨 소극적, 수동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섭리와 선택이란 개념 아래 적극적, 능동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 인디언 전설에 나오는 이야기다. 개 한 마리가 어쩌다 사방이 거울로 된 방에 들어가게 되었다. 갑자기 많은 개들이 자기를 에워싸자 그 개들이 자기 모습의 반사물인 줄 모르고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거울 속의 개들도 똑같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잔득 겁을 먹은 개는 도망치기 위해 방 안을 빙글빙글 돌았다. 거울에 비친 다른 개들 역시 이 개를 쫓아오는 바람에 그 개는 공포에 질려 그만 죽고 말았다. 이와 비슷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실제로 일어난 일보다 그것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우리를 긴장하게 하고 정신을 흐려놓는다. 그래서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올바른 판단까지 놓친다. … 늦은 밤 골목길을 걸어서 귀가하던 어린 시절의 경험, 분명 주변에는 아무도 없건만 내가 내는 발자국 소리에 겁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 3. 하느님의 뜻을 찾아서 >
- 우리가 고통의 용광로를 거치면서, 숯덩이가 아니라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뜻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하느님의 뜻’이란 나에게 덮친 고통이 그분의 뜻이란 의미가 아니다. 우리가 말하는 ‘하느님의 뜻’은 절망적인 고통 앞에서도 우리가 꿋꿋하게 살아가기를 우리보다 더 바라시는 하느님의 마음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하느님의 뜻’이라고 할 때 그 말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곧 ‘하느님의 본래적인 뜻’, ‘하느님의 상황적인 뜻’, ‘하느님의 궁극적인 뜻’이다.
- 하느님의 본래적인 뜻은 하느님이 당신 자녀들에게 은총과 사랑을 넘치도록 주시어 그들이 삶을 충만하게 살고 자신을 완성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 우리를 낳으신 것이다. 하느님은 이 세상과 인간을 선으로 돌보시는 분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이야기하듯이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셨지 죄인을 창조하신 게 아니다. 하느님의 상황적인 뜻은 하느님의 본래적인 뜻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등장한다. 하느님은 인간의 무지와 경솔, 실수와 사악함 등으로 불행한 일이 생겼을 때, 그 불행에서 당신 자녀를 돌보려 하신다. 하느님의 상황적인 뜻은 하느님의 절대적인 전능성과 그분의 지극히 선함과 연결되어 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말했듯이, 하느님은 악을 만드신 분이 아니지만 악이 발생할 때 그 악에서도 선을 가져다주실 수 있는 전능하시고 또 선하신 분이다. 마지막으로 하느님의 궁극적인 뜻은, 모든 것이 결국에는 선을 향해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 아무리 어둠이 짙고 극성을 부려도 빛의 세력을 이길 수 없다. 우리에게 닥쳐온 어떤 고통이나 어려움도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시는 하느님의 궁극적인 뜻을 거부할 수는 없다. 그때에 고통은 과거의 한 부분이 될 것이고 하느님은 다음 일을 행하신다.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주실 것이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묵시 21,4).
- 하느님의 뜻과 관련해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상황적인 뜻이다. 그분의 본래적인 뜻과 궁극적인 뜻은 전지전능하신 그분께서 주관하시기에 그분께 맡기면 된다. 그런데 상황적인 뜻은 우리 편에서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특별히 우리가 고통 중에 있을 때 그 상황에서 주님의 뜻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그분의 뜻은 분명하고 간단하다. 어떤 비극적 상황에서도, 어떤 고통 속에서도 삶을 살아가라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다. 주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선하심을 믿고 살아가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살을 한다거나 간접적 자살을 하지 않는 것이다. 간접적 자살이란 희망을 잃고 자신을 어둠 속에 방치하는 것이다.
- 고통이 하느님의 뜻이 아닌 이유는 하느님은 악이나 고통을 지어내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고통이 하느님의 뜻인 이유는 하느님이 그 고통을 이용해서 섭리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통 중에서 우리를 돌보시고 우리를 섭리하시는 하느님을 보려면 그분의 상황적인 뜻을 찾고 실천해야 한다. 하느님의 뜻을 찾아 그 뜻에 순명한다는 것은 어떤 환경에서도 삶의 현실에 ‘예’라고 응답하는 것이다. … 어린아이처럼 삶에 기대어 응석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삶이 나에게 물어오는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삶에 ‘예’라고 응답하는 것은 결국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시며 길을 인도하시는 하느님께 ‘예’라고 응답하는 것이다. … 가톨릭평화신문에서는 해마다 신앙체험수기를 공모한다. 수많은 수기에서 하나의 공식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첫 번째 공식은, 그들은 모두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엄청난 고통을 겪었는데, 모두가 자신의 고통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였으며 신앙으로 그 고통을 이겨냈다는 점이다. 두 번째 공식은, 그 고통이 없었다면 하느님과의 만남 또한 없었을 것이라는 고백이었다. 우리가 고통을 기꺼이 이겨내면서 창조적인 힘으로 승화시킬 때 의미가 있다. 이들이 한결같이 고백한 하느님의 뜻은 당연히 ‘하느님의 상황적인 뜻’이다.
[ 4부. 애도의 시간 ]
< 1. 대뜸 하느님의 뜻이라고 >
- 하느님의 상황적인 뜻을 이야기할 때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애도의 과정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감정이란 꿈틀거리는 사자와 같아서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더 포효한다. 자기 자신에게는 몸과 마음의 병이 되고, 타인을 향해서는 폭력적인 언행을 휘두르고 있다. … 애도는 모든 종류의 상실과 관련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 곁을 떠났을 경우는 물론이고 건강을 잃었거나, 지위나 명예를 상실하거나, 꿈과 목표를 상실하거나, 내가 소중히 여기던 것을 상실했을 때, 꼭 애도의 과정이 필요하다. 내 기억 안에서 잃어버린 것을 붙잡고,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고, 분노하며 통곡할 기회를 온전히 갖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것은 몸과 마음의 정직한 반응이요, 고통에서 회복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 하느님의 상황적인 뜻에 ‘예’라고 응답하기 위해서는 ‘아니오’란 대답과 힘겹게 싸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곧 애도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내 마음에 올라오는 온갖 정서적인 현상과 힘겹게 싸운 다음, 나에게 주어진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애도의 기간에 하느님께 화를 내고 원망을 쏟아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어떤 사람은 십자고상을 부수고 성모상을 집어던지면서 하느님에게 분노한다. 하지만 하느님을 떠나지는 않았다. 바로 고(故)박완서 엘리사벳님이 그러했다. 그녀는 남편을 병으로 떠나보내고 석 달 만에 외아들을 잃었다. 삼년 이란 시간이 흐르고 아들을 잃은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게 되었을 때 그녀는 이렇게 고백했다. “만일 그때 나에게 포악을 부리고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그분조차 안 계셨더라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가끔 생각해 봅니다. 살긴 살았겠죠. 사람 목숨이란 참으로 모진 것이니까요. 그러나 지금보다 훨씬 더 불쌍하게 살았으리라는 것만은 눈에 환히 보이는 듯합니다.”
< 2. 정해진 틀과 기간은 없다 >
- 학자들은 저마다 애도의 과정에 틀을 제시한다. 널리 알려진 것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제시한 죽음의 다섯 단계(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에 기초해서, 곧 죽는 사람이 맞닥뜨리는 다섯 단계를 상실의 아픔을 겪는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한편 심리학자 보울비는 네 단계(충격과 무감각의 시기-강한 그리움의 시기-와해와 절망의 시기-재조직과 회복의 시기)로 애도의 과정을 정의한다. 여기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것은, 모두가 순서대로 그 단계를 거치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사람에 따라서 어느 한 과정이 생략되고, 다른 한 과정이 꽤 길게 지속되기도 하며, 이미 거쳤던 단계로 되돌아오기도 한다는 점이다. 애도의 과정에 정해진 틀이 없듯이 정해진 기간도 없다. 통상 육 개월에서 일 년 정도 걸리지만, 더 오래 걸리는 경우도 당연히 있다. … 보통 전신마비 환자들이 자신에게 발생한 비극적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는 평균 삼 년이 걸린다고 한다.
- 애도의 기간에 우리는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할까? 충분히 애도는 하되 한숨은 멈추는 것이다. 우리 입에서 저절로 한숨과 탄식이 나갈 때, 그럴 때마다 “그만”이라고 속삭이는 것이다. 한숨과 탄식은 우리가 힘을 내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괴로움을 겪을 때 성내거나 불평하는 것은 그 괴로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어려움을 더 보태는 것이요 끝내는 참아 견디지 못하는 최악의 상태로 이끌 뿐이다. 또한 인내가 바닥이 나고 포기하고픈 마음이 올라올 때면 자신을 향해 이렇게 말해준다. “이 정도는 그래도 참을 만하다.” 이 말을 여러 번 반복해서 자신에게 들려주다 보면 인내할 수 있는 힘이 올라온다.
< 3. 요긴한 도움 >
- 애도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고, 나보다 나를 더 걱정하시는 하느님과 함께하는 것이다. ‘하느님과 함께하는 사람이 어떻게 분노하고, 부정하고, 슬퍼하면서 애도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믿음의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는 의연하고 담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은 어떤 모습이셨던가?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 앞에 당신이 느끼는 두려움과 번민을 그대로 드러내셨고, 아버지에게 고통의 잔을 마시지 않게 해달라고 타협을 시도하셨다. 그러나 나중에는 아버지의 뜻을 수용하겠다고 마음을 바꾸셨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하느님과 함께 애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느님 앞에서 분노하고 부정하면서, 우울해하고 슬퍼하면서, 타협하고 수용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 (십자고상을 바라보면서) 애도의 과정에서 흔히 만나는 현상이 있다. 그것은 하느님의 무관심에 대한 우리의 분노다. 하느님이 그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도록 왜 내버려두었으며, 지금 이렇게 고통을 겪고 있는데 왜 도움을 주시지 않는가 하는 분노다. 고통의 의미를 찾아보려 하지만 답이 나오지 않을 때, 우리는 하느님을 원망하고 하느님을 미워하게 된다. 또 그분을 향한 우리의 믿음은 의심으로 바뀐다. 애도의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이럴 때 십자가를 바라보며 예수님과 고통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그분이 우리를 위해서 고통이 전혀 없는 하늘나라를 떠나서 우리의 세상, 피와 땀과 눈물과 죽음의 세상에 오셨음을 기억하고, 우리의 죄를 치우시고자 십자가에서 엄청난 고통을 겪고 돌아가셨음을, 십자가를 바라보며 생각하는 것이다.
- (성경의 도움) 하느님 앞에서 애도하는 데 성경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별히 시편 중에서 탄원의 시들을 읽으면 좋다. 삼천 년이 지나도록 인간이 경험하는 바와 그 경험에 반응하는 인간의 모습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시편의 저자들이 병들거나, 권력자에게 박해를 받거나, 버림받았을 때 보여준 반응은 사실 우리 모두가 보이는 반응이다. 탄원 시들은 하느님 앞에서 고통을 처리하는 과정을 가르쳐 준다. 그들은 감정을 억누르지 않았다.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속 타는 마음을 다 쏟아냈다. 우리는 그들이 쓴 시들을 읽음으로써 우리 안에 쌓인 감정들을 쏟아 낼 수 있다. “주님, 언제까지 마냥 저를 잊고 계시렵니까? 언제까지 당신 얼굴을 제게서 감추시렵니까? … ”(시편 13, 1-4). “하느님, 저를 구하소서. 목까지 물이 들어찼습니다. … ”(시편 69, 2-4). “주님, 제 구원의 하느님, 낮 동안 당신께 부르짖고 밤에도 당신 앞에 서 있습니다. … ”(시편 88, 2-5). 하느님 앞에서 우리는 애통의 기도는 현실의 냉혹함과 하느님의 주권에 대한 믿음이란 두 기둥 사이에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가롤로 보로메오 성인은 항상 주머니에 조그만 시편 책을 넣고 다녔다. 그는 삶이 고통스러울 때면 시편 책을 꺼내어 탄원의 시를 읽으면서, 신앙을 회복하고 하느님이 주시는 힘과 인내를 얻었다.
- (성모님 앞에서) 우리의 어머니시요, 위로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모시고 애도의 기간을 보내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성모님은 섬세한 여인이면서 이 세상 모든 고달픔과 아픔을 아는 분이시다. 성모님은 외아들 예수님을 키운 어머니며 과부셨다. 무엇보다도 성모님은, 채찍질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아들 예수님을 두 눈으로 지켜 본 분이시다. 모진 고통을 겪은 성모님은 당신 자녀인 우리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신다. … (아이를 갖고자 칠 년이나 기도한 부부가 아이가 생겼는데 무슨 일인지 유산이 되고 말았던 남편과 아내의 애도 이야기) … 우리가 적절하게 슬퍼할 수 없을 때 여러 육신의 병을 앓게 되듯, 애도를 통해 상실의 실재를 대면함으로써 극복을 향해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제대로 삶을 사는 것이다.
[ 5부. 하느님의 창조 세계가 주는 위로 ]
- 고통 중에 자신을 다독이고 돌보기 위해서 우리가 자주 바라보아야 할 곳은 하늘이다. 어린아이가 넘어져 깨진 무릎을 잡고 앙앙 울고 있을 때 그 어린아이에게 하늘을 보라고 일러주면, 열이면 열 다 울음을 뚝 그친다. 하늘을 바라보는 순간만큼은 울지 않는다.
< 1. 하느님의 초대 >
- 우리의 삶이 고통스러울 때 하늘을 바라보며 힘을 얻어야 하는 이유, 다시 말해 하느님의 창조 세계에서 힘을 얻어야 하는 이유를 욥기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욥기에는 욥의 선함이 강조되어 있다. 욥기의 저자가 욥을 가리켜 “흠 없고 올곧으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이”(욥 1,1)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의 선함이 강조되는 것은, 그가 죄를 지었기 때문에 고통을 겪는 게 아님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그리스도교 신자 중에는 병실 침상에서 욥기를 읽는 사람이 많다. 이를 읽을 때는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욥은 갑자기 밀어닥친 재난 앞에서 서로 상반되는 태도를 보인다. 처음 1장과 2장에서는 재난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3장부터는 태도가 달라진다. 재난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하느님을 원망한다.
- 욥기에는 두 가지 양식이 들어있다. 내러티브(narrative/담화) 양식과 시(poem)양식이 그것이다. 내러티브 양식은 앞부분인 1-2장과 끝부분인 42장이다. 몸통에 해당되는 부분, 곧 3장부터 41장까지는 시 양식이다. 두 양식이 보이는 큰 차이점은 재난에 대한 욥의 자세다. 내러티브 양식에서는 재난을 인내하며 하느님의 뜻에 머물러 있는 사람으로 욥을 묘사한다. 한편 시 양식에서 욥은 재난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하고, 하느님께 차라리 죽여 달라고 울부짖는다. 욥기 3장에서 시작된 욥의 울부짖음은 37장까지 계속된다. 욥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고 분함과 원망, 저주와 좌절을 쏟아낸다. 욥은 고통을 없애달라고 울부짖는 것이 아니라 고통에 대한 해명을 듣고 싶어 한다. 하느님은 37장까지 전혀 응답하시지 않는다. 친구들이 등장해 욥이 죄를 지었기에 고통을 겪고 있다는 말을 할 뿐, 하느님은 전혀 말씀이 없으시다. 38장이 되어서야 하느님이 비로소 폭풍 가운데서 욥 앞에 나타나시는데, 그때 하신 첫 말씀이 이것이다. “지각없는 말로 내 뜻을 어둡게 하는 이자는 누구냐?”(38,2)
- 그런 다음 하느님은 욥에게 일련의 질문들을 속사포처럼 던지신다. … 욥기 38,4/ 38,16-18/ 38,32/ 38,39/ 40,15/ 40,25 … 하느님의 이 질문들은 욥이 앞서 던졌던 질문, “고통은 왜?” 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 하느님은 천지창조와 창조 세계의 신비에 대해 물으신다. 창조 세계를 구상하고 만들고 운용하는 이가 누구인지, 하느님 앞에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를 물으신다. 욥은 하나같이 “저는 모릅니다” 또는 “저는 못합니다”라고 대답한다. 또 “하느님만이 아시고,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 그로써 인간의 무력함과 하느님의 전능함이 대비되면서, 인간의 삶에서 발생하는 고통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토를 달지 말라는 가르침을 준다. 다시 말하면 고통이란 인간의 이해 바깥에 있는 신비임을 알려준다.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이 알고 싶어 하는 고통의 인간관계에 대해 답을 주시기보다는 당신의 창조 세계에 그들을 초대하시려는 것은 아닌가? 당신의 손길이 머물러 있고 당신의 사랑과 열정이 담긴 창조 세계 안으로 들어오라는 초대인 것이다.
- 자연은 인간에게 생명력을 부여한다. 하느님은 혹시나 당신의 자녀 누군가가 삶의 고통 앞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거나 방구석에서 울고 있다면, 그렇게 하지 말고 분연히 밖으로 나가라고 하신다. 당신이 창조하신 세계를 보면서 고통을 견딜 수 있는 힘을 받으라고 말씀하신다. 창세기에서 하느님은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보시니 좋았다고 하셨는데 이제 다시 그것을 욥에게 상기시켜 주시는 것이다. 창조 세계를 대면케 하는 하느님의 이러한 질문(욥 38,5-6/ 38,26-27/ 38,39) 앞에서 욥의 마음이 바뀐다. 그전까지는 분함과 원망, 저주와 좌절감으로 가득 차있었는데, 그러한 것들이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린다. 욥의 마지막 말은 “왜 저에게 고통이 주어졌는지 이제야 알겠습니다”가 아니다. 그의 마지막 말은 “당신에 대하여 귀로만 들어왔던 이 몸, 이제는 제 눈이 당신을 뵈었습니다”(42,5)라는 고백이다. 욥이 이렇게 고백한 것은 고통의 이유를 알았기 때문이 아니다.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창조 세계 안에서 직접 하느님을 뵈었고 그로써 자신의 항변이, 고통의 이유를 알고자 하는 자신의 외침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 인간은 창조 세계를 대하면서 그것을 만들고 운영하시는 창조주 하느님을 저절로 떠 올린다. 나는 비록 보잘 것 없고 미약하고 언젠가 스러질 들풀에 불과하지만 이 아름다움과 이 장엄함, 이 신비로움과 이 벅차오르는 광경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찾으면서 그분을 만나는 것이다. 욥은 그동안 순전히 자기중심의 시선으로 하느님을 보고 판단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욥이 하느님을 만나 뵌 다음 가졌던 태도, 자기 몸에 깃든 병이 낫지 않아도 괜찮고, 잃어버린 자식들을 다시 보지 못해도 괜찮다는 태도는 욥만이 보일 수 있는 예외적인 태도가 아니다. 욥처럼 자신의 원통함을 하느님을 향해 마구 울부짖다가 하느님을 만난 이들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태도다.
- (구약의 위대한 예언자 사무엘을 낳았던 한나의 하느님 체험 이야기/생략) … 욥도 하느님을 만남으로써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졌다. 욥기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인간이 고통과 관련해서 하느님께 던지는 온갖 질문에 대해서 하느님은 어떤 응답도 하지 않으신다. 둘째, 그래도 고통이 있는 이유를 알고자 한다면 그저 신비임을 알아들으라. 셋째, 고통에 갇혀있지 말고 하느님의 창조 세계의 장엄함과 아름다움 안에서 인생의 경이로움을 발견하고 살아갈 힘을 얻으라는 것이다. 라삐 로버트 고디스는 이렇게 고백했다. “인간은 창조 세계의 장엄함과 아름다움에 잠길 때, 조화로운 우주의 큰 계획 속에 녹아들면서 자신의 문제들이 하찮은 것임을 깨닫게 되고 힘을 내어 자신의 그 문제들을 대면할 수 있게 된다.”
< 2. 청산과 창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
- 우리가 삶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면 이 세상에는 온통 고통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고, 우리는 죽지 못해 살아갈 것이다. 한편 하느님의 창조 세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면 그 아름다움을 통해서 창조주요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선하심을 깨닫고, 그분의 돌보심을 체험하면서 나를 괴롭히던 것들이 얼마나 사소한 것인가를 느끼게 된다. … (암으로 투병중인 한 자매의 고백, 남편과 세 아들을 두고 몰래 해외 여행한 마리아 씨의 이야기/생략) … 20세기 신학자 버나드 로너건이 말하듯이 모든 종교적 체험 밑바닥에는 무조건적이며 무제한으로 사랑에 빠지는 체험이 깔려 있다. 마리아 씨는 장엄하고 찬란하게 펼쳐진 브라이스 캐니언 앞에서 순식간에 아빠 하느님의 사랑에 온전히 둘러싸이는 종교적 체험을 했던 것이다. … 하느님이 마리아 씨에게 브라이스 캐니언을 보여 주신 것은 당신 자신을 보여주신 것이다.
- 신성한 자연 세계를 대할 때에는 조용히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신경심리학자 릭 핸슨은 아름다운 장면, 경이로운 장면을 목격했을 때, 그리고 입에서 절로 경탄의 소리가 터져 나올 때 그 장면에 적어도 20초 동안 온전히 집중할 것을 권한다. 그 몰입을 통해 그 경험이 우리 신경에 저장되고, 나중에 언제라도 다시 불러낼 수 있는 행복의 샘이 되는 것이다. 넋을 잃고 몰입해서 바라볼 때 우리 연혼은 양육된다. 하느님의 창조 세계를 즐기기 위해서 멀리 외딴곳까지 찾아갈 필요는 없다. 하늘을 바라보고 주변 공원이나 둘레길을 걸으며 초록을 느끼는 것으로도 우리는 그분의 힘을 받을 수 있다. 하느님은 당신의 자취를 곳곳에 남겨 두셨다.
- 창조 세계를 통해서 하느님의 현존을 깨달으면, 환경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지만 살아갈 수 있는 내적 힘을 갖게 된다. 기쁨을 보존하면서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내적 힘과 통찰력을 갖게 된다. 성서학자 존 스토트는 하느님께서 쓰신 책이 두 권 있는데, 하나는 거룩한 성경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이라는 책이라고 말한다. 달리 표현하면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두 개의 경전이 있다. 하나는 성경이고, 또 하나는 거룩한 자연이다. 우리가 만나는 하느님은 구속주 하느님과 창조주 하느님이다. 구속주 하느님은 우리가 아무런 희망도 없이 죄를 짓고 살아가다가 하느님의 조건 없는 용서와 받아들여짐을 체험할 때 만나는 하느님이다. 한편 창조주 하느님은 우주를 만들고 달과 별을 내셨으며 작은 들꽃과 웅장한 숲을 내셨고, 그를 통해서 당신을 드러내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신비로움을 통해 창조주 하느님을 만난다. 그리고 하느님께로부터 생명을 얻는다. 기도 안에서 구속주 하느님을 만나 생명을 받는다면, 자연 안에서는 창조주 하느님을 만나 생명을 받게 된다. 자연 세계를 통해서든, 성경 말씀을 통해서든, 또는 기도를 통해서든 하느님을 만나면 우리 안에는 살아갈 동기가 생겨난다.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내적 힘이 생겨난다.
- 하느님의 창조 세계를 찾아 나서는 것은 그분의 현존에 들어가는 행위다. 그러니 자주 밖으로 나가 하느님의 창조 세계를 즐기며 생명의 기운을 받아야 한다. 탈무드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 서게 될 때, 하느님은 우리에게 한 가지 해명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미처 즐기지 못한 모든 좋은 것에 대해서, 왜 즐기지 못했는지 해명을 요구할 것이다.” …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대지에는 생명이 움트고 만물은 생동하게 된다. 피조물로서 덧없이 스러지는 이슬처럼 살아가는 우리지만, 우리는 하느님의 창조 세계 안에서 영원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어찌 지금 이 자리에서 삶의 기쁨과 경이를 누릴 수 없단 말인가!
[ 이야기를 마치며 ]
다음은 필자가 힘들 때면 자주 떠올리며 도움을 받는 말들 중의 일부다.
-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안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없다”
(예수님).
- “인도하시는 길 언제나 바른 길이요, 나 비록 어두운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주님 함께 계시오니 무서울 것이 없노라”(시편 23).
- “인간은 어떤 사건 때문에서가 아니라, 그 사건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어려움을 겪는다”(에픽테토스).
- “삶은 고해(苦海)다. 진정으로 삶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삶은 더 이상 힘들지 않게 된다”(스콧 펙).
- “내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라고 묻지 말자. ‘삶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도록 하자”(빅터 프랭클).
- “타락한 본성을 갖고 있는 인간 의식의 기본 상태는 무질서와 혼란 그리고 부패가 정상의 상태다. 내가 바로 그러함을 잊지 말자”(미하이 칙센트미하이).
- “인생에 있어서 괴로움, 고(苦)는 있지만, 우울해하거나 성내거나 못 견뎌 하지 말자. 생에 있어서 근본적인 죄악은 혐오와 증오다”(부처님).
- “운명애(運命愛)”(니체).
- “무지 몽매한 사람은, 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늘 남 탓만 한다. 하지만 깨우치기 시작한 사람은 자신을 탓한다”(에픽테토스).
- “어떤 시련을 격을 때면 나 자신을 들여다보고, 그 일에 대처할 수 있는 어떤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 자신의 내부에서 그 능력을 찾아보자”(에픽테토스).
- “소낙비와 천둥 번개도 사흘을 넘기지 못한다”(노자 도덕경).
- “가장 어두운 밤일 지라도 언젠가는 그 끝이 오고 해는 떠오르고 말 것이다”
(빅토르 위고).
-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 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랜터 윌슨 스미스).
#139 금주의 독서메모 끝. < 총 152page를 14p(hwp기준)로 요약 메모 >
< 좀더 자세한 내용을 접하고 싶다면 펴낸곳인 ‘바오로딸’ 서점에서 본 책을 구입하여
정독해 보시기 바랍니다. >
금주의 독서 메모 #140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그리스도를 따라 ]
- 지은이 : 토마스 아 켐피스
- 옮긴이 : 윤을수
- 펴낸데 : 가톨릭출판사
- 출판일(발행일) : 2004. 5.11 – 340p
- 내 용 : 준주성범(遵主聖範)을 묵상자료와 함께 새롭게 읽기
- 지은이 프로필 : 토마스 아 켐피스(1380-1471)는 네덜란드의 사상가,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참사위원, 설교와 저술에 종사하고 정신적 지도자로 활동함
- 역은이 프로필 :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문학박사를 받고, 뉴욕 미 문화원 교수를 역임한 2대 성신대학(현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학장을 거쳐 구산후생학교와 인보성체수도회를 설립하고, 서울대교구 부주교를 역임함. 저서로는 ‘한국유교사론’, 역서로는 ‘준주성범’ 등 다수
[ 표지 그림 설명 ]
-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은 끝없는 사랑의 나눔이며, 세상을 향한 복음선포이다. 내적 가치를 추구하는 신앙인의 열정이 실천적 삶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쪼개 나누어지는 빵과 하얀 보석으로 표현하였다. (표지 그림 : 김영자 수녀)
[ 차례 ]
발간사, 서론
< 해당 권으로 바로가기 클릭 >
제1권 : 신심(信心) 생활에 대한 훈계(1장-25장)
제2권 : 내적(內的) 생활(1장-12장)
제3권 : 하느님과 사귀는 법(1장-59장)
제4권 : 존엄한 성체성사(1장-18장)
[ 발간사 ]
- 인보성체수도회의 설립자이신 윤을수 라우렌시오 신부님께서 두 번째로 개정 번역하신 준주성범, ‘그리스도를 따라’ 책이 출간됨을 수도 가족과 함께 기뻐하면서, 하느님과 천사에서 기뻐하실 신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윤을수 신부님의 첫 번역서인 준주성범, ‘그리스도를 본받음’은 1942년 8월 15일에 성신대학(현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에서 그 초판을 발간한 바 있다. … 그 책은 당시 한국천주교회의 수도자는 물론, 사제와 평신도들을 위한 영적 독서 및 영성생활 안내서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 후 약 60여 년이 흐른 오늘에 와서야 그 개정번역본을 다시 출간하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별히 인간이 삶을 영위해가는 과정에서 참 지혜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가르쳐주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지혜는 창조주이며 사랑이신 하느님께 대한 사랑의 열정을 불태우도록 재촉하는 지혜이며, 동시에 자기 자신은 물론이요 이웃 안에서 서로 영적 성장을 도울 수 있는 희망이 담긴 지혜이다. … 본 수도회와 설립자의 영성연구를 목적으로 그 첫발을 내딛는 ‘새감영성연구소’가 펴낸 이 책이 영성생활의 좋은 안내서가 되기를 바라면서, 인보 성체수도회의 설립자이신 윤을수 신부님 영전에 삼가 이 책을 바친다. - 2004년 4월 11일 인보성체수도회 총원장 박영란 잔다크 수녀
[ 서론 ]
- 인류문화가 발전할수록 서적이 늘어나고 신앙생활에 대한 책도 많이 발간된다. 그러나 이 ‘준주성범’처럼 사람을 움직이는 책은 별로 없다. 수백 년 전에 쓴 것이지만 현대 인간에게도 그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아마도 이 책을 성서 다음가는 인간생활지도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이 책은 네 권으로 만들어졌는데, 아마도 제4권 성체성사에 대한 부분은 토마스 아 켐피스가 쓴 것 같지 않고 후에 다른 작가가 첨가시킨 것 같이 보인다. 제4권의 문체가 전 3권에 비해 다른 점이 많고 역어 나가는 이론이 그리 명확하지 못하다. 그러나 제4권도 성체를 중심해서 신비생활을 지도함에 큰 역할을 한다. 설령 작가는 다르다고 해도 저술가의 기본 정신과 신앙생활 완수에는 이바지함이 크다. 이 책은 아마도 토마스가 수도자인 자신의 체험을 기반으로 해서 주로 수도자를 위해서 쓴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께 이르는 길을 논함인데 이를 영신생활, 또는 신심생활, 또는 완덕(完德)이라고 할 것이다. 이 인간의 목적을 도달함에 세 가지 단계적 길을 세 권에 나누어 쓴 것이다.
- 1970년 뉴저지, 파티마성당에서 새감 윤을수
[ 제1권 : 신심(信心) 생활에 대한 훈계 ] 재1장~제25장
제1장. 그리스도를 본받음과 세상의 모든 헛된 것을 업신여김
1.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의 일생을 묵상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아야 한다.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 속을 거닐지 아니한다”(요한 8,12)고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2. 그리스도의 가르치심은 모든 성현들의 교훈을 초월한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깨달으려면, 네(너의) 생활이 그리스도의 생활에 일치되어야 한다.
3. 성서를 다 배워 알고 철학가들의 학설을 다 안다 해도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를 섬기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니라”(코헬 1,2). 세상을 천히 보고 천국만을 사모함은 숭고한 지혜이다.
4. 속히 지나가는 세상일에만 정신을 쓰고 영원히 계속되는 복락에는 무관심도 헛된 일이다.
5. 눈에 나타나는 물정에 마음을 두지 말고 보이지 않는 사물을 사랑할 줄 알아라. 육체의 쾌락은 양심을 더럽히기 쉽고 은총을 잃게 된다.
< 묵상 자료 >
- 솔로몬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산 사람일 것이다. 한 나라의 왕으로 지혜도 출중했고 재물도 많았고 명예도 높았고 권력도 컸다. 세상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마 다 맛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결국 이런 말을 남기었다. “헛되다.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하느님을 섬기고 사랑하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헛되다.” … 프란치스코 성인이라든지 현대의 소화 테레사 성녀라든지 그 외에 무수한 성인성녀들은 그리스도를 따라 행복의 길을 걸었다. 그러니 우리도 스승 그리스도의 살아오심과 가르치신 훈계를 따라 행복의 길을 도모할 것이다.
제2장. 자신에 대한 겸양의 태도
1. 알고자 함은 사람마다 다 가진 천성이다. 그러나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는 지식은 쓸데가 없다. … 세상일은 다 안다하면서 사랑이 없으면 하느님 대전에 무슨 유익이 있으랴. 하느님은 내 행실대로 나를 판단하신다.
2. 지나치게 알려고 하지 마라. 그러는 데서 자주 정신 혼란이 생기고 속는 수가 많다. … 영혼 구하는 일은 제쳐놓고 다른 일에 골몰함은 지혜롭지 못하다. 말을 많이 한다고 영혼이 만족을 느끼는 것이 아니고, 착하게 살아야 정신 안정을 기하고, 양심을 깨끗하게 가져야 하느님께 믿음을 가지게 된다.
3. 세상에는 박학한 사람도 많고 너보다 더 하느님의 법을 잘 아는 사람이 많은데 네가 어찌 남보다 낫다고 생각하랴. 네가 유익하게 알고 배울 점은 남이 너를 몰라주고 남이 너를 멸시하는 것을 참아 견딜 줄 아는 것이다.
4. 가장 고상하고 유익한 지식은 자신을 참으로 알고 자신을 천히 봄이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고 남은 좋고 고상하다고 생각함은 큰 지혜이고 완덕이다.
< 묵상 자료 >
- 누구나 다 우선 배워 알 것은 자신이다. 나는 누구이며 왜 살고 어디로 가는 것인지, 이는 어느 인간이나 알아야 할 점이다. 그 다음에는 세상사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니, 사회에 무엇을 해서 내 생명을 유지할 것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이요, 남과 교제에 언제나 겸양하게 태도를 가져 아는 체하지 말고 자랑함을 피할 것이다. 세상에는 나보다 더 박학한 자가 많다는 것도 알고, 또 사람이 안다고 하더라도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아들을 것이다.
제3장. 진리의 길
1. 유익하고 필요한 것은 소홀히 하고 쓸데없고 해로운 일은 알려고 애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2. 만물을 다 하나로 보고, 만물을 하나로 연결시키고, 하나에서 만물을 찾아내려는 그런 사람은 마음에 안정을 가질 수 있고 하느님 안에 평화로이 살 수 있을 것이다. 오! 진(眞)이여, 내 하느님이여, 영원한 사랑 속에 당신과 하나 되게 하소서.
3. 자신을 이겨나가는 싸움보다 더 맹렬한 싸움은 또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이기고 매일같이 이 일에 능숙해져서 착히 생활해 가려는 것을 중요한 과정으로 삼아야 한다.
4. 착하게 살려고 애쓰지 않고 배우려고만 하는 데서 많은 사람이 탈선하고, 소득이 아주 없거나, 있어도 아주 적을 뿐이다.
5. 아! 사람들이 허황된 문제를 가지고 다투는 그런 열성으로 악습을 뽑아내고 덕을 부식한다면 인간사회에 죄악이 적어질 것이고, 악풍(惡風)이 사라질 것이고, 수도회의 쇠퇴가 별로 없을 것이다.
6.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참으로 위대하다. 자신을 천히 보고 남의 칭찬을 무시할 줄 아는 사람은 참으로 위대하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자기 뜻은 저버리는 사람이야말로 참된 학자이다.
< 묵상 자료 >
- 사는 인간은 누구나 죽게 된다. 살고 죽는 자체가 우리 모든 이의 알아야 대상이 된다. 무식한 사람도, 학자도 이를 알아야 한다. 이는 가장 중요한 지식이다. 이는 진리의 주원인 진(眞) 자체이신 하느님께 배워야 할 것이다. 자신을 알고 자신과 조물주와의 관련성을 알며, 따라서 왜 우리는 살고 죽는지 알아 우리 존재와 생활을 하느님이 마련하신 영원한 안(案)에 예속시켜 나가도록 하는 것이 누구나 알아야 할 것이다. 배우려고만 하면 누구나 하느님은 은은히 가르쳐 주신다.
제4장. 슬기롭게 행동할 것
1. 무슨 말이나 다 믿을 것도 아니고 무엇을 하고 싶다고 곧 그대로 할 것도 아니다. 어느 일에나 하느님의 뜻을 따라 지혜롭게 마련해서 할 것이다. … 완덕이 이른 사람은 남이 이러니 저러니 해도 쉽사리 믿지 아니한다. 그는 대개 사람들은 남의 약점을 말하고 말에 실수가 많음을 알기 때문이다.
2. 무슨 일을 조급하게 하지 아니하고 내 주견만 내세우지 아니하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다. 누구의 말이나 분별없이 믿지 아니하고 남이 한 말 곧 그대로 옮기지 아니함도 지혜로운 일이다. … 착히 살아야 하느님의 뜻에 합하는 지혜가 나고 큰 경험을 얻게 되느니라. 마음에 겸손이 있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갈수록 너는 만사에 지혜가 나고 평화를 느끼리라.
< 묵상 자료 >
- 나는 나대로 살고 남은 남대로 살게 버려두라는 것은 격언이건만,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이 인간의 약점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남의 일에 귀를 막고 살고 남을 언제나 관대히 생각해 준다. 이런 지혜가 있으면 마음에 평화가 있으리라.
제5장. 성서를 읽음
1. 성서를 읽어 자신의 유익을 도모할 것이지 남에게 아는 체할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고상하고 심오한 서적을 읽는 그런 정성으로 신심에 대한 일반 책을 읽을 것이다. 단순히 진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누구의 말인지 살피지 말고, 무엇이라 했는가 알아들으려 할 것이다.
2. 성서를 읽어 도움이 되려면 겸손되이 단순하게 또 믿음을 갖고 읽어야 한다. 성서를 안다는 자랑을 앞세우지 말고 아는 사람에게 잘 물어보고, 성현들의 하신 말씀을 참고삼아 묵묵히 들으라. 성현들이 예를 들어 해석하신 것은 다 뜻이 있는 것이니 무시하지 말라.
< 묵상 자료 >
- 우리가 정말 읽어야 할 책은 성서이다. 수천 년 된 오랜 책이지만 언제나 새롭고 영원한 진리가 실려 있다. 성서는 우리가 각자 살고 죽는 중대한 사정을 알려주고, 인생을 착히 행복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 준다. 특히 신약성서에는 그리스도의 사상이 담뿍 실려 있고 참다운 인생관이 드러나 있다. 흔히 성서는 제쳐놓고 딴 일에만 골몰할 때 교회는 부패한다. 겸손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서 성서를 읽어 참된 지혜를 구할 것이다.
제6장. 절제 없는 감정
1. 절제 없이 욕심을 부리면 마음에 불안을 느끼게 된다. 교만하고 인색하면 언제나 불안하고, 마음에 가난을 즐기고 겸손하면 평화가 충만한 가운데 살게 되리라. 자기를 전혀 극복하지 못한 사람은 유혹 당하기 쉽고, 사소하고 하찮은 일에도 마음이 괴롭다.
2. 욕심에 사로잡히지 말고 욕심을 극복해야 마음의 참된 평화를 얻게 된다. 그래서 육욕에 물든 사람과 밖의 일에만 골몰하는 사람은 평화가 없고 다만 영신 사정에 열중한 사람만이 평화를 누린다.
< 묵상 자료 >
- 삼간 초목에서 팔을 베고 자도 마음만 편안하면 행복하다는 옛말을 생각해 보라.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얻어도 네 영혼에 해가 있으면 무슨 소용이냐”는 성경 말씀을 들어보라. 정당한 욕심 따라 현세의 재미는 보라. 먹는 재미, 노는 재미, 사랑하는 행락, 다 하느님 작정하신 대로 맛보고 지내되, 지나친 욕심, 분수없는 욕심은 제거해야 마음이 안정되고 참다운 행복을 구하게 된다.
제7장. 헛된 희망과 교만을 피할 것
1. 인간에게 의지하려 하고 세상사에 의존하려 함은 허황된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남을 섬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세상에서 비천한 사람으로 알려졌다고 탄식하지 마라. 너는 너를 믿지 말고 오직 하느님께만 의존하라. 하느님의 은총을 믿으라. 하느님께서는 겸양한 사람을 도우시고 자신만을 믿는 사람은 저버리신다.
2. 재물을 모았다고 자랑하지 말고, 권력과 친구가 많다고 자랑하지 말라.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것만을 자랑으로 삼으라. 하느님은 모든 것을 주시고 그보다도 당신을 우리에게 주셨다.
네가 남보다 나는 줄로 생각하지 말라. 사람을 속속들이 아시는 하느님이 너를 어떻게 보시는지 네가 모르니 네가 잘한 일이 있다고 교만하게 굴지 말아라. 사람들이 판정하는 대로 하느님께서 판정하는 것이 아니다. 네가 잘하는 일이 있으면 남들은 더 잘한다고 생각해서 겸덕을 지켜 나가도록 하라. 겸양한 사람은 언제나 마음이 고요하다. 교만한 사람의 마음에는 흔히 시기가 있고 분개하기를 잘하느니라.
< 묵상자료 >
- 자신도 남도 너무 믿지 말고, 세상 재물이나 영예도 너무 믿을 바 못 된다. 우리의 역량이나 세상의 권력이나 다 상대적이어서 우리 자신을 맡기고 둘 데가 전혀 못 된다. 만물을 창조하시고 움직이시는 하느님 앞에 우리는 하나의 허무한 존재에 불과하다. 영원하신 하느님의 대안(大案)에 묵묵히 겸손하게 따라가는 것만이 지혜로운 일이다.
제8장. 너무 친밀하게 지냄을 삼갈 것
1. 겸손하고 순박한 사람들과 상종하고, 신심 있고 정돈된 생활을 하는 사람을 사귀어라. 그리고 착하게 사는 점을 서로 이야기하라. 어느 여자에게나 너무 친밀히 하지 말고, 착한 부인들을 하느님께 다 같이 의탁하라. 하느님과 천사들과 친밀히 지내고 사람들과의 상종은 삼가라.
2. 누구나 다 사랑하려니와 너무 친밀히 지내는 것은 해로울 수 있다. 교제하기 전에는 훌륭한 사람같이 보이나 상종해 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친절히 대해 주어 즐겁게 하려던 것이 우리 결점이 나타나 오히려 불만을 일으키게 되는 수가 있다.
< 묵상 자료 >
- 친하다고 아무에게나 내 비밀을 드러내지 말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대로 내 마음을 드러내고 그 지시를 구할 것이다. 신의가 깊은 우정은 매우 좋고, 특히 우리가 고독을 느끼고 어려운 경우를 당할 때 친구를 찾아 흉금을 열고 정을 통함은 크게 유리하다. 참다운 친구는 보배이다. 그러나 누구나 다 내 심증을 터놓을 만한 친구는 못 되리라.
제9장. 순명하는 마음과 남의 수하에서 지배를 받음
1. 우리 멋대로 살지 아니하고 윗사람의 지배 아래 순명하며 사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 윗사람 노릇하는 것보다는 아랫사람 되어 어른에게 순명하며 사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다. … 윗사람 지도하에 겸손되이 순명하지 않고는 안도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2. 세상사를 완전히 알아듣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그러니 네 생각만 주장하지 말고 남의 의견도 잘 들어보라. 네 주견이 설령 바르다고 해도 하느님을 생각하고 남의 의견을 따르면 더 유익할 때가 있다.
3. 남을 지도해 주기보다는 남의 지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나는 흔히 들었다. 설령 우리의 생각이 옳다 해도 남의 말을 들어야 할 이유가 있고, 경우가 그러함에도 그 의견을 따르지 아니하는 것은 교오하고 고집을 피우는 증세이다.
< 묵상 자료 >
- 하느님이 정해 주신 어른 밑에 살면 적어도 우리 마음의 안전은 구할 것이다. 어른 밑에 산다고 자유를 잃는 것도 아니고 나의 주의, 사상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혼자 사는 세상이 못 되니 이 외부생활에 명령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그 명을 순종하는 사람도 있어야 할 것이다. 순명의 참된 정신은 여기에 있다.
제10장. 말에 수다스러움을 피함
1. 사람들과 소란하게 지내는 것을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라. 세상사를 논하는 데에서 단순한 생각에도 큰 지장이 오고 쉽게 허영에 나부껴 방종하기 쉽다. 차라리 말을 아니하고 사람들과의 상종을 아니하였더라면 하는 수가 있다. 말하다가 조용히 돌아와 보면 양심에 거스르는 일을 저질렀음을 알지 아니하는가.
2. 말을 해서 겉으로는 위로가 되었다고 해도 결국 마음에는 해가 되고 하느님이 주시는 위안도 못 받게 된다. 그러니 삼가고 기구(祈求)하면서 헛되이 세월을 보내지 말도록 주의하라.
< 묵상 자료 >
- 사람은 말하는 동물이다. 서로서로 생각을 전해주고, 아는 것을 교환하고, 정을 통해 주는 동물이다. 즐거우나 슬프나 상대할 사람이 있어 흉금을 통하는 것은 인간의 정당한 행복이다. 그러나 복잡한 세상에 쓸데없이 지껄이고 관계없는 일을 복잡하게 주고받고 더욱이 남의 일, 남의 결점을 속삭이는 것은 정신을 혼란케만 하고 양심의 평화를 어지럽게만 하느니라. 잡담은 피하여야 한다. 더구나 남의 명예에 관계되는 말은 일절 삼가야 한다. 말이 은(銀)이라면 침묵은 금(金)이란 격언을 생각하라.
제11장. 평화를 찾고 덕에 나아가는 열정
1. 남의 말, 남의 일 참견 말고 우리에게 관계없는 일을 돌아보지 않으면 우리는 얼마나 마음의 평화를 누리겠는가. 스스로 자신 사정에만 몰두하는 사람은 평화를 누리겠으니 그런 사람은 행복하니라.
2. 성인들은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세속 욕심을 물리치고, 마음속으로 하느님께 정을 붙여 자유스럽게 자기를 지배하게 됨으로 그런 성덕에 나아가게 된 것이다. 우리는 너무 우리 욕심만 채우려고 사라지는 세상사에 골몰해서 산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의 악습을 고쳐 나가지 못하고 날로 진보하기를 게을리 하여 항상 싸늘하고 미지근하게 지낸다.
3. 우리가 우리 자신을 완전히 이겨 나가고 세상사에 끌리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사정을 맛들이게 될 것이고 세상을 초월하는 관상의 어떠한 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4. 용감히 역경과 싸워나가려고 애쓰면 하느님이 하늘에서 우리를 도우심을 볼 것이다. 하느님은 은총의 힘을 믿고 싸워나가는 사람들을 도우시고 그는 우리와 싸울 기회를 마련해 주시면서 역경을 물리치게 해주신다.
5. 일 년에 악습 하나씩만 고쳐나가면 오래지 아니해서 완전한 자가 되리라. 우리가 덕을 닦기 시작할 때에는 성의가 많아 착하게 깨끗이 살아가더니, 서원(誓願)한 후부터는 게을러짐을 깨닫는다.
6. 오랫동안 힘든 것을 버티기도 어렵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아니하는 것은 더 어렵다. 적고 경한 일을 이길 줄 모르니 어찌 극난한 일을 이겨나가리.
< 묵상자료 >
- 마음을 고요히 하고. 안정을 누리며 살자면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고, 세상사에 정신을 어지럽게 하지 말고, 과도한 욕심을 제거해야 한다. … 성난다고 함부로 말이나 행동을 하지 말 것이고, 재물에 욕심이 난다고 의리를 거슬러 탐하지 말며, 육욕이 일어나도 이성을 잃지 말고, 억울하다고 복수하지 말 것이다. 완덕의 길 시초는 우리 행동을 잘 지배하고 정돈시키는데 있다. 어느 욕심이나 근본적으로 좋은 것이다. 맹목적으로 하려는 데 실패가 있으니 지혜를 다해서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 마음의 평화를 누릴 것이다.
제12장. 역경의 이로움
1. 가끔 걱정거리가 생기고 역경을 당해 보는 것은 좋다. 그래야 사람은 스스로 반성하게 되고, 세상에 사는 것이 그저 귀양살이에 지나지 않는 것을 알게 되고 이 세상사 믿지 못할 것을 알게 된다.
2. 착한 사람도 걱정이 있고, 유혹도 당하고, 불순한 생각에 고민도 한다. 이런 경우라야 사람은 하느님의 힘을 아쉽게 생각하고 그 도움 없이는 한 가지라도 잘하지 못함을 알게 된다. 이런 역경을 당하면 사람은 슬퍼지고, 자기의 가련한 처지를 생각하고 하느님을 부르짖으며 기도하게 된다.
< 묵상 자료 >
- 호수는 고요하려해도 바람이 일고, 지나가는 사람이 돌을 던져 파도를 일으킨다. 현세의 인간생활을 안온히 편안하게 살려 해도 이것이 실현되지 아니한다. 몸은 여러 가지 병고에 괴로워지고, 정신에는 번민이 일어나고 마음은 어지러워진다. 그리고 사회생활에 여러 면으로 위협을 느끼고 안정성이 없다. 세상에 맛볼 수 있는 것은 다 먹어보아야 결국 쓴맛만 도는 것이 현세생활이다. 이 여러 가지 역경에서 사람은 자신도 발견하고 현세생활의 가치도 알고 끝으로는 하느님을 찾아 살게 된다. 이 현세 생활은 우리의 궁극 생활이 못되고 영원한 고국으로 가는 나그네 생활임을 알게 된다.
제13장. 유혹을 물리침
1. 우리가 이 세상에 사는 동안은 어려운 일도 많고 유혹도 많다. 이에 욥 성인은 “세상 인간생활은 유혹이다”(욥7,1)라고 말씀했다. 그러니 사람은 유혹을 삼가야 하고, 기도하며 주의를 다 기울여야 한다. 누구나 아무리 성스러워도 또 완전해도 유혹을 면치 못하고 전혀 유혹 없이는 살지 못하느니라.
2. 유혹을 당하는 것은 귀찮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지만, 유리한 점도 있다. 유혹을 당해 보아야 사람은 겸손해지고 깨끗해지고 또 배우는 점이 많다. 성인들도 다 이런 역경과 유혹을 당하였지만 유리하게 돌렸다. 유혹을 이지지 못하는 사람들은 버림을 받고 타락하게 된다. 유혹도 없고 역경도 없는 그런 거룩한 수도원은 없고 그런 안전한 장소도 없다.
3. 우리가 살아 나가는 데 언제나 유혹을 전혀 면하지는 못한다. 우리 자체 내에 그 유혹의 뿌리를 지니고 있는 까닭이다. … 흔히 유혹을 피하려 하다가 더 크게 당하는 수가 있다. 유혹은 피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꾸준히 겸손하게 싸워나가야 승리한다.
4. 유혹의 뿌리를 뽑지 아니하고 겉으로 기회만 피하게 되면 유리하지 못하니, 유혹은 다시 침범해서 전보다 더 성가시게 굴 것이다. 유혹을 이기자면 점차적으로 인내를 다해서 장구히 싸워나가야 하고, 하느님의 도우심을 믿으며 번거로이 굴거나 자신의 힘만을 믿어서는 안 된다.
5. 정신에 항구성이 없고 하느님을 믿는 마음이 적은 데서 모든 유혹이 시작된다. 유혹이 시작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마음의 문을 건너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문을 두드리는 그 시간에 문턱을 넘지 못하게 하면, 원수를 쉽게 정복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오비디우스는 이런 말을 했다. “병은 시초에 치료하라. 오래 지체해 병이 심해지면 모든 약이 다 무효하게 될 것이다.”
6. 덕을 닦는 시초에 큰 유혹을 당하는 사람도 있고, 덕을 몇 해 닦은 후에 유혹을 당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일생을 통해서 유혹을 당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유혹 없이 살아간다. 이는 다 하느님이 각 사람의 위치와 선행을 보아 지혜롭게 배정하시는 바이고, 간선자들을 구하시는데 미리 보시어 배치하시는 바이다.
7. 그러니 유혹을 당한다고 실망하지 말고, 다만 하느님의 도우심을 열절이 구할 것이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하느님은 우리가 이겨나가지 못할 정도로 유혹을 당하게 아니하신다(1코린 10,13). 그러니 유혹을 당하고 역경을 당하거든 하느님의 품에 나아갈 것이다. 마음에 겸손이 있으면 하느님이 구해주시고 승리하게 해주시리라.
8. 유혹과 역경을 당해 보아야 사람은 스스로 얼마나 진보했는지 알게 되고, 선행과 덕을 좀 더 알아볼 수 있게 된다. … 어려운 것을 잘 참아 견디면 크게 유익하리라.
< 묵상 자료 >
- 사람은 이성과 지혜가 있어 자기 행동을 잘 처리하다가도 욕심이 일어나면 흔히 유혹을 당한다. 현세 재물을 탐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쾌락을 찾기도 하며, 허영에 날 뛰어 분수 넘게 자랑도 하고, 시기로 인한 원한에 스스로 마음을 괴롭히기도 한다. 특히 성욕은 강렬하게 일어나 정신을 산란하게 한다. … 이 모든 유혹은 우리 본성에 내포된 것이니 유혹에 당한다고 당황하지 말고, 정신을 가다듬어 바른 길을 찾고 하느님의 도움을 겸손되이 구하면서 잘 싸워 이겨 나가야 할 것이다. 유혹은 이롭다. 유혹을 당해보아야 우리가 약하다는 것도 알고, 남을 관대히 판단해 줄 수 있고, 하느님께 의존하고 살아야만 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제14장. 남을 함부로 평하지 말 것
1. 눈은 네 자신에 돌려 살피고 남의 행동을 살펴 평할까 조심하라. 사람은 남을 평하는 데에서 헛수고나 하고, 자주 그릇 판단하고, 그래서 쉽사리 조리를 범한다. 그러나 자신을 판단해 보고 살펴보면 크게 유익함이 있다.
2. 우리는 우리 잠재의식을 따라 또는 외부사물에 끌려 판단하기 때문에 그르치는 수가 있다. 우리가 원하고 판단하는 대로 일이 되어 나가면 평화를 유지하는 듯하나, 일이 뜻대로 안 되면 곧 번민하고 슬퍼한다. 각 사람의 의견이 다르다고 뜻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친구 사이에서 나 동족 간에, 수도자 사이에서나 신자들 간에 분열이 생긴다.
< 묵상 자료 >
- 사람은 남을 평하기를 좋아한다. 경쟁심이나 이기심에서 혹은 아무 이유도 없이 남의 일을 평하려 한다. 육체생명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사회생명도 중함을 알아야 한다. 남의 몸을 상하게 해서도 안 되고 남의 명에를 함부로 손상시켜도 잘못이다. 남이 드러나게 잘못해도 우리가 비평할 바가 아니고, 더구나 잘 알지도 못하는 것을 짐작해서 평함은 크게 잘못이다.
제15장. 사랑으로 일할 것
1. 사랑으로 하는 것은 사소하고 미천한 행동이라도 유리하니 하느님께서는 일을 얼마나 했는가를 보시지 않고, 얼마나 사랑으로 하였는가를 살피심이다.
2.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많은 일을 하는 것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자기 뜻을 채우는데 잇지 아니하고 공익을 위해서 하는데 있다.
3. 참되게 완전한 사랑의 생활을 하는 사람은 모든 일에 하느님의 영광만을 찾아 일한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만족을 찾으려 아니하니 세상에 부러운 사람이 없다. 그런 사람은 자기 욕심을 채우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초월해서 하느님께만 깃들여 살려고 한다. 선은 인간에 속하지 아니하고 하느님께만 있다는 것을 알라. 만물이 다 하느님께로부터 출발하고 하느님만이 종결목적이 되어 모든 성인들의 안식처가 된다는 것을 알라.
< 묵상 자료 >
- 사람은 목적을 두고 행동한다. 부분적으로는 행동목적이 자아존재나 현세생활에 있으나, 전체목적은 결국 하느님께로 돌아가고 만다. 먹고 살아나가는 데 목적한 행동이 있으나, 그 행동이유를 하느님께로 돌려야 함은 하느님밖에 우리 마음을 둘 데가 없는 까닭이다. … 끝없는 사랑의 상대는 만선만미(萬善萬美)의 하느님뿐이다. 하느님을 사랑해서 살고 행동하며 그 사랑을 내 존재의 전체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제16장. 남의 잘못을 참아나감
1. 나 자신에게나 남에게 고치지 못할 바가 있으면 하느님 달리 마련하실 때까지 인내로이 참아나가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너를 단련시키고 참는 법을 배우는데 유익하다. 단련도 없고 인내가 없으면 네 선행은 그렇게 가치가 없을 것이다.
2. 누가 한 두 번 훈계를 주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싸우지 말고, 하느님께 그를 부탁하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만 바랄 것이니 하느님은 악을 선으로 변하게 하실 수 있다. 남의 결점이나 과실은 어떠한 것이든지 잘 참아 관대하게 생각하는 법을 배우라.
3. 남은 엄히 꾸짖어 결점을 고치라하면서 우리는 우리 결점을 고치지 아니한다. … 누구나 다 완전하게 산다면, 하느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의 결점을 참고 살아야 할 경우가 있겠는가.
4. 하느님의 마련하심이 우리가 서로서로 그 결점을 참아 받는 법을 배우라 하심이다. 결점 없는 사람이 없고, 남의 결점에 괴롭지 않은 사람이 없고, 누구나 흡족히 사는 사람이 없고, 누구나 충분히 지혜롭지 못하다. 그러니 서로 참고 의지하고, 서로 위로하고 도우며, 가르쳐 주고 훈계해 주며 살 것이다. 덕이 얼마나 있는지 알자면 역경을 당해 보아야 한다.
< 묵상 자료 >
- 세상에 누구나 어른이건 아랫사람이건 서로 참아나가야 평화를 유지한다. 가정부 탓만 하면서 가정부를 바꾸고 또 바꾸어 보아야 만족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고, 주인이 심하게 군다고 직장을 바꾸어 보아도 다 탓이 있는 인간이니 별 차이 없을 것이다. 가능한 데까지 참고 같이 살아, 서로 저기 결점을 반성하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제17장. 수도생활
1. 뜻 있게 살고 덕에 진보하려거든 세상살이를 귀양살이로 알고 현세에 사는 것을 방랑객처럼 알고 지내라. 참다운 수도생활을 하려거든 그리스도를 따라 미련한 자가 되어야 한다.2. 참다운 수도생활은 윤리행동에 변화가 오고 욕심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있다. 하느님 이외에는 아무 것도 찾지 말고 네 영혼 구하는 데에만 힘써야지, 그렇지 아니하면 이런 생활에서 번민이나 하고 실망이나 하게 된다. 아주 아랫사람이 되고 누구에게나 순종하려 아니하면 평화를 구하지 못한다. 3. 수도원은 금을 불도가니에 넣어 다루듯이 시련을 하는 곳이다. 수도원에서 살자면 하느님을 사랑하는 미음에서 자기 자신을 낮출 줄 알아야 한다.
< 묵상 자료 >
- 참다운 수도생활은 정당한 세속의 낙이라도 제거하면서 자신의 욕심을 누르고 몸을 영혼에 지배시켜 고요한 마음, 맑은 정신으로 자신을 살피고 자연을 엿보고 그래서 조물주 천주의 길을 따르려 함에 있다. 수도원은 속세의 어지러움 없이 살게 하고, 조심 걱정이 없도록 덕을 닦는 법을 가르친다. 이 근본정신에 싸여 생활하는 수도자는 크게 성공할 것이다.
제18장. 선조 성현들을 모방함
1. 선조 성현들이 얼마나 완전하게 살고 얼마나 신심 있게 살았는지 살펴보라. 그러면 우리가 사는 것이 하찮고 아무 것도 아님을 알게 되리라. 그리스도의 참다운 제자, 성현들은 일하며 고달프게 살고 기구하고 묵상하였다. 남들로부터 박해를 당하고 모욕을 받아가며 살았다.
2. 아! 사도들, 순교자들, 신앙을 지켜온 자들을 기리고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삼가 따른 그들은 얼마나 크고 얼마나 많은 역경을 당했는가. 그들은 현세 생명을 초개와 같이 생각하며 영생만을 얻으려 했다.
3. 그들은 잠시라도 헛되이 지내지 않고, 하느님께 바치는 시간은 언제나 짧게 생각하고, 신비의 묵상에 잠겨 신락(神樂)을 누리며 음식까지 저버리게 되었다. 그들은 재물, 지위, 명예, 친구, 친척 다 버리고, 사는 데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살았다. 밖으로는 매우 궁핍했지만 안으로는 하느님이 주시는 은총과 위로를 누리며 살았다.
4. 세속과는 멀리 떨어져 살았지만 하느님과는 가까이 또 친밀히 살았다. 그들은 참다운 겸손 중에 순전히 순명하며 사랑하고 참아가며 살았다. 그래서 매일같이 성덕에 진보하고 하느님의 특은을 받았다.
5. 아! 수도원 창설시에는 얼마나 수도자들이 열렬히 살았던가. 얼마나 많은 정성으로 기도했으며, 덕은 얼마나 닦았고, 규칙은 얼마나 엄숙히 지켰으며, 윗사람의 명령은 얼마나 많은 정성으로 순명정신을 다해 받아들였는가. 생활의 꽃이 피는 것 같았다.
6. 우리는 시초의 열심을 잃고 게을러져서 그리 살아나가는 데에도 염증을 느낀다. 덕에 진보한 성현들의 자취를 따라 너도 덕에 나아가도록 하라.
< 묵상 자료 >
- 그리스도교회 내에는 그리스도의 사상을 높이 관철해서 실현에 이끈 위대한 성인들이 많다. 그중에 아마 우리 신앙생활에 크게 영향을 주는 성인은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또는 소화 테레사 등일 것이다. 그들은 세속뿐 아니라 교회의 부패를 초월해서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극기의 생활을 실현시켰다고 할 수 있다. … 먼저 가시며 길을 닦아주신 성현들의 자취를 따라 하느님께로 나아가도록 할 것이다.
제19장. 성실한 수도자의 과업
1. 처음 우리가 입회했을 때처럼 날마다 지향을 새롭게 하고 열정을 발하도록 마음을 움직이면서 이런 기도를 할 것이다. “오! 주 하느님이여, 나 착하게 살려는 결심에, 또 당신을 거룩히 섬기는 일에 나를 도와주시고, 나 오늘까지 별로 잘한 일이 없으니 은총을 내리시어 오늘 당장에 완덕의 길을 시작하게 하소서.”
2. 의인의 결심이 실현되자면 하느님의 은총에 의존해야 하고, 자기 지혜만을 믿어서는 안 된다. 무엇을 하려 하든지 다 하느님께 의존해서 할 것이다. 사람은 무엇을 하겠다고 뜻을 세울 뿐이고, 하느님만이 이루어지게 마련하신다. 사람이 하려는 대로 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3. 우리는 우리 힘이 자라는 대로 다하자. 그래도 많은 일에 실패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항구히 결심해 나가고, 특히 우리에게 가장 방해되는 일에 대해서 이겨나갈 결심을 할 것이다. 내부의 것이나 외부 일이나 다 같이 덕에 나아가는데 중요하다.
4. 아침에는 뜻을 세우고 마련하고, 저녁에는 하루 동안 말이나 행동에나 생각이 어떠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아마도 하느님의 뜻을 배반하고 남을 해친 일이 있을 것이다. 악마의 흉계를 이겨 용감히 네 몸을 단속하라. 먹고 마시는데 절제 있게 하라. 한가히 살지 말라. 책을 보든지 글을 쓰든지 기도를 하든지 하며 살라. 육체노동은 절제 있게 할 것이다.
5. 공익에 관한 일이 아니면 드러나게 하지 말고, 사사로운 일은 비밀히 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다. 그러나 공동으로 하는 일은 경솔히 하고 네 사사로운 일만을 열심히 해서는 안 된다. 네 직무를 다한 후 시간이 있으면 네 사사로운 일을 하도록 하라.
6. 주요 축일을 맞으면 덕에 나아갈 결심을 새로이 정하고, 성인들의 도움을 구할 것이다.
7. 죽음이 지연되면 이는 우리 준비가 다 되지 않아 그렇다고 생각하고, 영원한 때로부터 책정된 큰 영광을 받을 자격이 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세상 떠날 준비를 더 삼가하도록 할 것이다.
< 묵상 자료 >
- 꾸준히 일과를 계속하고 평범한 일이라도 좋은 뜻으로 즐겨하면 덕에 나아가리라. 정신에 번민이 심하고 마음이 불안하고 권태증이 나고 하면 육체노동에 취미를 들여 보라. 정신과 마음이 산란해서 기도하기 어려워져도 매일 일과를 궐하지 말고 계속하면 변화가 또 오리라. … 수도자의 과업은 일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무슨 뜻으로 살며 일하는가 함에 있다.
제20장. 적막을 찾고 침묵을 지킴
1. 너는 네 사정을 살펴 볼 시간을 찾아라. 그리고 네가 하느님께 받은 은혜를 자주 생각해 보라. 호기심은 버려야 한다. 취미로라도 마음을 잘 움직일 수 있는 책을 보라. … 위대한 성현들은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대로 피하고 하느님 안에 고요히 숨어 살았느니라.
2. 적막을 사랑하는 사람이라야 남과 상종하는 데 해를 받지 아니한다. 침묵을 사랑할 줄 알아야 말에 실수가 없다. 남의 밑에 살 줄 알아야 윗사람 노릇할 줄도 안다. 순종할 줄 알아야 명령할 줄도 안다.
3. 악인들이 안심하는 것은 교오(驕傲)한 자존심이고 결국은 그 안심하는 것이 헛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네가 수도자로 착하게 살고 고요히 열심하게 산다해도 이 현세생활이 안전하다고는 생각하지 마라.
4. 아! 사람이 헛된 영예를 다 버리고, 하느님께 관한 일만 생각하고 자기를 구하는 일에만 골몰하고 하느님만 믿고 산다면 그 얼마나 평화스럽고 고요하랴.
5. 자기 결점을 삼가 뉘우치지 않고는 천상 위안을 누릴 자격이 없다. 네가 마음속으로 뉘우치려면 네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세상의 소란을 피하라. 네 문밖에서 잃은 것을 네 방안에서 찾으리라. 방안에 항상 있어보면 그렇게 사는 것이 좋아진다. 그러나 제대로 그런 생활을 못하면 염증이 나리라.
6. 침묵을 지키고 고요하게 사는 데서 신심생활이 진보되고 성서의 비결이 알아지느니라. 고요한 가운데 회심의 눈물이 흘러 밤마다 깨끗이 혼을 씻어 준다. 조물주와 같이 사는 법을 알게 되고 세속의 잡음을 제거하고 스스로 자신을 찾아 살게 된다.
7. 흔히 밖에 나가 즐겁게 지내다가 돌아오면 슬퍼지고, 밤에 즐겁게 놀다보면 아침에는 후회하게 된다. 모든 육체 오락은 처음에는 좋으나 끝으로는 양심의 가책과 죽음을 가져오고 만다.
8. 네 눈을 높이 들어 하느님께 나아가라. 그리고 네 죄와 과실을 뉘우치라. 헛된 일은 다 헛된 사람들에게 맡기고 너는 하느님이 네게 맡긴 일만 성실히 하도록 하라. 너는 네 문을 잠그고 너를 사랑하는 예수만을 찾으라. 예수와 함께 네 방에서 지내라. 그러면 너는 평화를 누릴 것이고 그런 평화는 다른 데서 구하지 못하리라.
< 묵상 자료 >
- 나는 왜 살고, 조물주는 왜 나를 만들었으며, 세상 만물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점 든ㅇ을 생각해 보려고 속세를 떠나 혼자 거닐어 본다. 이런 침묵과 한적한 것은 일반생활을 하는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속세살림에서도 가정에서도 떠나 나 자신만을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지는 것은 필요하다. 대부분 우리는 남을 위해서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을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 고요히 주님을 찾고 자기반성을 하는 데서 현세가 주지 못하는 마음의 평화를 누리게 된다.
제21장 회심(悔心)
1. 덕에 나아가자면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방종하게 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생활 규칙을 엄하게 지키어 네 욕심을 제어하고 미련스럽게 즐겨서는 안 된다. 뉘우치는 마음이 있으면 신심생활을 하게 된다. 회심은 여러 가지 일을 잘 하게 하고, 방종하는 마음은 선을 잃게 한다. 2. 어진 양심을 가지고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고는 참된 자유가 없고 유익한 즐거움도 없다. 언제나 마음의 산란을 피할 수 있고 자신을 수습해서 회심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리라. 양심을 더럽히고 흐리게 하는 것을 다 제거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리라. 용감히 싸워나가라. 악습은 관습으로 고친다.
3. 너는 언제나 너 자신을 살펴보고 네 친구들을 훈계하기 전에 너 자신을 훈계하라. 네가 남의 호감을 사지 못한다고 근심치 말라. 다만 하느님을 섬기는데 소홀하고 수도자처럼 살지 못함을 생각해 보라.
4. 자기나 이웃을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 고통 없이 사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자신을 샅샅이 살펴볼수록 더 슬퍼진다. 우리가 슬퍼하고 회심 할 것은 우리 죄악과 악습 등이다. 우리는 악습에 얽혀 있기 때문에 천상 일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다.
5. 너는 오래 살 궁리만 하지 말고 죽음을 생각하며 네 생활 개선에 더 부지런 하라. 지옥이나 연옥의 벌을 생각해보면 일하는 것, 고통당하는 것, 엄준(嚴峻)히 생활하는 것을 다 참아나갈 수 있게 되리라.
6. 이 몹쓸 육체가 조그마한 일에도 반항하는 것은 영혼이 약해서 그렇다. 그러니 너는 겸손되이 주님께 기구해서 회심의 정신을 주시도록 하라.
< 묵상 자료 >
- 인간은 누구나 약하다. 죄도 범하고 악습에 젖어 과실을 행한다. 착하게 살려고 해도 욕심에 끌려 양심을 거스르는 행동을 한다. 고쳐야 할 것도 많다. 세상은 다 속여도 우리 양심만은 속이지 못한다. 양심이 편해지려면 스스로 잘못을 자백하고 뉘우치며 하느님께 용서를 구해야 한다. 사람은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다 용서해 주신다. 다만 우리가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침은 용서에 필요한 조건이다. 무한히 인자하신 하느님께 우리는 죄의 사함을 겸손되이 구해 흐려진 내 마음에 새로운 평화가 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제22장. 인간은 고통 중에 산다.
1. 자기 뜻대로 일이 되어가는 사람은 없다. 너도나도 세상의 그 어느 누구도 그렇지 못하니라. 세상에 걱정이 없고 근심이 없는 사람은 없다. 한 나라의 왕도, 교황도 그렇지 못하다. 그럼 어떤 사람이 좀 더 낫게 사느냐. 그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고통을 참아 나갈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2. 세상의 부귀란 영구성이 없고 차라리 짐이 되느니라. 그가 세상의 부귀를 지니고 있지만 번민도 많고 공포심도 떠날 사이가 없느니라. 세상의 재물을 많이 가져야 인간이 행복한 것이 아니고, 살만큼 가지면 되느니라. 세상에 사는 것은 결국 고통이다. 신심생활을 할수록 현세생활에 염증을 느낀다. 그는 인간의 부패성을 좀 더 알아듣고 좀 더 느끼는 까닭이다.
3. 인간의 고역을 모르는 사람은 불행하다. 그러나 더 불행한 것은 이 가련하고 없어지고 마는 이 생활을 좋아하고 사랑함이다.
4. 하느님을 따른 성인들과 그리스도를 따른 그의 참된 제자들은 육체의 오락을 피하고 현세의 존영을 무시하면서 다만 영원한 것만 희망하고 찾았다.
5. 너는 네 자신을 가혹히 다스려 이겨 나가기 전에는 악습을 고치지 못한다. 우리가 이 부패한 몸을 지니고 사는 동안은 죄를 떠나 살지 못하고, 염증도 나고, 고통도 당할 것이다. 걱정 없이 안온하게 살게 되면 얼마나 좋겠느냐만 우리는 죄를 지어 무죄지위를 잃었고 참된 행복도 잃어버렸다. 그러므로 우리는 참아나가며 하느님의 도움을 받아 죄과가 없어지고 죽음도 새로운 생명에 옮겨지도록 할 것이다.
6. 너는 대죄를 회심해 고백했다가 내일 또 다시 같은 죄에 떨어진다. 우리는 이처럼 약하고 항구성이 없으니 스스로 겸손하고 보잘 것 없는 인간으로 생각함이 마땅하다. 우리는 하느님의 도움과 애써 일해서 얻은 것도 경솔히 해서 잃는 수가 있다.
7. 장차 우리 생활을 개선하고 영신상의 진보를 보려면 아마도 지원수도자가 받는 훈련과 고상한 윤리도덕을 좀 더 배우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 묵상 자료 >
- 세상에는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인간은 그 위치를 막론하고 걱정이 있고 고통이 있다. 가난한 사람은 푼돈에 쫄려 살고, 부자는 큰돈에 몰려 번민한다. 결국 자기 위치를 알아듣고 세끼 먹고 살며 충족할 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담 넘어 남들이 사는 것을 부러워하지 마라. 그들도 남모르는 근심 걱정에 싸여 산다. 살만큼 가지고 바르고 착하게 살려함만이 인간의 행복일 것이다. 인간은 약해서 바르게 착하게 살지 못하는 때가 많은데 이를 반성해서 고쳐가며 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제23장. 죽음을 생각함
1. 사람은 오늘 살다 내일이면 없어지고 만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면 남의 기억에서도 쉽게 사라진다. 사람의 마음이 둔하고 어두워서 현실에 당하는 일만 생각하고 앞으로 닥쳐올 것을 준비하지 아니한다. 너는 네 행실과 생각을 잘 정돈시켜 당장 죽어도 준비가 되어 있도록 살아야 한다. 네 양심이 깨끗하면 너는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리라. 죽음을 피하려는 것보다 차라리 죄를 피하는 것이 더 낫다.
2. 죽음의 시간이 다가 온다고 언제나 죽음을 그려보고 죽음을 매일같이 준비하면서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네가 남이 죽는 것을 보거든 너도 그렇게 죽어질 것임을 생각해 보라.
3. 언제나 죽음을 준비하며 살도록 하라. 갑자기 준비 없이 죽는 사람이 많다. 인자(人子/사람의 아들)는 준비 없는 시간에 오신단다. 마지막 시간이 오면 네 일생을 지낸 평가가 달라질 것이고, 네가 그처럼 경솔하게 게을리 살았음을 크게 뉘우치게 되리라.
4. 곧 죽을 것처럼 언제나 준비하고 사는 것은 얼마나 행복하고 지혜로운 일이랴. 행복하게 죽을 자신을 가지자면 세상 것을 아주 천히 보고, 덕에 나아갈 열절한 원의를 두며, 규율을 사랑하여 지키고, 회심의 정신을 가지며, 쾌활히 순명하고 자신을 억제하며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어떠한 곤란이든 잘 참아 받아야 한다.
5. 현재 이 시간이 영생을 구할만한 때인데 이 시간을 유효하게 사용치 못하누나. 네가 후에 하루를 또는 한 시간을 더 얻어 회개하려 해도 시간이 주어질는지는 모른다.
6. 오! 사랑하는 형제여, 언제나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앞에 두고 살아, 잘못 죽는 위험을 피하고 그 공포심도 면하게 하자. 너는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즐겨 맞이하도록 현재를 살아나가라. 너는 현재 세상에 죽어 그리스도와 살기를 시작하도록 하라.
7. 아! 미련한 자여, 하루도 더 살 자신이 없는데 너는 오래 살겠다 하느냐. 얼마나 많은 영혼은 이렇게 속아 살다가 갑자기 생명을 잃었다. … 죽음은 모든 것의 종말이 된다. 사람의 생명은 그림자처럼 삽시간에 사라진다.
8. 너는 현재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며 살라.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더 속히 죽은 후에 누가 너를 위해 기도해 주랴. 너는 현재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며 살라.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더 속히 죽은 후에 누가 너를 보아줄지도 모르니, 현재 시간이 있을 때 너는 죽지 아니하고 멸하지 아니하는 재물을 얻어 놓아라. 너 자신을 구하는 일 이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하느님의 사정만 도모하라. 현재 너는 성인들을 공경하고 그들의 생활을 모방해서 네가 현세를 떠나면 저들이 너를 받아들이도록 하라.
< 묵상 자료 >
- 죽음이 필연의 사실이고 죽음이 오는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이에 누구나 공포를 느낀다. 사는 것이 죽음에 속하듯이 삶도 죽음도 다 같이 비결(秘結)이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영생을 믿고 사는 수밖에 또 없다. 조물주 하느님이 영원한 때로부터 정하신 대안(大案)에 인간은 살고 또 죽어 하느님 목적하신 대로 되어간다는 것을 알고 그에 응함이 지혜로운 생각일 것이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생각하면 인간생활의 참된 가치를 알아들을 것이다. 내가 오늘 죽는다고 생각하면 그처럼 세상 재물을 탐하지 않을 것이고, 영예나 오락을 그리 찾지 않을 것이며, 원한도 불목도 시기도 없을 것이다. 죽음을 생각하고 생활을 정돈함은 지혜로운 일이다.
제24장. 심판과 죄인의 벌
1. 너는 모든 일의 끝을 생각하라. 지엄한 판관 앞에 심문을 당할 것을 생각하라. 너는 어찌 심판의 날을 준비하고 살지 아니하느냐. 그 날에는 핑계를 대어도 소용이 없고 누가 너를 변호해 주지도 못하니 누구나 자신에 대해서 응답해야 할 것이다. 지금 수고하면 값이 있고, 눈물의 가치가 있고, 탄식하면 들어 주고, 괴로우면 만족도 정화도 얻게 된다. 2. 죽어서 연옥에 가서 보속하느니 차라리 지금 보속하고 악습을 고쳐 나가는 것이 낫다. 우리는 우리 몸을 분수없이 사랑하기 때문에 스스로 속아 산다.
3. 사람은 세상에서 범한 죄에 해당하는 벌을 후세에서 받게 된다. 세상에서 게으르게 살던 사람은 이후에 불에 단 채찍에 몰려다니게 될 것이고, 먹고 마시는데 방종한 사람은 심히 굶주리고 목말라 할 것이다. 음탕하고 육욕에 사로잡혀 살던 사람은 뜨거운 창검에 찔리고 유황 악취 속에 살 것이다.
4. 현재 너는 성실히 살고 네 죄를 뉘우쳐 심판 때가 오면 너는 안심하고 행복한 자의 무리에 섞이도록 하라. 그때 의인들은 그들을 괴롭히고 압박한 자들에 대항해서 안심하고 서있게 되리라.
5. 심판 때에 그리스도처럼 미련하고 천하다는 평을 받던 사람은 실상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웠다는 것이 알려질 것이다. 그 때에는 인내로이 고난을 참아 받은 것이 즐거움으로 변할 것이고, 모든 죄악은 제 입을 막고 있을 것이다. 그 때에는 열심히 산 사람이 즐거워할 것이고, 신심생활에 게으른 사람은 슬퍼할 것이다. … 그 때에는 세상의 모든 간교한 재주를 부려 산 것보다 순직하게 순명하며 산 것을 높이 찬양할 것을 알게 되리라.
6. 그 때에는 박학한 철학자보다도 양심을 깨끗이 하고 선하게 산 것이 더 행복을 가져왔음을 알 것이다. 그 때에는 세상의 부귀를 천히 본 것이 세속 인간이 가진 모든 재물보다 더 가치 있었음을 알 것이다. … 현재 너는 작은 고통을 참는데도 그리 괴로워하는데 지옥의 벌은 어떻게 받겠느냐.
7. 전심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그는 죽음도 무서워하지 않고 벌을 받고 심판을 받는 것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지옥이라도 무서워하지 아니한다. 완전한 사랑은 안심하고 하느님께 나아가게 만드는 까닭이다. 죄를 지으며 쾌락을 찾는 사람이 죽음도 심판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악을 피하지 못하면 적어도 지옥이 무서워서라도 죄를 피하고 살아야 한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적은 사람은 오랫동안 착히 살 수가 없고 악마의 올가미에 쉽사리 얽혀 든다.
< 묵상 자료 >
- 인간은 자신의 행동 가치를 알고 살아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삶의 가치가 있는가 하고 언제나 자문(自問)할 것이다. 반성하고 자아판단을 해보면 우리의 행동목적이 흔히 부분적으로만 나의 소망을 채우는데 있음을 알게 된다. … 하느님이 직접 심판하셔서 알려주시지 아니해도 우리 양심은 심판관처럼 우리 행동을 판결해 준다. 이 양심의 판정은 곧 하느님의 심판이다. 잘못을 가려주는 양심에 따라서 살며 고칠 것은 고쳐야 우리의 목적인 행복을 얻을 것이다. 자신의 양심이 칭찬해 주어야 인간은 비로소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제25장. 생활 개선에 열중할 것
1. 네가 행실에 충실하고 열성이 있으면 하느님께서 의심 없이 착실하고 또 후하게 네게 갚아 주시리라. 너는 성공의 영광을 받을 좋은 신념을 가지라. 그러나 너무 자신만만하게는 하지 마라. 그러다가는 교만해지기 쉽고 스스로 높아질까 두렵다.
2. 어떤 사람이 기도 중에 천상 대답을 들었다. “네가 잘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살아가라. 그러면 너는 안전하리라.” 그는 이 대답에 위로를 느끼고 힘을 얻어 하느님의 뜻에 만사를 맡겨 드리니 그 모든 잡념이 다 물러가게 되었다. 또한 그는 장래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쓸데없는 호기심에 잠기지 아니하고 무슨 일을 하든지 시작할 때나 완성할 때나 하느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만 알아보려고 힘썼다 한다.
3. 가장 어렵게 생각되고 우리 성질에 맞지 아니하는 것을 용감히 참아가는 사람은 남보다 더 빨리 덕에 나아갈 것이다. 자기를 이겨나가고 자기를 버릴 줄 아는 사람은 크게 공을 쌓게 되고 은총을 풍부히 받으리라.
4. 생활 개선에 특히 도움이 되는 것은 두 가지이니, 성질에 끌려 악하게 움직여지는 것을 제어함이 하나이고, 자기가 꼭 해야 할 선공을 열심히 따라 하는 것이 또 하나이다. 그리고 네가 보기에 남이 하는 일이 잘못이라 생각되거든 너도 그런 일에 주의하고 피하도록 할 것이다. 5. 모든 기회를 다 이용하여 네 생활을 개선하도록 하라. 남이 잘하는 것을 보거나 들을 때 너도 그렇게 할 충동을 일으키도록 하라. 네 눈이 남을 살펴보는 것처럼 남의 눈도 너를 보고 잇다는 것을 생각하라. 열렬히 신심 있고 단정하게 규율에 매어 사는 형제들을 보는 것은 좋고 즐거운 일이나, 그 반면에 불규칙하게 살고 맡은 일에 경솔한 사람들을 보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이며 통탄할 일이냐.
6. 네가 하겠다고 뜻을 세운 일에 정신을 차리고 십자가에 달리신 모상을 네 앞에 두라. 예수 그리스도의 생활을 살펴보며 네가 하느님의 길을 걸어 온 지 오래건만 그리스도 사신대로 너도 살려고 그리 애쓰진 않음은 부끄러운 일이다.
7. 열심한 수도자는 무엇을 하라고 명령을 받으면 무엇이나 잘 견디어 착실히 순종한다. 경솔하고 성실치 못한 수도자는 곤란에 곤란을 더하고 여러 가지로 번민만 하고 살게 되니, 자기 안에 위안이 없고 외부에서 위안을 찾는 것은 금지되어 있는 까닭이다. 규율을 거슬러 사는 수도자는 참혹한 타락의 길을 걸어 갈 위험이 있다.
8. 많은 수도자들은 외출을 삼가며, 고요히 숨어 살고, 가난하게 먹고 거칠게 입으며, 일을 많이 하고, 말은 적게 하며, 오래 깨어 있고 일찍 일어나며, 오랫동안 기도하고 독서를 자주하며 여러 가지 규율에 따라 산다.
9. 육체의 요구를 채우는 일은 그만 두고 영혼이 요구하는 신성한 묵상만 하고 살도록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셨으면 한다. 슬프다. 우리가 이렇게 살게 되는 것은 드물다.
10. 하느님은 그에게 모든 일에 모든 것이 되고, 주님 안에는 잃는 것도 없고 죽어 사라지는 것도 없으며, 모든 것이 하느님 위해서 살고, 만물이 하느님 명령에 즉각 움직이는 것을 알게 된다.
11. 언제나 너는 네 종말을 생각하고 있으라. 잃어진 시간이 되돌아오지 않음도 생각하라. 주의가 부족하고 성실이 없으면 덕을 얻지 못한다. 미지근하고 게을러지기 시작하면 이는 타락의 시초이다. 네가 열심히 살려고 전심으로 집중하면 큰 평화가 올 것이다.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 덕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수고하는 것이 가벼워짐을 느낄 것이다. 열렬하고 부지런한 사람은 무슨 일에든지 준비가 되어 있다. … 네가 힘써 네 자신을 이겨나가는 만큼 너는 덕에 진보가 크리라. 아멘.< 묵상 자료 >
- 대부분 우리의 생활은 복잡한 세상사에 얽혀 참다운 삶의 목적을 못 보고 산다. … 이리저리 살다보면, 어느 경우인지 벌써 황혼이 오고 늙어진다. 뒤돌아보면 나는 왜 살았는가 하고 한탄한다. 대부분 남을 위해서 살았고, 나를 중심으로 한 것도 허수아비 붙잡는 격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이렇게 무의미하고 허황된 생활에서 이탈해야 한다. 나를 찾고 삶의 가치를 알아들으면 자연 하느님께로 나아가게 되고, 그를 찾아 죽음을 맞이하는 길을 모색하게 되리라. 수도자들처럼 누구나 세속을 떠나 살 수는 없으나, 그 이상만을 따라야 한다. “헛되다. 헛되다. 모든 것이 다 헛되다. 하느님을 섬기고 사랑하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헛되다”(솔로몬).
[ 제2권. 내적(內的) 생활 ] 제1장~제12장
# 이하의 장에서는 메모량이 많아 < 묵상 자료 > 만을 메모함 #
제1장. 마음 안에 깃들이는 생활
< 묵상 자료 >
- 신앙의 세계는 절대적 진선미를 목적으로 신아에 기초를 둔 것이나 인간은 필연적으로 그에 귀의하게 된다. 이것이 내적 생활이다. 그리스도의 사상에 잠겨 자연을 자연 그대로 보고 세상 재미를 뜬구름처럼 생각하여 그 진가를 알아들으며 궁극적으로 하느님께 나아가 사는 생활이다. 예술을 알아듣는 것도 고상한 생활이지만 내적 신심생활을 찾아드는 것은 누구나 해야 할 생활목적이다. 하느님께로부터 온 이 몸, 하느님께 향해 사는 것만이 인간의 궁극목적이다.
제2장. 겸손되이 복종함
< 묵상 자료 >
- 남이 비평하는 것에 대항하려 하지 말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변명하지 말라. 변명한다고 남들이 믿어 주는 것도 아니다. 그저 묵묵히 입을 다물고 지내면 진리는 언제나 드러날 것이다. 겸손한 사람은 누구나 다 좋아한다. 스스로 천하다 생각하며 그저 나 할 일만 착실히 해나가는 사람은 크게 평화를 누릴 것이다.
제3장. 착하고 순량한 사람
< 묵상 자료 >
-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 살지 못하고 여럿이 같이 살게 마련이다. 다 같이 행복하게 살자면 서로서로 양해하고 지내는 길만이 지혜로운 일일 것이다. 우선 나 자신이 정돈된 생활을 해서 스스로 마음에 평화를 누리고, 남과의 상종에 어디까지나 양보하고 양해하고 용서하며 사는 것은 큰 지혜이다. … 참아서 손해 보는 것 없고, 싸워서 소득 얻는 것 없다. 싸우면 결국 손해가 가고 참으면 언제나 좋은 결과를 가져오니, 평화의 길은 자기를 이겨나가는 길이다. 그리스도를 따라 모든 것을 참고 이해하고 용서해 주면 참다운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다.
제4장. 깨끗한 마음과 순박한 지향
< 묵상 자료 >
- 영성세계는 언제나 진(眞)을 찾고, 선(善)을 따르며, 미(美)를 사랑하는 세계이다. 이 세계에 들자면 정신이 순박해야 하고 마음이 깨끗해야 한다. … 이성으로 알아듣지 못하는 자연의 움직임을 신앙으로 믿어, 조물주 하느님을 알아 찾는 것이 영성세계이다. 이것만이 우리를 만족시킬 것이고 이 세계에 들자면 마음의 안정을 토대로 하고 정신을 가다듬어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짐이 필요하다.
제5장. 반성(反省)
< 묵상 자료 >
- 반성하면 할수록 우리는 우리의 과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남을 관대히 판단하게 된다. 자기를 부지런히 살피면 자연 남들이 하는 일이 내게 관계없는 줄을 잘 알게 된다. 잘 살피면 걱정도 면하기 쉽고 어려운 것도 참기 쉽다. 잘 반성해보면 결국 우리는 만선이신 하느님밖에 따를 데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니 하느님만이 우리의 목적일 뿐이다.
제6장. 어진 양심의 즐거움
< 묵상 자료 >
- 양심을 어질게 가지고 마음에 평화를 누리는 것이 내적 생활을 하는 길이다. … 우리가 바른 뜻을 가지고 한 일도 때로는 오해를 사기 쉽다. 남들의 평을 무서워하지 말라. 양심대로만 살았으면 모든 것을 바로 보아주시는 하느님이 알아주실 것이니 자신 있게 살아야 한다. 깨끗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으면 어진 양심은 하느님을 얻어 누리게 되리니, 이것이 내적 생활이다.
제7장. 만유 위에 예수를 사랑함
< 묵상 자료 >
- 우리는 섬겨야 할 주인이 필요하다. 따라야 할 스승이 있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사랑할 임을 찾아야 한다. 그리스도 세상에 오심이 우리의 이 모든 요구를 채워주시려 하심이었다. 전심전력으로 따를 그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세상에도 섬길 주인이 있고 따를 스승이 있으며 애정을 줄 사람도 있지만, 최종으로 섬기고 따르고 사랑할 그는 예수 그리스도라야 한다. 그는 우리는 전적으로 지배하시는 하느님이시고, 행복의 길을 가르치시는 최고의 스승이시며, 죽음에까지 이르며 우리를 사랑하신 이다. 세상의 사랑은 있다고 해도 지나가고 부분적이다. 영원한 사랑을 주시는 예수를 한없이 사랑하는 것은 영신생활의 극치이다.
제8장. 예수와 친밀히 사는 법
< 묵상 자료 >
- 인간에게는 정서생활이 필요하다. 먹고 사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사랑하려 한다. 사랑은 사람이 살아가고 행동하는 이유가 된다. 결혼이 성고하면 인간은 어는 정도 만족을 느낀다. 그러나 그런 행복의 결혼도 전적으로 인간 정서의 요구를 채워주지는 못한다. … 인간은 사랑을 찾는다. 이 궁극적 사랑의 상대는 결국 하느님께로 향하게 마련이다. 만선만미의 근원이신 하느님만이 우리의 사랑 요구를 채워줄 수 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만취해서 사는 이는 행복하다.
제9장. 번민
< 묵상 자료 >
덕을 닦아 나가고 내적 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 가끔 영혼의 건조함을 느끼고 권태증이 생긴다. 이는 자연 심리적으로 그렇게 되는 수도 있고 예상치 아니한 역경을 당해서 그럴 수도 있다. 소화데레사가 체험한 것처럼 어두운 굴속을 걸어가는 심정같이 앞이 캄캄해지고, 모든 것에 싫증이 나서 일에 손에 잡히지 아니하는 때가 온다. … 이런 상태는 우리의 잘못을 하느님께서 벌하시어 그런 것이 아니고 누구나 당하는 일이니 참아나가야 한다. 비바람이 지나가면 청명한 날씨가 돌아오듯이 안심하고 즐거운 때가 돌아 올 것이다. 제10장. 하느님의 은혜를 감사함< 묵상 자료 >
- 예수께서 나환자 열 명을 고쳐 주셨는데, 열 명 중 한 사람만이 감사했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은 남에게 신세를 지고도 감사할 줄을 모르는 것이다. … 영성생활에 있어 무엇이나 좋은 것은 오롯이 천주께 돌려 감사의 기도를 언제나 드리도록 할 것이다. 생각하면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할 것이 많다. 더구나 내 행복의 기초가 되는 하느님을 알게 되고 그 사랑을 느끼게 됨은 얼마나 큰 은혜인가. 그러니 즐거우나 슬프나 언제나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 것이다.
제11장. 예수의 십자가를 사랑하는 사람이 적음
< 묵상 자료 >
- 그리스도의 이상을 따르자면 어려운 일을 참아나가야 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이 우리 뜻대로, 생각대로 되어나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세상살이는 어려운 점이 더 많다. … 우리는 당하는 고통이 다 자연법칙에 속하고 또는 하느님의 심오한 안배에 예속된 것이니, 즐겨 그리스도와 같이 십자가를 지고 살 것이다.
제12장. 거룩한 십자가의 왕도(王道)
< 묵상 자료 >
- 그리스도는 일생을 통해서 모든 고통을 당하시면서 우리에게 현세의 어려운 것을 참아가는 법을 알려 주셨고, 궁극적으로는 죽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그는 우리에게 은총생활을 하도록 영원한 생명을 목표로 이 현세 생활을 초개와 같이 보고, 당하는 괴로움을 합리화 하도록 해주셨다. 하느님께로부터 난 이 몸, 하느님의 영원한 섭리에 따라 살고 죽는 지혜를 알려 주셨다. 이것이 십자가의 왕도이다.
[ 제3권. 하느님과 사는 법 ] 제1장~제59장
제1장. 그리스도께서 충실한 영혼에게 하시는 말씀
< 묵상 자료 >
- 인간의 고상한 생활은 조물주의 비결을 알아듣고 지내는 데 있다. … 하늘을 쳐다보고 땅을 내려다보아라. 만물의 움직임이 그저 되는 것이 아닐 것이고 반드시 움직이는 원동력이 잇을 것이다. 인간도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면 자연히 하느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적 생활이다.
제2장. 진리는 요란한 음성 없이 마음속에 들려온다.
< 묵상 자료 >
- 참다운 영성생활을 하자면 하느님의 가르치심, 하느님 하시는 일을 자신이 느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책을 덮어 두고 만물과 그 움직임을 엿보아 하느님을 찾으라. 세상이 잠든 고요한 밤에 달과 별의 움직임을 보든지 이른 봄에 새싹이 뜨는 찬란한 광경을 보면, 자연히 마음에는 속세 이상의 무엇이 떠오를 것이다.
제3장. 하느님의 말씀은 겸손되이 들어야 하는데
사람들은 그 말씀을 소중히 여기지
않음
< 묵상 자료 >
- 살다보면 영원한 진리, 산천초목이 변해가도 변함없는 의리의 생활만이 자신을 구원해 주는 것임을 알게 된다. 주의 말씀을 들으라. 그는 생명의 참다운 목적을 말해 주실 것이다.
제4장. 진리와 겸손으로 하느님 앞을 걸어갈 것
< 묵상 자료 >
- 주를 따라 사는 참된 길은 정신과 마음으로 주의 말씀을 따름에 있다. 겉으로 들이는 정성은 어느 정도 유효하나 그것만으로는 참된 신심생활의 가치를 내지 못한다. … 하느님 하시는 일은 우리가 다 알아듣지 못한다. 다만 우리는 믿고 믿어 복종할 따름이다. 이래야 영원한 선을 탐구하게 된다. 정신과 마음으로 주를 섬김이 내적 생활이다.
제5장. 하느님 사랑이 주는 미묘한 효과
< 묵상 자료 >
- 사랑은 인간 동작의 원동력이다. 사랑이 없으면 초목처럼 그저 살 뿐이다. … 사랑의 상대가 전선의 하느님이 되어 우리 모든 동작을 그 하나에만 집중하게 되면 참 사랑을 느끼게 될 것이고, 참다운 행복을 얻을 것이다.
제6장. 참된 사랑의 증거
< 묵상 자료 >
- 영혼이 주를 따라 내적 생활을 하는데 가끔 염증과 번민을 느끼게 된다. 신심수업에 권태를 느끼고 특히 신앙에 의심이 생겨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수가 잇다. … 하느님을 사랑하는 길에 단련이 있는 법이다. 꾸준히 한결같이 사랑의 길을 걷는 것이 참다운 내적 생활이다.
제7장. 겸손으로 담을 쌓고 은총을 감추어 둘 것
< 묵상 자료 >
- 겸덕은 인간의 도덕생활에도 기반이 되어야 하지만 특히 신심생활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하느님과 살아가는 데 은총이 내려 열정에 타오르는 사랑을 느낀다해도, 이것을 자기에게 돌리지 말고 천주 가끔 주시는 것으로 겸손되이 받아들이고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 겸손은 어느 경우에든지 우리를 바로 서 있게 해준다.
제8장. 하느님 앞에 자신의 미약함을 생각함
< 묵상 자료 >
- 인간은 실상 허무한 존재이다. 그 생활은 하루의 삶에 불과하다. 젊어 건강한 몸도 병들면 시들어지고, 아는 것이 있다 해도 모르는 것이 더 많고, 세상 물질이 많다 해도 언제까지나 지속할지 모른다. …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그 사랑에 묻혀 살아야 참다운 만족과 행복을 얻을 것이다.
제9장. 최종 목적인 하느님께 모든 것을 돌릴 것
< 묵상 자료 >
- 인간은 자주성을 타고 났다. 자기의 세계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인생의 꿈이다. 인간자체도 하나의 조물로 영원한 대안(大案)에 휩쓸려 가는 것을 모르고, 인생은 크나 작으나 다 자아세계를 만들어 살려고 한다. 이것이 큰 공상임을 모르니 소위 세계 영웅들의 말로(末路)를 생각해 보라. 하느님께 모든 것을 돌리고 그 섭리에 나를 온전히 맡기고 사는 것이 신심생활일 것이다.
제10장. 속세를 떠나 하느님을 섬기는 취미
< 묵상 자료 >
- 인간이 죄악을 떠나고 욕심을 배제하면 이 세상 모든 것을 찾아 누릴 수 있다. 춘하추동 변하는 절기를 즐기고 만 가지 꽃과 백가지 실과를 맛들이고 일월성신의 가는 궤도를 동경하면서 하느님의 하시는 일을 엿보라. 천태만형으로 변하는 우리생활을 하느님께 맡겨 두고 그분이 하고자 하시는 대로 따라가면 인간은 행복하리라.
제11장. 마음이 흐르는 정을 살피고 조절할 것
< 묵상 자료 >
- 나쁜 일은 양심이 알려주니 피할 것이고, 좋은 일이라도 잘 생각해서 할 것이다. 이것이 나의 자존심에서 하려는 것인지 정말 선만을 생각하고 하느님을 위해서 하려는 것인지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다. … 내가 이 세상 무슨 일에 꼭 필요한 존재하고 생각함은 외람된 짓이다. 우주 창조자이신 하느님께서 배정하시는 대로 살아감만이 우리의 길이다.
제12장. 인내를 찾고 정욕을 물리침
< 묵상 자료 >
쾌락의 댓가는 양심의 불안, 자칫하면 질병과 수치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쾌락주의에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유혹을 물리치고 그리스도의 성스러운 생활을 따름만이 인간에게 행복을 준다.
제13장. 예수 그리스도를 모방해서 겸손되이 순종함
< 묵상 자료 >
- 사람은 남에게 순종하기를 싫어한다. 자유를 가지고 제 마음대로 살려는 것이 자연스런 요구일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동물이어서 서로서로 얽혀 살게 마련이니, 명령하는 사람이 있고 순종하는 사람이 있다. 어려서는 부모에게, 학교에서는 선생에게, 일터에서는 주인에게 순종해야 제대로 살 수 있다. … 인간에게 순종하는 것을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으로 돌려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의 발까지 씻어주신 것을 본받아 순종의 참다운 목적 즉 조물주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누구에게나 복종할 것이다. 세상에는 실상 주인도 없고 노예도 없다. 이 모든 명령 계통이 영원히 움직이시는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다.
제14장. 하느님의 은밀한 심판을 살펴 선행을 했다고 오만하지 말 것
< 묵상 자료 >
- 깨끗이 선행을 했다 해도 그것은 하느님께서 도우셔서 한 일이고 우리 본성에서만 우러난 것이 아니겠으니, 언제나 자만을 피하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진리이신 하느님의 판단은 언제나 정확하고 무서운 것이다.
제15장. 무슨 원욕이 있을 때 취할 방법
< 하느님의 뜻을 채워드리려는 가도>
극히 자애로우신 예수여, 당신 은총을 내려주시어 내게 머무르고 나와 같이 일하고 끝까지 나와 같이 계속하게 하소서. 당신 마음에 가장 들고 당신이 가장 좋아하시는 것을 내게 언제나 원하고 찾게 하소서. 당신 뜻이 내 뜻이 되고, 언제나 당신 뜻을 따르게 해주시며, 당신 뜻에 완전히 일치되게 하소서. 당신은 내 마음에 참다운 평화가 되시고, 안식처가 되어 주소서. 당신이 아니면 모든 것이 다 험해지고 불안해집니다. 나는 이 평화 안에, 하느님 안에 잠들고자 하며, 쉬려 하나이다. 아멘.
< 묵상 자료 >
- 사람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다. 그러면서도 하느님의 뜻에 복종하며 살게 마련이다. 사람은 제 마음대로 활동하는 것 같지만 실상 하느님의 정하신 길을 피하지 못하고 가게 된다. 그러니 선택의 자유를 사용하는 데 큰 지혜가 필요하다. 일이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다 유익한 것도 아니다. … 무슨 일에 하느님의 뜻이 아닌 것이 드러나면 좋은 일이라도 그쳐야 하고 그 뜻에 겸손되이 복종해야 한다. 그렇게 살면 인간은 하느님의 품에 안심하고 살게 되리라.
제16장. 참다운 안락은 하느님에게서만 찾을 것
< 묵상 자료 >
- 하느님께서 세상 것에 낙을 주신 것은 정해진 목적이 따로 있다. 식욕이나 음식을 즐김은 육체건강이 목적이지 인간의 최종 목적은 되지 못한다. 남녀 사라의 쾌락은 자손을 보아 세대를 이으려는 목적이지 이것만으로 인간은 행복하지 못하다. 세상 것은 하느님 주셨으니 쓰고 즐길 것이나, 인간의 최종목적 즉 본연의 행복은 하느님을 찾아 누리는 데 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신 데에는 그 대안(大案)에 이바지하리라는 궁극적인 목적이 있으니 하느님 이외에는 인간은 최종목적을 달할 수 없다.
제17장. 모든 걱정은 하느님께 맡길 것
< 묵상 자료 >
- 주의 말씀대로 “오늘 하루의 걱정이 네게 족하게 하라.” 내일은 하느님께 맡기라. 아무도 장래는 모르고 산다. 오늘 당하는 것을 당하고 내일 당할 것은 내일에 처리하면 되지 않겠는가. 미리 분수없이 걱정하고 더 잘 되는 일이 없다. 근심걱정을 피하고 살아야 마음에 고요한 평화가 깃든다. 걱정 없이 살줄 아는 것이 내적 생활의 한 요소이다. 제
18장. 현세의 곤궁을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흔연히 참가할 것
< 묵상 자료 >
- 그리스도의 일생은 우리가 따를 모범이다. 그가 나자렛 동네에서 가난하게 일하며 사신 것이 우리 일상생활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 세상사에는 어려운 일도 많고, 남의 말도 많이 듣고, 몸에 병도 들고 하는데 이 모든 것을 그리스도 일생을 본받아 참아 가면 그리스도와 같이 천국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된다.
제19장. 모욕을 참아 참으로 인내할 것
< 묵상 자료 >
- 참아서 손해 보는 법 없고, 성내서 유익한 법 없다. … 하느님을 생각하고 십자가에 죽으신 그리스도를 보라. 우리는 더 참고 또 참아야 한다. 참으면 스스로 평화롭고 남과도 언제나 화목하게 산다.
제20장. 사람은 약하고 현세생활에는 고역이 심함
< 묵상 자료 >
- 세상은 한이 있고, 내 몸 한이 있다. 그러니까 사람은 모든 행복의 근원인 하느님께로 나아가지 않으면 결코 실망의 구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느님을 찾으라. 세상 재미는 국한되어 있음을 알라.
제21장. 무엇보다도 무슨 기능보다도 하느님 안에 편히 쉴 것
< 묵상 자료 >
- 우리 사랑의 상대는 하느님 자체이라야만 한다. 그가 주신 재주, 건강, 재물, 성총 등이 다 좋은 것이지만 정말로 사랑할 것은 천주만이라야 할 것이다. 우리가 선이 많고 덕이 충만해도, 이것은 사랑하는 길이고 그 목적은 아니다. 영혼이 어느 정도까지 신계(神界)에 들면 만선만미(萬善萬美)의 근원이신 하느님만을 차지하려 들 것이니 이것이 완전한 사랑의 길이다. 하느님만을 생각하고 그에게 모든 것을 돌이는 것은 내적 생활에 든 증거이다.
제22장. 하느님께서 주신 여러 가지 은혜를 생각함
< 묵상 자료 >
- 사람은 다 같이 고르게 타고 나지 아니했다. 몸의 건강도 고르지 않고 재주도 다 다르며, 주위 환경도 차이가 있고, 현세 재물도 빈부의 차이가 있다. … 우리 위에 높이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지 말고, 나 사는 것, 가진 것이 다 하느님 주신 것이니 모든 것 다 하느님께 돌리고, 언제나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 것이다.
제23장. 크게 평화를 주는 네 가지
< 묵상 자료 >
- 마음의 평화와 정신에 자유를 얻어 사는 데에는 네 가지가 필요하다. 1. 남의 말만 들어서 살 것은 아니다. 정당한 어른의 명령을 하느님의 뜻으로 생각하고 따를 것이다. … 실상 순종하고 사는 것은 편한 생활이다. 더구나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으로 돌리면 순명하기도 쉽고 공적이 클 것이다. 2. 재물이나 무엇이나 과분이 가지려 말 것이다. 욕심을 너무 부리는 데서 번민이 오고 정신에 구속을 당한다. … 욕심 부리다 빚지지 말고 절약해서 가난히 살 줄 알면 어려운 세상이지만 안온히 살 수 있을 것이다. 3. 명예욕에 흔들리지 말아야 마음이 편할 것이다. … 겸손하면 언제나 마음이 편하고 남들이 사랑한다. 4. 무슨 일을 당하거나 다 하느님 너를 위해서 안배하는 것으로 알아야 한다. … 하느님께서 언제나 너를 사랑으로, 사랑해서 안배해 주시니 이런 마음이 있으면 너는 언제나 평화로울 것이다.
제24장. 남이 사는 것 부질없이 살피지 말 것
< 묵상 자료 >
- 사람은 남의 일에 간섭하기를 좋아한다. 남이 잘 되는 것을 질투하기 쉽고, 남이 불행한 것이나 실패하는 것을 전하기 좋아한다. 내게 관계없는 일에 공연히 평하고 논란하려 한다. 이는 인간이 타고난 호기심의 작용이다. 이에 우리는 크게 그르치기 쉽다. 남을 악평 또는 혹평하여 죄도 범하기 쉽고, 남의 일에 간섭하며 화목을 잃고 고통도 받게 된다. … 남이 무엇을 하든지 내게 관계되는 일이 아니고 도와 줄 경우가 아니면 그대로 하게 버려두어야 한다. “너 하는 것을 나 관계하지 아니하니, 너도 나 하는 대로 버려두라”는 격언처럼 서로서로 제 할 일만 잘하고 살면 조용한 생활을 하리라.
제25장. 마음에 평화를 굳이 보존하고 그르침 없이 덕에 나아가는 방법
< 묵상 자료 >
-소아(小我)와 대아(大我)를 찾으라는 말같이, 고통 중에 살다 죽는 나하나 인간의 마음이 편히 행복하게 살자면, 나 자신을 망각하고 대아(大我)에 들도록 할 것이다. 산중에 사는 수도자들의 제욕생활이 이를 의미한다. 편하면 편한 대로 괴로우면 괴로운 대로 이 지나가는 여행의 길을 살아가고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끌려서 들어가면 마음에 참다운 평화가 올 것이고, 사는 보람을 느낄 것이다. 사사로운 감정과 욕심을 다 버리면 하느님이 내 마음에 드시어 참다운 영신의 세계를 만나 볼 것이다.
제26장. 고상한 정신의 자유는 독서보다는 열절한 기도로써 얻음
< 묵상 자료 >
- 육체의 생명 유지에는 쾌락이 따른다. 이는 하느님이 이렇게 만드신 자연법칙으로 생리화학 원리에 속해 있다. … 먹는 낙(樂)을 누리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그 낙만을 취하려다가 너무 먹든지 안 먹을 것을 먹어 건강에 손해를 보면 안 될 것이다. 성욕을 채워 향락함은 좋은 것이나, 방종해 그렇게 하면 병도 들 수 있고,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육체의 쾌락은 인간의 부분적 목적을 달하게 할 뿐이고 전체적 목적은 못 준다. … 쓸 것 쓰고 재미 다 보고 해도 언제나 절조 있게 해야만 인간은 행복할 것이다. 좀 더 고상히 살자면 제욕생활이 필요한데, 아주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사는 법을 배우면 육체의 낙은 적어도 영혼의 낙은 클 것이다.
제27장. 자기를 사랑함이 주로 지선(至善)을 찾는데 방해됨
< 묵상 자료 >
- 자신을 아주 망각하고 하느님만을 생각하고 사는 것은 물론 어려운 일이나, 이런 생활을 동경하고 추진할 것이다. 예술가가 예술품을 제작해내는 데도 거의 이런 생활을 한다. 참다운 예술가는 물질도 안락도 다 무시하고 정신과 마음과 있는 힘을 다해서 예술에만 집중한다. 이런 생활에는 마음에 안정이 있고 정신에 자유가 생김으로써 세속이 주지 못하는 행복함을 느끼게 되고, 하느님의 움직이심도 엿보게 된다. 이런 생활이 어렵다지만 가능한 것이다. 제욕극기해서 만선만미하신 하느님의 나라에 살도록 힘씀이 내적 생활이다.
제28장. 비난하는 자들의 말에 대하여
< 묵상 자료 >
- (이솝 이야기 하나 : 아버지와 아들이 장에 가서 나귀 한 마리를 사가지고 오는 길에서) … 남의 말을 듣다가는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우리가 잘하는 것도 남은 어떻든지 평할 것이다. 잘못하는 것은 혹평해 나무랄 것이다. 참된 평은 인간에게서 듣지 못할 것이니, 남이 무어라 하든지 나 한번 정한 바른 뜻을 관철시켜야 한다. 관계없는 남의 말에 흔들리지 말고 하느님 언제나 바르게 판단해 주실 것만 믿고 살 것이다.
제29장. 괴로울 때 하느님을 찾고 찬양할 것
< 묵상 자료 >
- 사람은 여러 가지 유혹을 당하고 산다. 그 중에 가장 괴로운 것은 아마도 성욕일 것이다. 성욕은 남녀 간에 강하고 심해서 이성(理性)을 잃게 하는 수가 많다. 주의가 부족해서도 일어나고 자연적으로도 발생해서 정신도 혼란케 하고 의지도 약하게 만든다. 바오로 사도 말씀대로 이런 유혹을 당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자만하지 말고 우리 약점을 자인하라고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시련이다. 아무리 유혹이 심해도 하느님의 도우심이 있으면 이겨 나갈 것이니, 이런 경우 하느님께 기도하고 정신을 바깥일에 집중하도록 하면 유혹이 물러갈 것이고, 이성이 육체를 다스려 제어하게 될 것이다.
제30장. 하느님의 도움을 구하고 은총이 돌아오기를 기다릴 것
< 묵상 자료 >
- 흔히 우리는 신앙에 대해서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모든 것이 다 의심스러워 갈피를 잡지 못하는 수가 있다. 하느님은 정말 계신가? 계시다면 우리와 관계하시나? 우리를 사랑하시나? 사랑하신다면 왜 이리 우리가 어려워하는 것을 아시면서도 도우시지 않나 등의 생각이 나면 정신이 어지러워지고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으며 권태를 느끼고 마음이 술렁거린다. 심지어는 살아 무엇 하나 싶고, 자살의 유혹을 당하는 수가 있다. 하느님께 기도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 같고, 무엇이나 다 헛된 것만 같아 허무지경에 기울어지기 쉽다. 이런 때라도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것을 거르지 말아야 한다. 실상 하느님은 숨어 계시지만 멀리 계신 것이 아니다. 욥 성인이 실망지경에서 부르짖듯이 우리도 하느님께 부르짖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이런 상태가 지나가고 낙관적인 생활을 할 때가 돌아오리라.
제31장. 조물주를 찾기 위해서 모든 조물을 천히 볼 것
< 묵상 자료 >
- 사람이 관상생활에 들자면 우선 고신극기(苦身克己)로 육체의 욕심을 완전히 조절하고 속세를 등져 세상만사를 끊어버리도록 마음에 평화를 가지고 정신집중을 오래할 수 있어야 한다. 도승은 산속에 묻혀 목욕재계하고 고요히 앉아 공허를 찾으며 대야(大我)에 들려 한다. 그리스도의 제자인 관상하는 사람들은 고신극기로 제욕하고 기도-묵상-독서로 하느님의 대안(大案)에 응하려 하고, 하느님의 하시는 일을 엿보려 한다. 고요히 내 속에 들어 나를 찾고, 나를 통하여 우주만물의 움직임을 보고, 그리고 나와 우주를 통해서 원동(元動)인 하느님의 일을 경건히 살핌이 관상생활이다. 우리가 동경하는 하느님은 허무의 불(佛)이 아니고 모든 움직임의 중심인 살아있는 신(神)이다. 나를 알고 사랑하시는 어버이시다. 이런 생활은 책에서 남에게 배워 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 은총의 지배를 받아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예술의 세계도 한이 없지만 영신세계도 한이 없다. 극치의 진선미이신 하느님을 동경하는 이 생활에 무슨 한도가 있으랴.
제32장. 극기와 제욕
< 묵상 자료 >
- 미켈란젤로는 어려서부터 80세의 고령에 이르도록 수많은 불후의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는데 자신도 잊고 세상의 그 무엇도 다 잊고 살았다. 결혼도 안하고 빚에 몰리고 정치적으로 박해도 당하면서 자기 예술만을 위해서 살다 죽었다. 하느님을 따라 신성세계를 찾는 사람 역시 적어도 예술가만큼이라도 자신과 생활을 등져 살아야만 그 생활의 취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자신의 흥미를 찾아 살려는 데서 우리는 정신자유를 잃게 되고 여러 면에 끌려 바로 하느님께 나아가지 못한다. 자신을 저버린다는 것은 실상 어려운 일이다. 제욕 극기생활을 하는 데에는 오랜 세월의 단련이 요구된다. 꾸준히 하면 못할 것도 없다. 자신을 이겨 하느님께로 자유롭게 나가면 인간은 참다운 지혜가 생겨 무엇이 참되고, 무엇이 가치 있으며, 무ㅜ이 영원히 남을 것인가를 알게 될 것이다.
제33장. 우리의 마음은 항구치 못함. 하느님께 우리의 뜻을 언제나 돌릴 것
< 묵상 자료 >
- 인간은 감정교체에 중심을 잃지 않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기분 좋다고 날뛰지 말고, 기분 나쁘다고 주위 사람 못 살게 굴어서는 안 된다. 언제나 감정을 누르고 내가 할 일을 잘 해나가야 한다. 내 뜻이 한결같이 하느님께로만 향하게 해서 그의 뜻을 맞추어 살도록 해야 한다. 그리스도시대 사람들은 그 말씀을 들으려는 것보다 그가 하는 영적(기적)을 보려고 따라 다녔는데 영적은 보아 호기심을 채웠다 해도 그 말씀은 따르려 하지 아니했으니, 무슨 유익한 점이 있었겠는가. 감정이 어떻게 흐르든지 잘 조절해서 지배하고, 즐거우나 슬프나 변함없이 하느님만을 위해 살고 일하려는 바른 지향을 언제나 지속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 할 모든 일을 하느님께 바치는 뜻을 세우며 몇 마디 기도나마 함이 좋을 것이다.
제34장. 하느님을 사랑하는 자는 모든 것을 초월하고, 모든 일에 하느님만을 사모함
< 묵상 자료 >
- 우리에게 배움이 있고 옛사람들의 살아간 역사도 알고 현인들의 충고도 들었지만, 옛사람인 우리 육체와 세속의 아양은 언제나 지혜의 눈을 가려 영원한 광채를 막는다. 자연세계에 인과율(因果律)이 있는 것처럼 윤리행동에 죄는 반드시 악을 낳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잠시 쾌락에 끌리고 분을 참지 못한다.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사는 법을 따르면, 우리 마음에 안정이 오고 정신에는 영원한 빛이 스며들어 영원한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움직이심을 알아듣게 되고, 그에 큰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제35장. 현세에는 유혹을 면할 수 없음
< 묵상 자료 >
- 세상에는 조바심과 걱정, 고통 없이 사는 사람이 없다. 이 점을 신앙으로 고찰해 보면, 우리가 받는 고통이 하느님께서 우리 잘못을 벌하시는 것이 아니고 한 번 정해진 자연법칙의 인과율에 따라 되는 것이다. 먹지 말 것을 먹었으면 자연히 배가 아프다. 아픈 것을 알아야 다시 그런 것을 먹지 않을 것이고 약을 써서 고칠 것이 아니겠는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어서 사회의 혜택도 받지만 고통을 느끼게 되는 것 역시 윤리의 법칙이다. 공의와 사랑이 적은 인간사회에 살자니 자연 마음의 고통이 있게 된다. 님에게서 비난과 모욕을 당하는 등 모든 것을 하느님의 섭리로 생각하고 그에 순종하면, 고통이 심해도 그리 어렵지 않게 참아갈 수 있고 큰 공을 세우게 된다.
제36장. 사람들의 비평을 무시할 것
< 묵상 자료 >
- 사람은 남을 평하기를 즐긴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우리는 남의 평을 듣는다. 정당한 평보다도 불의하게 비평을 당하는 일이 많다. 내가 좋은 뜻으로 한 것도 남은 악의로 인정한다. 더욱이 자선사업이 그러하다.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니까 옷 찾아내라 하고, 남을 도와주고도 욕이나 얻어먹는 수가 많다. … 인간의 인정을 받으려 하지 말고, 좋고 착한 일이면 무슨 말을 듣든지 하느님만 생각하고 꾸준히 해 나갈 것이다. 변호할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남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잠잠히 무시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하느님이 모든 것을 알고 계시고, 내 양심이 증명해 주니 무엇을 두려워하랴.
제37장. 마음의 자유를 얻으려면 자신을 깨끗이 끊어 버려야 함
< 묵상 자료 >
- 내가 원하고 목적하는 것이 나 자신의 최고 목적에 어그러지는 수가 많다. 마음에 불안을 일으키고 정신도 산란해지는 수가 많다. 이 모든 헛된 욕심을 제거해야 마음의 평화와 정신의 안정도 얻을 수 있다. 신앙이 없는 사람도 제욕생활의 가치를 알아 정신의 자유를 얻으려 하는데, 더욱이 하느님을 알아 그 안(案)에 맞추어 살려는 사람은 좀 더 고상하게 하느님과 일치되어 그를 누리려 한다. 이것이 나 자신을 죽이고 하느님 안에 산다는 의미다. 자신을 잊으면 잊을수록 혼은 하느님을 찾아 누린다. 자신을 잊는데서 인간은 정신의 큰 자유를 느낀다.
제38장. 외적 생활을 잘 정돈하고 위험 중에 하느님께로 나아갈 것
< 묵상 자료 >
- 우리 오관에 느껴지는 우주만상을 관찰함에도 그저 볼 것이 아니라 그 심오한 움직임의 판도를 관찰하면 모든 것이 질서정연하게 어김없이 돌아감을 볼 것이고 만물이 필연적으로 하느님 뜻하신 바대로 아름답게 기여함을 알 것이다. 이에 우리 존재도 같이 하느님이 정하신 대안(大案)에 따라 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우주는 돌고 또 우리도 따라 돈다. 이 도는 길에는 계획이 있다. 수만 년 인생이 살고 죽었지만 의식 있게 살았으니 그 의식에 해당하는 처리도 있을 것이고, 이것이 영원하신 조물주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삶일 것이다. 이것이 알아듣는 힘이 있고 사랑할 줄 아는 인간의 희망이요 귀결이다.
제39장. 일에 당황하지 말 것
< 묵상 자료 >
- 애써서 물건을 가져보아야 얼마 안 가서 싫증나고, 세상 재미를 힘들여 누려보아야 어느 정도 지나면 싫어지고, 좋은 일도 애써 해 보아도 좀 잘못하면 불순한 점이 섞여 들 수가 있다. … 사람은 물론 일하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일에 자기를 파묻으면 인간 본유의 목적을 못 찾는다. 일을 하면서도 언제나 마음은 천주께로 돌릴만한 정신의 자유는 누려야 한다. 그러나 너무 당황해서 일을 그르치지 말고 너무 골몰해서 참된 행복을 희생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제40장. 사람은 본래 아무 선도 없으니 자만할 것이 못됨
< 묵상 자료 >
- 우리가 자연 본성을 따라 잘하는 것도 있으나, 영원한 선(善)에 비하면 우리 선행은 그리 보잘 것 없다. 대부분 우리 행동이 자신의 쾌락이나 영예를 찾는 데서 이루어진다. 순수한 선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적다. 그리고 잘못도 많고 결점도 많다. 그러니 어찌 자만할 수 있겠는가. … 우리에게 선이 있으면 이것은 다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고, 우리 자체는 언제나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만하는 마음은 크게 미련한 소치이다.
제41장. 현세의 허영을 멸시할 것
< 묵상 자료 >
사람은 자기 위치에 대해서 흔히 불만을 느낀다. 신세타령을 하고 사는 것은 인간이 만드는 사회 계급제도에서 흐르는 자연스런 결과인지도 모른다. 정돈되고 부유해진 인간사회에서는 오히려 불만이 더 크다. … 사람이 사는 그 위치는 실상 다 동등하며 그 위치를 자신에게 동화시켜 사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어느 위치에 살든지 인간은 평화로울 수 있고 행복할 수도 있다. 그 어느 누구는 더 훌륭히 사는 것 같지만 내면으로는 그렇지도 못하다. 누구는 부유하고 명예롭다고 부러워하지 말고, 나는 내 처지에서 알뜰히 살려고 힘씀이 현명한 처사이다. 그리고 언제나 우리는 이 세상 삶은 지나가는 길에 불과하고 영생을 구하는 것만이 최종목적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제42장. 사람에게 평화를 두지 말 것
< 묵상 자료 >
- 사람에게는 정서생활이 필요하다. 정을 주고받는 것이 좋기도 하고 유익하기도 하다. 부부의 사랑이 그렇고, 부모 자녀간의 사랑이 그렇고, 우정이 얽힌 친구들의 교제 역시 인간의 정상적 생활이다. 그러나 우리 본심은 영원한 사랑을 찾고 변치 아니하는 사랑을 구한다. 이것은 이 세상 사람과는 이루어지지 못한다. 사람은 죽기도 하고 또 마음이 변하기도 한다. 사랑하다 보면 이 세상의 사랑은 오래 가지 못하고, 그보다도 사랑하려 해도 우리 사랑을 다 받아주는 사람도 없다.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하고 서로 사랑함으로써만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이 증명되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느님만이 우리의 최종 사랑의 상대가 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심을 믿어야 한다. 우리의 공명하신 하느님은 벌을 엄포하시는 무서운 신이 아니고 자애깊은 사랑의 신이다.
제4３장. 헛된 세속 지식을 피할 것
< 묵상 자료 >
- 배움의 대상은 한이 없다. 그러나 인간지식은 다 국한되어 있고 사람의 머리도 한이 있으니 배움의 대상을 선정해야지 그저 배우면 좋다고 다 배울 수는 없다. 필요하지 않고 관계없는 것을 배우려 하다가는 정신만 산란해 지고 정말 알아 배울 것은 소홀하게 된다. 누구나 배워야 할 것은 사람이 왜 사는가, 그리고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시는 바이니 우리는 잠잠히 그 일러주심을 삼가 듣고, 그 말씀대로 살도록 하며, 헛되고 잡된 것은 배우려 하지 말 것이다.
제44장. 바깥일에 너무 관심을 두지 말 것
< 묵상 자료 >
- 사람은 흔히 너무 일에 골몰해서 자신을 돌볼 시간도 가지지 못하고 산다. … 언젠가 심어 놓은 장미꽃이 앞뜰에 찬란히 피어 있어도 돈과 일에 골몰하는 사람은 그 꽃을 감상할 시간도 없다. 이러다 병들고 늙어간다. 일을 성실히 해야 생활에 필요한 것을 구하지만, 과도한 욕심에 너무 바깥일에만 골몰하면 결국 공허를 느낄 때가 올 것이다. 자신을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나를 알아듣고 만상의 자연도 감상하고 하느님도 찾고 무엇보다도 후세의 일을 생각하여 준비하게 될 것이다.
제45장. 무엇이나 다 믿을 것이 아님, 우리는 말에 쉽게 그르침
< 묵상 자료 >
- 사람은 병적으로 호기심에 끌려 남의 말을 하고 비평하고 선전하고 하는 수가 많다. 이런 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런 말 저런 말 듣다보면 정신만 산란해지고 마음의 평화만 어지럽게 한다. 일절 남의 비밀을 알려고 하지 말고, 말 옮기는 자들을 뱀처럼 피하여야 한다. 내가 간섭한다고 세상이 달리 돌아가지 않고, 인간이 반드시 나를 어쩌지도 아니한다. 나는 나대로 하느님을 섬기며 살고, 남은 남대로 살게 버려두는 것이 큰 지혜이다.
제46장. 비난의 화살이 오면 하느님께 의지할 것
< 묵상 자료 >
- 우리는 비난을 당하면 자연히 마음이 아프다. 당연히 잘못이 있었으면 설령 비난을 하는 사람이 그런 비난을 할 자격이나 이유가 없다해도 덕이 있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겸손되이 참아갈 것이다. 우리 잘못이 없는데도 불의하게 남의 비난을 당하면 흔히 우리는 분에 못 이겨 자신을 보호, 변명하려 하고, 심지어는 싸우고 원수를 갚으려 한다. 이런 경우,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은 힘이 들어도 애써서 분을 참고 일절 자기변호를 말아야 한다. … 그리스도 스승을 따르는 제자라면 십자가를 쳐다보고 그가 당하신 갖은 모욕을 생각하며 또 그가 모두 다 용서해 준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못 참을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런 억울한 경우에 따른 표범이려니, 이해하고 용서하는데 아무리 억울한 말 들어도 꿈 참고 변명하지 않는데에 평화가 있고 승리가 있다.
제47장. 영생을 얻으려면 모든 어려움을 참아야 함
< 묵상 자료 >
- 매일같이 하는 일을 다음 날 되풀이하자니 자연히 권태증이 난다. 이런 때는 신앙의 눈을 떠 수평선에 지는 해 따라 저 딴 세상에 가면 영원한 안식과 환락의 생활이 오리라는 희망을 돋우어 이 침울한 상태를 면하도록 함이 좋다. 현세의 삶은 지나가는 길, 영원의 안락소를 찾아가는 행로에 불과하다. 집 찾아 길가는 사람이 도중에 당하는 것을 집 생각에 시들하게 생각하듯, 영원한 서광이 비치는 저 하늘나라 찾아가는 신앙인도 세상에 어려운 것, 괴로운 것을 다 잊고 지나가게 될 수 있다. 그러니 하루하루 일해가면서 지나가면, 때가 와서 영면(永眠)의 안락소에 들게 됨을 믿으라. 이런 주의와 정신에서 사는 것이 우리 구원의 길이다.
제48장. 영생의 날과 현세의 곤궁
< 묵상 자료 >
- 삼가 그리스도를 따르다가도 현실에 부닥치면 세속주의에 흘러가고 만다. 허영에 나부끼는 수도 있고, 세상 재물에 탐을 내는 수도 있고, 육욕에 흔들릴 수도 있다. 설령 타락까지는 안 되어도 유혹이 심하면 싸워 가느라고 정신집중이 안 되고, 관상도 못한다. 아마도 이것이 천연(天然)의 신세인가 한다. 현세에는 덕을 닦아 이른다는 것보다 닦으려 애씀에 그친다. 진선미를 따라가는 혼이 가다보면 앞이 캄캄해지곤 한다. 이런 경우, 우리는 더 침착히 일해 가며 비바람 지나가면 청명한 날씨 돌아오듯이 안정의 날도 올 것이니 기쁘게 기다릴 것이다.
제49장. 영원한 생명을 갈망함, 싸우는 자에게 약속된 은혜는 큼
< 묵상 자료 >
- 우리는 후세의 보상을 바라고 살아야 한다. 세상의 보수는 바라야 있지도 않고, 있다고 해도 헛된 것이다. 우리의 매일 수고와 선행은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 우리 본성으로는 우리 잘하는 것이 알려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세상은 몰라준다. … 신앙을 따라 사는 우리는 세상의 인정해 줌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하느님께서 후에 갚아주심만을 믿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의 영화를 부러워하지 마라. 세속 영화에 참된 행복이 깃들지 않는다. 인간 생활의 본질은 결국 혼자 알고 혼자 일하고 혼자 자기의 세계를 만들어 사는 것이니, 궁극적으로는 나와 하느님뿐이다. 내 생활, 내 행동의 참 가치는 하느님께 향해 있음을 알고 살 것이다.
제50장. 괴로운 경우, 하느님 손에 자신을 바칠 것
< 묵상 자료 >
- 외부의 공격이 너무 심하면 인간은 실망하기 쉽다. 그리스도 역시 “나는 과연 이 수난의 잔을 마셔야 합니까?”하고 성부께 한탄하셨다. 우리도 죽음을 원할 정도로 모든 것이 어려워지고 세상에서 실패하고 마음의 균형을 잃는 수가 있다. 이런 경우에 우리는 신앙심으로 그리스도와 같이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되어 지이다”하며 하느님께 다 맡기고 용기를 가질 것이다. 세상일은 우리 뜻대로 되어가지 않는다. 우리는 임시로 쓰이는 도구에 불과하고 세상은 우리가 아니라도 그대로 돌아간다. 우리는 필요한 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심한 역경에도 마음을 언제나 하느님께로 돌려 지친 몸이라도 끌고 죽을 때까지 용감히 나아가야 한다.
제51장. 고상한 영신과업이 안 되면 육체노동을 할 것
< 묵상 자료 >
- 육신은 움직여야 건강하고 육신이 건강해야 정신이 건전해서 관상도 할 수 있다. 창설 당시에는 다 경제에 자활성을 가지고 이행했다. 분도 성인의 수도규율은 하루 24시간을 여덟 시간씩 나누어 기도, 노동, 수면을 실행하기로 했던 것이다. 남의 신세를 안지고 자기들끼리 일해서 먹고 사는 것이 원칙이었다. 기도한다고 또 기도해 준다고 남의 덕분에 살려는 수도자는 사회의 기생충밖에 안 된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요, 일은 사회적 인간생활에 필요한 것이다.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돈만 벌기 위해 일하는 것도 지혜롭지 못하지만, 일 자체를 하나의 기도로 함은 관상이나 다름없는 가치가 있다. 가능한 대로 관상도 하고 노동도 하며 살 것이다.
제52장． 사람의 마음에 위안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것
< 묵상 자료 >
- 성인이라도 현세에서는 죄를 전혀 피하지 못한다. 크게 죄를 범하는 것은 드물지만 이런저런 일에 우리는 잘못이 많아 양심을 살필수록 잘못을 발견하게 된다. … 아침에 마음을 잘 먹었어도 살다보면 여러 가지 일에 결심했던 것을 잊어버리고, 때때로 흐르는 감정에 끌려 바른 길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현세에서는 회심하고 또 회심하여 하느님께 용서를 구하고 이 비참한 우리의 처지를 생각해서 스스로 겸손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아무리 악한 사람도 회심하기만 하면 하느님께서 용서하시는데 뉘우쳐 울고 달아드는 우리를 어찌 물리치시랴. 우리 잘못은 겸손의 씨가 된다. 마음의 평화를 누리는 데는 그저 겸손해야 한다.
제53장. 세속주의에 물든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은총이 통하지 않음 >
< 묵상 자료 >
- 우리는 흔히 이기심에 사로잡혀 살고 인간의 사랑을 찾으려 한다. 이기심이 전혀 없어지기 전에는 하느님을 우러러보는 정신이 어두워지고 마음에 안정이 없다. 인간에게 흐르는 정도 분수가 넘으면 번민을 가져오고 신심생활에 크게 방해가 된다. 하느님을 뵈옵고 그와 친밀히 상종하려면, 결국 우리는 모든 것을 잊어 정신과 마음에 자유를 유지해야 한다. 죄가 안 되는 것이라도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일이라면 피하여야 관상생활이 된다. 모든 것을 공허로 돌리고 모든 생각과 원의를 다 제거해야 영혼은 자유스럽게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다.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생각을 다 없이 할 수 있는 상태에 올라야 하느님을 동경할 수 있으리라.
제54장. 본성과 은총의 움직임은 다름
< 묵상 자료 >
- 인간은 하급동물처럼 맹목적으로 자연법칙을 따라 살지 아니한다. 인과율(因果律)을 알아 살펴가며 살아야 한다. 감정은 이성에 지배되어야 하고 또 이성은 하느님께 귀착되어야 한다. 초성생활(超性生活/거룩함의 생활)은 나의 모든 행동을 하느님을 중심으로 해서 움직인다. 이 생활의 능동적인 역할은 하느님이 주시는 은총이다. 은총은 우리 지력을 비춰주는 지혜라고도 할 수 있고, 우리 마음의 요구를 채워주는 사랑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은총이 없으면 인간의 본성 지배에 끌려 하느님 없는 세계를 만들게 되고 자기중심의 나라를 구성하니, 이는 언제나 실패로 돌아간다. … 사람이 왜 살고 어디로 가는지 알기 전에는 모든 것이 헛되다. 이에 은총의 작용이 필요하고 은총을 받아 초성생활을 함이 요구된다. 영원한 인과율에 비추어보면, 나 자신은 원인이 되지 못 되고 결과에 불과하니, 원인을 따라 살고 죽어야 천주를 모시고 사는 법을 참으로 알아듣고 배우게 된다.
제55장. 본성의 부패와 은총의 효력
< 묵상 자료 >
- 자연인도 양심에 거슬리는 것을 하면 안 되고 착히 살아야 행복한 것을 안다. 다만 아는 대로 행하지 않고, 속임이 있고 바른길을 걷지 아니해서 결국 불행하다. 이에 은총의 지배가 필요하다. 하느님 내려 주시는 이 은총의 특전은 우선 우리 자연 지혜를 더 발달시키고, 우리의 갈 길을 명확히 지시해 주고, 그 다음은 실천에 옮겨 본성으로는 싫은 것도 하게하고 선행을 장려해준다. 끝으로 은총은 인간과 하느님 사이를 가깝게 만들어 인간이 하느님 배정하신 안(案)에 순종하며 사는 법을 배우게 한다. 세상이 다 헛되다는 것은 알면서도 세상을 찾는다. 참다운 우리 목적을 달해가는 데는 은총의 힘이 필요하다.
제56장. 자신을 이겨 십자가에 죽으신 그리스도를 따를 것
< 묵상 자료 >
- 십자가는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질병, 진통, 근심, 걱정, 번민, 남의 비난 등 여러 면으로 사람은 괴롭다. 가장 큰 고통은 생에 굳게 애착하는 인간이 죽어야만 한다는 공포심일 것이다. 앞으로 언제 올지 모르는 죽음이지만 현재를 위협하기도 한다. 이 점을 신앙으로 이겨나가는 것이 종교행위의 목적이다. 스승 그리스도는 죽음을 정복하시면서 따르라 하셨다. 죽었다 다시 살아난 그는 현세생활은 구름처럼 엉겼다. 헤어지고, 육체는 죽어 없어져도 영혼은 살고, 후에 죽었던 육신이 다시 살아 영혼과 합해서 영원한 생명을 누린다는 것을 가르쳤다. 그러니 하염없는 한 세상 괴로운 십자가를 지고 지나가면 영원히 빛나는 나라에 들 것을 희망하고 살 것이다.
제57장. 같은 과실에 떨어진다고 과히 낙심하지 말 것
< 묵상 자료 >
-현세에서는 아무리 성스러운 사람이라도 실수하고 과실(過失)을 범한다. 언제나 바르게 언제나 선하게 살지 못하는 것이 이 세상생활이다. 과실을 범하게 되면 짜증도 나고 실망도 한다. 더구나 이런 과실이 남의 비난 대상이 되면 더 그렇다. 이에 정신이 번민하고 마음이 요동하여 덕에 나아가는데 권태증까지 느끼기 쉽다. 이런 경우, 우리는 우리의 약한 본성을 생각하고 하느님께 의뢰하는 마음을 더 굳게 가져야 한다. 용감히 이런 상태를 견디어 나가며 우리의 최종목적인 영생만을 목적에 두고 나가야 한다. 실상 덕을 많이 닦든 적게 닦든 우리 목적은 영생이니, 이는 하느님이 우리 공적을 보아주심에서가 아니라, 믿고 바라면 거저 주신다. 결점 있고 과실을 범하고 죄를 지었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고, 하느님의 인자하심만 바라고 희망을 가질 것이다.
제58장. 심오한 문제를 알려고 하지 말고 하느님의 은밀한 판단을 탐구하지 말 것
< 묵상 자료 >
-후세의 천국생활은 현세인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영혼이 극치의 진선미에 도취되어 향락하는 것으로 어렴풋이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현세생활도 모르는 우리가 어찌 후세의 일을 알아들으랴. 그저 무한히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무한히 행복하게 해주시리라고 믿을 따름이다. 이에 우리는 구원되어 천국에서 영원한 생명을 받아 누리려는 데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제59장. 하느님께만 모든 희망을 두고 외뢰심을 가질 것
< 묵상 자료 >
- 내 마음에 거슬리는 것을 당하게 되면 이것이 하느님이 뜻하시는 것이라 생각하고, 또 내게 유리하게 되기 위해서 하느님이 허락하시는 것이라 생각하면 참기 쉬울 것이다. 쓰라린 일이 많은 이런 생활에 하느님이 아닌 어디에서 힘을 내고 믿음을 가져 의뢰하랴. 우리 행동의 참 가치도 하느님이 알아주시지 않으면 어디에서 알아보겠는가. 결국 모든 일에 하느님만을 쳐다보고 그 처분만 기다림이 하느님의 아는 영혼의 길일 것이다. 속고 또 속는 이 세상에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지하고 살겠는가.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사는 영혼은 행복하리라.
［ 제４권．존엄한 성체성사 ］ 제1장~제18장
< 그리스도의 말씀 >
-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마태 11,28)-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51)
- “너희는 이 음식을 받아먹으라. 이 몸은 너희를 위해서 바친 것이고, 너희는 나를 기억해서 이 음식 먹는 행사를 하라”(마태 26,26;1코린 11,24)
-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요한 6,56)
-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요한 6,63)
제1장. 모든 정성을 다하여 그리스도를 모실 것
< 묵상 자료 >
－ 그리스도의 말씀 “내 몸을 먹고 내 피를 마시라”하신 것은 인간이 알아들을 수 없는 신비이다. 다만 이 신비로 사람이 하느님께로 나아가고 심지어 그와 합해짐이 이루어짐만은 알 수 있다. 이 신비의 성사는 사랑의 성사이다. 사람이 하느님과 결합된다는 것도 결국 사랑의 결정일 것이다. … 그리스도 한 번에 십자가에 죽어 스스로 제물이 되어 하느님께 제사를 올렸고, 우리는 이를 기념해서 그리스도가 지시한 대로 성체성사의 예를 거듭하며, 제물을 나누어 먹으면서 우리도 제물이 되어 바치는 것이다. 하느님께 바쳐진 제물,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 그 신성(神聖)에 들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스승의 말씀 그대로 받아들여 그 몸과 피를 모시고, 우리에게서 신비생활을 기하면 생명을 얻을 줄 믿는 것이다.
제2장. 하느님의 지선(至善)과 사랑이 이 성사를 통하여 인간에게 드러남
< 묵상 자료 >
－ 미사성제는 그리스도, 한 번 십자가에 죽어 인류구원을 위해 드린 제사를 거듭하는 큰 예식이다. 떡과 술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하여지고 피가 몸에서 흘러나옴은 죽음을 상징하니, 십자가 제사를 뜻한다. 이 제사는 사람이 하느님께 드리는 최고로 드리는 흠숭의 행사가 된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어 우리도 그 제물과 같이 한 제물이 되어 우리를 바치게 하는 것이다. 우리 자신은 불완전하고 죄가 많아 제물이 되기에 부당하지만 그리스도의 제물과 아울러 타당한 제사가 된다. 이 모든 것은 신비에 속하나 그리스도 명하신 바이니, 그 말씀을 따라 행하여 구원의 길을 찾고 생명의 음식을 먹어 영생을 얻을 것이다.
제3장. 자주 성체를 모심은 매우 유익함
< 묵상 자료 >
－ 우리는 언제나 정성을 다해서 미사를 지내고 성체를 모시어야 하겠지만 설령 준비가 부족하고 권태로 와서 정신이 다른 데로 쏠린 다해도 궐하지 말 것이다. 그리스도와 일치되는 이 신비의 결함은 우리 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특전이다. 준비가 부족하다고 멀리하다가는 아주 멀어져서 신심생활을 잃어버릴 수 있다. 언제나 우리는 이 존엄한 성사를 받기에 완전한 준비는 하지 못할 것이다. 뜰에 심은 꽃에 얼마나 물을 주어야 하는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물을 주어야지 잘못하다가는 마르게 된다. 이 성사 역시 생명의 물처럼 언제나 받아야 모르는 사이에 은총이 흘러 영성생활의 꽃이 피리라.
제4장. 정성을 다하여 성체를 모시는 자는 여러 가지 은혜를 받음
< 묵상 자료 >
－ 이 성체성사는 여러 가지 은혜를 준다.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주고, 하느님과 일치되어 그 배정하신 길을 안심하고 가게 해준다. 세상일에 고달프고 마음에 번민이 생겨 어지러울 때 이 성사는 하나의 진정제처럼 헝클어진 정신 상태를 밝혀주고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 진리를 따라 착히 살고자 하는데 힘이 되고, 자극이 된다. 유혹이 심할 때 물리칠 수 있는 힘을 준다. 무엇보다도 인간이 조물주의 안배하심에 융합되어 하느님과 같이 살게 한다. 결국 사랑의 생활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 성사를 받으면 하루 당하는 어려운 것도 참아 나갈 수 있고 행동을 정돈해서 착히 살게 되며 하느님 사랑에 젖어 신심생활을 하게 된다.
제5장. 이 성사의 존엄성과 사제직의 고귀함
< 묵상 자료 >
－ 사제의 위치는 고귀하다. … 사제가 이 성사를 이루는 형식은 갖추나 실상은 그리스도께서 하시는 것이고 사제는 그 도구에 불과하다. 사제는 고귀한 성사를 거행하고 일반대중을 대신해서 기도할 의무가 있으며, 우선 자신이 성스러워야 하고, 남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속되게 자기 권리를 주장하거나 남용해서 신자를 지도함에 도움이 못 되고, 자기가 편히 살아가는 직권으로 알아서는 안 된다. 무슨 공적이 있어 사제가 된 것이 아니고 다만 하느님 불러 주신 것이니 겸손을 다해서 그 임무를 이행할 것이다. 제대로 이 성무를 알아듣고 일하는 성직자의 삶은 고귀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제6장. 이 성사의 존엄성과 사제직의 고귀함
< 묵상 자료 >
－지존하시고 지엄하신 하느님을 모시는 데 아무리 준비를 다해도 한이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약간의 덕이 있고, 우리가 무슨 공을 세웠다 해도 극히 미약하고, 더구나 우리는 죄와 과실이 많은 인간이다. 자주 이 성사를 모시라는 분부가 계시니 대충 아는 대로 준비해서 할 수밖에 없다. 왕에게 초대를 받은 촌백성이 무슨 준비를 하고 가랴. 있는 옷 깨끗하게 빨아 입고 들꽃이나 하나 들고 그저 전전긍긍 감격에 넘친 잔치를 먹으려는 것처럼 우리 영혼도 정성을 다해서 이 초청에 응할 것이다.
제7장. 양심을 살피고 회심을 결심할 것
< 묵상 자료 >
－ 성체를 모시고 미사성제를 거행하는 준비는 주로 우리의 죄와 과실을 고백하고 개선의 뜻을 세움에 있다. 우리가 크게 죄를 짓지 않더라도 양심을 살피면 잘못이 언제나 있다. 죄를 뉘우치면 자연히 고쳐야겠다는 마음도 따라 올 것이다. 그리고 깨끗하지 못한 우리이지만 영혼 육신 또 모든 동작을 다 하느님께 제물로 바쳐 드리는 뜻을 갖게 될 것이다. 모든 일에 하느님의 사랑만 구하며 사는 길을 모색해서 그리스도와 일치되는 생활을 도모할 것이다.
제8장.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제헌되신 것처럼 우리도 자신을 포기할 것
< 묵상 자료 >
－모든 일에 하느님의 뜻만 살피고 여러 가지 되어 가는 일에 자신을 망각하여 하느님이 원하시는 대로만 살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그리스도의 제자가 따라야 할 길이다. 자신의 감정이나 원욕이 하느님 뜻이라면 다 희생해야 하고, 하느님이 원하시는 대로 자신의 목적을 둘 것이다. 결국 우리가 가는 길은 하느님이 배정하신 길이니 실상 그 길을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억지로 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자원해서 즐거이, 자유스럽게 하느님이 명하시고 배정하심에 절대 복종할 것이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오시어 우리도 하느님 안에 살게 되면, 그것이 세상에서 이룰 수 있는 최고로 행복한 길일 것이다.
제9장. 자신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야 하고, 모든 이를 위해서 기도할 것
< 묵상 자료 >
－제사는 하느님께 드리는 우리의 정성이면서 그 도움을 구하는 기도도 된다. 가뭄에 비를 내리시라고 기도할 수 있고 병을 고쳐주고 자손을 보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 있다. 이런 기적적 효과도 말할 수 있지만 대부분 우리의 기도는 우리가 자유로이 행동함에 있어 마음을 바로 가지게 해달라는 기도라야 할 것이다. 특히 남과 화목하게 지내게 해주십사고 함은 미사성제 영성체의 중요한 기도거리가 될 것이다. 자연법칙을 거슬러 이루어지게 해 달라는 것은 기도의 상대가 못 된다. 요컨대 이 성사의 특별한 효과는 정신 안정과 서로서로 사랑함일 것이다.
제10장. 영성체를 함부로 궐하지 말 것
< 묵상 자료 >
－ 같은 일을 오래 중복하면 자연히 권태증이 생긴다. 미사성제를 매일 드리고 영성체를 매일 하는데도 때에 따라서는 싫증이 남을 느낀다. … 하루하루 사는 이 세상에 실상 새로운 것이 없다. 아는 대로 힘대로, 우리의 정성을 다할 뿐이다. 그리고 이 성사에서 우리 정신과 마음에 필요한 지혜와 힘을 받음은 매일 요구되는 식사와 같다. 이 성사로써 우리가 매일 하느님께 찬송과 감사의 제사를 드림을 마치 자식이 안부의 인사를 부모님께 드리는 효도의 길로 볼 것이다. 다른 일도 해야 하지만 이 아침 제사는 하루 생활의 중요한 일이 되어 하느님과 같이 살아가는 초성의 힘이 되어야 한다. 이 성사로써 영혼은 하느님과 일치되어 사는 일에 점점 진보하게 될 것이다.
제11장. 충실한 영혼에 가장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몸이요, 성서를 읽음이다
< 묵상 자료 >
－ 사제의 임무는 인간에게 그리스도주의를 알려주고, 그 주의(主義)에 살도록 지도함에 있다. 그 지도 역할에 지침으로 사용할 것은 그리스도의 말씀이 실려 있는 성서이다. 성서는 한 번 읽어 통달하지 못하고 읽고 또 읽어 그 심오한 정신을 발견해야 한다. 성서에는 사람이 명확히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다는 것이 기록되어 있고 인간의 기본 권리와 임무가 확정되어 있다. … 그리스도의 제자는 모든 사람을 돕는 종이라 하면서 실제로는 만왕의 왕 노릇을 하고 살려는 것을 현재에도 볼 수 있다. 참된 성직자의 역할이 필요하니 그리스도 오신 지 수천 년이지만, 그 주의 사상은 전해지지 못했다. 이는 주로 성직의 탓이라 하겠다.
제12장. 영성체로 그리스도를 모시는 데 삼가 준비할 것
< 묵상 자료 >
－ 영성체 준비에는 신앙심을 가지고, 순직하고 바른 정신을 가지며 깨끗한 양심이 필요하다. 죄가 있으면 뉘우쳐 고치려 하고, 누구와 불목했으면 풀 마음을 가지고 잠시라도 정신집중해서 바른 지향을 가지도록 함이 필요하다. … 영성체의 효과는 드러나게 발생하지 아니한다. 모르는 사이에 머리털이 자라듯 은총의 움직임도 우리 자유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준비 자체에 그리 관심을 갖지 말 것이고, 효과에 그리 기대하지 말고 정신상태 돌아가는 대로 바른 지향만 가지고 모실 것이다.
제13장. 열심한 영혼은 이 성사에 그리스도와 합해지기를 전심으로 갈망해야 할 것
< 묵상 자료 >
－성체를 모심은 영혼이 천주와 결합됨을 뜻한다. 즉 하느님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대로 무엇이나 다 받아들임을 의미한다. 자연적으로나 필연적으로 당하는 것, 화복을 가리지 말고 받아들일 용의가 있어야 한다. 살다가 죽는 것도, 몸 성히 일하다 병들어 눕는 것도, 재산이 있다 없어지는 것도, 계획한 일이 잘 되다가 실패하는 것도, 다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바라고 생각하며, 결국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당하게 하시는 것으로 알아야 한다. 우리는 자주성이 있어 자유행동을 하지만 행동 선택에 하느님의 뜻을 물어서 할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내가 하느님께 살고, 하느님께서 나에게 사심을 뜻한다. 좋은 일이라도 하느님의 뜻이 아니면 흔연히 중단할 용의가 있어야 한다. 만물이 다 조물주의 움직임에 속해 틀림없이 돌아가고 있는데, 인간도 국한된 자주(自主) 활동은 있지만 조물주 원동(元動)에 따라 사는 것이니, 이를 알아듣고 순종함은 큰 지혜이고 이렇게 주의 뜻만 찾아 살면 행복할 것이다.
제14장. 어떤 열심한 사람들은 성체께 대한 놀라운 정성을 표시함
< 묵상 자료 >
－성체성사를 중심으로 해서 하느님과 신비한 결합을 맺어 산 성인들도 많았고 또 현재에도 많다. 많은 수도자들과 많은 신자들이 이 성사에서 힘을 얻고 위안을 받아 산다. 비오 신부는 얼마 전에 돌아가셨지만 살아 계셨을 때 미사 중에 손과 발에 그리스도께서 못 박히신 것처럼 피를 흘렸다. 이 성사에 참가하여 사는 데는 물론 여러 계층이 있다. 인간은 정신으로만 하느님을 섬길 수 있지만, 형식을 통한 이 성사를 통하여 사람이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이니 우리도 이 성사 안에서 신비생활을 하도록 기도에 힘쓸 것이다.
제15장. 겸손하고 극기해야 열심하게 하는 은총을 얻음
< 묵상 자료 >
－우리는 성체를 모시는 데 언제나 열정에 타오르거나 사랑의 정을 느끼지는 못한다. 이런 열정은 감정에 불과하고, 있으면 좋고 없어도 무방하다. 이런 감정에서 흐르는 열정에 그리 관계하지 말고, 이성(理性)으로 신앙심을 돋우어 만사에 하느님의 뜻만 찾을 지향을 세움이 중요하다. 감정이 어떻게 흐르든 성체를 모심으로 무슨 효과를 보는가가 문제이니, 열심히 하고도 실천행동에 도움이 안 되면 공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성체의 효과를 받았는지의 지침은 성체를 모신 후 내가 신앙이 얼마나 두터워졌고 얼마나 절조있게 살아 생활의 균등을 지키고 남과 사는데 얼마나 관대한 태도를 가지는지 고찰해 볼 것이다. 이에 개선이 없고 진보가 없으면 열심히 했다는 것이 허사이다.
제16장. 그리스도께 필요한 것을 알려드리고 은총을 구할 것
< 묵상 자료 >
－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모른다. 감정이 어떻게 돌아가고 정신작용이 어떻게 되어가고 마음의 정이 어디로 흐르는지 어렴풋이 알고 산다. 인간생활은 아무리 반성해 보아도 비결이 없다. 세상 것이 헛된 줄 알면서도 따라 가게 되고, 세상살이에 피치 못할 일에 너무 관심을 두어 영신사정에 흔히 해를 본다. 이런 모든 점을 하느님께 하소연하고 그 도움을 청함이 마땅할 것이다. 하느님이 나 이상으로 나를 알고 계시니 두려움보다도 믿음을 가지고 나아갈 것이다.
제17장. 치성(致誠)한 사랑과 간절한 원의로 그리스도를 모심
< 묵상 자료 >
－ 성모 마리아께서 갑자기 천사의 예고를 듣고 그에 흔연히 응하심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이 놀라웠음을 알 수 있다.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아이를 잉태한다는 것은 그 때 그 사회에 크게 위험한 일이었다. 유다 풍속에 미혼처녀가 아이를 임신하면 돌로 쳐 죽이는 법이 있었다. 마리아는 이런 것을 알면서도 이것을 무시하고 하느님 하시는 대로 응하시었다. 우리도 성체성사를 알아들을 수 없고, 곁에 나타나는 형체 안에 만족할 수 없으나, 그리스도의 말씀만을 믿고 신앙으로 성체를 모실 것이다.
제18장. 성체성사에 대하여 심각하고 탐구하지 말고, 겸손되이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의 관능이 신앙에 복종하게 함
< 묵상 자료 >
－ 아무리 명석한 사람도 성체성사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스도가 신성과 인성으로 그 영혼 육신이 떡과 술에 실존한다는 것, 우리가 이 성사를 모시어 하느님과 결합된다는 것은 인간의 이론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단순히 그리스도의 말씀을 철석같이 믿어 이 성사를 모시면 실질적 효과를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세생활에서도 우리 행동이 대부분 남을 믿고 사랑하는 데서 이루어지며, 반드시 과학적 연구결과를 보아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과학적 근거를 찾아 확인하고야 행동한다면 살 수 없을 것이다.
- 전능하신 조물주 하느님,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돌리시는데 왜 이런 성사는 못하시겠는가. 의심이 나는 것은 어찌 이 성사뿐이랴. 의심이 나면 한이 없고 무엇보다도 나의 존재, 내 생활, 내 감정도 다 의심의 대상이 될 수 있지 아니한가. 이 성사에 대하여 의심나는 것도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다. 크게 마음을 쓸 필요는 없다. 밥 먹으면 소화되리라고 믿고 먹는 것처럼, 한 번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마음을 정한 이상, 무슨 말씀을 하시든 스승을 맹목적으로, 신앙만 가지고 따라감으로써 영생을 얻고, 영복을 찾도록 할 것이다.
# 140 금주의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141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사막의 지혜 ]
- 지은이(엮음) : 유시 노무라
- 옮긴이 : 이미림
- 펴낸데 : 분도출판사
- 출판일(발행일) : 1987.1.20 – 90p
- 내 용 : 사막 교부들의 말씀
[ 표지의 글 ]
-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을 찾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기원 후 4~5세기에 사막에서 살았던 교부들과 더불어 시작되었던 그 전통을 계속 이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농부로서 생활했던 그들은, 영적진보, 내적 평화의 자세, 부와 가난, 인내와 겸손, 환대와 순명에 대해 깊이 묵상하며 살았다. <사막의 지혜>에는 사막의 교부들의 ‘말씀’이 백 여 대목 실려 있고, 조광호 신부가 이들 비유적인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표현해서 곁들였다. 사막의 지혜에서 발굴되어야 할 진리들은, 그 옛날 제자들이 그 말씀을 처음 듣고서 기록했을 때와 조금도 다름없이, 오늘날도 그리스도인들 마음 속에 여전히 싱그럽고 힘차게 울려 온다.
[ 머리말 ]
-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사막에서 있었던 일들이다. 나는 이 글을 페루의 수도인 리마 변두리의 한 구역인 플로나 알타에서 쓰고 있다. 이곳은 원시사막 그대로 허허벌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큰 도시가 들어섰고, 그 안에서 십여 만 명이 넘는 가난한 페루인들이 목숨을 지탱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막의 교부들 중 하나인 아르세니우스는 부유한 귀족이었는데,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 로마를 떠나 사막으로 들어갔다. … 사막의 압바와 암마들은 과연 어떤 분들이었나? 그들은 사탄과 싸우고 사막에서 사랑의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권력에 굶주린 사회의 강제와 조작에서 벗어나 멀리 사막으로 들어간 남녀들이었다. 박해 시대가 지나가고 기독교 신앙이 사회의 ‘정상적’인 일부로 받아들여진 이후에 이집트의 압바와 암마들은 시대에 타협하고 적응하며 미지근한 영성으로 사는 세상과 결별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살아 있는 증인이 되기 위해서, 고독과 침묵과 기도라는 새 길을 택했던 것이다. 이리하여 그들은 피로써가 아니라 육체노동과 단식과 기도를 하며 겸허하게 살기 위해 자신을 오롯이 바침으로써,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새 ‘순교자’들이 된 것이다.
-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수많은 사막 이야기들 중에서 신중하게 선택한 것들이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기록된 지가 적어도 15세기나 지난 오늘날에 사는 우리들의 가슴에도 직접 와 닿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이 이야기들은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제자다운 자세, 즉 스스로 듣고 배우고 회심하고자 하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된다. 이 이야기들은 모두 우리 자신의 영적 관심사를 다루고 있으며, 우리 영신 생활에 방해가 되는 분노의 감정과 쾌락과 복수를 원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욕망에 답을 준다. 이 이야기들은 겸손에 대해서 가르치며, 남을 판단하지 않는 삶을 보여 준다. 또한 말과 일을, 지껄임과 침묵을, 그리고 기도와 생각을 비교한다. 교사가 되는 최선의 길을 보여 주며, 인간적인 규정들에 대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이야기들은 또한 이웃 섬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순명과 기도와 하느님에 대한 천진한 의탁이 안겨 주는 열매들을 보여 준다. 사랑과 자비가 가득한 하느님께서 우리의 삶 속에 계시다는 생각이 이 이야기 속에 담긴 모든 구체적인 암시와 제안과 충고를 끊임없이 떠받쳐 주고 있다.
- 사막의 압바와 암마들은 영신 생활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거나 강의를 하거나 논문을 쓰지 않았다. 그들은 당시의 거대한 경제. 문화적 중심지에서 떠나 육체적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끊임없이 기도하면서 조용히 살아 간 단순한 은수자들이었다. 이 책에서 우리가 듣게 될 그들의 말은, 동료 은자나 제자 또는 종종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해준 대답들이다. 이 대답들은 구체적 질문에 대한 구체적 답변으로서, 결코 일반적인 진리를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진리를 찾는 형제자매를 도와주고 또는 잘못한 동료 수도자를 바로 잡아 주고 실망에 빠진 친구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또는 슬픔에 잠긴 부모를 위로하려고 한 이야기들이다. … 이 책을 읽고서, 이 속의 말씀들이 가장 깊숙한 존재 속으로 스며들게 할 당신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이야 말로 베사리온 압바가 둘라스 압바에게 속삭였던 그 말을 당신에게 속삭여 주는 한 가지 길이라고 … “하느님은 여기 계시고, 어디에나 계시다.” - 헨리 J.M. 누웬
* 역주 : 이 번역에서는 아람어인 ‘압바’와 암마‘를 그대로 사용했다. 그 뜻은 ’아버지‘, ’어머니‘로써, 영신적 아버지와 영신적 어머니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뜻으로 부르던 호칭이다. 우리말의 ’아빠‘와 ’엄마‘가 절로 연상된다.
사막의 지혜
# 검색 편의상 일련번호를 독서메모자가 임의 부기함.
01. 포에멘 압바가 말하기를 “피오르 압바는 하루하루를 새롭게 시작했다”고 한다.
02. 이사야 압바가 말했다. “사람이 악을 악으로 갚으려 하면, 고갯짓 한 번만으로도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03. 어느 현자가 말했다. “금이나 은을 잃었을 때는 그 대신 다른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을 잃어버리면, 그 잃은 시간을 대체할 길이 없다.”
04. 포에멘 압바가 안토니오 압바에게 물었다.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스승이 대답했다. “자신이 의롭다고 자부하지 말고, 일단 끝난 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며, 말하는 것과 먹는 것을 절제하시오.”
05. 시오에스 압바가 말했다. “하느님을 찾으라. 하느님께서 사시는 곳을 찾지 말고.”
06. 어느 압바가 말했다. “출렁이는 물에다 얼굴을 비추어 볼 수는 없듯이, 영혼도 그렇다. 마음속에서 잡념들이 없어지지 않고는, 관상에 잠겨 하느님께 기도를 드릴 수가 없다.”
07. 아가톤 압바는 침묵할 줄 알게 되기까지 3년 동안 입에다 자갈을 물고 다녔다고 한다.
08. 작은 요한 압바가 말했다. “자기비판이라는 가벼운 짐을 내던지고 자기 합리화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다녔다.”
09. 테베이드의 요한 압바가 말했다. “수도자는 무엇보다도 겸손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구세주의 첫째 계명이다. 그래서 그분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합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10. 이사야 압바는 거룩한 교부들의 전통에 순명하며 수도생활을 잘 시작한 초보자들에게 말했다. “어린 나뭇가지가 쉽게 바로 잡히고 구부려질 수 있는 것처럼, 순명하는 초보자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11. 미오스 압바에게 어떤 군인이 하느님께서 과연 죄인을 용서하시겠느냐는 질문을 하였다. 현자는 그에게 물었다. “자네는 외투가 찢어지면, 그걸 내버리겠나?”하고 묻자 그 군인은 “아니오, 고쳐서 다시 입어야지요”하고 대답했다. 현자는 말했다. “자네가 자네 외투를 그렇게 아낄진대, 하느님께서 그분 자신의 창조물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으실리가 있겠나?”
12. 한 구도자가 팜보 랍바에게 물었다. “왜 악령들은 제가 이웃에게 착한 일을 못하게 방해를 할까요?” 압바는 말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시오. 그건 하느님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것이오. ‘나는 이웃에게 친절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해야지요. 오래 전에 하느님께서 실제로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나는 너희에게 전갈과 뱀을 짓밟을 수 있는 능력과 힘을 주었다’고요 그러니 이제 당신도 악령을 짓밟아 버려야 되지 않겠소?”
13. 작은 요한이 하루는 노스승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저는 온갖 걱정에서 벗어나 일도 하지 않고 거침없이 줄곧 하느님께 경배만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고는 수복을 벗어 던지고 사막으로 들어 갔다. 한 주일을 머문 뒤, 그는 노스승에게 다시 돌아왔다. 요한이 문을 두드리자, 노스승은 “요한은 천사가 되었다오. 이제는 사람들 가운데서 안 삽니다” 라고 말하고는 다음날 아침까지 문 밖에서 혼이 나게 내버려 두었다가, 문을 열고 말았다. “자네가 인간이라면, 먹고 살기 위l해서 다시 일을 해야 하네.” 그러자 요한은 뉘우치며 말했다. “용서해 주십시오. 스승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14. 죄지은 어느 수도자를 사제가 교회에서 쫓아 냈다. 그러자 바싸리온 압바가 일어나서 그와 함께 나가며 말했다. “나도 죄인입니다.”
15. 쎄티스에서, 어느 구도자가 모세 압바를 찾아 가서 한 말씀 해 주시길 간청했다. 그러자 현자는 말했다. “다시 암자로 돌아가 들어앉아 있으시오. 그러면 그 암자가 모든 것을 가르쳐 줄 것입니다.”
16. 한 수도자가 어느 현자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많은 상념들이 저를 괴롭히고 있는데, 어떻게 이와 맞서 싸워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현자는 말했다. ” 그 모든 생각에 맞서 싸우지 말고, 한 가지 생각에 맞서 싸우시오. 사실, 수도자들의 모든 생각에는 단 한 가지 장본(張本/어떤 일이 크게 일어나게 되는 근원)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그게 어느 것이고 어떤 종류인가를 알아내, 그것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나머지 생각들도 쳐부술 수 있지요.“
17. 테베인 시소에스 압바가 제자에게 말했다. “자네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 말해 보게. 그러면 나도 자네를 어떻게 보는 지 말해 주겠네.” 제자가 말했다. “스승께서는 마음이 선하시지만 조금 엄하십니다.” 스승은 그에게 말했다. “자네는 선하지만 마음이 억세지 못하네.”
18. 안토니오 압바가 말했다. “머지 않아 사람들이 미쳐버릴 날이 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미치지 않은 사람을 보고서 ‘당신은 우리와 같지 않으니까 미친 사람이오’ 하며 공박할 것이다.”
19. 현자들은 말하곤 했다. “젊은 수도자가 자신의 의지로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보이거든, 발을 잡아당겨 땅으로 끌어내려라. 그를 위해서 정말 좋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20. 이삭 압바가 말했다. “팜보 압바에게 종종 말씀하시길, 수도자의 옷은 사흘 동안 집 밖에 내버려 둔“다 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21. 노수도자 몇 사람이 포에멘 압바를 찾아 와서 말했다. “기도중에 조는 형제들을 보거든 깨어 있게 꼬집어 주어도 됩니까?” 그러자 포에멘 압바가 말했다. “내가 정작 어느 형제가 조는 걸 보게 되면, 내 무릎을 베고 쉬게 해 주겠습니다.”
22. 다른 형제들과 함께 살고 있던 한 수도자가 베싸리온 압바에게 물었다. “제가 무엇을 해야 될까요?” 현자는 대답했다. “입을 다무시오. 그리고 자신을 남들과 비교해서 평가하지 마시오.”
23. 히페리치우스 압바가 말했다. “말로써가 아니라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사람은 참으로 슬기로운 사람이다.”
24. 에바그리우스 압바가 말했다. “가진 것이라고는 성경밖에 없던 세라피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바로 그 성경을 가난한 이들을 먹이기 위해서 팔았습니다. 그러고는 기억해 둘 만한 말을 했지요. ‘나는 <모든 것을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어라>라고 내게 명하신 바로 그 말씀마저 팔았다’고.”
25. 신클레티카 암마가 말했다. “어떤 공동체에서 살게 되거든, 다른 곳으로 옮기지 마십시오. 큰 손해를 보게 될 테니까요. 새가 알을 두고 떠나가면, 그 알들은 결코 부화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수사나 수녀도 이곳저곳 옮겨 다니면 믿음이 점점 식고 죽게 됩니다.”
26. 실바누스 압바의 제자인 제노 압바가 말했다. “잘 알려진 곳에서 살지 말고, 유명한 사람과 함께 있지 말며, 앞으로 자기가 수도할 집을 지으려고 마음먹은 곳에 터를 닦지도 말라.”
27. 실바누스 압바가 말했다. “가련하도다. 자기가 한 일보다 더 높은 평판을 받는 사람은.”
28. 어떤 사람이 아르세니우스에게 물었다. “압바님, 압바님처럼 그리스어와 라틴어 공부를 많이 하신 어른께서 왜 이런 하찮은 농부한테 압바님의 생각에 대해서 물으십니까?” 압바가 대답했다. “과연 난 라틴어와 그리스어를 많이 배웠지요. 하나 아직껏 이 농부의 알파벳조차도 배우지 못했답니다.”
29. 어느 날 마카리우스 압바가 숲에서 나무를 해 가지고 암자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사탄이 낫을 들고 길목에 버티고 앉아 그를 공격하려고 벼르고 있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 마카리우스! 난 너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 난 네가 하는 거라면 뭐든지 다한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네가 날 앞서는 것이 하나 있다.” 그러자 마카리우스 압바가 “그게 도대체 뭐냐?”고 물었다. 사탄이 대답했다. “너의 겸손이 그것이지. 그것 때문에 나는 네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30. 신클레티카 암마가 말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사람들에게는, 처음에는 갈등이 생기고 또 할 일이 무척 많다. 그러나 그 후에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그건 마치 불을 지피는 것과도 같아서, 처음에는 연기 때문에 눈물이 나지만, 나중에는 바라던 결과를 얻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눈물을 흘리며 노력해서 우리 자신 안에 거룩한 불을 질러야 한다.”
31. 어느 현자가 말했다. “말은 하고 일은 안 하는 사람은, 마치 잎은 많으나 열매가 없는 나무와도 같다. 하지만 열매를 맺는 나무는 잎이 무성하듯이,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좋은 말들을 하게 된다.”
32. 어느 현자가 말했다. “나는 내게는 이롭고 형제에게는 손해가 되는 일을 하고 싶어한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형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내게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33. 작은 요한 압바는 사막에 사는 노 티베인의 지도를 받으러 쎄티스로 떠났다. 한 번은 스승이 마른 나뭇가지 하나를 가져다 심고서는 그에게 말했다. “이게 열매를 맺을 때까지 매일 물을 한 항아리씩 주게나.” 그런데 물이 있는 데가 워낙 멀어서, 요한은 물을 길으러 밤늦게 떠나서 다음날 아침에야 돌아오곤 했다. 삼년이 지나자, 그 나무에는 싹이 돋고 열매가 열렸다. 그러자 스승은 그 열매를 몇 개 따서 성당에 가지고 가서 형제들에게 나누어 주며 말했다. “순명의 열매를 받아먹으시오.”
34. 한 구도자가 테오도로 압바를 찾아 와서, 아직 자기가 해 보지도 않은 일들에 관해서 이야기하며 묻기 시작했다. 그러자 현자가 말했다. “자네는 배도 안 구해 놓고, 도구도 챙겨 넣지 않고, 게다가 배를 타보지도 않은 주제에, 벌써 강 건너 도시에 다다르기라도 한 것 같구먼. 자, 자네가 할 일을 먼저 하게나. 그러면 자네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일들의 핵심을 터득하게 될 걸세.”
35. 어느 날, 아가톤 압바가 자질구레한 살림 도구들을 팔러 마을로 가는 길에, 나환자 하나가 길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나환자가 압바를 보며 어디로 가는 지를 묻고는 거기에 데려다 달라고 청했다. 그래서 압바는 그렇게 했다. 압바가 물건을 팔 때마다 나환자는 이것저것을 사달라고 하여 사주었다. 다 팔고나서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나환자는 부탁이 있다며 당신이 날 만났던 장소에다 데려다 달라고 했다. 그래서 압바는 그가 있던 장소로 그를 데려다 주었다. 그러자 그 나환자는 “당신은 하늘과 땅에서 하느님께 축복을 받았습니다, 아가톤!”하고 말했다. 압바가 눈을 들어 보니 아무도 안 보였다. 그 나환자는 압바를 시험하러 왔던 주의 천사였던 것이다.
36. 한 현자가 말했다. “쉬지 않고 기도할 때, 우리 생각은 어느새 곧아집니다.”
37. 금욕 생활을 하며 단식 중이던 어떤 사람이 어느 날 한 현자를 방문하러 갔다. 마침 순례자들도 그 집에 들렀었기에, 현자는 그들을 위해서 간소한 음식을 준비했다. 식사를 하려고 한데 모여 앉자, 단식을 하고 잇던 그 사람은 불린 콩을 한 개만 집어 먹었다. 모두들 식탁에서 일어났을 때, 현자는 그를 불러서 말했다. “여보게, 다른 곳을 방문하거든, 자네 생활양식을 과시하지 말게나. 꼭 자네 식으로 살고 싶거든, 자네 암자에 들어앉아 절대 나오지 말게.” 그는 현자가 한 말을 받아들였고, 그 후로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그들처럼 행동했다.
38. 포에멘 압바가 요셉 압바에게 물었다. “제가 어떻게 해야 수도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그는 대답했다. “당신이 여기서 그리고 저 세상에서 안식을 누리고 싶거든, 매사에 있어서 ‘내가 누구인가?’하고 자문하시오. 그리고 아무도 판단하지 마시오.”
39. 한 구도자가 실바누스 압바를 찾아 시나이 산에 왔다. 그는 수도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압바에게 말했다. “썩어 없어질 양식을 위해서 일하지 마십시오. 마르타의 동생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압바는 제자를 불렀다. “즈카르야, 이 젊은이에게 책 한 권 주어서 빈 암자에 머물게 하게나.” 식사시간이 되자 그 젊은이는 누가 자기를 부르러 오지 않나하고 계속 문밖을 내다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부르러 오지 않자 그는 현자에게 가서 오늘은 수사님들이 식사를 안 하셨는지를 묻자, 압바는 물론 했다고 대답했다. “그럼 왜 저는 안 부르셨습니까?” 하자 압바는 “당신은 영적인 사람이니까 그 따위의 음식이 필요하지 않지만, 우리는 세속적인지라 먹고 싶어 한다오. 그래서 일을 하는 거지요. 당신은 참으로 좋은 몫을 택했소. 하루 종일 독서하며 이 세상의 음식 같은 것은 먹고 싶어 하지도 않으니 말이요.” 그 젊은이는 이 말을 듣고서 뉘우치며 말했다. “용서해 주십시오. 압바님.” 압바는 그에게 말했다. “마리아에게는 마르타가 꼭 필요했지요. 마리아가 칭송을 받게 된 것은 실은 마르타 덕분이랍니다.”
40. 작은 요한 압바가 말했다. “아무도 집을 꼭대기에서부터 아래로 지어 내려올 수는 없습니다. 우선 기초를 놓은 후에, 위로 지어 올립니다.” 사람들이 그에게 그게 무슨 말인지를 묻자 그는 대답했다. “기초란 이웃을 얻는 것을 말하며,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모든 계명이 여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41. 신클레티카 성녀가 말했다. “드러난 보화가 얼른 쓰여 없어지듯이, 덕행도 유명해지거나 잘 알려지면 쉽사리 사라져 버린다. 밀초가 불에 빨리 녹아 버리듯이, 영혼도 칭찬을 들으면 텅 비게 되고 된다.”
42. 쎄티스에서 어느 수도자가 죄를 지었다. 장상들이 모여 의논한 끝에 모세 압바를 모셔 오도록 했다. 그러나 그는 가고 싶지 않았으나 모두들 기다리고 있다기에 떠날 채비를 했다. 그는 구멍이 난 낡은 자루에다 모래를 가득 채워서 어깨에 메고 갔다. 마중 나온 사람들이 이게 무엇인지를 묻자, 그는 “내 죄가 내 뒤로 흘러내리고 있는데도, 나는 그 죄들을 보지 못한답니다. 하지만, 오늘 나는 다른 사람의 죄를 심판하러 왔소이다.”하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듣고서 그들은 아무 말 없이 그 죄진 형제를 용서해 주었다.
43. 한 구도자가 히에라쿠스 압바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제가 구원을 받을 수 있을지 한 말씀 해 주십시오.” 현자는 그에게 말했다. “당신 암자에 들어앉아서, 배가 고프면 먹고, 목이 마르면 마시시오. 그리고 누구도 욕하지 마시오. 그러면 구원받을 것입니다.”
44. 크산티아스 압바가 말했다. “개가 나보다 낫다. 개도 사랑이 있지만 남을 판단하지는 않으니까.”
45. 어느 현자가 다른 현자를 찾아 갔다.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세상에 대해 죽었네.” 그러자 다른 사람이 말했다. “자네가 진짜 죽을 때까지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그렇게 자신 있어 하지 말게나. 자네는 죽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사탄은 아직 죽지 않았으니까.”
46. 한 구도자가 포에멘 압바에게 물었다. “자기 형제에게 이유 없이 화를 낸다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그러자 그는 대답했다. “당신이 어떤 형제의 공격을 받았을 때 당신이 당한 수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에게 화를 낸다면, 당신은 이유 없이 화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 하지만, 그가 당신을 하느님에게서 떼어 놓으려 들거든, 그때에는 정녕 화를 내십시오.”
47. 한 동료에게 모욕을 당한 어느 구도자가 시소에스 압바에게 와서 말했다. “제 친구가 저를 모욕했습니다. 복수하고 싶습니다.” 현자는 그를 위로하며 말했다. “그러지 마시오. 복수는 차라리 하느님께 맡기시오.” 그러나 그는 “기어이 제가 직접 복수하고 말겠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러자 현자는 일어서며 말했다. “자, 우리 기도합시다. 오, 하느님! 이제 우리 스스로 복수를 하니까 우리는 이제 당신의 보살핌이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서 그 구도자는 현자에 엎드려 말했다. “이제 그 친구와 더 이상 싸우지 않겠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압바님!”
48. 두 구도자가 어느 현자를 찾아 갔다. 그런데 그 현자는 매일 식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두 형제를 보자, 그들을 반가이 맞으며 말했다. “단식에는 그 나름의 보답이 따르는 법이지만, 사랑으로 인하여 단식을 중지하고 식사를 하게 되면, 두 가지 계명을 지키는 것이 되거든. 왜냐하면, 자기 자신의 뜻을 버리고 또 다른 사람에게 먹고 마실 것을 주라는 계명을 지키는 것이 되니까.”
49. 대(大) 내스테로스 압바가 한 제자와 함께 사막을 걸어가다가 용을 만났다. 그들을 뛰어 달아났다.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사부님께서도 두려우십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무섭지는 않았네. 하지만 그 용한테서 달아난 것이 나로서는 잘한 일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나는 헛된 자만심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을 테니까.“
50. 한 주일에 한 번 만 식사를 하며 칠십 주간을 단식으로 견딘 어느 현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성서에 나오는 어떤 말씀에 대해서 하느님께 그 뜻을 여쭈었으나, 하느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안 해 주셨다. 그러자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자, 이만큼 노력했지만 아무 진전도 없었잖나. 그러니 이제 내 동료한테 가서 물어 보아야 되겠다.” 그가 암자를 나서 문을 닫고 길을 떠났을 때, 주께서 보내신 천사가 나타나 말했다. “당신이 칠십 주간 동안 단식을 했지만 한 발자국도 하느님께 가까이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당신은 동료를 찾아가야 되겠다는 마음이 둘 만큼 겸손해졌기 때문에, 주께서 그 말씀의 뜻을 알려 주라고 나를 보내셨습니다.” 이윽고 천사는 현자가 알고자 애쓰던 그 말씀의 뜻을 설명해 주고서 사라졌다.
51. 포에멘 압바가 말했다. “물은 본성은 부드럽고 돌의 본성은 단단하다. 하지만 돌 위에다 물이 가득담긴 병을 매달고 한 방울 한 방울 계속 떨어지게 하면, 그 돌에 구멍이 생길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말씀은 부드럽고 우리의 마음은 단단하다. 그러나 사람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자주 듣게 되면, 마음이 열려 하느님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52. 엘리아 압바가 말했다. “마음이 몸과 더불어 노래하지 않는다면, 노동은 헛일이다.” 또 말했다. “시련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중에 기쁨과 상쾌함을 맛보게 된다.”
53. 훌륭한 제자를 둔 스승이 있었다. 어느 날 그 스승은 화가 나서 제자를 내쫓았다. 그래도 제자는 암자 밖에 앉아서 기다렸다. 스승이 문을 열었을 때, 자기 제자가 거기 앉아 잇는 것을 보고는 제자 앞에 가서 뉘우치며 말했다. “자네가 내 아버지일세. 자네의 겸손과 인내가 내 좁은 마음을 이겨냈으니. 안으로 들어오게나! … 나이로는 내가 앞섰지만, 선행으로는 자네가 앞서기 때문이야.”
54. 산적 몇 명이 어느 현자의 암자에 나타나 말했다. “우린 당신 암자에 있는 것들을 모두 가져가려고 왔소이다.” 그러자 현자는 말했다. “뭐든 눈에 띄는 대로 가져들 가시오.” 그래서 그들은 방안에 있는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다 가지고 갔다. 하지만 눈에 안 띄는 곳에 있던 작은 자루 하나는 그냥 두고 갔다. 현자는 그 자루를 집어 들고서 그 뒤를 쫓아가 뛰어가며 외쳤다. “여보시오. 이걸 가져가시오. 이걸 잊어버렸군요!” 그들은 현자의 참을성에 진심으로 놀라 훔쳐갔던 모든 물건을 도로 암자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모두들 뉘우치며 “그분이야말로 진정 하느님의 사람이시다!” 하고 서로 말했다.
55. 마카리우스 압바가 이집트에 있을 때, 어떤 사람이 노새를 끌고 와서 자기 물건들을 훔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그는 낯선 사람인 양, 도둑이 노새 등에 훔친 물건들을 싣는 것을 도와주고는, 태연히 그를 보내며 말했다. “우리는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고 아무것도 갈 수 없다. 주께서 주셨고, 또 그분께서 원하신 대로, 그대로 이루어졌도다. 주님은 모든 일에 있어서 찬미 받으소서.”
56. 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두 형제가 있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은 자기 암자에서 조용히 지내며 한 번에 엿새씩 단식하면서 자기 자신을 엄격히 단련하고 있고, 다른 사람은 병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 누가 더 하느님 마음에 들겠습니까?” 스승이 대답했다. “엿새씩 그 사람이 제아무리 코를 꿰어 스스로 공중에 매단다 해도, 병자를 돌봐 주는 사람과는 비교도 안 됩니다.”
57. 사탄이 빛의 천사로 가장하고서 어느 수도자에게 나타나서 말했다. “나는 가브리엘 천사인데 하느님의 심부름꾼으로 왔느니라.” 그러나 그 수도자는 사탄에게 말했다. “ 혹시 사람을 잘못 찾아 오신 것 아닌지요. 저는 결코 하느님께서 천사를 보내실만한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자 사탄은 즉시 사라졌다.
58. 한 철학자가 안토니오 성인에게 물었다. “사부님, 책이 주는 기쁨을 앗기고서도 어떻게 큰 기쁨을 누릴 수가 있으십니까?” 그는 대답했다. “오, 철학자님, 내 책은 바로 삼라만상의 지연이지요. 내가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싶어 할 때마다, 항상 자연이 바로 내 앞에 있답니다.”
59. 여러 해를 함께 지내오면서, 한 번도 말다툼을 한 적이 없는 두 현자가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처럼 말다툼을 한 번 해보세.” 그러자 다른 사람이 대답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 말다툼이 되는지를 모르겠는걸.” 그러자 첫째 사람이 말했다. “자, 우리 사이에 벽돌을 하나 놓지. 그리고 내가 ‘이건 내거야’ 하거든 자넨 ‘아냐, 그건 내거야’하게. 그러면 말다툼이 시작되는 거지 뭐.” 그래서 그들은 가운데 벽돌 하나를 놓고 앉아서 그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이건 내거야.” 그러자 다른 사람이 “아냐, 그건 내거야.” 그러자 그는 말했다. “정말 그건 전부 자네걸세. 그러니 가져가게.” 그리하여 그들은 결국 서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자리를 떴다. (한 쪽이 양보하면 싸울 일 없어)
60. 어느 수도원 원장이 포에멘 압바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제가 하느님을 두려워하게 될 수 있을까요?” 압바가 대답했다. “우리네 배가 치즈로 가득 차 있고, 절인 생선 항아리들이 즐비한데, 어찌 하느님을 두려워할 수가 있겠소?” (배부르고, 먹을 것들이 많은데 …)
61. 포에멘 압바가 말했다. “수도자가 두 가지를 이겨낸다면, 이 세상으로부터 자유롭게 될 수 있다.” 그러자 한 제자가 물었다. ‘그게 무엇입니까?“ 스승은 대답했다. ”육신의 안락과 헛된 자만이다.’
62. 닐루스 압바가 말했다. “모든 일이 너의 생각에 가장 좋은 방향으로 되기를 바라지 말고,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대로 되기를 바라라. 그러면 혼란에서 벗어나기도 중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63. 사람들이 마카리우스 압바에게 물었다.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현자는 대답했다. “긴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 대신 두 팔을 뻗치고서, ‘주님, 당신이 바라시는 대로, 당신이 아시는 대로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하고 말하십시오. 그러나 심한 갈등을 느끼게 되거든 ‘주님, 도와주십시오!’하고 말해야 합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이 좋은지를 아시며, 우리를 자비롭게 대하십니다.”
64. 어느 날, 알렉산드리아의 주교인 테오필루스가 쎄티스에 왔다. 한데 모임 형제들이 팜보 압바에게 말했다. “주교님께서 여기에 은혜를 입고 가시도록 스승님께서 한 말씀 해 드리시지요!” 그러자 현자는 대답했다. “그분이 내 침묵에 감화를 받지 못한다면 내 말에서도 감화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65. 사르마타스 압바가 말했다. “죄를 짓지 않고서 자기 자신을 의롭게 여기는 사람보다는, 죄를 지었음을 깨닫고 뉘우친 죄인을 나는 더 좋아합니다. ”
66. 아무도 모르는 귀족 한 사람이 금을 가지고 쎄티스에 와서, 그 사막에 사는 사제에게 그걸 수도자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부탁했다. 사제는 그 귀족에게 “그들에게는 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러나 그 귀족은 막무가내로 우겼고 그래도 뜻을 못 이루자 기어이 금을 큰 바구니에 담아서 성당 입구에 가져다 놓았다. 그래서 사제는 수도자들에게 “누구든지 필요하면 얼마쯤 가져가도 됩니다.”하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에 손을 대기는커녕 거들떠보는 사람조차 없었다. 그러자 사제는 말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봉헌을 받아주셨습니다. 가서 그것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십시오.” 그리하여 그 귀족은 큰 은혜를 입고 쎄티스를 떠나갔다.
67. 둘라스 압바가 한 말이다. “하루는 우리가 해변가를 거닐고 있는데, 나는 목이 말라서 베싸리온 압바께 몹시 목이 마르다고 여쭈었다. 그러자 스승께서는 기도를 하시더니 바닷물을 마시라고 하셨다. 바닷물을 마셔보니 물이 달았다. 그래서 나는 나중에 목이 마르면 마시려고 물병에다 물을 담았다. 이것을 보고, 스승께서 ‘왜 물을 담느냐?’하고 물으셨다. 나는 ‘죄송하지만, 나중에 목마르면 마시려고요.’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스승께서는 ‘하느님은 여기 계시고 또 어디에나 계시다’하고 말씀하셨다.”
68. 이집트에서, 다리가 마비된 아들을 가진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자기 아들을 축복받은 마카리우스의 암자로 데리고 가서, 우는 아들을 문 앞에 놔두고 가버렸다. 현자가 주위를 둘러보다가 울고 있는 소년을 보고서 물었다. “누가 널 여기에 데려다 놓았느냐?” 그 아이는 “우리 아빠가 날 여기다 버리고 가버리셨어요.”하고 대답했다. 현자는 “일어나거라. 그리고 쫓아가 아빠를 붙잡아라!”하고 말했다. 그 순간 그 소년은 병이 나아서 아버지를 찾으러 갔고, 그리하여 그들은 함께 집으로 갔다.
69. 한 구도자가 포에멘 압바에게 와서 말했다. “압바님,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마음에 떠올라 제가 위험한 상태에 처해 있습니다.” 현자는 그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말했다. “옷을 열어 제치고 바람을 잡아 보십시오.” 그러자 그는 “안 되는데요.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현자가 말했다. “그걸 할 수가 없다면, 자네 마음 속에 그 생각들이 떠오르는 것 또한 막을 수 없소. 하나 자네가 해야 될 일은 그들에 맞서 꿋꿋이 견디는 것이오.”
70. 몇몇 사람들이 테바이드에 사는 어느 현자에게 사탄에 사로잡힌 사람을 데리고 와서 고쳐달라고 청했다. 하도 오래 동안 끈덕지게 조르는 바람에, 현자는 드디어 그 사탄에게 말했다. “하느님의 창조물에서 나가거라.” 그러자 사탄이 대답했다. “내 나가마. 하지만 꼭 한 가지만 물어 보자. ‘누가 염소이고 누가 양인지 말해 달라!” 현자가 대답했다. “염소란 바로 나 같은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양으로 말할 것 같으면, 글쎄 그건 하느님만 아신다.” 이 말을 듣자 마귀는 큰 소리로 외쳤다. “이봐! 너의 그런 겸손 때문에 나가겠다!” 사탄은 즉시 그에게서 떠나갔다.
71. 한 구도자가 어느 현자에게 물었다. “겸손이 무엇입니까?” 현자는 대답했다. “당신을 해치는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는 것입니다.” 구도자가 물었다. “그 정도까지는 할 수 없으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현자는 대답했다. “그들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입을 다물고 계십시오.”
72. 펠루시아의 이시도로 압바가 말했다. “말을 안 하고 사는 것이 진정 살지도 않으면서 말만 하는 것보다 낫다. 올바르게 사는 사람은 침묵을 통해서 우리를 도와주는 반면에, 말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은 우리를 괴롭힐 따름이다. 하지만, 말과 생활이 일치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모든 철학의 극치인 것이다.”
73. 포에멘 압바가 말했다. ‘세상에는 침묵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사실은 줄곧 말을 하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은 온종일 이야기 한다 하더라도 꼭 뜻깊은 말만 하는데, 그는 침묵을 지키는 사람이다.
74. 요셉 압바가 포에멘 압바에게 물었다. “우리가 단식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포에멘 압바가 대답했다. “나 자신은, 매일 한 번에 조금씩 배부르지 않게 먹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오,” 요셉 압바가 물었다. “하지만 젊으셨을 때에는 한 번에 이틀씩 단식하곤 하시지 않았습니까? 현자가 대답했다. ”사실 그랫었지요. 사흘씩 또는 일주일씩이나 단식했었지요. 그러나 훌륭하신 어른들께서 이런 방법들을 모두 시도해 보신 결과, 매일 먹되 매끼마다 부족한 듯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아냈다오. 이렇게 해서 그분들은 훌륭한 탄탄대로를 우리에게 보여 주셨지요. 그 방법은 힘겹지 않고 쉬우니까요.“
75. 벤자민 압바가 세상을 떠날 때 제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항상 기뻐하라. 늘 기도하라.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라. 이것들을 행하면 구원받으리라.”
76. 테베인 이삭 압바가 어느 수도원 공동체에 갔다가 한 수사가 잘못하는 것을 보고는 그 수사를 단죄했다. 이삭 압바가 사막으로 돌아와 보니,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암자 문 앞에 버티고 서서 말했다. “못 들어갑니다.” 이삭 압바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천사가 대답했다. “하느님께서 당신이 단죄한 그 죄인을 어디로 내쫓아야 할지를 당신한테 물어 보라고 나를 보내셨습니다.” 그는 즉시 뉘우치며 말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자 천사가 말했다. “일어나십시오. 하느님께서 당신을 용서하셨습니다. 앞으로는 하느님께서 단죄하시기 전에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77. 오르 압바가 말했다. “사람들로부터 도망치거나 아니면 세상과 세상 사람들을 비웃어라. 그리하여 많은 경우에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라.”
78. 롯 압바가 요셉 압바를 만나러 가서 말했다. “압바님,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작은 규칙을 지키고 단식을 조금하고, 기도와 묵상을 좀 하며, 조용히 지내면서, 가능한 한 제 생각을 깨끗이 간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무엇을 더 해야 하겠습니까?” 스승은 일어나더니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뻗쳤다. 그러자 그의 손가락은 활활 타오르는 열 개의 횃불처럼 되었다. 스승은 말했다. “진실로 원한다면 당신은 온통 불꽃이 될 수 있습니다.”
79. 닐루스 압바가 말했다. “너를 해친 형제에게 행한 모든 보복이 네가 기도를 드리는 시간에 모두 한꺼번에 네 마음속에 떠오를 것이다.”
80. 사라 암마가 말했다. “내가 하느님께 모든 사람들이 나 때문에 감화를 받게 해 주십사하고 기도를 했다가는, 집집마다 다니며 문 앞에서 참회를 하게 될 것이다. 그보다는 모든 사람을 순수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겠다.”
81. 신클레티카 암마가 말했다. “화내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만약 화를 내거든, 그 일을 마음에 품은 채 하루를 넘기지 마라. ‘화난 채로 해를 넘기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평생을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말씀이 있지 않은가. 왜 너의 마음을 상해 준 사람을 미워하는가? 못된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마귀이다. 병든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병을 미워하라.
82. 현자들이 말하곤 했다. “우리가 시련을 당할 때, 하느님께서 우리의 약함을 아시고 우리를 보호하시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겸손해진다. 그러나 우리가 잘난 척할 때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호해 주시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정말로 버림을 받는 것이다.”
83. 에피파누스 압바가 말했다. “하느님께서는 구원받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에게 구원을 아주 헐값에 파신다. 빵 한 조각 받고 파시기도 하고, 헌 옷가지를 받고 파시기도 하고, 동전 한 닢을 받고 파시기도 한다.”
84. 에우프레피오스 압바가 말했다. “육신에 관계된 것들은 물질로 되어 있다. 세속적인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은 장애물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을 잃어버리게 되면, 기뻐하고 감사하며 그 일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는 걱정거리에서 해방되었으니까.”
85. 펠루시아의 이시도르는 말했다. “덕을 중히 여기고 세속적인 성공에 마음을 쓰지 말라. 전자는 분명 영원하며 사라지지 않지만, 후자는 매우 쉽사리 사라져 버린다.”
86. 테오도라 암마가 말했다. “교사는 군림하고픈 욕망에 대해서는 낯선 이어야 하고, 자만에 대해서는 이방인이어야 하며, 거만과는 거리가 멀어야 하고, 감언이설에 속거나 선물로 눈이 멀지도 않으며, 먹는 것의 노예가 되지도 말고, 화가 난다고 옹색해지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참아주고, 친절하고, 가능한 한 겸손해야 한다. 교사는 자기 수양이 되어 있어야 하고 너그럽고, 부지런하고, 영혼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87. 형제들이 아가톤 압바에게 물었다. “사부님, 우리 생활에서 가장 힘들여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덕은 무엇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에 견줄 만큼 힘든 일도 없다네. 사실 자네들이 기도를 드리려고 할 때면 으레 고약한 사탄들이 방해를 하려고 들지. 그 놈들은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만이 자기들을 꼼짝 못하게 옭아매는 것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거든. 다른 좋은 일은 그 일을 맡아서 꾸준히 힘써 해내고 나면, 틀림없이 휴식을 얻게 되지. 하지만 기도는 죽을 때까지 내내 싸워야 하는 하나의 전쟁일세.”
88. 포에멘 압바가 말했다. “입이 마음에 있는 것을 말하도록 가르쳐라.”
89. 한 구도자가 마토에스 압바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언제나 제 입이 말썽입니다. 사람들과 있게 될 때마다, 제 혀를 다스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선행도 모두 단죄하고 그들에게 시비를 겁니다.” 현자가 대답했다. ‘자신을 다스릴 수가 없거든, 이것이 바로 약점이니까, 사람들로부터 떠나서 혼자 사시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과 원만히 지내기 위해서 모가 나서는 안 되고 둥글어야지요. 현자는 덧붙였다. “내가 혼자 사는 것은 덕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내 약점 때문이오.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사람들은 강한 사람들이라오.”
90. 어느 현자가 말했다. “이웃을 멸시하지 말라. 하느님의 성령이 너 안에 있는지 그 사람 안에 있는지 너는 모른다. 내 말하건대, 너를 섬기는 바로 그 사람이 네 이웃이다.”
91. 야고버 압바가 말했다. “우리는 말만을 원하지 않는다. 오늘날, 사람들 가운데는 말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행동이다.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행동이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말이 아니다.”
#141 금주의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142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행복한 삶으로의 초대 ]
- 지은이 : 앤소니 드 멜로
- 옮긴이 : 송형만
- 펴낸데 : 분도출판사
- 출판일(발행일) : 1994.00.00 –146p
- 내 용 : 성구(聖句) 31가지 묵상 모음
[ 표지의 글 ]
- “… 이 책에 수록된 묵상들은 새로운 가르침이 아닙니다. 그것은 현실을 직시할 용기를 가졌던, 그러므로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에 대해 깊은 연민과 사랑에 넘쳤던 한 신비가의 비망록입니다. 그분은 ‘만유’와 ‘무’에 매료되었던 사람입니다. 자신의 모든 신앙의 틀, 이념, 신조들을 벗어 버리고 삶. 사랑. 자유. 고독을 따라갔던 앤소니 신부 만년의 괴로운 길을 보여 주는 이 묵상들은 어찌 보면 자서전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 글이 주로 다루는 주제는 ‘사랑’과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입니다. 그것은 집착, 욕망, 탐욕, 신앙의 체계 등 한마디로 ‘통제’라고 할 수 있는 것과, 어떻게 이러한 것들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사랑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 - 조셉 매텀의 ‘소개하는 글’에서
[ 소개하는 글 1 ] - 표지의 글과 동일
[ 소개하는 글 2 ]
- 앤소니 드 멜로 신부님은 삶의 모든 것을 재평가하는 솔직한 성격을 가진 분입니다. 이 솔직함으로 그분은 당신의 말을 듣는 모든 사람들과 아주 효과적으로 나눕니다. 매일매일 이 책의 묵상들을 하나씩 실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분의 이상에 도전해 보고, 그분의 생각에 대해 곰곰이 따져 보시고, 침묵에 잠겨 보세요. 당신의 마음속에 저절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고, 영감이 눈을 뜨며, 별이나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볼 때나 사랑하는 사람의 눈동자에서 사랑의 눈빛을 얼핏 발견할 때 느끼는 평화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앤소니 신부님의 이 영적인 보석들은 그러한 효과를 줄 것입니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온전한 마음과 탐구하는 마음뿐입니다. - J. 프랜시스 스트라우스 S.
< 1. 잃는 것과 얻는 것 >
*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마태 16,26)
- 누군가 당신을 칭찬할 때,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갈채를 보내 줄 때의 느낌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그 느낌을 당신이 해돋이나 해넘이 같이 자연을 바라 볼 때, 또는 아주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 생기는 느낌과 견주어 보자. 첫 번째 유형의 느낌은 자부심이나 자기도취적인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그런 느낌이 세속적인 느낌이다. 두 번째 유형의 느낌은 자아 완성에서 오는 것이며, 영혼의 느낌이다. 또 하나 대조되는 느낌이 있다. 당신 성공했을 때,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 정상을 차지했을 때, 경기나 내기, 논쟁에서 이겼을 때 생기는 느낌을 떠 올려 보자. 그리고 이 느낌을 당신이 종사하고 있는 일, 몰두하고 있는 일을 진정으로 즐길 때, 지금 하고 있는 행위를 진정으로 즐길 때 생기는 느낌과 견주어 보자. 그리고 다시 한 번 세속적인 느낌과 영혼의 느낌이 가진 질적인 차이를 알아차리기 바란다. 또 다른 대조되는 느낌들도 있다. 당신이 권력을 가지고 있었을 때, 우두머리였을 때, 사람들이 당신을 우러러보고 명령에 따를 때, 또는 인기를 누리고 있었을 때의 느낌을 기억해 보자. 그리고 이 세속적인 느낌을 벗이나 기쁨과 웃음이 있는 집단과의 교제를 만끽할 때의 느낌과 견주어 보자.
- 그러고 나서 세속적인 느낌, 즉 자아도취나 자부심을 가진 본래의 성격을 이해하도록 해보자, 이러한 느낌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당신이 속한 사회나 문화가 당신을 더 생산적이고 통제하기 쉬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조작해 낸 것이다. 이 느낌들은 자연을 관조하거나, 벗들과 교제하거나, 자신의 일을 즐길 때 생기는 자양분이나 행복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전율과 흥분, 허무를 만들어 낼 뿐이다. 그러면 이제 당신의 하루나 한 주일을 관찰해 보고, 얼마나 많은 행위를 했으며, 그 중에서 허무만을 낳는 전율이나 흥분에 대한 욕구나, 관심과 명성, 인기, 성공, 권력에 대한 욕구에 물들지 않은 활동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자. 주위 사람들을 한번 둘러보자. … 이제 당신은 사람들이 세상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어떻게 영혼을 잃게 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공허한 삶을 산다는 것은 혼이 없는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인생에 관한 다음과 같은 우화를 곰곰이 새겨 보기 바란다.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버스를 타고 호수와 산, 전원과 강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지방을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 버스에는 커튼이 내려져 있다. 그들을 차창 밖으로 무엇이 지나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다. 누가 버스의 상석에 앉을 것인지, 누구에게 갈채를 보낼 것인지, 누구를 중요한 인물로 여길 것인지에 대해 말다툼하느라고 여행의 모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그리고 여행이 끝날 때까지 계속 그럴 것이다.
< 2. 제자가 된다는 것 >
*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루카 14,26)
- 세상을 한번 살펴보고, 당신주위와 내부의 불행을 바라보자. 그 불행의 원인은 오직 하나, 바로 당신 머릿속에 있는 그릇된 믿음이다. 이 그릇된 믿음은 세상과 자신을 왜곡하여 이해하게 한다. 당신의 이해력은 왜곡되고, 사고는 오류에 빠져 있으며, 자신의 믿음이 잘못된 것이라고 의심조차 하지 않으므로 덫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다. … 행복을 가로막는 이 그릇된 믿음이란 과연 어떤 것들일까? 예를 들면, “당신이 추구하고 값지게 여기는 물건을 소유하기 전에는 행복할 수 없다.”는 생각, “행복은 미래에 있다.”는 생각, “자신이 처한 상황과 주위 사람들을 변화시키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생각, “모든 욕망이 충족되면 행복해진다.”는 생각들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틀리거나 옳지 않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하는 것은 세상이나 주위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다. 바깥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바다 한 가운데서 독수리 둥지를 찾는 것과 같은 일이다. 과연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지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것이며 아무도 설명해 줄 수 없다. 행복은 설명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생을 어둠 속에 앉아 있었던 사람에게 빛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겠는가? 꿈속에 있는 사람에게 현실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어둠을 이해하게 되면 그 어둠은 사라진다. 그러면 빛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왜 악몽을 꾸게 되는지를 알게 되면 그 악은 멈추게 될 것이고,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릇된 믿음을 이해하게 되면 그 믿음은 떨어져 나가게 될 것이고, 행복의 맛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도 행복을 갈망하면서도 사람들은 자신의 그릇된 믿음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릇된 믿음을 사실이나 현실로 여기며, 거기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다.
- 행복이 지속되기를 바란다면 아버지와 어머니, 심지어 자신의 삶까지도 미워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모든 소유물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 방법은 무엇일까? 이는 관계를 끊거나 소유한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악몽을 바라보듯이 보는 것이다. 그러면 계속 소유하든 그렇지 않든 당신을 얽매고 있던 사슬은 사라지고, 당신에게 상처를 입히던 힘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서 깨어나, 어둠과 두려움과 불행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때로는 한 손에 흥분과 쾌락을 주는 악몽을 들고, 다른 손에는 걱정, 긴장, 근심, 불행을 들고, 당신이 집착하는 이것들이 과연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 것인지 바라보아야 한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악몽이다. 부인과 자녀, 형제자매도 모두 악몽이다. 소유하는 모든 것 역시 악몽이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삶도 악몽이다. 집착하는 모든 것 하나하나도, 또 그것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고 믿는 모든 것도 악몽이다. 그러니 아버지와 어머니, 부인과 자녀, 형제자매, 자신의 삶까지도 미워할 수 있다. 그리고 소유한 모든 것을 어려움 없이 떠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집착을 멈추고, 그 모든 것들이 지닌 상처를 주는 힘을 부수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면 마침내 묘사하거나 형언할 수 없는 신비한 상태, 행복과 평화가 머무는 상태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형제자매, 아버지와 어머니, 자녀, 토지와 집 등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린 사람들이 수백 배의 보상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 어떻게 사실일 수 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 3. 5리와 10리 >
*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주어라.” (마태 5,40-41)
- 당신자신의 실존 또는 행동 방식을 잘 살펴보면, 당신 머릿속에 하나의 고정된 틀, 즉 세계는 어떠어떠해야 되고,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며, 무엇을 원해야 하는가 따위의 요구들이 줄줄이 들어차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의 소망과 욕구를 결정하는 것은 당신 자신이 아니다. 부모. 사회. 문화. 종교와 과거의 경험 등, 당신을 컴퓨터처럼 작동시키며 명령을 내리는 것들이 결정한다. … 당신의 컴퓨터는 따라다니며 의식이 깨어 있는 매순간 움직이고 작동하면서 당당하게 주장한다. 인생이, 사람들이, 당신이 모두 그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이 요구를 들어준다면 컴퓨터는 당신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놔둘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당신을 괴롭히는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 낼 것이다. 남들이 당신의 컴퓨터가 기대하는 대로 살아주지 않는다면 좌절과 분노, 쓰라림이 당신을 괴롭힐 것이다. 사람들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거나, 미래가 불확실할 때 당신의 컴퓨터는 근심, 긴장, 걱정을 강요한다. 당신은 이러한 부정적 감정들을 처리하기 위해 많은 힘을 소모함으로써 컴퓨터의 요구를 충족시키려고 한다. 그러면 다소간 불안정한 평화를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 평소에 피해 왔던 불쾌한 상황에 처해 있거나, 불쾌한 사람과 함께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래서 당신의 컴퓨터가 얼마나 본능적으로 작동되는지, 상황을 회피하거나 변화시키라고 얼마나 강요하는지 관찰해 보자. 컴퓨터가 당신을 얼마나 자극하고, 근심스럽게 하며, 죄의식을 느끼게 하고, 그 외의 다른 부정적 감정을 강요하는지 관찰해 보자. 그러고 나서는 이제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 상황이나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까지 그 상황이나 사물을 계속 바라보자.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반응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당신의 틀을 등에 업은 당신의 컴퓨터이다. 평온하고 행복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는 현실이 자기의 틀에 맞도록 변형되어야 한다고 완강하게 주장하는 당신의 컴퓨터라는 진리 말이다. 일단 이 진리를 깨닫고, 컴퓨터가 부정적인 감정들을 더 이상 만들어 내지 않게 되면, 스스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어떠한 행동도 취할 수 있게 된다. 상황이나 사람을 피할 수도 있고, 그것들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할 수도 있다. … 사람들은 수용소의 그 강압적인 분위기 안에서조차 행복할 수 있다는 알게 되었다. 바로 자신의 틀의 억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힘찬 감정을 위한 내적 자유와, 사회악을 목격할 때 가슴 속에 솟구치며 행동하기를 요구하는 열정은 자신의 틀이나 자아가 아닌 현실에 기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모든 사회 변혁은 반드시 그러한 내적 자유와 열정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 4. 근심하며 떠나갔다 >
*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르 10,22)
- 정말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그때 필요한 것은 노력도 선한 의지도 올바른 욕망조차도 아니고, 당신이 얼마나 엄밀히 틀에 맞추어져 왔는가를 분명히 이해하는 것이다. 이 일은 다음과 같이 일어난다. 먼저 어떠어떠한 사람이나 물건이 없이는 불행하다고 믿도록 사회와 문화가 가르친다. 주위를 한 번 둘러보자. 실제로 어디서든 사람들은 돈, 권력, 성공, 인정, 명성, 사랑, 우정, 영성, 신 등이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고 하는 검증되지 않은 믿음 위에 삶을 건설해 왔지만 그들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당신은 구체적으로 무엇과 손을 잡고 있는가? 일단 그렇게 믿게 되면, 그 사람이나 물건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고 확신하는 그 대상에 대한 집착이 절로 자라나게 된다. 그리고 그 소중한 사람이나 물건을 얻기 위해 애쓰게 되고, 일단 얻게 되면 거기에 매달릴 뿐 아니라, 그것을 잃게 될 모든 가능성과 맞서 싸우게 된다. 결국 비참한 감정적 의존 상태에 이르게 되므로, 당신이 집착하는 대상은 그것을 얻는 순간부터 당신을 두렵게 하고, 그것을 잃을까 근심하게 하고, 그것을 잃었을 때에는 비참하게 하는 힘을 가지게 된다. … 결국 당신은 집착을 잔뜩 짊어지고, 그것을 꼭 붙듦으로써 행복을 얻겠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 생각 자체가 어리석다. 근심과 실망과 슬픔만 꼬박꼬박 안겨주는 이 방법을 모든 사람들은 행복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배우고 있다는 것, 이것이 비극이다.
- 다음과 같은 진리를 듣게 되는 사람은 참 드물다. “참으로 행복해 지기 위해서 해야 할 꼭 한 가지의 일이 있다. 당신의 틀을 벗어던지고, 집착을 버려라.” 이 자명한 진리에 맞닥뜨리게 되면, 사람들은 집착을 버리기 위해 치러야 할 고통 때문에 두려워한다. 집착을 떨쳐버리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가 의지력이나 포기가 아니라 “바라봄”이라면 그것은 오히려 매우 즐거운 일일 것이다. 해야 할 일이란 집착하는 대상이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을 뜨고 바라보는 것이며, 자신은 행복할 수 없다든가, 어떠한 사람이나 사물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도록 틀에 얽매이고 세뇌 당했다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 집착은 사실이 아니라 믿음이며, 고정된 틀을 통해서 얻은 머릿속의 환상이다. 머릿속에 그러한 환상이 없다면 집착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한 믿음이 없다면 사물을 좋아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을 철저히 즐기되 비집착이라는 토대 위에서 하게 될 것이다. 당신 마음속의 그 모든 집착들을 다시 한 본 훑어보자. 그리고 각각에게 이렇게 말하자. “그저 네가 없이는 불행할 것이라고 나 자신을 속여 왔을 뿐이다.” 진지하게 이렇게 말하고 나서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바라보자. “나는 정말 네게 집착하고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저 네가 없이는 불행할 것이라고 나 자신을 속여 왔을 뿐이다.”
< 5. 바늘귀 >
*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마르 10,25)
-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그 누구도 할 일이 없다. 그 이유는 지금 이 순간 이미 행복하기 때문이다. 이미 당신의 것인 이 행복을 왜 느끼지 못하는 것은 마음이 늘 불행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 마음의 불행을 놓아버리면 언제나 당신의 것이었던 행복이 즉시 떠오를 것이다. 잘 살펴보면 불행을 일으키는 것, 유일한 어떤 것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바로 ‘집착’이다. 집착은 어떤 사물이나 사람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고 하는 믿음에서 생겨난 감정의 의존 상태이다. 이러한 상태는 긍정적. 부정적인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긍정적 요소란 집착하는 것을 손에 넣었을 때 느끼는 순간적인 즐거움과 흥분과 전율이며, 부정적 요소란 집착에 언제나 따라다니는 두려움과 긴장이다. … 집착은 그 본성상 사람을 감정적인 혼란에 쉽게 떨어지게 하며, 평화를 피하려고 늘 위협한다. 그러니 집착에 사로잡힌 사람이 하느님 나라라는 행복의 바다로 들어갈 수 있기를 어떻게 기대하겠는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불행을 초래한다는 것이 바로 집착이 가진 비극성이다. 그러나 그것을 얻는다고 해도 행복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고, 걱정을 함께 데리고 찾아오는 순간적인 쾌락을 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잃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근심이 항상 따르는 것은 물론이다.
- 집착의 전쟁터에서 승리하는 길은 오직 하나이다. 집착을 버리면 된다. 흔히들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집착을 버리기는 쉽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은 진리를 보는 것, 보되 참으로 직시하는 것이다. 첫째 진리 : 당신은 어떠한 사람이나 사물이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는 그릇된 믿음을 붙들고 있다. 당신의 집착 하나하나를 살피면서 그러한 믿음이 그릇된 것이라는 것을 보자. 가슴이 저항할지 모르나 직시하게 되는 순간 집착은 힘을 잃게 된다. 둘째 진리 : 당신이 어떤 사물에 집착하기를 거부하고 단지 그것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자신만을 위해 보호하고 지키기 위한 싸움과 감정적인 혹사를 당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당신은 집착하는 대상들을 즐기는 데 평화를 얻고, 긴장이 풀리고, 두려움이 없어져서, 그것들을 계속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것들을 집착이 아닌, 애착이 아닌 기초 위에서 더욱 더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진리 : 수천 송이의 꽃향기를 즐길 줄 알게 된다면 굳이 한 송이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그것을 가지지 못한다고 고통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사물과 사람에 대한 취향을 더 넓고 다양하게 발전시키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은 집착이다. 이 세 가지 진리의 빛 안에서는 집착이 살아남을 수 없다. 집착은 착각의 그늘 속에서만 무성하게 자란다. 부자는 악해지기를 원하기 때문이 아니라 눈이 멀기를 원하기 때문에 기쁨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 6. 갈 곳이 없다 >
*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마태 8,20)
- 어떤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고, 특별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원한다면 눈을 뜨고 똑바로 보자.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들만을 위해서 당신을 붙들어 두고,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당신의 자유를 구속하며, 자기들의 이익에 적합하도록 당신의 행동과 성장과 발전을 마음대로 조정해 주기를 간청하고 것과 같다. 이것은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당신이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기를 바란다면, 내 조건에 따라야 합니다. 나의 기대에 어긋나는 그 순간 당신은 더 이상 내게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 당신은 누구에겐가 특별한 사람이기를 원한다. 그러니 그 대가로 자유를 포기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특별한 사람이기 위해서는 당신의 장단에 맞추어 춤추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과 똑같이, 당신도 다른 사람들의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어야 한다. … 남에게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그 사람의 뜻에 맞게 바꾸는 일에 거의 얽매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결국 당신의 자유를 잃게 되는 것이다. 충분히 시간을 가고 이 사실을 깨닫도록 해보자.
- 어떤 사람이 “나는 당신이 당신 자신일 수 있도록 놔두겠습니다. 당신 마음대로 생각하고,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며, 당신 방식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도록 자유롭게 놔두겠습니다.” 이는 그 사람이 당신에게 특별하고 중요한 사람이기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석양이나 교향곡이 그 자체로 사랑스럽듯이. 한 그루 나무가 그 열매나 드리운 그늘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 특별하듯이, 바로 그렇게 그 사람은 중요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때 당신이 사랑하는 그 사람은 당신에게 속하지 않고 일출이나 나무처럼 모든 사람에게 속하거나 또는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한 번 실험해 보자. “나는 당신이 당신 자신일 수 있도록 놔두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동안에 당신은 자신을 자유롭게 풀어준 것이다. 이제 당신은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 집착하고 있는 동안에 다른 이에게 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사슬이며, 거기에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모두 매이기 되기 때문이다. 사랑은 오직 자유 안에서만 존재한다. 참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유익한 것을 찾으며, 그것은 특히 사랑받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줄 것을 요구한다.
< 7. 가난한 사람을 데려오라 >
* “종이 들어와 주인에게 그대로 알렸다. 그러자 집주인이 노하여 종에게 일렀다. ‘어서 고을의 한길과 골목으로 나가 가난한 이들과 장애인들과 눈먼 이들과 다리 저는 이들을 이리로 데려 오너라’ 했다.” (루카 14,21)
- 당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어떤 사람이 나타나면 무언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므로 보통의 경우 피하게 된다. 지금 그 사람과 함께 있다고 상상하면서 부정적인 감정들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자. 아마도 틀림없이 당신은 가난하거나, 불구이거나, 장님이거나, 다리를 저는 어떤 사람과 함께 있을 것이다. 만일 그 사람을 길거리나 뒷골목의 그 걸인을 당신 집으로 초대한다면, 즉 당신의 존재 안에 받아들인다면, 그 사람은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여줄 것이며, 사람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것이다. 이것은 성서의 계시만큼이나 값진 계시이다. 당신 자신을 모르고 로봇과 같이 산다면 성서를 다 안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 걸인이 보여줄 계시는 당신의 마음을 열어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받아들일 넉넉한 공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 정말 자유로운 사람은, 하느님이 그렇듯이, 죄를 지을 수 없다. 당신 앞에 있는 이 사람은 불구이며, 장님이며, 다리를 저는 사람일 뿐, 당신의 어리석은 생각처럼 완고하고 악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이 진리를 이해해야 한다. 확실하게 깊이 바라보자. 당신의 부정적인 감정이 친절과 연민으로 바뀌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문득 당신의 가슴에는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이 길거리나 뒷골목에 버려두었던 그 누군가를 위한 공간이 생긴 것이다.
- 그 걸인이 구호품을 가지고 당신의 집에 찾아왔다는 것을 이제 당신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구호품이란 마음으로 하여금 깊은 연민을 가지게 해주고 영혼을 자유롭게 풀어준 그것이다. 전에는 당신이 조종을 받던 그곳에 이제는 아무도 피하지 않고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다고 하는 선물을 받았다. 이 사실을 보게 될 때 마음속의 연민이라는 감정에 감사하는 마음이, 은인인 그 걸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어떻게 더해지게 되었는지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전에는 부정적인 느낌의 압박이나 횡포를 느꼈던 이러한 사람들 앞에서, 이제는 정말 끝없는 연민과 하늘을 나는 듯한 자유를 느끼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과 불구자와 장님과 다리 저는 사람들을 데려 오라는 주인의 명령에 따라 마을의 길거리와 뒷골목으로 나가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이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알아 볼 수 있게 되었다.
< 8. 눈먼 사람은 보게 되리라 >
* “나는 이 세상을 심판하러 왔다. 보지 못하는 이들은 보고, 보는 이들은 눈 먼 자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9,39)
- 사랑은 맹목적이라고들 말한다. 세상의 그 무엇도 사랑보다 눈이 밝지 못하다. 눈이 먼 것은 사랑이 아니라 바로 집착이다. 집착이란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자신의 행복에 꼭 필요하다고 잘못 믿어버린 나머지 거기에 매달리는 상태이다. 당신은 어떤 사물이나 사람이 없으면 행복할 수 없다고 잘못 믿고 집착하고 있지는 않는가? … 정치가의 권력에 대한 집착이나 사업가의 돈에 대한 집착이 인생의 아름다운 선율을 무디게 만드는 것 못지않게, 당신의 집착이 얼마나 인생의 교향곡을 메마르게 하는지를 잠시 멈추고 바라보자. … 인생이라는 교향곡의 모든 음표 하나하나를 완전히 의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정신이 닫혀있지 않고, 감수성이 열려 있다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될 것이고 실재에 반응하게 될 것이며, 우주의 조화에 매료될 것이다. 마침내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으므로 하느님이 누구인지를 비로소 깨닫게 될 것이다.
- 이렇게 생각해 보자. 사람이나 사물을 그들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당신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만일 그들을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려 한다면 집착이나 그 집착이 만들어 내는 두려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삶을 바라볼 때 무엇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무엇은 지나쳐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이 집착과 두려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당신이 바라보는 모든 것이 주의력에게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시야가 좁아졌기 때문에 주위의 사물과 사람을 착각하고 환상을 가지게 된다. 이처럼 왜곡된 환상을 가지고 살면 살수록 이 환상이 세상의 유일한 참된 모습이라고 믿게 된다. 집착과 두려움이 입수되는 자료들을 계속 당신의 환상을 강화하는 쪽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믿음이 생겨난다. 그런데 실재란 고정된 것도 불변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당신이 반응하고 사랑하는 세상은 더 이상 현실적인 세상이 아니라 머리가 만들어 낸 세상이다. 믿음을 버릴 때 비로소 자신과 세상을 듣지도 보지도 못하게 만드는 무감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 9. 하늘나라가 다가왔다 >
*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태 4,17)
- 감정에게 농락당하는 그 수많은 사건들을 생각해 보자. 분노의 고통과 우울과 근심을 겪었던 그 순간들은 아직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려고 하거나, 이미 가진 것을 지키려고 하거나, 원하지 않는 것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생긴 것들이었다. 사랑이 거절당하거나 질투를 느끼고 있다면 당신의 마음은 갑자기 이 한 가지 일에 쏠리게 되고, 삶이라는 이 잔치가 쓰디쓰게 느껴질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것 같을 때 다른 무엇에도 정신을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 무엇에 집착하는 그 순간 사람의 마음에서 이 사랑스런 장치는 고장이 나고 만다. 라디오를 고치려면 라디오의 원리를 배워야 하듯이, 마음을 고치려면 자유를 주는 네 가지의 진리에 대해서 진지하게 오래 생각해야 한다. 먼저 당신을 괴롭히거나, 당신이 매달리는, 또는 당신이 두려워하거나 또는 추구하는 집착 중에 하나를 고르자. 그리고 그 집착을 마음속에 기억하면서 다음의 네 가지 진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 * 첫째 진리 : 집착이나 행복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집착을 고르는 순간 마음은 빗나가기 시작하며, 기쁘고, 마음 편하고, 평온한 인생을 살아 갈 능력은 망가지게 된다. * 둘째 진리 : 집착은 태어나면서 가지고 온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회나 문화가 당신에게 속삭이는, 또는 당신이 자신이게 속삭이는 거짓말에서 온다. 이 세상에는 당신이 추구하는, 그리고 그것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그런 사물이나 사람, 또는 상황이 없이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 셋째 진리 : 충만하게 살아 있는 삶을 바란다면 사물의 경중을 가려보는 감각을 개발해야 한다. 당신의 마음이 집착하여 거기에 힘을 쏟고 그리하여 당신을 뒤흔들어 놓는 그런 사소한 것보다 삶은 훨씬 큰 것이다. 집착의 대상들은 정말 사소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 넷째 진리는 외부의 어떤 사물이나 사람도 당신을 행복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할 힘이 없다는 필연적인 결론으로 이끌어 간다. 알든 모르든 행복과 불행을,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에 집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당신이다. 이 진리들에 대해 깊이 생각할 때, 마음은 거기에 저항하고 따지려 들며, 그것들을 직시하기를 거부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마음은 이런 진리들에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할 것이다. 마음의 개조과정인 후회가 시작되고, 마침내 어린이와 같이 감사에 넘치는, 근심 걱정 없는 삶인 하느님의 나라가 눈앞에 다가올 것이며, 당신은 손을 뻗어 그것을 붙들게 될 것이다.
< 10. 무엇을 해야 할까요 >
*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 (마태 19,16)
- 들을 귀가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교향곡이다. 그러나 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이는 자신이 처한 조건이나 틀이 머릿속에 넣어 주는 소음에 귀를 귀울이느라고 너무도 바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착은 삶을 죽이는 주범이다. 교향곡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악단의 모든 악기에 민감하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북소리만 즐긴다면 교향곡을 들을 수 없게 된다. 북소리가 다른 악기 소리들을 가려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북이나 바이올린, 피아노 그 어떤 것을 더 좋아할 수 는 있으나, 좋아하는 것이 집착으로 변하는 순간 다른 악기 소리에 무디어지고, 그것을 무시하게 된다. 집착은 어떤 특별한 악기에 대해서 맹목적이 되게 한다. … 당신이 집착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바라보자. 이러한 집착의 대상 앞에서 당신이 얼마나 큰 편견과 맹목적인 믿음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직시하자. 모든 집착을 떨쳐버리고 싶은 갈망을 느끼게 되나 포기나 회피는 도움이 안 된다. 북소리를 지어버리는 것은 다시 한 번 더 강하고 집요하게 북소리에만 집착하게 만든다. 필요한 것은 포기가 아니라 이해와 깨달음이다. 일생에 단 한 번이라도 집착하지 않음에서 오는 자유와 기쁨의 달콤한 맛을 본적이 있다면 그것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교향악단의 다른 악기 소리에 의식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것도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느 날 북소리에 대한 집착을 버리게 되면, 다른 선율을 연주하는 교향곡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다. … 하늘의 새와 들판의 꽃처럼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마음이 갈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삶의 교향곡에 맛 들였으므로 사람이나 사물에 집착하지도 않을 것이다. 온 마음과 온 영혼과, 온 정신과, 온 힘을 하여 열정적으로 오로지 삶 그 자체만을 사랑할 것이다. 하늘의 새처럼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항상 ‘영원한 현재’에 머무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음 안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11. 모든 돌이 무너지리라 >
*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나와 걸어가시는데 제자들이 다가와 성전 건물들을 가리켰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저 모든 것을 보고 있지 않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마태 24,1-2)
- 비계살이 뒤룩뒤룩함 뚱보를 생각해 보자. 마음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우둔하고 게을러져서 생각이나 관찰이나 탐험이나 발견 같은 일은 할 수 없게 된다. 주의력, 생기, 유연성을 잃고 잠에 빠지고 만다. 마음의 비계란 바로 당신이 붙들고 있는 모든 믿음, 사람과 사물에 대해 내린 모든 결론, 습관과 집착들이다. 성장기 동안에 이런 비계들을 긁어내고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 도움을 받았어야 했다. … 믿음과 사회 전통과 문화, 관념, 편견, 집착과 과거의 경험에 대한 두려움 등이 만들어 내는 감옥이 겹겹이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그걸 뚫고 나와 바깥의 삶과 사랑과 자유의 풍요로움을 만나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이 일은 불가능하기는커녕 사실은 쉽고도 즐거운 일이다. 이 감옥을 부수고 나오기 위해서 네 가지를 하면 된다.
- 첫째는 담장에 둘러싸여 마음이 잠들어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실조차 보지 못한 채 태어날 때부터 죄수인 줄 알고 평생을 살아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 순응주의자가 되어 감옥생활에 적응하고 만다. 소수의 사람만이 개혁가가 되어 감옥의 더 나은 생활여건, 더 밝은 조명과 더 나은 환기를 위해 싸운다. 누구나 반항자가 되고 감옥의 벽을 부수는 개혁자가 될 수는 없다. 가장 먼저 감옥의 벽을 볼 때에만 개혁가가 될 수 있다. 둘째는 그 벽들을 관상하는 것, 즉 당신의 관념, 습관, 집착과 두려움 등을 판단하지도 단죄하지도 말고 오랫동안 그저 관찰하는 것이다. 바라보라 부서질 것이다. 셋째는 주위의 사물과 사람들을 한동안 관찰하는 것이다. 그것들을 참되게 직시하자. 아마 우둔하거나 마비시키는 관념이나 습관의 영향을 벗어나 그 모든 것들이 있는 그대로 신선하게 보일 것이다. 넷째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조용히 앉아 마음이 어떻게 활동하는가를 관찰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생각과 느낌과 그에 대한 반응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다. 강물이나 영화를 바라보듯이 흐름 전체를 멀리 바라보자. 자신의 생각과 반응도 알지 못하면서 살아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생각 없이 사는 삶은 가치 없는 삶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바로 이것을 인간의 삶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마음을 바라보고 관찰하고 탐험하자. 그러면 비계를 떨쳐버리고 살아나 예리하게 깨어 활동하는 마음이 될 것이다. 감옥 담장의 돌들은 그대로 얹혀 있지 못하고 모두 무너질 것이며, 당신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방해받지 않고 바라보는 눈을 얻고, 실재를 경험하게 되는 축복을 받을 것이다.
< 12. 자선의 방법 >
*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마태 6,3)
- 자선도 행복이나 거룩함과 마찬가지이다. 행복한 경험이라고 말하는 것은 행복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나 사물, 사건에 의하여 생겨난 흥분과 전율일 뿐이다. 참된 행복은 원인이 없다. 행복에는 이유가 없다. 참된 행복은 경험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의식의 영역 너머에 있으며, 스스로를 의식하지 못한다. 거룩함도 그렇다. 스스로 거룩하다고 느끼는 순간, 변질되어 독선이 되어 버린다. 선행은 자신이 선행을 하고 있다는 의식이 없는 순간에 가장 선한 행동이 된다. 자신의 선과 덕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때 참으로 사랑 안에 있는 것이다. … 거룩함의 첫째 특성은 바로 자신을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둘째 특성은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력으로 행동을 바꿀 수는 있지만 자신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노력은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지만 사랑과 거룩함을 만드는 힘은 없다. 셋째 특성은 욕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거룩하기를 원할 때, 바로 탐욕과 야망을 살찌워서 자신을 이기적이고 허황하며 속된 인간으로 만들게 된다.
- 당신이 반드시 이해해야 할 것이 있다. 당신 안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원천은 두 종류이다. 하나는 자아의 교활함인데, 당신에게 자신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도록 노력하라고 강요함으로써 자아는 스스로를 추켜올려 영광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다른 하나는 ‘자연’의 지혜이다. 이 지혜의 덕으로 당신은 깨닫게 되고, 그 깨달은 것을 이해하게 된다. 자아는 대단한 기술자이나 창조적이지 못한다. 자아는 방법과 기술을 좋아하며, 완고하고, 고집 세고, 기계적이고, 생동감 없고, 자신에 대해 참을성이 없으므로 남에게도 관대하지 못하고 폭력적인 소위 거룩하다고 하는 사람을, 다시 말해서 거룩함과 사랑과는 정반대되는 사람을 만들어 낸다. ‘자연’은 단순 기술자가 아니라 창조적이다. 탐욕도 없고, 야망도 없고, 근심도 없고, 투쟁심도 없으며, 성공하고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마음이 아닌 자아 포기의 마음이 있다면 당신은 재주 많은 기술자가 아니라 창조자가 될 것이다. 그러한 마음에는 오로지 예리하고 기민하며, 통찰력 있고 깨어 있는 깨달음만 있어서 모든 사람의 어리석음과, 이기심과 집착과 두려움을 녹여 없앨 것이다. 그 뒤에 따르는 변화는 당신의 설계도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내는 산물이다. ‘자연’은 당신의 계획이나 의지를 단호하게 거절하여 공명심이나 성취감, 나아가서 실재가 당신의 오른 손을 통해서 하는 것을 왼손이 전혀 알지 못하게 한다. * 자연 :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저절로 된 그대로의 현상
< 13. 뱀과 비둘기 >
*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마태 10.16)
- 스스로를 진보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우리는 다른 종류의 지혜, 즉 ‘두뇌의 정교함’이라는 지혜를 발전시켜 왔다. 우리는 ‘자연’을 개선해서 원시시대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안전과, 보호, 질병 퇴치와 수명 연장, 속도와 안락을 얻을 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완전하게 개발된 두뇌의 덕분이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뱀의 두뇌와 같은 정교함을 잃지 않으면서 양과 같은 단순한 지혜를 되찾는 것이다. 이는 주요한 사실 한 가지를 깨달으면 된다. ‘자연’을 거슬러서 개선하려고 애쓰는 그 순간에 자신에게 손상을 입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마치 오른손이 왼손과 싸우는 것이나, 바른발이 왼발을 밟는 것과 같다. 양쪽이 다 손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창조적이고 생동적이지 못하고 갈등 속에 갇혀버리게 된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상태에 머물러 있다.
-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서, ‘자연’위에서 진보하는 것이 비결이다. 그러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첫째, 당신의 삶이나 성격에 일어났으면 하는 변화를 생각해 보자. 당신의 자아가 바라는 것들을 재촉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당신의 계획이 아닌 ‘자연’의 계획에 따라 ‘실재’가 변화의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놓아두고 있다면 당신은 뱀과 비둘기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것이다. … 둘째, 당신의 몸과 자연 속에 사는 동물의 몸을 한 번 비교해 보자. 동물은 결코 쓸데없이 몸무게가 붓지 않으며, 싸우기 전이나 날아오르기 전이 아니면 긴장하지 않는다. 몸에 해로운 것은 결코 먹거나 마시지 않는다. 그리고 필요한 휴식을 충분히 취하며, 충분히 운동을 한다. 적당한 양의 햇빛과 비와 더위와 추위를 겪는다. 동물은 육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육체의 지혜가 인도하는 대로 따르기 때문이다. 셋째, 스스로에게 ‘자연’과 나무와 땅과, 풀과, 하늘과, 바람과 비와, 태양과, 꽃과, 새와, 동물들과 얼마나 접촉하며 사는지 물어보자. 얼마나 자연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을 관찰하며, 경이로운 마음으로 자연을 묵상하고,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가? 몸은 자연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시들고, 무력해지며, 망가지기 쉽다. 자신의 생명력으로부터 단절되기 때문이다. 너무 오래 ‘자연’과 격리되어 있으면 정신은 말라 죽게 된다. 뿌리가 뽑혔기 때문이다.
< 14. 폭력과 하늘나라 >
*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빼앗으려고 한다” (마태 11,12)
- 평온하고, 소박하면서도 장엄한 막 피어나는 장미와, 긴장과 분주함으로 가득 찬 당신의 삶을 한번 비교해 보자. 장미는 당신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졌다. 장미는 자신이 장미라는 사실에 완전히 만족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어떤 틀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당신처럼 자신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도 않으므로, 자신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되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장미가 우아함과 내적 갈등이 없는 평온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당신의 슬픈 현실을 생각해 보자. 항상 자신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변하기를 늘 바라고 있다. 그래서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점점 자라나는 폭력과 자기혐오가 가득 차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얻는 변화에는 언제나 내적인 갈등이 따르게 마련이다. 당신이 장미처럼 자신에 대해 만족하고 자신이 아닌 그 무엇이 되기를 결코 바라지 않는다면 질투와 부러움 때문에 고통 받을 리가 없다. 그러나 당신은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더 잘 생기고, 더 인기가 잇거나, 더 성공한 사람을 따라가도록 내몰리고 있다. … 당신이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모든 노력을 그만두고, 자신에 대한 불만을 떨쳐버렸다고 가정해 보자. 자신을 다른 어떤 것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욕심을 완전히 떨쳐버린다면 당신 안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은 넘치는 깨달음의 빛으로 투명해지고 변형될 것이다. 그러면 당신과 당신 주위가 변화될 것이다.
- 깨달음이 주는 변형의 빛은 당신의 음모와 이기적인 자아를 털어버리고 ‘자연’에게 온전한 통치권을 맡겨서, 장미에게 일어나는 그러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게 한다. 그 변화는 꾸밈없고 우아하며, 자신을 의식하지 않고 건전하며, 내적인 갈등에 물들지 않는 변화이다. … 장미는 신비가와 마찬가지로 해를 향해 꽃잎을 활짝 피우며,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삶을 살고 난 후, 자신에게 주어진 짧은 삶을 단 일 초라도 더 연장시키고자 하는 생각은 추호도 없이, 그 폭력(모든 변화)에 순순히 따른다. 그 삶은 창공의 새나 들의 꽃과 같이 복되고 아름다운 삶이다. 깨달음을 꽃피우는 것에 만족하기보다, 통제하고, 강제하려고 애쓰는 인간 세계의 특징인 분주함이나 불만이나 질투, 근심, 경쟁심 같은 것들은 추호도 없는, 모든 짐을 자연 속에 계시는 하느님의 전능에 맡겨버린 삶이다.
< 15. 치우침이 없다 >
*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께서 올바르게 말씀하시고 가르치시며 사람을 그 신분에 따라 가리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신다는 것을 압니다.” (루카 20,21)
- 자신의 삶을 살펴보며 얼마나 자신의 공허함을 사람들로 메우고 있는지를 보면, 그 사람들이 당신을 완전히 얽어매어 놓고 있다. 그들의 찬성과 반대가 얼마나 당신 행동을 조종하고 있는지 한번 보자. 함께 있어 줌으로써 당신 고독을 달래주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칭찬으로 당신 마음을 높이 날아오르게도 하고, 비판과 반대로 깊은 나락에 떨어지게도 한다. 당신은 그들의 규칙에 따라 살며, 그들의 기준을 만족시키고, 그들과 어울리고자 애쓰며, 그들의 사랑을 바라고, 그들의 비웃음을 두려워하고, 그들의 칭찬을 학수고대하며, 그들이 심어 주는 죄의식에 무기력하게 굴복한다. 그리고 입는 옷이나 말하고 행동하고, 심지어 생각하는 방식까지도 바꾸기를 두려워한다. … 당신을 종으로 부리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며, 그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는가? 사랑은 대담성과 자유 안에만 있는 것이다.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깨달아야 한다. 남에 기대고 있는 자신의 어리석은 모습을 계속해서 바라본다면 그 의존과 노예 상태는 거의 참을 수 없는 것이 된다. 깨달음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에 몰두할 필요가 있다. 당신의 삶 중에서 그것을 하는 것이 즐겁고 영혼을 사로잡는 일이기 때문에 하는 활동은 얼마나 되는 찾아보자. 그리고 거기에 몰두해 보자. 그 활동은 자유와 사랑으로 들어가는 통행증이기 때문이다.
- 사람들이 보통 믿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사랑 없는 고독을 치유하는 길은 사람들과 교제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실재와 만나는데 있다. 실재와 똑바로 마주치게 될 때 당신은 자유와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울 때 그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마음에 사랑이 샘솟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매력이나 연민이다. ‘실재’와의 만남을 통해서 마음속에 가장 먼저 솟아나는 것이야말로 사랑이다. 그것은 어떤 특정한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실재, 즉 사랑의 태도이며 자세다. 이 사랑은 사물과 사람의 세계로 펼쳐져 나간다. 만일 당신의 인생에 이러한 사랑이 함께하기를 바란다면 사람들에 대한 당신의 내적 의존을 깨닫고, 그 자체로 좋아하는 일에 몰두함으로써, 그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
< 16. 유일한 스승 >
* “그러나 너희는 스승(랍비)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마태 23,8)
- 살아오는 동안, 어떤 경험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어서 그냥 무덤까지 가지고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사실 인간의 언어에는 경험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말이 없다. … 여러분이 스승에게 삶이나 신이나 실재에 대해서 물을 때, 그분이 줄 수 있는 것은 공식이나, 공식 안에 나열된 한 묶음의 단어들뿐이다. 그런 말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자기가 접하는 것들 중에서 어떤 것이 실재인지를 알아보는 데는 한 가지 표시가 있다. 당신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당신이나 다른 사람이 만든 공식과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실재이다. 그것을 간단하게 말로 표현할 수는 없다. 그러면 스승은 실재가 무엇인지를 보여 줄 수는 없고 실재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게 해 줄 수는 있다. 홀로 그곳으로 걸어 나가서 스스로 찾아야 한다. 혼자 걸어 나간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준 공식들, 책에서 배운 공식들. 자신의 과거에 비추어 스스로 만든 모든 공식들에서 떠남을 뜻한다. 알지 못하는 곳으로 아무런 공식의 보호도 없이 걸어 들어가는 이 일은 어쩌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무서운 일인지도 모른다. 예언자들이나 신비가들이 인간 세계를 떠나 인간과의 교제를 끊었다는 것이 아니라 공식을 버렸다는 것이다.
- 그러므로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을지라도 참으로, 그리고 완전히 홀로일 수 있다. 이 경탄할 고독, 고립은 바로 ‘침묵’이다. 당신이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침묵’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보게 되는 순간 모든 책과 안내자와 구루(스승)를 버리게 될 것이다. 당신이 본 것은 모든 공식들과 의미들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 안에서는 기이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처음에는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아차리지도 못할 정도이지만 당신을 뿌리째 바꿔놓는 변화이다. 당신은 일단 보았기 때문에 결코 이전의 당신과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활기찬 자유와, 아무리 거룩한 공식이라도 결국 쓸데없는 것임을 알았다는 큰 확신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 누구도 다시는 스승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결코 멈추는 일 없이 매일매일 삶의 과정과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관찰하고 새롭게 이해함으로써 배워나갈 것이다. 이제 모든 것 하나하나가 당신의 선생이다. 그러니 책과 공식을 밀쳐 버리자. 그리고 그것이 누구이든 당신의 선생을 과감히 버리고 스스로 사물을 보자. 공식에 의존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주변의 모든 사물을 두려움 없이 바라보자. 멀지 않아 당신은 보게 될 것이다.
< 17. 어린아이와 같이 되라 >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마태 18,3)
- 어린아이의 눈을 들여다볼 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 순진성이다. 거짓말을 하지도, 가면을 쓰지도, 자신이 마치 다른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하지도 않는 사랑스러움이다, 이 점에서 ‘자연’과 똑같다. 개는 개이고, 장미는 장미이고, 별은별이고, 모든 것은 그저 자신일 뿐이다. 오직 어른들만 자신이 아닌 다른 무엇인 체할 수 있다. 아이가 참된 것을 말한다고 해서 벌을 준다면, 그 아이는 숨기는 것을 배우게 되고 순진함을 잃게 된다. … 어린아이가 순진함을 잃게 되는 더 교묘한 길이 있다. 그것은 어린이가 어떤 대단한 사람이 되겠다는 욕망을 가질 때 일어난다. 음악가나 발명가 등 ‘자연’이 그들에게 바라는 것들이 아닌 대단한 사람들, 즉 성공하고, 유명하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 되거나, 자족하지 않고, 우월감에 차고, 잘난 척하는 무엇인가가 되려고 정신없이 싸우는 뭇사람들은 순진함을 잃은 사람들이다. … 어른들이 어린아이들의 순진함을 오염시키는 또 다른 경우가 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누군가를 모방하라고 가르친다. 아이를 기계로 복사한 그림처럼 만드는 그 순간, 그 아이가 이 세상에 가지고 태어난 독창적인 불꽃을 짓밟아 꺼 버리는 것이다. 아무리 위대하고 거룩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처럼 되겠다고 선택하는 순간 당신은 자신의 존재를 헐값에 팔아 버리는 것이다. 내부의 독특하고 신성한 불꽃이 두려움에 깔려 묻혀 버린 사실을 슬퍼해야 한다.
- 끝으로 당신의 순진함을 파괴하는 교묘한 길은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나 비교이다. 그때 당신은 어떤 사람만큼 또는 그보다 더 훌륭하게 되기를 바라는 욕심과 순진함을 바꾸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순진함을 간직할 수 있고 천국의 기쁨 속에서 살 수 있는 까닭은 소위 세상이라고 하는 곳에 빠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자. 세상은 어둠의 영토이며, 삶을 위해 생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칭찬과 감탄을 얻으려고 생명을 소모하는 어른들이 사는 곳이다. 그들은 스로에 대해서 기뻐하지 못하고 소위 성공이나 명성이라는 헛된 것을 얻으려고 신경질적으로 비교하고 경쟁하고 싸운다. 설사 그것을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웃을 패배시키고, 모욕을 주고, 파괴하고 나서야 얻을 수 있다. 진정으로 이러한 지상 지옥의 고통을 느끼고, 그것이 주는 처절한 공허를 느낀다면, 당신 안에서 일어나는 강력한 반발과 혐오감을 느낄 것이며, 영혼을 둘러싸고 속임수를 일삼아 온 의존의 쇠사슬과 거짓은 깨어질 것이고, 신비가들과 어린아이들이 살고 있는 순진무구한 나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 18. 서로 사랑하라 >
*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5,12)
- 사랑이란 무엇일까? 누구에게나 장미는 향기를, 등잔은 빛을, 나무는 그늘을 준다. 바로 이 무차별성이 사랑의 첫째 특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선인에게도 악인에게도 똑같이 해를 비추어 주시고 성인에게나 죄인에게 똑같이 비를 내려 주신다. 그러니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하고 권고 받는 것이다. 사랑에 관해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러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있다. 좋고 나쁨을 떠나서, 거룩하고 죄인임을 떠나서, 사람을 바라볼 때, 당신에게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를 살펴보자.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죄를 짓지는 않는다. 죄는 우리가 잘못 생각하고 있듯이 악의에서가 아니라 무지에서 발생한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보는 것이 바로 장미와 등잔과 나무에서 발견한 감탄할만한 그 무차별성을 얻는 것이다.
- 사랑의 둘째 특성은 거저 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나무나 장미나 등잔과 같이 사랑은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사랑의 거저 주는 특성을 얻기 위해서 해야 할 일도 오직 하나뿐이다. 눈을 뜨고 직시하는 것이다. 소위 당신의 사랑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그것이 사랑을 가장한 이기심과 탐욕이라는 것을 그저 바라보고 드러내는 것이 두 번째 특성에 도달하는 중요한 단계이다. 사랑의 셋째 특성은 자기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은 사랑하기를 즐기느라고 행복에 넘쳐 자신을 의식하지 못한다. 빛과 향기와 그늘은 사람이 다가가면 생기고 사람이 없으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이것들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사람들과는 상관없이 그냥 있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장한 일이나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의식이 전혀 없다. 그들의 왼손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모르고 있다. 사랑의 마지막 특성은 자유이다. 강압과 통제와 갈등이 들어오는 순간 사랑은 죽는다. 장미와 나무와 등잔이 얼마나 당신을 자유롭게 놓아두는지 생각해 보자. 이제 당신의 삶에 대한 모든 통제와 강요를 묵상해 보자. 이 묵상만이 통제와 강요를 떨쳐버리게 한다. 그것들이 사라지는 순간 자유가 솟아난다. 자유는 바로 사랑과 동의어인 것이다.
< 19. 뒤돌아보지 마라 >
*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루카 9,62)
- 하느님의 나라는 사랑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삶과 사물과 사람에 대해 민감한 것이며, 아무것도, 아무도 배제하지 않고 모든 것, 모든 사람을 마음속에서 느끼는 것이다. 무엇을 배제한 다는 것은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자신의 문을 닫음으로써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단단하게 하는 순간 감수성은 죽어 버린다. … 사랑은 가지게 된 것이 아니라 당신 안에 이미 있었던 것으로, 감수성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을 치우기만 하면 사랑은 다시 떠오른다.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믿음과 집착이다. 믿음을 가지는 순간 사람이나 상황이나 사물에 대한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면 거기에 붙들려 감수성을 잃게 된다. 편견을 가지게 되고, 그 사람을 그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리하여 이제는 영영 그 사람을 다시 볼 수 없게 되므로, 보지도 못하는 사람에 대해 감수성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이다. 집착은 먼저 당신에게 기쁨을 주는 어떤 것과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그리하여 그 사람이나 물건 없이는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이제 당신은 완전히 자란 집착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그 집착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모든 것들은 어쩔 수 없이 멀리하게 되고 무감각하게 된다.
- 이러한 집착을 버리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모든 것을 즐기며 그것이 지나가고 흘러가도록 놔두는 것이 비결이다. 집착을 버리기 위해서는 집착의 부패하고 썩은 본성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것이다. 근심과 고통과 부자유를 묵상하고, 그와 동시에 그 집착을 떨쳐 버릴 때마다 당신의 것이 되는 기쁨과 평화와 자유를 묵상해 보자. 그러면 뒤돌아보지 않게 될 것이다. 끝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 속까지 썩고, 집착에 물든 이 사회를 보자. 누군가가 권력이나, 돈이나, 재산이나, 명성이나, 성공에 집착하거나, 또 이러한 것들에 자신의 행복이 달려있다는 듯이 그것을 추구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당신이 아는 소위 존경스러운 사람들 중에 무집착만이 줄 수 있는 사랑의 부드러운 감수성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러한 사실을 묵상한다면 심한 역겨움을 느끼게 될 것이고, 집착을 본능적으로 가능한 한 멀리 던져버리게 될 것이다.
< 20. 원수를 사랑하라 >
* “내 말을 듣고 있는 너희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고 … .” (루카 6,27)
- 사랑에 빠졌을 때, 모든 사람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전에는 냉랭하고 불친절했던 것에 대해 관대해지고, 잘 용서하며, 친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러면 틀림없이 사람들은 당신과 같은 태도로 반응하기 시작할 테고, 머지않아 스스로 만든 사랑의 세계에 자신이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기분이 좋지 않았을 때, 신경이 과민했을 때, 자신이 하찮게 느껴졌을 때, 심지어 과대망상에 사로잡혔을 때를 생각해 보자. 그때 모든 사람들은 당신에게 부정적으로 반응했고, 스스로 머리와 감정으로 만든 미움의 세계에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행복하고 사랑에 넘치고 평화로운 세상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단순하고 아름답지만 고통스러운 기술, 즉 “바라보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다음과 같이 한다. 자신이 과민해 있고 누구에게 화가 나 있는 것을 알게 될 때 바라보아야 할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다. “이 사람이 왜 이래?”하고 말할 것이 아니라 “이 짜증은 나 자신에 대해 무엇을 말해 주고 있는가”하고 물어야 한다. … 그 사람의 단점을 당신의 마음과 무의식 안에서 찾아본다면, 짜증은 감사로 바뀌게 된다. 그 사람의 행동이 당신 자신을 발견하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 잘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성가시게 느끼는 것은 그 말이나 행동이 자신의 보고 싶지 않은 면들을 보라고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명한 사실이 또 하나 있다. 그 사람 때문에 짜증을 내는 것은 당신이 만든 기대에 그 사람이 따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짜증은 감각을 흐리게 하고 행동을 효과적이지 못하게 할 뿐이다. 그리고 잘 생각해야 할 마지막 진리가 또 있다. 어떤 바탕을 가지고, 어떤 경험을 지녔으며, 자신의 행동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그 사람은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해하는 것이 곧 용서하는 것이라는 말은 맞다. 그 사람을 잘 이해한다면 그가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그를 탓할 수 없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짜증은 곧 멈출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을 사랑으로 대하게 될 것이며, 그 사람도 사랑으로 응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자신이 만든 사랑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21. 세리와 죄인 >
* “그것을 본 바리사이들이 그분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 (마태 9,11)
- 실재를 알고 싶다면 모든 개념들이 실재를 왜곡하고 실재를 보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개념은 실재를 감지하는데 장애가 된다. ‘술’이라는 개념은 술 자체가 아니고, ‘여자’라는 개념도 여자 자체가 아니다. 한 여자의 실재와 만나고 싶다면 ‘여성’이라는 개념을 버리고, ‘인도 사람’이라는 개념도 버리고 바로 ‘이’ 여자를, 이 여자의 구체성과 유일성을 경험해야 한다. … 실재를 감지하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장애는 판단이다. 이 사물이나 이 사람은 좋다 나쁘다, 못생겼다 예쁘다 하는 판단이나, 어떤 구체적인 개인을 볼 때 그가 인도 사람이다, 여자다, 또는 시골 사람이다 하는 관념들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장애가 되지만, ‘그 여자는 착하다 또는 나쁘다, 매력적이고 아름답다, 또는 매력이 없고 못생겼다’ 하는 틀도 장애가 된다. 이런 것들은 그 사람을 더욱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 그 여자는 착하지도 악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 여자는 그저 ‘그 여자’로서 독특한 존재이다. 선과 악은 외부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이다. 그것들이 나의 목적에 맞거나, 나의 눈을 즐겁게 해주거나, 나에게 도움이 되거나, 나를 위협할 때, 나는 그것들을 좋거나 나쁘다고 말한다.
-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똑똑하다, 현명하다, 착하다, 거룩하다 하는 인상에 이 사실을 적용해 보자. 당신은 그 칭찬을 즐거워하는 그 순간 자유를 잃게 된다. 그러한 견해들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할까봐 두려워하고, 자신의 인상을 흐리게 할지도 모르는 말이나 행동을 두려워서 못하게 된다. 자기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자유를 잃어버린 것이다. 이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이 터무니없는 인상이 주는 것이 무엇인가를 참을성 있게 오래 연구하고, 깨닫고, 관찰해야 한다. 이 인상이 엄청난 불안과 부자유를 아울러 낳는다. 이 사실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거나 누구에게 우러러보이는 일에는 흥미를 잃게 될 것이다. 죄인이나 성품이 나쁜 사람들과도 어울려 다닐 것이고,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할 것이다. 자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새나 꽃처럼 될 것이다. 새나 꽃은 생존하는 일에 너무나 열중한 나머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자신이 그들에게 특별한 존재인지 아닌지 따위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은 두려움 없는 자유를 얻을 것이다.
< 22. 깨어 있으라
>
*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 (루카 12,37)
- 세상 어디서나 사람들은 사랑을 찾고 있다. 사랑만이 세상을 구하고, 인생을 의미 있고 살 만한 것으로 만들어 준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사랑이 사람의 가슴 속에서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흔히들 남에 대한 호감이나 자비심, 비폭력, 봉사 등을 사랑과 혼동한다. 그것들 자체가 사랑은 아니다. 사랑은 깨달음에서 나온다. 당신은 기억, 욕구, 상상, 투사(projection/예상, 전망) 속에 있는 누군가가 아니라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바라볼 수 있는 그만큼만 참으로 사랑할 수 있다. 사랑의 첫째 행동은 이 사람 이 ‘실재’를 참되게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욕구, 편견, 기억, 투사, 편협한 시각 들을 버리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둘째 요소는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욕구를, 부정직을, 이기주의를, 남을 조종하고 조작하려는 경향을 살펴보는 것이다. … ‘직시(直視/사물의 진실을 바로 봄)’는 인간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행위이며,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행위이다. 사랑은 이러한 ‘직시’에서 생겨난다. ‘직시’하는 그 행위 자체가 바로 사랑이다. 일단 직시하기 시작하면, 감수성이 당신을 깨달음으로 이끌어 갈 것이다.
- 당신이 진정 바라는 것이 사랑이라면, 지금 즉시 ‘직시’하기 바란다.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택해서 그 삶을 바라보고, 당신의 선입견을 진지하게 바라보자. 당신이 집착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택해서 그 집착에 따르는 고통과 허무와 부자유를 ‘직시’하고, 사람들의 얼굴과 행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래오래 바라보자. 때때로 경이로운 마음으로 자연과, 날아가는 새와, 피어나는 꽃과, 말라비틀어져 먼지로 돌아가는 나뭇잎을, 흐르는 강물을, 떠오르는 달을, 하늘에 그려진 그림 같은 산의 자태를 조용히 바라보자. 열심히 그렇게 하면 할수록, 마음을 둘러싼 껍질은 부드러워지고, 마음의 감수성과 민감성이 되살아나게 될 것이다. 당신 눈의 어둠은 쫓겨 가고 눈은 맑아져 깊이 통찰하게 되어, 마침내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 23. 산은 기도의 장소 >
*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마태 14,23)
- 혼자 있을 때 비로소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본 적인 있는가? 이것은 어떤 사람, 사물, 상황을 상상에 의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합당하게 응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시’하지 못한 것을 사랑할 수는 없다. ‘직시’를 방해하는 것은 개념, 틀에 박힌 구분, 편견과 투사, 필요, 집착, 틀, 과거의 경험에서 끄집어낸 꼬리표들이다. 직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벅찬 일이다. 직시하기 위해서 자신의 틀을 버리는 것은 정말 힘들다. 이 사실을 이해하려면 마약을 맛본 어린아이를 생각해 보면 된다. 마약이 일단 몸에 퍼지면 중독이 되어 온몸이 약을 달라고 울부짖게 된다. 약이 없는 고통은 견딜 수 없는 것이므로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여기게 된다. … 당신의 입맛은 ‘인정’, ‘평가’, ‘주의’라는 마약과 ‘성공’, ‘영예’, ‘권력’이라고 부르는 마약에 길들여져 있다. 이런 것들에 맛을 들이게 되면 중독이 되어서 그것을 잃을까봐 두려워하기 시작한다. … 사랑하고 싶다면 직시하는 것을 다시 배워야 한다. 그리고 직시하고자 한다면 먼저 마약을 끊어야 한다. 존재의 골수까지 파고든 사회의 뿌리를 뽑아버려야 한다. 빠져 나와야 한다. 그러면 외적인 모든 것은 변함없이 계속되고, 당신은 계속 이 세상에서 살아가겠지만 더 이상 이 세상에 매인 존재가 아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속의 자유를 얻었고 완전히 혼자이다. 오직 이 홀로 있음, 완전한 고독안에서만 의존과 욕망이 죽고 사랑의 능력이 생겨난다.
- 사랑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통과 죽음을 거쳐야 한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필요를 없애고 완전히 혼자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끊임없는 깨달음과, 마약 중독자를 대할 때의 필요한 무한한 인내심과 연민으로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리고 몰두할 수 있는 동안에는 성공이나 보상이나 사람들의 인정은 전혀 문젯거리가 아니다. 그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군중을 돌려보내고 산으로 가서 침묵 중에 나무와, 꽃과, 짐승과, 새와, 또 바다와, 하늘과, 구름과, 별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러면 마음이 당신을 광대한 고독의 사막으로 데리고 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곳에서는 당신 곁에 아무도, 누구도 없다. 한동안 참고 그곳에 있게 되면 그 사막은 갑자기 ‘사랑’으로 꽃피게 되고, 가슴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는 영원한 봄이 계속될 것이다.
< 24. 판단하지 말라 >
*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마태 7,1)
- 봉사가 아니라 묵상과 직시(直視)야말로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의 행위이다. 사람들에게 봉사할 때, 당신은 그들을 돕고, 지지해 주고, 편안하게 해주고, 아픔을 덜어 준다. 그러나 그들의 내적 아름다움과 선함을 보게 될 때, 당신은 변화시키고 창조하는 일을 하게 된다. 당신이 좋아하는 가까운 사람을 생각해 보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인 양 살펴보되, 그 사람들에 관해 과거에 알았던 것이나 경험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보자. 그들에 대한 친숙함 때문에 놓쳤던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보자. 신선한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사랑할 수도 없다. 끊임없이 새롭게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사랑할 수 없다. 그와 같은 일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해 보자. 먼저 그 사람들에게서 당신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관찰하고, 공정하고 초연한 태도로 그 결점들을 잘 연구해 보자. 그 결점들을 의사가 병을 진찰하듯이 연구해야 한다. 그 사람의 결점이 당신이 어렸을 때 받은 교육이나, 당신의 틀이 그것들을 싫어하도록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럼에도 아직 결점이 남아 있다면 그 사람의 어린 시절 경험이나, 잘못된 생각이나,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됨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악의 때문이 아이라 무지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당신의 태도는 사랑과 용서의 태도로 바뀌어 갈 것이다.
- 다음에는 함께 살고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옮겨서,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당신 눈에 얼마나 전과는 달리 보이는지 관찰해 보자. 이렇게 바라보는 것이 어떤 봉사 행위보다도 그들에게는 무한히 큰 사랑의 선물이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의 가슴 속에서 그들을 변화시켰고, 그들을 창조했으며, 당신과 그들간의 크고 깊은 접촉을 통해서 그들을 실제로도 변화될 것이다. 이제 그 선물을 자신에게도 주자. 먼저와 같은 과정을 따라 어떤 결점이나 신경증세도 판단하거나 단죄해서는 안 된다. 아무도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자신도 판단 받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결점들을 면밀히 조사하고, 연구하고, 분석해서 잘 이해하게 되었으면 이 이해는 사랑과 용서로 이끌어 준다. 그리고 ‘나 자신’이라고 부르는 그것에 대하여 생겨나는 이 신기한 사랑의 태도에 의해 당신이 변화되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25. 눈을 빼어 버려라 >
*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 (마르 9,43-47)
- 맹인들을 대하다 보면 그들은 당신이 전혀 모르는 실재들을 감지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우리가 시력을 잃지 않고도 맹인들처럼 생생하고 예민한 세상에 대한 감지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당신이 마음속에서 집착이라고 부르는 부분을 뿌리 뽑고 잘라내지 않고 사랑의 세계에 눈을 뜬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이것을 거부한다면 사랑을 경험할 기회를 놓칠 것이며, 인간의 존재에 의미를 주는 유일한 기회를 놓칠 것이다. 사랑은 기쁨과 평화와 자유에 머물 수 있는 여권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가로막는 유일한 방해물은 집착이다. 집착은 마음속의 갈망을 자극하는 욕망에 불타는 눈과, 팔을 뻗어 움켜지고 소유하며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절대로 놓지 않는 손에서 생겨난다. 사랑이 태어나려면 이 눈을 빼어 버리고 이 손을 찍어 버려야 한다. 잘려나간 손으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잡을 수 없다. 눈이 빠져 버린 빈자리 때문에 이제껏 그것이 있는지조차 알아채지 못했던 ‘실재’에 갑자기 민감해진다. 마침내 당신은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까지 당신이 가지고 있었던 것은 일종의 착한 마음이며, 남에 대한 동정이나 관심이었다. 그것을 사랑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지만 흔들리는 촛불이 태양과 관계가 없듯이, 그것은 사랑과 별로 공통점이 없는 것이다.
- 사랑이란 당신의 안과 밖에 있는 실재의 모든 부분들에 대한 감수성이며, 온 마음으로 그 실재에 응답하는 것이다. 때로 당신은 그 ‘실재’를 끌어안기도 하고, 때로는 그것을 공격하기도하고, 때로는 무시하기도 할 것이며, 또 다른 것들에게 온갖 주의를 기울이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당신은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감수성에 의해서 그 모든 응답을 하게 될 것이다. 집착이란 무언가에 매달려 감수성을 흐리게 하는, 감각을 무디게 하는 마약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아주 작은 집착이라도 가지고 있는 한 사랑은 생겨날 수 없다. 사랑은 감수성이며, 아무리 작은 부분이 손상되었다고 해도 그것은 파괴된 감수성이다. … 불완전한 사랑, 모자라는 사랑, 부분적인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도 완전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그러므로 집착이 사라져야 비로소 사랑이라는 영적 자유의 무한한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래야 속박에서 풀려나 직시하고 응답할 수 있게 된다.
< 26. 고난과 영광 >
*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루카 24,26)
- 당신 삶에 일어났던 고통스런 일들을 기억해 보자. 그 일들이 당신을 변화시키고 성장시켜 준 것에 대해서 오늘 당신이 얼마나 감사하는지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바로 여기에 사람들이 결코 발견하지 못하는 단순한 진리가 있다. 행복한 일들은 삶을 즐겁게 해주지만,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고 자유를 얻게 해주지는 못한다. 그 특권은 고통을 주는 사물과 사람과 상황만이 가지고 있다. 그 고통스러운 사건들은 성장과 자유의 씨앗을 품고 있다. 최근에 고통을 주었고 부정적 감정(걱정, 불안, 질투, 분노, 죄의식 등) 불러 일으켰던 사건을 생각해 보자. 이런 감정을 일으켰던 사람과 사물은 그것이 누구였던, 무엇이었든 당신의 ‘스승’이었다. 당신은 몰랐겠지만 그들은 그만큼 당신 자신을 보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을 자기 이해, 자기 발견으로 초대하고 도전했으며, 그럼으로써 성장과 생명과 자유로 이끌었던 것이다. … 고통은 실재에 의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틀에 의해 생겨났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부정적 감정과 그 감정을 일으켜 준 사람이나 사물에게 너무도 감사하고 있는 자신을 문득 발견하게 된다.
- 더 나아가 자신이 생각하고 느끼고 말하고 행하는 것들 중에서 싫어하는 것들을 바라보자. 이를테면 부정적 감정들, 결점, 약점, 실수, 집착, 신경증, 고민과 물론 당신의 죄까지도 바라보자. 이것들 하나하나가 성장에 대한 약속과, 당신을 위해 유익한 것을 지니고 있으며, 당신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자. 당신이 남에게 고통을 주고 부정적 감정을 일으켜 주었다면, 그 순간 그 사람에게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씨앗을 제공하는 도구, 즉 스승이 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이 모두가 복된 잘못이며, 필요한 죄이고, 자신과 세상에게 큰 유익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보게 될 때까지 이 관찰을 계속하자. 그럴 수 있다면 당신 안에는 평화와 감사와 사랑과,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넘쳐흐를 것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찾아 헤매면서도 발견하지 못하는 그것, 즉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감추어진 평온과 기쁨의 원천을 당신은 이미 찾은 것이다.
< 27. 세상의 불 >
*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루카 12,49)
-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면 꽃이나 새나 어린아이를 보면 된다. 그들은 하늘나라의 완전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과거도 미래도 없는 영원한 현재를 순간순간 살고 있다. 그러므로 그토록 인간을 괴롭히는 죄의식과 걱정이 없고, 살아가는 순수한 기쁨에 차 있으며, 사람이나 사물에서 기쁨을 얻는 것이 아니라 삶 그 자체에서 기쁨을 얻는다. 당신의 행복이라는 것이 바깥의 사람이나 사물에 의하여 생기거나 유지되는 그런 것인 한, 당신은 아직 죽음의 나라에 있다. 어떤 이유도 없이 기쁨을 느끼게 되는 날, 모든 것 안에서 기쁨을 느끼고, 또 아무것에서도 기쁨을 느끼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그날, 당신은 하늘나라라고 부르는 끝없는 기쁨의 나라를 찾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하늘나라를 찾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며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주위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당신 안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당신이 해야 할 일이란 손을 뻗어 그것을 가지기만 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쉬운 일이다. 그러나 하늘나라를 소유하려고 한다면 아무것도 가질 수 없으므로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이는 당신을 위협하고, 자극하고, 안정감이나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권한을 모든 사람과 사물에게서 영원히 빼앗아 버림으로써, 그들에 대한 내적인 의존을 버려야 한다.
- 삶이 혐오스럽다고 느끼거나, 끊임없이 두려움과 근심에서 도망치려는 마음이 있거나, 집착이나 중독에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니기에 지쳤다거나, 권태로운 삶에 안주하는 것이 완전히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등 그런 경험이 있다면 당신의 가슴 속에는 이미 ‘불만족’이라는 신성한 불길이 타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불길을 삶의 일상적이고 자질구레한 일에 의해 틀에 매이기 전에 키워야 할 때이다. 지금은 다른 무엇에도 한눈팔지 말고 그 불꽃을 바라봄으로써 키우고 또 키워서, 떨치고 나가 자신의 삶을 바라볼 시간을 찾아야 한다. 이 신성한 ‘불만족’과 때로 사람을 광기와 자살로 몰아가는 절망이나 좌절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절망과 좌절은 생명으로 가는 신비의 길이 아니라 자기 파괴로 가는 신경질환의 길이다. 또 모든 것에 대해 항상 불평하는 사람의 우는 소리와 혼돈해서도 안 된다. … 당신의 불만족에 슬픔이나 괴로움의 흔적이 전혀 없다면 그 불만족은 신성한 것이다. 오히려, 그 불만족이 종종 가슴에 두려움을 일으킬 때에도 그 두려움에는 기쁨이, 하느님 나라의 기쁨이 함께 한다. 가슴 속에 있는 ‘불만족’의 불꽃을 찾고, 그것이 큰불로 타오를 때까지 잘 돌보아야 한다.
- 젊은 사람이든 늙은 사람이든 우리들 대부분의 불만족은 그저 어떤 것, 즉 더 많은 지식, 더 좋은 직업, 더 멋진 자동차, 더 많은 월급 등을 원하기 때문에 생긴다. 우리의 불만족은 “더 많이” 원하는 요구에 자리 잡은 것이다. 우리들 대부분의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저 무언가를 더 원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불만족은 그런 종류의 불만족이 아니다. “더 많이” 원하는 욕구는 맑은 사고를 방해한다. … 당신의 불만족은 대부분 무엇인가를 충분히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돈, 권력, 성공, 명예, 덕, 사랑, 거룩함 등을 충분히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것은 하늘나라의 기쁨으로 이끌어 주는 불만족이 아니다. 가지지 못한 불만의 원천은 탐욕과 야망이며, 그 열매는 분주함과 좌절이다. 무얼 더 원하기 때문이 아니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불만을 가지게 되는 날, 그때까지 추구해 온 모든 것에 대하여 염증을 느끼게 되는 날, 추구하는 그 자체에 염증을 느끼게 되는 그날, 당신의 가슴은 맑고 밝은 큰 영감을 얻게 될 것이고, 그것은 신비롭게도 모든 것에 기쁨을 느끼게 해 줄 것이며, 또 아무것에도 기쁨을 느끼지 않게 해줄 것이다.
< 28. 들꽃을 보아라 >
*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을까 … 걱정하지 마라. …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마태 6,25-28)
- 모든 사람이 때때로 ‘불안’이라는 느낌을 경험한다. … 불안이란 외적인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틀이나, 머리가 속삭이는 말에서 생기는 것이다. 당신의 틀을 바꾼다면 바깥 세계가 전혀 바뀌지 않고 그대로 있다고 해도 불안감은 즉시 사라질 것이다. … 불안감을 다루기 위해 연구하고 이해해야 할 것이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외적 사물들을 변화시켜 달래려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그러니 외모를 개선하거나 돈을 벌거나 친구들의 사랑을 더 확실하게 하려고 힘과 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 둘째, 불안의 문제는 외부의 현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당신의 틀 안에 있는 것이다. 셋째, 감정의 동요는 오직 자신과 자신의 문화가 일으키는 것이라는 깨달음만이 문제로부터 당신을 구출해 주고 큰 위안을 준다. 넷째,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 때문에 불안할 때마다, 이것을 기억하자. 당신은 어떤 일들에 대해 불안했지만, 정작 그 일이 닥쳤을 때에는 어떻게든 그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공중의 새나, 들꽃처럼 한 번에 한 순간씩 완전히 현재에 살 수 있는 복된 능력을 가지게 될 때 불안감은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정말 견딜 수 없는 것은 다섯 시간 후나, 닷새 후에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되는 일이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되풀이해서 말하고 있는 말, 즉 “이건 정말 끔직하다. 이건 참을 수 없다.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하는 등의 말은 정말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새나 꽃은 인간보다 복을 더 받았다. 그들은 미래에 대한 생각도 없고, 머릿속에 언어도 없고, 친구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도 없다. 그 때문에 그들은 하늘나라의 완전한 형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내일에 대해서 걱정하지 말자. 내일은 내일 스스로 돌보는 법이다. 그날의 고통은 그날의 것으로 충분하다. 당신의 마음을 무엇보다도 하느님 나라에 두자. 그러면 나머지 것들은 따라 온다.
< 29. 잃어버린 것과 찾은 것 >
*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마태 10,39)
- 죽기를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살기를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고, 죽음에서 도망치는 것은 삶에서 도망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일이 있는가? 전등도 없고 환기도 안 되는 작은 굴 같은 다락방에 사는 사람을 상상해 보자. 그는 아래층으로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길에서 차에 치일까봐 찻길도 못 지나간다. 이 사람은 자신의 다락방에 틀어박혀서 죽음을 피하려 하기 때문에 결국 동시에 삶도 피하고 있는 것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상실이며, 소멸이고, 떠나보내는 것이며, 작별이다. 당신이 붙박혀 있을 때 당신은 떠나보내기를, 작별하기를 거부하는 것이며 죽음을 거부하는 것이다. 삶을 저항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삶은 움직이고 있는데 당신은 붙박혀 있고, 삶은 흘러가는데 당신은 머물러 있으며, 삶은 유연하고 자유로운 것인데 당신은 굳고 얼어 있기 때문이다. 삶은 모든 것을 실어가 버리는데 당신은 안정과 영원을 찾고 있다. 당신은 매달리기 때문에 삶을 두려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아무것에도 매여 있지 않을 때, 무엇을 잃을까 두려워하지 않을 때, 그때 늘 신선하고 활기차고 생기 있는 계곡의 시냇물처럼 자유롭게 흐를 수 있다.
-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생각이나 사람이나 사물을 잃어버렸을 때 겪는 고통의 정도를 관찰해 보자. 그 고통과 슬픔은 당신이 거기에 매달려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왜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친구를 잃어버리는 것을 그렇게도 슬퍼하는가? 당신은 모든 것이 변하고, 지나가고, 죽는 다는 사실을 결코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죽음과 상실과 이별은 갑자기 당신에게 찾아올 수밖에 없다. 사물들은 결코 변하지 않으며 항상 동일한 것이라고 우겨대는 환상 속의 그 다락방에 살기를 당신은 선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삶이 갑자기 당신의 환상을 부수어 버릴 때 쓰라린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살기 위해서 실재를 정면으로 바라보아야 하며, 그럴 때 사람들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을 쫓아버릴 수 있게 되고, 새로움과 변화와 불확실성에 맛들이게 된다. 잘 아는 대상을 잃어버리는 두려움을 부숴버리고, 낯설고 잘 모르는 것을 기대를 가지고 기다리고 환영하게 된다.
< 30. 몸의 등불 >
* “네 눈은 네 몸의 등불이다. 네 눈이 맑을 때에는 온 몸도 환하고, 성하지 못할 때는 몸도 어둡다.”(루카 11,34)
- 세상을 구하는 것은 선의나 관용이 아니라 맑은 사고(思考)이다. 내가 옳고 모든 사람들이 틀렸다고 확신하거나, 나는 우월하고 다른 사람들은 열등하다는 생각은 마음의 일치가 아니라 분열로 이끈다. 이러한 자세는 당신에게는 우월감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반감을 가지게 함으로써, 결국 장차 나타날 불관용을 키우게 된다. 참된 관용은 진리에 관한 한 모든 사람들의 무지가 끝없이 깊다는 날카로운 깨달음에서만 생길 수 있다. 진리는 본래 신비이기 때문이다. 정신은 진리를 감지할 수 있지만 붙들 수는 없다. 우리의 신념들이 진리를 가리킬 수 있지만, 언어로 표현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열을 올려가면서 대화의 가치에 대해 역설한다. 그 가치를 나쁘게 말하면 다른 사람에게 자기주장이 정당하다고 믿게 하려는 위장된 시도이며, 좋게 말한다고 해도 자신의 우물이 세상 전체라고 생각하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해주는 정도이다. 여러 우물의 개구리들이 확신과 경험을 가지고 한 자리에 모인다면, 자기 우물 말고 다른 우물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안목이 넓어지기는 한다. 그러나 아직도 개념의 우물 속에 가두어 버릴 수 없는 진리의 바다가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한다. 우리의 가련한 개구리들은 계속 편을 갈라서 네 것과 내 것, 너의 경험과 나의 경험, 너의 확신과 나의 확신, 너의 생각과 나의 생각 등의 단어를 써가면서 이야기한다. 무한한 바다만이 갈라진 것을 결합시킨다. 이 진리의 바다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공식에 매이지 않는 맑은 사고를 가져야 한다.
- 맑은 사고를 가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용기이다. … 어린아이는 아직 어떠한 신념이나 편견도 없다. 바로 이러한 바탕에서 맑은 사고가 생긴다. 그리고 이러한 바탕을 얻으려면 배워서 얻은 것을 모두 버리고, 실재를 바라보는 시야를 흐리게 하는 과거의 경험이나 틀에 매달리지 않는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어떤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관찰해 보면 그 뒤에 있는 편견에 가득 찬 사고를 발견하고 놀랄 것이다. 편견과 믿음만이 맑은 사고의 적이 아니다. 욕망과 두려움이라는 한 쌍의 적이 또 있다. … 맑은 사고를 위해 필요한 것은 지성이 아니다. 지성은 쉽게 주어지는 것이지만, 두려움이나 욕구를 잘 감당해 온 것은 용기이다. 무언가를 바라거나 두려워하는 순간 가슴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사고를 방해한다. 영성의 대가들은 진리를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교리적 공식이 아니라, 사고할 때마다 자신의 틀과 이익을 던져 버리는 가슴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이다. 이 가슴은 언제든지 새로운 증거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관점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는 가슴이다. 그러므로 이 가슴은 인류의 몸 전체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 안에서 서로 떨어져 있는 모든 사람들의 우물 벽은 무너지고, 모두를 진리 안에서 하나로 묶어 주는 바닷물이 넘쳐들 것이다.
< 31. 준비하고 있으라 >
*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마태 24,44)
- 신비가들은 그들 주위의 모든 곳에 존재하는 거룩함에 대해 말한다. 그 거룩함을 찾기만 한다면, 우리의 삶을 의미 있고 아름답고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사람들은 이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거룩함이라고 부르는 이것을 얻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책을 읽고, 구루에게 묻는다. 그들은 모든 종류의 방법과, 기술과, 영적 훈련과, 공식을 총동원한다. 그리하여 몇 해 동안의 결과 없는 싸움 끝에 용기를 잃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혼동되고 어리둥절하게 된다. 결국 자신을 탓하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찾는 그 거룩함이 대체 무엇인지도 정확히 모르고 있다. … 노력이 행동을 변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사람을 바꾸지는 못한다. 진정으로 남들의 사랑을 얻는 것은 기술을 연마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인격의 사람이라는 그 사실로서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노력이나 기술을 통해서 얻을 수 없다. 영성과 거룩함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의 행위가 그것을 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도, 경쟁해서 획득할 수 있는 상도 아니다. 문제는 당신이 무엇이며, 무엇이 될 것인가이다. 거룩함은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은총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깨달음’, ‘바라봄’, ‘관찰’이라고 하는 은총이다. 거울에 얼굴을 비추어 보듯이 깨달음의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본다면, 그리고 이렇게 비추어진 모습을 판단하거나 단죄하지 않고 관찰하기만 한다면, 당신 안에서 모든 종류의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구체적으로 깨달아야 할 것은 당신의 반응과 관계들을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누구이든 어떤 사람과 함께할 때, 또는 자연과 함께할 때, 또는 어느 특정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당신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 반응들을 연구하고, 그것이 정확히 무엇이며, 어디서 오는가를 관찰하되 거기에 대해 훈계를 하지도 말고, 죄의식을 갖지도 말며, 더구나 욕망이나 바꾸려는 노력은 더욱더 하지 말자. 이것이 거룩함을 얻기 위해 해야 할 일의 전부이다. 만일 당신이 한번이라도 깨달음을 맛보았다면 깨달음은 기쁨이라는 것을, 세상을 보고 싶어서 밖으로 나가는 어린아이의 기쁨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깨달음이 기분 나쁜 어떤 것을 드러낼 때조차도 항상 자유와 즐거움을 준다. 처음에 깨달음을 훈련하는 데 게으름을 좀 피우더라도 자신을 재촉하지 말자. 강요는 또 다른 노력이 되어 버릴 수 있다. 판단하거나 단죄하지 말고 자신의 게으름을 그저 깨닫기만 하자. 깨달음이 당신에게 거룩함을 줄지 안줄지는 당신은 결코 그 사실을 알 수 없다. 기술이나 노력이나 강압을 통해 얻은 것이 아닌 참된 거룩함은 전혀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거룩함이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조금도 깨닫지 못할 것이다. 거룩하고 싶은 욕망조차 사라질 것이므로, 자신이 깨달음을 통해서 순간순간 충만하고 행복하며 투명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잘 살펴보며 깨어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한 상태에서 당신의 눈은 구세주를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안정도, 사랑도, 소속감도, 아름다움도, 권력도, 거룩함도, 그 무엇도 더 이상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 142 금주의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143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에니어그램 ]
- 지은이 : M. 레벡카 E. 로가시온(RGS)
- 옮긴이 : 이정순
- 펴낸데 : 성서와 함께
- 출판일(발행일) : 1991.10.25 –160p
- 내 용 : 동양의 9가지 인격 유형론, 당신 자신과 남들을 아는 길
[ 표지의 글 ]
- 이 책 에니어그램은 이슬람의 신비가 수피들에 의하여 2000년 이상 구전으로 보존되어 온 동양의 인격 유형론이다. 이 책은 지난 5년간 필리핀 전역에 걸쳐 각기 다른 종족, 민족, 각종 직업, 문화, 사회 경제적 배경을 가진 7,500여 명의 참가들과 함께 했던 에니어그램 피정과 워크숍의 산물이다. 서술된 각 유형은 자신이 거기에 속한다고 확인했고 함께 사는 공동체로부터 인정을 받은 모델들을 모은 것이다. 이 책에서 자신의 유형을 찾은 사람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자신은 어떤 사람일 수 있으며, 어떤 존재는 되지 말아야 하는지를 발견할 것이다. 이 지식은 충만한 생명을 살고자 하는 사람의 인격 계발에 유용하다.
- 저자 메리 레벡카 ‘리브카’ 로가시온 수녀(착한 목자 애덕 성모회)는 동료 상담-생명의 길과 에니어그램으로 필리핀 전역에 알려진 분이다. 필리핀 대학교에서 사회사업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저자는 소책자 ‘동료상담-생명의 길’을 펴낸 바 있으며, 카빗의 바킬에 필리핀 동료상담 재단을 설립하고 책임자로 있다. 저자는 1980-1981년 영국 셀리오크 대학에서 도로시 카드버리 연구원의 지위를 차지한 첫 번째 가톨릭 수녀로서 16년간 사회 개발 분야에서도 일했고 공인 회계사이기도 하다. 이 책이 우리말로 번역된 1990년 11월 현재 필리핀, 미국, 영국, 몰타, 한국, 인도, 홍콩,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9,500여 명에게 워크숍과 피정을 지도하여 동양 에니어그램이라 명명한 새로운 모델을 내놓고 있다.
[ 차 례 ]
책머리에, 머리말
제1부 : 에니어그램
제2부 : 힘의 중심
1. 장 중심 사람들 2. 심장 중심 사람들 3. 머리 중심 사람들
제3부 : 행동 방식 <바로가기 클릭 >
1. 움츠리는 사람들
1) 구(9) 2) 사(4) 3) 오(5)
2. 의존적인 사람들
1) 이(2) 2) 육(6) 3) 칠(7)
3. 공격적인 사람들
1) 팔(8) 2) 일(1) 3) 삼(3)
제4부 : 성장 과정
맺음말 : 그리스도 안의 통합
[ 책머리에 ]
- 필자가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것은 내 생활에 깔린 어떤 냉혹한 현실로 말미암아 무척 의기소침했고 참담함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그 당시 나는 기도를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각박한 현실에 대처해서 나의 우주적 노선에 나 자신을 회복시킬 가동성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원칙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부여하신 잠재력 속에서 발견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 냉혹한 현실에 대하여 나의 재능으로, 곧 그것은 내 힘이 미치는 범위 안에 있다는 사실로 받아들여 정면으로 맞섰다. 점차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우주적 힘을 통하여 이미 이루었어야만 했던 것을 전적으로 지지하신다는 것을 알려 주시며 내 생애의 사건들과 환경들을 조성하기 시작하셨다. 하느님께서는 그 사건을 통하여 나로 하여금 인간이 냉혹한 현실들을 대면하려면 자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게 하셨다. … 필자는 이 책에서 관대하게 모델이 되겠노라고 허락하신 분들께 감사할 것이다. 에니어그램을 통하여 필자가 마주쳤던 분들이 모두 도움을 받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확실히 나의 워크숍에서 실망이나 낙담을 느끼고 퇴장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5년간의 작업과 이 책이 한 사람이라도 충만한 생명을 살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필자에겐 족하다. 왜냐하면, “한 인간은 온 세상보다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 메리 레벡카 리브가 E. 로가시온 수녀(RGS)
[ 머 리 말 ]
- 우리는 살아가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우리가 아는 사람들이 의미 있는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실패하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그런가하면 실패할 것 같은 사람들이 스스로 잘 대처하여 인생의 도전을 극복한 증거들이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자문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보다 더 효과적으로 삶을 꾸려나갈 기회들을 늘릴 수 있는 무슨 길이 있을 터인데?” 많은 구루들이 그 길을 보여 주었고 어떤 이들은 효과적인 생활을 위한 도구들을 우리에게 주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그 도구들을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좀 더 효과를 낼 수 있는 다른 길을 찾게 된다. 인생에 대한 우리의 영원한 문제는 어떻게 우리 자신의 성격 유형과 인생 과정에 개입하여 우리가 다른 실재로 넘어가기 전 아직 여기 이 지상에서 보다 더 효과적인 삶을 사는가이다.
- 현재까지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과 우리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고 싶을 때 인성검사를 한다. 대부분의 인성검사들은 프로이드, C,G, 융, 마슬로우, 에릭 에릭슨, 그 밖의 여러 사람들이 만든 서양의 성격론에 기초를 두고 있다. 서양의 인성검사들은 문자화된 것, 두뇌적, 과학적, 전문가 지향적이며 선호 위주이다. 이제 우리는 사람들과 그들의 행동 방식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길을 찾아 동양에로 방향을 돌리는 태평양의 세기로 접근하는 시기에 이른 것 같다. 이 목적을 위하여 우리는 인간의 본성과 행동에 대하여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속에 들어 있는 공백을 메꿔주는 에니어그램이라 부르는 동양의 성격론에로 방향을 돌리자. 이는 단지 우리 자신과 남을 이해하게 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내적 발전 과정에도 개입하도록 돕는 구술적, 경험적, 직관적, 대중 지향적 그리고 본질 위주의 인성검사의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 제1부. 에니어그램 ]
= 당신 자신과 남들을 아는 길 = < 에니어그램 >
[ 에니어그램 ]
- 에니어그램(Enneagram)은 두 희랍어, 아홉을 의미하는 에네에스(Enneas)와 단위를 의미하는 그라마(Grama)에서 유래한다. 에니어그램은 아홉, 인간의 성격 유형이 오직 아홉 가지뿐이라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은 대략 2000년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유래하여 후에 모슬렘계통에 스며들었고 이어 중앙아시아와 인도 대륙에 전해졌다. 수피 스승들은 개인이 자신에 대하여 알 수 있도록 오직 그 사람의 인격 유형에 관해서만 가르친다. 오스칼 이차조는 처음에는 칠레에서 그 다음 미국에서 수피 에니어그램에 관한 공공의 관심을 모으는데 공헌하였다. 해를 거듭하는 동안 한 구루의 기록이 다른 구루에게 전수되었고, 그것이 알려져서 이 시대와 우리들에까지 전해지기에 이르렀다. 에니어그램은 고대 구루들의 영적 지도와 상담에 사용되었다. 그들은 구두 전승을 보존하였으나, 1980년대에 이르러 많은 매력을 끌게 되어 더 이상 신비에 둘러싸인 구두 전승으로 남겨둘 수가 없게 되었다. 그것은 인간 본성을 이해하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라는 것이 판명되었던 것이다.
- 에니어그램은 희랍의 신화론과 신학과 수학의 영향을 받았다. 이 이미지를 보면 여러 면으로 된 다이아몬드가 연상된다. 이 모든 유형은 신의 일 면을 반영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는 항상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을 닮아 창조되었다는 것을 고수하기 때문에 에니어그램을 우리 그리스도교의 신앙과 교의들 속에 통합시킬 수 있다. 하느님이심의 전부가 그리스도 안에서 육화되었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어떤 특성들은 각 사람 안에도 육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당신 자신의 생명에 우리가 참여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무에서 생명에로 부르셨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생명의 주인이시며 원천이시다.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우연히 태어나지 않았다. 영원으로부터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신성에 참여할 수 있게 하셨고 우리에게 당신의 생명을 살 사명을 주셨다.(사도 17,28 참조) 우리가 하느님의 모상을 닮아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 자신에 대하여 가진 이상상은 바로 우리가 좋다는 것이다.
- 모든 사람은 수태 순간부터 재주 혹은 재능을 부여받는다. 하지만 사람을 침해하는 냉혹한 현실들은 그 재능들의 외적 표현을 굳어 버리게 만들거나 얼어붙게 하는 영향을 끼친다. 부여받은 재능들에 대한 무감각에서 벗어나려 사람은 자기의 인간됨 속에 들어있는 충동적인 표현들을 계발한다. 사람은 자신에 대한 부정을 경험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재능이었던 것이 강박 충동이 된다. 덕이었던 것이 흠이 된다. 좋고 긍정적인이었던 것이 나쁘고 부정적인 것이 된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에니어그램은 동양적, 구술적, 경험적, 직관적, 본질 위주의 성격 유형론으로서 다음과 같은 것들(인간 본성의 이해)을 위한 효과적인 도구가 되었다.
1) 인간의 내적 세계를 투시하고 자기 자신 속에 있는 하느님의 활동을 깨닫게 해준다.
2) 개성 표현을 위한 기회들을 마련했던 과거에 대하여 분명히 말하게 해준다.
3) 과거와 현재 가지고 있는 어려움들과 문제점들과 화해하게 해준다.
4) 다른 유형의 사람들과 자신의 조화성과 모순성을 이해하게 해준다.
5) 자기 신뢰를 위한 기반으로서 기능을 발휘하는 자아의 수용과 진가를 발전시킨다.
6) 자아 탐지를 위한 틀로서 재능과 강박 충동들의 연속성을 이용하게 해준다.
7) 자아의 어두운 영역을 다루는 책임감을 갖게 한다.
8) 보다 더 효과적인 생활을 위한 자신의 내적 발전 과정에 개입하게 해준다.
9) 보다 의미심장한 미래를 보장하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10) 다른 이들을 이해하고 그들을 올바로 보게 한다.
따라서 언젠가는 에니어그램이 제3세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사회-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영적인 문제들의 해결에 대중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
[ 제2부. 힘의 중심 ]
- 아홉 유형은 항상 그들이 가진 힘의 중심에 따라 분류되었다. 수피(이슬람 신비주의자)들은 생명력과 기력의 세 가지 주요 중심을 숙고하였다. 이 중심의 각각은 의식에 대한 고유의 신체 기관을 갖고 있다. 각 사람은 세 중심(머리, 심장, 장)을 모두 갖고 있다. 한 중심에서 흘러나오는 힘은 다름 두 중심에서 나오는 힘과는 다른 빛깔, 다른 맛, 그리고 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 한 중심은 다른 두 중심보다 좀 더 지배적이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당면하는 냉혹한 현실에 대처하는데 힘을 마련하는 것이 우세한 중심이다. 냉혹한 현실은 좋은 사람이라는 그의 이상상의 수준에서 그를 위협하는 사람이나 집단 또는 상황이다. 누가 당신을 배척하고 당신과 말하기를 거부하며 험담을 한다면 그 사람이 냉혹한 현실이다. 당신을 오해하고 무시하며 도전하는 집단이 냉혹한 현실이다. 이 집단은 그 행동으로 좋은 사람으로서 당신이 필요로 하는 긍정을 부인한다. 당신의 개인적, 사회적, 전문적 기능의 수행을 상당히 비효과적이게 하는 상황도 냉혹한 현실일 수 있다. 그것은 좋은 사람으로서 자신에 대한 당신의 신념을 잃게 한다. 냉혹한 현실에 대한 사람의 즉각적 반응이 바로 그 사람이 가진 힘의 중심을 나타내는 표시다. 생명력과 힘의 세 중심은 장 중심, 심장 중심, 그리고 머리 중심이다.
- 에니어그램은 사람의 본질 혹은 실존을 다룬다. 아홉 유형은 각기 분명하게 구별되며 기본적인 차이점을 갖고 있다. 글로 쓰인 에니어그램을 읽는 사람은 자기가 모든 유형에 속하거나 또는 아무 유형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수긍한다. 이것은 구전을 문장으로 옮기면 그 지혜를 잃게 된다는 수피들의 주장을 증명하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의 독특한 장점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유형을 알게 해주고 그것을 자기의 것이라고 인정하게 하여 그 깨달음으로부터 자신에 대하여 어떤 조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각 유형은 독특한 재능을 갖고 있으며 이것이 각 사람이 자기가 좋은 사람이라는 이상상을 체험하는 것이다. 한 유형 출신의 사람이 가진 재능은 본인과 하느님 백성 양편에 주신 하느님의 선물이며 공동선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1베드 4,10-11/공동체 생활 참조)
- 아홉 유형은 “나는 좋다. 왜냐하면 … 이므로”라는 이상상을 가지고 있다.
유형#1. 나는 올바르므로, 정당하므로
유형#2. 나는 줄 수 있으므로, 도울 수 있으므로, 지지할 수 있으므로
유형#3. 나는 성공적이므로, 유능하므로
유형#4. 나는 특별하므로, 독자적이므로, 세련되었으므로
유형#5. 나는 현명하므로, 통찰력이 있으므로
유형#6. 나는 순종적이므로, 신실하므로, 잘 어울리므로
유형#7. 나는 괜찮으므로, 훌륭하므로, 잘 어울리므로
유형#8. 나는 강력하므로, 할 수 있으므로
유형#9. 나는 안정되었으므로, 흔들리지 않으므로
- 누가 에니어그램에서 어느 유형이라고 주장할 때 그는 개인의 체격, 걸음걸이, 얼굴 표정, 음색, 말투, 어휘, 자기의 성공들과 문제점에 이르는 외적 사실로부터 시작하여 경향, 태도, 가치 체계와 영성의 내적 실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사람됨에 포함된 어떤 일관성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을 통해 사람은 전체성에 이르게 되며, 자기의 개체성을 분명히 알게 된다. … 이 책은 함께 살고 있는 공동체에 의하여 자기의 유형을 확인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유형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이 책은 각 유형의 외관을 보여 주기 위하여 서로 다른 유형에 대한 묘사와 실물화를 제시하면서도 구전의 우월성을 여전히 인정하고 있다.
< 1. ‘장 중심’ 사람들 >
- ‘장 중심’ 사람들은 의식의 신체적 기관으로써 식도에서 항문에 이르는 관의 대부분이 위에 고정되는 소화기관을 갖고 있다. 그들의 체격은 보통 튼튼하고 건장하며 잘 발달된 근육과 툭 튀어나온 뼈와 결합조직을 갖고 있다. 그들의 모난 턱과 광대뼈는 다른 사람에게 투쟁적으로 보일 수 있는 태연자약한 진지함과 무정함을 드러낸다. 그들은 단호한 눈매와 도전적인 안색을 갖고 있다. 그들은 대개 진지하다. 어린이들은 보통 그들을 두려워한다. 그들은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는 실제형의 인물들이다. 그들은 진실 또는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 그 진실 또는 현실에서 자신의 권위를 끌어낸다.
- ‘장 중심’ 사람들은 대개 진행 중인 일을 파악하는데 신속하다. 그들은 자기가 속해 있는 현실의 한 부분이 된다. 그들은 냉혹한 현실을 조정하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하여 본능적으로 그것을 거슬러 응함으로써 현실에 대처한다. 그들은 천성적으로 규율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며 다른 사람들도 통제에 따르도록 만든다. 결정과정에서 장 중심 사람들은 그 요구들에 따라 상황에 응한다. 그들은 인간 존중이나 공적인 인상 혹은 그들의 개인적 감정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많은 ‘당연’과 ‘의무’를 갖고 있다. 그들은 담력이 있고 용감하며 객관적이고 원칙적이다. 비타협적인 그들은 누가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상관치 않고 어떤 논쟁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명확한 입장을 취한다. 그들은 친구든 적이든 누가 관여되었는지 상관치 않고 법의 완전한 힘을 작용시킨다.
< 2. ‘심장 중심’의 사람들 >
- ‘심장 중심’ 사람들은 의식의 신체적 기관으로써 심장과 순환기 계통을 갖고 있다. 그들의 체격은 둥글둥글한 것이 특징이다. 매력적인 미소를 띤 그들의 얼굴은 대개 용모가 부드러워 보기가 좋다. 반짝이는 눈을 가진 그들은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기쁨을 발견하려는 것 같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임으로써 그들이 속으로 딴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한다. ‘심장 중심’ 사람들은 대개 상황 파악에 직관적이다. 이는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맺는 관계와 접촉의 관계 때문이다. 그들은 사람을 위주로 한다. 그들은 남들에 대한 관심으로 우정과 친밀함과 대인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들의 야망은 보통 다른 사람인 친구들, 친척과 가족을 포함한다. 그들은 마음으로부터 위험을 감지하고 냉혹한 현실에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대인관계와 우정으로 길들여 냉혹한 현실에 접근한다.
- 결과 과정에서 ‘심장 중심’ 사람들은 관여된 사람들이나 그 결정에 의하여 영향을 받게 될 사람들을 고려한다. 그들은 인간을 매우 존중한다. 그들은 결정과정에서 자신의 공적인상, 감정, 영향을 받게 되는 사람이나 사회적으로 연관된 사람들을 생각하여 그들이 곤경에 처하지 않게 한다. 만일 어떤 결정으로 인해 그들과 가까운 사람이 불리한 영향을 받는다면 그들은 그를 구출하려고 한다. 그러나 적들이 포함되었다면 개의치 않는다.
< 3. ‘머리 중심’의 사람들 >
- ‘머리 중심’ 사람들은 의식의 신체적 기관으로써 뇌와 중앙 신경조직을 갖고 있다. 그들의 체격은 종종 몸의 허약함과 가냘픔을 시사하는 편편한 가슴과 긴 몸, 그리고 빈약한 근육발달로 특징을 이룬다. 그들은 대개 부끄러움을 타고 소심하다. 때때로 그들은 자기의 머릿속에서 고안한 불길한 각본으로 겁먹은 모습을 하기도 한다. 그들은 대개 다른 사람들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을 피한다. ‘머리 중심’ 사람들은 관찰, 분석, 비교, 대조의 사고과정을 통하여 상황을 파악한다. 그들은 상황을 고찰하고 분석하며 연구하기 위하여 냉혹한 현실을 멀리한다. 그들은 긴장하고 억제되거나 내성적이고 무관심할 수 있다. 때때로 그들은 참된 고독을 위한 공간을 갖고 싶어 하기도 한다. 또한 그들은 공동체나 그룹 안에서 피난처를 찾는다. 그들은 감정적, 심리적, 영적인 지원을 얻으려고 공동체와 그룹에 의지한다.
- 결정과정에서 ‘머리 중심’ 사람들은 결정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며 타당성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권위자와 자기가 속한 단체에서 받아들여 질 수 있는지에 마음을 쓴다. 그들은 특히 문젯거리를 풀거나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서 권위자가 내세우는 지시나 명령을 값지게 평가한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내릴 필요를 느끼지 않으며, 앞에 놓인 문제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논쟁을 해야만 한다. 그들에게는 자기가 존경하는 이의 의견이나 그 문제에 관여하고 있는 권위자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
[ 제3부. 행동방식 ]
- 에니어그램은 건강한 사람과 건강하지 못한 사람을 구분 짓는다. 에니어그램에서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천부적 재능과 강박 충동들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강박 충동들을 다스릴 수 있고, 자기의 재능들을 다 발휘하도록 가지고 있는 힘을 사용하는 통로를 가진 사람이다. 이 사람은 다른 이들의 재능을 옳게 평가할 수 있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은 자신의 강박 충동들을 다스리지 못하며 자기의 재능들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가진 힘을 사용할 수 없다. 이 사람은 다른 이들이 가진 재능을 옳게 판단할 수 없다. 당신 자신을 알게 하는 길인 에니어그램은 당신을 당신이 가진 강박 충동에 맞대면시키고, 건강하지 못한 사람으로부터 건강한 사람에로 옮겨 가도록 도전하여 당신의 건강을 테스트한다. 에니어그램으로 당신 자신을 알게 하는 것은 당신을 거스른 문제점을 겨냥하고 당신이 기본적으로 움츠리는 사람인지, 의존적인 사람인지 또는 공격적인 사람인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 1. 움츠리는 사람들 ]
- 움츠리는 사람들은 그룹 안에 있으면서도 그룹의 활동에는 전심을 다하여 끼어들지 않을 수 있다. 그들은 자신만의 사색과 더불어 홀로 있기를 좋아하고 그룹이 하고 있는 것에 적응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룹 안에 있을 때 그들은 다른 이들을 관찰하기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은 뭇 사람의 주목의 대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움츠리는 사람들은 대개 아주 강한 충동들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은 자기만의 인생 목표들을 가지고 그것들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를 알고 있으나, 그 모든 것을 상당한 초연함으로 추구한다. 다른 이들 눈에 그들은 염세적이거나 숙명론자로 보일 수 있다. … 단체 생활의 외변에 스스로 머물도록 허용했던 움츠리는 사람들은 가까운 개인들이나 그들이 속한 단체로부터 고립, 고독, 염세적, 수동적, 냉담, 지루함, 느림, 문제성 같은 불만이 섞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결정과정에서 움츠리는 사람들은 자기의 입장을 밝히고 나눌 수 있다. 그들이 충분히 자기의 생각을 밝힐 수 있을 때는 그룹 전체가 그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따라 가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들은 대개 독립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으며, 그들은 그룹을 떠나서 자기가 결정한 바를 추진한다. 이러한 행동 방식에 더욱 만족하기 위하여 그들은 지도자의 지위를 차지하려 들지 않는다. 그들은 단정적인 동시에 자기의 아이디어에 대한 그룹의 반응이 어떻든지 무관심할 수 있다. 그들은 그룹의 생각과 조화를 이루려고 시도한다. 그들은 불필요하게 자기주장을 펴지 않기 때문에, 그룹도 이런 사람들과는 별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그들은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고독 속에서 행복과 만족을 발견한다. 그들의 침묵은 자기 실존의 심연에 닿게 하는 침묵이다. 그것은 아주 충만하고 의미심장한 것이 될 수 있는 그런 침묵이다. 그들이 의기소침할 때 지키는 침묵은 그 사람의 신체적, 영적, 그리고 감정적 능력들을 상당히 악화시키고 고갈시킬 수 있다. 이들이 평화스러울 때 체험하는 침묵은 그 자체와 화해한 세계의 침묵이다.
- 에니어그램에는 움츠리는 형이 셋 있다. 그들은 각기 다른 세 중심에서 나온다. 그들이 지닌 움츠리는 성질은 그들이 가진 생명력과 기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르다. 세 움츠리는형과 좋은 사람이라는 그들의 이상상과 각각의 중심은 다음과 같다.
* 구(9) 유형 : 나는 안정되었다. 흔들리지 않는다 : 장 중심
* 사(4) 유형 : 나는 특별하다. 독자적이다. 세련되었다 : 심장 중심
* 오(5) 유형 : 나는 현명하다. 통찰력이 있다 : 머리 중심
- 세 유형들은 모두 그들의 독특한 행동방식에 중심을 이루는 지배적인 힘이 가진 정취를 풍긴다. 이 세 사람을 한데 모아 놓으면 각자를 개체화하듯 그들 사이에 뚜렷한 차이를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용감한 구(9)들은 냉혹한 현실에 대하여 표현을 거의 하지 않거나 노골적인 냉담을 보이는 침착하고 진정된 입장을 취한다. 그들은 사(4)들과 오(5)들이 거의 공통적으로 갖는 풀 죽고 걱정 많은 우울한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 사들, ‘심장 중심’ 사람들은 저조하고 걱정이 많고 의기소침함에도 불구하고 냉혹한 현실에 대처하려는 경향을 띨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심장 중심’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친구를 갖는 즐거움을 누린다. 기분이 저조할 때 그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찾는다. 그들의 체격은 ‘심장 중심’ 사람들과는 다르다. 그들은 대개 둥굴둥굴한 외형을 갖고 있지 않다. 사들은 모든 유형 중에서 가장 우아하다. 오들은 ‘머리 중심’ 사람들로서 상당히 근심스런 표정을 하고 냉혹한 현실로부터 떠나서 그네들의 방이나 농장 또는 숲 속에 있는 그들만의 공간으로 가는 기교를 쓴다. 그들은 머릿속에 끊임없는 각본을 구상하며 결국 어둡고 겁먹은 표정을 짓게 하는 침울에 빠진다. 그들이 상당히 지적인 사람인 경우에는 아주 참을성이 없고 화를 잘 내며 오만으로 번뜩여 충동적이 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천부적으로 지니고 있는 온화함과 소심한 자제심을 그런 행동과 도무지 조화시키지 못한다. 오들 안에 있는 기질들이 그들을 공격적인 것같이 보이게 한다. 그들은 일단 침착성을 되찾으면 더욱 온순하고 칭찬할 만한 자연스런 자세로 되돌아선다.
[ 구/9 유형 ]
* 구들은 용감하고 단언적이기는 하지만 적극적은 아닐 수 있다.
* 장 중심의 구에게 도전하지 말라
< 1. 이상상 : 나는 좋다. 안정되었으므로, 흔들리지 않음으로 >
- 에니어그램의 중심에 있는 구(9)는 모든 유형 중에서 가장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에니어그램은 일(1)에서 구(9)에 이르기 때문에 구는 목적지에 도착한 사람인 듯하다. … 구들은 용감하고 단언적이기는 하지만 적극적은 아닐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이들을 생긴 그대로 그리고 무엇을 하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한다. 구들의 온화한 존재는 불안정하고 신경증이 있는 사람을 진정시킬 수 있다. 구가 까다로운 성격을 지닌 사람들을 다루는데 최적격이라는 사실은 당연하다. 구의 침착성은 퍽 믿음직스럽다. 구의 온화한 단호성은 사람을 저항 없이 즉결 심판대에 올려놓게 한다. 구들은 고요와 은총으로 혼란 중에 있는 정신을 극복할 수 있다. 구들은 자신의 쾌적한 침착성을 잃지 않으면서 커다란 혼동을 대면할 수 있다. 그들은 평정을 강화하고 저항력을 평정할 수 있다, 그들은 어떤 환경에서도 자기들이 앉을 자리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상황을 휘어잡을 수가 있다.
- 잘난 체하고 나서지 않는 구들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과 조화를 이루도록 움직이게 하는 우주적 실재들과 깊은 일체감을 가질 수 있다. 느리지만 확실한 구는 이루어야 하는 일에 노력도 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다. 느리다고 인식되는 구들은 기대를 채우는 재능을 소유할 수 있다. 구들은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결정을 내리고 가동 중에 있는 전 제도를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평화스런 구들은 대단한 조정자들이요 화해를 이루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공정성과 정의의 기본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서로가 평화스럽도록 사람들을 고무한다. 구들은 용서를 하지 못하며 굽힐 줄 모르는 잔인성과 더불어 ‘눈은 눈으로’의 처리 방안을 적용하는 이들로 나타난다. 구들은 자기들을 못 살게 구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며, 품위를 갖추지 못한 이들에게 무정하고 아주 냉담하게 대접할 수 있다. 화술에 있어서 무뚝뚝하고 간결한 그들은 그들의 간명함 속에 문제를 생략하고 대강 처리할 수 있으며 동시에 그들이 지닌 부드러움으로 노여움을 가라앉힐 수 있다.
- 항상 사람 안에 있는 좋은 것을 믿는 구들은 기회주의자에 의하여 남용될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의 수용성과 관용을 지닐 수 있다. 구들은 간특하지 않으면서 천진난만할 수 있다. 그들을 종종 모두가 구들처럼 착하고 때 묻지 않았으며 부패에 감염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여 잘못을 범한다. 조만간 그들은 사람들은 구들이 가진 이러한 믿을만한 기질에서 어떻게 유익을 취하는지 발견하게 되어, 일단 그들이 관계를 끊으면 상대편은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확신해도 된다. 구들은 지도자들로서는 온건파들이다. 에니어그램 중심에서 그들은 좌우에 너무 깊이 기울지 않는 경향을 띤다. 구가 지도력을 취하면 그 때는 구성원들이 성공하는 시기이다. 구들은 지도자로서 참여자 모두가 그들이 관계된 분야에서는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하고 완전한 보완과 협력을 주장한다. 그들은 결코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며 초연하고, 공무에 있어서는 정직성과 통합성의 표본이 될 수 있다. 신의 뜻과 상당히 일치하는 사람됨의 기질을 지녔으므로, 주제넘지 않고 기만하지 않으며 기교가 없고 소박하며 꾸밈이 없는 구가 혼동의 와중에 있는 나라에서 신앙과 지혜, 침착성과 비전과 용기를 가지고 지도자로 취임하게 되면 그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위대한 선물이 된다.
< 2. 자아 고착 : 나태 >
- 본능적으로 본질에 있어서 현실을 파악하고 긍정적인 현실에 대하여 아주 균형 잡힌 이해력을 곁들인 구들은 게으름 또는 나태의 유혹에 굴복하기 쉽다. 구는 주변 사람들의 좌절을 신의 섭리에 맡겨버릴 수가 있다. “모든 것이 마찬가지일거야”가 구들로 하여금 당면하고 있는 현실에 나태한 반응을 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구들은 자기가 평범하게 여기는 것에 관하여 남들이 어찌 그토록 법석을 떠는지 당황해 한다.
< 3. 회피 : 갈등, 분노와 감정적 혼란 >
- 구들은 그들의 내적 자세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갈등과 분노와 감정적 혼란을 피한다. 그들은 “일어날 일은 일어나겠지.” “죽을 때라면 죽을 테고, 당신이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길은 도무지 없어요.”라고 외적 현실의 가치를 얕본다. 모두가 마감선이 가까이 다가오면 퍽 걱정을 하는데 구는 정시에 도착하리라는 것에 대하여 자신만만하다.
< 4. 말투 : 단조롭고 변화가 없다 >
- 구의 내적 침착성과 자세는 단조롭고 변화가 없는 억양에서 드러난다. 괴로움이나 성급함을 결코 느끼지 않는 구들은 어떤 처지에서도 가장 침착하다. 그들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싫증을 느끼고 대화의 진행을 지속시키는데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질문에 대하여 어떤 열의도 보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적 태도로 평범하게 답한다. 간명하고 요령 있는 구는 간결하게 그리고 아무 매력도 없이 말한다. 이야깃거리가 없으면 구는 그들 내부에 있는 그윽한 침묵 속으로 쉽사리 빠져든다.
< 성서 구절 >
- 구들은 신앙심이 매우 깊다. 침묵 속에서 구들은 하느님의 우주적 힘 안에서 그분께 자기들을 연결시킨다. 그들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행동하기 위하여 그분의 뜻을 식별한다. (1코린 2,10-12/하느님의 지혜 참조) 말 한마디 없이, 어떤 경고도 없이 하느님의 뜻을 감지한 구는 모두가 놀라는 행동을 개시한다!
[ 사/4 유형 ]
* 사들은 행복할 때 홍조를 띤다.
*
사들은 품위와 예법에 따라 일을 처리할 수 있다.
< 1. 이상상 : 나는 좋다. 특별하므로, 독자적으로, 세련되었으므로 >
- 미와 연관을 가진 사들은 그들의 교육적, 사회적, 경제적 배경이 관계없이 모든 유형 중에서 가장 우아하며 귀족 같은 품위를 지닌 사람들이다. 의전적이며 심미적인 사들은 아무리 오래되고 낡은 옷을 입을지라도 기품이 있다. 사들은 미적 감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들이 만지는 모든 것에서 쉽게 아름다움을 끌어낸다. 예술 감각이 있는 사들은 어둡고 밝은 색깔이 잘 조화되어 대비를 이루는 예술 작품을 좋아한다. 그들 중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들에게는 일출과 일몰이 가장 선호하는 테마이다. 까다롭고 약간 병적인 그들은 자신의 슬픈 현실을 생각하기 좋아한다. 그들은 항상 어려움이나 시련의 관점에서 자신의 현실을 바라본다. 그들에게는 삶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남았다는 관점에서 자아를 바라보려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필연적으로 사들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우선 슬퍼져야 할 필요가 있다.
- 사들은 자발적이 되기가 어렵다. 그들은 대개 말을 하거나 무엇을 하기 전에 모든 것에 대하여 생각하길 바란다. 그들은 남들이 자기에게 대하여 무슨 말을 할까에 대하여 지나치게 염려한다. 사들의 얼굴 표정은 우울할 때는 어둡고 울적하나, 행복할 때는 홍조를 띤다. 사들은 버림받고 아무도 돌보거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부단한 느낌을 갖고 있다. 그들은 자신에 관하여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일기를 꾸준히 쓰는 등 자아표현을 위한 배출구를 찾게 된다. 그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무척 힘들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먼저 우정에 있어서 주도권을 취해 주어서 그들도 마음을 내보일 수 있게 되기를 원한다. 그렇게 해야 그들이 행복해지고 영감을 받게 된다.
- 사들은 어떤 집단에도 잘 끼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단체 안에 천박함과 피상적인 면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세련된 취미를 가진 사들은 시끄러운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들의 침착한 행동은 소란스런 사람들과 대조를 이룬다. 그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느끼기 때문에 단체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 단체가 행복할 때 사들은 불행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자신이 그 누구보다도 더 많은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더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들은 우아하고 귀품 있는 자태와 함께 가벼운 발걸음을 가지고 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사는 단순한 것 안에서조차 등급을 매기고 항상 뛰어나려 한다. 사와 함께 하는 사람은 편안하다. 온화하고 사려 깊은 사들은 남들의 필요에 아주 민감하고 책임감이 있다. 사들은 자신들에게 매우 무례하게 구는 사람에게도 친절을 베풀고자 한다. 언제나 균형 잡히고 부드러운 사들은 상당한 품위와 예법에 따라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그들은 상징을 좋아하고 상징주의로 가득차 있다. 여러 면에서 남다르고 별나다고 느끼는 사들은 자신들의 약점을 체험하고 인상 깊은 다른 이들 속에서 힘을 얻으려고 한다.
< 2. 자아 고착 : 의기소침, 공상적 >
- 사들이 냉혹한 현실을 경험하게 되면 자기의 생활 안에 있는 다른 냉혹한 현실을 상기한다. 그들은 고통을 몰고 온 과거의 결정에 대하여 한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과거에 무언가 중요한 것을 포기하게끔 만든 생각은 그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슬플 때 행복하게 만드는 이 정신적 구조로 인해 사는 극적으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들은 좀 더 비극적인 쪽에 호의를 보이는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모든 행복에 대한 슬픔은 사의 빈번한 체험이다.
< 3. 회피 : 평범성 >
- 사들은 단순하기를 열망하면서도 특별하고 유일하며 다르게 끝을 맺는다. 슬프거나 행복한 방법에서조차 사들은 평범한 것이 도무지 없다. 슬플 때는 짓눌리도록 슬프고 행복할 때는 유쾌하게 행복하다. 사들에게는 무엇을 먹고 마시거나 무엇을 하느냐에 있어서 그룹의 선정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무엇을 하던, 다른 이들이 하는 일이 바로 그들이 하는 일일 때에도 항상 다르게 끝낸다. 항상 최악에 대비하는 사들은 자기 생애의 진로를 단호하게 변경시키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 4. 말투 : 오래 끌며 비탄한다 >
- 사들은 대담에 응하는데 긴 시간을 끈다. 그들은 자기의 반응을 생각해야만 한다. 자기들의 대답이 남이 무엇이라고 할까를 궁금해 하며 자기들의 이미지를 매우 염려 한다. 그들은 남들로부터 듣는 부정적인 의견, 들리는 이야기가 진실이 아닐 때에도 동요한다. 사들은 언제나 자신의 응답이 자기를 가볍게 보거나 평범하게 보이도록 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고 싶어 한다. 사들은 어떤 사람이 이야기를 걸 때 자신들의 내적 세계에 빠진다. 그래서 때때로 그들에게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그들이 듣고 있는지, 말하는 것을 알아듣고 있는지 의아해진다. 그들은 자기의 비탄과 슬픔을 줄줄이 엮는다. 사들은 지속적으로 고통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그들의 고통에서 결코 헤어날 것 같지 않다. 그들은 자신의 즐거움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고통을 기억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못 배긴다. 고통스런 과거를 부여잡지 않고는 도무지 즐길 수가 없다.
< 5. 성서구절 >
- 극도로 우울한 순간에 사들은 <2코린 1, 5-7/환난과 하느님의 위로>을 기억하는 좋다. 건강한 사는 가장 훌륭한 상담자들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사들이 경험한 고통으로 인해 다른 이들의 고통에 민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온화하고 동정적이며 영향력 있는 상담자가 될 수 있다.
[ 오/5 유형 ]
* 오들은 단순하고 수줍어 그들 자신의 사생활을 다른 이들에게 내 보이지 않으려고 몹시 마음을 쓴다.
*
오들은 순수주의자이다.
< 1. 이상상 : 나는 좋다. 현명하므로, 통찰력이 있으므로 >
- 유순하고 잘난 체하지 않는 오들은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옆에서 바라보기를 좋아한다. 독립적이며 침해받기를 좋아하지 않는 오들은 자기 자신의 생각을 신용하며 다른 사람의 사고 유형을 미심쩍은 눈으로 약간 거만하게 바라본다. 지적인 오들은 자신들도 수행하기 힘들 정도의 멋진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상주의자들인 그들의 아이디어는 창의성이 있으며 전통에 도전한다. 단순하고 수줍은 그들은 자신의 사생활을 다른 이들에게 내보이지 않으려고 몹시 마음을 쓴다. 내성적인 그들은 사생활의 침해나 신체적, 심리적 공간의 침해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그들은 결론과 함께 크고 작은 전제들을 세우는 머리가 재빠르게 돌아가는 사람들이다. 동시에 그들은 매우 판단적이며 감정에 치우칠 수 있다. 그들은 화를 낸 것에 대하여 사과하지 않으며 순간적인 비이성적 행동에 대하여 미안해하는 기색도 없다.
- 오들은 사고에 있어서 순수주의자이며 생활방식은 청교도적이다. 그들은 천성적으로 개방되어 있고 이지적으로는 객관적인 반면, 자기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는 치우치고 편견을 가질 수 있다. 사와 함께 에니어그램의 맨 밑바닥에 위치한 오들은 가장 우울한 유형의 하나다. 그들은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나 해결을 보지 못한다. 사실 그들은 때때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같이 항상 무언가 곰곰이 궁리할 거리를 가지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들은 끊임없이 짐을 진 사람처럼 보인다. 그들은 아주 슬픈 모습을 하고 있을 수 있으며 그들의 금욕적인 생활은 그들이 단지 생을 수용하고 있을 뿐 생을 살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준다. 그들은 종종 눈을 내리 깔면서 곁눈으로 사람을 주시한다. 열심한 지도자인 오들은 아주 거룩한 표정을 발산할 수 있고 하느님께 대한 신앙에 관하여 지적인 정의 속에서 실제로 흠뻑 젖을 수 있다. 그들은 하느님의 사랑의 가치와 하느님과의 관계에 대하여 고도의 수준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의기소침할 때 오는 습관적으로 우울한 분위기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이런 상태에서 그들은 함께 사는 그룹 안에 음울한 분위기를 조장한다.
- 반성적이고 온건하고 절제하는 오들은 건전하고 타당한 논리와 함께 경솔하고 급진적인 변화를 거부하는 지적인 용기를 지닌 지극히 균형 잡힌 지도자들이 될 수 있다. 오들은 행동을 취하기 전에 모든 것이 정의되고 확인되어야 한다. 그들이 지나치게 신중할 때는 항상 변화가 어렵다. 오들은 대개 그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에다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합시킬 시간을 필요로 한다. 움츠리는 형이지만 오들은 자기들에게 이상한 ‘이국풍’이거나 노골적으로 ‘어리석은’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매우 공격적이며 완전히 패하도록 정면으로 덤벼든다. 그들은 그들의 발언에 질투하고 자기들을 불신하려는 그 누구의 시도에도 방어한다. 그들은 그들의 신념체제를 변호하고자 권위, 연구, 조사, 그리고 성서를 인용한다. 그들은 비밀리에 스스로 신용하고 있는 자신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이론과 실천 간에 연관을 지울 수 없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중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
< 2. 자아 고착 : 인색 >
- 오들은 천성적으로 말과 미소, 함께 있는 것과 금전에 있어서 인색하다. 슬프고 반성적인 그들의 용모는 장소를 막론하고 미소를 짓게 한다. 천성적으로 자꾸 생각하며 심각한 그들은 작은 귀신같은 인상을 풍길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익살 감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다른 이들을 웃길 수 있다. 때때로 그들은 정말로 재치가 있다. 개인적인 성향에 있어서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기 수준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내보일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하지 않을 때 그들은 홀로 머물러 생각에 잠기기를 좋아한다. 그들은 경제에 관하여 주의가 깊어서 아무 것에도, 심지어 자신을 위해서도 돈 쓰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들은 희귀한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극단적으로 표현한다면 그들은 누구에게도 신세지기를 피하며, “고맙습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는 것에 조차도 구두쇠일 수가 있다.
< 3. 회피 : 공허 >
- 오들은 언제나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하는데 골똘하다. 그들은 생각을 하지 않거나 무언가 하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그들은 관찰한 것을 이론화하는데 푹 빠져있다. 그들은 그들이 차지하고 싶은 어떤 지위나 입장을 변호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온갖 지식을 쌓는다. 그들은 타인과의 감정적 관계가 원만치 못한 데서 오는 공허함과 외톨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들의 이상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그 누구와도 전념하는 관계를 갖지 않기 때문에 우정을 유지하고 지속하기가 어렵다. 오들은 관념적이고 지적인 수준에서 친구를 갖는다. 그들은 사람의 아이디어를 좋아할 뿐 사람의 전 존재를, 특히 사람이 그들을 방해하거나 문제를 일으킬 때 좋아하지 못한다. 이지적인 차원에서 길게 말할 때 오는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상대를 극도로 피곤하게 만드는데 관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 4. 말투 : 이론적이다. 끝이 없다 >
- 오들은 지적인 수준에서 토의를 즐긴다. 그들은 진행 중인 것에 대하여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이론화를 즐긴다. 그들은 생의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인생 여정을 자기 자신들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결함 때문에 그들은 생명을 부여잡지 못하는 듯하다. 오들은 대개가 그들의 적성 분야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무엇에 관해서도 말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들은 평범하고 합리적이며 이성적인 판단이 생명 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는 충분치가 않다는 것을 못 보기 때문에 신비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상당히 논리적으로 논쟁을 할 수 있지만 보다 폭 넓은 실생활의 전망에서는 그렇지가 못하다. 오의 사고 과정을 적절하고 효과적이 되게 하지 못하는 이 무능은 오에겐 이성이 알지 못하는 이유들을 지닐 수 있는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능력이 없는데서 나온다.
< 5. 성서 구절 >
- 지나치게 신중한 오들은 <콜로 1, 9-13/ 콜로새 교회를 위한 기도>을 썼을 때의 성바오로를 깊이 유의하는 것이 좋다.
[ 2. 의존적인 사람들 ] p69
- 의존적인 사람들은 대개 다른 사람이나 그룹과 함께 있거나, 함께 무엇을 하기가 한층 더 편하다. 그들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행복으로 성공의 척도를 잰다. 그들의 의존 성향은 할 일을 위하여 아주 명확한 명령이나 지침을 요구하는 데서 잘 드러난다. 의존적인 사람들은 인생에 있어서 그들의 관심은 사랑하고 돌봐주는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남들과 조화를 이루기 바라며 논쟁을 해야 할 어떤 문제도 갖지 않으려고 한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의존적인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표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들은 공격적인 성격의 소유자들과 상관할 때 긴장한다. 그들은 대개 잘못되거나 다른 이들과 문제를 일으킬 것들에 대해서는 무엇에나 눈을 감는다. 잘못된 것은 무엇이나 보기를 마다하기 때문에 그들은 도무지 남에게 상처를 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곤란한 상황에서 그들이 보이는 관심은 경청자로서 지지를 하거나 혹은 농담을 던짐으로써 그룹의 긴장을 완화시켜 갈등 중에 있는 양편이 해결에 이르게 한다.
- 결정 과정에서 의존적인 사람들은 친구나 그룹이 바라는 편에 호의를 갖고 결정한다. 그들은 보통 문제점에 대해 강렬하게 편애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 그들은 친구들이나 그룹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쪽에 응한다. 의존적인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이나 그들이 속한 그룹으로부터 비자발적, 억압되어 있음, 무책임, 자신감 부족, 열등의식, 미성숙, 확신 부족, 수양 부족, 태평함, 수줍음과 . 그들은 주로 단체 구성원의 유지에 관심을 두어 단체 생활을 유지시키는 타고난 융화가들이다. 에니어그램의 세 가지 의존형은 단지 두 중심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아주 다르다. 세 유형과 좋은 사람이라는 그들의 이상상과 각각의 힘은 다음과 같다.
* 이(2)형 : 나는 줄 수 있다. 도울 수 있다. 지지할 수 있다 : 심장 중심
* 육(6)형 : 나는 순종적이다. 신실하다. 충성스럽다 : 머리 중심
* 칠(7)형 : 나는 괜찮다. 훌륭하다. 잘 어울린다 : 머리 중심
- 위의 유형들은 모두 다른 사람 또는 그룹과 함께 하고자 하는 욕구를 공유한다. 그들은 어떠한 계획이든 언제나 다른 사람의 복지나 단체의 안녕을 배려해서 세운다. 그들은 자신이 남에게 받아들여지고 긍정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남을 수용하고 긍정한다. 그들은 자유롭게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즐긴다. 이 유형들은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사랑스럽고 주의 깊으며 그들 사이에는 아주 확실하게 구별되는 특성이 있고 공동체 지향적이다. 심장중심의 사람들은 대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노인, 젊은이, 힘없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과 동정을 표현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들이다. 육들은 머리 중심형으로 냉혹한 현실로부터 떨어져 나가려는 경향이 있다. 온유하고 신사적이며 공손한 육은 언제나 모두가 있는 곳에 함께 있고 싶어 한다. 공동체 지향형의 육은 항상 권위와 규칙, 단체의 규범과 규정에 순종적이다. 칠(7)들 역시 냉혹한 현실로부터 멀어지려는 경향이 잇다. 그들의 가벼운 동작은 그들이 가진 정신의 민첩함과 예민성을 반영한다. 칠의 명랑한 정신은 단체 구성원에게 가장 잘 전해져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만든다. 칠들은 자기 자신을 진지하게 이끌어 갈 능력이 없어 보인다. 칠들은 대개 매우 예술적이며 창조적이다. 그들은 많은 일을 할 능력이 있고 다양한 직업을 선호한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상상력이 아주 풍부하며 많은 환상을 쫓는다.
[ 이/2 유형 ] p74
* 이(2)들은 다른 사람의 신뢰와 신용을 쉽게 얻는다.
*
따뜻하고 친근한 이들은 친구들이 자기를 무시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 1. 이상상 : 나는 좋다. 줄 수 있으므로. 도울 수 있으므로. 지지할 수 있으므로 >
- 타인 위주 성향을 가진 이(2)들은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좋아한다. 그들은 애정이 많고 사려 깊으며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애착심이 많다. 그들은 가난한 이와 노인들, 빈궁한 이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도움의 손길을 뻗친다. 그들은 자기가 무엇을 하든지 남을 도울 수 있다고 느낀다. 그들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고 자신의 필요는 제쳐놓을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동정심이 많은 이들은 가난한 사람이나 거지를 보면 매우 불쌍하게 느끼는데, 그 이유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 사람처럼 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친근하며 마음을 잘 터놓는 이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상황을 쉽게 그들에게 털어놓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다. 비밀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좋은 친구인 이들은 다른 사람의 신뢰와 신용을 쉽게 얻는다.
- 그들의 자랑은 자기희생이며 그들의 행복은 친구들과 가족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남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은 친구로부터 똑같이 관심을 끌고 싶은 커다란 욕구도 갖고 있다. 이들은 특히 자신의 욕구가 다른 이에게 문제를 안겨줄 때 그 욕구를 무시한다. 그들은 남의 궁지에 사려 깊으며 자기가 그들에게 문젯거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결정과정에서 이들은 이미 결정을 내린 뒤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구하며 자신의 결정을 그들의 의견과 비교 검토한다. 따뜻하고 친근한 이들은 자기의 친구, 특히 자기가 도와준 적이 있었던 친구가 자기를 무시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이들은 생에서 혼자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그들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커다란 욕구를 갖고 있다. 그들은 육체적, 감정적, 그리고 영적인 차원에서 친밀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이들은 자기의 잘못이 아닌 이유로 관계가 불편하게 되었을 때라도 먼저 행동을 취한다. 그들은 소원해진 사람과 화해하기 위하여 먼저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시작하는 사람이다.
< 2. 자아 고착 : 단언적. 충고적 >
- 그들은 친절을 다하여 긍정적으로 상대의 사기를 돋우며 사람은 그가 어떤 존재인가에 따라 평가된다는 것을 본인에게 보여준다. 당신이 이와 마주 앉을 때는 무수한 간청, 친절, 돌봄과 충고를 받을 각오와 객관적이 되도록 준비하라. 이는 인간 됨됨이의 긍정적인 면에 관여함으로써 당신을 설득할 것이다. 이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당신을 위로하고 위안해 줄 것이다. 이들은 가장 잘 적응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항상 함께 있어 달라는 것과 도와 달라는 요청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응한다. 이가 있는 곳에서 사람은 그냥 사랑을 받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 3. 회피 : 자신의 필요 >
- 이들은 남을 행복하게 만들고자 그들의 필요를 위하여 자기의 필요를 희생한다. 그들은 자기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불쾌하게 여긴다. 친구들이 이들의 필요에 민감하지 않을 때 그들은 상처를 받는다. 그들의 가족과 친구의 필요는 그들 자신에게도 똑같은 정도로 중요하다.
< 4. 말투 : 관심을 보인다. 충고적이다 >
- 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충고한다. 이들은 그들과 그들의 인격 안에 있는 멋진 것들에 관하여 말함으로써 남들에게 용기를 준다. 이들은 말을 할 때 상대편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들은 주의를 다하여 높은 안목으로 귀를 기울인다. 이가 남의 편의를 도모하고 위로함에 열중하는 그 사려 깊음을 우리는 도무지 간과할 수 없다. 이들은 말을 하고 있는 상대에게 봉사 또는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표정으로 전한다. 당신이 이에게 감사하면 이는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쓰는 “제가 좋아서 했는걸요”라는 말로 응답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가 보여주는 태도는 이미 그것을 전달하고 있다. 이의 행동은 말보다 더 큰 전달을 한다. 사람 위주인 이는 용기를 주는 말을 통하여 남을 지원하는 뒷바라지 형으로 존재하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고 만족한다.
< 5. 성서 구절 >
- 사랑스런 이와 관계를 맺으면 성바오로가 <1코린 13, 4-7/사랑>을 쓸 때 의미했던 바가 육화된 것을 보지 않을 수가 없다.
[ 육/6 유형 ] p83
* 육들은 유순하고 온유하며 부드럽다.
*
육은 다른 사람들도 정직할 것을 기대한다.
< 1. 이상상 : 나는 좋다. 순종적이므로. 신실하므로. 충성스러우므로 >
- 유순하고 온유하며 부드러운 육(6)들은 어린이다운 천진함 속에 단순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상당히 공동체 위주의 성향을 지녔고 자기가 속한 단체나 가족의 필요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보인다. 그들은 자기가 속한 단체에 대하여 충실성을 갖고 그것을 자기 삶의 중심으로 삼는다. 육의 얼굴에는 사소한 일과 쓸데없는 걱정을 사서 하는 경향이 있다. 걱정을 좋아하고 무언가 근심하기를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육들의 마음에서는 단순하고 사소한 문제도 커지고 과장될 수 있다. 육은 유순하기 때문에 명령하기가 아주 편하다. 육들은 다른 사람을 위한 사랑과 봉사에 전력을 다할 수 있다고 느끼면서도 그들에게 미칠 수 없다고도 느낀다. 그들은 계획을 세우면서도 그 계획을 이행할 수 없다고 느낀다. 그들은 책임감 있는 일을 맡고 싶어 하면서도,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할까 두려워서 그 짐이 벗겨지기를 바란다. 육들은 종종 불필요한 의심, 불확실함, 두려움으로 시달린다. 그들은 자주 자기의 생각이 올바른지 아닌지를 의심한다. 그들은 자신보다도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조언을 구한다. 그들은 열심히 노력하고 분투하며 올바른 일을 하려하고 실패하면 또다시 시도한다.
- 육은 하고 싶은 일을 이룰 수 없을 때 슬퍼진다. 과거를 돌이켜보기 좋아하는 육은 향수에 젖으면 슬퍼하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육들은 과거에 의존했던 부모, 선생들과 그 밖의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운 것을 모두 실천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어린 시절에 배운 것을 성인 생활의 지침으로 삼는다. 단체위주의 육은 언제나 다른 이들과 유대가 강화되기를 원한다. 육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정직하게 말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육에게 정직할 것을 기대한다. 그룹 안에서 육은 그들의 온유함 때문에 때때로 가장 혹사 달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결정 과정에서 육은 현재의 결정과 과거의 결정을 비교한다. 옳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거나 그 반대가 되었을 때 육은 슬퍼진다. 육은 보통으로 개인적인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단체 밖에 있는 알 만한 사람의 의견을 구한다. 육은 항상 단체의 결정을 따른다.
< 2. 자아 고착 : 소심증 >
- 육들은 그들이 올바른 일을 하고 바른 것을 말하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그들은 가능성이 있는 모든 반응과 결과를 생각하고 자기 마음속에 꾸며놓은 각본 중 몇몇으로 말미암아 겁을 집어 먹는다. 이로 인해 그들이 해야만 하는 일을 시작하는 첫 단계에 들어설 때 자신에 대하여 의심을 품게 된다. 그들은 자기가 결정할 필요가 없는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 가장 안전함을 느낀다. 자심감이 부족한 육은 철저한 변화를 일으키는 데 요구되는 책임을 거의 지려하지 않는다.
< 3. 회피 : 이탈, 불복종 >
- 맹목적 순종은 충성스러우며 신실하고 순종적인 육의 전공이다. 항상 단체의 규칙과 규범을 지킨다. 불복종을 피함으로써 육은 판단의 오류를 눈치 채지 못하거나 지시사항 안에 있는 모순을 볼 능력도 없을 수가 있다. 오류를 포함하여 모든 것에 복종을 해야 하는 그들은 비생산적이 되어 버린다.
< 4. 말투 : 사려 깊다 >
- 육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아주 어렵다. 그들은 올바른 것을 생각하고 올바른 것을 말하고 싶어 한다. 그들의 규범은 대부분 법률과 규정, 합법적 권위의 선언과 명령이다. 육들에게 어떤 문제점에 관한 의견을 묻는다면, 그들은 입을 열어 말하기 전에 여러 번 생각하기 때문에 아마도 당신에게 좌절감을 맛보게 할 것이다. 명백히 육은 부정적인 것을 말하거나 권위를 비평하는 진술을 하거나 친구들이나 그룹을 깎아 내리는 일에 끼어들기가 어렵다. 권위와 그룹에 매우 충성스럽고 자비로우며 이해심이 있는 육들은 부정직한 논평을 하는 사람에게 질문을 철회하게끔 한다. 육들은 그들의 마음속에서 돌아가고 있는 사항에 관하여 비밀을 아주 잘 지킬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의견을 형성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 5. 성서 구절 >
- 끊임없이 걱정하는 육은 다음과 같은 주님의 가르침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마태 6.25-34/ 세상 걱정과 하느님 나라 >
[ 칠/7 유형 ] p89
* 칠들은 고상한 생각이나 이상을 전개한다.
*
칠들은 다양한 종류의 직업을 가져야만 한다.
< 1. 이상상 : 나는 좋다. 괜찮으므로. 훌륭하므로. 잘 어울리므로 >
- 자신의 고통에 민감한 칠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에도 민감하다. 심리적 육체적 고통을 피하려하기 때문에 칠은 모든 유형 중에서 가장 허약하다. 그들은 자신감이 넘칠 때 행동에 있어서 세련될 수 있다. 칠들은 몸놀림이 가볍기 때문에 동작이 민첩하다. 그들의 준수한 용모는 사진을 아주 잘 받는다. 천진난만하고 단순하며 즐거운 칠들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어린이의 특성을 가진 듯하다. 수다스런 그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들이 어떤 그룹이나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그 그룹이나 그 사람의 잘못에는 눈을 감아준다. 그들에게 다정하기 위해서 칠들은 나쁜 것은 전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않는다. 놀기 좋아하는 칠들은 애완동물을 자신들의 온화함을 표현하는 배출구로 삼는다. 그들은 자연 여행을 즐기고 바람 또는 파도 소리를 듣기 좋아한다. 칠들은 과거에 겪었던 고통의 체험으로부터 고상한 생각이나 이상을 전개한다. 칠 안에는 그들이 과거에 견디지 못했던 것을 지금에 와서 음미하는 양식이 있다. 그들의 자기의 이상주의 때문에 끊임없이 무지개의 끝을 쫓지만, 결국 그 곳에서 발견하는 것은 지금이라는 현실에서 실존적으로 살아야만 하는 평범한 일상뿐이다. 칠들은 다산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을 지녔으며, 환상적인 생활을 많이 한다. 칠들은 따뜻하고 가깝고 즐거울 수 있는 대인 관계와 맛좋은 음식을 탐한다. 때문에 그들은 자기 생활의 즐거움과 골칫거리들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
- 칠은 미래의 공간으로 옮겨가는 것을 정당화하는 방법으로 현 상황을 묵살한다. 그들은 그들이 환상으로 그리던 그 미래의 때가 되었을 때 비로소 현재를 즐긴다. 칠에게 이야기할 때는 가볍고 재미있으며 즐겁도록 유지하라. 칠에게는 당신의 문제들을 이야기하지 말라. 고통스런 것을 피하려는 칠들은 그들의 경험을 밝은 색깔로 칠한다. 그들은 미래에 관한 한 항상 낙관적이다. 종종 칠들은 그들의 계획에 관하여 말하고자 하지 않으며 비밀에 부친다. 창조적인 칠들은 취사선택의 여지가 너무 많아서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다. 그들은 이미 시작한 일을 끝내기 전에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두려워하며 자신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발견한다. 그들은 항상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있거나 무언가 할 일이 있어야만 한다. 칠들은 다양한 종류의 직업을 가져야만 한다. 그들은 장시간 한 가지 활동에 집중할 수가 없다. 변덕스런 칠들은 단조로움과 일상에 곤란을 느낀다. 현재 종사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그들은 그것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기 위하여 한 가지 활동에 다른 활동으로 비약해야만 한다. 지칠 줄 모르는 끈덕짐으로 그들은 항상 무언가 새것을 생산해야만 한다. 그들은 홀로 일하고 연구할 수 있지만 그룹이 보이거나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전망 앞에서 얼굴이 밝아진다.
< 2. 자아 고착 : 계획자. 꿈쟁이 >
- 창조적이며 타고난 재주가 있는 칠들은 많은 아이디어와 이상을 가질 수 있다. 그들은 계획을 세우고 또 세우는 경향이 있으며, 이미 그 계획을 즐기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행할 필요가 없다. 칠들이 현재 곤란에 봉착해 있다면 그들은 그것을 환상화하여 대처한다. 그들의 계획이 아름다울수록 그 계획을 이행하거나 그들의 꿈을 실현하기가 어려운데, 이것을 하기 위해서 칠은 오만가지 세부사항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칠들에게는 세세한 것이 어렵다. 칠은 최대한으로 성공시키는 것은 칠의 계획과 고안을 가지고 다른 사람이 이행하는 것이다. 칠들은 시작한 일을 끝맺기 위하여 뒷바라지가 필요하다.
< 3. 회피 : 고통 >
- 칠들은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피한다. 칠에게는 그 어느 것도 고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미 한 말, 꾸중들은 것이나 정면충돌한 것은 그들이 현재 종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그들을 이탈시킬 수 있는 좋지 않은 기분이 되게 할 수 있다. 그들은 항상 모든 사람과 전 세계와 언제든지 예의바르고 조화를 이루는 관계를 맺기 좋아한다. 이 이상주의의 절정은 칠이 어른이면서도 어린이 같고 어리광스럽게 남아 있게 한다. 잘못을 볼 때 칠들은 그들의 잘못에 관여된 사람들과 대면하기를 어려워한다. 다른 사람을 대면한다는 것이 고통스러울 수 있으며 칠들은 대면을 위한 힘을 갖고 있지 않다. 고통스러운 것을 끊임없이 피하기 때문에 칠들은 다른 사람을 위한 책임을 지지 못한다.
< 4. 말투 : 수다스럽다 >
- 칠들은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길 좋아한다. 그들은 갖가지 이야기들, 일화 그리고 경험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를 즐긴다. 그들은 풍부한 표현과 다양한 몸짓으로 그것들을 나눈다. 그들은 담화가 심각해지거나 문젯거리로 치닫지 않고 가볍고 즐겁기를 바란다. 그들은 대개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으며 칭찬을 받으면 당황한다. 그들은 문제위주의 담화를 심각하고 극적인 것으로 여긴다. 그들은 직설적으로 말하거나 필요한 것을 표현하기 힘들어 한다. 모든 것을 농담조로 이야기되어야 하는데 그들이 논평하려는 어떤 부정적인 일에 대해서도 그렇다. 칠에게 말할 때는 모든 것이 우습고 재미있는 것뿐이어야 한다.
< 5. 성서 구절 >
- 늘 즐겁고 깨어지기 쉬운 칠은 다음 말씀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코헬 3,1-8. 11/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칠들이 삶은 진정 모두 우스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그것은 그들의 성숙을 나타내는 표지가 될 것이다. 탐욕스런 칠은 즐거운 순간은 정말로 오직 고통스런 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 3. 공격적인 사람들 ] p98
- 공격적인 사람들은 대개 혼자 있거나 다른 이들과 함께 있거나 다 편안하다. 보통으로 그들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복지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그들은 전망을 내다보는 재능이 있으며 그 비전을 수행할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들은 대개 대립된 상황이나 혁명의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 문제 해결 과정에서 그들이 보이는 신속함과 냉혹함은 공격적인 사람들의 유형과 문제의 원인에 대한 확인에 따라 다양하다. 공격적인 사람들은 대개 생애에서 그들이 되고자 하는 것 혹은 하고 싶은 것을 조직할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 그들은 바람직한 목표를 추구하기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착수할 것인지 안다. 공격적인 사람이 그룹 과정에서 자신을 긍정적이며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계발하지 못했을 때, 친한 사람들이나 그들이 속한 단체의 구성원들로부터 지배적, 엄격함, 고집, 충동적, 경쟁적, 권위주의적, 경솔, 판단적, 자랑, 거만, 방어적, 까다롭다, 무례, 조작적 같은 불만 섞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공격적인 사람들이 여러 가지 사교술을 계발했을 때 그들은 자신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소속된 그룹에 영향을 끼치며 업무 중심의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다.
- 결정 과정에서 공격적인 사람은 목전에 놓인 특별한 문제에 대한 의견 조성에서 다른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주 분명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그들은 그룹의 진행 과정을 조정하고 그룹이 정한 객관적 기준에 반대되는 결정을 평가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보다 더 좋은 세상을 꿈 꿀 수 있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다. 건전한 공격형의 사람 안에는 개념을 정리하는 능력, 실현 가능성, 조직력과 행동력이 다 갖추어져 어우러질 수 있다. 에니어그램의 세 공격형은 두 중심에서 나온다. 세 유형들과 그들이 좋은 사람이라는 그들의 이상상과 각각의 힘 중심들은 다음과 같다.
* 팔(8)형 : 나는 강력하다. 나는 할 수 있다 : 장 중심
* 일(1)형 : 나는 올바르다. 정당하다. : 장 중심
* 삼(3)형 : 나는 성공적이다. 유능하다. : 심장 중심
세 공격형은 모두 제 나름의 완고함과 정립된 자기 방향에 따르는 기질을 갖고 있다. 그들은 생애에서 자기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며 그것을 위하여 어떻게 할지도 아는 사람들이다.
- 팔(8)들은 장 중심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내적 권위자이며 다른 사람들의 생각보다 자기의 생각을 더 믿는 것 같다. 그들은 거칠고 단순하며 엄격하다. 그들은 어떤 사상의 조류에 쉽사리 흔들리지 않으며 최신 유행을 따르려 하지 않는다. 왕왕 고립주의자인 그들은 자기들을 그냥 버려두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들이 지닌 ‘나는 할 수 있다’의 자세는 기온의 고저, 질병과 건강, 부요와 빈곤을 막론하고 그들이 평안을 누리게 한다. 일(1)들도 장 중심 사람이다. ‘옳고 정당하다’는 그들의 이상상은 정확하게 하지 못하면 아예 손대지 않게 한다. 팔들처럼 그들도 고립주의자들일 수 있지만 그들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들에게 강요할 수 있다. 일들은 매우 객관적이며 절조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원칙에 따라 올바른 것을 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노력한다. 그들은 독선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으며, 남으로부터 매력을 끌고자 하지 않는다.
- 삼(3)들은 심장 중심 사람들이다. 그들은 타고난 지도자이다. 그들은 왕왕 사교적이며 명료하고 역동적이며 뛰어난 조직력과 가동성을 부여하는 역량을 소유한 카리스마적인 지도자이다. 삼들은 그들의 공격성 때문에 자주 장 중심사람으로 잘 못 알려진다. 왕왕 그들은 인기를 끌어 기관에서 책임자로 선출된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조직가들이며 타고난 건설자이다. 그들은 건축물, 도로, 다리 등과 같은 건설 수단을 통하여 그들의 이름을 영원히 남긴다. 그들은 사회에서 부여받은 역할과 지위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들은 비전을 철저하게 추구하며 그들이 가진 비전의 실현에 책임을 다한다. 그들은 모든 정력과 자원들을 자기의 비전에 바치며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다.
[ 팔/8 유형 ] p104
* 팔에게 도전하지 말라. 팔에게는 오직 단 하나의 응답인 “불러 와!”만 있기 때문이다.
* 팔들은 체계적이다.
< 1. 이상상 : 나는 좋다. 강력하므로. 할 수 있으므로 >
- 사려 깊고 체제에 대해 예리한 인식을 가진 팔들은 개인적 또는 구조적 관계의 억압적 요소들을 폭로하며 억압받는 자들 편에 선다. 강력하고 능력을 부여받은 팔들은 정도를 벗어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면 무엇에나 재빨리 끼어들거나 쏘아붙인다. 팔은 문제나 갈등을 속속들이 파헤쳐 누가 상처를 받든 개의치 않고 관계된 대다수의 사람들이 만족할만한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온갖 수단을 다 쓴다. 팔들은 매우 강한 현실 파악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실제적 경험과 반성에 따라 모든 이론을 검증한다. 그들은 인습이나 정통 이론에 얽매이지 않으며 비순응주의자들이다. 용감하고 겁이 없으며 죽음도 마다하지 않고 명확한 통찰력까지 갖춘 팔은 자신이 참되고 공정하다고 보는 것에는 단호한 입장을 취한다. 팔들은 일을 청산하기 위한 노력으로 모든 것을 포기할 자세가 되어 있다. 팔에게는 도전하지 말라. 팔에게는 오직 단 하나의 응답인 “불러 와!”만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그들은 목숨까지도 내건다.
- 팔은 진실하고 정직하기 때문에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시간문제다. 진실에 대한 그들의 육감은 거의 본능적이다. 자신감과 확신이 찬 그들은 그들의 때를 기다릴 줄도 알며 적시를 기다린다. 그들은 경험으로 자기가 하늘의 운과 맞아 떨어질 때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안다. 팔은 생애에서 야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다른 사람들을 강요하지도 않고 남들로부터 강요를 당하지도 않으며 자기 자신의 가락 속에 남아 있기를 좋아한다. 팔은 타고난 은둔자이다. 어떤 팔들은 우주적인 힘에 아주 강하게 끌리며 심령 현상적 힘을 경험한다. 자기 자신의 심리적, 육체적, 영적 능력을 체험한 팔들은 어려운 일들을 무난히 해결해 나갈 수가 있다. 그들은 일소(一掃)에 부치는 능력, 다른 사람의 의견을 가로막는 자신의 완고함과 인색함을 초월하게 하는 기질을 소유하고 있다. 팔들은 생의 심오함과 의미심장함에 대해 관심을 두는 성벽(性癖)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천박함, 피상적인 것, 평범 또는 밋밋함이나 다른 사람들 안에서 볼 수 있는 메마른 이론을 참지 못한다.
- 단순하고 잘난 체하지 않는 팔들은 “무슨 상관이야”라는 태도의 분위기를 발산할 수 있다. 만인이 흥분하는 것에 대하여 그들이 보이는 침착과 덤덤한 관심은 다른 이들이 감히 넘을 수 없는 벽을 그들 주변에 쌓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들은 흔들릴 수 없는 통찰력을 가진 그만큼 강경하다. 팔들은 체계적이다. 사회적 차원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그들의 접근은 오직 구조적인 변화가 있어야만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쪽이다. 사고 과정이 철저하고 혁신적인 팔들은 여러 형태, 예를 들면 거부, 추방 또는 그들에겐 올바르고 정의로우며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믿는 것을 위하여 기관으로부터 쫓겨나는 등의 죽음에 이르는 고통을 감수한다. 팔들을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팔들은 종종 무언가 하지만 설명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완곡한 사람들에게 싫증을 느끼며 공손하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 때로 힘들어서 긴 담화와 설명을 꺼린다. 팔들은 언제나 누구든 충분한 상식을 가지고 첫 번에 이해해야 하며 긴 토론은 필치 않다고 느낀다. 팔들은 쩨쩨하지 않고 크게 관대할 수 있으나 완벽주의를 지닐 수도 있다. 팔들은 남에게 의존하는 것이나 남이 그들에게 지나치게 기대는 것을 모두 싫어한다. 팔들은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함으로서 접촉하고 의존하는 면에 대하여 타협하거나 경쟁하기보다 혼자서 일하기를 좋아한다.
< 2. 자아 고착 : 되갚음 >
- 팔의 되갚음은 대인관계에 대한 팔의 철학을 침해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를 막론하고 해당되는 즉각적인 보복이다. 이것은 사람에게 보복하려고 계획적으로 내미는 앙갚음과는 다르다. 팔은 인간의 기본권을 몰아붙이고 억압한다고 인식되는 것과 참을 수 없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하여 쏘아붙인다. 그것은 사람, 그룹, 상황, 또는 제도나 사고방식일 수 있다. 팔은 그들에게 속임수, 해로운 것, 억압적이거나 혼돈을 일으키는 것, 그리고 계속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하여도 되갚는다. 팔은 항상 문제를 궁극적 해결점에로 몰고 간다. 이 때문에 팔은 격렬하고 경솔하고 광포하게 되기도 한다.
< 3. 회피 : 약함, 상냥함, 부드러움 >
- 팔들은 천성적으로 상냥하고 부드럽지만 그것을 피한다. 팔들은 자기를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들볶고 놀리거나 속이는 사람을 견디지 못한다. 그런 사람에게 팔들은 즉시 맞서 쏘아붙이고 선을 긋고 일을 끝장나도록 청산한다. 악의가 있었다는 것이 증명되면 관계를 완전히 그리고 철저하게 끊음으로써 되갚는다. 팔들은 의식적으로 능력을 주려고 노력하여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을 번영하게 할 수 있다. 배반을 당했을 때 팔은 관계를 철저하게 끊고 설명도 남김도 없이 단번에 상대방의 생활에서 한 부분이 되기를 그만둘 수 있다. 소유욕이 강한 팔은 “전부냐 아니면 전무냐”라고 말한다.
< 4. 말투 : 직설적, 폭로적 >
- 자신에 대해 엄격한 팔은 남에게도 엄격함을 요구하며 표리부동을 견디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을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자신의 언행의 결과를 대면하고 고통을 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들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자기와 똑같은 솔직성과 진실성을 기대한다. 그들의 간결한 말투에는 사람을 좋아하는 예리함이 들어있을 수 있다. 진실을 전부 들을 마음이 없다면 팔들에게는 의견을 묻지 말라. 팔에게 말할 때는 부조리를 피하라. 당신의 진술이 논리적인 결론으로 귀착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는지 확인하라.
< 5. 성서 구절 >
- 팔이 정직하고 믿음직스런 관계에서 부정을 경험하고 되갚음 하려는 유혹에 처할 때 <로마 12, 16-21/ 그리스도인의 생활규범>으로 써 보낸 성 바오로를 기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일/1 유형 ] p114
* 정직하고 진솔하며 공정한 일들은 다른 사람이 정직하지 않거나 공정하지 않을 때 재빨라 알아낸다.
*
일들은 착한 어린이이며 좋은 학생이다.
< 1. 이상상 : 나는 좋다. 올바르므로. 정당하므로 >
- 절조 있고 진지하며 단호한 일은 올바른 일을 하고 적시에 알맞은 말을 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꼼꼼하고 적절한 행동을 할 줄 알지만 일들은 완벽주의에 사로 잡혀 있기 때문에 걸음걸이나 말투, 행동은 느린 편이다. 일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곧 일의 행동을 위한 지침과 규범이 된다. 확신이 있을 때 그들은 매사에 곧 걸음걸이, 말투, 결정에 매우 민첩하다. 그들은 면밀히 생각해 보고 기존의 규범과 정보와 진상에 비추어 검토하고 난 후에야 말하거나 행동을 한다. 의롭고 또 스스로 의롭다고 자처하는 일들은 그들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무수한 논쟁을 벌인다. 에니어그램의 오른쪽에 치한 일들은 타고난 보수주의자이며 제도와 법, 규칙과 규율의 보호자이다. 일은 어떤 진실을 기존의 규범과 관례, 규칙 또는 규정에 맞추어 보지 않고는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신중한 일들은 얌전한 체하고 빈틈없으며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재빨리 판단하기도 한다. 법의 옹호자들인 일들은 법의 조항은 잘 지키지만 법의 정신은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 정직하고 진솔하고 공정한 일들은 다른 사람이 정직하지 않거나 공정하지 않을 때 재빨리 알아낸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숙고한 후에 자기가 부정직하고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하여 비판한다. 재치 있는 그들은 시정되어야만 할 점을 조목조목 끄집어낸다. 다른 사람들의 복지와 안녕에 관심이 있는 일들은 항상 옳은 일을 하는 개화된 지도자일 수 있다. 그들은 뒤에서 조용히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행동하기를 더 좋아한다. 자기를 잘 내세우지 않는 일들의 이 기질은 그들의 일처리 방식에 뚜렷이 나타내는 결단성과 단호성과 지도력과는 아주 상반되게 자부심이 없다거나 열등의식을 가졌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생에서 우수한 공적을 쌓고 성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쭐한 자아를 지닌 일들을 보기가 어렵다. 이는 삶의 주된 금언이 겸손인 일이 일이 가진 특징의 소산이다. 열등의식의 외관에 깔려있는 것은 일의 오만한 우월의식이다.
-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며 분별력 있는 일들은 아무것에도 감정적이 되려 하지 않는다. 무슨 이을 하든지 무슨 말을 하든지 그들은 정당한 이유로 뒷받침을 받아야 한다. 일들이 쓰는 준거틀이 아주 전통적이고 보수적일 경우에 일들은 엄격하고 진부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들의 결정은 돌발적이면서도 고풍스럽고 반응하기 쉬운 것이 아니라 억압적이다. 자신감이 있을 때 일들은 잘 못 생각할 때라도 결정적으로 양보하지 않는다. 일들은 착한 어린이이며 좋은 학생이다. 그들은 대개 윗사람이나 교사들이 만족하게끔 얌전히 행동한다. 그들이 배운 바를 내면화시키고 그들에게 행동 원리를 가르쳐 준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기 행동을 돌아본다. 성인 되어 일들이 지도자로 잇을 때는 자기의 행동을 다른 각도에서 점검할 수 있도록 머리를 잘 쓰는 사람들을 주변에 둔다. 비정한 일들은 그들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마음속에 많은 열정과 강열함을 품고 있다. 그들은 타인 위주의 심성을 지니고 있다. 정력적이고 관심이 높은 그들은 올바르고 순수하며 이기심이 없기 때문에 개혁운동에 참여하는 지칠 줄 모르는 선교사가 될 수 있다. 일들의 생활은 지극히 임무 중심적이고 다 정해져 버린 안전 중심이 되기 쉽고, 도무지 재미가 없거나 너무 특색이 없게 되어버릴 수가 있다.
< 2. 자아 고착 : 분개 >
- 일들은 상황파악에 빠르며 부정과 편애를 감지한다. 그들은 누가 공정치 않은지를 안다. 행동에 있어서 신중한 그들은 다른 이들 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몰염치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무슨 감정이든지 억누르는데, 왕왕 그것들은 다른 사람의 잘못된 행위에 대하여 품어둔 원한이다. 그들은 감정을 속에 품어두고 억누른다. 이런 상태에서 일들은 얼굴 표정과 날카로운 응답 속에 분개하는 모습을 뚜렷이 드러낸다.
< 3. 회피 : 분노 >
- 표현을 억제하는 일들은 내면에 있는 많은 노여움을 축적하고 있다. 그들은 속에 있는 지독한 분노를 의식하기 때문에 화내기를 두려워한다. 그들은 만일 아침에 화를 낸다면 하루가 몽땅 그러리라는 것을 안다. 일들은 자기가 화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할 때조차도 그들의 신경과 근육의 팽창, 꽉 깨문 입술과 불끈 쥔 손, 그리고 날카로운 음성과 격렬함으로 화난 것을 폭로한다.
< 4. 말투 : 설교적, 잔소리를 좋아한다 >
- 일들의 말투는 항상 그들이 가진 틀 안에 있게 됨에 따라서 “그래야 한다”와 “그래야만 한다”를 남발한다. 그들은 자신의 원리들을 분명히 할 때 생애 대한 그들의 반응을 정당화할 도덕적 가치에 대하여 설교할 수 있다. 어떤 일은 남에게 인생의 기본 원리에 대하여 지식을 갖추지 못한 사람의 인상을 줄 수 있다. 일들에게 상식적인 것은 그들이 가진 원리와 규범에 따른 상식이다. 일이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상대편은 일이 경솔하고 부주의하며 분별이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들은 삶에서 그들이 신봉하는 어떤 원칙을 생활하고 설교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에니어그램의 유형들 가운데서 가장 일관된 존재라는 신용을 얻을 수 있다.
< 5. 성서 구절 >
- 늘 분노로 동요하는 마음을 지닌 일들은 <콜로 3,12-13/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삶>을 쓸 당시의 성 바오로를 기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삼/3 유형 ] p123
* 삼들은 자신의 전 존재를 환하게 밝혀주는 미소를 가지고 있다.
*
유연성이 있고 적응력이 있는 삼들은 모든 아이디어를 다 받아들일 수가 있다.
*
삼은 자신만만하고 자족하며 관대하다.
< 1. 이상상 : 나는 좋다. 성공적이므로, 유능하므로 >
- 지략이 풍부하고 창조적인 삼들은 긴 업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자기의 생각을 분명히 표현할 줄 아는 삼들은 대화의 소재가 마르는 법이 없다. 논쟁을 좋아하는 삼과는 논쟁을 벌이지 말라. 그들은 컴퓨터화된 머리로 갖가지 논쟁을 벌려 당신을 지치게 할 수 있다. 삼들이 정녕 궁지에 몰렸을 때는 입씨름으로 모면한다. 수다스런 삼들은 즉시 우정을 맺을 수 있다. 삼은 매우 사교적이며 인기가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고 선망의 대상이 된다. 삼들은 자신의 전 존재를 환하게 밝혀주는 미소로써 상대편이 딴 생각을 못하게 하고 자기에게 이목을 집중하게 만든다. 연사로서 삼들은 멋진 결과를 예상하며 사람들이 박수를 치게 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천성적으로 자기중심적은 삼들은 자기에게 쏠리는 집중적 이목을 한껏 즐긴다. 유연성이 있고 적응력이 있는 삼들은 모든 아이디어를 다 받아들일 수 있다. … 선택적 기억력을 가진 삼들은 자신의 실수로 실패했거나 잘못된 일은 거의 기억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그들은 기획이 실패한 경우에는 항상 좋았던 것과 성공적이었던 점만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상 그들도 기억한다. 단지 대중 앞에서 자기의 인상을 손상 시킬 것은 무엇이나 인정하지 못할 뿐이다.
- 유능하며 부지런한 삼들은 자기가 시작한 비전이나 기획에 모든 정력을 다 바쳐 투신한다. 그들은 팀으로 일하기를 즐기며 그들의 업적을 개선시켜 줄 모든 좋은 제안들을 잘 이용한다. 팀의 한 사람이 자기 일을 못해내는 경우에 삼들은 자기의 시간을 희생해가며 그 자리를 메꾼다. 결과적으로 삼들은 능력과 성취가 자기에게 집중되는 독불장군 식으로 끝나고 만다. 삼들이 바친 모든 희생에도 불구하고 기획이 실패하면 삼들은 재빨리 실패의 탓을 남에게 돌린다. 타고난 조직자이며 지도자인 삼들은 엘리트 클럽의 회원이나 관리임을 자랑한다. 그들은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동아리 속에 끼는 것을 즐긴다. 역동적이며 매력적이고 외교적이요 참신한 삼들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책임자로 선출될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게 된다. … 급하게 해야만 할 일이 있을 때 그들은 재빨리 솔선수범하고 남도 그렇게 하도록 만든다. 기회주의자로서 그들은 사기 거래도 잘하고 그것을 악용할 수도 있다. 혁신적인 삼들은 언제나 최신 유행을 따르고 가끔 자세히 조사도 하지 않고 외국기술을 도입하여 실행에 옮기는 데 시간을 보낸다. 그들은 한 가지 아이디어에 쉽사리 싫증을 내며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즉시 그토록 열중했던 먼젓번 생각을 버린다. 그들은 지극히 짧은 기간에도 정신집중으로 들떠 있을 수 있고, 아주 약한 자극에도 쉽게 분심할 수 있다.
- 자신만만하고 자족하며 관대한 삼들은 행정가로서 사랑과 매력과 칭찬을 받으며, 또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충성심도 차지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들은 자신과 팀을 위하여 아주 정확한 목표를 정할 수 있는 일벌레일 수도 있다. 성취자인 삼들은 매우 유능하고 주제넘게 나서고 그들이 관여하는 분야가 무엇이든 거기서 최고가 된다. 그들은 거짓말 또는 과장을 해서라도 그들이 하는 일이 최고라는 것을 남에게 확신시킬 수 있다. 삼이 타고난 이 추진력은 대단히 압도적이다. 삼에게 아니오라고 하지 말라. 옹고집의 견본인 삼들은 아니오를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굉장한 시간을 허비해서라도 그 아니오에 반대하여 마침내 네로 바꾼다. 천성적 조소가인 그들은 오로지 관심을 끌기 위하여 시세(時勢)를 거스르길 좋아한다. 그들은 가학적(加虐的) 성벽의 소유자일 수도 있다. 그들이 권력을 잡는다면 삼들은 자기를 반대하던 사람들에게 복수를 할 수 있으므로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낙관적인 삼들은 밝은 인생 전망을 가질 수 있다. 생존자로 태어난 그들은 어떠한 어려움도 뚫고 나갈 수 있으며 수많은 비밀책략을 써서라도 성공한다. 생동감 있고 따뜻하며 흥분으로 설레는 삼들은 파티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그들은 모든 사람을 즐겁고 기쁘게 만들기를 좋아한다. … 유연성과 더불어 그들이 가진 가지각색의 기분 때문에 그들은 가면을 쓸 수 있다. 그들은 그룹에 적응하고 화를 냈다가 슬퍼하다가 웃음으로 일변할 수가 있다. 주위 사람들은 그들이 하는 놀이와 그들이 벌리는 쇼와 주위를 끌고 권력을 장악하는 수법에 아찔해 한다.
< 2. 자아 고착 : 허영심 >
- 허영심은 남의 눈에 비쳐진 자아에 대한 사랑이다.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의 눈에 비치는 자기를 위하여 자신을 사랑한다. 이미지 위주의 삼들은 그들이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 매우 예민하다. 자기도취적인 그들은 거울 앞에서 자신을 감상하며 시간 보내기를 즐긴다. 몸매가 아름답거나 맵시가 근사한 삼들은 모든 유형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라 생각된다. 자연스런 참신함이 그들에게서 흘러나와 그들이 아주 잘 편승하는 매력을 끈다. 어린 시절에 그들은 귀염둥이로 틀림없이 주위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을 것이다. 그들이 총명했다면 아마도 미모와 지력도 소유했을 것이다. 이 기질 때문에 삼들은 대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 초반에 얻은 수많은 긍정적 경험으로 인해 삼들은 지나친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기의 부정적 면을 생각하거나 반성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무의식적으로 그들은 자기의 좋은 이미지에 해가 되는 것은 무엇이나 보기를 마다한다. 삼들은 자기에 대하여 나쁘게 말하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정면으로 대결한다. 삼 안에 있는 허영심이 강하다면 삼의 지적, 감정적, 사회적 그리고 영적인 추구는 모두 허영의 기미를 띨 수 있다. 허영심은 삼이 쓰는 두꺼운 가면이며 삼이 진실을 바로 보지 못하게 한다.
< 3. 회피 : 실패 >
- 삼들은 수완가이다. 삼들은 어떻게 그리고 성공을 위하여 누가 도와줄 능력을 갖고 있는지 알기 때문에 단체에는 상당한 자산이 된다.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삼들은 그들이 바라는 것을 얻으려고 그들 나름의 방법으로 추진한다. 그들은 변덕스럽고 별나게 굴 수도 있다. 성공 지향적인 그들은 항상 여러 가지 다른 기획에 사로 잡혀 바쁘게 돌아간다. 만일 그들이 너무 많은 일을 벌인다면 실패의 연속에 말려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삼들은 자기가 잡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부여잡는다. 실패하면 그들은 언제나 그것에 대하여 남을 비난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 4. 말투 : 아첨을 잘한다. 인상적이다 >
- 권력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기 위해 삼들이 쓰는 수단의 하나는 아첨이다. 삼들은 언제나 삼들의 세계에서 일부를 차지하는 상관이나 다른 사람 안에 있는 긍정적인 무엇을 찾아낸다. 사람 속에 있는 긍정적인 것을 보는 삼의 재능은 남의 협력을 필요로 할 때 유용하게 된다.성공적인 삼들은 그들이 성취한 것들과 장래성에 대하여 퍽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을 끌어 들이고 토의중인 주제에 관하여 상대편이 느끼는 싫증에 개의치 않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자기 자신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있다. 말솜씨에 있어서 그들은 항상 뛰어나고 타고난 재능이 가장 풍부하며 아무튼 최고이다.
< 5. 성서 구절 >
- 성공 지향적이며 물질적일 수 있는 삼들은 예수님께서 말씀 <마태 6,19-21/보물을 하늘에 쌓아라> 하셨을 때 그분이 가르치시는 바를 유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제4부. 성장과정 ] p133
< 성장 과정 >
- 에니어그램에서 자신의 유형을 발견하는 사람은 즉시 자기의 영적 실재와 더불어 구체적인 체격, 걸음걸이, 얼굴표정, 버릇, 거동, 말투, 음색, 일상생활의 취사선택과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문젯거리를 통하여 나타나는 표현에서 자신의 사람됨에 일관성이 잇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람의 일관성은 어떤 사람이 같은 유형의 출신과 교호(交好) 작용을 하고 서로 간에 느끼는 공명을 주시할 때 뚜렷이 확인된다. 같은 유형 출신의 두 사람은 그들의 인격을 표현하는 일에 있어서 서로가 어떻게 그리도 같은 방향을 경험하고 있는 가를 보고 감명을 받는다. 그렇지만 그들은 정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들은 각자의 생활에서 어떤 성질들을 강조하는 데 다른 방법을 쓸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바로 각 사람의 독특한 고유성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고유성은 자의식과 각자의 성장 욕구가 짝을 이룬 결과로서 생겨난다. 에니어그램을 이용하여 성장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자아 안에서 남녀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과정과 함께 다음과 같은 방법을 쓴다.
1. 의식과 성장
- 에니어그램에서 의식의 성장은 인생에서 사람의 행동이 취하는 목적성에 부합하는 성장이다. … 의식이 넓어지면 사람이 지닌 천부적 재능, 강박 충동, 신경증 또는 정신병의 정도를 탐지할 수 있게 된다. 다수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두뇌가 손상되지 않는 한 각 개인은 여전히 자아 인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누구든 자아가 일상의 압박감과 문젯거리에 보다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하는 향상성을 갖거나 균형 잡힌 생활을 하려면 자기 자신과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각 개인은 자신을 대면하거나 정면으로 마주보는 시간을 내야하고, 자신에게 “너는 왜 그것을 하느냐, 너는 무엇을 보고 있느냐”하는 기본적인 질문과 대답을 해야 한다. 사람은 자신에 대한 책임이 있다. 사람은 자신의 심리적, 영적 건강 유지에도 마음을 써야 한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자가 귀찮아서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를 돌보지 않을 것이다.
- 에니어그램에서 자기의 유형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에니어그램은 사람에게 그가 속한 유형의 기본 방향에 따라 자신을 측정할 수 있게 도전한다. 사람이 에니어그램 지식을 이용한다면, 그는 인생에서 자신의 재능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썼던 성 바오로를 주시하며 내성과 기도 안에서 성장하듯 의식 안에서 성장한다. 무릇 육을 따른 자들은 육에 속한 것을 생각하고, 성령을 따르는 이들은 성령에 속한 것을 생각합니다. 육의 관심사는 죽음이고 성령의 관심사는 생명과 평화입니다. 여러분이 육에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힘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의 인도를 받은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입니다”(로마 8,5-6. 13-14).
2. 화살표의 움직임에 대한 이해
- 에니어그램 안에서 성장하는 또 다른 방법은 화살표가 움직이는 방향에서 배울 수 있다. 아홉 유형은 각각 다른 유형을 향하여 움직이는 화살표를 갖고 있다. 사람이 타고난 ‘자아 고착’에 편안치가 않을 때 그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화살표가 향한 곳에 있는 유형의 ‘자아 고착’을 취한다. 이것은 그 사람을 위하여 건전치 못한 움직임이다. 왜냐하면 화살표가 향한 곳에 있는 유형의 자아 고착은 그 사람이 타고난 자아 고착을 강화하고 그 사람을 더욱 더 건강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에니어그램에서 건강한 움직임은 화살표가 움직이는 곳과 반대 방향에 있는 유형의 이상상 쪽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보통으로 화살표의 반대 방향에 있는 유형은 사람의 천성적 자아 고착을 교정하는 데 쓸 수 있는 어떤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이 움직임은 유독 그 사람에게만 있는 독특한 자아 고착의 천성적 행동 경향에 대하여 반작용을 한다.
1) 움츠리는 형(9, 4, 5 유형)
- 에니어그램에서 움츠리는형은 의존형에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독립적이며 바람직한 목표를 향하여 전진하는 능력을 지닌 움츠리는형은 의존이 됨으로써 스스로를 파괴시킨다. 균형 잡힌 구(9)들은 육(6)의 소심을 가장하고 단체의 조화를 위하여 맹목적으로 순종할 때 불건전해진다. 구(9)들은 있어야 할 자리에 앉아서 마음의 동요 없이 자기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행동을 취하는 굉장한 능력이 있다. 그런 그들이 순종한다는 이상상을 뒤집어 쓸 때 그들 자신의 내적 권위를 포기하게 되며, 했어야 한다고 그들이 일찌감치 알고 있던 것을 남이 그들에게 말해주기를 기다린다. 복종적인 육(6)처럼 그들은 자기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사람의 충고를 따른다.
- 세련된 사(4)들은 냉담한 가운데 자기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의 친밀감이 그리울 때 이(2)에게로 건전치 못하게 움직인다. 이(2)의 공간 안에서 사(4)들은 자기의 독립심을 포기하고 남에게 자신을 복종시킨다. 그들은 자기 생활의 전체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결정을 성급하게 내릴 수도 있다. 이것은 남의 안전을 위하여 낭만적으로 자기를 희생하고 고통을 받겠다는 것으로, 타고난 그들의 열망에 부합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기 인생을 극적으로 비극적이 되게 하며 더 깊이 가라앉는다. 사려 깊은 오(5)들은 변덕스런 칠(7)과 같이 됨으로써 불건전하게 움직인다. 매우 이상적인 오(5)들은 자기의 육체적, 심리적, 영적 방어기제가 부적당하다는 것을 대면하게 되면 좌절의 고통을 맛본다. 그들은 칠(7)처럼 냉소적이 되며, 더 나아가 자기의 꿈을 제거함으로써 오(5)들은 성을 잘 내고 의기소침해지고 생각에만 잠기게 된다. 독립적이면서도 움츠리는형(9, 4, 5형)들은 의존형(2, 6, 7형)의 공간에로 이동하는 대신 공격형(8, 1, 3형)으로부터 배워서 자기의 아이디어를 이행하는 기회를 스스로 취해야 한다.
- 나태한 구(9)들은 성공적인 삼(3)으로부터 배워서 이 세상의 삶에 보다 더 많이 관여하고 자기의 권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상황에 대한 즉각적이고도 빈틈없는 자기의 파악력을 신뢰하여, 그들은 삼(3)들과 같은 정도의 정밀도를 가지고 상황에 응할 수 있는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생활에 관여하면 할수록 구(9)들은 더욱 기민하고 생동감이 있으며 열정적이 될 수 있다. 활동에 참가한 구(9)들은 더욱 더 균형이 잡혀 자기 유형이 가진 안전성과 중심성에 이르게 된다. 민감한 사(4)들은 일(1)들로부터 더욱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며 객관적이 되도록 배워야 한다. 일(1)들의 공간에서 사(4)들은 자기 자신과 자기의 모든 슬픔을 망각하는 것을 배우고 타인에게 관심을 돌릴 수 있게 된다. 그들은 자신의 울적함을 잊고 열정적인 선교사의 기질을 지닌 일들처럼 보다 나은 세상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다. 고풍스런 오(5)들은 선두에 서는 팔(8)들의 영역으로 들어가 자신의 어려움을 대면하는 것을 배워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내부로부터 능력을 갖추어 그들은 자신과 그들의 환경과 다른 이들을 신뢰하기 시작할 수 있다. 죽음을 불사하는 팔(8)들처럼 오(5)들도 감정의 심연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들도 용기를 갖고 시대의 표징에 응할 수 있으며 더욱 더 적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오(5)들은 자기의 아이디어로 사회의 건설, 특히 균형 잡힌 도덕관념의 형성에 공헌할 수 있다.
2) 의존형 (2, 6, 7형)
- 의존형들은 공격형에게로 건전치 못한 이동을 한다. 자신이 타고난 ‘자아 고착’과 모순되는 다른 ‘자아 고착’을 취함으로써 의존형들은 자기의 친절하고 사랑스런 본성을 거스른 싸움에 휘말린다. 요컨대 그들은 자신을 부정한다. 사랑스런 이(2)들은 소유욕이 강한 팔(8)의 공간 안에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하여 지나치게 질투하며 강한 소유욕을 가질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들의 지나친 세심증은 그 사람을 이에게 의존하게 만듦으로써 그를 지배하려는 욕구의 표시이다. 팔(8)들처럼 그들도 자기를 부당하게 취급하는 사람에게 되갚음할 수가 있다. 그러나 팔(8)과는 달리 그들은 그 결과를 맞대면하지 못한다. 충실한 육(6)은 야망에 찬 삼(3)들에게로 옮겨가서 그들과 동일시했다가 안 되면 내적 반성에 저항하게 되고 활동에 심취하게 된다.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없게 된 그들은 자기의 끊임없는 망설임과 소심에 대하여 자기를 증오할 수 있다. 그들은 삼(3)들이 하듯 법적 권위에 대하여 비이성적으로 불평을 터뜨리고 방해하기 시작할 때 순종적이며 신실하고 충성스런 자기 자신의 본성을 풍자할 수 있다.
- 이상주의로 가득한 칠(7)들은 많은 죄의식을 가지기도 한다. 칠(7)들이 성이나면 농담으로 사람에게 지근거리고 남의 불완전에 대한 자기의 분노를 속에 담아두지 못한다. 그들은 분노를 다스려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칠(7)들은 단어를 가지고 하는 게임을 아주 잘 할 수 있다. 그들은 지나친 타격을 주는 일이 없이 유머를 섞은 긍정적인 방법으로 부정적인 불만을 토로할 수 있다. 의존형을 위한 건전한 움직임은 움츠리는형에게로 향함이다. 의존적인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밀접히 연관된 생활을 한다. 그들에게는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며 서로의 차이가 나타낼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자기를 개성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들이 그토록 의존하던 사람으로부터 거리감을 두는 것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
- 자신의 필요에 마음을 쓰지 않는 이(2)들은 사들로부터 배워서 자신도 욕구를 가진 가치 있는 사람으로 취급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욕구에 접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남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에 대하여 긍정적인 호감을 가짐으로써 이들은 자신의 사랑을 좀 더 쉽게 보여줄 수 있고 자기에게 예속된 사람을 붙잡지 않으면서도 남을 돌볼 수 있다. 경솔한 칠(7)들은 반성적인 오(5)들처럼 자기의 본질에 대하여 반성하는 시간을 내야 한다. 자기분석은 경솔함을 교정하는 수단이다. 칠(7)들은 오(5)들이 그들의 생활에서 보여주는 고통 수용방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어린이 같은 칠(7)들은 자기의 사회적 기능 발휘에 도움이 될 기술을 익혀야만 한다. 반성, 묵상 그리고 내성의 경험을 생활에서 안이하고 즐겁고 우스운 것만 찾는 칠(7)들에게 진지한 체험이 될 수 있다.
3) 공격형 (8, 1, 3형)
- 공격형들은 움츠리는형을 향하여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움츠리는형의 공간 안에서 그들이 장기 체류하는 것은 건전치 못하다. 그들이 옮겨간 공간에 있는 유형들의 태도에로 쉽사리 기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형의 창조성이 박탈당할 때 긍정적으로 사용되었어야 할 힘이 부정적이 된다. 인색한 오(5)들의 공간에 들어가 자유로워진 팔(8)들은 지극히 좁은 감옥이 될 수 있는 공간과 사고의 좁은 매개 변수 안에 갇혀 버린다. 쓸데없는 정보를 축적하는 것은 전통적인 규범이나 규칙이 아니라 요구 사랑에 따라 상황에 응하는 팔(8)들에게 짐이 된다. 지적의 오(5)들의 입장을 취하는 팔(8)들은 두 배로 오만하고 말이 없으며 감정적으로 냉정하고 무관심하게 된다. 우울한 사(4)들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객관적인 일(1)들은 의기소침 해질 수 있다. 그들은 자기가 공정하게 대접받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기 연민에 빠진다. 그들은 공정하고 스스로를 억누름으로써 순교자의 의식을 취하게 된다. 그들은 자기의 노력은 올바른 데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
- 구(9)들의 공간으로 들어 간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삼(3)들은 그들이 피상적으로만 파악한 자기의 본질에 대하여 나태할 수 있다. 그들은 인식 부족으로 자애적이 되며 그들이 투사하려고 그토록 열심히 노력하는 이미지가 유효하다는 외부의 확인을 끊임없이 찾게 된다. 자신의 본질에 대하여 깨닫지 못하는 그들은 부정적 불편에 대하여 아주 보수적이고 방어적이 된다. 그들은 매우 냉정하고 무관심하며 잘 잊어버리고 공격성 또는 저항의 기미를 띠고, 만사에 느리거나 그들의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심술을 부리기도 한다. 아주 공격적일 때 그들은 상당히 비열하고 방어적이다.
- 공격형들을 위한 건전한 움직임은 개인적 차원에서 사랑과 돌봄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의존형에게로 나아가는 것이다. 공격형들은 늘 그룹을 돕는데 익숙하다 하더라도 그들 자신을 포함하여 개인적 차원에서 다른 사람들과 공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있다. 남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그들의 감각은 자기 억제와 충동적인 공격들과 균형을 이룬다. 상냥함과 부드러움을 피하여 거칠고 동정심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격렬한 팔(8)들은 사랑스런 이(2)로부터 배울 수 있다. 팔(8)들은 서툴지 않게 타고난 자기의 상냥함과 부드러움을 표현할 수 있기 위하여 남의 고통과 무력함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개인적 양쪽 차원에서 고통과 연관을 맺음으로써 억압적인 제도와 억압적 관계에 반발하는 것처럼 팔(8)이 이(2)로부터 배운다면 훨씬 더 동정적이고 사려 깊어지게 될 것이다.
- 심각한 일(1)들은 심각한 것을 견디지 못하고 행운에 맡기는 칠(7)로부터 배울 수 있다. 무언가 좀 잘못되었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 일(1)들은 칠(7)이 자기의 문제거리로 골치 썩이기를 피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문제에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일(1)들은 통상시 자신의 무제를 확대시키는 경향이 있다. 일(1)들은 세상의 문젯거리로 걱정하고 지나치게 짐스러워 하는 대신 칠(7)들로부터 어떻게 행복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다. 매우 조작적이며 자기 확대를 위하여 사람들을 이용할 수 있는 권력 지향의 삼(3)들은 육(6)으로부터 아주 잘 배울 수 있다. 겸손하고 유순하며 온유한 육(6)들은 물질적인 삼(3)들이 어떻게 진실로 단체에 투신하고 그들의 복비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지를 가르칠 수 있다. 겸손한 삼(3)들은 함께 일하기에 가장 편한 사람들이다.
- 화살표의 움직임은 사람이 자신으로부터 빠져나와 자아를 더욱 더 전체적이 되게 하는 인생의 한 요소를 받아들일 필요를 보여준다. … 그러므로 :
일(1)들이 생의 고통스런 요소들을 받아들일 때, 일들은 공동체에 봉사하게 되어 완고함에서 자유로워진다.
이(2)들이 보상되지 않는 사랑의 비합리성을 받아들일 때, 바든 것보다 주는 것이 정년 더 복되다는 것을 체험한다.
삼(3)들이 자신의 뜻보다 다른 이들의 뜻이 우세하도록 허용하면, 그때 그들은 더욱 더 존경과 칭찬을 받는다.
사(4)들이 자기 삶에서 분노의 실재를 수용하면, 사들은 상황에 대하여 좀 더 자발적으로 응할 수 있게 된다.
오(5)들이 인간 경험의 현실로서 온화함과 부드러움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오들은 좀 더 매력적으로 다른 삶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
육(6)들이 자신의 소란스러움을 받아들이고 걱정하지 않게 되면, 그들은 자신의 방어기제를 신뢰하기 시작할 수 있다.
칠(7)들이 공허를 받아들일 때,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책임을 맡을 수 있게 하는 고통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팔(8)들이 자신의 필요보다 남의 욕구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들은 근본적 변화를 위하여 기울이는 노력 속에 더욱 더 친절하고 부드러워질 수 있다.
구(9)들이 실패를 수용할 때, 그들은 상황에 대한 자신의 파악에 의거하여 행동을 취할 수 있고 신속한 행동을 통하여 공동체 안에서 평화와 조화를 회복할 수 있다.
… <마태 5, 3-12/참행복>
3. 우정
-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먼저 자기와 그리고 다음으로 우정 안에서 다른 이들과 맺는 관계를 기반으로 성장한다. … 우정은 시간을 두고 성립되는 관계이다. 그것은 아침에 동터오고 한 낮에 다다르며 저녁에 지는 태양에 비길 수 있다.
* 떠 오른 태양처럼 당신은 언제 가장 아름다운 우정의 순간이 다가올지 결코 알 수 없으리라. * 우정은 지는 태양처럼 시든다.* 시험을 거친 우정은 영화롭게 지는 태양과 흡사하다.
- 우정 안에서 우리는 이것을 기억한다. (1요한 4, 12-13. 16. 18-19/ 사랑과 믿음) “지금까지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영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로 우리가 그분 안에 머무르고 그분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신다는 것을 압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을 우리는 알게 되었고 또 믿게 되었습니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 두려움은 벌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는 이는 아직 자기의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분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 맺음말 ]
< 그리스도 안의 통합 >
- 그리스도는 모든 유형이시다. 그러나 사람은 오직 한 유형으로 태어난다. 그리스도의 삶은 당신 자신 안에서 진실하게 체험했던 하느님의 생명을 살려고 추구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분은 진실한 신이시며 진실한 사람이셨다. 사람으로서 그분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우리들 안에서 발견하는 똑같은 조건들을 받아들이셨다. 그분은 우리가 우리의 사람됨을 표현할 때 경험하는 똑같은 냉혹한 현실에 대처하셔야만 했다. 그분은 우리가 체험하는 식으로 육체적, 심리적 의기소침과 영적 메마름을 경험하셨다. 그분의 시대는 우리와 달랐고 사회의 외적 표현들도 달랐지만 예수의 내적 체험들은 세대를 거쳐 오면서 각 사람 안에서 반향되고 있다. 어느 유형이든 상관없이, 우리는 예수께서 사셨던 삶 안에서 공명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본성과 사명을 의식하셨다. 그 의식은 성부의 뜻과 일관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진실성과 헌신을 요구했다. 에니어그램으로 자신을 아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방식으로 어떻게 자기의 인생을 살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으로 자신을 아는 것은 우리 실존의 심저에서 하느님을 뵙는 것이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인성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표현하셨던 식으로, 우리 인간성을 통하여 당신 자신의 본성을 표현하고자 하시는 하느님과 접촉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생애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하느님께서 당신의 생명을 사셨겠는가를 가장 완벽하게 드러내는 것이었다.
- 그리스도의 생애는 우리에게 생의 유일한 가치는 성부의 뜻을 찾는 것이며, 그 뜻을 우리 개개인이 살고 있는 독특한 환경에서 실현하는 것임을 보여주셨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완전한 모델이시다. 그분은 목적에 부합하는 의미심장한 방법으로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바라시는 충만한 생명을 살 수 있도록 우리가 우리 자신을 유용하게 쓰게 하는 길이시다. 하느님의 생명을 사는 우리의 삶 안에서, 특히 하느님께 그리고 다른 이들을 위하여 자신을 전적으로 봉헌하는 가운데 삶의 진실에 대한 교훈을 배운다면, 그리스도의 생명은 우리 시대 우리 자신의 삶 안에 재현될 것이다. 그리스도가 사셨던 식으로 삶의 진실성 안에서 살아가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 통합되는 것이다.
#143 금주의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144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 책 이름 : 교회 미술 이야기 ]
- 지은이 : 정웅모
- 펴낸데 : 평화화랑
- 출판일(발행일) : 2001.03.30 –72p
- 내 용 : 서양교회와 한국교회의 미술 이야기
- 지은이 프로필 : 1985년 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졸업, 1987년 사제 수품, 신당동 보좌, 종로성당 주임신부 등, 1998년 프랑스 파리 미술 연구, 1999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장 등 , 저서로는 ‘그림으로 보는 신앙’(공저)
[ 표지의 그림/글 ]
- 표지 그림 해설 <무덤으로 달려가는 사도 베드로와 요한> “안식일 다음날 이른 새벽, 막달라 마리아가 제자들에게 가서 누군가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다고 말하자,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무덤으로 달려 갔다”(요한 20,1-3). 뷔르낭(1850-1921)의 이 작품은 성서를 근거로 하여 사실적으로 묘사된 것이다. 찬란한 부활의 새벽을 표현하기 위해서 화면을 황금색으로 채색했으며, 예수와 제자들이 전도여행을 다녔던 이스라엘의 거친 들판과 마을들이 원경으로 그려져 있다. 요한은 빈 무덤의 소식을 접하고서 그곳에 묻혔던 분이 구세주이신 주님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믿음을 맞잡은 손을 통해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요한의 찡그린 미간과 불안한 눈빛을 통해서 그의 신앙이 약함을 엿볼 수 있다.
- 베드로는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왼손으로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모습인데, 이 손의 모양이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나타내고 있다. 무덤을 벗어난 그분이 삼위일체인신 하느님 가운데 한 분인 성자라는 것(왼손) 마음속 깊이 고백하고(오른손)있다. 무덤에 다다를 즈음에는 불신을 암시하는 검은 숄(shawl)도 볏겨질 것이다. 부활현장을 확인하기 위해서 달려가는 베드로와 요한을 보고 있으면 우리도 그들과 함께 달려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먼동이 터오듯이,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어둠에 사로잡혀 있는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해서 오늘도 우리에게 찬란한 새벽으로 다가오신다. - 유화, 1898년, 오르세 미술관, 파리, 프랑스
[ 차 례 ]
[ 머리말 ]
[ 제1장. 서양 교회의 미술 ]
Ⅰ. 중세미술. 신앙의 시대
Ⅱ. 르네쌍스 미술. 미술의 부활
Ⅲ. 바로크 미술. 열정의 시대
Ⅳ. 19세기의 미술. 다양성의 시대
Ⅴ. 20세기 미술. 독창적 표현의 시대
Ⅵ. 현대 미술
[ 제2장. 한국 교회의 미술 ]
Ⅰ. 박해 시대
Ⅱ. 1886년~1945년
Ⅲ. 1945년~1970년
Ⅳ. 1970년~현재
[ 맺음말 ] 교회 문화를 꽃피우자 ........................................................................ 본문
[ 머리말 ]
- 사람들은 지난 세기에 물질만능주의의 시대를 살면서 정신적인 빈곤함을 겪었다. 그래서 21세기는 ‘문화의 시대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교회에는 교회 미술에 대해 관심을 가진 신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분들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교회 미술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강의록을 만들기 위해 써졌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을 것이나 교회 미술을 이해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2001년 정웅모
[ 제1장. 서양 교회의 미술 ]
- 서양교회의 미술은 중세 미술(신앙의 시대-초기그리스도교 시대. 비잔틴 시대. 로마네스크 시대. 고딕 시대), 르네상스 미술(미술의 부활), 바로크 미술(열정의 시대), 19세기 미술(다양성의 시대-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20세기 미술(독창적 표현의 시대- 야수주의. 입체주의.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현대 미술로 나눌 수 있다. 또한 한국 교회의 미술은 박해시대, 1886년-1945년, 1945년-1970년, 1970년-현재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가톨릭 교회 미술 가운데서 회화와 관련된 부분을 시대별로 살펴보고, 조각과 건축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다. 세계 미술사의 흐름은 시대 상황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작가들의 모험과 노력으로 인해 달라진다. 앞으로도 동. 서양 교회의 미술은 시대의 흐름과 작가의 개성에 따라서 끊임없이 변화해 나갈 것이다.
[Ⅰ. 중세미술. 신앙의 시대 ]
중세는 고전기(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와 15세기의 르네상스 시대라는 예술적으로 큰 업적을 쌓은 두 시대의 가운데에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시기는 초기그리스도교 시대. 비잔틴 시대. 로마네스크 시대. 고딕 시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초기그리스도교 시대
- 로마는 기원전 1세기부터 제국을 이루어 500여 년 동안 유럽을 지배하는 강대국이 되었다. 이스라엘에서 시작된 그리스도교는 1세기 중엽에 로마에 전해졌고, 후에 로마 제국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그리스도교는 초기부터 250여 년 동안 로마인들로부터 큰 박해를 받았다. 이 박해로 말미암아 신자들이 가정집이나 비밀 장소에 수멍서 신앙생활을 하디가 붙잡혀 순교하였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박해를 피해서 로마 제국 각지로 흩어지게 되었는데, 그것이 온 세상에 하느님의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게기가 되었다. 예수님의 제자였던 베드로와 바오로도 복음을 전하다가 로마에서 순교하였고 많은 신자들도 신앙을 지키다가 순교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 미술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었으며, 초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유다인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형상을 만들거나 그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사람들의 영향으로 교회 미술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회화이다.
- 그리스도교 미술은 카타콤바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하 동굴 묘지인 카타콤바는 ‘휴식처’라는 뜻이다. 이는 처음에 가족 공동묘지였으나 후에 신자 공동묘지로도 만들어진 듯하다. 로마 근교에서 화산석회 지질로 된 대규묘 카타콤바가 발견되었다. 박해를 피해 이곳에서 집회를 한 것으로 여겨지는 신자들은 묘지의 벽면에 그리스도교와 관련된 상징들인 십자가 형상과 물고기나 비둘기, 돛과 닻이 잇는 배 등을 그렸다. 로마 제국의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313년에 ‘밀라노 칙령’을 발표했다. 이 칙령에 따라 그리그도교에 대한 로마의 박해는 끝났으며, 이어서 325년에 그리스도교는 로마 제국의 국교가 되었다. 신들은 신앙생활이 자유롭게 되자, 모여서 기도할 수 있는 성전을 건립하기 시작했다. 우에 이를 모방하여 바실리카식 성전을 만들게 되었다. 교회 역사상 최초로 세워진 성당은 (구) 성 베드로 성당이었다. 이 성전은 33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로마에 세운 것인데, 후에 파괴 되었고, 오늘날에는 그 자리에 르네상스식 성 베드로 성당이 서 있다. 초기 교회의 건축이었던 바실리카 성전 양식은 12세기까지 이어졌으며, 성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 표시는 그림설명>
* 갈리스도 카타콤바의 그리스도교 상징, 석관, 2세기, 로마, 이탈리아
* 불 속에 있는 3명의 히브리인들, 프레스코화, 3세기초, 프리실라 카타콤바,
로마, 이탈리아
* 성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 504년, 라벤나, 이탈리아
2. 비잔틴(Byzantine) 시대
- 비잔틴 문화는 중세기 동로마 제국과 그 세력권의 문화를 말하며, 4세기 초에 건설된 동로마 제국의 수도인 비잔티움(후에 콘스탄티노플, 이스탄불로 불림)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의 전통을 이어받고 동방 문화를 흡수하여 5세기 말에서 10세기에 걸쳐 황금시대를 이루었다. 서방 교회는 로마 제국의 서부 지역인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등에 있던 교회를 가리키며, 동방 교회는 로마 제국의 동부 지역인 시리아, 소아시아, 그리스반도, 이집트 등에 있던 교회를 말한다. 동방 교회는 지역에 따라서 고유한 전례와 관습을 가지고 있었지만, 로마를 중심으로 한 서방교회와 신앙의 일치를 이루며 동로마 제국에서 복음전파에 앞장섰다. 1054년에 동방과 서방교회는 완전히 분열되었다.
- 4~5세기에 걸쳐 동. 서로마 제국은 그리스도교 미술의 발전에 다 같이 공헌했다. 그러나 로마 제국이 망한 후, 6세기부터는 비잔티움을 중심으로 한 교회 미술이 우세하게 되었다. 박해가 끝나자 화가들은 성서의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모자이크로 제작하였다. 그리고 나무판 위에 엔카오스틱(밀랍화의 일종)으로 그렸는데 그것이 이콘(Icon)의 시초이다. 이콘은 그리스어로 ‘형상/모상’을 뜻하며, 약 3세기경부터 동방교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12~13세기에 전성기를 이루었다. 이콘에 담긴 내용은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 천사와 성인들, 전례와 교화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이다. 가장 오래된 이콘은 ‘성모자와 성인들’, ‘그리스도와 성 메나’, ‘전능하신 그리스도’ 등이다. 동방 교회에서 이콘은 전례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고, 성당에서뿐 아니라 가정에서 기도할 때도 사용되었다. 이콘은 신앙의 내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미술로서, 선과 색을 통해 신학적 가르침을 알려주는 신앙 교리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콘을 ‘형상화 된 신학’이라고도 한다.
* 전능하신 그리스도, 엔카우스틱, 6세기, 시나이산의 성 카타리나 수도원, 이집트
* 루블료프, 삼위일체, 템페라, 1411년, 트레티아코프 미술관, 모스코바, 러시아
- 8~9세기에 동방교회에는 이콘의 종교적 기능과 의미를 놓고 비잔티움을 중심으로 해서 ‘성화상 파괴 논쟁’이 일어났다. 이 논쟁은 726년에 레오 3세 황제가 교황의 지배를 거부하려는 명분으로 ‘성화상 공경 금지 칙령’을 발표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약 1세기 동안 계속된 이 논쟁으로 수많은 이콘들이 불타버렸다. 그러다가 843년에 테오도라 황후가 ‘성화상 파괴 논쟁’을 종결시킴으로써 다시 성화상이 허용되면서 비잔틴 회화는 제2의 황금기를 맞게 되었다. 이콘은 주로 수도자들에 의해서 그려졌지만 작가가 알려진 것은 루블료프(1360~1430)를 비롯해 소수에 불과하다. 서방교회의 미술은 시대와 화가의 개성에 따라서 다양하게 발전했지만, 동방교회의 이콘은 오늘날까지도 전통과 일정한 규정에 따라서 그려지고 있다. 고대에 건물 바닥이나 벽장식에 쓰였던 모자이크도 비잔틴 양식의 성당 내부을 꾸미기 위해서 더욱 활성화되었다. 모자이크는 색깔이 있는 작은 돌이나 유리 조각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세부적인 묘사가 어려웠다. 교회의 모자이크가 가장 오래된 것은 이탈리아 동부 해안의 수도였던 라벤나에 남아 있다. 라벤나의 성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 클라세의 성 아폴리나레 성당 등에는 6세기 초의 모자이크들이 많이 남아 있다.
* 빵과 물고기의 기적, 모자이크, 6세기, 성 아폴리나레, 누오보성당,
라벤나, 이탈리아
- 비잔틴 예술은 이콘과 함께 이탈리아와 그리스, 터키의 이스탄불에 프레스코화와 모자이크로 보존되어 있다. 초기 그리스도교 미술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영원성을 강조했으나 ‘성화상 파괴 논쟁’이후에는 신성보다는 인간성이 더 강조되기도 하였다. 동방교회 미술에는 평면적인 이콘이 많으며 간혹 반입체 부조들도 있지만 서방교회 미술에서 발달한 조각은 찾아
볼 수 없다. 동방교회에서는 조각을 우상으로 여겨 금지했기 때문이다. 비잔틱식 건축은 4세기 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수도를 비잔티움으로 옮겨와 동로마제국이 형성되면서부터 시작되어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터키인들에게 점령될 때까지 동로마 제국의 여러 지방에 형성된 건축 양식이다. 이스탄불에 있는 산타 소피아 성당이 대표적이다. 이 성전은 532년~537년에 유스티아누스 황제가 건립한 것이다. 현재는 개수(改修)되어‘ 하기아 소피아’로 불리며 이슬람교의 총본산이다.
* 하기아 소피아, 527-537년, 이스탄불, 터키
3. 로마네스크(Romanesque) 시대
- 로마네스크 미술은 8세기부터 발달하기 시작하여 12세기에는 유럽 전 지역에서 성행하였다. 이 시기에는 건축이나 조각에 비해서 그림은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수도자들이 직접 손으로 성서를 쓰고 삽화를 그려 넣은 수사본(手寫本)이 등장했다. 로마 제국의 몰락과 함께 소멸되었던 대규모의 석조 조각이 다시 활발하게 제작되기 시작했다. 이 시대의 건축과 조각은 프랑스에서 특히 발전했다. 로마네스크 건축은 회화와 조각 등으로 교회 내부를 꾸미기 위해 천장도 아치형으로 만들었다. 이 성전들은, 신앙인들이 견고한 하느님의 성(城)인 교회 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를 받고 있다는 뜻을 갖고 있다. 로마네스크 성당은 성처럼 지어 졌기 때문에 벽이 두껍고, 내부가 좁으며 창문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성당이 세워지면서 내부의 기둥이나 외벽에 세울 성상들이 제작되기 시작했다. 로마네스크 조각은 건축물을 장식하기 위해서 부조(浮彫)형태로 많이 제작되었다. 부조 가운데서 뛰어난 것은 프랑스 오뎅에 남아 있다. 이 조각들은 그리스도교 미술의 초월성과 묵시록적인 환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탈리아 피사 대성당과 프랑스의 꽁크 수도원 성당 등이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다.
* 꽁크 수도원 성당, 1080-1120년, 프랑스
4. 고딕(Gothic) 시대
- 고딕 미술은 13세기부터 14세기까지 발달하였다. 고딕 시대에 접어들면서 화가들은 점차 자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결과 치마부에(1272-1302)로부터 살아 있는 듯한 서방교회의 미술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조토와 두초가 서방교회 미술의 기원을 열었다. 그들의 작품은 이탈리아의 피렌체, 파도바, 아씨시, 시에나 등에 남아 있다. 또한 천 위에 성서의 내용 등을 새겨 넣은 태피스트리(Tepestry)도 등장했다. 고딕 양식의 성당은 12세기부터 16세기까지 프랑스 북부를 중심으로 발달하였다. 무한의 개념을 동경한 고딕 건축가들은 로마네스크 성당의 천장을 높이 올렸다. 고딕시대에도 그림보다는 건축이 크게 발전하였다. 고딕 성당은 하느님을 향해 한없이 올라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로마네스크 성당과는 달리 성전의 기둥이 가늘어지고 많은 창문을 만들게 되었다. 많아진 창문을 장식하기 위해서 새로 등장한 것이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이다. 색타일 같은 벽돌은 기원전 3000년부터 이집트인, 수메르인, 인더스 강 주변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후 유리 제조법이 에게해, 키프러스섬, 크레타섬, 그리스를 거쳐 이탈리아로 전파되었다. 그 후 프랑스, 독일, 영국 등지로 전해졌고 고딕식 성당에 색유리 그림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 사르트르대성당, 1194-1260년, 프랑스
* 성모자, 유리화, 13세기, 샤르트르대성당, 프랑스
- 고딕 시대에 화가들은 유리화에 성서의 내용들을 가득히 새겨 넣게 되었다. 파리에 있는 생트 샤펠 경당의 내부는 전체가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어서 마치 오색 빛이 가득한 천국에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성당 내부를 신비롭게 하여 신자들의 신심을 드높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사람들은 고딕 성당의 외부를 수많은 조각으로 장식하였다. 고딕 시대부터 조각은 부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환조(丸彫)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로마네스크 부조는 사라지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온화한 인물상들이 나타났다. 이 같은 고딕 조각은 프랑스와 독일에서 큰 발전을 이루었다. 주요 고딕 성당은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샤르트르 대성당, 아미앵 성당, 독일의 쾰른 대성당, 이탈리아의 밀라노 대성당 등이다.
[ Ⅱ. 르네쌍스 미술. 미술의 부활 ]
- 르네상스는 ‘다시 태어난다’라는 뜻으로 문예 부흥을 일컫는다. 14세기 말에서 16세기 초에 걸쳐 이탈리아에서 일어나 전 유럽에 파급된 르네상스는 예술과 학문의 혁신 운동, 인간성의 존중, 개성의 해방을 목표로 하는 한편, 그리스. 로마의 고전 문화의 부흥을 외쳤다. 1400년경부터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예술이 이탈리아, 플랑드르,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서 꽃피었던 시기를 르네상스라고 한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서방교회의 미술은 비잔틴 미술로부터 등을 돌리면서 비신성시(非神聖視)되었고 시각적으로 용이한 방향으로 발달하였다. 서방 교회의 미술은 이콘의 경직된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빛과 원근법, 명암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사물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동방교회의 미술은 전통을 소중히 여겨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예술가들은 합리주의에 따라 신과 종교에 예속되지 않고 모든 것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시작했다. 또한 벽화와 판화가 발전했고 프레스코(fresco), 템페라(tempera)에 이어 유화 기법이 개발되었다. 초기 르네상스는 15세기 초 피렌체에서 시작되었으며 1500년부터 1530년경까지는 로마와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한 전성기 르네상스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후 북부 유럽과 동부 및 서부 유럽으로 퍼져갔다.
* 프라 안젤리코, 성모영보, 프레스코화, 1450년, 산 마르코 미술관, 피렌체, 이탈리아
* 엘 그레코, 성전을 정화하는 예수, 유화, 1570-1575년, 국립미술관, 런던, 영국
- 전성기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의 ‘최후의 만찬’은 고전주의 이상을 완벽하게 실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켈란젤로(1475-1564)는 시스틴 경당 안에 ‘최후의 심판’을 비롯한 성서의 주요 내용을 담은 프레스코화를 제작했다. 조화와 아름다움의 천재 라파엘(1483-1520)는 바티칸궁을 장식했고, ‘풀밭의 성모자’ 등 많은 걸작을 남겼다. 그 외에도 르네상스 시대의 뛰어난 작가로는 기베르티, 우첼로, 프라 안젤리코 등 다수인이 있다. 특히 이 시대에 교회 조각은 성전 건축에서 분리되어 독립된 예술 세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교회의 조각이 독립된 예술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은 도나첼로의 ‘성 제오르지오’부터이다. 후기 르네상스 화가 가운데서 매너리즘 화가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 대표작인 인물이 엘 그레코(1541-1614)이다. 그는 성화의 인물과 초상화를 길쭉하게 마른 모습으로 그렸다. 16세기 최고의 종교 화가로 평가받는 그의 작품은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톨레도 미술관에 남아 있다.
- 16세기에 유럽에서 일어난 종교개혁을 통하여 서방교회는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 성공회 등으로 갈라졌다. 북유럽의 독일과 플랑드르 국가들은 가톨릭교회를 비판하며 개혁에 앞장섰다. 가톨릭에서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성사(聖事)를 강조하여 미술은 여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테스탄트에서는 귀로 듣는 하느님의 말씀을 강조하여 미술의 중요성은 약화되었다. … 르네상스 건축 양식은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발달하였다. 이 양식은 고대 로마와 그리스 시대를 동경하여 그 장식의 재현과 비잔틴 양식에 사용해 온 돔(dom)을 중앙 부분에 올려 웅장하면서도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었다. 고딕 건축이 수직선을 강조한데 반하여 르네상스 건축은 수평선을 강조함으로써 교회 건축에도 변화가 왔다. 고딕 건축에 나타난 신적인 수직선을 포기하고 인간의 횡적인 유대를 뜻하는 수평선을 강조함으로써 휴머니티를 강조했다. 바티칸에 있는 성 베드로 성당은 르네상스 양식의 대표적인 건물이다. 이 성당은 1506년 교황 율리우스 1세에 의해 공사가 시작되었다. 브라만테(1444~1514), 미켈란젤로 등이 설계한 후 많은 건축가의 연속적 작업 끝에 1590년 중앙 돔이 완성되었다. 성당의 내부와 광장은 이후 바로크 시대에 완성되었다. 1656년 베르니니(1598~1680)에 의해 성당의 광장이 완성됨으로써 성 베드로 대성당의 전체공사는 150여 년 만에 완공되었다.
* 성 베드로 대성당, 1506-1656년, 바티칸
[ Ⅲ. 바로크(Baroque) 미술. 열정의 시대 ]
- 바로크 양식은 17~18세기에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유럽 전역에서 유행하였으며, 그림, 건축, 조각, 문학, 장식 미술 등 여러 분야에 영향을 준 양식이다. 17세기 초에는 유럽의 여러 나라가 왕권신수설(王權神授設)에 입각하여 전제군주국을 이루었다. 국왕은 예술가와 학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영광을 위해 봉사하도록 했다. 이 시대에는 교회의 이념을 열정적으로 표현한 바로크 양식이 널리 퍼졌다. 화가들은 자유분방하고 활기찬 움직임과 강렬한 명암대비 등을 나타낸 독특한 그림을 그렸다. 이 시기의 화가는 카라바조, 루벤스, 렘브란트, 무리요, 베르니니 등이다. 그 중에서 렘브란트가 그린 ‘돌아온 탕자’는 교회 미술 가운데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 렘브란트, 돌아온 탕자, 유화,
1667년경, 에르미타슈 박물관,
상 트페테르브르크, 러시아
* 성 카를로 성당, 1638-41년,
로마, 이탈리아
- 또한 이 시대에는 자를 잰 듯이 반듯했던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에 부드러운 곡선을 첨가함으로써 변화와 생동감을 준 바로크 양식의 건축이이 양식은 르네상스 양식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바로크 건축물의 외형은 장대하고 화려하며, 내부에는 조각과 장식이 유난히 많다. 이 양식은 16세기에 로마 교황청을 중심으로 전개된 가톨릭의 강력한 ‘반(反) 종교 개혁 운동’에서 비롯되었다. 이 시기에는 미술, 조각, 건축 등 교회 예술에도 강렬한 감동을 주는 극적인 표현이 추구되었다. 바로크 건축 양식은 이탈리아 등 유럽의 가톨릭 권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바로크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으로는 이탈리아의 성 카를로 성당,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의 내부와 광장,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을 꼽을 수 있다. 이후에 더욱 화려하고 정교한 장식을 하는 로코코(Rococo)양식이 나타났다.
[ Ⅳ. 19세기의 미술. 다양성의 시대 ]
- 서양 미술에 있어서 17-18세기까지는 성서의 내용이 주요 주제로 잡았다. 그러나 19세게 이후에는 미술 본래의 문제인 형식적, 방법론적 탐구가 활기를 띠었다. 따라서 이전의 체계적 교회 미술은 볼 수 없게 되고 표현 유형 안에서의 한 작품이나 개인적인 차원으로 제작된 성화들이 나타났다. 서양 역사에서 19세기는 격변의 시로 기록된다. 교회의 영향력은 축소되었으며 군주제도가 무너지고 민중의 시대가 움트기 시작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와 같이 한 양식이 몇 세기 동안 지속되던 시대는 지니가소, 한 사조가 생기면 그것에 맞대응하는 사조가 끊임없이 생겼다. 19세기에는 미술과 마찬가지로 건축 양식도 고전주의, 낭만주의, 절충주의 등으로 다양하게 변했다.
1. 신고전주의
- 신고전주의(新古典主義)는 1780-1820년 동안 프랑스에서 유행하였다.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를 거치면서 화가들은 다시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정형화된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지며 엄격한 고전 양식을 부활시켰다. 신고전주의는 장식적인 로코코 미술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났다. 작가들은 그리스나 로마의 역사와 신화를 즐겨 그렸다. 이 시대의 화가는 다비드, 앵그르 등이다.
2. 낭만주의
- 낭만주의(浪漫主義)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전반에 프랑스, 영국, 미국에서 발전하였다. 여기에 속한 화가들은 이성을 중요시 여겼던 신고전주의에 반발하여 자유, 개성, 공상, 감정 등을 소중히 여겼다. 화가들은 전설이나 이국적인 것, 자연과 폭력적인 내용을 주제로 다루었다. 주요 화가는 영국의 터너, 컨스터블과 프랑스의 제리코, 들라크루아 등이다.
* 들라크루아, 갈릴래아 호수의 그리스도, 유화, 1853년,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 뉴욕, 미국
3. 사실주의
- 사실주의(寫實主義)는 19세기 중엽 프랑스와 미국에서 발전하였으며, 서양 미술의 항구적인 지류(支流)라고 할 수 있다. 사실주의 이전의 화가들은 주제를 이상화하거나 극적으로 다룸으로써 대상에 어느 정도 수정을 가하였다. 그러나 사실주의 화가들은 대상을 수정하지 않고 보이는 대로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들은 현실에서 자신들이 직접 보고 체험한 것만을 그렸다. 그들은 고대의 신이나 영웅들 대신에 농부나 노동자 계층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이 시기에 밀레(1814-1875)를 중심으로 한 바르비종 유파의 화가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가난한 서민들의 진솔한 모습을 표현하였다. 쿠르베도 사실주의에 속하는 화가이다. 이 시기에 에펠탑과 같은 산업화 시대의 작품들이 만들어졌고, 아르 누보 운동이 전개되었다. 이 운동은 산업화 시대의 삭막함에 반대하여 장식적 스타일을 강조한 예술 사조이다. 또한 이즈음 사진기가 발명되어 회화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 밀레, 만종, 유화, 1857-1859, 오르세미술관, 파리, 프랑스
4.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 19세기에 사진이 등장하면서 사물을 똑같이 그리던 사실주의가 퇴조했다. 그 대신에 대상을 보고 느낀 감정을 담아 표현한 인상주의(印象主義)가 등장했다. 인상주의는 르네상스 이후 최초의 총체적인 미술 혁신으로 기록된다. 1860년대 초에 프랑스에서 발생하여 1870년대에 절정을 이루었다. 인상주의는 이후 모든 미술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중요한 미술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잇다. 인상주의는 르네상스의 산물인 원근법, 균형잡힌 구도, 이상화된 인물, 명암대비법을 거부함으로써 미술 전통에 혁신을 가져왔다. 그대신 인상주의 화가들은 자연으로부터 받는 순간적인 인상을 충실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햇다. 이 시기의 화가는 마네, 드가, 모네, 르누아르 등이다. 조각가로는 로댕(Rodin)이 이 시기에 활동했다.
-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은 한 순간의 인상을 포착하는 데에 매달려 때로는 무계획적이고 무분별하게 보이는 인상파의 양식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화가는 세잔, 고갱, 고흐 등이다. 이들 가운데서 세잔은 입체파에, 고갱은 야수파에, 고흐는 표현주의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고흐는 타오르는 듯한 화법으로 생동감이 넘치는 그림을 그렸다. 그는 말년에 렘브란트의 작품을 보고 ‘라자로의 부활’을 그렸고, 들라크루아의 작품을 보고 ‘피에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을 그렸다.
* 고흐, 피에타, 유화, 1889년, 생 레미 미술관, 프랑스
[ Ⅴ. 20세기 미술. 독창적 표현의 시대 ]
- 20세기의 미술은 과격하다고 할 정도로 혁신적이어서 미술 양식이 패션계만큼이나 급속하게 변화했다. 교회 건축에서도 철, 유리, 콘크리트 등 신 재료를 많이 활용하기 시작했다. 19세기의 낭만주의적인 고딕 부흥 운동에 따라 20세기에 들어와서도 교회 건축의 대표적인 양식으로 고딕 양식이 계속 사용되었다. 신고딕 양식은 그리스도교 내부의 변화와 혁신, 사회주의 등장과 과학 기술 등으로 다시 등장하게 되었지만 중세처럼 크게 발달하지는 못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한 성전들이 건립되고 있다. 이 시기의 건축물 가운데 스페인의 가우디(1852-1926)가 설계한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정성당)은 특기할 만하다. 이 성당은 곡선을 많이 사용하여 환상적이며 독창적인 건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 가우디, 성가정성당, 1903년~, 바르셀로나, 스페인
1. 야수주의(Fauvisme)
- 야수주의(野獸主義)는 1905년에 프랑스의 반 아카데미파의 화가들이 창시한 혁신적인 화풍이다. 이 시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추상주의 미술 사조가 널리 확산되었다. 야수파 화가들은 밝고 강렬하며 충격적인 색채를 사용하였다. 또한 형태와 원근법을 왜곡하였으며 거칠고 굵은 선을 사용하여 평면적인 작품을 그렸다. 대표적인 화가로는 마티스, 르오, 드랭, 블라맹크, 뒤피 등이 있다. 야수주의 화가 가운데 종교화가로 유명한 인물은 루오(1871-1958)이다. 20세기 최고의 종교화가로 평가받는 루오는 그리스도교 정신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화를 많이 남겼다. 그의 작품 가운데는 제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직접 보고 구원을 갈망하며 제작한 판화 연작(連作) ‘미세레레’가 유명하다. 20세기 성화에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그린 작품들이 많다. 이것은 화가들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체험한 후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다시 인식하게 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세상의 구원자로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는 같은 종족에게 박해하는 인간의 상징으로 표현되었다.
* 루오, 미세레레-서로 사랑하여라, 판화, 1927년, 프랑스
2. 입체주의(Cubism)
- 입체주의는 1908~1914년경에 프랑스에서 일어났다. 여기에 속한 화가들은 그림에서 색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형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들은 물체의 본질을 이성에 의하여 인식할 것을 주장하면서 물체의 모양을 분석하여 기하학적으로 재구성하여 표현하였다. 입체파 화가들은 종래의 시각에 중점을 둔 원근법을 부정하였으며, 사물을 보이는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여러 각도에서 본 것을 한 화면에 다양하게 표현하였다. 입체파의 대표적인 작가는 레제, 피카소(1881~1973), 브라크 등이다.
* 피카소, 예수성심성당, 유화, 1909-10년, 파리, 프랑스
3. 표현주의(Expressionism)
- 1905년부터 1930년까지 주관적인 감정을 자유롭게 나타내기 위해서 왜곡되고 과장된 형태와 색채를 사용하는 표현주의 사조가 독일의 미술계를 지배하였다. 표현주의 화가는 미술이란 실제 세계의 현상을 그리기보다는 주관적인 감수성을 나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예술의 최고 가치는 내면에 잠재해 있는 생명을 표현하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화가로는 키르히너, 칸딘스키, 클레, 놀데(1867~1956)가 있다. 표현주의 계통의 조각가로는 바를라흐가 있다. 그는 성서와 일반 주제를 목각과 브론즈로 제작하였다.
* 놀데, 최후의 만찬, 유화, 1909년, 제뷜, 독일
4. 초현실주의(Surrealism)
- 초현실주의는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탄생했는데, 1920년부터 1930년 사이에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했다. 샤갈(1887~1985)로부터 시작된 초현실주의는 현실 이상의 의미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화가들은 꿈과 같은 초현실적인 상상의 세계를 표현했다. 초현실주의는 이성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의 숨겨진 진실을 표현하고자 의식적으로 이상하고 비이성적인 것을 다루었다. 초현실주의의 작가로는 에른스트, 미로, 마그리트, 달리 등이 있다.
* 샤갈, 레위지파, 유리화, 1962년, 예루살렘 의과대학 유다인 경당, 이스라엘
[ Ⅵ. 현대 미술 ]
- 20세기 전반까지의 미술은 파리에서 생겨난 미술 유파들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파리는 미술의 중심지로서 빛을 발하였다. 그곳에서 야수주의, 입체주의, 초현실주의가 태어낫다. 그러나 1950년 이후부터는 뉴욕을 중심으로 추상주의, 팝아트, 비디오아트, 환경미술, 퍼포먼스 아트, 설치미술 등이 나타났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런던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술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늘날 교회 미술과 건축은 프랑스와 독일에서 특히 발전했다. 오늘날 교회 미술과 건축은 프랑스와 독일에서 특히 발전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독일에 있던 대부분의 성당들이 파괴되었기 때문에 종전 이후 성전 건립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아울러 새 성전을 장식하기 위해서 수준 높은 조각과 성물들이 많이 제작되었다. 성전의 제단과 벽면의 회화장식, 건축에 참여한 뛰어난 작가로는 레제, 마티스, 르 코르뷔지에(1887~1965)가 있다.
- 1945년에 건립된 프랑스 앗씨(Assy)성당은 당대의 대가들이었던 바센, 브라크, 샤갈, 립시쯔, 리시에 등에 의해 아름답게 꾸며졌다. 특히 건축가 코르뷔지에는 프랑스 롱샹의 노틀담 성당을 설계했는데, 이 성당은 성전 건축의 새로운 유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인간의 하느님에 대한 생각은 바뀌어 왔으며, 그에 따라 교회 건축도 변하여 왔다. … 현대 교회 건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65)이다. 이 공의회는 여러 헌장에서 교회의 현대화를 선언했고, 이 같은 선언이 교회 건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현재 활동 중인 독일의 화가이며 공에가 에기노 바이어트는 칠보를 이용하여 친근한 느낌을 주는 성물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독일의 지거 쾨더 신부는 표현주의 기법으로 많은 성화를 그리고 있다.
* 에기노 바이너트, 카나의 혼인잔치, 칠보, 독일* 지거 쾨더, 너희가 나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
유화, 독일
- 미술사조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대의 상황에 따라 변화되고 발전해 간다. 새로운 시대가 오면 또 다른 형태의 미술 사조가 발생할 것이고, 교회에도 새로운 모습의 성화들이 등장할 것이다. 오늘날에도 교회 조각은 여전히 사실적인 모습을 갖고 있지만, 성화와 유리화 부분에서는 추상적인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예수 부활과 같은 주제를 표현하는 데는 사실주의적 표현방식보다는 추상적인 것이 더 적절할 수도 있다. 과학과 기계 기술 문명, 인터넷과 정보의 발달은 사람들의 의식을 빠르게 바꾸어 놓고 있다. 현대인들은 어느 하나를 오랫동안 좋아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갈구하고 있다. 교회 미술도 세계 미술과 함께 변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 미술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추상주의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 미술의 흐름에 비추어 볼 때 교회에서도 추상주의적인 성미술들이 활발하게 선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미술 사조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과거의 미술이 인간의 전반적인 삶을 풍요롭게 해주었던 것처럼 현재의 미술, 앞으로의 미술도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 마네씨에, 부활, 석판화, 1949년, 현대 종교 미술관, 바티칸
[ 제2장. 한국 교회의 미술 ]
- 아시아 대륙은 전통 종교, 유교, 불교,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하는 곳이다. 그리스도교는 아시아에서 시작되었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하였기 때문에 유럽 종교로 인식되고 있다.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볼 때 우리 나라에는 그리스도교가 늦게 전해졌다. 중국에는 이미 400여 년 전에 이탈리아의 예수회 선교사였던 마태오리치(1552-1610)에 의해서 복음이 전파되었다. 일본, 필리핀, 베트남에도 오래 전에 외국의 선교사들에 의해서 복음이 전해졌다. 한국 천주교의 역사는 불과 200여 년, 개신교의 역사는 100여 년에 지나지 않는다.
* 명동 대성당, 1892-1898, 서울
[Ⅰ. 박해 시대 ]
- 우리나라 천주교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선교사가 아니라 평신도들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조선시대에 북경을 오가던 사절들이 서양문물을 접하면서 천주교 서적들을 가지고 들어왔다. 이익, 이벽, 권철신, 정약종, 이승훈 등은 천주교 서적들을 연구하다가 후에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 가운데 이승훈이 정조 때, 중국 북경에 가서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최초로 세례를 받고(1784년) 귀국함으로써 이 땅에 천주교회가 시작되었다. 이승훈은 귀국하면서 교리서, 십자고상, 상본화(像本畵), 묵주 등을 가지고 왔다. 그러나 천주교는 당시 유교 사상과 상반되는 교리 때문에 초기부터 배척당했고 법으로 신앙생활이 금지되었다. 따라서 중국으로부터 가져온 교리서적들과 성물들이 압수되어 불태워졌다.
- 최초의 신자 화가였던 이희영은 상본화를 그리며 전교활동을 하던 중 체포되어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하였다. 처음에 신자들은 가정집에서 비밀리에 신앙 집회를 가졌으며 박해 때문에 성전을 세울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혹독한 신유박해, 기해박해, 병오박해 , 병인박해 등 대규모의 박해가 있었다. 이 박해로 1만여 명이 순교하였다. 마치 초기 교회의 로마 신자들이 박해받으며 카타콤바에서 신앙생활을 이어나갔던 것처럼 한국교회도 혹독한 박해의 시기를 거쳐서 성장하게 되었다. 선교사 마태오 리치가 지은 ‘천주실의’와 기타 서적들이 이 박해 때에 전래된 사실로 미루어 보면 신앙에 필요한 성서, 성상, 성물 등이 중국으로부터 들어왔을 것이다. 당시에 사용되었을 성화는 예수나 성모마리아, 성인들의 그림 인쇄물로 추정된다. 현재 남아 있는 성물은 중국에서 기지고 온 기도서와 기도할 때 사용하는 묵주와 십자가, 고상 등 소품에 불과하다. 이 유물들은 서울의 절두산 순교 기념박물관, 부산의 오륜대 한국 순교자 기념관의 박물관, 숭실대학교의 박물관 등에서 볼 수 있다. 절두산 순교 기념박물관에는 박해 시대의 미술품으로 묵주, 성광, 김대건 신부의 스케치, 묘표사발, 성모상, 고상 등이 있다.
* 충남 개촌리 유물들, 1791년 이전, 절두산 순교 기념박물관, 서울
[ Ⅱ. 1886년~1945년 ]
- 1886년 한불수호조약이 체결되면서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었다. 이때부터 교회는 성전을 건립하였고 교회 미술도 조끔씩 시작되었다.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박해가 끝나자 성전이 세워지기 시작하였다. 서울 약현 성당(현 중림동 성당), 명동 대성당, 대구 계산동 성당이 벽들을 쌓아 올린 고딕 양식의 건물이다. 초기 성당의 건축은 고딕 양식에 충실했고, 대부분 프랑스 외방 전교회 신부나 프랑스 기술자들에 의해설계, 감독되었다. 20세기 초에 유럽에서는 고딕양식의 부흥 운동이 일어났는데, 프랑스 선교사들이 그 영향을 받아 초기의 성당을 고딕 양식으로 짓게 된 것이다. 당시 명동 대성당에는 외국에서 제작된 성모자상과 성인상, 천사상과 성물들, 스테인드글라스(로시리오 15현의도, 동박박사들의 경배, 천국의 열쇠를 받아 든 성베드로)가 설치되었다. 명동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프랑스 투르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제단 벽에는 장발의 ‘14제자화’가 있다.
* 명동 대성당의 내부
* 장발, 14제자화- 성베드로와 바오로, 유화, 1926년, 명동대성당, 서울
- 우리나라는 1910년에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지만 주로 서양 성직자들에 의해 선교활동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일제치하에서 한국교회는 복잡한 정치관계로 어려움이 많았고 교세는 성장하지 못 했다. 이 시기에 지어진 성공회의 서울 대성당은 주목할 만하다. 외국인에 의해 설계되었지만 우리나라 풍토에 잘 어울리며, 고딕 성당이 대부분이던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로 1922년에 착공되어 1996년에 완공되었다. 이 성당의 제대 뒤에는 동방교회에에서 발달한 모자이크 ‘전능하신 그리스도’, ‘성모자와 네 명의 성인들’이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해방 이전의 가톨릭교회 건축양식의 대부분은 고딕이나 준고딕이었으며 대한 성공회 대성당이나 인천의 답동성당 같이 로마네스크 양식 또는 절충양식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1922-96, 정동, 서울
- 우리나라의 성미술에서도 서방교회처럼 회화가 조각보다 먼저 등장했다. 1920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자체적으로 성화와 성물이 제작되기 시작했다. 천주교 신자인 장발(張勃, 1901~)은 서양화가이면서 미술교육자로 국내에 서양 화단과 가톨릭 미술을 개척한 선구자이다. 장발은 1920년에 여러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유화작품 ‘김대건 신부상’을 그렸고, 1926년에 명동 대성당 제단 벽화 ‘14제자화’를 유화로 그렸다. 이 그림은 당시 독일에서 유행했던 보이론 성 미술화법의 영향을 받아 엄숙한 양식으로 그려졌다. 이 외에도 그는 1930년에 ‘복자 79위’, ‘복자 김대건 신부’, ‘복녀 김 골롬바와 아녜스 자매’를 그렸다. 1930년대 후반부터 일제의 탄압은 더욱 혹독해지고 신자도 신사참배를 강요당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장발을 비롯한 이순석 등 뜻있는 에술가들이 성화와 성상을 만들며 교회 미술의 초석을 다졌다.
- 박해시대에는 우리나라의 선교를 파리 외방 전교회가 담당햇으나 일제 식민지 시대에는 독일 성베네딕도 수녀회, 미국 메리놀 외방 전교회, 아일랜드의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가 들어와서 선교를 시작햇는데, 우리나라 교회 건축과 미술에도 다양하게 영향을 주었다. 1927년 함경남도 덕원에 건립된 성 베네딕도 수도원은 로마네스크 양식이었다. 그러나 메리놀 외방 전교회에서 지은 성당 건축은 유럽의 양식에 한국적인 형태를 가미함으로써 토착화를 시도하였다. 1924년에 세워진 신의주 성당은 바실리카 양식에 우리나라 고유의 합각(合閣) 지붕을 갖고 있었다. 이 시기에 외국 선교사들은 성화, 예수상과 성모상, 성인상으로 성당을 장식하였다. 외국에서 들여 온 성상들은 명동 대성당, 중림동 성당, 인천의 답동 성당, 전주의 전동 성당 등에 남아 있다.
[ Ⅲ. 1945년~1970년 ]
- 1945년 해방 이후 1970년까지 교회 건축은 일제 때의 교회 건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일제 때는 외국 성직자들이 전해준 고딕 양식의 변형이나 단순화한 교회 건축이 대부분이었다. 해방을 맞이했지만 남북이 분단되고, 3년의 미군정을 거치게 되었다. 북한지역에 건립된 성당과 신학교, 수도원에도 교회 미술품이 있었으나 분단 이후에 종교 탄압으로 거의 다 파괴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말았다. 해방 후 남한에 주둔한 유엔군은 대부분 천주교나 개신교 신자들이었다. 그에 따라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유엔군의 도움을 받아 6.25동란의 폐허 속에서도 교회들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이때 신자들은 하느님의 보호하심을 새삼 인식하게 되어 교회 건축물은 하느님의 견고한 성처럼 인식되었다. 따라서 고딕 양식의 외형에 화강석을 붙인다든지 종탑을 성곽의 첨탑과 같은 형태로 표현하였다. 해방 이후 미술대학에서 많은 신자 미술인들이 배출되었으며, 그들은 성당을 설계하고 성화 성상, 교회 용품들을 제작했다.
- 6.25동란 이후에는 한국화로의 성화 제작이 몇몇 화가들에 의해서 시도되었다. 김기창(1914~2001)은 전쟁 중에 피난지 군산에서 ‘예수의 생애’ 30점을 한국화로 그렸다. 또한 장우성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1955)를 한국화로 그렸고, 장운상도 ‘예수와 어린이들’(1966)을 한국화로 표현했다. 1954년에는 장발을 비롯한 미술가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서울의 미도파백화점에서 ‘성(聖)미술전’이 열리게 되었다. 이 전시회를 위해서 화가, 조각가, 공예가, 건축가, 서예가를 포함한 많은 교회 예술가들이 힘을 모았다. 1961년부터 1978년까지 우리나라에 머물렀던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독일인 알빈 신부는 건축가며, 화가로서 많은 활동을 했다. 그가 설계한 성당은 79곳이나 된다. 특별히 이 시기에 지어진 성당 가운데 주목할 곳은 서울 혜화동 성당과 절두산 순교 기념관이다. 혜화동 성당은 명동 대성당과 중림동 성당에 이어 1927년에 서울에서 세 번째로 설립되었다. 이 성당은 수도회가 사용했던 목공소를 개조하여 만들어 졌다가 1955년 이희태의 설계로 새 성전이 건립되었다(1960). 이 성당을 건립하면서부터 한국 교회 미술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 김기창, 성으로 들어가는 예수, 수묵채색화, 1952-53년, 대한생명본사, 서울
- 장발의 주도로 건립되기 시작한 이 성전은 국내 예술가들에 의해서 꾸며졌다. 혜화동 성당은 우리나라 현대 가톨릭 미술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이 성당의 정면은 김세중의 ‘최후의 심판도’로 꾸며졌다(1961). 또한, 서울대교구는 병인박해때 처형장이었던 절두산에 박해 100주년을 맞아 순교 기념관을 건립했다(1966-67). 이희태가 설계한 이 건물은 순교정신의 상징과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것으로서 세계 건축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 절두산 순교 기념관, 1966-67년, 서울
[ Ⅳ. 1970년~현재 ]
- 1970년대 이후 경제 성장은 이루어졌지만 불안하던 사회 체제 아래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적인 평화를 찾기 위해 교회를 찾았다. 교회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다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가 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교회 건립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또한 성전을 장식할 교회 미술도 함께 발전하였다. 1954년 성미술전 이후 중단되었던 가톨릭 미술가 모임이 다시 시작되었다. 1970년에 이순석 등에 의해 ‘서울 가톨릭 미술가회’가 본격적으로 창립되었다. 회원들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와 순교정신을 표현하고 실천하기 위해서 미술가회를 만들고 매년 전시회를 가짐으로써 교회 미술의 이미지를 일반인에게 심기 위하여 노력했다. 성전건립가 함께 교회미술도 꾸준한 발전을 하였다. 이남규(1931-93)는 중림동 성당 등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하여 이 분야의 발전을 도모하였다. 혜화동 성당에 있는 문학진(1924~) ‘103위 순교 성인화’(1977)는 교회의 대표적인 성화가 되었다.
* 이남규, 제단 유리화, 1974년, 중림동성당, 서울 p63
* 문학진, 103위 순교 성인화, 유화, 1977년, 혜화동성당, 서울
-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을 앞두고 명동 대성당은 대대적으로 보수되었고 몇몇 성화들이 새롭게 제작되었다. 현재 명동 대성당에 소장된 성미술품 중 1980년대 이후에 제작된 작품ㄴ으로는 ‘명례방 초기 천주교 집회’(김태), ‘이벽 초상’(김태), ‘성 김대건 초상’(문학진), ‘이승훈 초상’(황창배), ‘김범우 초상’(조영동), 입구의 유리화(이남규), ‘십자가의 길’(최종태), ‘예수 성심상’(최종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임송자), ‘수난당하는 예수그리스도의 얼굴’(장동호) 등이 있다.
* 김태, 명례방 초기 천주교 집회, 유화, 1984년, 명동대성당, 서울
* 최종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 하는 예수, 청동 부조, 1984년,
명동대성당, 서울
- 오늘날에는 새로운 양식의 성전들이 많이 세워지고 있다. 성전의 토착화와 전통문화를 구현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교회 건물은 경제성장과 교세 확장에 따라서 대형화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주변 환경과의 부조화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좌석배치는 종래에는 장방형으로 배치되었으나 부채꼴 등으로 상당히 다양해 졌다. 건물 전체의 형태도 입방체에서 사각뿔 또는 곡형, 분절형 등으로 이행되고 있다. 교회 건축에서 상징적, 실제적 기능을 가지면서 주요한 자리를 차지했던 종탑은 상징성만 가지거나 혹은 사라지고 있다. 교회에 다목적 공간이 도입되고 있으며 점점 융통성을 가지고 건축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관성을 지닌 교회 건축이 나타나고 있다.
-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의 문화위원회는 미술의 해인 1995년에 ‘가톨릭 미술상’을 제정하여 매년 회화, 조각, 공예, 건축분야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수여하고 있다. 인천 가톨릭대학교에는 종교 미술학과가 신설되었으며, 광주 가톨릭대학교에서는 교양 미술 강좌가 마련되어 신학생들의 미적 수준을 높여주고 잇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각 교구마다 가톨릭 미술가회가 구성되어 있으며 작품 발표회를 하고 있다. 또한 각 교구의 미술가회가 연합하여 ‘한국 가톨릭 미술가협회’를 만들었다. 2000년 서울대교구 명동의 가톨릭회관에 ‘평화화랑’(현 갤러리 1898)을 개관하여 사람들에게 교회 미술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평화화랑’을 개설해 화랑 개편 때부터 전시되었던 모든 작품을 네티즌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방의 몇몇 교구에서도 전시실을 마련하여 교회 미술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교회 미술은 단순히 교회를 장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시대에 사는 사람들의 신앙심을 키워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 맺음말 ] 교회 문화를 꽃피우자
-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영혼과 육신을 지닌 존재로 창조하셨다. 따라서 우리가 인간으로서 성숙한 삶을 가꾸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문화라고 하면 고상한 사람들의 사치스러운 취미로 치부한 적도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즉 문화란 인간 생활에 있어서 간식이 아니라 주식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도 ‘문화발전의 촉진’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인간은 문화를 통해서만, 즉 자연의 선과 가치를 캐냄으로써만 참되고 완전한 인간성에 도달한다는 것이 인격의 특징이다. 따라서 인간생활이 언급될 때마다 자연과 문화는 밀접히 연결된다. 문화란 인간이 정신과 육체를 연마하고 발전시키는 데 이용하는 모든 사물을 말한다.”
- 교회의 출판, 음악, 미술, 연극, 영화, 건축 등 교회 문화 분야는 교회의 외형적인 성장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교회 안에는 미(美)의 정신을 가지고 미를 위하여 일하는 예술가들, 즉 문인, 음악가, 미술가, 연예인, 건축가들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그들의 전문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고, 때로는 신자 예술가들이 교회에서 활동하다가 상처를 받고 떠나기도 한다. … 개신교나 불교 등 타종교가 문화발전을 위하여 쏟는 전폭적인 지원을 볼 때, 천주교회가 문화 발전에 대해서 얼마나 무관심 한지를 알 수 알 수 있다. 문화 전반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지원은 너무나 부족하다. 몇몇 순교자 박물관이나 문화관 등이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허약하고 부실한 편이다. 우리나라 천주교회의 역사가 200년이 지났지만 각 교구에 제대로 된 가톨릭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없다. 오늘날 천주교회는 문화의 영역에서 깊이 잠자고 있다. 이제 그 깊은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되었다.
- 결론적으로, 교회 문화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교회 문화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과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 이제 교회는 문화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문화의 복음화’를 위해서 최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교회는 죄악과 죽음의 문화가 만연한 이 세상에서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창조하고 확산시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교회 문화를 꽃피우기 위해서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 교회가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에 대해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헌장’과 ‘사목헌장’, 그리고 ‘예술가들에 보내는 메시지’등에 잘 나타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어두운 실망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아름다움을 필요로 한다. 미(美)도 진리와 마찬가지로 인간 마음속에 기쁨을 안겨 주고, 시대를 초월하여 각 세대를 감탄 속에 일치시키고 연결시키는 고귀한 열매인 것이다.” (예술가들에 보내는 메시지)
#144 금주의 독서 메모 끝.
[ 금주의 독서 메모 ] 목록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 이전의 독서 메모 ]는 여기를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