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독서 메모

[ 금주의 독서 메모 ] 96권-100권

금주의 독서 메모 096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2023.01.21.

[ 책 이름 : 영원한 도움의 성모 ]

- 지은이 :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 엮음.
- 펴낸데 : 성서와 함께, 출판 : 1989년 12월25일, 79p
- 내 용 : 영원한 도움의 성모께 드리는 기도, 성화 설명, 유래, 신심 및
교회의 신비 안에서 본 성모 마리아

[ 표지의 글에서 ]

사랑이신 하느님의 모상이 우리 안에 날로 새롭게 되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구원의 힘을 얻는 참된 지식을 가지게 해 주시며, 믿는 자들의 마음 안에서 놀라운
일을 이루시는 성령의 능력으로우리의 생활이 아버지께 찬미와 영광이 되게 하옵소서.
아멘.

[ 차례 ]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을 모시면서 (총원장 수녀)
제1장 : 영원한 도움의 성모께 드리는 9일 기도
제2장 :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聖畵)
제3장 : 교회 신비 안에서 본 성모 마리아

[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을 주보로 모시면서 ]

- 1932년 평양교구장 목(원명: John E. Morris) 신부께서 첫 방인 수녀회를 창립
하시면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을 본회의 주보로 정하심으로써 한국 땅에 처음으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이 알려지게 되었다. 1950년 5월 14일 북한 공산당에 의해
평양에 있던 모원(母院)이 폐쇄됨에 따라 29명의 전 회원들은 뿔뿔이 헤어져 숨어
살다가 6.25 전쟁을 맞이했고, 드디어는 평양 근처에 흩어져 있던 17명의 수녀들
만이 사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 왔다. 1950년 12월 9일 항도 부산에 도착한 이후
수녀들의 생활은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그로부터 37년이 지난 지금(1988년) 모든
것을 잃었던 수녀들에게 모든 것이 되어 오신 어머니께 한없는 감사와 애정을 느낀다.
그동안 본 수녀회는 어머니의 특별한 보호와 사랑의 손길을 되돌아보며 감사드릴 수
있을 만큼 성장하였다.

- 본회 주보이신 영원한 도움의 성모 원화(原畵)는 로마에 있는 성 알퐁소 성당 중앙
제대에 모셔져 있는 41cm x 53cm의 그리 크지 않은 성화다. 이 성모 성화만큼 널리
알려지고 많은 기적을 행하였으며 공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성화는 별로 많지 않다.
한국에서 영원 도움의 성모님을 처음으로 만난 사람들은 본회의 초창기 회원들이다.
처음에 그들이 이 성모 성화를 대하게 되었을 때에는 친숙한 느낌이 들지 않았을 것
이다. 그러나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은 그들과 그 뒤를 이을 당신의 많은 딸들을 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사랑하는 딸들아, 두고 보아라. 내가 너희를 얼마나 너희
들의 지극한 어머니인지를.... 모진 풍파가 기다리는 너희들 앞날에 나는 이름 그대로
영원한 도움의 성모가 되리라.” 사실상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은 언제 어디서나 당신의
자녀들에게 이해 깊은 사랑을 보이셨고, 필요한 은혜를 전구하여 주심으로 우리의
진정한 보호자요 어머니로서 살아 계심을 모여 주고 계신다.- 이에 따라 본회에서는
초창기 회원들이 체험한 것처럼 보다 많은 이들이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을 알고 그분의
자비하심을 체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1979년에 펴냈던 ‘영원한
도움의 성모’를 전체적으로 새롭게 다듬어 펴낸다.

* 1988년 주의 봉헌 축일에 총원장 이 글로리아 수녀

[ 제1장. 영원한 도움의 성모께 드리는 9일 기도 ]

1. 9일 기도 (제1양식)

영원 도움의 성모님! 당신을 우리의 어머니로 주신 예수님께 감사드리며 신뢰와 사랑
가득한 마음으로 어머니를 부르옵니다. 온갖 아쉬움과 위험과 고통 중에 드리는 자녀
들의 청을 거절하지 않으시는 어머님, 이제 당신의 유래 깊은 성화 앞에서 9일 기도로
청하는 이 간절한 소망(기도 지향을 기억한다)을 들어 주시어, 당신의 힘 있는 전구를
깊이 체험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자애로우신 어머님!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우리가 가진
바 모든 것을 서로 나눔으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웃 안에 실천하게 도와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사랑이신 하느님의 모상이 우리 안에 날로 새롭게 되어, 그리스도의 십자가
에서 구원의 힘을 얻는 참된 지식을 가지게 해 주시며, 믿는 이들의 마음 안에서 놀라운
일을 이루시는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의 생활이 아버지께 찬미와 영광이 되게 하옵소서.
아멘.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영원한 도움의 성모시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2. 9일 기도(제2 양식)

< 제1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여, 당신은 하느님 아버지의 놀라운 능력을 자녀들에게
가장 힘 있게 전달해 주시는 어머니이십니다. 오늘 우리는 당신의 성화 안에서 아기
예수의 작은 손을 받쳐 들고 게신 어머니의 모습을 통하여 은총의 전구자이신 당신을
뵈오며, 어머니의 인자하심에 의탁하며 간절히 청하오니 우리의 기도를 아버지께 전구해
주소서. 우리의 도움이신 어머니여, 어머니의 청을 거절하지 않으시는 이드님의 깊은
사랑을 우리에게 보여 주소서. 구하기도 전에 자녀들의 부족함을 채워 주시는 어머니의
능하신 전구에 의탁하여 9일 기도로 간청하는 이(기도 지향을 기억한다)의 특은을 자비
하신 아버지께 빌어 주소서. 아멘.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영원한 도움의 성모시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 제2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여, 당신은 순결과 덕행으로 하느님을 기쁘게 하신 동정자
들의 어머니이십니다. 당신은 순결과 덕행으로 하느님을 기쁘게 하신 동정자들의 어머니
이십니다. 동정성을 상징하는 붉은 색 옷을 입고 계신 당신의 성화 안에서 나누임이 없는
순결한 사랑을 보화로 간직하신 어머니를 뵙나이다. 순결하신 어머니여, 나의 생각과
말과 행위에 언제나 함께 하시며, 나의 감정을 극복할 수 있는 은총을 빌어 주소서. 또한
경건한 생활을 하는 데 따르는 온갖 유혹에 대항할 힘을 주시고 그 안에서 당신께 대한
우리의 사랑을 드러내소서. 아멘.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영원한 도움의 성모시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 제3일 >영원 도움의 성모여, 당신은 스스로를 하느님께 봉헌하신 구세주 예수의
어머니이십니다. 당신의 성화 앞에서 어머니의 손을 통해 봉헌되는 구원의 희망이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사랑과 찬미를 드리나이다. 가진 것을 모두 봉헌하신 어머니여,
당신은 오직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그분께 당신의 자유를 온전히 맡기시고 아무
조건이나 제한 없는 봉헌의 생활을 하셨나이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가르침과 행적을
따르기에 몹시도 연약하여 잘 넘어집니다. 우리도 어머니처럼 삶 전체를 하느님께 봉헌
하기 원하오니, 우리에게 필요한 은총과 신앙, 그리고 용기를 얻어 주소서. 아멘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영원한 도움의 성모시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 제4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여, 당신은 겸손의 길을 통해 완덕에 이르신 어머니
이십니다. 당신 옷의 금빛 무늬는 어머니께서 이 지상에 계시면서도 이미 영원한
천국에 속한 분이셨음을 알려 주고 있나이다. 그러나 당신의 모습은 메시아의 어머니
이심을 내세우거나 선택 받았음을 내색하지 않으시나이다. 우리의 도움이신 어머니여,
당신은 지극한 겸손으로 더욱 높아지셨으되 결코 당신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분이시
나이다. 어머니, 우리가 우리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교만을 물리칠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그리하여 언제나 나의 약함을 인정하는 진실된 마음으로 당신처럼 모든 것을
하느님께 의탁하고 겸허하게 살 수 있도록 은총을 빌어 주소서, 아멘.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영원한 도움의 성모시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 제5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여, 당신은 우리를 자녀로 삼기 위해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신 구세주 예수의 어머니이십니다. 우리는 겸손된 마음으로 성화를 바라보며
어머니 품에 달아드는 아기 예수의 벗겨진 신발을 통하여 십자가 수난의 엄청난 고통을
보나이다. 자애로우신 어머니여, 주님의 일을 하다가 고통 받는 이들과 당신 사랑과
은총을 간구하는 우리를 굽어보시어 십자가를 통하여 구원을 이루신 주님을 만나게
해 주소서. 당신을 어머니로 주신 주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당신의 한없는 사랑에
의지하여 바라오니 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성실한 삶을 통해 당신의 자녀 되게 하소서.
아멘.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영원한 도움의 성모시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 제6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여, 당신은 의인이 아닌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과
함께 회개해야 할 이들을 찾으시는 자비의 어머니이십니다. 아기 예수님을 안고 계시는
당신의 손은 죄 많은 처지에 주저앉아 낙심하는 우리를 안아주시고, 용기와 희망을 불러
일으켜 주시옵니다. 여기 모인 우리가 영원한 도움이신 당신의 이름을 부를 때 무거운
죄의 어두움이 흩어지고 온갖 상처가 치유됨을 체험하게 하나이다. 자비의 어머니여,
어머니의 너그러우심과 자애하심에 신뢰하며 청하오니, 우리를 모든 악에서 지켜 주시고
곤경 중에 도우시며 위안을 주옵소서. 그리하여 영원한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날
까지 우리 주 예수님과 당신을 사랑하고 아버지께 찬미 드리게 하옵소서. 아멘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영원한 도움의 성모시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 제7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여, 당신은 신앙으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인 어머니이십
니다. 모성의 상징인 남빛 옷을 입으신 당신에게서 예수님을 위해 기쁨과 슬픔, 모든
것을 신앙으로 품으시는 모습을 뵙나이다.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말씀과 사건 속
에서도 신앙의 신비를 마음에 간직하고 새기신 당신께 우리 모두는 찬미를 드리나이다.
신앙의 모범이신 어머니여, 당신의 거룩한 삶은 어떤 처지에서도 믿고 의탁하는 신앙의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나이다. 당신께서 보여주신 믿음의 열정을 당신의 아들
예수께 빌어 주소서. 또한 당신의 온전한 신앙을 본받게 하시어, 하느님께 드려야 할
뜨거운 사랑이 내 안에 불타게 하소서. 아멘.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영원한 도움의 성모시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 제8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여, 당신은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의 위로자시며, 모든
순교자들의 어머니이십니다. 당신의 품에 안기신 아드님을 사랑하기에 고통까지도
사랑하셨나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고통 속에 성화를 바라보는 이들에게 위안과 자애
로움을 드러내시나이다. 통고의 어머니여, 우리가 당신의 사랑뿐 아니라 슬픔도 함께
나눌 수 있게 해 주소서. 우리의 연약함과 번민을 극복하여 예수님의 십자가를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그 안에서 주님의 사랑과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그리하여 우리의 모든 삶을 통해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도록 전구하여 주소서. 아멘.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영원한 도움의 성모시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 제9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여, 당신은 우리의 부족함과 고통을 통하여도 영원한
도움을 약속해 주시는 어머니이십니다. 어머니께 신뢰하는 마음으로 당신의 성화
앞에서 간구해 온 9일 기도의 마지막 날에 더욱 신뢰하며 바치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미래의 십자가의 죽음을 보시고 두려워하는 아기 예수님을 품에 안으신 당신의
마음에는 진한 아픔이 새겨지나이다. 무한을 응시하는 듯, 우리를 보시는 듯한 당신의
눈길은 이 아픔을 하느님 아버지께 사랑으로 봉헌하심으로 거룩하신 아드님을 우리
에게 내어 주심을 나타내고 있으니 우리 모두는 당신께 찬미를 드리나이다. 우리
모두의 도움이신 어머니여, 이 9일 기도 동안에 받은 은혜에 감사드리며 청하오니,
우리도 당신과 같이 부활의 희망 안에 예수님의 지극한 고통을 나누어 받게 하시며,
당신이 안고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뵈옵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생명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은총을 전구해 주소서. 아멘.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영원한 도움의 성모시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3. 9일 기도 제3 양식 (메모 생략)

* ‘영원한 도움의 성모께 드리는 기도’는 독서 메모 목록 #052 참조 -> 바로 가기

[ 제2장.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 ]

1. 성모 성화 설명

- 아기 예수를 왼손으로 받쳐 들고 있는 반신상의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의 크기는
41cm x 53m이며 단순하고 꾸밈이 없는 황금색 바탕으로 되어 있다. 마리아의 얼굴은
타원형으로 갈색이며 눈은 올리브색이고 부드럽게 굽은 눈썹은 검은색이다. 작은 입과
가는 코, 끝이 가느다란 손가락은 황금색 바탕과 함께 비잔틴 미술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마리아의 옷은 붉은 색으로 목둘레와 소매 끝에 금줄을 둘렀고, 남빛 외투는
머리에서부터 어깨를 덮고 거의 온 몸을 감싸고 있다. 그리고 머리 수건 위에는 금빛
별이 두 개 있고 오른쪽 어깨 위에 드리운 줄(견장)은 고상한 금색이며, 외투 속에 감추
어진 속모자는 부드러운 녹색 계통의 남빛으로 머리를 싸고 부드럽게 흘러내리고 있다.

- 짙은 갈색 머리의 아기 예수는 넓은 소매가 달린 녹색 옷에 붉은 띠를 매고 있으며,
그 위에 황금빛이 도는 갈색 외투를 걸치고 있고 오른쪽 신발은 끈이 풀어져 떨어지고
있다. 이 아기 예수는 ‘우리와 함께 계시는’(Emmanuel) 그리스도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눈빛은 부드러우나 지혜로 가득차 있고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있으나 천지 창조
이전부터 성부와 함께 계시는 영원하신 하느님의 모습이다. 마리아와 아기 예수는 각기
화려한 왕관을 쓰고 있다. 이는 원화에는 없었던 것으로 후대에 와서 신심의 표현으로
씌워드린 것이다.- 마리아의 머리 주위에는 편편하고 단조로운 황금색 후광이 있고,
아기 예수의 후광은 그의 천주성과 구세사적 사명을 나타내는 십자가로 장식되어 있다.
그리고 좌우편에 새겨진 그리스 어는 각기 다음의 뜻을 지니고 있다. <상측 좌우 :
하느님의 어머니/ 상측 아래 좌우 : 미카엘 대천사, 가브리엘 대천사/ 중간 우측 :
예수 그리스도>

- 이 성화의 특징은 마리아와 예수의 눈이다. 마리아의 눈은 아기 예수를 향한 것이
아니라 무한을 응시하듯 혹은 우리를 보는 듯 그 초점이 분명하지 않다. 마리아가
눈을 뜬 채 깊이 쳐다보고 있는 것은 아기를 안고 명상에 잠겨 있는 것이 아니라
거룩하신 분을 우리에게 내어 줌을 상징한다. 예수가 당신의 아들이면서도 하느님
이시기에 하느님의 모친으로서 모든 피조물에게 온전한 사랑과 아름다움을 보여
주고 계시는 모습이다. 아기 예수의 눈은 먼 곳을 향하고 있는데, 이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수난을 예측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이 그림의 배경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난에 대한 상상화이므로 아기 예수가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어머니의
품으로 피신한 것으로 보았고, 여기서는 급하게 달아들었기 때문에 신발 끈이 풀어져
신이 벗겨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 ......(성 알퐁소 성당 제대위의 성모 성화)

2. 성모 성화의 유래

-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에 대한 이야기는 이 성화가 로마로 오게 된 경위가
쓰여져 있는 양피지에서부터 시작된다. 목판에 부착된 양피지로 되어 있던 이 원본은
로마의 성 마태오 성당 가대소에 오랫동안 걸려 있었다. 기록에 의하면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는 5세기 중엽 팔레스티나에 순례를 갔던 황후 에우도시아(황제 데오도시우스의
아내)가 선물로 받아서 콘스탄티노플로 가져왔고, 그녀는 이 성화를 다시 그의 시누이
이며 후에 성녀가 된 플케리아에게 선물하였다. 성녀는 넓은 정원에 성녀 소피아 성당을
짓고 이 성화를 그곳에 모셨다. 세월이 흐르고 이 성당 옆에 큰 길이 나게 되었으며,
순례자들이 이 성화를 통해 길의 인도자이신 마리아의 많은 은혜를 입어 이 성화에 대한
신심은 날로 더욱 널리 퍼지게 되었다.

- 콘스탄티노플이 1204년에 베니스인들로부터 점령당했을 때에 베니스인들은 성녀
소피아 성당 제의실 삼중격자 위에 숨겨진 이 성화를 찾아내어 판또라또르 성당으로
옮겨 갔으며, 이 성화는 1261년까지 그 곳에 보관되었다. 황제 미카엘 팔레올로구스가
1261년에 다시 이 도시를 탈환하자 이 성화는 장엄한 행렬로 본래 있던 성녀 소피아
성당에 다시 모셔졌다. 황제는 이 성화를 매우 사랑하여 해마다 그의 개선일인 사순절
제5주 목요일에는 이 성화를 자신의 궁전으로 모시고가 온 가족이 마리아께 특별한
공경을 드렸다. 1453년 이슬람교도인 술탄 마호멧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자
200여 년간 성녀 소피아 성당에서 공경을 받던 이 성화는 분실되고 말았다. 그 후에
어떻게 해서 이 성화가 크레타 섬의 한 성당에 소장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여기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는 ‘기적의 성모’로 공경을 받았다.

- 그런데 어느 날 크레타 섬의 한 상인이 이 성화를 훔쳐 내어 자기의 상품과 함께
로마로 가져갔다. 그는 도중에 거친 풍랑을 만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마침내 1년
후에야 로마에 도착할 수 있었다. 로마에서 그 상인은 병에 걸려 로마인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투병생활을 하였으나 병세는 악화되었다. 그는 임종 시에 친구에게 성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 ‘기적의 성화’를 적절한 성당에 모시고 많은 사람들의 공경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러나 로마인 친구는 죽은 상인의 짐 속에서 찾아 낸
이 성화를 자기 아내의 청에 따라 자기들 침대에 걸어 두었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이 로마인 꿈에 두 번이나 나타나 당신의 성화를 적당한 곳으로 옮겨 달라고 하셨다.
그러나 이를 이행하지 않자 다시 나타나서는 경고를 하셨다. 그러나 아내의 반대로
친구의 유언과 마리아의 말씀을 실행하지 못한 그는 죽고 말았다. 그 후 마리아는 여섯
살 된 그의 딸에게 나타나 “이 성화를 성 마리아 대성당(설지전)과 성 요한 라테란 대성당
사이의 에스퀴리노 언덕에 있는 성 마태오 성당에 모시라고 어미에게 말하여라.” 명하셨다.
마침내 로마인 아내는 성 마태오 성당을 관할하고 있던 아우구스티노회 사제들에게
이 사실을 알림으로써 1499년 3월 27일 ‘영원 도움의 성모 성화’는 성 마태오 성당에
모셔지게 되었다.

3. 성 마태오 성당에 모셔진 성모 성화

- 고대 로마는 일곱 개의 언덕으로 된 도시국가였다. 에스퀴리노 언덕은 그 중 하나로
초대 로마 교회의 순교자들의 피로 얼룩진 곳이며, 콘티탄티누스 대제 때 신앙의 자유가
선포되자 순교자의 모친이신 마리아께 봉헌된 언덕이다. 5세기 경 이 언덕 위에 성 마태오
성당이 세워졌으며, 12세기경 성 십자가 수도회가 이 성당의 관리를 맡았다. 이 수도회는
십자군 원정 때에 거룩한 십자가에 대한 숭배를 권하고 군인들을 돕기 위하여 창립되어,
당시 순례자들을 위한 여인숙 경영과 병원 사업을 하였다. 이 수도회는 200여 년 동안
순례자들과 방랑객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병자를 간호하며 죽은 자의 장례를 치러 주었
는데, 십자군 전쟁이 끝나자 수도회의 존재 이유가 없어지게 되어 1455년 성 아우구스티노
사제회에 성당과 그 주위 대지를 이양하였다.

- 성아우구스티노 회원 중에서 비떼르보의 에지도라는 수사가 1517년 7월 1일 교황
레오 10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되었을 때 성 마태오 성당은 명의상 그의 성당이
되었으며, 추기경은 이 성당을 새롭게 단장한 후 마리아께 봉헌하였다. 어느 성당보다도
더욱 기도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성 마태오 성당은 기적의 성화로 일컫던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가 1499년부터 1789년까지 무려 3세기 동안 모셔져 있어서 로마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순례지로 알려졌다. 이 성당은 왕족과 귀족, 평민과 노동자, 성직자와
수도자, 남녀노소, 개인 또는 단체로 연일 영원한 도운의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는
기도소가 되었다.

- 1796년 자신만만했던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 교황국을 침범하기 시작하여 마침내
1797년 2월 17일 똘렌띠노에서 교황 비오 6세는 평화조약문에 서명을 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일 년후 1798년 2월 연속적인 승리에 도취된 프랑스군은 로마로 진군해
왔다. 같은 해 6월 ‘자유 로마’군의 총독인 메세나 대장은 전략상의 이유를 들어 30여
개의 성당을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철거 대상에 성 마태오 성당도 포함되어
이 성당은 기초부터 뿌리가 뽑혔다. 이때 아우구스티노 회원들은 고국이나 대성당,
수도원으로 옮겨 갔다. 오랫동안 비워 두었던 성 에우세비오 수도원과 성당은 수리
후에 아우구스티노 회원들의 집이 되었고, 그들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를 그곳에
모신 후 지극한 공경을 드렸다. 1819년 아우구스티노회는 회원이 감소되어 그들에게는
지나치게 큰 수도원과 성당을 교황의 명에 따라 예수회에 이양하고, 그들은 띠베르강
건너편 뽀스떼룰라에 위치한 작은 성 마리아 성당과 수도원으로 옮겨 갔다. 이리하여
또다시 이전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는 1865년까지 그 곳에 소장되었는데, 성
마리아 성당에는 이미 다른 성화가 모셔져 있었기 때문에 아우구스티노 회원들은 이
성화를 수도원 안의 소성당에 모시고 공경하였다.

-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가 성 마태오 성당에 모셔져 있을 때, 이탈리아 청년인
아우구스티노 오셋디가 아우구스티노회에 입회하였다. 그는 수련 기간 동안 대부분의
여가 시간을 이 성화 앞에서 보냈는데, 가대소 한쪽에 걸려 있는 양피지에 쓰인 이
성화의 내력을 유심히 읽으며 성화의 역사를 암기하곤 했다. 그는 1840년에 소임지가
이동되어 성 마리아 성당으로 오게 되었고, 그 때는 그가 이 성화 앞에서 기도하며
보낸 지 40여 년이 지난 후였다. 그는 다시 보게 된 이 성화를 매우 아끼고 사랑하였다.
노인이 된 오셋디 수사의 소임은 제의실과 복사단 지도였는데 그는 젊은이들을 교육
시키며 마리아께 대한 사랑을 일깨워 주었다.

4. 구속주회와 성모 성화

- 성 알퐁소(알폰소) 마리 리고리오는 가장 버림받은 사람들을 돌봄 목적으로 1732년
나폴리 왕국에서 구속주 수도회를 창립하였다. 그는 회원들에게 마리아께 대한 신심을
심어 주고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마리아께 대한 신심을 열심히 전파하도록 하였다.
구속주회는 성 알퐁소의 민법과 교회법에 대한 풍부한 지식에 힘입어 나폴리 소왕국의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 그리고 신속하게 성장한
구속주회의 회원으로 후에 성인이 된 클레멘스 로프바우어는 폴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등에 전교를 하였고 다른 회원들은 영국, 아일랜드, 벨기에에 전교하였다. 창립 후
100년이 되는 1832년에는 미국 관구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수도회의 급성장을 지켜
본 교황 비오 9세는 구속주회 총장 루돌프 폰 스메타나 신부에게 로마에 그들의 본부를
두도록 명하였다. 총장은 로마에 본부를 설치하기 위한 대지 물색을 스코틀랜드 출신
에드워드 더글라스 신부에게 일임하였다. 1853년 더글라스 신부는 로마로 출발했다.
로마에는 열군데 이상의 대지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적합한 곳을 찾아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개월의 수고 끝에 드디어 미켈란제로 게타노 공작의 사유지인
빌라 까르셋타를 구입할 수 있게 되어 1854년 구속주회는 큰 집과 말 사육소가 있는
정원의 소유주가 되었다. 이 화려한 귀족의 집을 수도원으로 개조하여 구속주회의 본부로
꾸미고 1855년에는 총회를 개최하였다. 뒤이어 성 알퐁소 성당을 완공하고 난 후 그들의
소유지에 대한 역사를 탐구하게 되었다. 더불어 지난 날 성 마태오 성당에 모셔져 있던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에 대한 기록문서도 발견하게 되었다.

5. 분실된 성모 성화

- 이 때 포스테르라의 작은 성 마리아 성당에서 할아버지 수사 아우구스티노 오셋디
로부터 보미사(복사)를 배웠던 미카엘 마르끼가 구속회 신부로 서품되어, 성화에 관한
장상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렸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 성 마리아 성당의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마르끼 신부는 1829년생으로 그의
고백에 의하면 대학 시절당시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성당에 모셔진 ‘영원한 도움의
성모’라고 불리우는 성화 앞에서 종종 보미사를 드렸고, 구속주회가 로마에 총본부를
설립하던 1855년에 입회하여 1859년 10월에 서품을 받을 때까지 로마에서 수련과
공부를 계속하였다.

- 구속주회 회원들이 이 성화에 대해 여러 가지 정보와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을 때,
예수회 성당에서 매주 토요일에 로마에서 유서 깊고 잘 알려진 마리아에 대해 설교하던
프란시스 부롯시 신부가 1863년 2월에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에 대한 강론을
다음과 같이 하였다. “한 때 기적으로 유명했으나 근래에 와서 거의 70년간 그 흔적
조차 보이지 않는 어떤 성모 성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지금 그 성화를 볼 수
없는 것은 그 성화가 아무런 공적 존경을 받고 있지 않다는 증거이며, 지난 몇 세기
동안 무한하다시피 퍼져가던 신심이 끊어졌음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그 성화가 관심이
전혀 없는 어떤 개인집에 그 내력을 모른 채 파묻혀 있는 탓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성화는
성모께서 당신의 성화를 모시기 위한 장소를 친히 택하신 성화임을 아울러 말씀드립니다.
하느님께서 나의 강론을 듣고 계신 여러 교우분들 가운데 이 성화의 행방을 아시는 분이
나타나도록 허락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그 성화를 거의 70년 동안 사유물로 가지고 계신
분에게 하느님 어머니의 고귀한 원의가 알려지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그 성화를 다시
에스퀴리노 언덕 성마리아 대성전과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 사이에 건축된 성당에
모시고 우리 모두 이 성화에 대한 공적인 공경을 통하여 ‘영원한 도움의 성모’라고
불리기를 원하신 마리아의 영광이 ㅃ빛나기 바랍니다. 나는 이 성화가 꼭 발견되기를
바라며 이 일에 협조하시는 분에게는 하느님의 크신 축복이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 성 알퐁소 성당의 구속주회 회원들이 부롯시 신부의 이 설교를 들었을 때 성화를
찾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은 더욱 더 불타올랐다. 그것은 성 알퐁소 성당이 바로 성모
께서 택하셨던 옛 성 마태오 성당의 자리에 세워진 까닭이었다. ... 구속주회의 전
회원이 열심히 기도를 계속하는 가운데 총장 마우론 신부는 미카엘 마르끼 신부를
동반하고 1865년 12월 교황 비오 9세를 알현하여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에
얽힌 사연을 말씀드리고, 성모께서 당신의 성화가 공경받기를 원하신 옛 성 마태오
성당 자리에 성 알퐁소 성당이 세워졌음을 설명해 드렸다. 그리고 마르끼 신부가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 축일에 선서로써 기록하고 서명한 문서를 교황께 드렸는데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1) 성 아우구스티노회에 서원한 수사 아우구스티노 오셋디는 가끔 자신이 성 마태오
성당에서 서원한 것을 즐겨 들려주곤 했다. 2) 이 수사는 자기가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에 대하여 최고의 공경을 드렸던 것과 매년 엄숙한 축제를 거행했던 추억을 거듭
들려주었다. 3) 어느 해 축일에는 놀랄만한 사건이 있었다고 하였다. (신자들이 봉헌한
귀중품들로 성당을 꾸미던 사람이 보석을 훔쳐내어 도망 했으나 성모산에 이르러 길을
찾지 못하다가 뉘우치고 다시 성 마태오 성당으로 되돌아 왔다) 이것을 지켜 본 오셋디
수사는 기쁜 눈물로 하느님과 복되신 성모께 찬미를 드렸다고 한다. 4) 이 신심 깊은
수사는 자신의 죽음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예감한 때문인지 간절하게 나에게 말하곤
하였다. “미카엘, 잘 알아 두어, 성당에 걸려 있는 저 성모님이 바로 성 마태오 성당의
성모님이다. 사랑하는 미카엘, 내말 알아들었지?” 5) 내가 구속주회에 입회할 때까지
그 성화가 포스테리아의 성 마리아 성당을 관리하는 아일랜드인 으로 구성된 성 아우
구스티노회 수도원 안의 경당 제대 위에 아무런 장식도 없이 걸려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거기서 보미사를 할 때마다 여러 번 그 성화를 주의 깊게 바라보곤 하였다.

- 이상은 성 마태오 성당의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에 대한 나의 증언이며, 나는
지금 옛적에 로마인의 딸이었던 순진한 소녀에게 성모께서 말씀하신 대로 에스퀴리노
언덕에 있는 성당에 그 성화가 모셔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원하는 바입니다.“

6. 성모 성화를 다시 찾음

- 마리아께 대해 특별한 신심을 갖고 있었고 1854년 ‘원죄 없으신 동정 마리아 잉태
추일’을 선포하신 교황 비오 9세는 미르끼 신부의 청원 문서 뒤에 친필로 다음과 같이
서명하였다.“포교 성성의 프레헥토 추기경은 포스테리아의 서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원장에게 이 청원서에 언급된 지극히 거룩한 마리아의 성화를 성 마리아 대성전과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 사이에 있는 성당으로 돌려보내주기를 요청하는 우리의
원의를 전달해주기 바란다. 구속주회 총장은 다른 적당한 성모 성화를 대치할 의무가
있다. -교황 비오 9세 ” 성아우구스티노회 회원들은 사랑하올 성모님과의 작별이 못내
아쉬웠으나, 근 4세기 전에 성모께서 친히 선택하신 곳에서 합당한 공경을 다시 받게
되리라는 생각에 기꺼이 성화를 내어 주었다. 물론 원화에 못지않은 사본 한 폭이 성
마리아 성당에 모셔졌다. 1866년 1월 19일 미카엘 마르끼 신부와 어네스트 불레쉬아니
신부는 감격하며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를 성 마리아 성당에서 성 알퐁소 성당으로
모셔 왔다. 성 알퐁소 성당에서 성화를 기다리고 있던 회원들은 성화가 도착하자 성체
대전에서 감사의 기도를 드린 후 성화를 면밀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 성화는 4세기라는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마리아의 오른 소매의 한 부분이
약간 퇴색했을 뿐 다른 곳은 놀라울 정도로 그 색채가 선명하였다. 다만 나무판에 그려
졌기 때문에 벌레 먹은 자리와 성 모자의 왕관을 지탱하기 위해 뒤로 붙인 나무 조각의
구멍 수리가 시급하였다. 성화의 보수는 네덜란드의 유명한 미술가 레오폴드 노보드니가
맡아 4월 하순에 원상 복구하였다. 그리고 ‘착한 의견의 모친’ 축일인 4월 26일에
성화를 제자리에 모시는 장엄 예식을 거행하기도 했으며, 특별기도와 신심행사를 포함한
3일 기도를 바쳤다. 근 70년이란 세월 동안 숨겨져 있던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는
이 날 다시 그 이름에 비길만한 감격적인 사건과 기적들을 보여 주셨다. 그 한 예로
뇌막염으로 사경을 헤매던 네 살 된 아들을 가진 한 어머니가 신뢰심을 갖고 성화가
자기의 집 옆으로 지나갈 때 아이를 안고 창가로 가서 기도하며 “오, 착하신 모후여,
내 아들을 고쳐 주시거나 아니면 당신과 함께 천국으로 데려가 주소서.”하며 흐느껴
울었다. 그 며칠 후 그 아이는 치유되었다. 장엄한 행렬로 성 알퐁소 성당에 도착한
성화는 제대 위에 모셔졌으며 감사가를 노래하고 성체강복으로 예식을 모두 마쳤다.
촛불과 꽃들로 찬란히 장식된 성당에는 순례자들이 줄을 이었고, 로마의 거리는 수많은
촛불로 물결쳤다. 이리하여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은 70여 년의 유랑 생활을 마치게
되었다.

7. 높임을 받으신 영원한 도움의 성모

- 이탈리아의 귀족 알렉산더 스휠쪼는 가장 존경받는 성모상이나 성모 성화에 보석관을
씌어 드리려는 마음으로 바티칸에 거액을 기증하며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다. 첫째,
교회의 공적 찬미와 공경의 대상이어야 한다. 둘째, 오랜 세월 동안 지속해 오는 신심
이어야 한다. 셋째, 많은 기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러 대상 중에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가 이 영예를 차지하게 되어 1867년 6월 23일에 성 모자의 대관식이
거행되었다. 주례자가 26개의 보석으로 꾸며진 두 개의 황금관을 성 모자의 성화에
부착시킨 다음 본래의 위치로 높이 들어 올릴 때에는 ‘감사가’가 온 성당에 울려 퍼졌다.
다음날에는 성화를 모시고 시가 행렬이 있었으며, 대관식 전후로 3일 기도가 바쳐졌다.
구속주회는 1871년에 새로운 중앙 제대를 완성하고 성모 성화를 제단 상부 공간에
안치하였다. 이렇게 하여 ‘영원한 도움의 성모’는 오늘날까지 이 자리에 모셔져 있다.
순례객들이 성 알퐁소 성당을 찾을 때마다 영원 도움의 성모님은 두 천사가 받들어 모신
중앙 제단 상부에서 말없이 그윽한 눈으로 그들을 맞이하시며 성화 앞에서 기도하는
이들의 청을 예수 그리스도께 전달하고
계신다.

8. 영원한 도움의 성모 신심의 전파

-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가 성모께서 원하신 자리에 모셔진 후 마리아께 대한
신심이 깊었던 교황 비오 9세는 구속주회 회원들에게 영원한 도움의 성모 신심을
전 세계에 전파할 것을 당부하셨다. 교황은 이 성화를 통해 모든 이들이 하느님의
어머니의 위대함을 알 수 있기를 바랐다. 구속주회는 곧 이 성모 신심에 대한 이야기를
세계 도처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 성화의 사본과 기도문을 배포하였고,
강론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구에 능하신 성모의 위대함에 대해 설교하면서 기도
중에 도움을 청할 것을 당부하였다.

- 1866년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가 성 알퐁소 성당에 모셔진 이후 이 성모 신심은
로마를 벗어나 먼저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기 시작하였다. 이 성화의 사본은 1867년
아일랜드의 림메릭 구속주회 성당에서 볼 수 있었는데, 여기서 3일 기도와 강론이
행해졌고 영원한 도움의 성모를 모시고 기도하기 위한 성당 건립도 추진되었다. 이 성모
신심은 북아일랜드에도 전파되어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는데 여러 해 동안 교회를 멀리
하던 이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와 은총의 새 생활을 시작하였으며, 병자들 중 치유의
은사를 받은 이들이 늘어났다. 구속주회 회원들은 가는 곳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를
소개하여 영국의 리버푸울에도 이성화를 모셨으며, 로마에서 학업을 마치고 귀국한
사제들에 의해 영국 전역에 퍼져 나갔다. 스페인에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 명의로 여러
소성당이 세워졌다. 그들의 신심은 대단하여 1902년까지 1800만 명의 신자들이
‘영원한 도움의 성모 대협회’에 등록할 정도였다. 프랑스도 이 성모 성화를 받아들이는데
매우 신속하여 1900년에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께 봉헌된 소성당과 제대가 전국적으로
수천이 넘었다. 독일 역시 이 성모 성화를 환영하였다. 그리고 폴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에도 이 성모 신심이 널리 전파되었다.

- 구속주회는 1832년 이래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민해 온 자국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
하였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가 로마에 안치된 지 2년 후인 1868년에 그 사본이
미국 메릴랜드주의 아내폴리스에 위치한 구속주회 성당에 모셔졌고, 볼티모어의 성
야고버 성당 등의 수천의 성당과 경당에 소개되어 이 신심은 성화와 더불어 미국 전체에
퍼져 나갔다. 또한 이 성모 신심은 남미에도 전파되어 푸에르토리코 등 여러 지역에
번져 나갔고 9일 기도로 많은 은혜를 입었다. 아시아에도 이 신심이 전파되었는데
중국으로 파견된 스페인 선교사들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을 길의 인도자로 모셨고,
1927년 중국에 구속주 수도회의 신학교를 설립하였다. 아일랜드 구속주회 회원들은
호주와 인도, 태평양의 여러 섬과 필리핀에도 이 신심을 전파하였다. 이밖에도 이 신심은
북 아메리카에서 남아프리카로 전파되고, 이어 알제리아와 다른 나라에도 점차 전해졌다.
이렇게 영원한 도움의 성모는 구속주회 회원들뿐 아니라 세계 각지로 파견되는 모든
선교사들의 여행에 동반자가 되어, 그들이 가는 곳마다 성화가 모셔졌고 특별 신심행사가
전파되면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의 전구로 많은 기적들이 일어났다. 1930년대 메리놀
선교자들에 의해 한국에 전해진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은 본 수녀회를 중심으로 그 신심이
전파되고 있으며 9일 기도를 통하여 많은 은혜를 받고 있다.

[ 제3장. 교회 신비 안에서 본 성모 마리아 ]

1. 성서에 나타난 마리아

- 성서는 마리아가 하느님께 선택되어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셨
음을 증언하고 있다. 하느님께 특별히 선택받은 마리아는 이스라엘 백성 중의 평범한
한 처녀로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다윗 가문에서 메시아가 탄생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약속의 때가 다되어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로부터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를
잉태하게 되리라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 때 이스라엘 민족이 희망하던 구세사업의
협력자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마리아는 굳센 신앙으로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순명
하여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말씀
으로 응답하였다. (루카 1,38)

- 성서에서 마리아는 하느님의 뜻에 대해 묻고 이해할 수 없는 그분의 뜻을 마음 속
깊이 새겨 간직하며, 침묵과 기도 중에 일생을 하느님께 봉헌한 것으로 나타난다.
마리아는 성령에 의해 예수의 어머니가 되리라는 천사의 예고에서부터 시작하여 예수를
성전에서 봉헌할 때의 시므온의 예언, 동방박사의 방문, 이집트로의 피난, 성전에서
소년 예수의 태도, 예수의 공생활 중에 일어난 예수에 대한 배척, 마지막 십자가 위의
죽음까지 그 모두를 이해하지 못하였으나, 신뢰와 사랑으로 하느님의 뜻을 깊이 숙고
하고 하느님의 뜻이 그 모든 사건들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믿으면서 생활하였다

- 우리는 성화나 서적을 통해 마리아의 영광된 모습을 볼 때가 종종 있으나 실제로
마리아의 삶은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같이 험난한 고난의 길이었다. 이것은 시므온이
마리아에게 “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루카 2,34)”라고 한
예언에서 잘 드러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보다 예수와 더 가까운 사람이
있겠는가를 생각해 볼 때, 예수의 고통을 시종일관 지켜보면서 함께 당해야 했던 고통을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마리아는 이처럼 예수의 고난의 길에 함께 하심으로써
구원사업에 동참하시고, 예수와 함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전 인류를, 그리스도의
공동체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고 교회의 어머니가 되시는 것이다.

- 구약성서에서 처음 나오는 여인은 하와이다. 하와는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고
아담과 함께 하느님이 창조한 우주를 통치하는 하느님의 대리자가 될 임무를 위임받았다.
그러나 하와는 아담과 함께 창조 사업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대신에 아담을 유혹하고
하느님께 등을 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하와를 인류의 어머니로 만들겠다는
최초의 뜻을 거두지 않으시고 그대로 펴 나가신다. 연로한 사라가 이사악을 출산한 것과
삼손이 출생하게 된 것은 모두 하느님의 의지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이렇듯이 하느님은
새 생명을 출산시킴으로써 인간의 기대와 희망이 어긋나지 않게 약속을 이행하시는
분임을 알 수 있다. 하느님은 신약시대에 와서도 옛부터 이스라엘 백성에게 행하신 바를
마리아를 통해 실현시키신다.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한 소박한 처녀 마리아를 구세주의
모친으로 선택하셨고, 마리아는 이 선택에 의해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믿으며 희망
하는 이들의 원형이 되신 것이다.

2.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 신약성서는 마리아가 예수의 어머니이심을 증언한다. 그런데 여기서 마리아가 예수의
어머니가 되셨다는 것은 육체적으로 어머니가 되었다는 개인적 관계 이상의 것을 의미
한다. 마리아의 깊은 신앙심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응답함으로써 자연적인 모성의 차원을 뛰어
넘어 하느님의 말씀에 온전히 자신을 바쳐 그 뜻을 실행하는 참된 아브라함의 딸임을
보여 주며, 이 응답으로써 마리아는 주님이신 예수의 어머니가 되셨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
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 불릴 것이다” (루카 1,35). 성서의 이 말씀은 마리아가
예수의 어머니이시며 하느님의 외아들인 주님의 어머니임을 명확히 증언한다.

- 마리아에 대한 ‘하느님의 모친’ 이라는 칭호는 마리아론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그리스도론적 관심에 의해 부여된 것이다. 당시 신학적으로 가장 많이 논란이 되었던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라는 것이었다. 예수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기
때문에 마리아가 예수의 참 어머니라면 마리아와 아들 사이에는 인격적 관계가 성립
된다. 누구든지 어머니라면 전인적으로 어머니이지 육신만이 어머니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예수가 동시적이고 불가분적으로 하느님이며 인간이기 때문에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는 ‘하느님의 모친’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마리아께 기도할 때 마리아를
“하느님의 모친”이라 함은 예수 그리스도가 참 사람이시며 참 하느님이라는 신앙고백을
하는 것이며, 마리아와 함께 하느님과 인간과의 유일한 중재자인 예수 그리스도를 전
인류의 구원자인 나의 주님, 우리의 주님으로 고백하는 것이다.

3. 우리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헌장의 마리아에 대한 서론에서 구세사에서의 마리아의
역할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이끌어 갔다. 이 문헌은 예수 탄생의 신비가 오늘날 교회
안에서 우리에게 계시되고 계속된다고 서술하면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교회의 몸인
그리스도교인들은 “먼저 우리 주 천주 예수 그리스도의 모친이시며 영화로우신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를 공경”해야 한다고 기술하여 교회와 마리아의 관계를 밝혀 주고 있다.
다시 말해서 마리아는 역사적인 면에서 예수의 모친이신 것과 함께 이 세상에 오신
한분뿐이고 구세주이신 당신 아드님의 위치에 힘입어 모든 사람과도 어머니와 자녀의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신앙과 순명으로 자유로이
응답하심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셨고, 하느님의 은총을 힘입어 당신
아드님과 함께 구원의 신비에 봉사하기 위하여 아드님의 인격과 사업에 당신 자신을
주의 종으로 온전히 바치셨다. (교회 헌장 56항)

- 마리아의 구원사업에 대한 협력은 그 당시로서 끝난 것이 아니며 마리아의 자연적
모성은 교회 안에서 정신적 모성으로 계속 이어진다. 즉,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신비체
안에서 정신적으로 활동하고 계신 것이다. 이에 관하여 교회헌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마리아는 “참으로 그리스도의 지체들의 어머니이시다. 왜냐하면 마리아는 사랑으로써
신자들이 태어나도록 협력하셨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리아는 교회의 가장 뛰어난
지체이시며 찬사를 받으시는 것이다”(교회헌장 53항). 마리아는 전 인류의 구원을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과 인간을 위해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여 구원사업에 협력하셨기 때문에 마리아에게 ‘중개자’라는 칭호를 드린다.
마리아의 공경이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의 협력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마리아
신심은 우리에게 능동적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실천적 삶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교인들은 우리들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의 모성에 동참
하여 능동적으로 현 사회에 봉사해야 한다.

4.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

- 신약성서는 예수가 동정녀에게서 탄생하신 것을 하느님에 의한 기적으로 증언한다.
하느님께서 기적을 행하시는 것은 하느님 나라가 도래하였음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다시 말해서 예수의 동정녀 출생은 새로운 세계, 즉 하느님의 나라가 예수의 탄생을
통해 이미 이 지상에 왔음을 알리는 징표가 된다. 예수가 정상적인 부부 관계에 의해
태어나지 않고 성령에 의해 동정녀의 몸에서 출생한 것은 온갖 생명과 존재의 창시자요
원천이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예수의 인간적 실존의 유일한 기반임을 보여 주기 위해서
이다. 즉, 동정녀 출산은 예수가 참으로 하느님의 외아들임을 입증하는 증표가 된다.
또한 마리아가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의심 없이 믿고 전적으로 신뢰하여 “예”라고
응답하는 마음 자세의 상징적 표현은 곧 동정성이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의
공동체이며 믿음이란 하느님의 구원을 받아들임을 의미한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가
하느님을 온전히 믿고 신뢰하고 사랑함으로써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신앙의 결단을
내린 것같이, 우리도 그를 본받아 살아 있는
성모신심을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5. 은총을 가득히 입으신 마리아

- 마리아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은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카 1,28)고 말씀하신다. 하느님은 마리아를
사랑하시어 마리아와 함께 계셨고, 마리아는 이 사랑에 의해 구세주의 어머니로 선택
되었다. 하느님의 사랑에 힘입은 마리아는 그분의 부르심에 믿음으로 응답하였고 이로써
마리아는 선택받은 자, 믿는 이들의 원형이 되신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영원으로부터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하시어 그들을 당신의 자녀로 부르셨음을 의미한다.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부르시고, 또한 부르심을 받은 모든 이들이 공동체를 형성케
하심으로써 당신의 헤아릴 수 없는 구원적 사랑으로 모든 사람을 포용하신다.

- 마리아가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 선택된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 인간의 존재와 행동이
있기 훨씬 전부터 계셨다는 것과 인간이 스스로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하느님 안에서 가능하게 됨을 보여 주는 징표가 된다. 마리아는
선택을 받은 자, 믿는 자들의 원형이 되실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는 유일무이하게
은총을 가득히 입으셨고 구세사에서 유일한 위치를 차지하신다. 마리아는 “지금 말씀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는 응답으로써 하느님의 은총이 온 세상에
가득하게 될 수 있도록 하셨는데, 이것은 당신 스스로가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이”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이처럼 마리아는 은총을 가득히 받으셨기 때문에
우리는 “성 마리아, 우리들의 사랑하올 어머니여,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라고 기도할
수 있는 것이다.

-end.

(메모자 부기 :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 소장 이동 경로 메모 정리)

* 5세기 중엽에 황후 ‘에우도시아’(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의 아내)가 팔레스티나
순례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성화’를 선물로 받음 -> 그녀는 시누이이며 후에 성녀가 된
‘플케리아’에게 선물함. 콘스탄티노플(도시)에 신축한 소피아 성당에 모심 -> 1204년
콘스탄티노플을 베니스인들이 점령. 판또라또르 성당으로 옮김 -> 1261년 황제
‘미카엘 팔레올로구스’가 콘스탄티노플 탈환. 소피아 성당에 다시 모심 -> 1453년
이슬람교도가 콘스탄티노플 점령. 분실 -> 1480년 그리스 크레타섬(지중해의 작은 섬)의
어느 성당에 소장(경유 모름). 한 상인에게 도난당함. 로마로 이송 -> 상인은 임종시
로마인 친구에게 ‘성화’ 부탁 -> 로마인 친구 침실에 보관. 성모님이 딸에게 나타나심
(“이 성화를 성 마리아 대성당(설지전)과 성 요한 라테란 대성당 사이 에스퀴리노 언덕에
있는 성 마태오 성당에 모시라고 어머니에게 말하여라”) -> 1499년 (구) 성 마태오 성당에
모심 -> 1517년 마태오 성당 재단장하고 모심 -> 1796년 나폴레옹이 교황국 침범.
1798년 프랑스군 로마 진군. 30여 개의 성당 철거. 성 마태오 성당도 철거됨(후에 이
자리에 성 알퐁소(알폰소) 성당이 세워짐) -> ‘성 에우세비오’ 수도원에 ‘성화’를 모심 ->
1819년 (아우구스티노회의 회원감소 사유로) 띠베르강 건너편 뽀스떼룰라 성 마리아
성당내 수도원의 소성당(경당)에 모심 -> 1866년 4월 26일 성 알퐁소(알폰소) 성당에
‘성화’ 안치. 현재에 이름.

# 096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097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2023.01.28.

[ 책 이름 : 거짓없는 기도 ]

- 지은이 : W. 브레오
- 옮긴이 : 표동자
- 펴낸데 : 성바오로출판사, 출판 : 1991년 8월15일, 76p
- 내 용 : 주님께 드리는 23편의 자유기도 모음

[ 표지의 글에서 ]

주님 오늘은 이렇게 종이 위에 무언가를 끄적이며 당신 곁으로 가고 싶습니다.
인생은 이처럼 짧고 당신께 드려야 할 것도 이렇게 많건만 겨누고 있는 과녁이
분명치 않아 노력에 비해 그 결과란 정말 보잘것없습니다.쓸데없는 일에만
마음을 쓰고 그래서 이렇게 지쳐버렸습니다.공연한 걱정만 해서 그런가 봅니다.

[ 차례 ]

마음이 흩어질 때, 용서, 목장의 종다리처럼, 존재의 신비, 아침 기도, “예”, 감사,
피곤에 싸여, 밤 기도, 그리스도를 본다. 약속, 상처입은 그리스도, 생명을 우러르며,
섭리에 맡길 줄을, 하느님 앞에서, 병상에서, 그리스도의 이끄심을, 희망,
들어야겠어요, 거짓없는 기도, 결단을 내리며, 또 하나의 세계를, 신뢰

< 마음이 흩어질 때 >

주님, 기도하려는 마음 한구석에서
해야 할 일과 방금 세워둔 예정이 하나 또 하나 고개를 쳐들고 일어납니다.
흡사 제 마음을 당신에게서 떼어놓으려는 것처럼
그러나 더욱 꼴사나운 것은 ‘제가 하고픈 것’을 이리저리 궁리해보는 것입니다.

변명과도 같이 한순간 당신을 생각하고자 하는 노력에 뒤미처
실수없이 쏘아올린 미사일처럼 제 마음은 변함없이 목적지인
제 자신의 계획을 향하여 곧장 나아갑니다.

‘저’에게서, 그리고 ‘제가 하고픈 것’에서는
도망을 치려 해도 되질 않습니다. 기도하고픈 마음도 결코 거짓은 아닌데….
‘하느님이 계시다’는 신비를 잡아보려 애쓰지만
마음이 산란하여 발버둥을 칠 뿐입니다.

주님 제발 흩어진 이 마음을 송두리째 받아주십시오.
어떻게 해서든 당신께 다가가려 하지 않고 당신께서 제게 와주시기만을
바라기 때문에 마음이 흩어지곤 합니다.

내적 침묵에 이르려는 시도나 당신께 가까이 가고자 하는 바람에
언제고 붙따르는 것은 바로 이런 걱정입니다만
어쩌면 당신을 훼방놓는 것이 아니라 저를 괴롭힐 뿐이겠지요.

(메모 * 뒤미처 : 그뒤에 곧 이어, * 붙따르는 : 아주 바짝 가까이서 따르는)

< 용 서 >

예수님, 용서할 수 있도록 오늘은 꼭 좀 도와주십시오.
저는 당신의 용서를 받고자 하면서도 이웃을 용서하려 않으니
당신께 용서를 청한다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죄에 물들었어도 당신께 돌아갈 수 있음을
당신께 돌아가면 틀림없이 받아주신다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허나 제가 용서해주어야 할 때는 얼굴이 굳어지고 맙니다.
만일 주께서 저에게 이같이 하신다면 저는 살아갈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저는 두려워서 죽음을 거절하려 들 것입니다.

주님 도와주십시오.
부러진 갈대를 꺾지 말고 연기나는 심지를 꺼버리지 않도록
더불어 사는 이들의 자기만족에 흠뻑 젖어든 눈길 저편에서도
제가 필요로 하는 무엇인가를 찾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당신의 이름을 빌려 간청합니다.

< 아침 기도 >

주님, 오늘 하루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생각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고자 합니다. 또 이웃 형제를 통하여 드러나는
당신 사랑을 보며 이웃을 제 자신처럼 사랑하겠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혹 실패를 하더라도 외곬로 나아가겠습니다.

주님, 저는 나약하고 겁이 많으며 마음은 쉽게 꺾여 방황합니다.
그러니 내일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힘껏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때가 익으면 저절로 미래가 열린다는 것을 굳게 믿으며 살아보겠습니다.
아무리 험난한 길이라도 때가 차면 트이는 것
그 어떤 걱정도 때를 앞당길 만한 힘은 없으니까요.

오늘 하루를 살고 다가올 내일을 기다리며
주님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분별해 가도록 힘쓰겠습니다.
매듭간 데를 모르는 고민도 하루 몫을 정해 놓고
알 길 없는 미래를 찾아 공연히 힘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말입니다.
이 겸허한 행위야말로 당신이 바라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보이지 않는 것에 자신을 맡기고 현실 속에서 일하는 것.

주님, 도와주십시오.
저는 실수를 곧잘 저지르는가 하면 용기를 잃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은혜는 저를 비춰주고 목표와 희망을 안겨줍니다.
특히 평화를 - 당신의 사랑과 축복과 성령과 힘을 주십시오.

< “예” >

“이 잔을 제게 거두소서.” 주여, 당신께도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때가 있었습니까?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라고
말씀하신 당신에게 그런 때가 있었다니
상상을 뒤엎어버릴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마음을 분명 알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어째선지는 모르지만 당신도 마음속에 도망치고픈
바람을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고통과 죽음 앞에서 전율을 느끼셨으나
분명 하느님의 뜻을 알고 계셨던 예수님
너무도 걱정스러운 나머지 하느님의 뜻을 바꾸지 않고서는
그대로 죽을 것만 같은 두려움에서였습니까?

그리고 당신의 기도는 무서운 고통과 죽음을 하느님의 뜻으로 알고
받아들여야 겠다는 데까지 당신을 이끌어 갔습니까?
그때의 기도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도록 제게 힘을 주십시오”하는
탄원이었습니까?

주님, 게쎄마니에서의 당신 기도는 제 기도와 아주 흡사한 것 같습니다.
결심을 드러내는 기도라기보다는 이미 하느님의 뜻임을 알고
받아들이고자 하는 기도니까요.

< 감 사 >

주님, 감사합니다. 당신을 향해 위로 높이높이
두 손을 치켜들지 않을 수 없는 이 마음을 주신 것에 대해….

고통을 체험하지 않았다면 – 그 중에서도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한 까닭에 느끼는 인간적인 심한 고뇌를 몰랐다면 –
역경과 질병을 체험하지 않았다면, 좌절을 맛보지 않았다면,
자신에게서 벗어나 당신을 찾으려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자신이 크게 뚫린 동공인 줄도 모르는 채
자기 안에 틀어박힌 채 종말을 맞이했을 겁니다.

(* 동공 : 눈 가운데에서 빛이 통과하는 곳/ pupil)

< 피곤에 쌓여 >

주님, 오늘은 이렇게 종이 위에 무언가를 끄적이며
당신 곁으로 가고 싶습니다. 인생은 이처럼 짧고 당신께 드려야 할 것도
이렇게 많건만 겨누고 있는 과녁이 분명치 않아 노력에 비해
그 결과란 정말 보잘것없습니다.쓸데없는 일에만 마음을 쓰고
그래서 이렇게 지쳐버렸습니다. 공연한 걱정만 해서 그런가 봅니다.

있는 그대로 매일을 받아들이며 좋을 것을 드러나는 성과를
로사리오마냥 이어 모아 누구에게 바쳐야만 할 것 같은 그런 기분입니다.
주님, 제게 힘을 주십시오. 보다 값진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분별해 살아가도록.

< 밤 기도 >

하느님, 저는 오늘밤 유독 피곤을 느낍니다.
할 일이 많았는데 다 하지도 못했습니다. 서로 치렛말을 하여
자신의 이기심과 이웃의 이기심을 부풀려가며 시간을 낭비했을 뿐입니다.
터무니없는 짓만 했으니 피곤해지는 건 당연하지요.

기도를 더 많이 했어야 했는데 마음만 있었다면 할 수는 있었습니다.
귀를 기울여 더 잘 들어야 했는데 말을 더 많이 해버렸습니다.
제 생각은 당신을 향해 있어야 했는데….
하루를 마무리 짓는 마지막 시간까지 미루지 말고 한낮부터
당신을 향해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 – 밤도 제법 깊었습니다만 –
당신께로 향하고픈 제 바람은 지금 일상생활의 잔해를 넘어
깊은 심연에서 솟아오르고 있습니다.이 사랑과 신뢰를 받아주십시오,
주님.이제 저는 ‘잠’이라고 하는 짤막한 죽음을 기다려야 하니까요.

< 상처 입은 그리스도 >

아! 그리스도여, 제 책상 위에는 당신 사진이 놓여 있습니다.
팔은 떨어져 나가고 가슴은 터지고 패였으며, 머리카락도 빠지고,
얼굴은 상처로 찍어 당긴 사진입니다.
공습으로 처참하게 된 모습과도 흡사합니다.

주님, 제 이야기 좀 들어주십시오. 이 사진은 상처 입은 젊은이들의 생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주님, 들어주십시오. 할 말은 산더미 같지만 호소할
상대를 찾지 못해 애태우는 모든 젊은이들, 기도할 줄 모르는 사람들,
자기 안에 갇혀 삶을 누려야만 하는 이를 대신하여 제게 호소하시는 겁니까?
주님, 제 힘으로는 도저히 ….

깊숙이 파인 상처와 오랫동안 쌓여온 그들의 고통과 울분을 당신의 죽음에서
삶에로 다시 사시는 그날 그들 모두도 당신의 모습을 닮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 생명을 우러르며 >

하느님, 인간은 왜 슬퍼하며 이 세상을 떠나야 합니까?
노년에 접어든 이들 눈에 떠도는 표정은 언제나
‘안녕, 이제는 못 만나겠구나!’ 하고 말하는 듯합니다.

설레는 맘으로 평화롭게 살고
이 세상을 하직할 때에도 기쁘게 떠날 수는 없을까요?
죽음이란 어떤 경우에도 마음을 에어내듯 아프고
기쁨을 멀리 쫓아 보내며 애절한 마음으로
바꿔버리는 거라고 정해진 건 아닐 텐데….

아,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우리를 구해주십시오.
우리 모두를 당신과 더불어 끝도 없고 이 세상을 위협하는
걱정하는 그림자도 없는 보다 나은 생명에로 이끌어 주십시오.

< 섭리에 맡길 줄을 >

주님, 당신이 이끄시는 대로 나를 감싸는
당신 섭리에 신뢰하며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만사가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에는
이런 기도가 쉽사리 입에 떠오릅니다.
그러나 모든 게 순풍에 돛단 듯 내달을 때면
당신의 이끄심이 있든 없든 대단한 차이가 없는 것처럼
생각해버리고 마는 저입니다.
자기 일은 자기 손으로 처리해 가는 듯한 기분입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당신이 곁에 계셔주심은
얼마나 마음 든든한 일인지…. 일어나는 모든 일이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것으로 탈바꿈한다”고 하는
신뢰 속에서 행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생각대로 될 때에는 믿을 필요도 없고
실패의 까닭을 묻고자 당신을 찾을 필요도 없으며
하나 또 하나 감사하는 것도 잊어버립니다.

주님, 좋은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건도
모두가 당신의 손을 거쳐 온다는 것을 깨닫는 슬기를 주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을 가르쳐 주십시오. 삶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언제나 당신과의 만남 속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 하느님 앞에서 >

전능하신 하느님 당신 앞에 제 자신을 내어놓습니다.
기도하기 위해서냐구요? 아닙니다. 오늘 아침에는 기도할 수가 없습니다.
화가 났어요. 용서를 할 수가 없습니다. 용서하려고도 하지 않으니까요.
피해자는 저입니다. 사실 제가 용서했어야 하지만….

용서하기는 고사하고 상대방을 아프게 해주려는 의도에서
궁리해낸 날카로운 말을 내뱉었습니다. 거짓은 아니지만 그 사람 눈에
자신이 참으로 쓸모없는 자로 보이도록 속된 말을 마구 퍼부었습니다.
그래서 화가 난 것입니다.

주님, 우리가 서로를 심판하듯 우리를 심판하지 마십시오.
만일 그렇다면 그 누구도 화를 면치 못할 겁니다.

화를 냈지만 저에게도 후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그에게 알려주십시오.
그 가능성을 응시하며 그가 받은 큰 상처는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제 편에서는 사과는 못할망정 화해하고픈 마음만이라도 저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 병상에서 >

하느님, 미래에 대한 아무런 계획 없이 오늘 밤까지 살아갑니다.

무언가를 수중에 넣고자 노력하는 목표도 없이
그저 순간순간이 가져오는 것을 살아갑니다.

시간이라는 큰 은혜에 감사하며 거처와 식사까지도 감사하며
이 순간을 마음 깊숙이 음미하면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듣고 받는 것을 배워야겠습니다.

좋은 모든 것을 주시는 하느님 당신이 제 안팎으로 저를 통해 일하시도록
당신 원의대로 움직이는 순명을 제게 가르쳐주십시오.
자신도 모르게 화를 내어 ‘나’라는 은혜를 – 당신이 저를 만드셨으니까요 –
거절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제게는 둘도 없이 소중하게 생각되는 것이
주어지지 않았다 하여 걱정하지 않도록 머리카락 하나도 당신 모르게
빠지지 않을 거라 하신 당신께 신뢰하며 마음 설레이지 않도록 말입니다.

< 그리스도의 이끄심을 >

주님, 주위가 온통 혼돈과 파괴로만 보일 때
여러 나라가 망하고 사람들이 지평선을 응시하며 종말을 기다릴 때 ...
당신의 약속과 이끄심을 굳게 믿습니다.
공포와 불신으로 대지가 싸늘히 얼어갈 때에도
저는 당신을 믿으며 소망을 품습니다.

당신은 대지보다도 더 힘 있고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해 인류를 이끄시는 분
혼란과 증오와 죄의 어두움에서도 분명 구해주시는 분,
주님, 우리에의 당신 사랑은 죽음보다도 강하니까요.

< 희망 >

주님, 아주 싫어졌습니다. 제 안에 있는
당신께 합당치 못한 결점만을 쳐다보는 게.
갖가지 죄와 결점을 마음속으로 헤아려가는 게 정말 싫어졌습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에게 이런 것이 합당한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엾게도 저는 실패만을 되풀이하니까요.
허나 실패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착해져야겠다는 제 바람일랑 잊지 말아주십시오.
무엇엔가 누군가의 보탬이 되는
완전한 사람이 되고픈 소망도 지니고 있습니다.

때문에 실패를 받아들이기가 이토록 아프기만 한가 봅니다.
사실, 주님, 실패를 두려워하는 나머지 하고픈 것까지도 잊고 마니까요.
하기 싫은 것은 왠지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하고픈 마음일 텐데….

아, 주님 자유로워지고 싶습니다. 진정 마음껏 당신께 응답하고 싶습니다.
마음의 젊음을 잊지 않고 대담하게 자진하여
목숨을 내걸고 응답하고 싶습니다.
모든 죄에서 정화되어 다시 한 번 당신을 우러르고 싶습니다.
기쁨에 넘쳐 힘껏 당신 곁으로 가고 싶습니다.
솟아오르는 햇살마냥 싱그러운 마음으로,

그리고 주님, 열린 마음으로 모든 이들 곁에 있고 싶습니다.
자기 껍질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함께 나누며 앗기는 것을
두려워하는 대신에 사랑과 깊은 존경의 마음으로 가득차.

< 들어야겠어요 >

주님, 오늘 하루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말을 너무 많이 하였습니다.
때문에 지칠 대로 지치고 말라서 다 타버린 느낌입니다.
마치 오늘 이야기를 다 해버리지 않으면 중대한 일을 스쳐둔 채
헛되이 시간을 보내버리는 것 같아서….

제 말이 그리도 중요했었는지 듣고 있던 것은 저 혼자가 아니었는지….
먼저 제게 묻고 싶은 심정입니다. 정말 저는 이웃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느냐구요.
의심스럽습니다.

성급해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누군가가 이야기를 시작하기가 바쁘게
허리를 잘라버린 이야기, 마무리도 짓지 못한 채 끝나버린 것 같은
이야기 때문에 빛바랜 진주마냥 광택을 잃었습니다.
주님, 들을 줄 아는 귀를 주십시오.

< 거짓없는 기도 >

우리가 인생 나그네 길에서 곧잘 방황하며 어느 길을 택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 헤매는 것을 하느님 당신은 보고 계시죠?
제멋대로 나부대는 우리의 욕망과 이를 얼버무리려는 능청 때문에
택해야 할 길을 가려 뽑지 못하고 맙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당신을 거스르는 자가 되고 빛을 잃고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는, 당신이 언제나 변함없이 그곳에 계신 줄을 알면서도
당신을 못 본 채 이것만이 내 삶의 전부인 듯 멋대로 살려고 합니다.
당신은 자비로우시기에 당신을 몰아내고 사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래도 주님, 창조된 피조물을 당신은 사랑하시죠….

우리 생각에 구애받지 않고 구업사업을 계속하십니다.
머리가 둔한 우리도 당신 진리를 보기까지 바꾸어놓으실 수도 있습니다.
참아주십시오, 주님. 당신의 마음을 상해드릴 수밖에 없는
우리의 연약함을 그리고 우리에게 당신의 빛을 주십시오.

(* 나부대는 : 철없이 촐랑거리는/나대는)

< 신 뢰 >

주님,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말로는 몇 년 전부터 기도 중에 그렇게 뇌까려왔습니다.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실은 전혀 모르면서도
신심이 돈독한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에서 그렇게 반추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저는 당신께 달려 있는 존재임을
제 생명이 당신 수중에 있음을 이제사 저는 알았습니다.

얼마나 큰 충격인지 모릅니다. 뇌 속에 있는 가느다란 혈관이
한 가닥만이라도 끊어지면 저는 ‘안녕’을 고하겠지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약한 제 두뇌를 말입니다.
이토록 저는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까? 생각하는 것까지도 그렇습니까?
혼자서 무엇을 생각하려 들면 그 심연에까지 당신이 계시다니….
정말 마음 내키지 않습니다. 자신을 창조물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 실토한다면 자기 힘으로 태어난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선물이라면 왜 보내주신 걸까요? 제 손에서 앗아가시기 위한 것 같은데….
주님, 저는 아직 미완성품입니까? 아직 태아로서 시간이라는 모태에 감싸여
당신 자녀로 제일 먼저 태어나신 성자 곁에서 태어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까?
만일 당신을 거절할 수 있다면, 제 자신이 창조된 존재임을 부정할 수 있다면,
안전하고 확실하며 후련한 기분일 텐데, 그렇게 되면 저는 마냥 자유로워져
자기 생명의 근원을 당신께로 나아가 부탁하지 않아도 될 텐데 말입니다.

우주가 독자적이고 특이한 ‘나’라고 하는 실재를 자아낸 것이라면
그 누구의 책임도 없이 그 누구에 대한 빚도 없이 해방되어 마음 닿는 곳까지
자유를 만끽하겠지만 이와 더불어 고독도 맛보겠지요.
왜냐하면 내 모든 힘은 사랑과 감사의 격류가 되어 원천인 당신께로 달려가야 하는 것.
그 힘을 자신에게 향해놓다니…. 그건 당치도 않은 짓 아닙니까?
사랑과 희생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무지와 거절의 힘으로 이행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 098 도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098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2023.01.31.

[ 책 이름 : 상상력을 활용하려면 ]

- 지은이 : L.O. 코어스
- 옮긴이 : 정성호
- 펴낸데 : 성바오로출판사, 출판 : 1992년 7월20일, 116p
- 내 용 : 생활심리학 시리즈 제8집
* 의지력보다도 상상력을 활용함으로써,
인생의 성공과 정신의 안정을 얻기 위한 자극적인 입문서

[ 표지의 글에서 ]

여러분이 이루려고 하는 목표를 마음속에 그려 보십시오. 이것을 하는 데는 밤에
침상에 들어가서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마음의 긴장이 풀린 다음, 이렇게 되고
싶다고 원하는 것이 된 자신의 모습, 달성하려고 원하는 것을 달성한 자신의 모습,
완성하고 싶다고 생각해 온 것을 완성한 자신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 보십시오.
여러분의 의식된 마음이 그러한 심상을 모조리 흡수하고, 그러한 심상들은 그곳에
‘사진’으로 찍힌 것처럼 남아서, 마침내 여러분의 창조적인 메커니즘이 작용하기
시작합니다.

[ 차례 ]

- 책을 펴내면서, 머리말
- 자유의지란 무엇인가, 이상이 의지를 자극한다, 생애 대한 동기, 무의식의 몸짓,
외향성과 내향성, 착오연상/ 주성/ 흔적, 조건부여가 운명을 결정한다.
상상력을 단련시켜라. 알코올중독자의 사례
- 맺음말

[ 책을 펴내면서 ]

우리들은 기득(旣得)의 신념을 자발적으로, 또 완고하게 끝까지 지켜 나가려고 한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 깊이 침투해 있는 신념에의 고집을 정당화하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가 해서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이런 방법은 오늘날
‘이유부여’라고 불리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확실한’ 이유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올바른 계몽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 기초에 있는 것이 유소년기에 몸에
배어서, 더구나 대개 뿌리를 내려서 움직이지 않는 그릇된 사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상에 대해 모두가 정당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지한 검토가 필요
하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은 그 검토를 인정
하려 들지 않는다. 평생에 걸쳐서 품어 온 소중한 신념이 자칫 잘못하면 사상의 누각
이었다는 것이 밝혀지지나 않을까 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정신적 및 육체적 건강은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살아나가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
되고 있으나 ‘의지력’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의 방법 여하에 따라서 좌우된다. 이는 이 책
안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나는, 만일 어린이에게 누군가가, “왜 그런
짓을 했니?” 하고 묻는다면, “하고 싶기 때문예요”하고 어린이는 틀림없이 대답할 것
이라는 것을 말해 두겠다. 이것보다 더 훌륭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는가?

[ 머리말 ]

- ‘자유의지’에 대한 신념은 참으로 깊이 뿌리를 박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 되면 반대 의견에는 어떤 것에도 맹렬히 덤벼든다. ‘호튼 크로우’ 박사와
같이 이 신념에 반대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 박사의 저서 ‘인간, 정신, 물질’에서
인용을 하면, 하느님을 믿는 자는 보통 하느님은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한다. 또 인간
에게는 모두 자유의지가 주어져 있다는 것도 그리스도교의 기본적인 교리이다.
하느님의 전지(全知)와 인간의 자유의지라고 하는 두 개의 관념은 분명히 모순되고
있다. 왜냐하면, 하느님이 전지하다고 할 경우, 하느님은 과거, 현재, 미래 전부를
꿰뚫어 보고 있다는 것이 된다.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는 것은, 미래는 인간의 의식이
그곳에 도달하기 전에, 완전히 예정되어져 있다는 것이 된다. 미래가 이미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이미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 아무런 발언권도 가질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들은 전지한 하느님이라는 관념을 버리든가,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고
하는 관념을 버리든가, 양자중 어느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하루에 60개피를 피운다는 대단한 담배 애호가를 만났다. 20대 후반의 독일인
이었는데, 완전히 건강을 해치고 있었다. 그렇게 된 지가 벌써 한 참이 되었다는데,
그래도 인생을 사랑하고 생활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만일 담배를 끊지 않으면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의사는, 한 두 사람이 아니었다. 친구도
친척도 그의 병적인 상태를 깨닫게 되고, 또 의사들의 거듭되는 충고를 들은 사람들은
끽연벽 때문에 옛날의 건강을 되찾지 못하는 그를 구제불능의 의지박약자라고 비난하고
있었다. 어느 날 새로운 의사에게 진찰을 받았는데, 그 의사는 드물게 보는 강렬한
개성의 소유자로, 그 환자에게 만일 담배를 즉시, 완전히 끊지 않는다면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것을 잘 설득시켰다. 인생을 몹시도 사랑하는 그 청년은 생명의 위험에
대해서 가차 없이 말하는 그 충고에 못이 콱 가슴에 박히듯 강한 충격을 느꼈다. 그
결과, 환자는 그때 그곳에서부터 담배를 딱 끊었다. 얼핏 보기만 해서는 바로 조금
전까지 의지 박약자였던 사람이, 전격적인 속도로 의지가 강한 인간으로 변신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그곳에는 결정적 요인이 강력히 작용했던 것이다. 그
결정적 요인이 의지 자체와는 관계없이, 그때까지는 의지의 약함을 나타내고 있던
환자로 하여금 돌연 강한 의지의 소유자가 된 같은 행동을 취하게 한 것이다.
(메모 * 끽연벽 : 흡연상습관)

- 의지력을 나름대로 정의한다면 다른 것보다도 강한, 혹은 좀 더 강한 욕망이 ‘이긴다’
는 것이다. 끽연 상습자는 오로지 인생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래서 죽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살고 싶다는 ‘욕망’쪽이 담배를 계속 피우고 싶다는 욕망보다 더 강하고, 또
이제는 젊어서 죽는 것이 확실하다고 믿게 되자마자, 당연한 일이지만 보다 강한 쪽의
욕망이 승리를 획득하여 담배에 대한 탐닉으로부터 빠져 나오는 것도 비교적 손쉬웠던
것이다. 이 청년은 몇 번씩이나 되돌아가고 싶은 강렬한 유혹에 사로 잡혔으나, 생에
대한 집착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결정적인 요인이 되어서 최종적으로 그를 담배 상용
습관으로부터 구해낸 것이다. 결코 ‘자유의지’에 의해서는 아니었던 것이다.

- 우리들이 어떤 욕구를 품게 되면, 대개 그것에 대항하는 욕구가 돌연 솟구쳐 일어난다.
그래서 마음속에서 각기의 욕구의 시비를 저울질하는 논의가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것이다. 여기서 욕구에 대항하는 반대행동이라는 극히 중요한 법칙이 있다. 성바오로
성인도 이 법칙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로마 7,19)라는 말에 역력하게 나타나 있다. 반대
행동의 법칙을 명확히 밝힌 것은 프랑스의 ‘쿠에’였다. 쿠에의 말에 의하면, 상상력이
의지력과 다투는 경우에는 반드시 상상력이 이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흔히 있는 일
이지만, 의지력이 상상력과 조화한다면 말할 것도 없이 아무런 싸움도 없다. 또 일이
명백한 경우에는 이른바 ‘의지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다만 그것을 해치우면 되는
것이다.

- 우리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동기’의 힘이지 자유 의지는 아니다. 바꾸어 말한다면,
동기의 힘이 의지의 힘에 대체되어 있는 것이다. 사전을 찾아 ‘동기’라는 말의 정의를
조사해 보니까, “행동으로 몰고 가는 것, 어느 쪽을 선택하는 가를 결정하고 의지를
움직이는 것‘이라고 쓰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철 같은 ’의지력‘에 의해서 무엇인가를
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을 열심히 기울이며 근심을 계속하기 보다는, 느긋하게 행동하는
요령을 몸에 익혀 무엇인가를 해 보겠다고 너무 긴장하지 않는 편이 좋다. 여러분이 이루
려고 하는 목표를 마음속에 그려 보자. 이것을 하는 데는 밤에 침상에 들어가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마음의 긴장이 풀린 다음, 이렇게 되고 싶다고 원하는 것이 된 자신의
모습, 달성하려고 원하는 것을 달성한 자신의 모습, 완성하고 싶다고 생각해 온 것을
완성한 자신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 보자. 여러분의 의식된 마음이 그러한 심상을
모조리 흡수하고, 그러한 심상들은 그곳에 ‘사진’으로 찍힌 것처럼 남아서, 마침내 여러
분의 창조적인 메커니즘이 작용하기 시작한다. 무엇을 배우든 간에 끊임없는 반복이
필요조건인 것이다.

[ 자유 의지란 무엇인가 ]

- ‘스피노자’는 1632년에 암스텔담에서 태어났다. 유명한 철학자이지만 그는 젊었을
때, 신학과 철학 공부에 열중하게 되었고, 그러한 면학 끝에 범신론(우주와 그 속의
일체는 신의 현현(顯現)에 불과하다는 사상)적인 철학을 근대적인 체계로 이룩한 논문을
쓰게 되었다. 그 점에 의문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요컨대 스피노자는 신학을 배운 결과,
유다인의 아들로 태어났으면서 유다교의 신적 권위를 의심하는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
그 박식한 사람도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고 하는 설을 배척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 ‘빌헬름 라이히’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여러분은 행동의 하나하나를
자신의 자유 의지로 결정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여러분이
의식하고 있는 행동 같은 것은 무의식의 대해(大海)에 떨어지는 물 한 방울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 무의식의 과정에 대해서는 여러분은 단 한 가지도 알수가 없으며, 아니
오히려 아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기 개성의 독자성’과 자기
정신의 넓이를 자만하고 있습니까? 어쩌면 그렇게도 순진합니까? 실제로는 본능에 속박
당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본능은 스스로가 원하고 있는 것을 여러분에게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800페이지가 넘는 거작 ‘인간, 우주, 사회’의 저자 ‘체클리’ 교수에 의하면,
‘의지’는 배후에 어떤 힘이 있어서 그것에 움직여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한다.
그리고 나의 의지는 비록 독립한 것처럼 다루어지고는 있어도, 실제로는 독립해 있지
않다는 것을 덧붙여 두려고 생각한다. 의지는 고립해서는 작용할 수가 없는 것이다.

< 욕구의 집중 상태 >
- ‘티젠스’는 그의 저서 ‘암시해제’에서 “의지의 강함이라든가 의지의 약함이라든가
하는 것은 욕구의 집중 상태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하고 있다. 다음의 예는 의지의
강약이라는 것은 욕구의 집중 상태에 의한 것이며, 뭔가 특정한 능력에 의해서 결정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잉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 힘찬 의지의 소유자라고 불리우는
사람과, 자발성이 부족하다고 생각되고 있는 사람이 동시에 가뭄으로 바싹 마른 초원
위에 서 있다고 하자.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강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두 사람 모두
알고 있다. 그런데 초원에 불이 났다. 그러자 두 사람 모두 도망쳐서, 점점 넓게 퍼져
가는 불꽃에서 벗어나려고 강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 결단과 기세에는 아무런
차이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때 두 사람에게 있어서 안전을 구하는 욕구에
대항할만한 욕구는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 식당에서 메뉴를 보고 요리를 선택하는 상황이다. 어떤 사람은 모든 요리가 다 맛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자. 많은 요리들 가운데에서 한 가지를 고르는 데 망설이며 좀처럼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메뉴를 한 번 쭉 흩어 보고 아무런
고려도 없이 요리명을 찾아 당장 그것을 주문한다. 처음 사람이 망설이는 것은, 강한
의지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대치될 욕구가 많고, 더구나 모두가 강력하게 육박해 오기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고, 결단을 내릴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두 번째의 사람은
설사 소문으로는 의지가 약하다고 알려졌어도, 그 경우 자신이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즉각 주문을 정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의지가 강한
사람은 언제나 강하다든가, 의지가 약한 사람은 언제나 약하다든가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욕구의 강함에 따른 것이다. 욕구가 약하면 의지도 약하게 보인다. 반대로
동기가 강하면 의지도 강하게 생각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쪽도 약한 의지나 강한
의지의 소유자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 이상이 의지를 자극한다 ]

- 의지의 자극제로서 합당하다고 할 수 있는 것, 자기를 일깨워서 행동으로 옮겨가게
하는 데 특별히 합당한 자극은 ‘이상(理想)’이다. 이상이란 완전이나 행복을 낳아 주는
것을 손에 넣는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자기가 지향하는 목적이 되는 것이다. 자기의
눈앞에 나타난 어떤 사상, 어떤 대상이 자기의 완성이나 행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
한다면, 그때 자기는 그 자극을 받고 마치 감정이나 본능이 그 자체의 자극에 응해서
눈을 뜨듯이 의지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한 이상이 없으면 우리들의 행동은
다만 그때그때의 충동에 굴복당해 버리게 된다.

< 수많은 이상 가운데서 >
- 하나의 이상을 품으면 의지가 눈을 떠서 그 이상을 추구하게 된다. 날마다 많은
이상이 마음에 떠오르는 셈인데, 자기는 그 가운데에서 자신의 목적에 걸 맞는다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떤 이상이 우리들의
인간적 완성에 가장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우리들의 선택은 언제나 인간적 완성이라는 목적에 따라서 정해지는 것인데,
그러기 위한 최선의 수단으로서 숙고와 판단이 행해질 때 우리들은 자유의 느낌을
맛본다. 이렇게 해서 선택은 목적에 대한 수단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고, 그것은 지성의
작용인 것이다. 선택은 무엇보다도 우선 지성과 이성의 작용이지 의지의 작용은 아니다.
진실과 허위가 뒤섞인 수많은 이상 가운데서 자기완성이라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시켜
주는 것을 선정하는 것은 순수한 판단인 것이다. 자기가 숙고해서 선택했을 때, 우리
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이상을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다.

- 의지는 그 완성을 자유롭게 구할 수가 있다. 또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이상을 향해
전진한다는 것도 자유이며, 보통의 경우 가능하다. 그러나 동시에 의지는 그 이상에
의해서 결정되어 있으며, 또 그 이상만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자기완성, 자기실현에 대한
소망에 의해서도 결정되고 있다. ... 의지는 자기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추상적인 독립된 것이 아니다. 충동이나 감각이나 감정 등 인생의 내면을 형성하는
요소에 대해서 의지가 자신을 억누를 수는 없다. ‘의지’는 우리들의 생득적(生得的)인
충동을 빼놓고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떤 대상이나 사상이든, 그것이 충분할
정도로 굳게 마음 안에 안겨진 경우에는, 그것이 ‘의지’의 힘의 강약을 결정하고, 또
궁극적으로 소망을 성취시키게 되는 것이다. ‘제임스’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무엇인가 결정을 내리는 경우에는 실현하기를 원하는 목적을 끊임없이 의식의 중심에
박아두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목표를 향해서 주의를 집중해 둘 필요가 있다.”

( * 이상 :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상태,
생득 : 성질이나 능력이 태어나면서부터 갖추어져 있는 것)

[ 생에 대한 동기 ]

- 생에 대한 동기는 인생의 유쾌함과 불쾌함의 원리로 알려져 있다. ‘유쾌함’이라고
하는 것은 기분 좋고 즐겁고 매력적인 것으로, 마음을 빼앗는 모든 것, 안락과 만족을
가져다주는 일체를 의미하고 있다. 요컨대 ‘행복’인 것이다. ‘불쾌함’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종류의 것이든 간에 쾌락의 경험에 대립하는 모든 것을 의미하고 있다. ... 끽연을
그만두면 불쾌감(고통)이 너무나도 심해서, 잃어버린 쾌락을 찾기 위해 다시 피우기
시작한다. 되돌아가는 이유는 단 한 가지 그것밖에 없다. ‘유쾌함’을 얻기 위해서
‘불쾌함’을 자진해서 참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면, 가톨릭신자들은 천국(즐거움)에
이르는 데는 먼저 정화의 과정(연옥)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기꺼이 순교(불쾌)에 몸을 던진 것은 주님을 위해서 주님의
가르침을 위해서 죽었으니까, 천국의 보상(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 즐거움과 불쾌함의 이야기 예 * - 내용은 생략
- < 자기중심 > 수전노의 금화, < 거지 > 거지에 대한 적선, < 사랑의 유대 > 처녀의
어머니 간병, < 방문 > 폭설 중에도 예약된 친구를 방문, < 부상병 > 전투 중에
부상병을 구한 병사, < 사고의 공포 > 사고 공포증이 있는 청년의 구급법 수강,
< 질투심이 많은 남편 > 아내를 사랑하는 질투심이 많은 남편.

[ 무의식의 몸짓 ]

- 무의식의 행동에는 의지는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행동 그 자체가 전혀 의식되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의식의 행동이라고 하는 것은 예민한 관찰력, 식별력,
해석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에게는 가르치는 바가 매우 많다. 인간은 누구나 전혀 무의식
중에 자신을 ‘속속들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 몸짓 >
- 송별식장의 Y부인 * 결혼반지를 빼내어 버린 부인의 무의식중의 손짓
- 열차내 금연실의 한 남성 * 무의식적으로 담배 파이프를 어루만지는 손짓

< 물건을 둔 곳을 잊다 >
- 무의식중에 값비싼 목걸이를 잃어버린 P부인
* 집의 꼭대기 층에 있는 작은 서재의 책상 서랍에서 찾음

< 잘못 적기 >
- 무의식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몸짓과 마찬가지로 오기(잘못 적기)도 내면의 생각을 폭로한다.

- (어떤 회사의 이사장) 이 사람은 우연히 어떤 회사의 이사장이면서도 그 회사의
사업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수첩에 중역회의의 날짜를 잘못 적어 놓은 것을 비서가
발견하고 정정되었으나 중역회의 당일 이 회장은 지각을 했다. 그의 무의식이 그에게
이러한 행동을 취하게 하고,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을 될 수 있는 대로 뒤로 미루게
했다. 드디어 상좌에 앉아서 두세 가지 안건을 처리한 다음, 개회 인사를 하기 위해
일어났는데 이런 식으로 시작했다. “여러분, 그럼 이것으로 회의를 끝마치... 아니
실례했습니다. 이제부터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 (남아프리카에서 몇 년간이나 살고 있었던 영국인 여성) 남아프리카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이 생겼는데도 도무지 결심이 서지 않았다. 즉 영국을 떠나는
것이 싫어서 이것저것 망설이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자택에서 나에게 이렇게 편지를
써 보냈다.“나는 영국으로 돌아갈 배표를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살 생각입니다. …”
물론 이 ‘영국’은 ‘남아프리카’의 오기였다. 이 오기만큼 영국에 머무르고 싶다고 하는
그녀의 마음속의 소망을 명백히 나타낸 것이다.

- 인간의 감정이나 생각이 얼마나 무의식 속에 몸짓이나 입이나 펜의 잘못된 형태로
노출되어 보는 눈, 듣는 귀를 가진 사람들에게 쉽게 간파 당하게 되는 것인가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독일의 격언에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것은 입으로 넘쳐흐른다”고 하는
것이 있다. 괴테는 “행동은 인간의 모든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 외향성과 내향성 ]

- 인간은 모두 양성(兩性)적이다. 즉 인간은 각자가 남성적이기도 하고 여성적이기도
한 것이다. 정자는 난자와 결합해서 하나의 세포를 형성한다. 그로부터 분열이 시작
되어 세포는 분열을 계속하여 마침내 완전한 태아가 되고 세상에 태어나지만, 태어난
다음에는 환경이 육성의 작업을 인수한다. 환경이야말로 바로 조각가가 휘두르는 끌인
것이다. 남성적 성격이 앞서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여성적 성격이 강한 남성도 있다.
... 일반적으로 ‘남성적인’인 여성은 ‘여성적인’ 남성과 결혼하는 쪽이 걸맞는 것 같다.
그러나 매우 남성적이고 상당히 외향적인 남성이, 외향형의 여성과 결혼한 경우에는
마찰이 많을 것이다. 아내도 남편도 일체의 반론이나 간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과도한 외향성 >
- 어떤 젊은 부부의 선물 이야기 * 아내가 갖고 싶어했던 매력적인 값진 목걸이 선물
- 국회의원들의 외향성에 따른 충돌, 설전

[ 착오현상, 주성, 흔적 ]

- 인간의 의지가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은 소위 ‘착오현상’에 의해서도 알 수 있다.
착오현상이란 감정과 지각이 혼동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마귀는 역(逆)의 지주성
(地走性 =대지로부터 떨어지려는 성질)을 갖는 한편, 정(正)의 광주성(光走性=빛에
끌리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롱(鳥籠=새장)에 넣어두면 항상 가장 높고 빛이
가장 잘 드는 장소로 가려고 한다. 그런데 먹이를 장기간 가장 낮고 어두운 구석에
놓아두면, 주성(走性)은 역전하여 정의 지주성(대지로 내려가려는 성질)과 역의
광주성(빛에서 도망치려는 성질)을 갖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 경우, 사마귀에게
‘착오현상’이 작용한 것이다.

- (예) 심한 폐소 공포증에 걸려 있는 사람
* 그는 엘리베이터를 생각하거나 보기만 해도 공포에 빠져 버린다. 정신분석의 결과,
이 사람은 유년기에 밀실에 갇혔던 경험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그 무서운
경험을 기억해내지는 못했지만, 엘리베이터가 방아쇠가 되어 그때의 감정이 환기되어
그 유년기 경험과 같은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 그는 아무리 의지력을 총동원해도
이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소산작용이 필요하다.
원인이 된 체험을 현실적으로 재 체험하는 것이다.

(* 소산(消散/abreaction)=병적관념제거/관념유도법)

< 주성(走性) >
- 인간은 모두 각자 주성에 지배당하고 있는데, 이것은 또 자유 의지나 의지력을
부정한다. 정(正)의 주성은 달갑게 생각하는 사물이나 상황으로 향하는 충동이고,
역(逆)의 주성은 인간이든 사물이든 모두 싫어하는 것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는
충동이다. 이것이 주성의 일반 법칙인데, 물론 필연적으로 직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데도 도망치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물리학자가 되고
싶은 학생이 있었는데, 그는 수학에는 재능이 없어서 수확은 무척 싫어했다. 이는
역의 주성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대학 입학에는 수학이 불가결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물리학자가 되려는 열의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수학의 필요 수준까지
도달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정의 주성이다. 이렇게 해서 그는 스스로를
수학에 ‘속박시키는’ 것으로, 역의 주성을 180도 역전시켰다.

( * 주성 : 외부의 자극에 대해 일으키는 방향성 있는 행동,
달갑게 : 마음에 들어 기분이 흡족하게) 주성

- 의지에 관련한 ‘조건부여’에 대하여 ‘앤드류 샐터’ 박사는 명저인 ‘조건 반사 요법’
가운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자기 제어라는 것은 없다. 인간은 항상 습성에
의하여 제어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쓸모가 없다고 돌아보지 않는 것도 과거에 있어서
유용했던 것의 잔재인 것이다. 인간은 습성에 의하여 생각하는 것이며, 그 사고는 정서
교육에 의해서 방향 지워진다…. 인간의 의지 작용도 습성적인 것이다. 조건 반사가
있는 곳에 자유의지는 있을 수 없다. 인간의 ‘의지력’은 기득의 반사의 강약에 좌우
된다. 때문에 그곳에서 만일 기득의 반사가 역부족이면 본인에게 잘못이 없는데도
‘근성’ 부족을 개탄하거나 자기 비하하거나 하게 되는 것이다. 조건 부여에 관해서
중요한 것은 뇌의 작용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 조건반사 : 특정 자극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것)

< 흔적 >
- 잉태되고 나서 무덤에 묻힐 때까지 인간의 일생을 통해서 심리적 흔적이 쉴 새 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것은 모든 경험(지적, 물적, 또 사람에 따라서는 영적인 경험도
추가되지만)을 뇌수에 영구적으로 인상지우는 것이다. 그 덕택에 기억이 가능해지는
것이지만, 고맙게도 뇌수에는 기억의 홍수를 방지하는 메커니즘이 갖춰져 있다. 만약
그러한 메커니즘이 없었다면 인생은 견디기 힘들게 된다. 그러면 흔적이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가? 간단한 예로 처음으로 찾아간 방에 있다고 상상해 보자. 오관은 의식적
으로, 또 자동적으로 그 방의 모습이나 가구집기를 받아들인다. 그 결과, 그것들은
사진의 영상처럼 뇌수에 찍혀지고, 의식적으로 암시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그 방을
최초로 보았을 때 만들어지는 흔적을 ‘원래 흔적’이라고 한다. 그 뒤 몇 번을 찾아가도
이 흔적은 여전히 ‘원래’ 그대로지만, 그것에 덧붙여 ‘새로운 흔적’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해서 그 방에 대한 친근감이 생겨나는 것이다.

- 과거에 형성된 흔적으로, 자극을 받아 의식에 떠오르는 것을 ‘기억 흔적’이라고 한다.
기억소(記憶素)는 선천적, 후천적 흔적 전체의 총계이지만, 존재하는 흔적이 무수히
많아서 서로 부딪치기 때문에 ‘착오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인간의 기억소는 뇌 안에
그토록 정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산재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각양
각색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 조건 부여가 운명을 결정한다 ]

- ‘조건부여’는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선 조건부여 여부로 착오현상을 일으
키는 실험을 고양이에게 적용해 보기로 한다. 고양이를 무릎 위에 앉히고 마루 위에
쥐를 갖다 놓는다. 고양이는 이 쥐를 잡으려고 본능적인 무조건 반사에 따르려고
하지만, 그때마다 가벼운 전기 쇼크를 주는 것이다. 이것을 한동안 매일 몇 번씩 반복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와 쥐를 마루위에 놓았더니, 고양이는 본능에 따라서 쥐를
쫓아가서 덤벼들기는커녕 쥐가 무서워서 뒤로 물러섰다. 즉 고양이는 쥐와 자신이 며칠
동안 경험한 아픔과를 연결시키고, 끝내는 쥐를 무서워하게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고통을 준 것은 쥐가 아니라 가벼운 전기 쇼크였다. 이것은 역의 주성을 나타내는 예
이고, 또 조건부여에 의해서 착오현상(경험에서 그릇된 연상을 하는 것)을 이끌어내는
예이기도 하다.

- 학교에서 알파벳을 배우기 시작할 때, 우선 한 자씩 열심히 덧쓰지 않으면 안 되지만,
몇 번이고 반복하는 동안에 더 이상 펜의 움직이는 법 같은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잘 쓸 수가 있다. 쓰다 보면 그냥 글자가 써지는(되는) 것이다. 조건부여를 한다면
머리를 불필요하게 써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을 배우든
간에 반복이야말로 성공의 열쇠”라는 말은 의미 깊은 격언이다. 조건부여에 의해서,
인생에 대해서 곤란에 부딪쳤어도 전혀 새로운 자세로 대처할 수 있게 되며, 또 남들
과의 교제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정신적, 육체적 개선을 요구한다면 조건부여가
최선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여러분의 행동 양식을 바꾸고 원하는 대로의 성과를
올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조건부여’인 것이다.

< 파블로프 >
- ‘파블로프’는 러시아가 낳은 유명한 심리학자이다. 그가 수행한 수많은 실험 가운데
하나인 개에 대한 실험이다. 배가 고파서 침을 흘리고 있는 개 앞에 음식물을 갖다
놓는데, 접시를 놓는 것과 동시에 벨을 울렸다. 음식물이 개에게 보일 때마다 이것을
반복하여 몇 주일을 계속하였다. 그러자 음식물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벨이 울리는
것과 동시에 개가 반사적으로 침을 흘리게 되었다. 다만 벨 소리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 개는 언제나 최초의 벨 소리에만 반응하도록 조건
지워졌던 것이다.

- 다음은 입대 직후의 신병에 대한 예이다. 그들의 동작은 너무 둔해서 실망할 정도
였다. 그런데 하사관이 몇 주일 동안 특별 훈련을 시켰더니 예전의 오합지졸이 일체가
되어 마치 한 사람처럼 움직이게 되었다. 이것이야말로 조건부여의 성과인 것이다.
행동을 조건지우는 것은 훈련이다. 습관이 형성되는 것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조건부여의 결과이며, 습관 덕분에 우리들은 일들을 용이하게, 힘들이지 않고 자동적
으로 행할 수가 있다. 자극을 받기만 하면 그것에 따라서 반응이 일어난다.

- ‘슬로터’ 박사에 의하면 본능적인 무조건 반사조차 조건반사적 행동으로 바꿀 수가
있다고 한다. 다음의 실험이 이를 증명한다. 눈의 동공이 빛을 받으면 동공은 수축
한다. 고양이의 동공이 햇빛 아래서 어떻게 가늘고 길게 수축하고, 어두운 곳에서는
어떻게 확대하는지 자세히 보자. 빛이야말로 이 수축을 일으키게 하는 유일한 자극
이며, 의지의 힘은 일절 작용하지 않는다. 반사는 의지의 제어를 받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빛에 대한 반사를 제어할 수 없는 의지 대신에 조건부여에 의해서
빛의 도움 없이 동공을 수축시키는 것이 가능한지를 조사해 보겠다. 우선 피실험자의
눈에 빛을 비추면서 동시에 ‘수축’하고 큰 소리로 말한다. 그리고 빛의 점멸을 반복
하면서 비출 때는 반드시 ‘수축’하고 소리친다. 이 작업을 매일 몇 번씩 반복하게
되면, 마침내 빛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다만 ‘수축’이라는 말만으로 동공이 수축하게
된다. 그 말 자체가 빛 자체인 것처럼 뇌 속에 있는 빛에 반응하는 중추에 작용하는
것이다. 조건부여는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이 이번에는, 이따금 인식되지 않는 주성을
우리들에게 낳은 것이다.

- 숙달된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니스트는 운지(運指)나 템포 등에 의식적으로 주의
같은 하지 않는다. 일정 기간 인내로이 고된 훈련을 계속한 결과 , 그들의 손가락은
자동적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는 것이다. 풋내기 음악가의 연주는 처음에는 귀를 가지고
들을 수 없다. 서툴기 짝이 없다. 그러나 음악의 지식을 자꾸만 흡수하고 교수로부터
기술을 배워 운지가 능숙해져 감에 따라, 건반이나 현을 다루는 것이 안정되어 가고,
궁극적으로는 연주회에 나가면 연주하는 곡에 대해서 생각만 해도 손가락이 자동적
으로 움직일 정도의 경지에 이른다. 그때 운지는 완전히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것
이고, 오히려 의식하게 되면 형편없는 연주가 되어 버릴 것이다. 의식적인 훈련에서
조건 지워진 잠재의식이 자동적으로 연주자의 손끝에 작용하여 악기와 곡의 특성에
걸맞게 운동을 시키는 것이다. 구조가 복잡한 오르간을 연주할 때 오르간니스트는
손으로뿐만 아니라 발까지 써서 한없이 다양하고 복잡한 동작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 점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즉 훈련이나 연습을 쌓아나간
다음에는, 잠재의식이 만사를 떠맡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인간의 행동의 대다수는
속칭 ‘습관의 힘’이라고 불리우는 것에 좌우되고 있는 것이다.

< 자동적인 반응 >
- 영국에서는 음악회의 시작에 앞서서 드럼을 울려서 국가 연주를 예고하는데, 그 때의
청중을 보면 누구나가 자발적, 자동적으로 기립을 한다. 그리고 국가의 마지막 소절이
끝나면 청중들은 앞을 다투어 좌석에 앉는다. 성당 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신부님이
입장하면 신자들은 자동적으로 일어난다. ... 고 ‘모드 로이든’ 여사는 런던의 한 개신교에
모인 신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날은 찌는 듯이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하느님은
우리들이 머리에 무엇을 쓰고 교회에 들어가든 별로 신경을 쓰지 않으리라고 믿습니다.
하느님이 신경을 쓰시는 것은 머릿속의 생각일 테니까요.” 이 말을 듣자, 많은 여성이
그녀를 본 받아 모자를 벗었다.

[ 상상력을 단련 시켜라 ]

-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피아니스트인데도 연습 기간이 비교적 짧은 사람이
있었다. 소문으로는 피아노 연습을 몹시 싫어한다고 했는데, 그도 고도로 세련된
연주로 명성을 획득했던 것이다. “연습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런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습니까?”하고 물었을 때, 그의 대답은 “아니, 연습하고 있습니다. 머릿속으로
말입니다.”하는 것이었다. ... (젊은 멀리뛰기 선수의 예 생략) ... ‘프리슨토리’라는
작가는 언제나 다음에 쓸 소설이 머리에 가득 차 있었다. 그 때문에 그의 창조 기능이
혼자서 작용하여, 꿈속에서 스토리를 쓰게 되고, 그것이 ‘기묘한 여행용 구상’,
‘버크셔의 야수’, ‘꿈’이라는 세권의 책이 되었다고 한다. 써야 할 것이 프리슨토리의
잠재의식에 뚜렷이 찍혀져 있어서, 그것이 세부에 이르기까지 의식에 선명하게 떠
오르고, 따라서 그로서는 그것을 다만 받아 써 가기만 하면 되었고, 아무런 노력도
필요 없었던 모양이다. ...

[ 알콜 중독자의 사례 ]

- 한 사람의 환자가 런던에서 나의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 왔다. 그는 오랫동안 알콜
중독에 걸려 있었는데, 만일 최면술이 치료에 효과가 있다면, 부디 그것으로 고쳐
달라고 사정하는 것이었다. 그는 참으로 이상적인 피실험자였다. 나는 그를 최면술을
건 상태에서, 자상(自像)심리학과 행동 치료를 응용했다. 이 사례와 치료의 성과에
대해서는 환자 자신이 나에게 보낸 편지를 읽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알콜 중독에
대해서 선생님이 권하는 대로 치료를 완전히 끝낸 지금, 나는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매우 쓰라린 시기를(특히 지난 10년간) 헤쳐
나왔기 때문에 여기에 그 경험을 기록하여, 선생님이 다른 환자들을 치료할 때의
참고로 삼으신다면 다행으로 생각하겠습니다. ...

(알콜 중독 과정과 여러 치료 과정 – 생략 ) ... 나는 급기야 한 의사로부터 나와 같은
알콜중독자를 몇 사람이나 고쳤다고 하는 코어스 선생님의 소문을 들었던 것입니다.
이전에 쓰라린 경험을 맛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반신반의했고, 실제로 찾아간 다음
에도 그런 심정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비참한 인생의 밑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였으니까요. 여하튼 12회의 치료를 받으러 다니겠다는 약속을 했던 것입니다. 불과
4주일이 지나자, 나는 3일간 아무런 ‘의지력’도 동원하지 않고 금주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일은 적어도 지난 8년간 없었던 일입니다. 코어스 선생님의 지도로, 나의 인생에
대한 태도가 차츰 달라지기 시작하고, 희망과 불안이 뒤섞여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7회
차의 치료를 받은 뒤, 돌연 일주일 내내 알콜에 대한 욕구가 완전히 사라져 있는 것을
나는 깨달았습니다. 나 자신이 가장 놀라고 있는 것은 알콜이나 알콜을 즐기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감이 조금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두 번 가량 건배를 위해 포도주를
아주 조금 마셔 보았으나, 그 이상 마시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보통 있을 수 없는 일로서, 대부분의 알콜중독자는 ‘한 잔이라도 마시면 밤새껏
취하도록 마시지 않고는 못 배기며, 알콜 중독으로 다시 되돌아간다.’ 고 단호히 주장할
것입니다. 이제, 나는 나의 인생에 새로운 의미르 부여해 주시고 미래에 희망을 갖게
해 주신 코어스 선생님께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 맺음말 ]

- 어떤 사람이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었을 뿐인데, 우리들은 “저 사람
에게는 그것을 할 의지가 있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충동은 곧 유인(誘因)이며,
그것은 반드시 ‘그것’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한다면’ 그러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생각
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들은 “그에게는 그 건에 관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표현을 쓰는데, ‘선택’이라는 개념에는 ‘자유의지’가 전제되어 있다. 또 우리들은 “의지에
반해서 그런 일을 해 버렸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은 비논리적이고 모순되어
있다. 왜냐하면, 의지에 반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했다고 한다면, 그 의지 이상으로
강한 충동을 느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경우, 어디에 의지의 자유 같은 것이 있겠는가?
충동 강박이나 우유부단에서 야기되는 감정은 마침내 건강을 해치게 된다. ... 의지가
‘자유다’라고 불리워질 수 있는 것은 다만 의지의 대상에 대해서 어디로부터도 방해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뿐인데, 그럴 때조차 의지가 성취될 수 있느냐는 동기의 힘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다.

( * 유인(誘因) : 어떤 일이나 현상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동기나 원인 )

# 098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 099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2023.01.31.

[ 책 이름 : 참 맑고 좋은 생각 ]

- 지은이 : 정채봉
- 그림 : 김복태, 한만영, 디자인 : 유재영
- 펴낸데 : 샘터사, 출판 : 1994년 6월5일, 271p
- 내 용 : 新 생각하는 동화
- 지은이 프로필 : 전남 승주 출생으로 광양에서 성장, 동국대 국문과 졸업,
‘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 대한민국문학상, 새싹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등 수상, 작품으로는 <물에서 나온 새> <오세암> <초승달과 밤배>
<돌구름 솔바람> 등 다수 (2001년 1월9일 별세/55세/가톨릭 세례명: 프란치스코)

[ 표지의 글에서 ]

사랑 구구셈은 이렇다 1x1=1, 2x2=1. 기쁨 나눗셈은 이렇다 2÷2=4, 4÷4=16.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네,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네
행복은 지금 여기서 알아보는 것이라네

[ 차례 ]

- 신 계산법 등 28가지
- 수도원 일기 23가지

[ 참 맑고 좋은 생각 ]

< 신 계산법 >

학교 구구법은 이렇다. 1×1=1. 2×2=4
사랑 구구법은 이렇다. 1×1=1. 2×2=1
이별 구구법은 이렇다. 1×1=2. 2×2=8
전자발달 구구법은 이렇다. 1×1=2. 2×2=8
만남 구구법은 전자발달 셈과 같다. 1×1=2. 2×2=8
학교 나눔법은 이렇다. 2÷2=1. 4÷2=2
슬픔 나눔법은 이렇다. 2÷2=0. 4÷2=0
기쁨 나눔법은 이렇다. 2÷2=4. 4÷4=16
공동묘지 셈은 이렇다 일십백천 만억조 ×1=0

< 풀잎도 할 일이 있다 >

그 새는 ‘자기’에 대해 절망하고 있다. 참새처럼 날렵하지도 못하고,
꿩처럼 아름답지도 못하고, 독수리처럼 용맹스럽지도 못하고,
그리고 부모로부터는 내쫓김을 당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늘 웅크리고 있는 그를 이웃들은 별 볼일 없는 새라고 천대를 했다.
그는 용기를 내어 솔개 사제를 찾아갔다.
그의 푸념을 낱낱이 들은 솔개 사제가 말했다.

“당신처럼 생각한다면 풀 한 포기도 살아 뭐 하겠느냐고 하겠지요.
그러나 보십시오. 하잘 것 없는 풀잎도 풀무치의 집이 돼줍니다.
빈 조개껍질 또한 쓸모가 없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들도 고기 새끼들의 둥지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저기를 보십시오.
저 실낱같은 여린 나뭇가지 끝도 눈 한 짐을 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 새는 그날 돌아와서 이 숲과 저 숲을 훨훨 날아다니며 노래를 불렀다.
젊은이 두 사람이 숲을 지나가다가 이 노래를 들었다.
“저렇게 아름답게 노래하는 새 이름 알아?” “알지, 휘파람새야.”

< 참 맑고 좋은 생각 >

기숙사 사감이 학생들을 모아놓고 물었다.
“한 방에 들어갔더니 거미줄이 있었어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지요?”
학생들은 너도나도 나서서 그 방의 거주자를 매도했다.

“며칠 비워둔 것이 분명합니다.”
“거주자가 지저분하고 게으른 사람입니다.”
“주의력이 형편없이 부족한 사람일 것입니다.”
“거미 한 마리도 못 죽이는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가 틀림없습니다.”

오직 창가에 앉은 학생만이 이렇게 말했다.
“그 방에는 신기하게도 거미가 살고 있었군요.”

< 위험한 호주머니 >

그녀는 어린 시절 호주머니 속에
공기돌 다섯 개만 들어 있어도 만족해하였다.
어떤 날은 껌 한 개 들어 있는 호주머니 속을 들여다보며
좋아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하였다.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호주머니 속에 동전이 들락거렸다.
버스표가 들어왔다 나가기도 하였다.
또 어떤 날은 지폐가 들어오기도 하였는데
그녀의 차지 않는 호주머니에 대한 불만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처녀가 되면서부터 불만은 본격화되었다.
지갑이 상주하고 있었는데도 ‘내 지갑은 왜 이렇게 빈털터리냐’고 불평하였다.
때로는 남의 돈을 빌려 쓰기도 하였다.

그녀는 시집을 갔다. 호주머니 속에 곗돈이 들락거렸고
저금통장이 들락거렸다. 그녀는 소원하였다.
“작아도 좋으니 내 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거기에 작은 차라도 한 대 생긴다면 저는 아마 기절해버릴거예요.“
그녀의 호주머니 속에 마침내 집문서가 들어왔다.
자동차 열쇠 또한 들어왔다.
그러나 그녀의 호주머니는 다시 또 커졌다.
“집이 이게 뭐예요? 더 커야겠어요.
차가 이게 뭐예요. 더 큰 것이어야겠어요.”
그녀는 차지 않는 호주머니에 계속 더, 더, 더를 원하였다.
그런데 그 호주머니가 터지면서 그녀를 삼킬 줄이야!

당신도 지금 이런 위험한 호주머니를 차고 있지는 않은지?

< 보조기구 >

악마네의 ‘인간말종연구소’에서 최근 ‘인간을 망하게 하는 보조기구 5’를 내놓았다.
1. 정 많은 안경 - 정이란 지극히 인간다운 것이나 지나치면 판단력이 무뎌진다.
이 정 많은 안경은 또한 인간을 나약하게 만든다.
2. 아첨 귀마개 – 어떠한 경우이건 싫은 소리는 못 듣게 하고 좋다는 소리만 확성시켜준다.
3. 속성 신발 – 현대 인간들은 빠른 것을 좋아한다. 속성 사진, 속성 요리, 속성 데이트 …
이 신발을 신으면 더욱 안달케 되어 1분 먼저 가려다 평생을 중단시켜버리게도 된다.
4. 귀찮음의 덫 – 이 덫은 편안함을 쫓는 인간들을 낚을 수 있다.
귀찮고 귀찮고 귀찮아서 나중에는 귀찮은 것이 없게 된다.
5. 가벼운 방석 –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게 한다. 옆 인간 몫이 더 좋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시도 한 자리에 있게 하지 않아서 늘 시작만 하지 끝을 맺지 못한다.

< 거기 누가 있는가 >

연못이 있었다. 그리고 그 연못의 동쪽 귀퉁이에는 물망초가 살고 있었다.
동쪽 귀퉁이에 사는 물망초는 불만이 많았다. 허구한 날 물에다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였다. 물방개가 스쳐가는 것에도 신경질을 부렸으며 심지어
산그리메가 지나가는 것에까지도 역정을 내곤 하였다. 그러나 서쪽 귀퉁이에 사는
수련은 즐거움이 많았다. 물에서 살게 되는 청결함에 감사하였다. 어쩌다 물잠자리가
잠시 들러도 반겨 맞이하곤 했다. 때론 흰 구름 깃이 물속으로 스며드는 것에도
환희로워하였다. 얼마쯤 지났다.

물망초가 사는 연못의 동쪽 귀퉁이에는 찾아오는 이 하나 없이 물파래만 가득 끼었다.
물망초는 꽃은커녕 제자리조차도 물파래한테 빼앗기며 죽어가고 있었다.
오직 연못의 서쪽 귀퉁이에 사는 수련만이 번성하고 있었다. 파란 물 위에 꽃을 피웠으며
새순을 얻었다. 그러자 지나가는 나비조차도 쉬어갔고 노을까지도 적셔들었다.

당신은 당신이 지금 있는 바로 그 자리의 주인이다.
당신 코너가 물망초네 처럼 되느냐, 수련처럼 되느냐는 당신 하기에 달려 있다.

(* 산그리메 : 산 그림자)

< 삶의 두 갈래 길 >

뒤주 속에 사는 쌀바구미가 장가를 들고 싶어서 뒤주에서 나왔다.
쌀바구미가 여기저기 다니다가 창문턱에 이르러 보니 거기에 예쁜 나무바구미가 있었다.
“너 어디 사니?” “저기 저 대추나무에 산다.” 쌀바구미는 수작을 걸었다.
“나하고 결혼하지 않을래?” “결혼하면 어디서 살건데?” “물론 내가 사는 뒤주 속이지.
아주 쌀 속에 묻혀 살게 돼.”

나무바구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난 싫어, 날 따라서 대추나무에 가 산다면 모를까.” “거긴 너무 추워서 어떻게 사니?
그리고 먹을 것도 신통찮잖아.” 나무바구미가 말했다. “그럼 넌 먹기 위해 사니?
푸른 하늘을 보며 여행을 다니는 행복을 몰라?
그리고 열심히 일해서 얻는 양식에 대한 기쁨을 모르냐구?”

“답답한 나무바구미로군. 왜 힘들게 여행을 다녀? 일해서 얻은 양식은 또 뭐야?
무진장 쌓여 있다니까 그래." 나무바구미는 대꾸도 없이 창을 넘어 사라졌다.
쌀바구미는 집안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옷장 속에 들러 좀한테 장가를 들었다.
그런데 그날 밤 집주인이 옷장에 약을 뿌려서 쌀바구미의 신방을 영안실로 만들고 말았다.

(* 바구미 : 쌀, 보리 등 곡식을 파먹는 해충,
좀 : 전분성 물질을 먹으며 서적이나 벽지, 직물을 훼손시키는 벌레)

< 그림자 >

아버지가 아들로부터 저만큼 떨어진 곳에 촛불을 밝혀두고 설명하였다.
“이 손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손은 계속 움직인다.
자, 건너편 문창호에 나타나는 그림자를 보아라. 늑대의 머리가 나타났지?
이번에는 당나귀의 귀야. 가시 넝쿨도 빚을 수 있어. 그러나 촛불을 이만큼
가까이 손과 문창호 사이에 가져와보자. 아무런 그림자도 생기지 않지?

이 그림자놀이는 곧 너희의 마음작용이다. 생각에 따라 각종 귀신이 빚어지지.
그러니까 안에서 움직이는 손은 각자 마음이고 저기 문창호는 몸인 거야.
어두운 그림자 들지 않는 투명한 문창호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몸과 마음 사이에 빛을 간직하고 살아야 한다.”

< 남이 되는 순간 >

교통상황판에 게시되어 있다. ‘사망 5명., 부상 145명.’ 노래를 듣고 있었어.
활짝 웃고 있었어. 만남에 가슴이 뛰고 있었어. 걱정에 한숨을 쉬고 있었어.
시계를 보고 있었어. 하품을 하고 있었어. 그들도 자기가 사고자에 포함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지. 지금 당신이 그 선을 넘어 들어가고 있다. 깨어라!
지금 당신이 지금 남이 되는 순간이다.

< 침대를 사랑하는가 >

달팽이는 침대를 죽어라고 사랑했다.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침대를 아예 등에 지고 다녔다.
나들이할 때도, 일을 할 때도, 심지어 변소길을 갈 때도 침대를 등에 지고 다녔다.
어느 날 달팽이는 밭 언덕에 나갔다가 너무도 가볍게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를 보았다.
달팽이는 나비한테 물었다. “나도 멀리, 그리고 높이 날고 싶다.
어떻게 하면 너처럼 될 수 있니? 방법을 말해 다오.” 나비가 대답했다.

“침대를 네 몸에서 떼어버려. 그러면 새롭게 탄생할 수 있을 거야.
” 달팽이는 몇날 며칠을 고민했다. ‘침대를 과감히 버리느냐, 고수하느냐.’
하지만 달팽이는 침대가 주는 안락함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멀리, 높게 날고는 싶었지만….) 달팽이는 오늘도 침대를 짊어진 채
좁은 밭고랑이나 기어 다니며 살고 있다.

< 파도와 침묵 >

‘참자’라는 이름을 가진 갈매기가 있었다.
그런데 그도 세상을 살아보니 참기 어려운 일이 종종 일어났다.
참자 갈매기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름을 지어준 스승 갈매기를 찾아갔다.
참자 갈매기의 하소연을 묵묵히 듣고 있던 스승 갈매기가 앞서 날면서 말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바닷가의 바위 위에 스승 갈매기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참자 갈매기도 그 곁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스승 갈매기가 말했다.
“이 바위에 폭풍우가 무섭게 몰려들던 날을 기억하지?” “네.”
“그 사나운 파도들이 계속 덤벼들 때에 이 바위는 어떻게 하더냐?
맞대항을 하더냐?” “아닙니다.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폭풍이 지나간 뒤 이 바위를 본 적이 있을 테지?
폭풍우 속의 파도들이 바위를 깨끗이 씻어 주었던 것을.”
“오히려 바다가 조용해져 있었던 날에 끼어들었던 온갖 쓰레기들을
그 파도들이 치워가지 않았더냐.”

스승 갈매기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참자 갈매기도 따라서 날았다.
스승 갈매기가 말했다.“참을 수 없는 캄캄한 때일수록 더욱 참아라.
조개가 아플 때일수록 진주가 자라는 법이다."

< 어떤 추수 >

새로 일하러 온 사람들이 나타났다. 농원주는 그들에게 바둑판처럼
구획 지어진 똑같은 크기의 추수할 논을 맡겼다. 그들은 각자 추수를 시작했다.
그러나 일은 똑같이 시작했으되 일하는 것은 같지 않았다.
해찰을 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러는 성실히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해질 무렵이 되었다. 추수를 마친 그들은 각자 볏가마니를 앞에 두고 섰다.

농원주가 나타나자 추수가 적은 사람이 불평하였다.
“왜 저한테는 일조량이 적은 논을 주셨습니까?” 농원주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일조량은 다 같은 것이었다. 네가 추수한 논을 한 번 돌아보아라.
소득이 적고 많은 것은 네 탓이지 내 탓이 아니다.”
과연 그의 논에는 추수한 것보다도 더 많은 이삭이 널려 있었다.
그가 쫓아 들어가려고 하자 농원주가 말했다. “이미 날이 저물었지 않느냐.”

여기서 농원주는 신이고, 추수꾼은 우리이며,
추수한 것보다도 이삭이 많은 것은 바로 ‘시간’이다.

(해찰 : 마음에 썩 들지 아니하여 물건을 부질없이 이것저것 집적거려 해침/
일에는 마음을 두지 아니하고 쓸데없이 다른 짓을 함)

< 이 세상 길 가기 >

엄마 다람쥐가 아기 다람쥐를 데리고 잎이 지고 없는 참나무 숲으로 나왔다.
엄마 다람쥐가 아기 다람쥐에게 말했다. “자, 선비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어보아라.”
아기 다람쥐는 어깨를 곧게 하고 가슴을 펴고 턱을 당기고 당당히 걸었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에게 또 주문했다.
“맹렬히 달리는 호랑이 흉내를 내보아라.”
아기 다람쥐는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씽씽 소리가 나게 달렸다.

다시 주문하려는 엄마 다람쥐에게 아기 다람쥐가 말했다.
“엄마, 저한테 술주정뱅이 흉내를 시켜보아요. 아주 배꼽 빠지게 웃길 수 있어요.”
엄마 다람쥐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독사를 흉내 내면 독사가 되는 법이다.
그런 나쁜 짓은 흉내라도 내어선 안 된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에게
죽은 나무 위로 오르라고 했다. 아기 다람쥐가 조심조심 가지 끝에 올랐을 때였다.
나무 끝이 갑자기 뚝 소리를 내며 부러지는 것이 아닌가.
아기 다람쥐는 재빨리 옆 가지로 뛰어서 살아났다.

아기 다람쥐가 무사히 밑둥 가까이 내려왔을 때였다.
가지가 부러졌을 때도 아무 말 없던 엄마 다람쥐가 소리 질렀다. “조심해!”
그러나 아기 다람쥐는 이제 무슨 일이 있으랴 싶어 훌쩍 뛰어 내렸다.
이때 아기 다람쥐는 땅에 발을 잘못 디뎌 발목을 삐고 말았다.
엄마 다람쥐는 아기 다람쥐를 업고 가면서 말했다.
“실수란 이젠 끝났다는 곳에서 많이 일어난다.
어려운 길에서보다도 쉬운 길에서 조심해라.”

< 돌이 된 쌀 >

울산군 가지산에는 쌀바위라는 이름을 가진 바위가 있다.
그 쌀바위 아래에는 파헤쳐진 바윗덩이가 몇 개가 지금까지 헝클어져 있는데
거기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일찍이 이 쌀바위 아래에는 암자가 있었고,
암자에는 수도승이 묵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겨울날, 암자에 쌀이 떨어져서
부처님께 재(불공드릴 밥) 올릴 걱정을 하며 나무를 하는 스님 눈에 보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쌀바위 아래에 소복이 나와 있는 쌀 한 됫박이었다.
스님은 그 쌀을 걷어서 부처님께 재를 올렸다. 그리고 이튿날 다시 쌀바위에 가보니
쌀 한 됫박이 또 나와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하여 스님은 쌀바위가 내주는
쌀로 꼬박꼬박 부처님께 재를 올릴 수 있었는데 신기한 것은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꼭꼭 그만큼씩만 쌀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이 소문이 아랫마을에까지 퍼지게 되었다.
이 소문을 들은 아랫마을 장정 몇이 일을 꾸몄다. 곧 쌀바위 속에는 엄청 많은
쌀이 있을 터이니 쌀바위를 깨뜨려 그것을 꺼내자는 것이었다.
장정들은 이내 곡괭이를 가지고 쌀바위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쌀이 나오는 쌀바위를 파헤쳤다.
그러나 그 속은 캐어도 돌만 나올 뿐 쌀 한 톨 나오지 않았다.
물론 그 이후부터는 영영 쌀이 끊기고 말았다.

혹시 당신도 지금 당신의 쌀바위를 깨뜨릴 음모를 꾸미고 있지는 않는지요?

< 두 손님 >

아담한 집이 있었다. 이 집에 어느 날 손님이 찾아왔다.
입(口)이었다. 입손님은 떠들고, 하품을 해대었다.
점차 이 집에는 문에 구멍이 나서 찬바람이 숭숭 드나들고
뜰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되었다. 어느 날, 이 집에는 또 한 손님이 찾아왔다.
손(手)이었다. 새 손님한테는 감미로운 소리는 없었으나 한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근면이 있었다. 문구멍을 막았고 잡초를 뽑았다.
텃밭을 일구고 과목을 심었다. 회색이 되었던 집은 차차 푸른 집으로 바뀌었다.

이 집은 바로 당신이다. 지금 열리고 있는 그 입을 닫고 손을 바삐 움직여라.
그게 푸른 삶의 비결이다.

< 누구의 생인가 >

이 세상에 막 태어난 그는 말할 수 없는 실망을 느꼈다.
덧씌우는 옷, 막힌 벽, 이 사람 저 사람의 간섭,
이런 세상에 살게 되는 것이 싫어서 그는 항거하였다.
“싫어요(앙), 싫어요(앙), 싫어요(앙)!”
어머니가 그에게 우유를 주었다. “이건 소젖이 아닌가요?
나는 당신의 자식이니 당신의 젖을 주어야지요(앙앙앙앙앙앙).”
그의 어머니는 그 소리를 알아듣지 못했다.
그는 할 수 없이 소젖을 받아먹으며 자라야 했다.
“아이구 소 냄새야(앙앙앙).”

어느 날 그의 어머니가 사주팔자 보는 사람을 불러왔다.
그들은 이 세상 소리로 말했다.
“이 아이는 천부의 예술가 자질에다 시까지 타고났습니다.”
그는 저 세상 소리로 대꾸했다. “엉터리야. 꺼져라.
나는 장사꾼 자질을 타고 나왔어(앙앙앙앙).”
그는 차츰 이 세상 소리를 익히게 되었다.
대신 투명한 저 세상 소리를 잊어먹어갔다.
그는 공부하는 데는 일찍 질리곤 했다.

대신 사교가 뛰어났으나 그의 어머니는 한사코 말했다.
“넌 천부의 예술가 자질을 타고났다고 했어. 시도 좋대. 그림을 하거라.”
그는 재수 끝에 간신히 미대를 갔으나 그의 그림은 좀체로 숨을 쉴 줄 몰랐다.
그는 결국 이름 없는 화가에서 뒤늦게 거상꾼이 되었다가
쓸쓸이 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는 임종 순간에야 자신의 저 세상 소리를 되찾았다.
“그래, 내 인생을 내가 사는 건데 어머니의 허영에 끌려 다니다가
이렇게 죽는구나…(흑흑흑흑흑).”

< 메아리와 아지랑이 >

교사가 학생들을 데리고 공동묘지의 여러 무덤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교사가 한 무덤 앞에서 발을 멈추고 말했다.
“여기 이분은 살아생전에 이 세상을 한바탕 들었다 놓았다 한 사람이다.”
한 학생이 묘비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선생님, 이 묘비명을 좀 설명해 주십시오.”
그 묘비명은 이랬다. “메아리와 아지랑이를 알고 가노라.” 교사가 말했다.
“메아리는 권세를 뜻하는 것일 테고 아지랑이는 부귀를 뜻하는 것일 터이다.”
교사가 물었다.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이 무엇이겠느냐?”
한 학생이 대답했다. “허망입니다.”

< 잠 못 드는 이를 위하여 >

그 사람은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채이고 있었다.
귀뚜라미가 찾아와서 찌르르르 찌르르르 잠언을 말했다.
용서하십시오. 그 걸림이 마음 밑바닥에 가라앉지 않도록 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당신 마음의 종기가 될 것이오.
잊으시오. 그가 마음 밑바닥에 가라앉아 잠재의식이 되지 않도록 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때때로 당신 마음을 난도질할 것이오.
걱정 마시오. 걱정으로 해결되는 일은 없는 것이오. 오늘의 수고는 이미 마쳤소.
나머지는 내일 일이요. 쉬시오. 마음에 짐을 잔뜩 짊어지고 자는 사람은
내일이 어두울 것이오. 새털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잠들면 기쁜 아침을 맞게 되리니….
그 사람은 잠 속으로 깊이 푹 빠져들어 갔다.
귀뚜라미는 잠들지 못한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났다.

< 인간 핵실험 >

지구촌 기획실에서 새로운 안을 만들어내기에 바쁘듯이
악마촌 기획실 또한 머리 짜내기에 여념이 없다.
인간들에게 ‘날마다 좋은 날(日日是好日)이기를’ 이라는 인사말이 있다고 하자.
그들은 ‘날마다 나쁜 날(日日是惡日)이기를’ 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얼마 전에 인간세상에서 환경 공해를 막기 위해 떠들썩하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환경공해 촉진팀’을 따로 만들기로 했다. 이 ‘환경공해 촉진팀’에서는 인간들이
‘후손과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라는 환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하자,
‘지금 나만’이라는 생각세균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악마촌 기획실에서는 최근 인간들의 여론조사를 훔쳐내 보았다.
그랬더니 ‘핵’문제가 최근 관심사로 급부상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부랴부랴 ‘핵개발팀’을 창설하였다.
‘핵개발팀’의 연구는 날 새는 줄도 모르고 진행되었다.
거짓, 교만, 시기, 불신, 불만 중에서 어떤 것을 주원료로 쓸 것인지
비교 검토가 마침내 끝났다. 드디어 인간의 심성을 파괴시키는 ‘핵’ 개발이 완료되었다.

주원료는 불신. 문제는 이 핵실험을 어디서 하느냐는 것이었다.
어떤 악마 연구원은 종교 집회장을 택하고자 하는가 하면
어떤 악마연구원은 학교를 또는 정부기관을 택하자고 하기도 했다.
악마촌의 원장은 ‘핵 개발팀’장을 불러서 지시했다.
‘우리들의 핵실험을 인간들의 기초단위인 가정에다 해보시오.
가정의 파괴는 곧 인류의 파괴를 가져오게 될 테니까.“

혹시 당신 가정이 이 핵실험장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 물과 포도주 >

그는 첫눈에 그녀에게 반했다. 그는 아버지를 만나서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고 청원하였다. 아버지가 물었다.
“사귄 지 얼마나 되었느냐?” “달포쯤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밖으로 나가서 냉수 한잔과 포도주 한잔을 가지고 왔다.
아버지가 말했다. “이 두 잔 중 어떤 잔을 원하느냐?” “물론 포도주 잔이지요.”

“그렇다면 네 결혼을 좀 더 기다려야 겠다.” 아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왜 그래야 하죠. 아버지?” “너희들 사랑이 이 포도주처럼 익혀지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말했다.
“너희는 즉석 라면, 즉석 사진 같은 즉석을 좋아하더구나.
그러나 그것은 사람관계에서 본다면 금방 떠온 이 맹물과 같은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
“포도주는 최소한 사계절을 묵혀야 제 맛을 얻을 수 있다.
기다림과 참을성이 있어야 향취가 있고 도취가 있는 술이 되는 것이다.
너희의 사랑도 이 포도주가 되길 바란다.”

< 왕 중 왕 >

신비스런 영물들이 사는 세상이 있다. 영물들의 세상에서 가장 인간에
가까운 인어가 그 세계에서의 왕 중 왕 초상화를 그리고 싶어 하였다.

인어는 해태를 만나보았다.
“나는 불을 이겨낼 정도의 전능은 있으나 지혜가 없으므로 왕이 아니야.”
인어는 용을 만나보았다.
용이 말했다. “나는 여의주가 있어 지혜스러우나 평화가 없어.
그러니 왕이 될 자격이 없는 거야.”
인어는 봉황을 만나보았다. 봉황이 말했다.
“나는 평화의 때는 알아맞히나 천지의 질서를 다스리지는 못해.
그러니 왕이 될 수 없어.”
인어는 무지개한테로 갔다. 무지개는 간혹 인간 세상으로 걸쳐져 있기도
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무지개가 말했다.
“글쎄, 나도 잘 알지 못하지만 극소수의 인간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지.
‘자연을 다치는 것은 신을 다치는 것이다’라고.”

인어는 넓고 넓은 바다를 헤엄쳐가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그렇다. 전능도, 지혜도, 평화도, 천지의 질서도 거기에서 나온다.”
인어는 마침내 왕 중 왕의 초상화를 그렸다. 그것은 푸른 산과 맑은 물
그리고 온갖 짐승들이 어울려 뛰노는 푸른 숲이 있는 풍경이었다.

< 엄마 캥거루> - 피터 라이브스 우화에서

엄마 주머니 속에서 바깥세상을 내다 본 새끼 캥거루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오! 너무나 멋있는 세상이다.
엄마, 언제쯤이면 나도 저 바깥으로 나가서 뛰어놀 수 있지요?”
엄마 캥거루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가야, 보기는 저렇게 아름답지만 실제 세상은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단다.
조용히 엄마의 주머니 속에서 살아라. 중요한 것은 내가 다 이야기해 줄께.”
새끼 캥거루는 엄마 주머니 속에서 조용히 지냈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 캥거루가 새끼 캥거루에게 그만 자라고 말했다.
몸이 커지니까 엄마 주머니가 힘들어진다는 것이었다.
물론 착한 새끼 캥거루는 엄마의 말을 따랐다. 새끼 캥거루는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엄마는 왜 나를 주머니 바깥으로 못 나가게 하죠? 엄마,
위험한 적들은 도대체 누구들인가요?
밖에 나가면 정말 내 혼자 힘으로는 못 먹고 사는가요?”
엄마 캥거루는 화를 냈다.“그런 것도 질문이라고 하니?
엄마 주머니 속에서 호강하고 사니 세상 고통을 모르는구나.
머리 아프게 생각하려고 하지 마!
엄마가 대신 생각해 줄 테니 너는 얌전히 있기만 하면 돼. 알았지?”

너무나도 착한 새끼 캥거루는 이제 생각하는 것조차도 멈추어버렸다.
그저 엄마의 주머니 속에서 엄마 가는 곳으로 가고, 엄마가 주는 대로 먹기만 했다.
많은 날이 지났다. 새끼 캥거루가 우연히 엄마 주머니에서 바깥을 내다보다가
예쁜 소녀 캥거루를 보았다. 새끼 캥거루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우아! 엄마, 저 소녀 캥거루 좀 보아요. 가슴이 마구 뛰네요.
저 소녀 캥거루와 결혼하면 안 되는가요?”
엄마 캥거루는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저런 볼품없는 여자 아이한테 주려고
너를 이렇게 공들여 키운 줄 아느냐? 은혜도 모르는 나쁜 자식같으니라구.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절대 안 된다.”

이후부터 새끼 캥거루는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고,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으며, 결혼도 하지 않았다.
그저 엄마 주머니 속밖에 몰랐다. 드디어 엄마 캥거루가 죽었다.
비로소 새끼 캥거루는 엄마 주머니 속에서 나왔다.
그런데 새끼 캥거루는 괴이한 생김새였다. 몸은 갓난아기 같은 데 반해
얼굴은 주름살투성이로 늙어 있는 것이었다.
새끼 캥거루는 바깥 세상에 나온 지 사흘을 못 넘기고
사시나무처럼 온몸을 떨다가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 봄바람의 주장 >

봄이 오자 바람둥이 오리는 또다시 음흉한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남편 오리가 저수지로 고기를 잡으러 가고 없는 유부녀네 집을 기웃거린 거죠.
마침 유부녀 오리는 온갖 꽃이 피는 봄날 무료한 나머지
집안 가구들을 다시 배치하고 있었지요. 이때 바람둥이 오리가 나타났어요.
“힘든 일을 하시는군요. 제가 도와드릴까요?”
유부녀 오리는 얼씨구나 하고 대답했어요. “어머나, 고마우시기도 해라.”
일은 즐겁게 끝났지요. “차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겠습니까?”
“그럼요. 수고하셨는데 그냥 돌려보낸다면 죄가 되겠지요.”

유부녀 오리는 남편 오리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어요. “집안일에는 관심이 없어요.
물고기 잡는데 만 정신이 팔려서 나 같은 건 그저 살림 살아주는 가정부에 불과해요.”
바람둥이 오리는 맞장구를 쳤어요. “참 안됐습니다. 그 외로움 이해할 만합니다.”
남편 오리는 고기를 잡아와서 냉장고에 저축해 두고 다시 저수지로 나갔지요.

그동안에 유부녀 오리는 냉장고를 열어서 바람둥이 오리한테
맛있는 고기만을 골라서 먹였습니다. 바람둥이 오리와 유부녀 오리가
숨바꼭질을 하며 논다는 소문이 퍼져 나가기 시작하였어요. 이내 들통이 났어요.
그러자 유부녀 오리가 이렇게 주장했어요. “삶의 재미를 공부한 게 무엇이 잘못이냐.
잘못이 있다면 일밖에 모르는 남편 오리가 책임질 일입니다.”

< 얼굴 >

그 상가의 5호 가계에는 늘 손님이 끓었으나
건너편에 있는 3호 가계는 파리만 날릴 뿐이었다.
3호 가계 주인은 유심히 5호 가계를 관찰하였다. 가계 주인이 예쁜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가계의 물건이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는 이웃 장로를 찾아가서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장로가 입을 열었다.

“그것은 가계 터가 나빠서도 아니고 물건이 나빠서도 아니오.
손님이 들지 않는 이유는 당신 얼굴에 있소.” 3호 가계 주인이 말했다.
“저 가계 주인은 저보다 그다지 예쁘지 않은 걸요.” 장로가 대꾸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얼굴에 있지 않고 표정에 있는 것이예요.”
장로는 일어나면서 말했다. “이 말을 명심하십시오.
웃는 얼굴에는 화살도 비켜갑니다.” 그날 이후,
3호 가계는 날로 손님이 들끓고 번창하였다.

새로 장사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이 이 가계를 살펴보았더니
주인의 책상 위에 이런 글귀가 놓여 있었다.
‘하루를 가장 잘못 보낸 날은 웃지 않는 날이다.’

< 월인이인지곡(月印二人之曲) >

나(달)는 쌍둥이인 양 늘 붙어 다니는 두 아이를 알고 있었다.
두 아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날 밤에
마을 앞 방죽으로 나와서 이렇게 맹세하고 헤어졌다.
“20년 후 추석날 밤에, 한가위 달이 뜰 때 여기서 다시 만나자.”

20년이란 인간에게 지극히 긴 것 같지만 짧은 것이기도 하다.
송편을 20번만 먹으면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들의 고향은 무한히 변했다.
초가지붕이 슬레이트 지붕으로, 그리고 또 아파트로 변했고.
방죽 아래 흐르는 냇물은 이제 검정물이 되었다.

나(달)는 이들, 마을과 산천보다도 더 많이 변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어느덧 그들의 한가위가 스무 번째 돌아왔다.
내가 달산 위로 떠올라 바라보니 두 사람이 방죽의 양끝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드디어 둘은 방죽의 한가운데에서 만났다. 둘은 이내 담뱃불을 나눠 붙였다.
그러나 그들은 악수도 하지 않은 채 헤어지는 것이 아닌가.

동편으로 가고 있던 사람이 나를 우러러보며 말했지.
“내가 숨어 다니다 붙들렸을 때 모진 고문을 받은 적이 있어.
그 고문 기술자를 오늘 다시 만났군 그래.”
서편으로 가고 있던 사람 역시 나를 우러러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분명히 한 때 수배범이었어. 삼년 전에 만났더라면 일 계급 특진하였을 텐데.”

< 내 자리에서 찾은 행복 >

지루한 애벌레 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날개를 가지게 된 매미가 있었다.
그러나 매미가 막상 그렇게 바라던 나무 위에 앉아 살아보니 그것도 별것 아니었다.
보기 싫은 쐐기가 머리 위 이파리에 버티고 앉아 있었고,
쓰르라미 또한 옆 가지에서 “쓸쓸쓸 쓸쓸쓸‘하고 경쟁을 벌여왔다.
매미는 다른 데에 가서 행복을 찾아보리라 마음먹고 감나무를 떠났다.
여러 마리의 매미들이 앉아서 노래하고 있는 벚나무로 날아가 앉았다.
그러나 그 나무도 쐐기 있고, 경쟁자 많고, 수액을 빨아먹기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다시 그곳을 떠났다. 이번에는 아카시아 나무 위에 가 앉았다.
하나 그것도 먼데서 볼 때는 푸르고 그윽하여서 행복이 열려 있는 나무 같았으나
찾아 들어가 보니 다른 나무와 하등 다를 바가 없었다.
보기 싫은 개미들이 우글거리고, 수액 또한 조금뿐이고,
매미는 한숨을 쉬다 말고 무지개가 걸려 있는 건너편 언덕의 행복나무를 보았다.

그는 단숨에 날아서 그 나무에로 왔다. 순간 매미는 놀랐다.
그가 찾아온 그 나무는 맨 처음에 살다가 떠났던 감나무였기 때문이었다.
매미는 비로소 그 나무에 깃을 들이고 살면서 이런 아름다운 노래를 남겼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네. 행복은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네.
지금 여기서 알아보는 것이라네.“

< 잔 속의 풍경 >

유쾌한 웃음이 잔잔한 음률처럼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뱀 그림자 같은 불쾌가 슬쩍슬쩍 비치기도 했다.
마침내 환상이 파도결처럼 일어났다. 환상의 물이랑에 가시 넝쿨이 섞여 들었다.
환상의 물이랑이 바람을 타고 열광하듯 높아지기 시작했다.
환상의 물이랑이 높아질수록 가시 넝쿨 또한 맹수의 이빨처럼 되어 으르렁거렸다.
환상에 무지갯빛이 사라지고 검은 귀신자락이 광란하였다.
그리고 … 그리고, 마지막에 남은 것은 태풍이 흝고 간 바닷가 풍경 같은 황량함이다.
이것은 술잔 속에서 차차로 변하는 풍경이다.

< 더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

흙 한줌이 말했다. “내 안에는 인삼 씨가 들어 있다.”
물 한줌이 말했다. “내 안에는 잉어 알이 들어 있다.”
모래 한줌이 말했다. “내 안에는 사금이 들어 있다.”
공기 한줌이 말했다. “나는 보여줄 것이 없다.”
그것도 말이냐며 흙과 물과 모래가 말했다. 공기가 대꾸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데 숨어 있는 거야.”
흙과 물과 모래가 보이지 않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계속 킬킬거렸다.
공기가 더 참을 수 없다는 듯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 없이 숨 쉴 수 있는 생명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 (피정중)......... < 수도원 일기 > 일부 발췌

< 수도원 일기 1>

담 없는 산자락에 전깃불이 적요하게 물려 있는 수도원을 들어서다.
개가 짖다가 가까이 가자 처음 보는데도 이내 짓기를 멈추고 꼬리를 흔든다.
원장 신부님은 이제부터는 침묵으로 영혼의 밥을 삼으라 한다.
그리고 몸의 밥을 먹으로 가자며 식당으로 안내한다.
반찬 3가지(김치, 콩자반, 된장국)와 함께 현미밥을 먹다.

정해 준 3층 3번째 방에 들다. 처음 만나는 방 가족들과 첫인사를 나누다.
나무침대야 안녕, 이불아 안녕, 책상아 안녕, 걸상아 안녕, 옷장아 안녕,
빨레걸이야 안녕, (하마터면 빠뜨릴 뻔 했네) 쓰레기통아 안녕.

< 수도원 일기 2>

기상 징소리에 잠이 깨다. 5시 30분.
이불을 개고, 개어 놓은 이불 위에 베개를 얹고 창문을 열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찬바람이 씽하고 들어와 얼굴을 씻어주다.(세수 한번 시원하네)
어둠이 가시지 않아서 날씨는 알 수 없으나 일기에 전혀 관심이 없다.
해가 들면 어떻고, 바람이 불면 어떻고, 눈이 오면 어떠랴.
해가 들어주어도 고맙고, 바람이 불어주어도 고맙고, 눈이 와주어도 고마울 뿐.
그렇다. 고맙지 않은 것이 없다. 밤은 밤이어서 고맙고,
새벽은 새벽이어서 고맙고, 낮은 낮이어서 고맙다. 아, 고마운 이 삼라만상이여!

< 수도원 일기 4 >

‘하느님께서 나라는 사람한테 맡겨 주신 것이 우리 몸입니다.
곧 나라는 사람은 내 몸의 청지기인거예요.
청지기는 마땅히 주인의 뜻이 무엇일까를 생각하여
맡겨 주신 것을 주인의 마음에 들게 써야지,
자기가 마치 주인인양 함부로 오만하게 굴다가는 쫓겨나게 마련입니다.’
- 이한택 신부님의 강론 중에서

< 수도원 일기 10 >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시련을 이겨내는 끈기를 낳고
그러한 끈기는 희망을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로마서 5장 3절-5절)

< 수도원 일기 13 >

비가 개어서 산책을 나서니 이슬이 솔잎 새에서 조롱조롱 반긴다.
하도 오랜만에 보는 것이라서 ‘오’하고 손뼉을 치니 웬걸.
이슬방울 하나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이 방정!

< 수도원 일기 19 >

개울가로 나갔더니 간밤 추위에 얼음이 얼어 있다.
그런데도 얼음 밑으로 졸졸졸 투명한 물이 흘러 나와서
바위 위로 떨어지는 소리가 청랭하게 귀를 씻어 준다.
높은 소나무 잎새로 흘러오는 바람에 솔 향이 묻어든다.
바위틈에 돋아 있는 하얀 고드름을 따서 입을 헹궈본다.
아! 눈, 코, 입, 귀가 새로 생겨난 것 같으다.

< 수도원 일기 21 >

산책길 양지바른 곳에 무덤 하나 있고,
거기서 겨울 한철 피정하고 있는 잔디가 곱다.
오늘은 그 잔디 위에 벌렁 누워 청랭한 하늘을 우러르니 눈이 부시다.
고등학교 시절에 자주 했던 것처럼 윗저고리를 벗어 얼굴을 덮고 있으니
들리는 것은 솔바람 소리뿐. 한숨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저고리를 젖히고 보니 언제 오셨는지 흰 구름 두어 덩이가 하늘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접니다. 추해져서 알아보기 어려우시죠?”
이런 응대를 하고, 다시 저고리로 얼굴을 덮고 있다가 눈을 뜨다.
아, 흰 구름은 간데온데없네, 허공이 나를 안고 있네.

< 수도원 일기 22 >

창가에 서니 서편에 잘 익은 사과 덩어리 같은 해가 지고 있다.
서둘러서 양말을 신다.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고, 머리를 빗고,
신발을 신고. 마침내 정장을 하고 의장대처럼 부동자로 서서
지는 해에게 경례를 한다. 너무도 존경스러워서.

< 수도원 일기 23 >

전장에 나서는 병사처럼 짐을 꾸리다.
지갑, 그 속에 군번(주민등록증)이 있나 없나, 총(돈)이 있나 없나….
신발끈을 묶는데 눈물이 핑 돈다.

# 099 독서 메모 끝.

금주의 독서 메모 # 100 (본문 중에서 부분 발췌)/ 2023.02.04.

[ 책 이름 : 성서백주간(신약성서 편) ] - 성서(성경) 읽기 도움책

- 지은이 : 마르쎌 르 도르즈
- 옮긴이 : 박숙안, 엮음 : 성서백주간모임
- 펴낸데 : 분도출판사, 출판 : 2010년 2월12일, 204p
- 내 용 : 성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기 위한 프로그램 4권중 신약성서 편
(4권 : 길잡이, 구약성서 역사 편, 구약성서 예언.교훈 편, 신약성서 편)

[ 표지의 글에서 ]

(목적) 신자들이 성서를 즐겨 읽어, 성서에 관한 지식을 넓힐뿐더러, 하느님의 말씀을
영적 양식과 생명의 말씀으로 받아들여 확신을 갖고 신앙의 기쁨을 누리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을 키우는데 있다.

(방법) 각자 백 주간 계획표에 따라 집에서 성서를 읽고 매주 성서를 읽고 매주 성서반
모임에 출석하여 성서를 읽고 느낀 것이나 체험한 것을 나눈다.

[ 유의 사항 및 ‘성서 백 주간 ’읽기 배분표 ]

< 유의 사항 >
*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이 역사를 통하여 어떻게 계시되었으며 또 어떤 사람에게 계시
되고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더 나아가 현대를 사는 우리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알고자 성서를 펴들고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성서 백
주간’의 배분표에 따라 성서를 읽게 되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믿음의 마음으로 읽는다.

* 참가자는 서로 아래와 같은 약속을 한다.
1.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하여 기도한다.
2. 읽어야 할 부분을 정성들여 읽는다.
3. 복습한다.
4. 매주 모임에 출석한다(지각, 결석 없다).

* 참가자는 각기 아래와 같은 준비로 모임에 참석한다.
1. 집에서 성서를 필 때 먼저 참가자 각 사람을 위하여 성령의 인도하심을 기원한다.
2. 그 주간에 읽기로 된 성서 부분을 마음 모아 읽는다.
3. 각 장의 내용을 간단히 기록해 둔다.
4. 각 장에서 느낀 바를 짧은 문장으로 적어 놓는다.
이것은 모임에서 감상을 이야기할 때에 도움이 된다.
5. 모임에서 발표하는 감상은 설명이나 해설이나 정리가 아니라 그 주간에 읽은 성서
내용 전체를 통해 느낀 바를 발언하는 것이다. 특히 성서를 찬찬히 읽는 데 힘써야
하며 참고서보다는 성서를 몇 번이고 반복해 읽음이 좋다.
6. 집에서나 모임에서나 복습은 언제나 꼭 해야 한다. 도움책의 [주요점]의 중요한
사항이나 그 경전의 [교훈]을 반복하여 읽는다. 성서를 통하여 보여 주시는 하느님의
계획을 찾아 얻기 위하여 복습은 아주 중요하다.

< 모임 순서 >

1. 시작기도, 혹은 성가
2. 매번 복습을 한다.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이나 신앙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하여
주요 사항과 교훈, 지금까지 읽은 대목을 관련시켜 복습한다. 두뇌를 정리하는 것이기에
의견교환이나 토론 등은 하지 않는다.
3. 지난주에 읽은 성서의 느낌을 이야기 한 다음에 짧은 기도를 자기 말로 바친다.
모두 함께 공동기도의 형식으로 응답한다. 서로서로 발언하는 느낌을 경청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임자도 감상을 이야기 한 다음 기도하고 이어서 모두
함께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
4. 휴식 (10분 정도)
5. 다음 주에 읽을 부분에 대한 설명 등.
6. 마침기도, 혹은 성가(사제의 강복)

※ 성서 전부를 이런 방법으로 통독하는 데 3년 가까이 걸린다. 일상사 외의 일에
우선하여 성서를 읽을 결의와 각오가 필요하며, 이 기간 동안은 가족들의 협력이 큰 힘이
된다. 참가자는 무단결석을 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참가자 전원이 약속을 지키며 협력해
나간다면 끝까지 잘 계속할 수 있으며, 비단 참가자만이 아니라 소속해 있는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 전체도 함께 성장하게 된다.

< ‘성서 백 주간 ’읽기(신약성서) 배분표 >

* 수정 : 바울로->바오로, 데살로니카->테살로니카, 갈라디아->갈라티아,
고린토->코린토, 필립비->필리피, 골로사이->콜로새, 루가->루카,
디모테오->티모테오, 디도->티토

[ 차례 ] 바로가기 -> 차례별 클릭

- 머리말
- 구약성서에서 신약성서로
- 주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의 주요 사건
- 마르코 복음서
- 사도 바오로에 대하여
- 테살로니카 전서, 후서
- 갈라티아서
- 코린토 전서, 후서
- 로마서, 필리피서, 필레몬서, 콜로새서, 에페소서
- 마태오 복음서, 히브리서
- 루카 복음서
- 사도행전
- 티모테오 전서, 후서
- 티토서, 야고보서, 베드로 전서, 유다서, 베드로 후서
- 요한의 편지에 대하여
- 요한3서, 요한2서, 요한 1서
- 요한묵시록
- 요한 복음서
- 마리아의 노래
- 신약성서 마무리

[ 머리말 ]

- 구약성서에 기록된 사건은 이스라엘이라는 한 민족이 2,000년에 걸친 오랜 역사
속에서 하느님을 만난 체험의 기록이다. 이것이 신약성서로 이어졌으며, 그 중심인물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오랜 옛날 예언자들의 입을 빌려 우리에게 말씀
하셨으나, 이번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야기하신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파견을 받아 이스라엘 민족 속에 탄생하시어 이전보다도 더 두드러지게 하느님의
마음을 나타내 보이셨으므로 ‘하느님의 말씀’이라 일컬어진다. 이 ‘하느님의 말씀’은
이스라엘 사람들만이 아니라 온 인류에게 말씀하심으로써 누리의 모든 창생들에게
열려 있는 길을 가르쳐 주고 계시다.

-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세대에 살며 온갖 사건의 목격자가 된 제자들은 최초의
공동체를 이루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감촉한 사연들의 체험을 토대로 하여 가르쳐
주신 그대로 살았다. 이 초창기 공동체의 인물들이 남긴 기록이 2,000년이 지난
오늘의 우리 손에 넘겨진 신약성서이다. 여기서 우리에게 보여 주는 길은 구약성서
안에서 아브라함이나 모세, 다윗 왕 등 이스라엘 조상들에게 보여 준 것과 같은
길이며 하느님께로 이르게 하는 그 길이다.

[ 구약성서에서 신약성서로 ]

1. 서기 초엽 지중해 일대는 로마 제국의 점령하에 있었다. 로마 제국은 지중해를
‘우리 바다’라고 칭하고, 인근 국가에서는 로마 제국의 법아래 무역이 성하여 로마
문명이 널리 퍼져 나갔다. 항구는 번창했으나 인구의 약 3분의 2는 시민권이 없는
노예들이었다고 생각된다. 각 처의 풍습이나 신앙에는 간섭하지 않는 것이 로마
제국의 방침이었다.

2. 팔레스티나는 기원전 63년경에 로마 군대에 점령당했다. 헤로데는 기원전 37년경
부터 유대의 분봉왕(分封王)으로서 로마 제국의 인정을 받았고, 기원전 20년경부터는
예루살렘 성전 재건과 증축공사를 시작했다. 기원전 4년, 헤로데가 죽은 뒤 그의 세
아들은 나라를 3등분하여 각기 이어받았다. 그리스도 시대, 로마의 본티오 빌라도(26~
36년 재위)는 유대와 사마리아의 총독이 되었고, 헤로데의 아들인 헤로데 안티파스
(~39년 재위)는 갈릴래아의 분봉왕이었다. 유대는 나라로서의 독립이 없었으므로
유대인들은 옛 다윗과 솔로몬의 시대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런 속에서 대사제는 정식
지도자로서 상당한 세력을 장악하고 있었고,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종교의식과
그 밖의 행사를 정기적으로 거행하고 있었다.

3. 거주 지역 면에서 당시의 이스라엘을 크게 넷으로 나눌 수 있다.

1)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유대 지방 2) 사마리아 지방 : 북쪽 갈릴래아와 남쪽 유대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3) 갈릴래아 지방 : 지리적으로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져서
신앙행사는 매주의 안식일 집회가 중심이었다. 그리스도의 전교활동은 이 갈릴래아에서
시작되었다. 4) 해외 이스라엘 이산민(離散民) : 이들은 ‘디아스포라’라 하여, 특히
지중해의 주요한 항구도시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은 히브리어 성서 외에 희랍어로
번역된 성서를 흔히 사용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복음이 전파되자 그들은 그리스도를
쉽게 받아들였다.

4. 유대교의 상황

– 예루살렘에는 대사제를 중심으로 고위 사제, 장로와 율법학자들로 구성된 최고법원인
이스라엘인들의 지도기관이 있었다. 유대교는 몇몇 파벌이 있었다.
1) 바리사이파 : 모세 율법을 중시하며 그것을 절대화하고 있었다. 다른 파에 비하여
힘이 있고 열심하여 그리스도의 정신에 가장 가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새로운 가르침에 대하여 언제나 반발하고 그리스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 사두가이파 :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한 고위 사제들의 파로서, 정치 문제에 강한
의식과 관심을 갖고 로마 제국의 정책에 협력적이었다. 그러나 신앙 문제에 있어서
바리사이파와 달라 죽은 자의 부활을 인정하지 않았다.
3) 그 외 파 : 에세네파와 같은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독신을 지키고 광야에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열심한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있었음), 열성당(극단적 민족
주의자 정치 집단), 헤로데당(정당과 같은 집단)

5. 일반 사회의 현상

- 일반 서민은 으레 가난하게 살면서 이스라엘의 구원을 바라고 야훼 하느님을 순직하게
믿으며 예언의 성취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편은 구원을 대망하는 이런 사람들의 신앙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들 중에는 즈카리야, 엘리사벳, 시므온, 안나 또 요셉과 마리아
같은 많은 의인들이 있었다. 서기 27년이나 28년경 율법학자와 사제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유대 전역과 각 계층 사람들에게 큰 자극을 준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요한
이라는 사람이 요르단 강에서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면서 “멀지 않아 메시아 왕이 오신다.
너희들은 마음의 준비를 위하여 세례를 받아라”하고 외친 것이었다. - 세례자 요한과
같은 무렵에 나자렛의 예수라는 분이 갈릴래아에서 나타나서 여러 제자를 거느리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기 시작하여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그러므로
회개하여 복음을 믿으라”과 귄위있는 말과 행적으로 사람들에게 호소하였다. 그런데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가 자기네들이 바라던 대로의 메시아 왕이 아닐 뿐 아니라
백성들을 선동하는 위험한 인물이라고 모함하여 예수를 잡아 로마 총독에게 넘기고 십자가
형에 처함으로써 이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 나자렛 예수가 십자가형으로 죽은 지
얼마 후, 예루살렘에서는 새로운 신앙운동이 일기 시작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이다.

6. 새 삶의 길, 그리스도교의 시작

-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아래와 같이 사람들에게 선포하였다.
* 때가 차서 예언이 성취되고 새 시대가 시작되었다. 메시아 왕은 이미 오셨다.
그분이 나자렛 예수이시다. * 사제들은 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으나 하느님은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에서 부활시키셨다. * 이 예수는 그 제자들의 공동체 안에
지금도 함께 계시며 약속하신 성령을 내리시어 만물을 새롭게 하고 계시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는 하느님 나리의 실현이며 새 시대의 시작이다.

-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사람들은 나날이 불어났고 그들의 삶은 경탄할 만큼
열의에 차 있었다. 그들은 예수의 일과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선포하기 위하여 예루살렘
에서부터 세계 각처로 향하여 퍼져 나갔으며, 이로써 교회는 온 세상에 전파되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대망하던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말미암아 아브라함이
받았던 약속과 이집트 탈출이 예표가 되었던 주님의 파스카와 주님 백성(교회)의
파스카가 실현되었다.

- 하느님이 백성을 찾아와 새 계약이 체결되고, 새 세상이 실현되었다. 하느님과
하느님을 계속 거부해온 인간과의 사이에 화해가 이루어져, 만민이 이 새로운 구원의
길로 부름을 받았다. 이스라엘의 진정한 왕은 예수이며, 진정한 성전은 예수의 몸
그 자체이고, 진정한 예배는 주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바쳐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성취되었다. 하느님은 그리스도에
의한 구원을 지금 우리에게도 교회 공동체를 통하여 선포하고 계시다.

7. 교회가 사용하는 성서

-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그때까지의 구약성서를 쓰고 있었으나, 성서 전체가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고 있었으므로 구약성서의 모든 예언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성취
되었음을 보고 부활 체험의 빛 속에서 새로운 눈으로 성서를 읽게 되었으며,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구전(口傳)으로 복음을 선포하였다. 그 후 20~30년이 지나서 사도들이
편지를 써 보내거나 주 그리스도의 생애를 정리한 것이 글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여 27권이 교회 안에서 신약 성서를 인정되어 오늘날 우리가 이어받게
된 것이다.

1) 서간(21권) : 개인 또는 공동체를 상대로 씌어진 서간, 일상생활 안에서 당면하는
신앙 문제에 관한 해답이나 그리스도교 신자의 구체적인 생활규범을 제시하고 있다.
2) 복음서(4권) :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수난과 부활, 그 말씀이나 업적을 서술하면서
초대 교회가 지향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의 모습을 서술하여, 사람들을 새로운
길로 초청하고 있다.
3) 사도행전(1권) :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예루살렘에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여 점차적
으로 인근 지방에 두루 전파하고, 머지않아 로마에까지 확장해 갔다. 그 선교 활동의
주요한 사건들의 기록이다.
4) 묵시록(1권) : 역사를 지배하고 다스리시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도 이미 승리하고 있음을 기술하면서 박해당하는 그리스도인들을 격려하고
위로와 희망을 주는 묵시서이다.

※ 비고 (성서 읽는 순서 등) : 읽는 순서는 각 성서가 기록된 연대순으로 읽게 되겠는데,
성서 각권의 성립 연대에 대해서는 각가지 설이 있으므로 여기서는 가톨릭교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연대를 따르기로 했다. 이미 읽은 구약성서와도 관련시켜
가면서 마르코 복음서부터 읽기로 한다.

[ 주 예수 그리스도 생애의 주요 사건 ]

1. 예수의 탄생과 공생활 전 사건
- 탄생과 소년시절, 세례자 요한의 선교, 예수의 세례, 광야에서의 유혹

2. 갈릴래아 선교
- 최초의 제자, 카나의 잔치, 산상 설교, 니코데모와의 대화, 사마리아 여인, 나병환자
치유, 풍랑을 재움, 중풍환자 치유, 12사도, 파견 전 설교, 예수와 세례자 요한, 안식일의
병자 치유, 예수의 친척, 씨뿌리는 사람들의 비유, 베짜타의 중풍환자 치유, 빵을 늘리는
기적과 설교, 가나안 여인의 딸 치유, 베드로의 신앙 고백, 첫 번째 수난 예고, 예수의
변모, 하느님 나라의 공동체

3. 예루살렘 상경
- 사마리아를 지나감, 72제자의 전도,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보배를 하늘에 쌓아라.
안식일의 수종환자 치유, 주님 자비의 세 비유, 부정한 마름, 부자와 라자로, 바리사이와
세리, 이혼. 독신. 부(富), 포도원 일꾼, 예수는 누구신가, 태생 소경의 치유, 착하신
목자 예수, 예수 친구 라자로의 죽음, 예리고의 소경, 세관장 자캐오

4. 예루살렘에서
- 예루살렘 입성, 성전 정화, 소작인의 비유, 왕자의 혼례, 율법학자에 대한 경고,
성전. 예루살렘의 멸망과 세상 종말의 예언, 열 처녀의 비유, 탈렌트의 비유, 최후 심판

5. 수난
- 예수 살해 모의, 베다니아에서의 향유 바름, 유다의 배신, 제자들의 발을 씻기심,
최후 만찬(성체 제정), 성부께로의 길이신 예수, 포도나무와 형제애, 성령 강림의 약속,
예수의 기도, 게쎄마니, 예수의 체포, 의회의 재판과 베드로의 배반, 빌라도에게 넘김,
사형 선고, 십자가 위에서 죽으심

6. 주 예수의 부활
- 부활 아침, 엠마오로 가는 제자, 토마도 믿었다, 제자들을 파견하심, 대풍어의 기적,
예수 승천과 성령 강림

[ 마르코 복음서 ]

< 마르코 복음서에 대하여 >

- 본서는 예루살렘 함락 전인 65~70년경에 저술된 것으로 간주된다. 저자는 베드로의
제자인 마르코라고 불리는 요한이라고 전해진다. 마르코는 베드로와 함께 로마에도
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바오로의 전교에도 동행하고 있다. 로마의 네로 황제의 박해나
베드로와 바오로의 순교를 목격하였다고 짐작되는 마르코는 구약성서나 유대교를 잘
모르는 그리스도인을 위해 그리스어로 본 경서를 기록하였다.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가르침은, 그때까지 각 지방교회에 안에서 어느 정도 모양새가 갖춰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었으나 마르코는 로마 교회에 간직되어 온 자료와 자기 경험으로 얻은 자료를 정리
하여 편집한 듯하다.

- 본서의 비유 이야기는 소수의 꾸밈없는 문장으로 예수의 행적을 서술하면서, 예수는
어떤 분이신지,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며,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이의 모습도 펼쳐 보인다. 1장에서 8장까지 에서는 도대체 예수란 어떤 분이신가
하는 놀라움으로 바라보고 있고 베드로는 “당신은 메시아이십니다”라는 고백으로
그리스도의 신비를 선언하게 된다. 9장 이후에는 예수께서, 메시아가 사명을 수행하는
것은 십자가의 고통을 치르고 나서라고 언명(言明)하신다. 그러나 예수께서 예고하신
죽음이나 부활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가르침이며, “메시아입니다”하고 고백한 베드로까지도
시종 저항하고 있다. 그런데 예수께서 죽으시는 순간에 이방인이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
이라고 선언했다. 예수가 죽은 지 사흘 째 되던 날 무덤이 빈 것을 보고 부인들은 공포에
사로잡힌다. 예수의 부활을 실제로 본 사도들을 비롯한 제자들이나 부인들도 종래의
생각을 바꾸어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본서는 ‘복음의
시작’이며 열림 무덤이 상징하는, 예수께서 보여주시는 새로운 길로 우리를 초청한다.

- 복음은 나자렛의 예수의 생애를 기록했다보다는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걸어야
할 길을 서술하였다. 복음은 예수께서 보여주시는 새로운 길로 들어서서 그 생활방식에
따라 사는 사람에게 진정 기쁜 소식이다. 복음은 예수 자신이 말씀과 행업으로 먼저 선포
하셨으나, 그 뒤에는 예수의 지명을 받은 열두 사도를 중심으로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의해서 서술되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이 복된 소식을 말과 행동으로
세상 구석구석이 이르기까지 선포하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적 사명이다.
그것은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1-15)고 하는 선포로 시작된다.

< 마르코 복음서의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13 | 머리말- 제1기 : 1, 14-3, 6 | 갈릴래아 지방에서의 전도.
* A구분 : 1, 21-45 | 전도의 거점이 된 가파르나움의 나날.
* B구분 : 2, 1-3, 6 | 신비한 일을 행하시는 예수님은 의심을 사심 .
- 제2기 : 3, 7-6, 6 | 하느님의 나라는 신비이다.
* A구분 : 3, 13-35 | 예수의 친척.
* B구분 : 4, 1-34 | 예수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선포하신다.
* C구분 : 4, 35-5,43 | 예수는 ‘권능에 넘치는 분’이다.
* D구분 : 6, 1- 6 | 예수의 활동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 제3기 : 6, 6-8, 30 | 예수는 ‘하느님의 나라’를 넓은 지역에서 선포하신다.
제자들의 손을 통하여 군중을 먹이신다.
* A구분 : 6, 30-56 | 예수는 군중에게 빵을 먹이시다.
* B구분 : 7, 1-37 | 사람들은 예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이해할 수 없다.
* C구분 : 8, 1-30 | 예수는 예언자들의 말을 실현해 나가신다.
- 제4기 : 8, 31-10,31/8.31-33 | 예수의 길은 일반 상식과는 다르다.
- 제5기 : 10, 32-13, 37 | 오해 속에서 다윗 왕국의 재건의 때는 다가온다.
* A구분 : 10, 32-13, 37 | 예수 수난의 예고를 세 번째 듣는 제자들은 불안해진다.
* B구분 : 11, 1-26 | 상징적으로, 예루살렘의 심판이 이루어진다.
* C구분 : 11, 27-12,44 | 예수의 말씀이 예루살렘을 심판한다.
* D구분 : 13, 1-37 | ‘인자’의 때는 가까웠다.
- 제6기 : 14, 1-16, 20 | 예수가 어떤 분인지 최종적으로 계시된다.
* A구분 : 14, 15-52 | 상징적으로 예수의 수난이 이루어진다.
* B구분 : 14, 53-15, 19 | 예수의 수난.
* C구분 : 15, 20-41 | 사람의 마음은 십자가에 직면할 때 확실히 드러난다.
* D구분 : 15, 42-16, 20 | 앞날을 향한 전망.

< 사도 바오로에 대하여 >

1. 바오로는 순수한 이스라엘인으로 성장하였다. 나자렛 예수를, 처음에는 메시아로
받아들이기를 한사코 거부하였으나 스테파노 순교후 특별한 은총으로 마음의 눈이
열려 예수 그리스도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 후 첫 사도들에 못지않은 열성으로
복음을 선포하여 초대교회에 큰 영향을 주었고 눈부신 공헌을 이룩하였다. 특히 유대교
테두리에 제한되지 않고 유대교 이외의 사람들에게도 복음을 전하여, 널리 지중해
연안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교를 전파하였다. 바오로가 어디서 전도하고 어디에 편지를
보냈는지는 그 연대에 대해서 알려진 서간이나 사도행전에 의해 어는 정도는 알 수
있으나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남아 있다.

2. 바오로는 5~10년경 소아시아의 남쪽 지방, 길기리아 주(州)의 다르소에서 탄생
하였고 사울로(유대인식 이름)라 불리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족 출신으로
바리사이파였다. 이스라엘인이면서 날 때부터 로마 제국의 시민권을 가진 유력한
인물로서 라틴어의 이름이 바울로(바오로)이다. 20~25년경으로 짐작되는 청년시절에
예루살렘에 유학하여, 그 당시 뛰어난 성서학자인 가믈리엘에게 성서를 배워 율법학자의
자격을 얻었다. 나자렛의 예수가 선교활동을 하고 있던 27~30년경에는 예루살렘에
있지 않아, 주 예수를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추측된다. 사울로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33~36년경은 그리스도교가 한창 성하고 있었다. 유대교가 뿌리부터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 놀람과 분노에 격한 사울로는 그리스도 신자들을 결박하려고 박해자들
동아리에 끼어들었다. 그러나 36년경 회심하여 수년간 팔레스티나와 시리아 등지에서
선교하였다. (참조 : 사도 9, 1-31; 1-30; 26, 1-32; 갈라 1, 13-23)

3. 49년경 안티오키아 교회에서 바르나바와 함께 파견된 바오로는 소아시아의 갈라디아
지방 여러 곳을 지방 여러 곳을 두루 다니며 전교하였다(참조: 사도 13, 1-14, 28).
48~49년경, 바르나바와 함께 예루살렘의 사도회의에 참석하였다(사도 15, 1-41 참조). 49~52년경 다시 파견되어 그리스까지 건너가 선교하였다. 필리피와 테살로니카에
이어 코린토에서는 근 2년간을 머물러 전교하였다 (참조: 사도 16, 36-18, 23).
세 번째 파견은 53~58년경으로, 특히 에페소에서 두 해 동안이나 머물렀다(참조:
사도 18,24-20,38). 58년에 예루살렘에 올라가, 거기서 위험인물로 체포되어 거의
2년 동안 가이사리아에서 옥고를 치르다가 60년에 로마로 호송되었다 (참조: 사도 27,1
-28,31). 그 후 64년이나 67년에 로마에서 순교하였다.

4. 유대교의 성서학자였던 바오로는 구약성서의 예언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성취되었음과,
구약성서에 나타나는 메시아와 나자렛 예수와의 관계 등을 잘 파악하여, 유대교인이나
유대교 밖의 사람들에게도 힘차게 전교하였다. 바오로 자신도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자기 생명까지도 아낌없이 바쳐 전교하면서 사람들에게 모범을 남겨
주었다.

5. 많은 지방으로 두루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파하면서도 한 지방에 오래 머물 수 없었
으므로 선교한 지방 신자들에게 편지를 보내어 그들을 견고케 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며 일상생활 안에서 당면하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를 깨우쳐 지도하고 있다. 바오로는 구약성서의 가르침을 기초로
전교를 계속하면서 나자렛 예수의 천주성을 차차 깊이 깨우치며 그 모습을 더욱 명확
하게 파악해 간다. 그 모습들은 서간(편지)을 통해 알 수 있다. 바오로의 편지 대부분은
남아 있어, 신약성서에 편입되어 있으나

아래에 * 표시가 있는 편지는 바오로의 생존 중에 제자에 의해 기록됐다는 설도 있고,
** 표의 편지는 바오로의 순교 후에 제자의 손을 통해 기록된 것이라는 설도 있다.

- 51~53년경 : 테살로니카 전서, 테살로니카 후서
*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신자들의 부활에 대해 특별히 취급한다.)

- 54~58년경 : 코린토 전서, 코린토 후서, 갈라티아서, 로마서
(인간은 율법 규정을 지킴으로써 구원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에 의해 구원되는 것임을 강조한다. )

- 61~63년경 : 필리피서, 콜로사이서 *, 에페소서 *, 필레몬서
(바오로는 옥중생활을 하면서 그리스도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달아, 예수 그리스도
야말로 온 세상 전 우주를 지배하고 다스리는 왕임을 더욱 깊이 확신하고 이를 편지로
신자들에게 써보내고 있다.)

- 65~67년경 : 티토서 **, 티모테오서 전서 **, 티모테오 후서 **
(순교로 이 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교회 공동체의 존속을 염려하며 그 운영과 조직에
대한 구체적인 지도를 서간으로 써보냈다)

※ 위와 같이, 기록된 연대에 따라 차례대로 바오로의 편지(서간)를 읽어 나간다.

[ 테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 ]

< 테살로니카 전서에 대하여 >

-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이은 성령강림 후 거의 20년이 경과했을
무렵, 그리스도교는 소아시아, 그리스 등지로 조금씩 전파되어 갔다. 바오로는 지방에서
지방으로 두루 다니며 많은 반대를 받으면서도 성령의 이끄심으로 열성을 다하여 복음을
전파하였다. 큰 항도였던 테살로니카에서도 선교중에 반대에 부딪쳐 폭동이 일어났으므로
형제들은 밤 사이에 바오로 일행을 테살로니카에서 떠나 보냈다. 여기에서 충분히 복음을
가르칠 시간이 없었던 바오로는 51년경 코린토에서 이 편지를 써서 보냈다. 이 편지는
신약성서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오로는 이 편지를 모든 형제들에게
읽어주도록 명한다.

- 테살로니카 신도들은 하느님께 뽑히어,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으므로 그분에 대한
신앙과 희망과 사랑에 충만한 마음으로 일상생활에 임할 것이며,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에 싸여 다시 오심을 기다리면서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향하여 힘차게 살아가라고
권고한다. 이미 세상을 뜬 사람들도 죽은 이들의 부활이라는 신앙으로 항상 주님과
더불어 있게 된다. 주님의 다시 오시는 날을 기다리며 각자의 책임을 다하라고 권고한다.

< 테살로니카 전서의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 | 인사.
- 제1부 : 1, 2-3, 13 | 하느님께 감사하는 바오로 .
- 제2부 : 4, 1-5, 28 |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에 관한 권고 .

[ 테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낸 둘째 편지 ]

< 테살로니카 후서에 대하여 >

- 박해가 계속되는 테살로니카에서 신도들은 바오로의 첫째 편지를 받았으나 아직 불안이
남아 있었다. 현재 당하고 있는 박해가 주님의 재림이 가까운 표지가 아닌가하여 헷갈리는
신자들이 있어 바오로는 둘째 편지로 그에 응답한다. 주님의 재림은 갑자기 실현된다.
그러나 그에 앞서 반역자가 나타나고 많은 신자들이 속아 넘어가고 당황하게 된다. 이런
일이 언제 생겨날지 모르지만, 그렇기에 굳건히 서서 침착하게, 근면한 생활을 이루어가라고
권고한다.

< 테살로니카 후서의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2 | 인사.
- 제1부 : 1, 3- 3, 15 | 주님의 재림과 심판, 종말의 표징, 구원받도록 뽑힌 이들.
- 끝 인사 : 3, 16-18 | 기도요청, 게으름에 대한 경고, 축복과 끝 인사 .

[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

< 갈라티아서에 대하여 >

- 고르넬리오 개종에 이어 많은 이방인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여 입교하였으나,
교회 안에 몇 가지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여 격한 논쟁과 대립을 일으키게 됐다. 바오로가
전도한 소아시아 북부의 갈라티아에서도 같은 소동이 일고 있었다. 문제가 된 것은,
복음을 받아들여 하느님의 백성이 된 이방인이 모세 율법이나 유대교의 관습을 전부
지켜야 하는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구원을 믿게 된 유대인 개종자는 그때까지의
관습을 어디까지 지킬 필요가 있는가였다. 바오로가 갈라티아를 떠난 후 유대교에서
개종했다는 한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와서는 유대교의 관례 중 할례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떠들었다. 에페소에서 이 소식을 들은 바오로는 56년경 이 편지를 썼다.

- 예수 그리스도의 시대가 되자 하느님과의 관계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모두
새로워졌다. 복음은 이 새로운 관계의 기쁜 소식이다. 지금 우리는 율법의 온갖 규정의
굴레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의하여 죄에서
정화되어, 믿는 이들에게는 부활의 새로운 생명이 부여되고 성령에 충만하여, 그의
이끄심으로 아버지이신 하느님께로 나아가 “아빠, 아버지”라 부르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는 이에게는 그리스인도 유대인도 없으며 노예도 자유인도 없고
남자도 여자도 없다. 모두가 아무 차별 없이 평등하며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축복의
은총을 받는다. 율법의 무거운 규정에 속박되었던 ‘육의 인간’은 자력으로는 해방될
수 없으므로 언제까지나 노예상태로 있을 뿐이다. 그러나 복음을 믿는 신앙인들은 성령
으로 말미암아 해방되어 자유의 몸이 되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이 가르침에 무엇인가를 첨가할 필요는 추호도 없다. 또, 특히 구약의 율법으로 되돌릴
필요도 전혀 없음을 강조한다.

< 갈라티아 서간의 구성과 구분 >

- 제1부 : 1, 1-2, 21 | 바오로의 선교사로서의 입장.
* A구분 : 1, 1-10 | 서문.
* B구분 : 1, 11-2,10 | 바오로의 사명.
* C구분 : 2, 11-21 | 바오로가 전파하는 복음.
- 제2부 : 3, 1-4, 31 | 의로워짐은 율법이 아니라 신앙에 의한 은총이다.
* A구분 : 3, 1-5 |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믿는 갈라티아 사람들은 성령을 받아,
이미 성령의 은총을 실제로 체험하였다.
* B구분 : 3, 6-4, 7 | 구원에는 역사가 있다.
* C구분 : 4, 8-31 | 복음을 받아들인 그리스도인은 율법에서 해방된다.
- 제3부 : 5, 1-6, 18 | 성령을 받은 그리스도인은 자유인이 되었다.

[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 ]

< 코린토 전서에 대하여 >

1. 그리스의 항도인 코린토의 인구는 그 당시 50만 명 정도로 그 2/3는 노예였으리라는
짐작이다. 상업과 유흥의 도시로 이름을 날리던 흥청거리는 번화가였다.

2. 사도행전 18장에서 보다시피 바오로는 아테네에서 코린토로 왔다. 50~52년경,
일 년 반 정도 머물면서 전교하여, 코린토에도 그리스도 신자 공동체가 탄생했다.
바오로는 코린토 교회에 일어난 소식을 듣고 56년경 에페소에서 이 편지를 써 보냈다.

3. 바오로는 이 편지에서 이스라엘과는 아주 다른 사회 환경이나 문화 속에서 복음을
따라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시련과 오해에 직면하더라도 좌절하지 않도록,
명확한 가르침에 기반을 둔 확고한 신앙을 견지하라고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1) 공동체 안에서는 선교사의 문제로 서로 분열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선교사는
그리스도를 섬기는 일꾼이며 복음을 선포하는 자에 불과하다.
2) 전파되는 복음은 그리스인에게는 어리석은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그리스도의 십자가
에는 하느님의 지혜가 번득이고 있다.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겸손한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 믿음의 뿌리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와 부활에 있다.
3) 신자공동체가 어느 정도 중요한가를 강조하고 있다.
* 주 그리스도의 소유가 된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몸의 일부분이며 하느님을 예배하기
위한 성전이다.
* 온갖 계층의 사람이 복음을 따라 공동체를 이루었으며 그 모두가 제작기 제 나름대로의
재능과 카리스마를 가졌다.
* 주의 만찬은 주의 파스카의 재현이며 신앙의 신비이다. 신자들은 주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한마음으로 주의 만찬에 모여, 함께 그리스도의 공동체로서 성장해 간다.
* 주 그리스도의 부활은 사실이다. 세례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와 결합된 신자도 부활한다.
주의 부활로써 새로운 세계의 창조가 시작된다. 주 그리스도는 새 아담이며 인류는
새로워진다.
4) 신자들의 일생생활은 복음으로 말미암아 변화된다.
* 승리자는 상을 받는다. 그리스도인도 승리를 지향하여 마지막 순간까지 힘쓸 것이다.
* 결혼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본인이 주님 안에 결정할 것이다. * 희생 제물에 대해서는
형제들에게 악표(악폐)를 주지 않기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 신자는 각기 처해 있는 생활의 장이나 환경 속에서, 믿음을 가진 자로서 살기 위해
성령의 은혜를 받는다.
5) 이 편지는, 있는 그대로 오늘날 우리 나라에 보내진 것과도 같은 내용의 서간이다.

< 코린토 전서의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9 | 인사와 감사.
- 제1부 : 1, 10-4, 21 | 복음 선포자와 교회 공동체와의 관계.
- 제2부 : 5, 1-7, 40 | 그리스도인의 가치관.
- 제3부 : 8, 10-11.1 | 우상과 제물.
- 제4부 : 11, 2-34 | 교회 공동체의 집회.
- 제5부 : 12,1-14, 40 | 성령의 은사.
- 제6부 : 15, 1-58 | 그리스도의 부활과 그리스도인의 부활.
- 제7부 : 16, 1-24 | 예루살렘의 신자들을 위한 모금과 마지막 인사.

[ 코린토인들에게 보낸 둘째 편지 ]

< 코린토 후서에 대하여 >

1. 바오로의 첫째 편지 후에도 코린토에는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났다. 갈라티아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것처럼, 예수를 직접 알고 있던 유대교에서의 개종자들이 자기네들이
그리스도교를 더 잘 알고 있다고 퍼뜨리며, 사도로서의 바오로의 권위에 의심을 품게
하거나, 그에 대한 반대와 대립을 선동하였다. 바오로는 사태가 악화되는 혼란을
피하고자 코린토행을 중지하였으나 사태가 악화될 뿐이었으므로 준엄한 편지를 써
보냈다. 그러나 지금은 이 편지가 남아 있지 않다. 다만 2, 3-4 ; 7, 8-12에서 이런
편지가 있었음을 알 수 있을 뿐이었다. 바오로는 이 소동을 수습하기 위해 침착한
티토를 보냈다. 사실 티토는 사건을 잘 마무리지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2. 57년경 바오로에 보고하기 위해 에페소에서 온 티토는 바오로가 진짜 사도임을
증명하는 편지를 들고 코린토로 돌아갔다.
1) 이런 사정을 배경으로 한 이 후서에는 격한 감정이 담겨져 있어 당시 교회의 동태가
생동감 있게 전해지고 있다.
2) 이 편지에는 아래와 같은 단락(段落)이 있어, 몇 편의 서간을 합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 1-7장 : 수습된 사건에 대한 바오로의 견해
* 8장 : 예루살렘을 위한 원조와 헌금에 대한 권고
* 9장 : 예루살렘을 위한 모금 호소
* 10-13장 : 바오로의 변명

3. 바오로는 사도와 선교사로서 모든 것을 남김없이 주 그리스도께 바치고 한평생
복음을 위하여 일하였다. 바오로는 애오라지(그저 그런/적당한 정도) 공동체의 일치와
발전을 위해 전도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면으로 반대자와 대결하여 싸운다. 그 열정에
넘치는 편지를 코린토에 써 보낸다. 특히,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선교사의 직책이 무엇
인지에 관해서도 명시하고자 한다.
1) 공동체를 키운다는 것은 어려운 임무이다.
* 복음의 관리인으로서 구원의 말씀을 선포하는 전도사는 인간과 하느님과의 화해가
이루어지도록, 주 그리스도께 선택되어 보냄을 받은 사람이다.
* 바오로는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나약함과 한계를 의식하면서도, 아주 존귀한 보물인
복음을 전하는 그릇이 되어 사명을 수행한다.
2) 바오로는 선교사로서 받은 사명을 완수하기 위하여 굴함이 없이 싸운다. 바오로가
겪은 허다한 재난과 시련이 주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아왔다는 것을 증명한다. 주와 더불어
죽어, 주와 더불어 묻히고, 주와 더불어 부활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바오로 자신이 주의
파스카 신비를 자기 몸으로 체험하였다. 바오로에게는 주 그리스도와의 일치야말로 가장
중요하며 이것은 바로 바오로의 신앙의 확신이다.

4. 그리스도와 성령과 아버지이신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와는 어떤 관계인가.
1) 그리스도는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모상, 아버지를 나타내는 ‘말씀’, 참 사람으로서
새로운 인류의 머리이시며 제2의 아담이다.
2) 성령은 사람의 마음 깊은 내면에 작용하여, 예레미야 예언자가 말했듯이 하느님의
말씀을 판 자가 아니라 사람들 마음에 새긴다. (예레 31, 31참조)
3) 바오로는 모세의 ‘묵은 계약’(3,14)과, 그리스도에 의한 ‘새 계약’(3,6)이라는
표현을 새로 쓰면서 하느님과 인류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 바뀌었는지를 말하고 있다.

5. 멀리 떨어져 있는 예루살렘 공동체를 위하여, 물질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서로 협력하고
돕도록 권고한다. 국경과 인종 등의 벽을 넘어 협력하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 모두가
하나 되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증거이다. 입술로 헌금이나 자선을 제안할 뿐 아니라,
실제로 기꺼이 재산을 나누며 서로 도아야 한다.

< 코린토 후서의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11 | 인사와 감사.
- 제1부 : 1, 12-2, 17 | 코린토 방문을 연기한다.
- 제2부 : 3, 1-4, 15 | 새 계약의 봉사자.
- 제3부 : 4, 16-6, 13 | 그리스도에게 연합된 사도의 임무.
- 제4부 : 6, 14-7, 16 | 코린토 교회에 대한 바오로의 신뢰.
- 제5부 : 8,1-9, 15 | 여러 교회의 상호 원조.
- 제6부 : 10, 13-13 | 바오로의 변명, 끝 인사.

[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 ]

< 로마서에 대하여 >

1. 49년경, 로마의 클라우디오 황제의 칙령으로 유대인들은 로마에서 추방당했다.
그러나 로마에는 많은 그리스도 신자들의 공동체가 있어, 유대계 신자들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그 고장 주민이었다고 짐작된다. 이 본고장 사람들과 유대계 신자들 간에
서로 반목하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감도는 상태에서 바오로는 57~58년 겨울철,
코린토에서 로마 교회에 이 편지를 보냈다.

2. 바오로는 로마의 신자들이 깊이 생각해야 할 두 가지 점에 초점을 맞추어 기록하고
있다. * 복음이란 무엇인가. * 그리스도인은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
1) 인간은 하느님에서 마음이 떠나 죄 속에 있다. 유대인, 이방인 모두가 마음이
둔해져서 하느님의 분노를 사는 것은 당연하다할 만큼 절망적이다. 이러한 상태에
있는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지 모세의 율법이 아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는 이는 하느님의 자비에 의해 의로워지는 은총을 받아
하느님께 의합한 자가 된다.
*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루카복음서의 아전(세리)과 같이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하고 비는 사람이다(루카 18, 13).
*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속주가
되시어 우리 인간들의 죄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온 인류를 대신하여 당신 생명을 바쳐
죽으시고 묻히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는 신비를 믿고 인정하는 사람이다.
2) 신앙에 의해 진심으로부터 그리스도와 맺어진 그리스도인은 세례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와 더불어 죽고 더불어 부활하여 새 생명을 받아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새로운
인류에 속하게 되어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입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뜻에서 그리스도는
새 아담이며, 하느님과의 관계는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새로워진다.
3) 세례 때에 인간을 새롭게 하는 것은 하느님의 힘이며 성령이다.
4) 세례자는 구약 시대의 율법에서 해방된다. 유대인이나 이방인의 차이가 없이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의 말씀을 따르는 것만으로 넉넉하다.
5)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백성으로 뽑힌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그러나 자기네들 중에서
탄생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아라고 인정하려 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계속 복음을
거부하는 이스라엘도 언젠가는 반드시 눈이 열려, 온 유대인도 모두 이방인과 함께
그리스도 안에 하나 되어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를 함께 찬미할 때가 온다.
6)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을 기꺼이 받아들이신 것처럼, 여러분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서로 기꺼이 받아들이십시오(로마 15,7).

< 로마서의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15 | 인사.
- 제1부 : 1, 16-11, 36 | 바오로가 전하는 복음.
- 제2부 : 12, 1-15, 13 |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생활.
- 맺음 : 15, 14-16, 27 | 맺음말.

[ 필리피인들에게 보낸 편지 ]

< 필리피서에 대하여 >

1. 바오로는 49~50년경, 성령의 인도로 소아시아에서 구라파로 건너가 맨 처음
필리피에서 복음을 선포하였다(사도, 6-40).
1) 거기서 바오로는 먼저 유대인에게, 다음으로 이방인에게 전교하며 세례를 베풀었다.
그러나 폭동이 일어났으므로 그 고장을 떠났다.
2) 바오로는 구라파의 첫 전교지인 필리피의 신자들에 대하여 특별한 애정을 보였고
마음을 풀어놓고 지냈다. 바오로는 곤경중에도 다른 지방 신도들의 원조를 받지는
않았으나 필리피의 원조만은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 편지도 원조품을 전하러 온
에바프로디도에게 주어 보낸 감사편지이다.

2. 이 편지가 언제 어떻게 씌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1) 옥중에서 쓴 것은 분명한데, 로마나 카이사리아에서 썼다고 보기는 시대가 너무
뒤진다. 에페소에서 고생이 많았던 것을 짐작한다면 56~57년경 에페소에서 쓴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2) 내용에 대해서도 몇 단락이 있는 것으로 보아, 몇 통의 편지를 합했거나 아니면
상당한 시간을 들여 몇 회에 나누어 쓴 것이 아니가도 생각된다.

3.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리스도도와 함께 생활하는 바오로의 기쁨에 충만한 편지이다.
1) 그리스도의 신앙에 의한 구원은 크나큰 은총이다.
2) 복음은 하느님의 힘이다. 하느님의 능력인 복음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일상 생활에서 실천해야 할 말씀이다.
3) 바오로는 옥중에 갇혀 있으나 만사가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함에 유익할 것을 확신하고
있으므로 어떤 상황에 처하여도 기쁠 뿐이다.
4) 신앙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와 맺어진 사람은, 그리스도의 영광에 들도록 불림받은
것이므로 전해받은 말씀을 끝까지 충실히 따르라고 명한다.
5) 필리피 신자들도 종의 모습으로 당신을 비하(卑下)한 그리스도의 마음을 자기 마음
으로 삼아, 고난이나 온갖 것을 상실하는 처지에도 아무 두려움 없이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리스도 안에 모두 하나가 되어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자들이 되라고 격려한다.

< 필리피서의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11 | 인사.
- 제1부 : 1, 12-3, 1 | 사랑하는 공동체를 위한 권고와 격려.
- 제2부 : 3, 2-4, 9 |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의 확신.
- 제3부 : 4, 10-23 | 인사의 말.

[ 필레몬에게 보낸 편지 ]

< 필레몬서에 대하여 >

1. 이 편지는 콜로사이서와 같은 때 씌어진 것으로 추측한다.
1) 필레몬은 콜로사이 교회의 중심인물로서 바오로는 그를 사랑하는 협력자라고 한다.
이 편지는 짧지만 특히 깊이 음미할 만한 편지이다.
2) 필레몬의 집에서 도망나간 노예 청년 오네시모는 바오로를 믿고 찾아갔다. 오네시모는
바오로의 가르침으로 세례를 받고, 옥중의 바오로를 성실히 도와, 바오로가 그를 자기의
협력자라고 부를 만큼 신용을 얻었다.
3) 그 당시 로마법으로는 도망간 노예는 주인에게 돌려보내야 했다. 바오로가 오네시모를
돌려보낼 때 필레몬에게 전하게 한 것이 이 편지이다.

2. 바오로는 사회제도나 노예제도에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는 사람은
그리스도 안에 모두 하나라고 한다.
1)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인간관계는 바뀌어 부자나 빈자, 노예나 주인, 유대인이나
이방인이 모두 그리스도인의 이름 안에 한 형제이다.
2) 바오로는 필레몬에게 강압하거나 명령하지 않고 다만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라 행동
하기를 권하며 자기의 희망을 알린다.

< 필레몬서의 구성과 구분 >

- 1, 1-3 : 인사.
- 1, 4-7 : 필레몬의 믿음과 사랑.
- 1, 8-22 : 오네시모스에 대한 부탁.
- 1, 23-25: 끝 인사.

[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 ]

< 콜로새서에 대하여 >

1. 콜로새는 예페소에서 200km 쯤 떨어져 있는 내륙도시이다.
1) 콜로새는 60~61년경에 큰 지진이 있어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보아 이 편지는
대지진 이전에 씌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또 80년경 바오로 제자의 한 사람에 의해
씌어진 것이라는 설도 있다.
2) 바오로가 이 도시에서 선교한 것이 아니다. 바오로의 제자인 에바프라의 전교로
공동체가 탄생했다.

2. 바오로는 옥중에서 이 편지를 썼다. 디키고와 오네시모가 전한 이 편지는 에페소의
편지와 아주 흡사한 내용이다.
1) 콜로새 사람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그리스도의 수난의 의미, 그리스도에
의한 파스카의 신비, 세례의 의미, 신앙에 근거한 일상생활 등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스도의 복음에다, 우주의 에너지, 방향, 성좌, 보이지 않는 능력 등의
여분의 것을 첨부하려 하였다.
2) 그 때문에 바오로는 이 편지를 쓰게 된다.
* 주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말미암아 모든 죄와 어둠의 힘은 소멸하였다.
* 세례를 받은 우리는 그리스도와 더불어 죽어 묻히고, 그리스도와 더불어 무덤에서
일어나, 암흑의 지배에서 광명의 세계로 옮겨져, 묵은 사람은 벗어버리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자기 몸에 받아오신 것이다.
* 세례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와 맺어져 한몸이 된 그리스도인의 공동체 전체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한 자로서 살고 있는 것이다.
* 새로운 사람이 된 그리스도인은 지상 것을 탐하지 않고 그리스도와 같은 마음으로
위에 있는 것을 찾으며 그것으로 그지없는 충족을 느낀다.
* 이것으로 넉넉하며 여분의 것을 덧붙이지 않도록 경고하고 있다.

< 콜로새의 구성과 구분 >

- 1, 1-2 : 인사.
- 1, 3-2, 5 :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풍성한 은총을 찬미한다.
- 2, 6-4, 6 :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과 일상의 삶은 어떤 것인가.
- 4, 7-18 : 맺음말.

[ 에페소인들에게 보낸 편지 ]

< 에페소서에 대하여 >

1. 바오로가 옥중에서 썼다고 여겨지는 이 편지는 콜로새에 보낸 편지와 같은 무렵의,
내용도 아주 비슷한 편지다.
1) 이 편지는 바오로가 그때까지 전교해 온 그리스도의 복음의 집약이라고도 할 만한
내용이다.
2) 바오로가 소아시아의 여러 교회에 보낸 교서(敎書)와 같은 것으로서, 수신인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이설이 거론되고 있다.
3) 바오로가 저자가 아니고 제자 중 누군가가 바오로의 지시를 받아 충실히 서술했다는
설도 있다.

2. 내용이 풍부한 편지이다.
1) 아버지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 만인의 구원은 실현되었다.
바오로는 이 구원의 신비를 모든 사람에게 선포할 사명을 받았다.
* 구원 은총은 만인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유대인이건 이방인이건 누구나가 서로 화해
하여 하나가 된다.
* 이 화해의 은사로 적대의 벽은 무너지고 하나의 교회 공동체로 모여져 하느님의
백성이 되어 그리스도 예수의 몸을 구성하게 된다.
* 이 그리스도의 몸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시며, 그 몸의 지체가 된 그리스도인을
주관하는 것이다.
2)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부(新婦)에 비유되고 있다. 그리스도는 교회를 당신에게 걸맞은
신부로 가꾸기 위하여 사랑으로써 교회 전체를 깨끗이 씻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든다.
3) 하느님은 세례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에게 구원의 보증으로 성령을 태워
주시고, 그리스도 안에 부활한 자로서 주님의 영광에 참여하게 된다. 이 은혜는 온 세상,
전 우주에 이른다.
* 교회 공동체는 나날의 생활과 전례에서,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이 은혜를 상기하고,
기쁨으로 축하하며, 모든 이들에게 구원의 복음을 선포한다.
* 주 그리스도의 부활 은총에 의한 새로운 천지창조라고도 할 만한 그 과업은 우주 전체의
역사를 새롭게 전환시키면서, 모든 것이 완성되는 날까지 계속해 간다.
* 바오로는 그리스도인이 빛의 자녀로서 신앙의 무기를 들고 용감히 싸워, 신앙을 충실히
지키고 날마다 굳건한 희망으로 삶을 이루어 가라고 격려한다.

< 에페소서의 구성과 구분 >

- 1, 1-3, 21: 인사,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다.
- 4, 1-6, 24 : 세례자에게 주는 격려의 말. 끝 인사.

[ 마태오 복음서 ]

< 마태오 복음서에 대하여 >

1. 본서의 저자는 구약성서와 유대교와 그 관습에 대해서나,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활동과 초대교회의 활동이나 여러 문제 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던 사람이다.
이 경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인 마태오가 유대교를 잘 알고 있는 그리스도인을
위하여 쓴 것이라고, 초대교회 때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다.

2. 저자는 시리아와 페키니아 지방의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전래된 복음을 한데 모아
정리하여 편집한 듯하다.
1) 먼저 기술된 마르코 복음서의 구성을 따라 예수께서 활약한 갈릴래아에서 시작하여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고, 거기서 수난과 부활이 있었다는 식으로 정리하였다.
2) 마태오는 다음과 같은 것을 자료로 썼다고 짐작한다.
* 공동체 안에서 계승되어 온 예수의 기적사화와 교훈, 그 수난에 관한 것 등 어느
정도 정리되어 수집되어 있던 자료
* 이미 편집된 마르코 복음서도 참고하였다.
* 공동체 안에서 구전으로 보존되어 온 교훈이나 이야기 등도 넣었다.
3) 유대교에서의 개종자가 많았으므로 구약성서와 구약시대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다.

3. 본서의 구조는 어느 의미에서는 네 단계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각 단계는
각기 아래와 같은 독특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1) 본서의 표층(表層)이라 할 수 있는 첫 단계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과
주요한 사건을 들어 “예수 그리스도는 어떤 분인가”를 이야기한다.
2) 둘째 단계에서는 예수의 족보에 의거해서, 또 미리 알려진 예언을 실현하시고
성취하신 데 의거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인물상과 그 사명을 이야기한다.
3) 셋째 단계에서는 저자 마태오가 실제로 살고 있는 초대교회 공동체의 신앙생활에
대해 이야기 한다.
4) 넷째 단계에서는 각 시대의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과 그 공동체의 이상(理想)상이
서술된다.

< 마태오 복음서의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17 | 인류를 구원하는 하느님의 계획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일관하고 있다.
- 제1부 : 1, 18-4, 17 | 메시아에 대한 이스라엘의 기대가 고조된다.
* 1, 18-2, 23 |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 3, 1-4, 17 | 닫혔던 하늘은 열리고 하느님 나라는 다가왔다.
- 제2부 : 4, 18-9, 38 | 예수는 권위 있는 말과 행동으로 가르치신다.
* 4, 18-25 | 예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들.
* 5, 1-8, 1 | 산상 설교.
* 8, 2-9, 38 |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나타내는 표징.
- 제3부 : 10, 1-12, 50 | 예수는 제자의 공동체를 만드신다.
* 10, 1-11, 1 | 예수는 당신의 권위를 열두 제자에게 주신다.
* 11, 2-12, 50 | 사람들 사이에 예수에 대한 의문이 야기된다.
- 제4부 : 13, 1-17, 27 | 군중은 하느님 나라의 비유 이야기를 들어도 알아듣지 못한다.
* 13, 1-52 | 제자들의 공동체의 성장은 한 신비이다.
* 13, 53-17, 27 | 제자들의 공동체를 키운다.
- 제5부 : 18, 1-23, 39 | 예수는 제자들의 공동체 안에 머무신다.
* 18, 1-19, 2 | 하늘의 아버지는 작은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 19, 3-23, 39 | 예수는 추종자들에게 사고방식을 바꿀 것과 마음의 전환을 요구.
- 제6부 : 24, 1-28, 20 | 주님은 영광에 싸여 오신다.
* 24, 1-25, 46 | ‘인자’는 교회와 세상, 우주 어디서나 존재하며 지배하신다.
* 26, 1-28, 15 | 수난과 죽음을 넘어 부활하신 영광의 주 그리스도가 제자들에게
나타나신다.
- 맺음 : 28, 16-20 | 부활하신 예수는 갈릴래아에서 제자들을 만나, 그들을 온 세상,
만민에게 파견하신다.

[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편지 ]

< 히브리서에 대하여 >

1. 이 편지는 유대교에서 개종한 사람들, 특히 레위인과 사제들에게 보내진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후, 박해를 받자 신앙에 의심을 품은 사람들도 있었다.
* 그리스도의 재림과 이스라엘 왕국의 재건은 언제쯤일까. * 유대교에 비해 지금의
그리스도교의 종교 예식은 지나칠 정도로 검소하지 않은가.
* 그리스도에 의해 구언되었다는 것은 진실인가.이렇게 의심하거나 낙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보내진 편지로 여긴다.

2. 저자가 누구인지 확실치 않으나 말씨 등으로 보아 바오로는 아니다. 그러나 구약성서에
아주 능통한 사람이어서, 바오로의 제자중 한 사람으로서 첫째로 지명될 사람은 아폴로일
것이라는 짐작이다.
1) 이 편지는 내용으로 보아, 예루살렘 성전에서 종교예식이나 희생제가 평상시대로 거행
되고 있었음이 분명하므로 70년 예루살렘 멸망 이전에 씌어진 것으로 추측한다.
2) ‘편지’라고 하지만 형식이나 문체와 내용이 설교와 비슷하다. 그러므로 어떤 특정인
에게나 특정한 공동체에 보내진 편지와는 달리 각 지방에 있는 유대교에서의 개종자들이
회람 식으로 읽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3) 기본적인 가르침은 충분히 이해하고 신자들임을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노력하라고 촉구한다.

3. 예수 그리스도와 유대교와의 관계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1) 예수 그리스도의 지위와 입장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1, 1-4)
* “하느님은 아들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 “하느님은 아들을 통하여 온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 “아들은 하느님의 영광의 광채요 그분 본체의 표상이십니다.”
* “아들은 죄의 정화를 이룩한 다음 지극히 높은 곳에 계신 엄위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으셨습니다.” * “아들은 천사들보다 뛰어난 이름을 물려받았습니다.”
2)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인 동시에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전통적인 레위족 사제직에는
속하지 않고 모세와 아론을 능가하는 멜기세덱의 사제에 속하며 하느님 어전에 힘 있는
중재자요 대제관으로 계시다.
3) 그리스도는 백성의 죄의 용서를 빌면서 당신 자신의 생명을 바쳐 자신의 피를 가지고
하느님의 도성인 천상 지성소에 들어가셔서 단 한 번에 완전히 속죄 업을 마치셨다.
이로써 우리는 지금 하늘에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아 게시는 한 위대한 대사제요
변호자를 모시고 있다.(12, 22-24) 4)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생명을 바쳐 그 피로써
하느님과 새 계약을 체결하셨다.
4.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와 오늘, 그리고 영원히 같은 분이십니다. 여러 가지 낯선 교리에
이끌리지 마십시오.”(13, 8-9)

< 히브리서의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4 | 본서의 요약.
- 제1부 : 1, 5-2, 18 | 예수 그리스도, 탁월하고 위대한 이 이름.
- 제2부 : 3, 1-5, 10 | 성부 어전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중재자로서 사제직을
수행하고 계시다.
- 제3부 : 5, 11-10, 39 | 대제관이신 그리스도는 하늘 아버지께 이르는 길을
열으셨다.
- 제4부 : 11, 1-12, 13 | 믿음의 길을 달린다.
- 제5부 : 12, 14-13, 19 | 신앙에 충실하게 산다.
- 맺음 : 13, 20-25 | 평화의 하느님께서 이 약속을 실현하게 하여 주신다.

[ 루카 복음서 ]

< 루카 복음서에 대하여 >

1. 본서는 유대교를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예수의 복음과 초대 교회에 대하여
진술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갈릴래아에서 선교를 시작한 예수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거기서 수난과 죽음을 거쳐 부활하기까지의 사건이 서술되어 있으며, 계속되는 사도행전
에서는 예수의 제자들의 전교 상황이 기록되어 있다.

2. 저자는 이방인 개종자로서 안티오키아 출신 의사인 루카라고 전해진다. 그는 사도
바오로의 선교활동에 오랫동안 동반하였다. 본서를 기록함에 있어 루카는 이미 있었던
마르코 복음서 외에 어느 정도 챙겨져 있던 몇몇 자료를 참고한 것으로 추측한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받아들인 안티오키아나 사마리아와 팔레스티나의 교회
공동체에 전해 내려온 자료와 성모 마리아와 사도 요한, 또는 예수의 오랜 친지들로부터
얻은 자료를 이용하여 70~90년경에 정리한 것으로 짐작된다.

3. 루카 복음의 요약
1) 예수의 유년 시대의 설화에는 구약시대의 예언자들의 말을 인용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를 이야기한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성모 마리아에서 탄생한 예수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들, 조상 다윗의 왕좌에 자리하신 분, 주, 메시아, 이방인을 비추는 계시의
빛이라고 일컫는다.
2) 성모 마리아에의 천사의 예고, 성모의 엘리사벳 방문, 예수의 세례 등으로 시작되는
본서는 성령의 매우 중요한 역할이 잘 표현되어 있다.
3) 나자렛에서의 첫 번째 설교로, 메시아에 관한 예언이 예수를 통하여 성취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3년 후 예수가 동포로부터 거부당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는 날의 사실을
선고하고 있다.
4) 예수의 행하시는 기적은 인간의 온갖 병을 제거하여, 인간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하여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셨음을 보여 준다. 가파르나움에서의 첫 번째 기적은 실상
악령과의 대결이었다. (2열왕 4, 18-37 참조)
5) 예수는 베드로가 신앙을 표명한 후, 장래 교회 공동체의 기초가 될 열두 사도들의
양성에 힘을 들이신다. 특히 예루살렘에서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기 시작하신다.
6) 예수는 깊은 자비심으로, 약한 편에 있는 이, 가난한 사람, 의지할 데 없는 사람,
사회의 압박을 받고 있는 사람들과 가까이 하신다. (이사 58, 6 참조)
7) 예수는 세리나 그밖에 소문이 좋지 않은 사람들과 한패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나쁜
길에서 헤매는 사람들에게 깊은 동정심으로 대하신다. 그런 이유로, 엄한 심판자 메시아를
기대하고 있던 율법학자들은 못마땅해 하였고 드디어 예수는 십자가에 달리고 만다.
8) 예수는 이집트에서의 해방을 기념하는 과월절 식탁에서 빵과 포도주로써 당신이
무엇 때문에 생명을 바치는지를 명시하고, 피를 흘림으로써 하느님과의 계약을 새롭게
하셨다. 제자들의 공동체도 이 계약에 참여하여 이 ‘주의 만찬’을 계속 반복하며 기념하라는
분부를 받는다. 그로부터 교회 공동체는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미사성제로써 계속 기념하여
행하고 있다.
9) 부활하신 예수는 육안으로는 볼 수 없으나 공동체 안에 함께 계시며 힘차게 역사하고
계시다. 저자는 그리스 문화가 번영한 사회에 살고 있던 당시 사람들에게 죽은 자의 부활
신비를 이해시킬 필요가 있었으므로 다른 복음서보다도 예수의 부활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10) 본서 전체는 밝은 편이고, 병자의 치유, 예수의 구원 말씀을 들은 이들의 기쁨에
넘치는 감격적인 말을 읽을 수가 있다. 한편 예수께서 보여주는 새로운 길을 걷는 이들
에게는 예수를 따를 확고한 각오가 요청되고 있다.

< 루카 복음서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4 | 본서의 의도.
- 제1부 : 1, 5-4, 44 | 하느님이 아브라함과 선조들에게 언약한 축복은 예수를 통하여
실현된다.
* 1, 5-2, 52 | 즈카리야의 아내 엘리사벳은 나이가 많아 어머니가 된다. 마리아는
성령에 의하여 어머니가 된다.
* 3, 1-4, 44 | 예수는 복음 선교에 대비하신다.
- 제2부 : 5, 1-8, 18 | 예수는 갈릴래아에서 전도하신다.
* 5, 1-6, 49 | 예수는 유대인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신다.
* 7, 1-8, 18 | 예수는 이스라엘 이외의 사람들에게도 선교하여 공동체의 테두리를 넓힌다.
- 제3부 : 8, 19-9, 50 | 예수란 누구인가.
- 제4부 : 9, 51-19, 27 | 예수를 따르는 사란들의 삶.
* 9, 51-12, 21 | 아버지와 아들의 신비는 작은 자에게 계시된다.
* 13, 22-17, 10 | 죄를 멀리하고 하늘 아버지의 무한한 자비에 의탁한다.
* 17, 11-19, 27 |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을 찾아 얻기 위하여, 눈이 열리는
은총을 빈다.
- 제5부 : 19, 28-21, 38 | 예수 그리스도는 메시아로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자 오신다.
* 19, 28-48 |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성전에 드신다.
* 20, 1-21, 4 | 예수는 배척당하는 표징이다.
* 21, 5-38 | 세상 것은 지나간다.
- 제6부 : 22, 1-23, 56 | 주의 과월절.
* 22, 1-38 | 제자들에게 남겨진 주 예수의 기념.
* 22, 39-71 | 예수는 메시아요, 인자이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표명한다.
* 23, 1-56 | 예수는 승리를 차지하는 우주의 왕이시다.
- 제7부 : 23, 56-24, 53 | 주의 부활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새로워지고,
주는 함께 계시다.

[ 사도행전 ]

< 사도행전에 대하여 >

1. 본서는 루카 복음서와 같은 저자에 의해 80~90년경에 저술되었다. 그 무렵의
교회는 이미 로마에까지 전파되어 있었다. 루카에 의한 복음서에 계속되는 내용으로서,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생기기 시작한 당시의 몇 가지 사건을 성서 전체와 관련시켜,
하느님의 구원계획이 성령의 이끄심으로 서서히 실현되고 전파되어, 성령으로
말미암은 새로운 시대로 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2. 사도들이 선포하는 복음.
1) 예수는 주님이시오, 하느님이 보내신 메시아, 구세주이시다.
2) 예수를 스승이요 주님으로 인정하여 모시고 예수를 따라 자기 삶의 자세를
바꾸도록 사람들에게 호소한다.
3) 믿고자하는 사람은 예수의 이름으로 죄의 용서를 얻는 세례를 받고 안수로써
성령을 받는다. 이리하여 세상 만민은 민족의 차별 없이 공동체에 받아들여진다.
3. 성령은 공동체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역사하시어 힘을 주고, 공동체를 일치시키며
성장하게 하신다. 사도들과 공동체는 성령의 폭풍과도 같은 강한 힘의 작용을 받아
그때까지의 좁은 테두리를 타파하고 새롭게 열린 하느님 나라의 공동체로 성장해 간다.
1) 사도들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는 빵을 쪼개며(미사 거행) 모두가 함께 기도하고,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표리(表裏)가 없는 한 마음으로 사귀며, 재산까지 공유하면서
서로 돕고, 하느님께 완전히 신뢰하며 살아간다.
2) 신도들의 증가로 크게 된 공동체의 필요 때문에 사도들은 제자들 중에서 몇 명을
뽑게 하고, 기도와 안수를 하여 공동체를 위한 새 협력자로 임명한다. 스테파노도
그 중 한 사람이다.
3) 예루살렘에서 박해를 받은 공동체 회원들은 마음을 합하여 복음을 전하기 위한
용기와 힘을 하느님께 기원하고 있으나, 박해가 그치기를 기도하지는 않았다.
4) 공동체의 신도들은 박해를 받으면서 이방인들 사이에 섞여 살며 씨앗이 뿌려지도록
복음을 전하여, 여기저기 그리스도인의 모임이 널리 퍼져갔다.
5) “이방인도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사건
* 베드로는 성령의 인도로 이스라엘이 아닌 사람에게 처음으로 세례를 베풀어 교회
공동체 안에 받아들인다. 이때, 베드로는 유대인이면서 이방인 가정에 며칠 동안 머문다.
*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던 율법학자 사울은 눈이 열려, 나자렛의 예수야말로 예언자에
의해 선포된 메시아라고 인정할 뿐 아니라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파하며 맹활약을 한다.
6) 예루살렘에서 사도회의가 열린다. 신자 공동체에 유대교를 모르는 이방인이 섞이게
되자 교회 공동체 안에는 큰 문제가 생긴다. 사도들, 제자들, 이방인에게 전도한 바오로
일행이 예루살렘에 모여 이 문제(이방인에 대한 할례, ‘주의 만찬’ 참석)를 토의한다.
7) 사도회의 후에 바오로는 교회 공동체로부터 이방인의 사도로 파견된다. 바오로의
전교활동은 16장부터 기록되어있다.

< 사도행전의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26 | 제자들의 공동체는 성령의 인도로 새로운 길을 걷는다.
- 제1부 : 2, 1-5, 42 | 제자들의 공동체는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예수의 복음을
선포해 간다.
- 제2부 : 6, 1-9, 31 | 온 이스라엘에서 전교하게 된 사도들은 협력자가 필요하게
되어 공동체 안에서 선출하게 된다.
- 제3부 : 9, 32-12, 25 | 베드로는 이스라엘이라는 테두리를 치워 버리고 첫 이방인을
신자 공동체에 받아들인다.
- 제4부 : 13, 1-15, 41 | 바르나바와 바오로는 소아시아의 각지를 두루 다니며
유대인과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파한다.
- 제5부 : 16, 1-20, 38 | 바오로는 소아시아에서 구라파로 건너가 그리스의 주요
도시에서도 복음을 전한다.
- 제6부 : 21, 1-26, 18 | 성령의 인도를 받고 있는 바오로는 당시 세계적인 중심
도시 로마에까지 가고자 한다.
- 제7부 : 27, 1-28, 31 | 바오로의 로마 압송

[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편지 ]

< 티모테오 전서에 대하여 >

1. 티모테오에게 보낸 두 편지와 티토에게 보낸 편지는 교회 공동체에 보낸 것이
아니고 개인에게 보낸 편지라는 점과 옥중에 있는 바오로가 자기가 죽은 후의 교회
공동체의 장래에 대한 배려를 나타낸 내용이라는 점에서 공통된 서간이다.
1) 티모테오는 바오로의 사랑을 받던 제자이다. 티모테오의 가족은 바오로의 전도에
기꺼이 협력하였다. 젊은 티모테오는 세례 후에 바오로의 제자가 되어 협력자로서 함께
전교하였다. 바오로가 순교한 후에 에페소 교회의 책임자가 된 것으로 추측한다.
2) 옥중에서 쓴 바오로의 편지로 치면 64~67년경이 될 것이고, 그의 순교 후 제자 중
한사람이 썼다고 한다면 80~90년경일 것으로 여겨진다.
3) 이 편지는 교회 공동체의 안정된 발전과, 이단을 경계하며 전해 받은 가르침을
충실히 지켜 전하도록 앞날을 향한 지시를 주고 있다.

2. 하느님의 자비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에 기초한 세례로써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구원을 받는다.
1) 중요한 것은 이어받은 가르침을 충실히 준수하며 그것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다.
2) 신앙은 일상 생활의 모든 면에서 그리스도인의 행동에 나타나는 것이다.
* 신자 공동체는 하느님의 위대함과 하느님의 그지 없는 자비를 찬양하는 동시에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끊임없이 찬미한다.
* 바오로는 공동체의 책임자로 뽑힌 사람은 자기 자신의 삶으로써 형제들의 모범이
되라고 권면한다.

< 티모테오 전서의 구성과 구분 >

- 1, 1-2 | 인사.
- 1, 3-20 | 복음선교.
- 2, 1-15 | 기도에 관한 가르침.
- 3, 1-16 | 하느님의 집의 협력자.
- 4, 1-6, 2a | 교회의 목자에게 주는 권고.
- 6, 2b-21 | 올바른 신앙생활.

[ 티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편지 ]

< 티모테오 후서에 대하여 >

1. 멀지 않아 받게 될 처형을 예측하여 각오하고 있는 바오로는, 옥중에서 사랑하는
제자 티모테오에게 이 편지를 보낸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하여 선발되고
임명되어, 용기와 사랑의 영을 충만히 받은 티모테오는 바오로의 큰 기쁨이다.

2. 1) 바오로는 티모테오에게, 바오로 자신에게서 배운 것에 충실한 사람, 믿을 만한
사람에게 위임하고, 자기가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그 사람 위에 손을 얹고 성령을 빌어
주라고 권한다.
2) 바오로는 티모테오가 그리스도의 군인으로서 함께 고통을 견디어 내도록 권면한다.
신앙에 충실한 사람은 다 박해를 당하기 때문이다.
3) 교회 안에서 반항하는 사람들을 온유하게 가르치고 이끌어 주라. 사람들은 자기네
귀에 듣기 좋은 말만 들으려 하지만,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꿋꿋이 복음을 선포하라.
4) 성서는 하느님의 영감을 받은 사람의 손으로 기록된 하느님의 가르침이므로 배운
것을 늘 상기하라. 5) 바오로 자신은 훌륭한 싸움을 했으며, 믿음을 간직하고 승리의
월계관을 받을 희망을 가지고 있다.

< 티모테오 후서의 구성과 구분 >

- 1, 1-1, 18 | 감사와 격려, 바오로의 반대자와 협력자.
- 2, 1-26 | 그리스도의 훌륭한 군사, 인정받는 일꾼.
- 3, 1-4, 8 | 마지막 때의 타락상, 마지막 지시.
- 4, 9-22 | 개인적인 부탁, 끝 인사.

[ 티토에게 보낸 편지 ]

< 티토서에 대하여 >

1. 이방인 개종자인 티토는 바오로의 제자로서 크레타 섬에 있는 몇몇 교회의 책임자가
되었다. 유대교의 반대와 사회의 영향도 있어서 온갖 곤란중에 시련을 겪고 있던
교회를 현명하고 침착한 성품을 갖춘 티토는 바오로와 잘 협력하면서 훌륭히 다스렸다.

2. 티토는 크레타 섬의 교회의 책임자다.
1) 도시마다 원로(장로)를 임명하게 하는 직분이 위임되었다.
2) 신도들 중에는 남녀노소, 노예 신분 등 가지가지이다. 하느님이 뽑으신 이 사람들은
거룩한 백성이므로, 권위있게 그들을 지도하고 그들 개개인에 대하여 선행의 모범을
보여주라.
3) 사람들에게 확실한 교리를 전하고, 어리석은 논쟁과 싸움을 피하며, 가르침 중의
중요한 것은 소홀히 하고 자기 구미에 맞는 것만을 골라 하는 자들을 경계하라고 권고한다.
4) 신앙인은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령의 은총으로 새롭게 되어 새로 태어나 새 사람
으로서 사회 전체를 향상시키는 사명을 지니고 있다.

< 티토서의 구성과 구분 >

- 1, 1-4 | 인사.
- 1, 5-9 | 교회 지도자의 자격.
- 1, 10-16 | 크레타 신자들의 상황.
- 2, 1-10 | 여러 부류의 사람들에 관한 지시.
- 2, 11-15 | 모든 사람을 위한 하느님의 은총.
- 3, 1-15 | 다른 사람들에 대한 태도, 부탁과 인사.

[ 야고버의 편지 ]

< 야고버서에 대하여 >

1. 본서는 편지라기보다 일상생활에 관한 여러 가지 교훈을 기록한 문서이다.
1) 원문은 유대인의 독특한 표현은 있어도 고운 그리스어로 씌어져 있다. 유대교를
잘 알고 있는 이산(離散) 유대인이 그 동료들을 위해서 쓴 것으로 짐작한다.
2) 예수의 친척인 야고버의 이름이 붙어 있으나 정확한 저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80년경에 씌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3) 본서의 내용은 산상설교의 정신을 구체화한 교훈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 당시의
교회 공동체에는 미움에 빠진 자들이나 부자와 빈자간의 교제상 마찰 등의 문제가
표면화되어 있었으므로 이에 대해 구체적인 충고를 하고 있다. 이것은 동시에 현대의
우리 교회에도 꼭 들어맞는 충고이다.

2. 참다운 신앙이면 반드시 행동으로 나타나 실천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신앙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죽은 신앙이다.
1) 신앙생활은 끊임없는 싸움이다. 바오로가 말하듯이 구원은 신앙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신앙이 영글기 위해서는 행동에 옮겨져 실행되어야 한다.
2) 인간의 가치나 품위를 외양이나 복장만으로 판단하거나 심판해서는 안 된다.
아무 차별 없이 모두 형제로 사귈 것이다.
3) 피할 수 없는 나날의 시련이나 고통은, 신자들이 인내와 희망으로 이겨나가기만
한다면 신앙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은총의 계기가 된다.
4) 인간에게 주어진 혀는 하느님을 찬미하고 형제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수단이요
도구이므로, 삼가 사용하며 잘 제어해야 한다.
5) 하느님은 핍박받는 이들의 부르짖음과 진심으로 기도하는 이들의 소리를 언제나
들어주신다.
6) 고통과 고민 중에 있는 이들과, 신앙의 길에서 한때 떠나 있는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하며, 병자회복을 위해서는 원로를 불러 주님의 이름으로 기름을 바르고 기도하게
해주도록 권고한다.

< 야고버서의 구성과 구분 >

- 1, 1 | 인사.
- 1, 2-8 | 믿음과 시련과 지혜.
- 1, 9-11 | 가나한 이와 부자.
- 1, 12-18 | 시련과 유혹.
- 2, 1-13 | 차별 대우.
- 2, 14-26 | 믿음과 실천.
- 3, 1-12 | 말조심.
- 3, 13-18 | 하늘에서 오는 지혜.
- 4, 1-10 | 세상의 친구는 하느님의 적.
- 4, 11-12 | 형제를 심판하지 마라.
- 4, 13-17 | 자만하지 마라.
- 5, 1-6 | 부자들에 대한 경고
- 5, 7-20 | 인내와 기도.

[ 베드로의 첫째 편지 ]

< 베드로 전서에 대하여 >

1. 이 편지는 네로 황제의 박해가 시작되기 전, 64년경 로마에서 집필되었다.
1) 그리스어로 되어 있는데 서기(書記) 실바노가 베드로의 편지를 정서한 것으로 보인다.
베드로 자신은 네로 황제 박해 때에 순교한 것으로 추측된다.
2) 편지에 나오는 ‘로마’는 ‘바빌론’, ‘바빌론’은 ‘로마’로 대치해 놓고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이 편지에는 구약성서의 내용이 자주 인용되어 나온다.
3) 이 편지는 바오로의 전교로 시작된 소아이사의 여러 교회에 보내진 것으로, 베드로가
여러 교회의 총책임자였던 것과, 베드로와 바오로가 일치하여 선교활동을 펼친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 당시 소아시아의 신자들은 이교도들 사이에서 그들과는 다른 생활을
하고 있었으므로 남달리 보여졌고 혐오감을 품게 했던 모양이다. 이 편지는 그 신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었다.

2. 그리스도교의 기초적인 가르침, 특히 세례의 존귀함과 세례를 받은 이의 삶과 마음
자세를 기록하고 있다.
1)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죄를 대신 책임지고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심으로 생명을
바쳐 부활의 영광에 드셨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는 그리스도인도
나날의 고통을 굳건히 견디어 냄으로써 주님과 함께 영광을 누릴 희망을 간직할 것이다.
2)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하느님의
아들로서 하느님 백성의 일원이 되어 교회 공동체와 더불어 하늘 아버지의 기묘한 업적을
찬미하며, 그리스도와 함께 온 인류를 위해 전구하는 사제직에 참여하고 있다.
3) 노아시대의 홍수는 타락한 인류의 심판이며, 인류의 악을 제거하여 새 생명을 주는
그리스도에 의한 세례를 앞당겨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노아에서 태어나는 후손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새로운 인류의 탄생을 앞당겨 나타내고 있다.
4) 현세에 사는 그리스도인은 하늘에 준비되어 있는 거처소를 향하여 희망과 기쁨 중에
지상의 나그넷길을 계속하고 있다. 날마다 겪게 되는 곤란과 오해 등을 주 그리스도의
수난의 고통에 참여하는 은총의 기회로 받아들여 언제나 희망과 기쁨으로 나날을 살아
가라고 격려한다.

< 베드로 전서의 구성과 구분 >

- 1, 1-2 | 소아시아(현재의 터키)에 있는 그리스도인에게 인사.
- 1, 3-12 | 예언자들이 선포한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실현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안에 우리에게 살 희망이 주어졌다. 하느님께 감사.
- 1, 13-25 |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백성이 되기 위하여 선택되었다.
복음은 영원한 생명을 준다.
- 2, 1-3 | 세례는 새로운 탄생이며, 어림이의 마음으로 하는 재출발이다.
그리고 하느님의 업적을 선포하는 거룩한 백성을 만든다.
- 2, 4-10 | 그리스도는 초석이시며 백성은 산 돌들로서,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예배하는 성령의 궁전을 짓는다.
- 2, 11-17 | 그리스도인이 형제를 사랑하고 하느님을 두려워하며 모든 이를 존경하고
임금에게도 순종한다면, 그로 말미암아 이교도들은 하느님을 예배하게 된다.
- 2, 18-25 | 억울한 고통을 당하여도 두려움 없이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른다.
- 3, 1-7 | 가정생활에서 남편과 아내는 서로 존경한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이의
말없는 행위는 상대편을 신앙으로 인도한다.
- 3, 8-17 | 언제나 평화를 찾으며,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정의 때문에 고난을
당한다면 행복하다. 그대의 신앙과 희망에 대하여 누가 그 사연을 묻는다면 온유와
경의로써 해명하라.
- 3, 18-22 | 그리스도 이전의 사람이나 세례를 받은 사람들도 모두 그리스도에 의해
구원되어 부활의 승리에 참여한다.
- 4, 1-6 | 죄와의 끄나푸을 끊어버린 새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산다.
- 4, 7-11 | 종말에 대비하여, 제각각 받은 바 카리스마를 살려 서로 봉사하라.
- 4, 12-19 | 그리스도인이 겪는 시련이나 고통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의
기쁨으로 바뀐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고난을 당하면 결코 부끄러워하지 말라.
- 5, 1-11 | 원로들은 공동체의 모범이 되라. 모두 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으라.
- 5, 12-14 | 로마에 있는 협력자들이 보내는 인사.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를.

[ 유다의 편지 ]

< 유다서에 대하여 >

1. 이 편지는 야고버서와 마찬가지로 유대교에서 개종해 온 이들을 상대로 쓴 편지이다.
1) 그리스도를 거부하고 거짓 교서를 전하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성서에는
하느님에 대하여 반역을 일으킨 천사들과, 소돔의 타락한 주민이나 광야에서 거역한
사람들이 하느님의 엄벌을 받은 기록이 있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거짓 교사들에게도
하느님의 엄벌이 내릴 것을 경고한다. 2) 저자는 유대인의 문화나 풍습과 습관을 상세
하게 알고 있는 듯하며 경고하는 어조도 아주 과격하다. 2. 이 편지는, 저자가 사도
유다 타대오라면 62~66년경에 씌어진 것으로 여기나, 유다의 제자에 의해 90년 전후에
씌어진 것이라는 설도 있다.

< 유다서의 구성과 구분 >

- 1, 1-2 | 하느님께 사랑받고 그리스도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평화의 인사.
- 1, 3-4 | 하느님의 가르침과 은총을 방탕으로 뒤바꾸어 선포하는 거짓 교사들이
있으므로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저항하고 싸워야 한다.
- 1, 5-16 | 구약성서에는 하느님을 거역한 천사들이나 음란한 짓을 하며 색다른 육을
쫓았던 소돔과 고모라 사람들과, 이집트 탈출 후 믿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내렸던 엄벌이
서술되어 있다. 지금의 거짓 교사들도 같은 벌을 받을 것이다.
- 1, 17-19 | 그대들은 예고된 종말을 기억하고 있으라.
- 1, 20-23 | 성령 안에서 기도하며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사랑하고 주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어 거룩한 믿음에 기초한 생활을 하라.
- 1, 24-25 | 여러분을 지켜주시는 하느님께 무궁한 영광이 있기를!

[ 베드로의 둘째 편지 ]

< 베드로 후서에 대하여 >

1. 이 편지는 2세기 초 무렵 베드로의 이름으로 씌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1) 내용은 유다서와 비슷하지만 베드로의 유언과 같기도 하다.
2) 전해진 신앙이, 성령에 인도되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 예언자들과 그리스도의
목격자들이 전한 가르침에 근거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잘 판단하여 올바른 신앙을
견지하라고 경고한다.

2. 그리스도의 재림이 가까웠다고 하면서 이미 백 년이 경과한 지금, 자기네들이 믿어 온
신앙이 진실된 것인가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대답한다.
1) 그리스도인이란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는 특은을 받은 자이며, 하느님의 약속에
바탕을 두고 새 하늘과 새 땅을 대망(大望)하고 있다.
2) 이 세상의 모습은 지나가 버리는 것이므로 날마다 믿음의 기쁨으로 생활하며 그리스도를
더 깊이 알아모시도록 힘써야 한다.
3)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전해진 예언자들의 말은 그리스도 안에 실현되고 그리스도는
아버지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영에와 영광을 받으셨다. 그 음성을 듣고,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이 전한 복음을 사람이 제멋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4) 주의 재림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멸망하지 않고 회개하기를 바라시기에
참을성 있게 그 기간을 늘려주시는 것이다.

< 베드로 후서의 구성과 구분 >

- 1, 1-2 | 사도인 시몬 베드로는 똑같은 믿음을 받은 이들에게 인사.
- 1, 3-11 | 그리스도인 소명.
- 1, 12-21 |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증언.
- 2, 1-22 | 거짓 에언자들과 거짓 교사들.
- 3, 1-18 | 주님의 재림.

< 요한의 편지에 대하여 >

- 요한의 편지는 셋째, 둘째, 첫째의 순으로 80~90년경에 쓴 것으로 추측한다.

[ 요한의 셋째 편지 ]

< 요한 3서에 대하여 >

1. 요한은 넓은 지역교회를 지도하고 있었으나 그 한 교회의 책임자인 디오드레페스가
요한의 지도를 무시하고 요한이 추천하여 보낸 순회 전도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 이 때문에 요한은 같은 교회의 신자인 가이오스에게 이 편지를 보내며 전도사인
길손을 따뜻이 대접하도록 권고한다. 그리고 충실한 데메트리오스에게도 격려의 말을
보낸다.

< 요한 3서의 구성과 구분 >

- 1, 1-4 | 사랑하는 가이오스에게. 자기의 자녀들이 진리의 밝은 길을 거닐고 있다는
것은 바오로의 기쁨이다.
- 1, 5-8 | 가이오스가 순회 전도사를 신앙에 근거하여 친절히 대우했음을 기뻐한다.
- 1, 9-10 | 교회에 편지를 보냇으나 디오드레페스는 나그네 선교사인 형제들을 받아
들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교회에서 쫓아내고 있다.
- 1, 11-12 | 데메트리오스는 호평을 받고 있다.
- 1, 13-15 | 멀지 않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기를 바란다. 끝 인사.

[ 요한의 둘째 편지 ]

< 요한 2서에 대하여 >

1. 이 편지는 ‘선택받은 귀부인과 그분 자녀들’에게 보낸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귀부인’은 어느 한 교회 공동체를 말하는 것이다. 이 편지에서 요한은 교회 공동체에
전해진 가르침을 거부하거나 다른 가르침을 설교하는 자가 있으니 경계하라고 주의를 준다.

2. 교회공동체에 전해 내려온 가르침 중에서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을 들어 신앙에 굳건히
머물라고 격려한다.
1) 예수 그리스도는 육체를 갖춘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셨다. 이것을 부인하는 것은
복음의 근본적인 가르침을 부정하는 것이 된다.
2) 그리스도인은 아버지의 계명을 지키며, 아버지께로부터 받은 진리 안에 거닐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3) 이와 다른 교설을 퍼뜨리는 자들의 나쁜 행실에 동조하지 말도록 주의를 촉구한다.

< 요한 2서의 구성과 구분 >

- 1, 1-3 | 선택받은 교회에게 원로가 편지를 보낸다. 진리를 깨달은 사람은 누구나
여러분을 사랑한다. 그리고 아버지 하느님과 아들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총과 평화가
내린다.
- 1, 5-8 | 가이오스가 순회 전도사를 신앙에 근거하여 친절히 대우했음을 기뻐한다.
- 1, 4-6 | 처음부터 들어온 가르침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이 계명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 1, 7-11 | 예수 그리스도가 육화되어 오신 것을 거부하는 자를 경계하고 이 가르침과
다른 것을 말하는 자는 집에 받아들이지도 마라.
- 1, 12-13 | 가서 직접 만나고 싶다.

[ 요한의 첫째 편지 ]

< 요한 1서에 대하여 >

1. 80~90년경, 전해 받은 가르침과는 다른 해석으로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실제로 인간이 되셨음을 부정하고, 그릇된 것을 가르치는 자가 있어 교회 안에는
혼란이 일었다. 요한은 신도들이 올바른 판단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원로
로서 이 편지를 보낸다.
* 올바른 가르침은 어떤 것인가. 그것을 어떻게 판별할 수 있는가.
*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올바른 삶이란 어떤 것인가.

2. 교서와 같은 이 편지의 수신처는 소아시아 지방의 교회이다. 저자로 되어 있는 원로
요한의 말씨와 표현은 요한복음서의 그것과 아주 흡사하다. 빛과 어둠, 생명과 죽음,
진리와 거짓과 같은 대조적인 말을 쓰고 있다. 또, 독특한 문장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이 편지와 요한복음서의 저자는 동일 인물로 여겨져 왔다.

3. 예수 그리스도 안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는 아버지인 하느님께로
가까이 나아가,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과의 친교를 이룬다. 이 일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이
첫째로 마음에 담아 열망해야 할 것이며, 하느님과의 친교 중에, 하느님과 더불어 살며,
하느님으로부터 영원한 생명을 받는다.
1) 하느님은 빛이며 진리이다. 하느님은 예언자를 통하여, 또한 성자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을 계시하며, 하느님의 생명에 우리 인간을 참여시키고자 초청하고 계신다.
2) 하느님은 그지없는 사랑과 자비 그 자체이시며,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
인간의 죄과를 씻어 깨끗이 하여 하느님의 아들의 신분에까지 높여 주신다.
3) 하느님은 사랑 그 자체이시며, 하느님의 넘치는 생명과 기쁨을 무상으로 우리에게
베풀고자 한다.

4. 그리스도인은 자기가 전통적인 올바른 신앙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지를 아래와 같이
가려볼 수 있다. 올바른 가르침 안에 살아가는 사람은 하느님의 평화를 누리며 기쁨에
충만한 삶을 살 수가 있다.
1) 이웃을 실제로 형제로서 사랑하고 친교를 이루며, 서로 용서하고 있는가.
2) 최초의 복음을 전한 그리스도의 목격자의 가르침을 충실히 보존하고 있는가. 특히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독생성자이시면서 인간이 되신 것, 그리고 우리 사이에
섞여, 우리와 함께 사셨다는 것을 인정하는가.
3) 예언자들이 전한 하느님의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실현되어, 새 계약이 성립
되었다. 그 계약이 교회 공동체 안에 계속되고 있는가.

5. 본서는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하느님의 아드님의 이름을 믿는
이들에게 이글을 쓰는 까닭은, 여러분이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5, 13)

< 요한 1서의 구성과 구분 >

- 1, 1-4 | 하느님께로 나아가 직접 눈으로 보고 살펴보고 또 손으로 직접 만졌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증언을 받아들이고 믿어라.
- 1, 5-2, 28 | 하느님은 빛이시다.
- 2, 29-4, 6 | 하느님의 자녀들이 된다.
4, 7-5, 12 |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 5, 13-21 | 맺음.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대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이
있다.

[ 요한 묵시록 ]

< 요한 묵시록에 대하여 >

1. 본서는 그리스도교 박해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던 90년경에 요한에 의해 씌여졌고,
후에 요한의 제자가 손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2. 본서는 묵시문학이라는 특수한 표현 방법을 써서 하느님의 말씀을 우리 인간에게
전하려 한다. 이 방법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는 환시로써 하느님의
말씀을 받는다. 그리고 우리 인간에게는 그 환시를 해석하여 전해 주지만, 그 표현은
애매하여 명백하지 않다. 따라서 세부적인 표현에 구애됨이 없이 전체의 의미를 파악
하도록 마음을 써야 한다.
1) 구약성서 중에는 에제키엘서, 즈카리아서, 다니엘서 등에 묵시문학적 부분이 있다.
2) 본서의 ‘요한 묵시록’과 유대 묵시문학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예수의 부활이다.
*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는 죽임을 당한 어린양, 인자, 대제관, 알파와 오메가, 만물의
시작이며 끝이다.
* 우주 만물은 하느님의 손 안에 있으며 역사를 지배하고 다스리시는 분은 하느님과
부활하신 하느님의 어린양 그리스도이시다.
* 그리스도의 부활로 말미암아 역사는 이미 종말에 이르렀으며, 비록 만물이 미완성이라
할지라도 종말에 가까웠음을 나타낸다.
*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당초부터, 이 세상에는 묵은 것과 새것이 공존하며 서로 싸우는
상태에 있다.
* 마지막 날, 부활하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는 심판자로서 하느님의 심판을 완성하신다.

3. 본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나그넷길, 현재의 길손인
교회, 천상 승리의 교회라는 과거. 현재. 미래를 하나로 연결하는 웅장한 신비를 말해
주고 있다.
1)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는 교회 공동체가 세상의 공격과 박해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 일곱 개의 봉인된 두루마리, 일곱 개의 나팔, 일곱 개의 잔등으로 거듭 이야기되는
재앙은 제각기 딴 것이 아니라 교회가 겪는 시련의 격렬함을 강조하고 있다.
* 이러한 신비를 반복. 서술하는 것은 구원의 신비를 더 깊이 생각하게 하기 위함이다.
2) 전체의 의미나 주제를 나타내는 주선율(主旋律/노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선율)
이라고도 할 만한, 거듭 반복되는 말이 있다. 하늘에서 천사들과 순교자들과 원로들은
하느님과 하느님의 어린 양 그리스도를 찬미한다. 이러한 하늘의 찬미가가 몇 번이나
되풀이되며, 억조창생을 그 찬미에로 초청하여 모아들인다.
3) 전체는 미사성제와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4. 1) 요한은 하느님으로부터의 말씀을 일곱 교회에 써 보낸다. 그리스도는 박해 중에
있는 신도들이 가르침을 지키는데 곤란을 당하더라도 타협하는 일이 없도록 성령을
통하여 격려하며 충고하신다.
2) 하늘 옥좌에 좌정하신 천지만물의 창조주이신 아버지 하느님 앞에, 지음 받은 모든
생물과 온 인류는 무궁토록 끊임없이 하느님과 어린양을 찬미. 찬양한다.
3) 하느님은 오른 손에 이스라엘의 역사가 기록된 두루마리를 들고 계시다. 그 두루마리를
해석할 수 있는 분은 살육당한 어린양 그리스도뿐이다.
* 어린양이란 지난날 이집트를 탈출하는 날 죽임당한 어린양들과, 해마다 기념하는
과월제에 살육당하는 어린양으로써 이미 예시되었던 예수 그리스도를 뜻한다. 그리스도는
하느님께 자신을 바쳐 죽임 당함으로써 인류를 죄에서 생명에로 해방시키셨다.
* 작은 두루마리는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먹고살도록, 분부대로
실행한 사람들은 생명을 바친 순교자이다.
* 순교자들은 야훼 하느님을 섬기는 제관의 백성이 되어 하늘나라에 사는 백성과 더불어
하느님께 구원받은 이의 새로운 노래를 부른다.
4) 봉인은 하나씩 떼어지고, 나팔소리와 함께 반복되는 재앙은 이집트 탈출 때처럼
전능하신 하느님의 엄위의 현시이며 반역자들에게 반성을 촉구한다.
5) 여인이 해산할 아기를 삼켜버리려는 용은 한패의 짐승과 맞잡고 대기하고 있다.
그들은 여인에 대하여 격분하며 반대한다.
* 여인이란 하느님의 백성 이스라엘이다.
* 태어날 아기는 메시아이다.
* 용이란 사탄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로마 제국이다.
6) 최후의 승리를 거머쥐는 이는 하느님의 어린양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새로워지고
에덴동산의 조화는 회복된다.

5. 성서중에 나오는 몇 개 수(數)에는 그 수와는 별도의 상징적인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 7은 완전수 * 6은 불완전수 * 666은 최악을 의미하는 수 * 7의 절반(3.5)은 고통.
시련을 뜻하는 수 * 12는 이스라엘, 하느님의 백성을 의미하는 수 * 1000은 셀 수
없을 정도의 수 * 14만 4천(12x12x1000)은 셀 수 없이 무수히 많은 수.

< 요한 묵시록의 구성과 구분 >

- 제1부 : 1, 1-3, 22 | 하느님은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는 교회의 신비를
주의 날에 요한에게 계시한다.
- 제2부 : 4, 1-20, 15 | 세세 영원히 우주 만물을 지배하시는 하느님은 지상의
어떤 강대국의 권력자보다도 아득히 능가하여 만유 위에 우뚝 서신다.
* 4, 1-5, 14 | 하늘의 문이 열리고 하느님의 성소의 중심부가 나타난다.
* 6, 1-7, 17 | 하늘 옥좌에 앉아 계신 분이 선민(選民)의 역사의 의미를 품으신다.
* 8, 1-11, 19 | 선택된 백성 이스라엘의 고뇌에 가득 찬 역사의 의미를 푼다.
* 12, 1- 14, 5 | 로마 제국과 하느님 백성과의 충돌을 상징하는 표징
* 14, 6-19, 10 | 대 바빌론도 멸망하는 최후의 싸움
* 19, 11-20. 15 | 메시아의 최종적 승리를 찬양하는 대군중의 찬미 소리가 들린다.
- 제3부 : 21, 1-22, 21 | 예수 그리스도에 연결된 교회의 신비가 계시된다.

[ 요한복음서 ]

< 요한 복음서에 대하여 >

1. 신약성서에는 본서 외에 요한의 이름이 붙은 편지 세 통과 묵시록이 있다. 본서는
사도 중 가장 장수한 요한이 맨 뒤에 에페소에서 집필한 것으로, 80~90년경으로
추측한다.

2. 주의 부활 후 5,60년이 경과하는 동안, 교회 공동체와 함께 경험을 쌓아 온
요한은 성모 마리아에게서 들은 것 등을 포함하여 그때까지 마음에 두고 헤아려 왔던
주 예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생각을 술회하고 있다. 그 당시의 요한은 그리스도의
인격과 그리스도의 사명, 그리스도의 부활의 의미를 깊은 차원에서 깨닫고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1) 예수는 우리 인간에 대하여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나타내 보여준다. 또 예수는
참 생명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말씀이며 빛이요, 인간이 되신 하느님이시다. 빛을
받아들여 믿는 자는 살 것이며, 빛을 거부하는 자는 죽을 것이다.
2) 빛이신 예수와 어둠인 이 세상과의 싸움은 더욱 격해져, 어둠은 빛인 예수를
꺼버리려 한다. 이 싸움을 통하여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와
사명이 점차로 명백해진다.
3) 하느님의 보내심을 받은 그리스도를 하느님의 아들로 받아들이겠는가 거부하겠는가.
믿겠는가 믿지 않겠는가의 양자택일의 결단을 내리도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촉구한다.

3. 1) 구약성서에서 독특한 의미를 담아 사용하는 말을 본서에서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생명의 물, 만나, 구리뱀, 어린양, 성전, 목자, 포도원, 영광, 신랑, 문, 사랑, 길,
때(時) 등이다.
2) 요한 특유의 말이 반복 사용되고 있다. 보다, 듣다, 알다, 사랑하다, 지키다, 심판
하다, 열매를 맺다 등.
3) 요한은 ‘유대인’, ‘이 세상’이란 말을 자기 생각에 고집하여 그리스도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와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자 아니하는 자의 대명사처럼 사용하고 있다.
4) 빵의 표징에 대해서는 길고 상세하게 설명하지만 다른 복음서에 있는 성체 설정에
대해서는 기술하지 않았다.

4. 1) 예수는 당신의 행업이 생명을 주고자 하는 아버지의 업적임을 나타내는 ‘표징’을
보여 주신다. 카나의 혼인잔치 때, 성전 정화시, 니고데모와의 담화시, 사마리아 여인과의
만남의 때 그리고 생명의 빵의 기적을 행하신 때이다.
2) 메시아 도래시의 잔치를 알리는 ‘표징’으로서 군중에게 빵을 먹여 주신다.

5. 아버지께로 돌아갈 때가 온 것을 알고 계셨던 예수는 공동체에 이별을 고하는
말씀을 하신다. 성부에 대하여, 아들에 대하여, 성령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공동체에
대해서도 말씀하신다. 여러 가지 모양으로 거듭 반복하여 일러 주신다.

6. 예수는 자진하여 죽음으로 향해 당신 목숨을 바치신다.

< 요한복음서의 구성과 구분 >

- 머리말 : 1, 1-18 | 맨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 제1부 : 1, 19-6, 71 | 예수는 생명이요, 사람들에게 생명을 가져다주신다.
- 제2부 : 7, 1-12, 50 | 예수께서 주시는 생명을 거부한 유대인은 예수의 죽음을
원하여 죽이려고 노리고 있다. - 제3부 : 13, 1-17, 26 | 예수께서 아버지께로 건너
가야 할 시간이 오다.
- 제4부 : 18, 1-21, 23 | 예수의 파스카는 성취되어, 하느님의 어린양인 예수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인류와의 사이에 새로운 계약이 성립되다.
- 엮은이의 맺음말 : 21, 24-25 |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
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 마리아의 노래 ]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루카 1, 46-55) - 교회의 기도 -

[ 신약성서 마무리 ]

1. 신약성서 읽기를 다 마친 지금, 예수 그리스도는 나에게 언제 존재로 비치는가.
2. 성서를 통독하고 나서, 나는 교회 공동체를 어떻게 파악하게 되었는가.
3. 성서 시작부터 “하느님은 함께 계시다”고 들어 온 말이 나에게는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가.

# 100 독서 메모 끝.

[ 독서 메모 소회 5 ]

- 독서 메모를 시작한지도 2년이 넘어섰다. 2020년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잠시 멈춘 듯 어수선한 시기에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 하다 보니 독서하는 습관이 생겼다. 나름 ‘답게’ 살기 위한 취지와 ‘매주
한권씩의 책을 읽자’는 목표를 정하고(2020.10)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독서와
메모는 좋은 ‘습관의 힘’을 키우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시점에서
어느덧 100번째의 독서 메모를 하였으나 목표치에 조금은 미치지 못했다.

- 그동안 여러 경로로 구입(유상, 무상)한 책들을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읽지도 못한
채 책장에 장식용으로 고이 비치되어 있는 벗들을 볼 때 마다 한번은 보아주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었다. 인쇄물 서적 외에 전자 매체(CD, Tape, DVD
등)를 통해서 보고, 듣고, 읽을 수 있는 서적도 많이 있다. 다양한 읽을거리에서 신심과
신앙관련 서적들을 우선하여 마음에 와 닿는 대로 선택해서 독서하고 있다. 인쇄물과
전자 매체의 서적은 서로 장단점이 있겠으나 차분하게 정독하면서 내용을 음미하며 묵상
하기에는 인쇄된 책이 바람직해 보인다.

- 보유하고 있는 책들은 대부분 중년시절에 구입했던 것으로 대부분이 출판후 10~
30 년이 되어 이제는 고전이 되어 가고 있어 시대에 뒤처진 책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2천년이 지난 성경책을 보면 현재도 내용은 변함이 없이 단지 언어의 순화와
표준화 하면서 표기상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고전에는 그동안 살아왔던 선인들의
지혜들이 담겨 있다. 저자 중에는 이미 원로가 되었거나 고인이 된 분들도 있다.
한권의 책에는 저자 인생의 삶을 통한 지혜를 담아 놓았기에 그 이름을 책에 남겨
두고 있다. 독서 메모의 내용들을 다 기억하지는 못할지라도 큰 흐름의 잠재적 의식은
마음에 남겨 두고 있으며, 정신적이며 세속적으로 올바른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 책들을 보면 대부분 낱권으로 되어 있으나 시리즈로 엮은 책들도 있고, 전문 및
월간지와 홍보성 책자도 있다. 요즈음은 신문과 방송 그리고 인터넷 등 다양한
미디어의 출현으로 시청각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고,
읽을거리가 무궁하여 선택하는 것도 즐거운 고민 중의 하나이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글쓴이(저자 : 외국인, 내국인, 공동인)와 옮긴이, 엮은이, 펴낸이가 있다.
책이란 벗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독서 메모는 워드
프로세서 작업을 거쳐 본인의 개인 홈페이지의 [금주의 독서 메모] 메뉴에 포스팅을
하면서, 프린터로 출력하여 바인드에 보관해 두고 있다. 이는 인터넷 개인홈페이지나
메모바인더를 수시로 열람하면서 기억을 되살리기(리마인드) 위함이다.

- 2023.02.05 wonp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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